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몇 주 전에 쿠팡을 통해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전 50% 할인 티켓을 구매했다.  

그런 사이트가 있다는 걸 언니가 알려줘서 그날 알았는데, 원 어 데이 쇼핑몰이었던 것이다. 21일까지 소비해야 했던 티켓이어서 내친 김에 친한 언니와 함께 다녀왔다. 2시에 도슨트가 있어서 한 시 반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12시에 집을 나섰다. 남부 터미널 역에 도착한 것은 1시 12분이었는데 밖으로 나오자마자 습관적으로 예술의 전당으로 향하는 초록 버스에 올랐다. 거기서 두 정거장만 더 올라가면 된다고 곧 보자고 전화 통화도 했는데, 내가 탄 버스는 서초11번 마을버스였다. 아, 나의 삽질 투어가 시작된 것이다. ㅜ.ㅜ 

보통의 초록색 지선 버스는 내가 예상했던 것처럼 두 정거장을 더 올라가서 예술의 전당 맞은편에 나를 내려놓았겠지만, 내가 탄 마을버스는 막 예술의 전당을 거쳐서 내려온 버스였다. 버스가 출발해서야 그 사실을 알았고, 어차피 마을버스 구간이야 그리 길지 않으니 한 바퀴 돌아서 예술의 전당으로 가려니 싶었다. 그런데 이 버스가 서초역과 강남역을 지나서 다시 왔던 구간을 되돌아온 것까진 좋았는데, 남부 터미널에서 예술의 전당으로 바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다시 서초역이던가, 암튼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를 더 돌아가는 노선인 게 아닌가. 버스에서 내렸다. 길을 건너서 한 정거장만 더 갈 생각으로 아무 버스를 탔는데, 이 버스는 직진을 하지 않고 P턴을 하는 게 아닌가. 오, 갓! 그래서 결국! 일찌감치 도착했던 나는, 추운 날에 종종 걸음으로 뛰어서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때마침 2시가 되자 민방위 훈련 사이렌이 울렸고, 혹여라도 길까지 통제할까 봐 와장창 달려야 했다. 다행히 2시 3분에 예술의 전당 골인. 이 무슨 삽질 대마왕인가. 사진전 보기도 전에 이미 탈진. 터얼썩! 

도슨트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못 본 사진을 건너 뛰고 옆의 방으로 갔건만, 그 시간대 도슨트를 맡은 분은 설명이 좀... 별로였다. 아마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지 많이 버벅거리는... 결국 우리는 시작 지점으로 가서 우리끼리 차분히 감상하기로 했다. 아, 이 사진전! 오기를 잘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시 구성은 4단계이다. 초반엔 풍경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얼마나 아름다운 자연의 축제인가요?'라고 묻는, 신의 작품이 아니고는 이런 것이 나올 수 없다고 감탄을 내뱉게 만드는 사진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게다가 해상도는 어찌나 훌륭한지, 이런 사진을 찍은 카메라는 집 한 채 값은 우습게 뛰어넘을 것 같았다. 낙마 사고라도 나면 몸이 부러질지언정 카메라부터 살려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만큼. 

위의 사진은 영국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주 헤브리디스 제도 중심부의 스카이 섬에 위치한 구릉 지대다. 얼마나 맑으면 구름까지 저리 비칠까. 저런 풍경에 인간이 서 있으면 그게 곧 옥의 티가 될 것만 같다.  

 

핀란드 오울랑카 국립공원의 가문비나무. 신비로움 그 자체다. 요정들이 날아다닐 것만 같고 마법사가 나무 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다. 나무도 눈도 별빛도 모두 곱기만 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레이스트랙' 지역이란다. 바위들이 움직이는데 최고 320kg까지 움직인다고 한다. 하지만 왜 저 돌들이 움직이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경이롭고 신기하다. 

 

남아메리카의 알티플라노 고원의 플라밍고 떼. 마치 종이학을 모래 위에 꽂아놓은 느낌이다. 하나하나의 음표가 되어 반주에 맞춰 춤이라도 출 것만 같다. 세상에나... 

 

남아메리카 알티플라노 고원의 살라르데우유니 소금평원이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빛일까.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태고적 신비로움처럼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화이트 산맥의 가시삿갓소나무 고목이다. 무려 4천 년이나 살 수 있는 나무라고 하는데, 저 결을 보고 있자니 거의 용으로 승화하기 전의 이무기로 보인다.  

 

사진이 좀 안 나오긴 했는데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음알마 염호다. 저 뜨거운 사막 안에 저리 맑고 깊어보이는 호수라니, 놀랍고 놀랍기만 하다. 

 

중국 쓰촨성 고원 지대의 주자이거우 자연보고구역의 우화하이 호다.  

어릴 적에 애청하던 밥 로스의 그림을 보는 느낌이다. 와호장룡을 찍었다고 해도 믿겠다. 

두번째 전시 공간의 주제는 '이 얼마나 놀라운 생명의 드라마인가요?'다. 그야말로 야생의 속살을 파헤쳐 보는 느낌이랄까. 

첫번째 전시실에서 너무 큰 감동을 보았고, 워낙 생물을 무서워하는 나는 이번 전시관 사진은 무섭거나 징그럽게 느끼는 부분이 꽤 많았다. 그럼에도 참을 수 없는 귀여움은 이런 것! 

 

클라운피시 한 마리의 저 땡그런 표정. 아, 니모라도 찾아줘야 할 것 같다.  

세번째 전시관으로 가면 '우리 아이들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거예요!'다.  

우리의 조상들은 보아왔지만 우리는 보지 못한, 혹은 우리는 겨우 보았지만 우리의 후손들은 보지 못할 기막힐 풍경들.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들이 먹먹하게 펼쳐진다.  

 

미국 유타 주 클리어크리크 강변의 협곡이다. 사진 상으론 아름답고 장엄하건만, 이 사진은 지속적인 가뭄의 끔찍함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은 붉은 암벽의 흰 선까지 물이 차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 전시 주제, '이 절망의 카운트다운을 멈출 수는 없을까요?'다. 짐작하겠지만 환경 파괴의 현주소다. 입이 딱 벌어지게끔 만들었던 환상적인 사진들이 이제는 묵직해진 가슴을 안고 숙연하게 봐야 하는, 혹은 함께 분개해야 하는 사진들로 변해버렸다. 

