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스 데이는 참 별로였지만, 투모로우는 무척 재밌게 보았었다.  

내용이야 뻔하겠지만 영상은 볼만할 것이고, 포스터도 근사했고, 어떤 경종을 울릴 것인가 기대를 했는데, 이 무슨...;;;;; 

cg야 이래도 안 놀라겠니? 스럽게 장황했지만, 그보단 내용이 별로였다.  

3년 동안 가만 있던 미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순교자 마냥 행동하는 게 별로였고, 방주(!)에 올라탄 이들의 행보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비행기 조종하며 최종 지점까지 도착해놓고 결국 타지 못한 그 사람에게는 애도를... 당신이 죽은 건 순전히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임...;;;; 

만약 앞으로 3년 뒤에 지구가 초토화될 거라고 발표를 해버리면, 전 세계적인 대 혼란이 일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지만, 3년 동안 너희들만 살 수 있는(1인당 10억 유로를 낼 수 있는!) 자구책 말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방법은 불가능했을까? 그 돈과 지혜와 에너지를 다 모아서 지구에 닥칠 위험을 피할 방법은 없었을까? 어찌나 영화보고서 씁쓸하던지...  

그나저나, 중국이 만들면 다르다...라는 뭔 기사 제목 짝퉁이 떠오르고...ㅎㅎㅎ
포스터의 저 승려는 승려 복장일 땐 참 분위기 있었는데 평범한 복장을 입혀놓으니 눈에 안 들어오더라.  

건질 만한 건 그 대사 하나. "어른도 상처를 받아." 

★★★☆ 

음악 영화는 무조건 다 좋다는 선입견 아래 고른 영화. 

이 영화는 음악 영화로 나누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는 걸 극장 나오면서 깨달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제이미 폭스가 실제로 줄리어드 출신이란 기사도 본 것 같은데, 그렇다면 연주도 직접 한 것일까? 낮고 중후한 첼로 소리 참 좋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었는데, 그 영화가 스릴러를 깔아둔 채 감동을 주었다면, 이 영화는 휴머니즘을 깔아둔 감동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애석하게도, 영화 시작하고 얼마 뒤 대략 30분 정도를 졸아버렸다. 평일에 영화를 보면 안 된다는 교훈을 남기며 깨어났다. 어찌나 피곤하던지...ㅜ.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만약 흑인이고, 제이미 폭스 쪽이 백인이었다면 내용은 어떻게 펼쳐졌을까... 생각해 보았다. 같이 우산을 쓰는 것과 같이 비를 맞아주는 것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잘 정리가 되지 않는데, 영화는 뭔가 좋으면서 뭔가 불편했다. 그게 뭔지 잘 짚어내지 못하겠다. 아무튼 음악이 주인공은 아니었다. 배우들, 연기 참 잘한다. 원래 소문 났지만. 

★★★☆ 

스릴러 영화는 재밌다고 생각하지만(식스 센스 같은~) 공포영화는 못 보겠고(링 같은 영화), 쏘우 같은 영화도 못 보는데, 그래도 이 영화는 보고 싶었다. 이 영화가 그렇게 피칠갑이라는 건 영화 보기 전날 깨달음(네꼬님 땡큐!). 

그래서 굉장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는데, 초반 10분 동안엔 화면을 볼 수가 없어서 화면 맨 위 오른쪽 모서리를 계속 쳐다봤다. 뎅강뎅강이 다 끝날 때까지. 그 후로도 싸움 씬만 나오면 잔뜩 긴장을 한 채 시선을 돌릴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초반만 제외하면 대체로 어둠 속에서 싸워서 끝까지 볼 수 있었다. 다만 끝나고 나니 하도 힘주고 있어서 팔이 다 욱신거렸다능...;;; 

이병헌이 지.아이.조에서 맡은 역할과 거의 흡사하다고 생각하는데, 몸만 보면 비가 훨씬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이병헌의 연기는 누가 쫓아가기 힘든 경지라는 생각을 했다. 비의 영어 발음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영어 연기는 힘에 부친다는 생각. 우리 말 연기였음 더 잘했을 텐데...(당연하지만.) 영화가 워낙 내용이 없어서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냥 볼만했다. 비의 10대 시절을 연기한 배우는 비가 키우는 가수 엠블랙(맞나?)의 멤버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캐스팅 당시 비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 친구의 연기도 참 맘에 들었었다. 

서양인들이 동양인들과 동양 문화에 대해서 가지는 어떤 환타지 같은 게 느껴지는데, 우리도 뭐 그런 걸 갖고 있겠지...  

