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지기를 오랜 만에 만났다. 명동에서 만나서 점심을 먹고, 거리를 구경하다가 못된 고양이에서 귀걸이를 구입. 친구는 머리띠를 샀다. 



맨 위의 녀석을 먼저 개봉했는데 숟가락과 포크 모양이 재밌다. 가운데 녀석은 날개 한 쌍. 구김스에서 나온 옷이었던가? 날개 디자인 커플 티가 입고 싶었지만 나는 내 귀에 날개 한 쌍..ㅡ.ㅡ;;;; 

더운 날 사람 많은 명동을 몇 바퀴를 돌았더니 갈증과 다리 아픔이 우리를 잡아 끌었다. 당장 시원한 음료수가 급해짐.  

가장 차고 달달한 음료를 앞에 두고 이야기 삼매경. 이미 학부형이 된지 3년차인 친구와 함께 아이들 얘기로 오래오래 이 나라의 교육 현실을 분개해 했다. 고치기는 힘들고 분개하기는 쉽다. 쩝... 

그리고 못 만난 사이 밀린 이야기들을 쭈우욱 하다가 서점에 가기로 했다. 영풍 문고까지는 그리 멀지 않으니 걸어가기로 했는데 을지로 입구 지하도는 너무 복잡해서 우리는 출구를 헤매고야 말았다. 어쨌든 무사히 서점에 도착.  

아이들 문제집과 추천 책을 살펴보고는 내친 김에 광화문까지 걸어갔다. 친구의 방학 계획은 두 아이를 데리고 서울 답사 오는 것. 이번에 오면 우리집 조카 둘도 데리고 같이 만나기로 했다. 수년 전에 코엑스 전시관을 같이 간 이후 두번째 계획이다.  

원래 '충무공 이야기'를 보여주려던 거였는데 와서 보니 어느새 '세종 이야기'도 오픈해 있었다. 오호랏! 



두 이름의 폰트가 다르다. 의도한 것일까, 어쩌다 보니 그리 된 것일까? ㅎㅎㅎ 







영상을 볼 수 있는 의자의 디자인이 감각적이다. 눈길을 끌어서 한 컷! 



잘 보면 한글이 새겨져 있다. 자음만 모아서 만든 병도 보인다. 예쁘다!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만든 의자란다. '아이쿠!' 



화면엔 잡히지 않았는데 요 앞은 3D 영상이 재현되는 곳이었다. 지난 번 충무공 이야기 때 왔을 때는 아직 준비 중이었는데 이번엔 3D를 적잖이 볼 수 있었다.  



이 날 친구에게 추천해준 책인데 전시관에 와보니 공교롭게 딱 타이밍이 맞는 책들이었다.  

읽고 나면 일월오봉도도 바로 눈에 띌 테지.  

초정리 편지는 초등 고학년 용으로 추천되어 있던데 친구의 큰 딸은 이제 3학년이다. 그래도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내용상...  

(사진 펑!)

여기도 포토존이 있다. 친구는 찍지 않겠다고 해서 나 혼자 찰칵. 전날에 이어 계속 용상에 앉고 있다. ㅎㅎㅎ



신기전. 친구도 영화를 봤다고 한다. 영화 감상은 어땠는지 안 물어봤네. 난 그 영화 별로였는데... 



커다란 앙부일구와 그 위 천장에는, 



불이 들어오는 천상열차분야지도. 멋지다! 





역시 3D였지만 화면에 잡힐 리 없음. 



입구 쪽에는 외국인들이 직접 쓴 한글이 전시되어 있다. 솜씨 좋다! 

명동에서부터 너무 오래 걸었거나 서 있었다. 힘들어서 올라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이럴 수가! 



한글이 박혀 있는 엘리베이터라니, 이런 센스쟁이!!! 

실컷 구경을 하고 났더니 이제 저녁 먹을 짬이 되었다. 점심을 일본 라멘으로 했더니 저녁은 한식이 땡겼다. 우린 종로 3가의 유명한 부대찌개 집을 향해 다시 걸었다. 아,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 재료가 다 떨어져서 주문할 수 없단다. 맞은 편의 우렁된장으로 유명한 허름한 식당에서 김치찌개와 순두부 째개로 맛있게 식사를 해결. 친구는 청계천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청계천으로 고고씽. 아, 다리가 아파 죽겄다.  