 

미국 네바다 주 모하비 사막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오아시스가 아니다. 바로 골프장이다. 사막 식물만 겨우 버틸 수 있는 이곳 사막을 더 척박하게 만들고 있는 주범이다. 분노의 떨림으로 사진이 흔들렸다...;;;;; 

 

탄자니아 마툼부루 마을에서 십대 소녀가 줄에 의지해 우물에서 흙탕물을 퍼 담고 있다. 무려 10시간이나 기다린 후에 얻은 차례였다. 다음 사람이 퍼갈 물이 우물 안에 고이려면 다시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 물을 퍼가기 위해서 걸어야 했던 긴 여정, 그 길에서 당하는 폭력, 그리고 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포기해야 하는 교육의 기회. 그렇게까지 해서 얻은 물은 깨끗하지도 않고... 우리가 연대해야만 하는 무수한 이유를 사진 한 장에서도 이미 확인할 수 있었다. 

아픈 다리를 두드리며 전시관을 나오니 어쩐지 다리만큼이나 눈도 뻑뻑하다. 이런 사진을 찍어주는 작가님들께 고마움을 느끼고, 이런 사진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났다는 것에도 감사했다. 

 

바깥 복도의 벽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표지가 전시되어 있다. 알법한, 유명한 사진들이 많다. 

(사진 펑!) 

지난 번 퓰리처상 사진전에서 도록을 사지 않아 또 다시 도록 찾아 삽질 구만 리를 했던 경험을 되살려, 이번엔 두말 않고 도록부터 구입했다. 215장의 사진이 담긴 도록은 25,000원이다. 몇몇 사진만 추려낸 도록으로 6천원 짜리도 있다. 지방 전시도 예정되어 있으므로 도록은 인터넷으로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현장에서 다 소비될 것 같다. 집에 돌아와서 다시 한 번 사진을 펼쳐 보는데 확실히 현장의 느낌만큼의 감동은 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전시관의 사진들은 모두 표면에 크리스털 코팅이 되어 있어서 눈부실만큼 선명했다. 가능하다면 가급적 직접 전시관으로 가서 사진들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퓰리쳐상 사진전과는 또 다른 감동과 먹먹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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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1-16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전시회를 마노아님의 후기로 접할 수 있어 고맙습니다~

2010-11-16 0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0-11-16 09:38   좋아요 0 | URL
헤헷, 염화미소예요~ ^^
퓰리처상 사진전 도록도 사뒀는데 그것도 나중에 찍어서 올려야겠어요.^^

귀를기울이면 2010-11-16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는 분 따라서 모 백화점에 갔다가 NG사진달력을 받았는데 올려주신 사진들중 몇장이 포함되어 있어 반갑네요. 달력은 알라딘이 주는거 쓰고 NG달력사진 12장은 오려서 벽에 붙여둘까 생각중입니다.^^

마노아 2010-11-16 09:39   좋아요 0 | URL
오옷, 훌륭한 달력을 받으셨어요! 명품 벽으로 재탄생될 거예요.
저는 내년도 알라딘 달력 못 받았어요. 중고책만 들입다 샀더니 달력 받을 기회가 안 생기네요.ㅎㅎㅎ

L.SHIN 2010-11-16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위가 움직이는 '레이스트랙' 멋지군요...
4천년이나 살 수 있는 고목...안아보고 싶어요. 이런! 사진들이 어쩜 이렇게 다 아름다운지! ㅜ_ㅡ
마지막의 마노님 사진은 뽀너스인가요! ㅎㅎㅎ

마노아 2010-11-16 19:57   좋아요 0 | URL
고목을 안아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엘신님이 지극히 자연스러워요. 엘신님다운 발상!
마지막 사진을 뽀너스로 생각해 주면 저는 어깨 으쓱이에요. 으하하핫^^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11-1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전 또 가셨군요?
아아..... 부러워 죽겠어요. 예술의 전당은 너무 멀단 말이예요, 히힝.
사진 너무너무 좋다... 너무 장대해요.
가까이서 실제로 보면 더 좋을건데, ㅠㅠ

그리고......... 마노아님 얼굴 다시 보니, 반가와요! 역시 피부 미인이야! 뽀송한 하얀 피부!

마노아 2010-11-16 19:57   좋아요 0 | URL
저는 일산에 좋은 공연 있거나 전시회 있으면 또 막 부러워하고 그런답니다.^^ㅎㅎㅎ
아, 저는 제 사진 보고서 각진 턱 밖에 보이질 않아요. 깎을 수도 없고...;;;;

레와 2010-11-16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방전일때 꼭 가보겠어요! (불끈!) ㅎ

마노아 2010-11-16 19:57   좋아요 0 | URL
레와님 기필코 다녀오는 겁니다. (불끈!)

양철나무꾼 2010-11-16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땜시 책자는 가끔 사보는데 말이죠~
왕 부러운 걸요.
저도 순오기 님과 마찬가지로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서 님의 페이퍼가 참 감사합니다,꾸벅~^^

마노아 2010-11-16 19:58   좋아요 0 | URL
헤헷, 작은 수고로 큰 기쁨을 드려서 저도 참 좋습니다.
역시 퓰리처상 사진도 빨리 찍어야겠어요.^^ㅎㅎ

노이에자이트 2010-11-17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같은 그림도 있는 반면, 이런 것은 그림같은 사진이라고 해야겠죠.사진을 이렇게도 찍을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마노아 2010-11-18 00:53   좋아요 0 | URL
그림같은 사진! 이 사진들에 딱 맞는 표현이에요.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herenow 2010-11-17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대구에서 이거 보러 서울까지 오겠다는 분도 계셨는데
여러모로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당장 가보아야겠네요.
이런 사진 215장에 2만 5천원 도록이면 너무 싼거 아닌가 싶은데요? ^ ^

마노아 2010-11-18 00:5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이런 사진이 가득 들었는데 비싸다고 말하면 미안해지는 거죠.^^

감은빛 2010-11-17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잡지는 받아보고 있는데,
사진전이라면 느낌이 완전 틀릴 것 같아요.
부럽습니다!