★★★☆ 

이 영화를 1년 동안 기다렸는데, 이렇게 허무할 수가! 

원작을 본 사람한테는 에게게? 이런 반응이 나오겠고, 원작을 보지 못한 사람은 뭥미?! 이런 반응이 나올 만했다. 1편을 보지 못한 사람은 아예 볼 생각도 말고...ㅎㅎㅎ 

개인적으로 원작에서 2편 뉴문을 가장 재밌게 읽었다. 사랑스런 에드워드의 출연 분량이 가장 적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절절한 사랑이 가장 입체적으로 느껴졌는데 영화에선 그런거 없다. 저 녀석이 왜 저런 반응을 보이고, 저 여자는 왜 저런 말을 하고, 쟤들은 지금 왜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벨라가 왜 노래를 안 듣는지, 볼투리 가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제인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에드워드는 무엇 때문에 저리 데굴데굴 굴렀는지 등등등. 게다가 에드워드가 벨라가 죽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위는 책 속에서 엄청 긴장감 있게 진행되는데 영화에서는 뭐야뭐야? 투덜거리게 만들었다. 아무리 10대를 위한 로맨스 영화라 할지라도 출연진이 무려 뱀파이어에 늑대인간인데 뭐 이렇게 볼거리도 없는지.... 

영화가 3편과 4편도 예정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더 나올 예정이라면 부디 빨리 나오시라. 로버트 패틴슨의 이마 주름을 보건대 내 시름이 깊어졌다. 만년 17세를 어찌 연기하려고....;;;;; 

이렇게 부실할 거면 원작의 2.3편을 묶어서 영화 한 편으로 만들지... 

나로선 원작에서 가장 재미 없었던 이클립스를 영화로 어찌 볼지 고민이다.(그래도 안 본단 말은 안 하는구나. 설마 안 만들진 않겠지? 그렇게 황당한 엔딩을 보여줘놓고....)  

★★★☆

시크릿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서로 보지 않은 영화를 고르다가 충동적으로 선택한 영화다. 아무 기대도 생각도 없이 보았다가 무척 재밌게 본 케이스. 

감독은 세븐 데이즈를 만든 이라고 하는데, 그때는 누가 범인인가가 중요했지만 이번엔 왜 범죄를 저질렀는가가 중요하다. 영화가 한참 진행되다 보면 누가 범인인지 느껴진다. 그리고 '왜'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된다. 그렇다고 김이 빠지거나 매력이 떨어지진 않는다.  

과거 송윤아는 참 연기를 못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역시 시간이 약.(시간도 무용지물인 배우들이 있긴 하지만...) 

차승원도 연기를 잘 했고, 무엇보다도 류승룡의 연기는 참 압권! 이 분도 김윤석처럼 크게 한 방 터트리면서 1인 주인공 타이틀을 거머쥘 때가 머지 않아 올 듯 싶다. 이미 충분히 그럴 역량이 넘치는 것을... 

★★★★☆ 

대략 한 달 사이에 본 영화들이다.  

이번 주에 개봉하는 '여배우들'이 기대가 좀 되는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제라드 버틀러의 '모범 시민'도 궁금하다. 결말이 별로란 얘기는 들었지만. 이번 주 부서 모임 때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이미 개봉한 영화들은 안 본 걸 맞추기 힘들어서 아마도 '모범 시민'을 고를 듯하다. 남샘들은 아무래도 '여배우들'은 취향이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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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12-07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아바타'도 개봉할건데 요것도 궁금하시죠?
근데 울 컴이 요즘 버벅거리더니 오늘은 맥스무비 예매를 방해하네요 -_-
시크릿이나 백야행을 보려고 했건만...

마노아 2009-12-07 14:56   좋아요 0 | URL
아바타도 궁금하고 전우치도 궁금해요. 백야행은 편집이 덜 끝난 상태로 보았기 때문에 완결 버전이 궁금하긴 하지만 돈 내고 다시 볼 만큼은 아니구요.
무스탕님 이번 주는 한가해지셨군요. 다행이에요.^^

라주미힌 2009-12-07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바타랑 셜록홈즈.. 기대중 ㅎㅎ (아.. 헐리웃의 맛이란;; 끊기힘듬)

마노아 2009-12-07 15:06   좋아요 0 | URL
아, 셜록 홈즈도 개봉하죠. 맞아요. 그것도 사실은 보고 싶어요.(>_<)