오랜만에 본 청계천은 수풀이 너무 무성해서 밀림에 온 것 같았다. 뭐랄까... 좀 무서웠다. -_-;;;; 

마땅히 앉을 데도 없이 서성이다가 롯데리아로 가기로 했는데 거긴 또 종로1가. 아, 그냥 중간에 맥도널드로 가자고 할 걸 그랬나...;;;;;; 

여기서 다시 이야기 보따리를 한참 풀어놓고는 만난지 8시간 30분 만에 헤어졌다. 돌아올 때 버스에서 앉지 못했다면 울고 싶었을 것이다. 한숨 자면서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한 찰나, 한 번 전화 걸면 짧아야 30분인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아흐 동동다리.... 

집에 와서 이 친구 전화 끊고 이제 좀 씻으려고 하니 멀리 수지 사는 친구가 지금 막 도착했다고 문자가 왔다. 대체 전화를 얼마나 한 건가... 주르륵...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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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0-07-11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페이퍼 별찜이에요.
이번 방학에는 충무공이야기를 꼭 보러가야지~ 했는데, 세종이야기까지 함께 봐야겠어요.
미리미리 책도 챙겨보구요~~ (초정리편지는 참 좋지요~ ^^)

마노아 2010-07-11 23:21   좋아요 0 | URL
헤헷, 겸사겸사 같이 보면 좋을 거예요. 여긴 체험해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어린이 친구들이 흠뻑 반할 거예요.^^

Kitty 2010-07-11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은 편의 우렁된장으로 유명한 허름한 식당 <- 어딘지 단번에 알아본 1인;;; (역시 전 먹는 것에 강합니다 ㅠ)
거기 아직도 하나요. 진짜 대단하네요 ㅋㅋㅋ 다음에 근처에 갈 때 옛날 생각하면서 함 가봐야겠어요~

마노아 2010-07-11 23:55   좋아요 0 | URL
여전히 줄 서서 들어가요. ^^ㅎㅎㅎ
맛도 고대로요. 가격도 아주 착하고요. 경북집 부대찌개 흥이었어요.ㅎㅎㅎ

순오기 2010-07-1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화문 지하도에 전시된 세종이야기는 작년 11월 15일에 올라갔다가 봤는데...다른 건가요?
그날 밤 청계천 끝까지 걸었고요~ 사진도 엄청 찍어왔는데 안 올려서 컴에서 잠자고 있어요.
청계천 끝까지 걷는 것도 좋았어요~ 여자끼리 가기엔 겁나는 코스라 반드시 남성의 에스코트를 받아야 해요.^^

마노아 2010-07-12 10:09   좋아요 0 | URL
아, 그때 이미 개관했었군요. 저는 지난 5월에 갔을 때도 못 보고 지나쳤는데 말이에요.^^
예전에 청계천 방향을 잘못 잡아서 거꾸로 갔다가 앞쪽으로 되돌아간 적이 있어요.
크리스마스 때였는데 너무 추워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요.^^

다락방 2010-07-12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 아팠겠어요, 마노아님. 대체 전화수다를 어떻게 그렇게 오래.. ㅋㅋ

마노아 2010-07-12 10:09   좋아요 0 | URL
아, 징한 친구예요. 전화 너무 자주 와요.ㅜ.ㅜ

마녀고양이 2010-07-12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충무공 이야기는 어디서 하는거여염? 나두 코알라랑 가보고 시퍼여.
사진 정말 멋지네요...... 그리고 마노아님 귀엽고 이쁘세여~ ^^

<못된 고양이> 라는 상표 딱 와닿네요.. 난 고양이가 왜이리 좋은지 몰라여~

마노아 2010-07-12 10:10   좋아요 0 | URL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지하에서 하고 있어요.
상설 전시관이라서 월요일 빼고 다른 날 가시면 되어요.
못된 고양이 상표 정말 근사하죠? 착한 고양이보다 더 매력적이에요.^^

무스탕 2010-07-12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세종이야기가 오래오래 해야 할텐데요.. 방학하고 평일에 가볼까? 생각했더니 방학이라서 아무리 평일이라도 애들이 많겠군..-_- <= 요래 되는군요 ^^;