마노아 2010-11-18 00:54   좋아요 0 | URL
몇몇 도시를 도는지 모르겠는데 가까운 곳으로 꼭 가보셔요.
사진은 도록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더 압도적이었어요.^^

같은하늘 2010-11-18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지다!! 잡지에서 보는것과는 다른 감동이 있겠지요? 부럽당~~

마노아 2010-11-18 00:54   좋아요 0 | URL
헤헤,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어떤가요.^^
 

지인으로부터 영화제 티켓 있다고 보러 가자는 연락을 받았다. 서울극장 6시 40분 약속이었는데 한 시간 전에 도착. 별다방 기프티콘을 드디어 사용할 기회가 왔다. 가방에 쿠키 약간 있어서 그거랑 같이 먹었는데 탁월한 선견지명! 영화제 식전 행사와 영화까지 보고 나니 10시가 넘어버렸다. 이때 안 먹어뒀음 배고파서 영화는 보지 않고 일어설 뻔했다. 사랑스런 쿠폰을 날려준 소중한 친구에게 격렬한 포옹을~  

 

무려 레드 카펫도 마련해 놓았다. 그 카펫을 밟는 분들이 등파인 드레스를 입은 연예인이 아니라 대개 목사님들이었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ㅎㅎㅎ 

다른 건 몰라도 영화제 표제 하나는 기막히게 지었다. '터치유, 더 치유' 포스터도 감각적이다. 저 문양의 흰 면티를 입은 행사 진행요원들의 옷이 탐났다. 입장하는 관객들에게 선물 보따리를 주었는데 사실 저 옷이 가장 탐났다. 달라고 할 수도 없고... 

 

선물 보따리 안에 들어있던 것들이다. 해리포터 포장지 세꾸러미는 좀 뜬금 없지만, 그래도 뭐 기분 좋은 선물들. 풍선은 조카들 주고, 물수건은 내가 써야지.  

6명의 비보이가 춤을 추면서 시작을 알렸는데 좀 안 어울렸다. 헤리티지를 불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주보라 씨의 가야금과 함께 들은 노래 두곡은 무척 좋았다. 이분 드레스는 유선이 입은 것보다 훨씬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 

식전 행사가 꽤 길었다. 제8회를 맞는 영화제의 역사, 여기까지 오기까지 수고한 사람들의 인사, 수상작 시상식 등등등. 그렇게 한 시간 반을 써버리니 관객은 벌써 지쳐버렸다. 5분 쉬는 동안 나가는 사람도 부지기수. 홍보대사 유선도 영화는 안 보고 그냥 가더만...(이미 봤을까?) 

개막작은 '고로고초 하쿠나 마타타(지라니 이야기)'
제목만 보고는 일본 영화인가 했다. 우리나라 감독이 케냐에서 찍어온 다큐멘터리 영화. 이태석 신부의 '울지마 톤즈'가 생각나서 기대를 갖고 눌러앉았다. 무엇보다도 음악 영화니까.  

세계3대 슬럼가 중 하나라는 고로고초의 쓰레기더미 속에서 희망의 싹을 피워낸 임태종 목사님. 되물림되고 되풀이되는 가난 속에서 너무 높은 실업률은 아이들을 더욱 좌절시켰다. 우리의 기대에 아프리카 아이들은 으레 노래를 잘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나보다. 초대 지휘자를 역임하신 김재창 씨도 그리 생각하셨다는데, 이 아이들은 '춤'을 사랑하는 것이지 노래를 잘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음에는 '미'가 없어서 7음계를 가르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고, 유목민의 전통을 지닌 이들은 2/4박자만 타고나서 3/4박자로 지휘를 하다 보면 어느새 한 박자가 사라졌다 한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지만 편집이 덜 아문 느낌을 자주 받곤 했다. 임태종 목사가 케냐에서 쓰레기를 뒤지고 있는 아이를 발견, 자신도 모르게 사진을 한 컷 찍으면서 지라니 공동체를 만들어 가게 되었는데 중간 과정은 생략되고 바로 합창단 이야기. 또 중간 과정 생략하고 미국 공연 얘기가 나온다. 그 후부턴 지루할 정도로 스텝들의 인터뷰가 이어지고 아이들의 합창은 배경음악으로만 깔린다. 노래 제목도 자막으로 나오지만 메인은 스텝들의 이야기가 되고 아이들이 부차적인 것으로 밀려나니 뭔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  

뉴욕 공연에서 여러가지 삐거덕거림이 있었나보다. 갑자기 늘어난 스케줄, 케냐 교육부 당국과의 마찰, 갑작스레 사랑과 환호를 받으면서 무례해져버린 아이들, 리더와 대중 간의 커뮤니케이션 실패 등등. 스텝들은 목이 메여 눈물을 쏟아내는데 울음을 참아내는 장면 등을 너무 길게 잡아 지루해지고, 정작 아이들의 육성을 들려주지 않아서 답답했다. 반주자는 아이들 때문에 속상했지만, 생각해 보니 그 아이들이 어리고 여전히 순진한 것일 뿐, 변한 게 아니라고... 익숙하지 않은 문화에 당황할 수 있었던 거라고, 욕심 많았던 자신들을 반성했다. 그 순진한 눈망울들이 세상의 환호에 금세 교만해져서 안하무인이 된 게 사실이라면 얼마나 실망스러울까. 아이들은 그저 아이들이었을 뿐인데...  

영화의 마지막에 가서야 '쿰바야' 전체를 들려주었다.  

 

------------------------------- 쿰바야---------------------------------


4:3 비율로 찍은 영화는 가로 폭이 좁아서 자막의 크기가 지나치게 작았고, 오탈자도 심했다. 화면이 지지직거리면서 가로줄이 생기기도 했고, 극장 음향상태가 좋지 않아서 잔향도 심했다. 그런 문제점들 속에서도 영화를 감동적으로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마지막에 들었던 '쿰바야' 때문일 것이다. 'come by here'가 아프리카 발음으로 '쿰바야'로 굳어졌다고 한다. 노예로 팔려나가던 참혹한 시절에 '주여, 어서 오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했을 그 절절함이 까만 얼굴의 이 아이들의 눈망울을 통해 더 깊이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이 불렀던 버전은 무척 느린 템포였고, '영'적인 느낌이 가미된, 그래서 마음을 적시는 울림이 있었다. 동영상은 찾지 못했다. 다양한 버전의 쿰바야가 검색되는데 빠른 템포의 곡에서는 어제의 감동을 느끼기 어려웠다. 가사도 여러 버전이 있는 듯하다. 당신의 은총을, 기적을 바라는 작고 약한 존재들의 처연함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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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0-10-22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선물보따리가 장난아니네요. ㅎㅎ
영화제 종류가 참 다양하더라구요.
각 파트별 영화제가 이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습니다

마노아 2010-10-22 20:54   좋아요 0 | URL
알라딘 영화 지기님도 최근에 영화제 소식 많이 전해주신 것 같아요.
알게 모르게 많은 영화제들이 열리는데 그들만의 잔치가 많이 되는 것 같아 좀 안타까워요.

