이아무개의 마음공부 - 누가 당신을 보잘것없다고 그럽디까?
이아무개 (이현주) 지음 / 두레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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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참 나도 생각이 많은 인간이란 것을 깨닫는 중이다. 왜 한 순간도 그저 심장 뛰는 박동을 느끼지 못하고, 조용히 숨쉬는 것 느끼며 앉아있지 못하는지... 무얼 그렇게 애달아 하거나 걱정스러워하는지...

이현주 목사님의 글을 읽으면, 특정 종파의 사람들이 도사연한다고 욕할 법하단 생각이 든다. 아니, 그는 어쩌면 조금 도사축에 들어갔는지도 모르겠다. 모르지, 완전 가짜 도산지도...

사람이 살면서 참 알기 어려운 것이 ‘자기 자신’이며 ‘자기 마음’이다. 마음 공부라는 것이 결국은 이 마음의 변화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제어하자는 것인데, 이 마음이라는 녀석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도 많고 걱정하고 불만스런 것도 많아 ‘나’란 존재가 끄달리며 사는 것이다.

꿈을 꾸었다. 나도 제자가 내 배를 쿡 지른 꿈을 꾼 적이 있다. 그는 참 훌륭한 학생이다. 꿈에서도 배우는... “그래, 우린 이런 종자다. 공부라면 잠이 오고 고스톱이라면 밤을 샌다. 우리 같은 종자가 없으면 너 같은 종자는 어떻게 있냐?”... 배우겠다는 마음이 없는 자를 억지로 잡아다가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심한 폭력입니까... 나는 참으로 건방지고 난폭한 ‘선생질’에 스스로 중독돼 있는 자신을 진심으로 반성하게 되었습니다.(90) 좋은 선생님은 잘 반성하는 선생님이다. 선생질에 중독되지 않는...

교통 사고를 내고 나면 참 억울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 시점에 그 자리에 없었으면... 으로 시작해서, 그날 그 자리에 간 것도 한스럽고, 사고가 일어난 것을 모두 원망한다. 그렇지만, 역시 마음 공부란 그런 게 아니다. 세상에 억울한 일은 없다. 억울하다고 생각되는 일만 있을 뿐. 이런 마음으로 살려면, 기실 도사에 가까워져야 하겠고, 마음 공부를 조용조용 해야겠다.

용아화상의 偈를 읽는다. 억울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된다. 안다는 것도 허상이지만...

문간에 서있는 나무를 생각한다.             深念門前樹
새들로 하여금 깃들어 살게 하면서          能令鳥泊棲
오는 자 무심으로 부르고                       來者無心喚
가는 자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네.            去者不慕歸
사람 마음이 저 나무와 같다면,               若人心似樹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련마는...               與道不相違

부처님이 숨을 거두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남기신 유언이 ‘諸行無常이니 精進하라’는 한마디였다고 합니다. 세상에 덧없지 않은 것이 없는데, 오히려 정성스레 나가라고 함은 무슨 뜻일까요?... 이런 말을 들으면 참 고맙다. 헛되고 헛되지만 다만 정성스레 살아야 하는 것이 ‘삶’이 아닐까 해서... 샨티, 샨티(평화)... 사과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그런게 삶이라고...

매가 나는 것을 보고도 배울 일을 찾는다. ‘매’에게서 배울 일... 당신의 인생에서 솟구쳐 오르는 법을 깨우칠 때, 당신은 바람이 당신을 어디로도 데려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게리 주커브 ‘soul stories'에서
나에게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그 일은 나를 어쩔 수 없다는 것.

마음 속에 이 한 마디를 굴리며 산책이나 다녀와야겠다.

참 진리를 따로 구할 것 없으니 다만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는 견해를 그만두어라. 信心銘(不用求眞이니 唯須息見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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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3-05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나온 책 중에 산티데바의 행복수업이란 책이 있더군요..
좋은 것 같아서 주문했는데...기회 닿으면 한번 보심도...좋을 듯...