Mephistopheles 2009-12-07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 중에 포스터를 보고 판단하는 방법이 있답니다. 뉴문처럼 포스터 전면에 등장인물들 얼굴을 정열시켜 크게 나열한 포스터를 채용한 영화는 "배우들 얼굴만 보고 나머진 기대하지 말자"란 뜻이라고 보면 됩니다. 예외가 적용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저런 포스터 방식을 취한 영화는 돈 아까운 적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마노아 2009-12-07 15:07   좋아요 0 | URL
오, 확실히 위의 두 영화는 배우를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가 아니었어요.^^ㅎㅎㅎ
사실 트와일라잇 시리즈에는 바로 그 배우 얼굴이 제일 중요했어요. 에드워드가 멋있게 나왔다면 저의 분노는 분명 줄었을 거예요.^^ㅎㅎㅎ

2009-12-07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7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7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7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9-12-07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은 영화를 상영중일 때에는 시간이 안되어서 못 보고, 시간이 있을 때에는 특별히 끌리는 영화가 없고...그렇네요. 근래에 본 영화로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있는데 디지털 상영관에서 볼만한 영화였다는 것 외에는, 내용을 너무나 잘 알아서 그런지 추천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마노아 2009-12-07 16:09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영화는 조카한테는 추천하겠는데 제가 보고 싶진 않더라구요.
타이밍과 궁합이 잘 맞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12-07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012에 건질 건 그 대사 하나라는데 동의 ^^;;
요즘 보는 영화마다 실패라 우울해요..
뭐 좀 괜찮은게 없을라나..

마노아 2009-12-07 23:14   좋아요 0 | URL
요새 확 끌리는 영화가 없어요. 어느 정도의 대중성은 다 갖고 있는 듯 보여도 말이지요.
올해가 가기 전에 진짜 괜찮은 영화 한 편 봤음 좋겠어요.^^

카스피 2009-12-07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많이 보셨네요.저는 주로 TV에서 할떄가지 기다린답니다^^

마노아 2009-12-07 23:15   좋아요 0 | URL
TV로 영화를 본 건 정말 오래 전 같아요. 우리 집에선 채널 선택권이 없기 땜시롱 말이지요.^^;;;

순오기 2009-12-07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닌자 어새신 하나 봤네요. 최근엔 한 달에 한 편 보기로 끝나요.ㅜㅜ
오늘 이웃엄마가 백야행 가자고 했는데 오늘까지 올려야 할 책이 있어서 패쓰.
여기선 별로 땡기는 게 없고...셜록 홈즈는 꼭 봐야죠.^^

마노아 2009-12-07 23:15   좋아요 0 | URL
셜록 홈즈 역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맡았던가요? 광고를 봤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암튼 저도 기대가 되고 있어요.^^

네꼬 2009-12-07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솔로이스트 보면서 졸려 죽을 뻔했어요. (어, 죽을 뻔했단 건 물론 엄살.) 대신 첼로 앨범을 하나 샀다오 :) 닌자 어쌔신 보다가 안 울었어요? (그래도 장하네, 난 마노아님이 뛰쳐나올 줄 알았는데.)

마노아 2009-12-07 23:16   좋아요 0 | URL
제가 피곤하지 않았더라도 졸았을지도 모르는 거군요.^^ 아, 첼로 앨범이라니 근사해요!
제가 '마터스' 보고서 너무 큰 충격을 받았던지라, 닌자 어쌔신은 상대적으로 약했답니다. 비록 화면을 정면으로 보진 못했지만요..^^;;

같은하늘 2009-12-0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많이 보셨네요. 전 DVD나오거나 TV에서 할 때까지 못보는데...
내년엔 작은넘 유치원에 보내놓고 조조보러 다닐꺼예요. ㅎㅎㅎ

마노아 2009-12-08 09:36   좋아요 0 | URL
드디어 내년부턴 극장 출입문이 낮아지는군요.^^
울 언니도 조카 어린이집 보내고 나니까 겨우 조조 영화의 길이 열리더라고요.
내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화이팅이에요.^^
 

울음이 타는 가을강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와 가는
소리죽은 가을강을 처음 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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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11-27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이 시가 생각날때가 있어요. 절절하고 아름답지요?

마노아 2009-11-27 15:12   좋아요 0 | URL
오늘 국어과 공개수업이 있었는데 박재삼 시인의 '추억에서'가 수업 주제였어요.
옆자리에도 국어샘이 앉아 계시는데 이 시가 가장 좋다고 해서 찾아보니 정말 좋더라구요.
그래서 함 올려봤습니다. 절절하고 아름다워요.(>_<)

꿈꾸는섬 2009-11-28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음이 타는 강, 정말 좋죠? 저도 박재삼님 시중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마노아 2009-11-28 12:35   좋아요 0 | URL
박재삼 시인을 어제야 알았는데, 이 시 참 좋네요.^^
 

신세계 문화홀에서 오늘 4시 이승환 미니 콘서트가 있었다.  본점 오픈 1000일 기념 행사에 '천일동안'의 가수 이승환을 초청했다는 것. ^^

스케줄이 확정된 것은 어제 오후 7시 10분이었고, 12분에 스케줄 확정 게시물이 떴다.  