카스피 2010-10-22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선물보따리가 장난아니네요(2).근데 무슨 영화제인가요?

마노아 2010-10-22 20:55   좋아요 0 | URL
제가 영화제 이름을 태그에만 썼나봐요. 제8회 서울 기독교 영화제였어요.^^

양철나무꾼 2010-10-23 0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터치 유,더 치유'슬로건 짱인걸요~^^
지라니 합창단,전 손석희에서 몇번 스치듯 들었어요.
그 목사님 짱 멋있더라구요~!!!

마노아 2010-10-23 11:22   좋아요 0 | URL
누구 아이디어인지 감각 짱이에요!
어저께 여러 버전의 쿰바야를 들어보았는데 지라니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쿰바야가 없어서 아쉬워요.

마녀고양이 2010-10-23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올려주신 음악이 너무 좋아요.
하늘을 한없이 올려다보게 되는 그런 곡이예요.

마노아 2010-10-23 22:15   좋아요 0 | URL
쓸쓸함이 묻어나는 곡이라 생각했어요. 마녀고양이님 마음도 쓸쓸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에요.
하늘을 자주 쳐다보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오늘은 참 더웠어요.

세실 2010-10-24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쿰바야가 그런 뜻이군요. 좀 더 빠른 템포로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내용을 알고 들어서 그런가 참 처량하고, 쓸쓸하네요.
오늘처럼 잔뜩 흐린 하늘같은 분위기.

마노아 2010-10-24 10:39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의미를 알고 들으면 더 마음을 울리게 되죠.
유튜브에서 빠른 템포의 곡들이 더 많아 보였어요.
첫 느낌이라 그런지 저는 느린 템포가 훨씬 더 좋으네요.^^

같은하늘 2010-11-0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터치유 더치유" 정말 기독교영화제와 어울리는 슬로건인데요. 기발하다~~

마노아 2010-11-02 00:08   좋아요 0 | URL
누구 아이디어인지 참 훌륭해요.^^
 

아침에 빗소리에 눈을 떴다. 친구의 아이들과 세현이를 데리고 전시관에 가기로 약속한 날이다. 세현이는 오전에 영어 방과후 학습이 있어서 우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1시에 만나 점심부터 먹기로 되어 있었고, 친구는 수지에서 오전에 출발해 먼저 창덕궁을 관람하기로 되어 있었다. (요며칠 주구장창 등장하는 창덕궁이다.ㅎㅎㅎ) 

전화를 해보니 아니나다를까, 비가 와서 출발을 못하고 1시에 맞춰 나오겠다고 한다. 우리가 가기로 한 곳은 '세종 이야기', '충무공 이야기' 만약 시간이 남는다면 다른 곳을 더 살피기로 되어 있었는데 비가 더 오기를 사실 간절히 바랐다. 어제도 약속 두 개가 연이어 취소되어서 모처럼 집에 남을 수 있었는데 최근 너무 무리한 것 같아서 그냥 더 쉬고 싶었다. 비가 더 온다면 운치 있게 시원한 카페에 가서 책이나 실컷 읽고 오고 싶었다. 근데, 비가 그쳤다. 털썩... 

1시에 나가보니 친구가 버스를 잘못 내려 10분 정도 지각을 했고, 그 친구가 추가로 불러낸 다른 친구가 잠이 들어 무려 1시간을 지각했다. 배고프다고 아우성인 조카를 달래며 나도 참느라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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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핫, 참나무라는 이름의 나무는 없는 거구나. 아프리카가 대륙 이름이듯.... 1층까지 차례로 잘 배우고 문 닫을 시간에 나왔다. (6시에 문 닫는다. 어른 입장료 3천원. 아이들 1천원) 

비가 억수로 쏟아진다. 양산 달랑 하나 들고 왔는데...ㅜ.ㅜ 

친구들은 종로로 나가 저녁을 먹고 서점에 가겠다고 한다. 나도 같이 가고 싶지만, 피곤해서 도저히 못 가겠다. 오늘 동행한 나의 친구가 불과 몇 주 전 무적의 체력을 과시하며 돌고 돌아서 그 다음 주에 나를 장염에 걸리게 했던 그 강철 체력의 소유자다. 난 두려웠다. 이제 그만 퇴장해야겠구나.  

이미 다크써클이 발목까지 내려왔다는 친구의 증언. 

조카와 나는 거기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한 번에 오는 버스가 있다. 휴우... 

집에 도착해서 한바탕 씻고 밥도 먹고 나니 친구한테 문자가 왔다. 서울 온 김에 서울 친언니네 집도 간다고. 

너의 체력은 정말 마라톤 수준이구나.  (>_<)

오늘은 잠자리에 누우면 바로 곯아떨어질 것 같다. 어휴, 벌써 새벽 한 시! 그만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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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8-11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바쁜 하루를 보네셨군요~.
읽어 내려오는 저도 헥헥헥~.ㅎㅎㅎ
하지만 덕분에 늘 좋은 정보 얻어가요~.^^

참!! 후애님 만남 이벤트에서 뵙고 이번엔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더구나 500이 들어가니 더 귀여운 마노아님은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웠다구요~.^^
마노아천사님~.^^

마노아 2010-08-11 14:02   좋아요 0 | URL
하루 바쁘고 다음 날 늘어져 있고의 반복이에요.
어제 무리하고 오늘은 체력이 달려서 헥헥거리고 있답니다.^^;;;;

나비님과 오래오래 함께 한 모임, 저도 너무너무 좋았어요.
매력적인 나비님을 향한 선망의 하트 뿅뿅!!
아, 근데 저 그 날 취한 것 아닌데 다들 취했냐고 하셔서 당황했어요.
원래 애교가 많은 마노아랍니다. 으하하핫^^ㅎㅎㅎ

bookJourney 2010-08-11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노아님, 저 코스를 하루에 ... 대단해요. ^^
저희는 충무공 이야기 보고 세종 이야기를 봤는데, 반응은 충무공 이야기가 더 좋았어요~. (좋은 전시회 소개해주신 마노아님께 감사~)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은 챙겨뒀다가 다음에 가야겠어요. (따라쟁이 책세상~ ^^)