마노아 2010-07-12 10:35   좋아요 0 | URL
상설 전시라서 오래오래 할 거예요.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치만 애들은 많을 거예요. ㅎㅎㅎ

blanca 2010-07-12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용상 ㅋㅋㅋ 저도 앉아 볼래요. 저는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네요. 저도 어제 영풍문고 밤에 갔었는데^^ 세종문화회관에 있군요. 엘리베이터 진짜 멋있어요! 못된 고양이 귀걸이 착용샷도 올려주셔용~

마노아 2010-07-13 08:26   좋아요 0 | URL
귀걸이를 했을 때 머리카락 때문에 잘 안 보이더라구요. 아쉬웠어요.
오늘은 아침에 서두르다가 그나마 귀걸이를 아예 안 하고 왔네요. 허전해요.^^;;;

프레이야 2010-07-13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오랜만에요. 반가워요.ㅎㅎ
여전히 버섯머리 예뻐요.^^

마노아 2010-07-13 12:12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반가워요~
요새는 나름 바람머리인 척 하고 지내요.
친구가 이 머리가 제일 낫다고 해서 좀 더 고수하기로 했어요.^^ㅎㅎㅎ
 

지난 금요일, 엄니께서 답답하다 하셔서 마실을 다녀왔다. 경복궁 역에서 만나서 토속촌 삼계탕을 먹었다. 몇 년 만에 왔는데 맛이 옛날 같지 않다고 느낀 건 입맛이 변한 건지, 음식 맛이 변한 건지... 그래도 여전히 줄 서 있는 풍경은 그대로다.  

배도 부르겠다. 역사 박물관까지는 걸어서 갔다. 보통 전시관이나 박물관은 만 65세부터 무료 입장인데 서울 역사 박물관은 그냥 65세부터 무료다. 내 입장료만 700원 지불.  



입구 앞에 그리 크지 않은 분수가 설치되어 있는데 바닥이 옛 한양 지도인 게 무척 예뻐 보였다. 물 올라오기 전에 찍는다는 게 한 템포 놓쳤다.  

 

(사진 펑!)

입장하기 전 포토존에서 한 컷. 엄니가 찍어주셨는데 왼쪽 마차가 잘렸다. 크흑.... 

신데렐라의 호박 마차가 변신한 모양새다. 생쥐 마부는 아니 보이지만, 신데렐라인 척 하고 한 컷! 



'런던의 초상' 전시관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 엄마와 내가 동시에 예쁘다!라고 외쳤던 인물. 근데 손은 안 예뻤다.^^ 



넓은 전시관에 사진은 많지 않았다. 게다가 관람객도 우리 뿐이고, 쉴 수 있는 쇼파도 있고, 적적해서 참 좋았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계속해서 퀸의 노래가 울리고 있었다는 것. 비틀즈가 섭섭했을 지도..^^ 



섭섭할까 봐 사진이라도... 



전시관 바깥에서 안쪽을 바라보고 찍은 컷. 런던의 역사가 글로 적혀 있지만 다 읽기엔 다소 지루한 감이 있었다. 



이어서 한국 전쟁 60주년 기념관을 갔다. 앞쪽 입구에 설치해 놓은 입체 포스터가 제법 현장감 있었다. 엄마는 런던의 초상을 지루해 하셨는데 이쪽에선 좀 더 관심을 가지셨다. 당연한 반응이다. 



한국 전쟁 당시 유행했던 단어들. 미제 아줌마, 삐라, 완장, 달러아줌마 등이 눈에 띈다. 



60년대의 미스코리아 사진. 생각보다 선정적이란 느낌이 든 건 왜일까.  



상자 안에 담겨진 저 아이는 저 상태로 버려진 것이었을까?  

이 날은 낮에 '컬러로 보는 한국 전쟁'을 읽었던 터라 어째 마음이 더 쓰였다. 그 책을 빌린 건 순전히 우연이었는데 말이다.    

 



19공탄이란다. 구공탄은 입에 익숙한데 19공탄은 낯설다. 9공탄에서 구영탄이란 이름이 등장한 것일까?  