그리고 신세계 티켓을 내가 거머쥔 것은 열흘 전의 일. 친구 와이프가 신세계 매장에서 일을 한다능...ㅎㅎㅎ 

신세계 구매 고객 중심으로 표를 뿌린 터라 팬들 중에선 가고 싶어도 못 간 사람이 많았겠지만 나는 전혀 팬이 아닌 내 친구와 함께 가기로 했다. 평소 귀차니즘의 화신이며 무대뽀의 전설인 이 친구는 너 혼자 줄 서라 하고는 공연 시간 맞춰서 오겠다고 했다. 공연은 4시 시작이지만 3시 반부터 입장이고, 적어도 3시까지는 와야 안전하다고 강조했건만, 녀석은 4시 직전에 도착했고, 2시부터 줄 선 나는 결국 맨 뒤로 가서 끝으로 입장해야 했다는 이야기...ㅜ.ㅜ 

신세계 쪽에서는 1500장의 표를 뿌렸다고 한다. 내 생각에 1500명이 온 것 같지는 않았다. 공짜표의 한계란...;;; 

공연장이 그닥 크지 않았기 때문에 끝으로 입장한다고 가수가 안 보이진 않았지만, 일찍 가서 줄 선 게 참 억울하긴 했다. 물론, 10시부터 와서 줄 선 사람들은 일빠로 들어가서 땀구멍까지 봤겠지만...;;; 

게다가 백화점이라고 사람들 이목이 있으니 앉아서 기다리지 말라고 해서 내내 뻣뻣하게 서 있어야 했는데 무지 힘들었다. 같이 줄 서서 수다 떨 친구도 없었고...;;;;; 

나으 친구는 특징이 절대로 미안하단 말과 고맙단 말을 하지 않는다. 몰라도 안다고 하고 우기기 대장이고 갖다 붙이기의 명수다. 온갖 에피소드를 말로 표현하면 뭐 이런 애가 다 있냐... 싶은 녀석인데, 놀랍게도 밉지가 않다.  

입장 직전에 전화를 해보니 이제 종로 2가라고 해서 스트레스가 확 뻗쳤는데, 막상 도착한 녀석을 보니 하나도 안 밉고 그냥 반갑다. 일주일 전에도 봤는데도 말이지... 신기한 녀석.  

최근엔 주로 말랑말랑한 곡들 위주로 부르고 있었고, 한 시간 짜리 미니 콘서트에 팬들이 모인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감상(구경)을 하러 온 까닭에 지극히 대중적인 곡들로 채워졌다. 내 주변엔 연세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꽤 있었다. 이분들 무척 재밌게 즐기시는데 엄청 멋져 보였다. ^^ 

내 친구 녀석도 신곡 하나 빼고는 다 아는 노래라고 한다. 절대로 칭찬하지 않는 성미답게 "괜찮더만~"이런 한 마디로 일축해 버리는데, 그 정도면 녀석에겐 제법 칭찬인거다.ㅋㅋ  

사실 4시 공연은, 가수에게는 일어나자마자 노래 부르라고 하는 시각과 마찬가지. 게다가 음향 안 받쳐주고 조명도 성에 안 차는 문화홀 행사. 그래도 최선을 다해주는 울 멋진 공장장님! 

낮에 본 기사 하나 고재열 독설닷컴 

부딪히되 흔들리지 않고, 조용하되 침묵하지 않겠다... 라고 말을 하는 멋진 공장장님.  

저 말이 너무 마음에 사무쳐서 서재 글귀로 써볼까 하다가, 그렇게 살 자신이 도무지 없어서 패쓰...-_-;;;; 

무튼, 연말 공연의 준비운동으로 신나게 뛰고 왔다. 옆에 계시던 어느 할머니가 나더러 저 가수 정말 좋아하나 보네? 하고 말 거셨다. ㅎㅎㅎ 더불어 저 가수 몇 살이냐고... 마흔 다섯이요~ (흑...ㅠ.ㅠ) 




공연장에서 마주친 어떤 처자가 "안녕, 마노아!"하고 아는 척을 했는데, 누군지 모르겠어서 급 당황! '마노아'라고 부르는 걸 보니 '이사늙' 사람인 것 같긴 한데 그럼 나보다 언니인지 갑인지도 모르겠고, 어색한 인사로 마무리! 그런데 끝나고 나오면서 또 마주쳤다. 어이쿠!!  다시 생각해 보니 누군지 알 것 같기도 한데 혹 머리 스타일이 바뀌어서 내가 못 알아차렸나? 이놈의 눈썰미는...ㅡ.ㅡ;;;;;

그리고 6층이었던가? 신사복 전문 매장이 있는 층이었는데,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화장실을 찾아보니 보이질 않는다. 남자 화장실만 있다나? 이럴 수가! 신사복 매장에 오는 손님은 여성 손님이 더 많을 것 같은데 여자 화장실이 없다니, 신세계 네 이놈!