마노아 2010-08-11 14:03   좋아요 0 | URL
오오, 아이들도 충무공 이야기에 더 열광했군요!
전시 구성이 그쪽이 더 눈길을 가게 만든 것 같아요.
암튼 나란히 있어서 둘 다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아요.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은 체험 프로그램도 몇 개 있던데 나중에 알아보고 가셔용~

hnine 2010-08-11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은 저도 언제부터 찜해놓고 아직 못가보고 있는 곳이랍니다. 교통편이 좀 그렇지요? 친정에 갈 일 있을 때 한번 가볼까 했는데 (제 친정, 수지 ㅠㅠ) 대전에서 가는 것과 큰 차이 없겠다 싶네요.
마노는 정말 딱 클림트의 그림이네요. 알고 보면 우리가 아름답다고 하는 감각의 원천은 자연 속에 다 들어있는 것 같기도 해요. 호안석은 목걸이, 귀걸이 재료로 많이 쓰여서 제가 언젠가 엄마 생신때 호안석 귀걸이 선물해드렸던 기억이 나요.
아, 가고 싶다...

마노아 2010-08-11 14:05   좋아요 0 | URL
교통편이 좀 별로긴 해요. 언덕 위에 있는데 비 맞으며 내려올 때 애먹었어요. 높아서 버스로 이동하면 좀 힘들겠더라구요. 수지에서 서대문은... 멀군요.^^;;;;
자연 속에 이미 들어있는 아름다움들. 아, 시적이에요.
호안석 귀걸이 근사할 것 같아요.
저는 저의 탄생석이 안 예쁜 게 불만이랍니다.^^ㅎㅎ

마녀고양이 2010-08-1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자연사 박물관. 가볼 곳이 하나 더 추가네요.
방금 마노 사진 보고 홀랑 반해버렸습니다.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요.
코알라랑 교보문고 오픈하면, 세종이야기, 자연사 박물관을 죽죽 훑어보면 되겠군요... 와아.

마노아 2010-08-11 14:06   좋아요 0 | URL
8월 말에 교보문고 오픈하니까 날 좀 선선해지면 묶어서 다녀오기 좋겠어요.
광화문과 세종/충무공이 묶어서 하나가 되니까 그게 좋네요.
그때 쯤이면 경복궁 경회루도 오픈이에요. 유후~~

BRINY 2010-08-11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대왕 세종을 15분으로 축약요? 오호~

마노아 2010-08-11 14:07   좋아요 0 | URL
측우기, 해시계, 한글... 이런 식으로 업적 위주로 빠르게 정리했더라구요.
보고 나니까 드라마가 더 보고 싶어졌어요.^^

pjy 2010-08-11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운 친구분의 강철체력~ 전 먹이를 자꾸주면 좀 버틸수 있어요ㅋ

마노아 2010-08-11 21:39   좋아요 0 | URL
전 먹이만으로는 힘들 것 같습니다. 방금 수영하고 왔더니 노가다를 뛰고 온 것처럼 헐떡이고 있어요.ㅜ.ㅜ

카스피 2010-08-12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말 좋은 코스네요.언제한번 돌아봐야 겠습니다^^

마노아 2010-08-13 11:17   좋아요 0 | URL
네, 추천합니다~

같은하늘 2010-08-13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사 박물관 좋다는 얘기 들었는데 아직 못가고 있어요.
세종이야기, 충무공이야기는 세종문화회관에 있었나요?
예전에도 본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요즘 왜 이래~~~~ㅜㅜ

마노아 2010-08-13 21:49   좋아요 0 | URL
세종문화회관 아래 지하에 있어요.^^
세종이야기는 작년 한글날 오픈했더라구요. 충무공 이야기의 오픈 날짜는 모르겠어요.
비슷하게 했을 것 같아요.^^;;;
 

어제는 보충 수업이 끝나는 날이었다. 나름 유종의 미를 거두고 해피했던 시간이 오전 9시 40분. 

야곱과의 약속은 저녁 6시 반이었다.  

너무 길게 남아있는 시간. 영화 솔트를 보고 싶었지만 오늘 언니랑 보기로 되어 있어서 꾸욱 참고 시원한 교무실에서 버티기 한 판! 

SK이벤트에 당첨되어서 가게 된 퓰리처상 사진전. 

예술의 전당 주변에선 뭘 맛있게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어제 들어갔던 소위 맛집도 그냥 그랬다.  

모든 메뉴가 8천원부터 시작을 해서 순두부도 8천원, 내가 고른 콩국수도 8천원. 땅값이 비싸서 그런가 보다...하고 패쓰. 하지만 다시 가진 않으리.  길 건너 곤드레 비빔밥을 눈여겨 보았으니 다음 번엔 여기서 먹어야겠다.

이번 사진전은 목요일과 금요일만 야간 연장 전시를 한다. 보통 8시에 끝나지만 요 이틀은 10시까지 운영.  

게다가 8시엔 도슨트도 있다. 때마침 우리가 들어간 시간이 도슨트 시작할 때.  

사람도 워낙 많았고, 145점으로 무지 많은지라 194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하나 내지 두 장의 사진만 설명을 듣는데도 모두 40분이 걸렸다. 열심히 해설을 해주신 분께 감사의 박수를 짝짝짝! 

사진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마음의 울림이 컸다. 어떤 사진은 보는 순간 너무 먹먹해서 눈물이 막 글썽거렸다.   

 

전시장 입구의 이벤트 코너에 전시 관람을 쓰게 되어 있었는데 입장 전에 보니 '무서웠다'는 표현이 무척 많았다.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홈페이지에 소개된 사진들 중에서 얼마 간을 옮겨 본다.  

 

전시회 사진 중 유일하게 한국 사진이다. 안타깝게도 전쟁 사진이다. 때는 11월. 다리는 폭격으로 끊어졌고, 사진 아래쪽은 이미 강물이어서, 헤엄쳐서 건너야 하는 긴박한 순간. 기자 자신도 손이 얼어 사진을 찍기 어려웠다고 한다. 아직도 정정한 모습을 하고 계신 기자 분은 사진전 오픈식에도 참여하셨다 한다. 올해 97세. 여전히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는 모습이 근사했다.  