글샘 2007-03-05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제록 강설 - 무비 스님
무비 지음 / 불광출판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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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스님이란 분이 계시다. 내가 불자가 아니어서 잘은 모르지만, 그분의 금강경 강의 같은 걸 읽다 보면 참 쉬우면서도 적절하게 설명하시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스님께서 선 불교의 고전, 임제록을 강의하신 말씀을 적어둔 책이다.

임제 선사의 가르침은 '불교는 쉽다'는 것이란다. 지금의 불교는 다 거품이라는 것이다.
복잡한 불교 이론들을 공부하면서, 길을 찾아가려고 수행을 하는 '짓거리'는 모두 두상안두 頭上安頭란다.
머리 위에 어찌 머리가 있을쏘냐. 머리 위에 머리를 두면, 그건 괴물이다.
이미 부처인 존재에게 부처에게 가는 길을 적거나 말한 것들은 모두 똥닦는 종이에 불과하다는 과격하지만 곧장 지르는 직지의 '할'을 보여주시려 한 것이다.

마음이 혼란스러운 제자에게, 네 마음을 가져 오면 내가 고쳐주겠다고 하신 분. 마음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원래 없는 마음을 고쳐 줄 것도 없다. 선 불교란 그런 것이란다.

모든 수행이란 '짓'들도 모두 없을 짓는 일이라고 겁을 확 주신다.
이미 부처인 존재가 이미 부처인 존재들에게 수행을 하라고 하거나, 수행은 이렇게 하라고 하는 일은 모두 엉터리라는 말.

莫錯! 막착! 착각하지 말라!!! 수행하는 체 하면서 고고해 지는 양, 경전을 읽으면서 마음을 닦는 양...
수처작주 隨處作主하면 입처개진 立處皆眞이다. 사는 곳, 가는 곳에 따라 자기가 주인이 되면 선 곳이 곧 참된 곳이고, 그 때의 내가 바로 참 사람이다. 높고 낮은 지위가 없는 참사람, 無位眞人이다.
이 곧, 금강경의 응무소주 이생기심과 통하는 말이 아닐까 한다.

먹을 때엔 먹는 데만 열중하고, 온 몸이 밥이 되어 밥을 먹는 일. 이 곧 수처작주다.
이익, 손해, 훼방, 추켜세움, 칭찬, 놀림, 고통, 즐거움... 이런 것들에 흔들리지 않으면 어지간히 공부를 하고 있는 셈이라 하신다.

보화 스님과의 활발발한 이야기들은 정말 삼국지의 초반부, 장비 관우 공명을 만난 유비를 읽는 일처럼 시원스럽다.

그런데 무비 스님의 말씀 가운데, '선의 종주국의 깃발을 온 세계에 힘차게 드날리자'고 하시는 말씀이 있다. 종주국이 어디있고, 온 세계는 어디일까?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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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2-25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비스님의 말이 어디서 나온 말인지 모른다면
그것은 말만 쫓은 것이 되겠지요.
그러니 그에게는 같은 말이 우리에겐 다른 말이 되는 이치도 알아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익, 손해, 훼방. 추켜세움...이런 것들에 흔들리지 않는 공부면 어지간히 공부가 된 것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그대로 통용되는 말이군요...
고봉스님이 숭산스님을 인가해주시면서 앞으로 너의 불법이 온세계에 퍼질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진실로 그랬습니다.

마지막 말씀도 말에 속아선 안되겠습니다.

_____()_____

비로그인 2007-02-26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우연히 다른 분 숙제 도와 준다고 읽었는데, 의외로 쉽고 재밌었어요. 불교공부도 하면 재밌겠구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돈만 모이면 담에 내 돈 주고 사봐야지 하고 있어요.

해적오리 2007-02-26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보관함으로 들어갑니다. ^^ 옆에 있는 동생에게 물어보니 무비 스님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고 하네요.