명동에서 영풍문고에 들려 친구 녀석의 작사 스승님 새로 나온 책을 구입하고, 밥 먹으러 인사동으로 고고씽. 그렇지만 두 길치가 인사동 길바닥을 마구 헤매다가 결국엔 다시 종로로 나와서 콩나물 국밥을 먹었다. 다리가 넘흐 아파서 눈에 띄는 곳으로 들어간 건데... 여기 메뉴... 왜 이렇게 맵니... 철판 김치 치즈 볶음밥은 기름에 쩔어서 나오고...;;;; 

마지막 후식으로 롯데리아 캬라멜 마끼아또랑 아메리카노 한 잔씩. 그런데 머그 잔 이쁘다고 나중에 슬쩍 가져가야겠다고 말하는 내 친구..... ㅠ.ㅠ 

참, 엊그제 usb를 잃어버린 걸 어제 알아차렸고, 집에도 직장에도 보이지 않는다는 걸 오늘 알아차렸다.  

엉엉엉... 만보계에, 머리띠에, 이젠 usb까지....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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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9-11-21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흔 다섯 ... 어느새 그렇게, ... =3=3=3

마노아 2009-11-21 23:18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젠 팬들이 같이 늙어가요...ㅜ.ㅜ

순오기 2009-11-22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서재 들락거리다보니 '이사늙'이 뭔지도 알아 들었어요.^^
노년에 부부가 같이 공연보러 오는 거 너무 멋져요~ 나도 그렇게 늙고 싶구만요!
아~ 조용필 공연하던데~~ 이번엔 광주만 빠졌어요.ㅜㅜ

마노아 2009-11-22 00:23   좋아요 0 | URL
전문 용어도 척척 알아들어주시는 순오기님^^
부부가 함께 문화생활 하는 모습 참 로맨틱해요~
아, 저도 조용필 공연 보고 싶어요. 얼마나 감동일까요...(>_<)

hnine 2009-11-22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마흔 넷 아니었나요? (나랑 동갑인줄 알았는뎅~ ^^)
롯데리아 머그가 그렇게 예쁜가요? 머그 보기 위해서 한번 방문 해보고 싶어지네요. 저는 머그가 너무 맘에 들어 주인에게 얘기해서 얻어 온 적이...그러니까 지금까지 세번 있네요. 까페 이름 새겨진 머그가 그래서 저희 집에 세개가 있답니다.

마노아 2009-11-22 00:23   좋아요 0 | URL
65년생이에요. 65년 12월 13일~
우리나이로 마흔 다섯이고, 만으로 하면 마흔 셋이고 그래요~ ^^
롯데리아 머그 생각보다 별로였어요. 이 친구가 스타벅스나 빕스나 커피빈 등등... 골고루 머그를 갖추고 있답니다. 절대 주인한테 얻어온 게 아니지요.ㅎㅎㅎ

웽스북스 2009-11-22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저 요즘 이승환의 그대는 모릅니다가 너무 좋아서 계속 흥얼흥얼
그러다가 마노아님 생각도 하고. ㅎㅎㅎ

마노아 2009-11-22 00:24   좋아요 0 | URL
아아악! 십 년 전에 제가 그 노래에 꽂혀서 이승환 팬생활 10년차잖아요.(>_<)
저 그 노래 오리지널 버전 완전 사랑해요. 뮤직비디오에 꽂혀서 처음 보고 막 울었어요...T^T

후애(厚愛) 2009-11-22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환이 마흔 다섯으로 절대로 안 보여요.
부끄럽게도 이승환 노래 아는 게 없어요.^^;;;
맨 마지막 글에서 웃었어요.
usb를 잃어버려셨다는 글 보자마자 만보계와 머리띠가 떠올라거든요.^^

마노아 2009-11-22 12:38   좋아요 0 | URL
마흔 다섯으로는 안 보이지만 그래도 세월의 힘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는 해요.^^
아, 꿈에서 usb를 찾는 꿈을 꾸었어요. 어느 선생님 노트북에 꽂혀 있었다능...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별로 없어요. 어흑... 내가 이렇게 칠칠치 못한 애인줄 몰랐어요..ㅜ.ㅜ

노이에자이트 2009-11-23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환 님이 만약 평소 목소리가 같은 나이 또래 아저씨같다면 얼굴이 아무리 동안이라도 해맑아 보이지는 않겠지요.김구라보다 다섯살이 많다던가...