 

트럭의 핸들이 고장이 나버려서 난간을 들이 받고, 뒤따르던 차가 같이 사고가 났다. 매달려 있는 사람을 표시하느라 '하얀 화살표'를 그어놓았다. 저 사람을 구출하자마자 트럭이 다리 아래로 떨어졌다고 한다. 1초의 사이로 생사가 엇갈린 순간.  

이렇게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준비된 상태가 아니라 갑자기 사진을 찍는 일이 발생하는데, 아마추어 사진가 중에서 그렇게 퓰리처 상을 받게 된 경우가 제법 나온 듯하다. 그렇게 순간의 역사가 역사의 순간이 되어버리기도... 

 

퍼레이드 도중 행렬을 빠져나온 어린 아이에게 행렬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해주는 친절한 경찰관. 

그가 굽힌 허리의 각도 이상의 친절이 느껴진다. 저 천진난만한 표정의 아이라니... 

전쟁과 기아와 온갖 사고 사진 속에서 잠시 눈과 마음을 쉬게 해주는 고마운 사진이었다.  

 

참으로 드라마틱한 사진이다.  

감전사고로 전신주에 매달린 채 축 늘어진 동료를 구하기 위해서 올라가 인공호흡을 하고 있는 장면이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그는 살아날 수 있었다.  클림트의 키스보다도 더 아름다운 키스로 보인다.   

 

 

유명한 사진이다. 기자는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했는데 설마하니 쏠 줄은 몰랐다고 한다. 사진을 찍기 무섭게 바로 사내는 머리에 총을 맞은 채 시체가 되어 뒹굴었다 한다. 이 장면만 본다면 인간이 인간을 심판하는 것의 비윤리성을 먼저 떠올리게 되겠지만, 기자는 다시 물었다고 한다. 사진 속의 희생자는 처형자 쪽의 가족 6명을 죽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누가 누구를 먼저 욕하기 힘든 상황. 전쟁은 그렇게 인간을 서로 처참하게 만든다.  

역시 많이 알려진 사진이다. 중앙의 소녀는 네이팜탄이 터지는 바람에 옷도 다 태워먹고 너무 뜨겁다고 살려달라고 외치며 달리는 중이다. 다행스럽게도 소녀는 살아남았고, 지금은 유엔에서 일하고 있다고 들은 것 같다.  

뱅크시가 패러디한 사진이 먼저 떠올라서 이 심각한 순간에 웃을 뻔했다. 야곱에게 이 책을 선물했던 터라 우린 같은 감정에 서로 민망해 했다. 

 

순간 포착을 잘 해낸 클린턴이다. 기자 역시 느꼈다고 한다. 클린턴이 꼬마를 보는 순간, 이 아이와 말을 할 거라는 걸. 

아이의 눈 높이에 맞추어서 친근한 표정을 짓는 대통령 후보. 그것이 계산된 것이든 정치적인 것이든, 혹은 진심이든... 효과는 확실해 보인다.  

 

코소보를 탈출하는 난민들. 제 몸은 빠져나가지 못한 채 어린 아이만은 구출해 내려고 애쓰는 부모의 마음. 아무 것도 모르는 저 아이는 곡예하듯 공중에 떠 버린 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사진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이스라엘 군인을 상대로 힘겨운 바리케이트를 쳐버린 팔레스타인 여인.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역부족인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두시간을 보고 나니 허리가 아파서 환장할 즈음에, 잠시 눈을 정화시켜주는 폭간 등장.  

대통령 후보 시절에 폭우 속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장면이었다고 한다. 공화당 후보는 궂은 날씨를 핑계로 나서지 않았던 그 시간에 묵묵히 비에 젖어 we can do it을 외치는 사나이. 유권자의 마음이 움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퓰리처 상 수상 상금은 1만 달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1만 달러는 적은 돈은 아니지만, 목숨을 걸기에 충분한 돈은 결코 아닐 것이다. 분쟁이 끊이지 않고 폭약이 터지는 무수한 위험한 현장에 단지 상금이나 명예를 위해서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 이상의 사명감과 인류애도 분명 저들 기자들에게 깃들어 있었을 것이다.  

당장 눈앞의 사람을 구해주는 것만큼이나, 그 끔찍한 현장들을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야 하는 무거운 임무가 그들의 것이었다. 그렇게 역사적 순간을 우리는 공유하게 되었다. 아프고 아름답다.   

 

 

포토존이다. 야곱은 워낙 사진 찍기를 싫어하고, 야곱이 찍어준 내 사진은 눈이 감긴 채 나왔다.ㅜ.ㅜ

전시장을 떠나기 전 언제나 지나칠 수밖에 없는 기념품 샵. 도록을 판다. 가격은 25,000원. 원래 사진집은 비싼 거고, 이 훌륭한 사진들을 두고두고 보는 것에 과한 가격이 아닌데도, 늘 인터넷 서점의 할인과 적립과 기타 등등의 부상에 익숙한 우리는 꽤 열심히 고민했다. 지난 번 세실 비치 전 때처럼 전시 끝날 즈음에 오면 반값이 되어 있진 않을까 기대도 하고, 온라인 서점에서 다른 퓰리처상 관련 사진집이 있지 않을까 마구 머리를 굴렸다.  

계속 미련이 남았는데 일단은 집에 가서 검색부터 하자며 돌아왔는데, 새벽에 확인한 검색 결과는 나를 난감하게 했다.  

12만원. 게다가 절판. 

하하핫...;;;; 

역시 도록을 샀어야 했어! 

다시 검색해 보니 지금 전시 중인 도록을 온라인에서도 팔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배송료 2,500원. 

역시, 현장에서 샀어야 했어..ㅜ.ㅜ 

도록만 사러 다시 들르기엔 멀기만 한 예술의 전당.  

아, 터너에서 인상주의 화가까지 - 영국 근대 회화 전을 가야 하는 것일까? 

도록을 사면 평일 관람권을 준다는데 이걸 사야겠다고 결심하고 장바구니에 담았다. 

결제 직전, 스톱! 