글샘 2007-02-26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 저야 아직 말만 쫓는 수준입니다.^^ 이 책은 쉬우면서도 재미있더군요.
이유님... 안그래도 이책 살 때 님의 페이퍼가 있더라구요. 불교 공부도 해보면 재미있습니다. 맨날 속터지는 일이 일어나는 현실에선 마음 다스리는 공부가 꼭 필요한 셈이죠.
해적님... 무비 스님 책 참 좋습니다. ^^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요.
 
깨우침의 빛 - 풀잎마다 부처님 모습
관조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7월
품절


낡은 것을 좋아하지 말라.
새로운 것에 매혹당하지도 말라.
사라져가는 것을 슬퍼하지 말라.
잡아끄는 것에 붙잡히지 마라...--()---19쪽

귀종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내가 지금 네게 말해주더라도 아마도 그대가 믿지 않을 것 같구나."
"스승의 성실한 말씀을 어찌 감히 믿지 않겠습니까?"
"네가 바로 부처니라."
"어떻게 잘 다듬어 간직하리이까?"
"눈에 병이 들면 허공의 꽃이 어지럽게 떨어지느니라."
그 스님이 이 말 끝에 깨달았다.-21쪽

세상사 털어버리기가
쉬운일이 아니다.
밧줄 끝을 단단히 잡고
온 힘을 쏟아 덤벼라.
뼛속 깊이 스며드는
추위를 겪지 않고서
어찌 매화 향기가
그대를 어지럽게 하리.-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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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2-15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보직을 하나 하게 되었는데..
학기초부터 마음쓸 일이 생겼습니다.
가만히 안을 들여다보면 아직 영글지 않은 마음이 불쑥 튀어올라
커져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니 막 튀어올 때 나아가 영그는 것이 보일 때
바치고 또 바쳐야겠습니다.

글샘 2007-02-16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직이라... 누구든 맡게 되는 거지만, 힘드시겠군요.
달팽이님의 마음이라면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ㅣ^^
 
자고 깨어나면 늘 아침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7
이철수 지음 / 삼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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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아름답고 지혜로운 말이 참 많구나! 하고 놀랄 때가 있습니다.
세상을 다녀가는 생명이 이렇게 많으니 그 안에서 건져 올린 삶의 지혜인들 오죽 많을까 싶기도 하구요.
이 많은 지혜의 언어들이 있고, 아름답게 살다 가신 지혜의 사람들이 있는데,
세상은 왜 여전히 잔반통처럼 어지러운걸까 싶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말에 스스로 갇혀 지내는 것 아닌가? 스스로 묻습니다.
아름답게 살아가는 일이 더 소중한 것인줄은 압니다. 실천을 놓치지 않게 되기를...

내가 리뷰로 쓰고 싶은 말을 207쪽 엽서에 그대로 적어 두셨습니다.

얼마나 간명하면서도 시사적으로 서늘한 말씀들을 엽서로 담아 주셨는지요...

그것 그대로 하나의 실천이고, 마음 공부이고, 예술이란 생각이 듭니다.

사납지 않고
고요한 한 사람
- 그렇게 혼자 있으면
아름답습니다.
... 꽃은 조용한 사람을 닮았습니다. 말없이 제 온전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씨앗을 맺소 다시 조용히 적적한 자리로 돌아가지요. 환히 피어나는 새꽃은 작은 느낌표가 모여있는 듯 합니다. 그 가볍고 밝은 꽃에 비기면, 우리들은 무거운 의문 부호 - 물음표를 주렁주렁 달고 사는 듯 싶기도 합니다. 나를 몰라서요...ㅠㅜ(181)

좋은 책을 읽으면, 그렇게, 그저 그렇게 조용하게 느낌표로 살아가야겠다는 실천의 마음을 실어 줍니다.