마노아 2009-11-23 21:56   좋아요 0 | URL
아핫, 미성도 나이보다 젊게 보이게 하는 한 역할이군요! 김구라가 마흔 밖에 안 됐나요? -_-;;;;

노이에자이트 2009-11-24 16:54   좋아요 0 | URL
윤종신한테 형이라고 하는 거 보니까 서른 아홉 아니면 마흔이겠죠.손석희와 노회찬도 동갑이래요.역시 나이가 들수록 같은 또래라도 젊어보이는 사람과 나이들어 보이는 사람의 차이가 크지요.

마노아 2009-11-24 17:07   좋아요 0 | URL
검색해 보니 김구라는 마흔이네요.
지난 주 손석희, 노화찬, 그리고 박원순 씨 동갑이라는 게 화제였죠.
손석희 씨도 정말 동안이에요. ^^

꿈꾸는섬 2009-11-24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건을 자꾸 잃어버리면 너무 속상하죠. 전 요새 자꾸 책을 잃어버려요.ㅠ.ㅠ
도대체 어디다 두고오는질 모르겠어요.

마노아 2009-11-24 00:52   좋아요 0 | URL
아앗, 책이라니, 그것도 엄청 속상한 일이네요. 이 부주의함과 깜박깜박을 어쩜 좋아요..ㅜ.ㅜ

같은하늘 2009-11-25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콘서트 보고오셨군요? 그래 재미난 친구분과 기분전환좀 하셨나요?ㅎㅎ
어째 마무리가 좀 어설퍼 보이기는 하지만 즐거운 시간이셨으리라~~~

마노아 2009-11-25 21:12   좋아요 0 | URL
시작이 좀 열 뻗쳤지만, 재밌게 하루를 마감했어요. 공연은 당연히 즐거웠구요.^^ㅎㅎㅎ
 

조조로 영화 2012를 보았다.  

환상의 CG. 더 진화할 데가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오후 스케줄은 좀 고민을 했다.  

EBS 스페에스 공감의 '헬로 루키'가 당첨됐는데, 오후 2시부터 티켓팅이다. 공연 시작은 5시 반이며, 전체 출연진이 다 나오는데 약 5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승환은 아마 거의 끄트머리에 나올 게 분명하고, 티켓팅과 입장 때는 실외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오늘은 날씨가 많이 추웠고, 같이 가자고 한 친구는 또 다른 친구가 있어서 표가 한 장 모자랐다.  

표가 한 장 필요하다고 남는 표를 구한다고 어제 게시물을 올렸는데 오늘 오후 2시가 넘어서야 표를 확보했다. 그때 표가 없었으면 날도 추워 신종플루 걱정인데 나도 재껴야지... 했는데 표가 얻어졌다. 친구는 종로에 있었고, 난 충무로에 있었다. 일단 내가 먼저 가서 표를 찾기로 하고 출발. 내 표 찾고 한 시간 정도를 더 기다려 표를 양도 받았을 때가 4시. 4시 반부터 입장이라고 해서 이때부터 줄을 섰는데 펜싱경기장 입구에서부터 올림픽 공원 역까지 줄이 까마득하다. 처음부터 스탠딩이 아니라 좌석으로 갈 생각이어서 늦게 입장하는 건 문제가 안 되지만 이 줄이 줄어들기까지 오들오들 떨어야 한다는 게 문제. 책을 보면서 줄이 줄기를 기다리는데 손이 시려워서 혼났다. 장갑이 필요했는데...ㅜ.ㅜ 

읽고 있던 책이 초긴장 모드로 집중을 시켜줘서 그나마 한 시간이 금방 갔다. 거의 입장 직전에 전화를 해보니 이제사 종로 3가라고 하는 친구 녀석. 버럭이다! 

결국 먼저 입장해서 나중에 친구들 데리러 다시 나왔다.  