이틀만 참으면 1일이다. 그래, 내일 모레 주문해야지...;;;;; 

그렇게 퓰리처상 사진전은 나를 또 다른 지름신으 길로 불러들이고 있다. 새삼스럽지 않은 순환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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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07-30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공호흡하는 사진이요. 저는, 저는, 두 사람이 연인인 줄 알았다는. 털푸덕. ㅠ_ㅠ;

정말 멋진 사진들이에요. 저도 가보고 싶은데, 기회가 될런지 모르겠어요. 이럴 때 서울에 살고 싶어요. 좋은 감상, 잘 읽었습니다. ^^

마노아 2010-07-30 18:33   좋아요 0 | URL
설명 없이 보면 그렇게도 보일 거예요. 그런데 연인이라고 생각하고 보아도 참 애틋한 장면으로 보여요.
'생명의 키스'라니, 제목도 참 잘 지었어요.
서울의 가장 큰 장점은 문화혜택 같아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이런 기회를 누려야 할 텐데요. ^^;;;

루체오페르 2010-07-30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울림과 느낌이 있는 사진들입니다. 마노아님의 문화생활 덕분에 저도 잘 봤습니다.^^
감성이 참 풍부하신것 같아요.

마노아 2010-07-30 18:33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도록이 아른아른 거렸는데, 다음에 가서 사오겠다고 결심을 해버리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으하핫^^;;;

saint236 2010-07-30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또 다른 지름신의 길로 불러들이고 있다. 새삼스럽지 않은 순환구조다." 왜 이리 공감이 가지?

마노아 2010-07-30 18:34   좋아요 0 | URL
아, 알라디너들의 숙명이지요. 피해갈 수 없어요.^^ㅎㅎㅎ

pjy 2010-07-30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고도는 지름신....참 여러 알라디너를 굽어살펴주시는--;

마노아 2010-08-01 14:17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참 생명력이 길어요.^^;;;

gimssim 2010-07-30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잘 봤습니다.
꼭 한 번 가보고 싶은데 물리적인 거리가 만만치 않아서 마음을 내지 못하고 있어요.
가슴 먹먹해 옵니다.

마노아 2010-08-01 14:18   좋아요 0 | URL
더 울컥하게 만드는 사진이 많았는데 홈페이지에는 사진이 많이 걸려있질 않네요.
다음에 사진집을 손에 쥐게 되면 더 많이 올려볼게요.^^

무스탕 2010-07-30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 전시회 보고 싶어요. 전시회 시작한다고(했다고?) 뉴스에서 알려줄때부터 보고싶었는데 참 시간 안맞네요. 끝나기 전에 가서 볼수 있으려나.. -_- 근데 가더라도 작정을 하고 가야겠네요. 2시간이 넘는 관람이라니요! @_@

키스하면 전 두가지가 생각나요. 하나는 영화 '시네마 천국'의 마지막 장면이고, 하나는 토모 마츠모토의 'kiss'요^^

마노아 2010-08-01 14:19   좋아요 0 | URL
도슨트를 듣지 않으면 한 시간 반 정도로 볼 수 잇을 거예요.
시네마 천국은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했어요.
만화 키스는 꽤 재밌었지요.^^

BRINY 2010-07-31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충수업 끝나셨군요. 축하드려요.
저희는 17일간이나 해서, 다다음주 화요일까지 해야해요. 아...

마노아 2010-08-01 14:19   좋아요 0 | URL
저희는 10일 씩 1,2기인데 저는 1기만 참여했어요.
2기까지 하면 방학이 달랑 일주일 남던데 그건 못하겠더라구요. 어휴...
브라이니님 화이팅!!

루체오페르 2010-07-31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첨부해주신 동영상 보고 놀랐습니다.
퓰리처상의 영향으로 퓰리처에 대해 막연히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양면성이 있었다니...그야말로 두 얼굴의 사나이네요.
마치 록펠러의 이중성을 보는것 같습니다.
역시 세상은 보이는 것 그대로가 다 진실은 아니네요.

마노아 2010-08-01 14:20   좋아요 0 | URL
지식채널은 그렇게 양면성의 이야기를 담은 주제를 많이 보여줬던 것 같아요.
두 얼굴의 대통령에서 링컨도 그랬거든요.
보이는 것 이상의 진실을 얘기하는 것, 참 소중해요.

마녀고양이 2010-08-0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보고싶은 사진전이예요.
그런데 저희 집에서 예술의 전당은 너무너무너무 멀어요.
진짜 가는데 2시간반~3시간 잡아야 하니. ㅠㅠ

보고오신 마노아님 부러워염~

마노아 2010-08-01 21:21   좋아요 0 | URL
그나마 일산에서 3호선 타고 쭈욱 오면 되긴 하지만 확실히 멀어요.
울 집도 같은 서울 안에서 움직이건만 1시간 반은 잡아야 하거든요.
강남 서초 구민들이 마구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답니다. (>_<)
 
세실비튼 세기의 아름다움 사진전 초대

첫번째 응모했을 때 떨어졌는데 매주 새로운 당첨자가 나오는 것을 보고는 다시 도전했다가 당첨되었다. 

특이하게도 1인1매의 티켓만 주어진다. 덕분에 동행 없이 조용히 전시회를 다녀왔다. 이 뜨거운 날 양산도 없이.(집에 돌아와서 양산 주문했다.ㅠ.ㅠ) 

20세기에 활동을 했던 영국의 사진작가 세실 비튼. 그의 스타일은 19세기 영국 초상사진과 패션사진의 전통이 결합되어 있다고 한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잘 감이 오지 않지만 '연극적인 요소, 회화적인 요소, 무대적인 요소'를 하나로 결집시킨 스케일 큰 거장이라는 팜플렛의 설명에 동의한다.  

사진전에 등장하는 세기의 미녀들의 이름은 이렇다. 오드리 헵번, 마릴린 먼로, 마를린 디트리히,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레타 가르보, 그리고 비비언 리. 

전시장은 왼쪽부터 보게 되어 있는데 첫 번째 사진은 오드리 헵번이 열어주었다. 그녀의 영화라고는 달랑 '로마의 휴일' 한 편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 사랑스러움은 '세기의 연인'이란 수식어가 낯간지럽지 않다고 여겨왔었다.   

이번 사진에서 오드리 헵번은 우아함과 성숙미를 동시에 보여주었는데, 사진을 찍은 사람의 '애정'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 사진을 찍을 때 세실 비튼은 '작품'으로 그녀를 보지 않았을까. 아주 소중한 작품, 다시 만나기 어려운, 지금 이 순간 바로 잡아내야 할 찰나의 아름다움으로 말이다.  