아직도 돌아갈 것 같은 재봉틀. 엄마가 시집올 때 미싱을 마련해 보셨는데 아끼다가 중요 부속품을 도둑 맞으면서 순전히 골동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얘기를 하곤 하셨다. 나 어릴 때 사진에 보면 빨간색 니스 칠 번쩍이던 그 미싱이 참 예뻐 보였는데... 



영상관. 5명의 사람에게서 '내가 겪은 6.25'를 듣게 되어 있다.




터치 스크린으로 되어 있다.  여기뿐 아니라 다른 설명 문도 대개 터치 스크린으로 작동했다. 요게 대세인가보다. 



사진으로는 크기가 잘 구별되지 않는데 밥사발이 엄청 커서 놀랐다. 저땐 정말 머슴 밥이 에너지의 원천이었구나! 



피난민증이 눈길을 끈다. 



역시 골동품이 되어버린 카메라 



이탈리아 잡지. 오른쪽 사진에서 강을 건너는 아버지의 어깨엔 아이들과 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전쟁 와중에 보여지는 삶의 치열함이란... 



미국 잡지. 피난 가는 아낙네의 얼굴 위에 얹혀 있는 초대 대통령의 사진이 짜증났다. 어무이는 아직도 그분에게 향수(?)를 품고 계시다.  

기획전시관을 나와서 2층으로 올라가면 상설 전시관이 나온다. 몇 차례 왔지만 한 번 더 들렀다. 그 전에 홀에서 한 컷!

(사진 펑!)

이번에도 왼쪽이 잘리면서 치우치게 찍혔다. 어무이..ㅜ.ㅜ 



2층은 사진을 못 찍게 하므로 아래층을 떠나면서 찍은 사진. 좀 더 뒤에서 크게 찍고 싶었는데 앞에 계신 할아버지가 절대 안 비켜주셔서 앞으로 다가가서 찍었다. ㅎㅎㅎ 

내친 김에 바로 옆에 있는 경희궁으로 향했다. 목이 말라서 캔 음료를 두 개 뽑고 원샷!

 

엄니는 몹시 기대하신 듯 했는데 여긴 정말 남아있는 게 없는지라...ㅜ.ㅜ 

그나마 뮤지컬이라도 할 때는 사람도 많고 주변도 밝았는데 지금은 너무 적막하다. 강을 파지 않으면 얼마든지 복원할 비용이 마련되지 않을까? 

(사진 펑!)

많이 연로해지신 엄니다. 그리고 나는 다크써클이 색조 화장을 대신하고 있다. 

근데, 난 별로 엄마를 안 닮은 것 같다. ;;;; 



역사박물관 앞쪽에 조성된 몇몇 유물의 흔적. 피맛골에서 발견된 유구를 옮겨온 거란다. 온돌과 고래 사진.  



관련 설명도 역시 터치 스크린으로 작동한다. 그밖에 전차 앞에서도 사진을 찍었는데 날이 어두워서 그리 잘 나오진 않았다.  

이렇게 단기 속성 관람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데, 버스 두 개 타고 오는 동안 빈 자리도 안 나고..ㅜ.ㅜ 

그나마 엄니는 앉아서 오실 수 있어서 다행. 원래 직장에서부터 다리가 아팠는데 아주 고행이었다. 그렇지만 이날 걸었던 거리는 다음 날 걸었던 거리에 비하면 새발의 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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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0-07-11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역사박물관, 여러가지 의미있는 기획전을 많이 하고 있는 곳 같아요.
서울가기 힘들어서 자주 가 볼 수는 없지만...

마노아 2010-07-11 23:22   좋아요 0 | URL
접근성이 괜찮은 곳이어서 저로서는 무척 애정이 가요.
기획전은 많이 보지 못했는데 더 관심을 기울여야겠어요.^^

순오기 2010-07-12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세히 보니까 어머니를 닮은 곳이 많이 보여요~ 눈도 코도 입도...^^

마노아 2010-07-12 10:10   좋아요 0 | URL
아빠를 더 닮긴 했는데 그래도 뜯어보면 어딘가 닮아 있을 거예요. 으하핫.^^

무스탕 2010-07-1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에도 저 재봉틀 있어요. 할머니가 쓰시던 싱거미싱이랑 엄마가 쓰시던 브라더미싱 (어? 둘이 바뀌었나? 할머니꺼가 브라더고 엄마꺼가 싱거던가? --a)
하여간 저렇게 손으로 돌돌 돌려서 사용하는 재봉틀 그거 있어요. 나도 어려선 장난삼아 해봤었는데..