그 마음을 가만히 살피고 있습니다.
그 마음으로 주변에 끼친 상처가 적지 않은 것 새삼스럽습니다.
그저 두고 보고 살아도 좋을걸...(13)

제 마음의 흐름도 제대로 보고 있지 못하고, 칼질하고 낫질해서 다 베어버리고 맙니다.
참으로 잔인한 것이 이 마음이고, 내 혓바닥입니다.
그 마음을 가만히 살피라는 말씀은 참으로 부끄럽게 만듭니다.

좋은 책을 만나는 일은 이렇게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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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2-15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철수님의 판화와 글은 늘 조용한 울림을 줍니다. 어느 산사에서 커다란 산을 마주하고 앉아 늘 들고 다니는 노트를 꺼내더니 만년필(몽블랑이더군요^^)로 쓱쓱싹싹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티비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말도 참 조용조용 힘 있게 하더군요. 서두의 문장들에 담긴 글샘님의 마음까지 담고 갑니다..

글샘 2007-02-16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을 만나서 기쁜 일 때문에 책을 놓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철수 님의 글과 그림은 그 진정성 때문에 자꾸 빠져드는 힘이 있습니다.
세상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 있어 좋더라구요.
 
마음의 기적
디팩 초프라 지음, 도솔 옮김 / 황금부엉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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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은 마음에서 온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다. 최근 많은 스타들이 세상을 버렸다.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그 아이들의 죽음은 인생에 대한 영적인 명상의 부족에서 오는 불안감이 현실을 뒤덮어버린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삶의 힘은 결국 마음이 이끌고 가는 근기여야 하는데, 어린 나이에 얻은 부와 명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삶을 휘청거리게 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건강' 돌보기 책이기도 하고, '마음' 돌보기 책이기도 하다.
결국 마음이 건강을 만들고 마음이 병을 만든다는 이야기다.

뉴-스타트 운동은 nutrition, exercise, water, sunshine, temperance, air, rest, trust in God control of one's thought processes의 머릿글자를 딴 것이라 한다. 영양, 운동, 물, 햇빛, 절제, 공기, 휴식, 신에대한 믿음과 자신의 생각에 대한 통제... 아, 누군지 참 잘도 늘어 놓았다만... 어느 하나 쉬운 것 없다. 영양 상태는 과체중을 만들고, 운동은 점점 하기 힘들어지며, 물보다 커피가 인이 박였고, 형광등 불빛을 종일 보고 살며, 툭하면 화나게 하는 상황들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자연의 공기를 마시기 어려운 공해 속에서 살고, 휴식은 죽음 후에나 오는 것처럼 생각하고, 종교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에 대한 생각을 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세상.

결국, 세상이 병을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자기 마음이 병을 재촉하는 것이기도 하다.

즐거움에서 나오는 엔돌핀이 고통을 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나, 의미없는 약이 효과를 내는 플라시보 효과는 이미 유명하다.

스트레스가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경험은 누구나 쉽게 한다. 시험 칠 때 소화가 안 되거나 손이 떨리고 혈액순환이 안 돼서 손이 차가워 진다거나, 연애의 실패가 삶의 의욕을 놓아버리는 것처럼...

인간에게 침투하여 부적절한 증식을 일삼은 암세포도 마음이 불안하고 매사 조급하게 생각하는 사람, 너무 깐깐하게 사는 사람에게서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봐도 마음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이 책은 앞부분에서는 질병에 주로 관심을 두고 있고, 뒷부분에서는 영성의 훈련을 강조하고 있다.

단단한 영성을 기르는 일은 습관에 강하게 관련된 것이다. 예수님이 보시기에 아름답지 않을 거대한 교회 건축물과, 부처님이 결코 바라시지 않았을 중창불사를 보고 있노라면 이 사회의 영성 훈련 습관이 쉽사리 자리잡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개인의 단단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몸이 자주 아프거나,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한번 접해봄직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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