'마이 페어 레이디'에선 무대 디자이너를 겸했다고 하는데 의상 디자이너도 그의 몫이었다고 한다. 그 옷들을 보면서 그의 사진이 '연극적이고 회화적이고 무대적'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1세기가 지나버린 지금의 시각으로 어떤 옷들은 너무 과장되어서 다소 웃기게도 느껴졌지만, 그걸 입은 사람이 오드리 헵번이라고 생각하면 웃음이 감탄으로 변하게 된다.   

사진은 오드리 헵번의 것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마를린 디트리히가 이어졌는데, 작품을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아무래도 감흥도 덜했다. 다만 가느다란 눈썹이 인상적이었는데 길게 반원을 그은 눈썹은 분명 그린 것일 테지. 그렇다면 눈썹을 밀어버렸을까? 평소 생각하는 미감으로는 절대 예쁘지 않을 눈썹인데, 사진 속의 그녀는 고혹적이었다. 이러니 다시 또 '작품'이라고 명명할 수밖에.  

개인적으로는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가장 별로였다. 알고 있는 작품도 없거니와, 그녀의 얼굴은 너무도 백치미스러웠다. 그나마 '미'가 빠진 '백치'의 느낌이랄까.   

그레타 가르보도 사실 이름 외에는 아는 바가 없어서 사진을 보면서도 그다지 느낌이 오지 않았다. 게다가 전시된 것들 중에서 사진이 가장 심심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마릴린 먼로는 점순이였다. ㅎㅎ 얼굴의 큰 점 말고도 목 주위에 점이 많아서 어깨가 파인 옷을 입으니 온통 점에만 신경이 쓰였다. 그녀의 죽음이 석연치 않기 때문인지 사진 너머로 어쩐지 슬픔이 느껴졌다. 환하게 웃는데도 어째 나는 슬프게만 보일까... 

전시장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던 인물은 단연코 비비언 리였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워낙 매력적인 인물로 열연했던 것을 기억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사진 속의 그녀는 속세의 인물 같지 않은 미모를 자랑했다. 모든 사진이 그랬던 것은 아니고 특정 사진 두 장이 마음을 흠뻑 적셔서 이 사진 때문에 도록을 사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아뿔싸. 그녀의 사진만 도록에서 빠져 있다. 홈페이지에도 그녀의 사진만 없다. 문의해 보니 저작권 문제 때문에 사진을 싣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의 사진은 포스터에도 없다. 아아, 좌절이다. 벽에 붙여두고 싶었는데 아쉽다.  

 

 

 

전시장은 크지 않았는데(예술의 전당 V갤러리) 꾸준히 관람객이 들어왔고, 한 사진 앞에 오래 멈추어 있는 이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모녀 사이도 보이고, 친구와 연인도 보이고 다양한 사람들이 전시회를 즐겼다. 초대권이 한 장인지라 혼자 갔지만, 유료로 동행을 만들어도 모험이 되지 않을 좋은 전시회였다. 마지막에 비비언 리의 사진을 내 손에 들고 올 수 있었더라면 금상첨화였겠지만...(두고두고 아쉽네...) 

오드리 헵번의 마이 페어 레이디와 비비언 리의 애수를 좀 챙겨봐야겠다.  

그나저나 퓰리쳐상 사진전도 당첨되었는데 다음 주 중으로 예술의 전당을 한 번 더 가야한다. 그때는 양산을 꼭 쓰고 가리라.(이글이글!!) 

참, 전시회는 7월 24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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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패션 그 이상의 드레스
    from 그대가, 그대를 2012-05-01 01:31 
  2. 머그컵에서 후쿠오카까지
    from 그대가, 그대를 2015-01-10 22:34 
    알라딘은 해마다 머그컵으로 독자를 낚는다. 그리고 독자들은 알면서도 기꺼이 낚인다. 어쩌랴. 컵이 이쁜 것을...;;;;아, 근데 왜 사진이 안 올라가지???서재의 달인 선물로 받은 것은 하늘색. 7만원어치 주문해서 받은 게 분홍색과 갈색이다.그리고 언니가 역시 7만원어치 주문해서 받은 게 노랑이와 하양이노랑색 도착하기 전에는 하늘색이 제일 예뻤다. 현재는 노랑이 승!생각외로 별로인 색은 갈색이다. 갈색으로 보였는데 막상 받아보니 갈색이라기엔 좀...갈
 
 
라로 2010-07-23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한사님께서 이 전시회 다녀오셔서 올리신 페이퍼 읽고 가보고 싶었는데 마노아님은 당첨이 되셨단 말입니까!!! 부러비~~~~
그런데 세실 비튼이 남자라는 사실에 놀랐어요~. 24일까지면,,,ㅠㅠ

마노아 2010-07-23 06:50   좋아요 0 | URL
이름에 아무 반응이 없었는데 생각해 보니 '세실'이라고 하면 여자 느낌이 강하군요. 우리 세실님도 있고..^^ㅎㅎㅎ
며칠 남지 않았어요. 저도 막 안타까워요. (>_<)

saint236 2010-07-23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전시회가 되셨는지요?

마노아 2010-07-23 11:40   좋아요 0 | URL
네, 좋았어요. 너무 멀지 않았다면 엄마와 함께 왔어도 좋았겠다 싶어 아쉬웠어요.^^

stella.K 2010-07-23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한 번 더 응모했더랬는데, 이게 될 때까지 해 볼 걸 그랬습니다.
아까워라. 이제 기회는 없는 것 같아요. 이거 연장 안할까요? 사진 좋아하는뎅...ㅠㅠ

마노아 2010-07-23 12:01   좋아요 0 | URL
꽤 오래 했던 것 같은데 저도 마감 얼마 안 남기고서야 중복 응모가 가능함을 알아차렸어요.
오늘 내일 부지런을 떨면 보실 수 있습니다!! 힘을 내세요.^^ㅎㅎ

꿈꾸는섬 2010-07-23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정말 좋았겠어요.^^

마노아 2010-07-23 23:58   좋아요 0 | URL
이런 전시회는 파트너가 있어도 좋고, 혼자 조용히 다녀와도 좋아요. 좋은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