글구, 엄마랑 닮으셨어요 :)

마노아 2010-07-12 12:31   좋아요 0 | URL
재봉틀 배워보고 싶어요. 근데 좀 무서울 것 같아요.6^^
울 엄니는 사진 보면서 니는 나 안 닮고 아빠 닮았다고 잘라 말하시던 걸요.ㅎㅎㅎ

라로 2010-07-13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세히 보니까 어머니를 닮은 곳이 많이 보여요~ 눈도 코도 입도...^^2

지방에 살아서 저런 전시회에 갈 수 없어 안타까운데 마노아님의 자세하고도 꼼꼼한 페이퍼로 충분히 대신이 가능하네요~.
그나저나 어머님께서 찍으신 마노아님의 사진은 왜 다 후광이 비치는 걸까요?????ㅎㅎㅎ

마노아 2010-07-13 08:31   좋아요 0 | URL
헤헷, 피해갈 수 없는 유전의 법칙인가봐요.^^
인물 사진은 너무 어둡게 나와서 프로그램 써서 밝게 효과를 줬어요. 그래서 후광이 비친 게 아닐까요? ㅎㅎㅎ
 

2006년도 11월에 이승환 9집이 나왔을 때 새벽 칼바람 맞으며 줄을 서서 쇼케이스 티켓을 거머쥐었었다.  

이제 3년 반이 지나서 그의 10집 앨범이 나왔고, 똑같은 장소에서 그의 첫 공연이 열렸다. 물론 이번엔 공짜가 아니었고 '돌발 콘서트'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다. 갑자기 불시에 공지 뜨고 예매하고 공연하는 돌발콘서트는 히트곡보다 비주류 곡을 주로 부르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의 새 앨범의 신곡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4시 30분부터 줄을 서고 5시 15분에 입장, 6시부터 첫 손님 린과 두번째 피아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울 공장장님 나온 시각은 6시 35분. 





색깔이 무지개색으로 변하고 알록달록하게도 변하는데 무척 예뻤다. 무대 양옆에는 로봇 모양의 전광판이 있는데 10집 음반 대박, 음원 쪽박이라는 글씨가 흘러가서 눈길을 끌었다. 음반으로 대박 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지극히 비현실적이다.  

그 전광판에 6월 2일은 투표하는 날이라고, 꼭 투표하자는 메시지가 지나갔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군민들로부터 나온다고... 그러고 보니 그 노래, 참 오랜만에 떠오르게 한다.  노래 부르는 중간에도 투표 강조를 한 번 더 했는데 두말 하면 잔소리! 

그런데 집에 돌아와보니 심상정 후보가 사퇴를 했다. 그 마음이 오죽할까 싶다. 게다가 공탁금은 또 어쩌고..ㅜ.ㅜ 

투표 후에도 우린 많은 부분 실망하고 슬퍼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에선 최선을 다해야지...

공연이 얼마나 좋았느냐를 말하는 건 동어반복이기 때문에 패쓰. 며칠 전에도 충만했지만 오늘은 거기에 + 습식 사우나를 연상시키는 무더위로 더 충만했달까. 나중에 나오니까 땀으로 피부가 아주 뽀송해졌다능...(누가 나한테 해준 말이다.ㅎㅎㅎ) 





팬들로부터 받은 현수막 시리즈. 일부러 사진을 줄이지 않았는데 그래도 첫번째 사진은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구나. 



입장할 때 10집 앨범을 갖고 있으면 선물을 주었다. 앨범 뒷면의 표지 그림을 장식하는 마우스 패드와 스티커 한 장, 그리고 버튼 두 개인데, 나눠주는 분이 나한테 두개를 줬다. 처음엔 원래 두 개 주나보다 했는데 주위를 보니 다 하나씩 받았다. 아싸! (-_-V) 

2000명 입장이었는데 나의 입장 번호는 363번. 그나마 앞쪽이어서 스탠딩이어도 공간이 부족하진 않았는데 뒤쪽은 자꾸 뒤로 밀려서 무척 힘들었다고, 와이프와 함께 공연 보러 온 옛날 내 남친이 말해줬다. ㅎㅎㅎ 