오늘 공연은 인디뮤지션발굴 프로젝트 헬로루키 2009 참가 뮤지션 중 최종 후보 7팀의 연말 결선 무대다. 후보에 오른 팀은 노리플라이/데이브레이크/박주원/아폴로18/좋아서하는밴드/텔레파시/흠 

그리고 초청팀은 슈프림팀/검정치마/브로콜리너마저/장기하와얼굴들/한음파/국카스텐/피아/뜨거운감자/이승환/김수철 

이승환은 인디 밴드와 공연을 자주 갖지만, 여전히 이런 이름 속에 섞어놓으면 이질감이 느껴진다. 오버와 언더 사이에 끼어서 늘 애매하다는 게 좀 안스럽기까지...;;;; 

사회는 김C와 장윤주. 김C는 얼굴이 훤해져서 이젠 빈곤해 보이지 않고, 미친 기럭지 장윤주는 여전히 감탄~ 그치만 오늘 패션은 별로 감탄스럽지 않았음... 



루키 후보 팀 중에서는 '좋아서하는밴드'가 가장 좋았다. 목소리가 한국인의 것이 아니다. 저런 울림통은 흑인 뮤지션의 소울 창법을 연상시킨다. 초청팀에서는 '국카스텐'이 유독 좋았다. 시원시원한 노래와 비트... 

피아는 이번 이승환 20주년 기념 앨범에 '붉은 낙타'로 참여했는데 오늘 이 노래를 불렀다. 노래 중간에 이승환 튀어나와 합류.  

이어 피아 들어가고 덩크슛과 'rewind'를 불렀다. 참 잘 노는 우리 팬들. 공장장 공연은 처음 본 내 친구가 확실히 무대 매너가 다르다고 했다. 후후후훗, 좀처럼 칭찬에 인색한 녀석이 해준 말이라 기분 좋다.
그래도 꼭 자긴 이승환 싫다는 얘기도 빼먹지 않는다. (ㅡ.ㅡ;;;;) 

공연 즐겁게 잘 보고 뒤늦은 깨달음 하나. 머리띠가 없다! 아침에 나갈 때는 머리띠를 하고 갔는데, 극장에서 빼고는 무릎 위에 올려놓았던 게 기억난다. 그리고 오래오래 잊고 있었다. 극장에다 흘리고 왔구나..ㅠ.ㅠ 

며칠 전에는 만보계를 잃어버렸는데 우이띠......;;;;;; 

ps. 수상작은 이렇다. 

대상 - '아폴로18' (Warm)
특별상 - '텔레파시' (최고의 게임, 타임머신)
인기상 - '좋아서 하는 밴드' (옥탑방에서, 딸꾹질)  

인기상만 받았구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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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11-15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2012를 보고 오셨군요.
저도 꼭 보고싶은 영화라서 DVD 나오면 빌려서 보려고요.
그리고 책으로도 보고싶어서 보관함에 담아 두었어요. ㅎㅎ

머리띠를 잃어 버려셨다고 해서 저도 만보계 생각하고 있었어요.^^ ㅋㅋㅋ
토요일을 즐겁게 보내신 것 같아서 제가 다 기쁘네요.^0^


마노아 2009-11-15 13:38   좋아요 0 | URL
스펙터클이 장관이어서 큰 화면으로 보니 좋더라구요.
아, 머리띠도 몇 번 안 했는데...ㅜ.ㅜ
그래도, 하루의 마무리가 즐거웠으니 됐어요. ^^ㅎㅎㅎㅎ

메르헨 2009-11-1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주말을 좀 춥지만...뭐 좀 잃어버렸지만 즐거이 보내셨군요.^^
저도 즐거이 보내고 있습니다요.^^출근했어요,.ㅋㅋㅋ

마노아 2009-11-16 00:09   좋아요 0 | URL
출근했지만 즐거운 시간 보내셨나봐요. 긍정 에너지가 느껴져요.^^

또치 2009-11-16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두 바람 피해 딴 건물에 있다가 4시반쯤부터 줄서가지고 들어갔는뎅~
아폴로18은 작년 한음파처럼 특별상 받을 줄 알았는데, 그런 진지한 밴드에 대상을 주기로 한 심사위원들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이승환은 딱 두곡 부르러 나왔으면서도 브라스밴드를 동원한 데 정말 감동 >.<

마노아 2009-11-16 11:49   좋아요 0 | URL
앙~ 안 그래도 또치님 오시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아폴로 18의 메시지가 남달랐지요.^^
아, 울 공장장은 정말 감동 백만 배~! 연말 공연이 더 기다려져요.^^
 

미실이 죽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멋있게. 

수락하진 않았지만, 후계자를 키운 셈이 되어버렸다. 그 덕에 잠시나마 나라의 주인도 되었구나. 

고현정은 무릎팍 도사에서 한 번도 1등을 못했다고, 그게 고민이라고 했는데, 연말 연기 대상은 따 논 당상.  