부부가 함께 공연 보러 오니 참 보기 좋다. 녀석이 앨범을 샀다면 마우스 패드를 하나 줬을 텐데 앨범 안 산 게 괘씸해서 패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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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05-31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장장님을 향한 마노아님의열렬한 사랑이 느껴져요.
그나저나 이승환은 늙지도 않나봐~~~ -.-;;; 부럽~~~

마노아 2010-05-31 23:29   좋아요 0 | URL
축복받은 DNA라는 설이 있습니다.^^ㅎㅎㅎ

다락방 2010-06-05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프와 함께 공연 보러 온 옛날 내 남친 ;;

ㅎㅎ

마노아 2010-06-06 16:38   좋아요 0 | URL
인생은 그런 거죠. ㅎㅎㅎ
 

아, 다리가 퉁퉁 부었다. 너무 오래 걸었고 오래 서 있었다.  

합정 방향에서 상상마당을 찾아갔는데 표 찾고 나서 홍대 방향으로 버거킹을 찾아 헤매다가 포기하려던 찰나 기적적으로(!) 찾았고, 다시 합정 방향으로 되돌아오는데 길을 모르겠는거다. 갔던 방향으로 되돌아올 생각이었는데 왜 그게 안 되는 건지...;;; 

그래서 도로변으로 나갔다가 다시 합정 쪽에서 상상마당 찾아감. 거기선 찾아갈 수 있는 게 용하달까...;;;; 

입금순이 아니라 표 찾는 순서대로 입장이었는데 내 번호는 45번이었다. 공연장이 작기 때문에 이 정도면 꽤 앞에서 볼 수 있다. 12시간 전에 도착해서 번호표 1번을 뽑은 미국서 온 처자를 나는 안다네.. ^^ㅎㅎㅎ 

첫번째 무대는 허클베리핀. 깡마른 여자 보컬이 아주 힘있는 무대를 보여주었다. 노래도 모르지만 비트가 강해서 가사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래도 좋더라.  

두번째 무대는 윈디시티. 윈디시티는 뭔가 사회적 메시지를 날리는 공연에서 자주 보곤 했다. 내가 그들을 보러 갔던 게 아니니 그런 자리에 우리 공장장님이 많이 섰다는 얘기도 된다. 하핫^^ 

4대강 반대를 위해서 곡을 하나 썼나보다. 역시 남달라! 그렇지만 레게 음악은 지친 다리로 열광하기에는 뭔가 좀 안 어울리는 느낌. 자리에 앉아서 맥주 일잔 하며 어깨를 흔들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리고 세번째 순서가 울 공장장님. 3월 초 공연에서 보고 거의 석달 만인데 얼마나 반갑던지...  

그때부터 고수한 새 헤어 스타일은 좀 내 취향이 아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웬걸,넘흐 멋있는 게 아닌가. 다 뜻이 있는 머리 스타일이었다고 그동안 투덜댄 것 다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1. 물어본다
2. 완벽한 추억
3. 슈퍼 히어로
4. 붉은 낙타
5. 개미혁명
6. 그대가 그대를
7. (앵콜) 단독전쟁 

신곡을 무려 세 곡이나 불러주셔서 감동. 그렇지만 나는 알라딘에 예약주문한 시디 아직 못 받았을 뿐이고, 그래서 가사도 모를 뿐이고!!! ㅠ.ㅠ 

첫 곡 부르고 나서 인사할 때 멘트가 인상적이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약탈 문화재 반환에 대해서 냉소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걸 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런 바위가 너무 많다. 

그렇지만 계란이라도 던져야 하지 않겠는가.  

누구라도 던져서 이 머쓱함을 달래야 하지 않겠는가. 

그 흔적으로 좀 더 힘센 누군가가 망치라도 휘둘러줄 지 어떻게 아는가. 

그 바위에 침이라도 뱉자. 투표 꼭 하자. 

바위에 침이라도 뱉자는 말이 제일 시원했다. -_-;;;;;  

영구 임대니 맞교환이니, 이런 말들을 주절거리는 입들이 밉다. 바위치기라 할지라도 계란은 꼭 던져보자. 킁! 

 

...무대가 얼마나 좋았는지, 노래가 얼마나 사무치게 좋았는지는 두 말 하면 잔소리.  

그의 공연을 보고 나면, 그의 노래를 듣고 나면 그 전보다 더 좋아진다.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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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와 타이밍!
    from 그대가, 그대를 2011-08-25 23:22 
    화요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중고등학교는 거의 개학을 했을 시점이어서 사람이 적을 거라고 여겼는데, 아뿔싸! 초등학교가 아직 방학 중이다. 아이들로 전시관은 바글바글했다. 지난 번 바로크 로코코 전에서 해설이 너무 별로였던 터라 도슨트 대여를 하려고 했는데 오후 대여는 이미 마감됐다고 한다. 마침 누군가 반납하는 걸 보았는데 그걸 내줄 줄 알았더니 마감했으니 안 내준다. 참 융통성 없네.;;;반바퀴 쯤 돌고 나니 오후 해설이 시작되었다. 이번 해
 
 
비로그인 2010-05-28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철에 20년 이상 미쳐있는 전....
누구보다 마노아님 마음 알아요~~
그냥 사랑하는 거잖아!

마노아 2010-05-28 12:3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사랑! 그 말이 제일 적당하네요.^^ㅎㅎㅎ

꿈꾸는섬 2010-05-29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위에 침뱉기..ㅋㅋ 좋네요.

마노아 2010-05-29 22:49   좋아요 0 | URL
이제 침뱉기를 생활화...ㅎㅎㅎㅎ
 

하루 일정이 무척 바빴다. ㅎㅎㅎ 

스티브 맥커리 전을 보고 나오니 시간이 빠듯했다. 급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을 두리번 거렸는데 뽐모도로 맞은 편에 수제 돈까스집이 있는 거다. 중간은 하겠거니 하고 들어갔는데 꽤 맛있었다. 다만 냉모밀은 별로.(메밀이 맞지 않나???) 

광화문에서 아차산 역으로 이동. 유니버설 아트 센터에 공연 시작 10분 전에 도착했다.  

시작 전에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된단다. 엘지아트센터의 굴욕을 기억함이다. ㅎㅎㅎ 



'정의는 갖는 자의 것, 사랑은 주는 자의 것...'이라고 적혀 있다. 의미심장하다.  

초딩 시절 내가 읽은 책의 제목은 '암굴왕'이었다. 삼총사, 철가면, 암굴왕.... 이렇게 세개가 연속이라고 어릴 때 알고 있었는데 작가가 같을 뿐, 내용은 상관없지 않나? 아, 철가면에는 삼총사의 주인공이 등장했던 것도 같고... 오래 되어서 기억이 전혀 안 난다. 

내가 기억하는 소설의 내용은 단편적이다. 주인공이 억울한 누명을 써서 감옥에 갇혔다가 그곳에서 만난 어떤 노인의 도움으로 탈옥을 하게 되는데, 노인의 시체 대신 그가 들어있는 자루를 바다로 던지면서 간수들이 투덜댔었다. 무겁다고. 그랬더니 옆의 녀석이 원래 시체가 더 무거운 법이라고 대꾸해서 아 그렇구나... 했던 기억. 그가 복수의 화신이 되었던 것 까지는 알겠는데 복수의 결말은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았다.  

뮤지컬은 1부 80분에 인터미션 15분, 2부 60분으로 진행됐다.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로 진행했고, 영상 활용을 아주 실감나게 잘했는데 의상도 탁월했고 연기도 빼어났다. 다만 첫 곡이 좀 별로여서 몰입에 좀 시간이 걸렸다. 오늘 저녁 공연은 류정한, 차지연 주연이었는데 차지연 씨는 처음 보았는데 무척 노래를 잘 불렀다. 옥주현 버전도 사실 궁금하긴 하다. 앙상블에서 두 곡 정도는 지킬앤 하이드의 앙상블 곡과 쫌 비슷. ㅎㅎㅎ 

친구의 여자를 빼앗고자 친구를 죽음의 위기에 빠뜨리고, 그 친구가 다시 살아 돌아와서 크게 성공해서 복수하는 이야기는 좀 흠했던 것 같다. 비천무도 굿바이 미스터 블랙도 딱 그런 얼개다. 비천무는 옛 연인이 자신이 모르던 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는 것 까지도 몬테크리스토와 똑같다. 다만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너무 다르다. 주인공 에드몬드의 친 아들이 사실은 자신의 원수였던 길러준 아버지를 직접 죽이는 장면은 원작이 19세기 작품이라는 걸 감안해도 좀 거시기 했다. 그에 비하면 비천무에서 남궁 성과 남궁 준광의 마지막은 얼마나 아름답던가.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의 마리로렌의 의리도. 

그래서 이 뮤지컬은 엔딩이 다소 불만이었지만 뮤지컬 자체는 무척 재밌게 보았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 '에서 문화대혁명기에 시골에 강제로 보내진 두 소년이 책을 확보하기 위해 분투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중 한 친구가 날마다 몬테크리스토를 얘기해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렇게 모든 게 차단된 공간에서 자신의 기억에 의존해서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본인 버전의 새 책이 탄생하게 되지 않을까 문득 생각했다. 그런 극적인 상황이라면 영화보다 더 리얼하게 감동적으로 전달이 가능할 것도 같다. 그 한마디 한마디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게 될까.  

 

 

 

 

어렸을 때 내가 읽었던 책은 아마도 주니어 문고였을 것이다. 이렇게 길지 않았다. 결코.. ㅎㅎㅎ 

좀 더 차분하게 나이 먹었을 때 읽고 싶은 고전 중의 하나. 현장에서 프로그램은 만원이었고, ost는 19,000원에 팔고 있었다. 노래를 더 들어보고 싶은데 벅스나 멜론 등을 이용해야겠다.  

(사진 펑!)

포토 존에서 한 컷. 어제 파마 다시 했는데 오늘 비 맞았다능...(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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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23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어스탈...너무 귀여우셔여^^

마노아 2010-05-23 01:06   좋아요 0 | URL
엄기준은 눈 한 쪽이 잘렸어요. 아, 미안해라...^^;;;

stella.K 2010-05-23 09:36   좋아요 0 | URL
헉, 진짜 잘렸다. 기준아 왜 그랬어? 흐흑~

마노아 2010-05-23 09:53   좋아요 0 | URL
사진을 찍은 나의 진주 언니에게 원망을...^^ㅎㅎㅎ

hnine 2010-05-23 0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뮤지컬 보고 나오면서 꼭 CD를 사게 되더라고요. 분장을 한 신성록과 옥주현은 마치 다른 사람 같네요. 좋으셨겠다. 유니버설아트센터는 또 어딘지, 이제 촌사람이 다 되어서 서울에도 제가 모르는 장소, 공연장들이 많아요 ㅠㅠ

파마, 아주 예뻐요. 어려보이시고, Dodgers 후드 티도 어울리시고요 ^^

마노아 2010-05-23 09:55   좋아요 0 | URL
음, 그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에요. 늘 본전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렇게 갖춰놓으면 추억도 되고 음악도 좋으니까 기쁨이 커질 거예요. 차라리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음반을 사는 게 현명해 보여요. 이번엔 프로그램도 건너뛰긴 했지만요.^^;;;
유니버설 아트센터가 옛날 리틀엔젤스 회관이에요. 어린이 대공원 옆이요~
아, 제가 다저스 티를 입었군요. 방금 알았어요. 하하핫^^;;;

순오기 2010-05-23 0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대사진...멋져요.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어려서 열광했는데... 우리가 읽었던 세계명작은 아주 간략히 소개된 거겠죠?
특별시민과 지방민의 차이는 공연과 전시문화에서 확인되죠.ㅜㅜ
헤어스탈~ 잘 어울려보여요.^^

마노아 2010-05-23 09:56   좋아요 0 | URL
모두가 특별시민이 되던가 아님 그 특별을 없애서 다 함께 특별해져야 하는데 늘 편중되기 마련이죠.ㅜ.ㅜ
머리가 점점 짧아지고 있어요. 긴 머리가 귀찮아서 감당이 안 된답니다.^^;;

같은하늘 2010-05-25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무엇보다 상큼한 마노아님의 머리에 눈길이 멈췄어요.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에... 이 나이에... ㅜㅜ

마노아 2010-05-25 08:18   좋아요 0 | URL
도전해 보세요. 해보기 전엔 누구도 알 수 없어요. 짧은 머리 너무 편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