아마 지금쯤 드레스를 위한 몸 만들기에 돌입했는지도....;;;; 

덕만과 회담을 가지던 중요한 시점에 잠시 밖에 나갔어야 했다.  

중요한 대사가 오갔을 텐데 못 들었다. 편집 동영상이 곧 올라오겠지?  

작가님이, 대장금 때도 명대사가 많았지만 이번엔 더 많이 울컥하게 만든 듯하다.  

그렇게 글쓰는 사람, 너무 부럽구나.   

지킬수 없는 날엔 후퇴하면 되고  

후퇴할 수 없는 날엔 항복하면 되고  

항복할 수 없는 날엔  

죽으면 그만이네...
 



mbc 미술팀, 의상팀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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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11-10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실이 죽었군요. 근데, 이 드라마, 대장금 작가님이에요? 그렇구나. 전 보다 말고 있는 중이라, 나중에 끝나고 나면 한번 몰아보든지 하려구요.

대장금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인데, 명대사도 많아요. 그 중에서도 악역이라면 악역인 최상궁의 주옥같은 대사들이 기억나네요.

마노아 2009-11-10 23:55   좋아요 0 | URL
한성별곡 때도 그랬지만, 사극에서 정치에 대한 얘기를 더 많이 할 수 있고, 그런 면에서 감정이입을 더 몰아주기도 하는 듯해요.
전 장금이가 궁을 나가면서 민정호와 나누던 대사들이 참 인상 깊었어요. 그때 이영애씨 목소리가 참 좋았어요. 물론, 지진희 씨도 목소리가 참 좋았구요.
최상궁, 그때 참 이뻤어요. ㅎㅎㅎㅎ

메르헨 2009-11-11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어제 그제 둘 다 잊게 아주 늦게 귀가해서 선덕여왕을 못봤는데..
예고편에서 저 대사를 보면서...캬~~~~~~~~~~~~했었죠.
고현정..어쩐지 좋아지고 있어요.^^미실로 다시 태어난거 같죠??
날이 아주 마이..춥네요.
따땃한 하루 되시와요.

마노아 2009-11-11 08:37   좋아요 0 | URL
선덕여왕 시작할 때 고현정이 미실 역으로 캐스팅 된 것은 최선의 선택으로 보였어요. 제작진뿐 아니라 고현정 자신에게도요. 그래도 꽤 오랫동안 그녀의 연기는 2%가 아쉬웠지요. 더 잘할 수 있어 보이는데, 약간 못 미칠 정도로 끝내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어제 마지막 죽는 장면까지 보고 나니 제가 아쉬워했던 2%를 충족시켜 주었어요. 브라보였어요.^^
오늘 치마 입고 나왔는데 겁나 춥네요..ㅜ.ㅜ 목폴라는 벗지 말아야겠어요.
메르헨님도 따뜻한 하루 보내셔요~

레와 2009-11-11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완전 최고최고! 그져 최고라는 말밖엔 다른 말이 안 떠올라요.

오늘 아침 출근전에 잠깐 본 케이블에서 대장금을 하고 있지 뭡니까.
'어, 대장금이닷!' 생각하는 찰나 빠져버리는 마법같은 드라마..
한동안 멍때리다 보는 바람에 지각할뻔 했어요.;;;ㅎㅎ

마노아 2009-11-11 12:30   좋아요 0 | URL
오, 대장금도 다시 보면 또 무척 매력적일 거예요. 대장금 볼 때는 색채의 마법에 빠진 것 같았어요.
의녀 장금이보다 수랏간 궁녀 장금이가 더 좋았어요.^^

후애(厚愛) 2009-11-11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실이 죽었군요.
한국에 있을 때 막내조카와 형부가 좋아해서 보게 되었는데요.
고현정이 미실 역할을 정말 잘 해서 감탄했어요.
그리고 미실 역할에 너무 잘 어울리는 고현정이었어요.
그럼 미실이 죽었으니까 마지막회가 얼마남지 않았겠군요.^^

마노아 2009-11-11 12:31   좋아요 0 | URL
약 한 달 정도 분량 남은 것 같아요.
연장 방송을 결정하긴 했는데, 눈살 찌푸리는 내용 늘리기는 아닌가 봐요.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요.
어제 미실은 가야할 때를 알고 가는 이의 죽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제대로 보여줬어요.^^

섬사이 2009-11-11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미실이 비담에게
"여리디 여린 인간의 마음으로 너무도 푸른 꿈을 꾸는구나..."하는 대사에서 완전히 넘어갔어요.
미실 빠진 선덕여왕을 어떻게 볼 수 있을지..
큰딸 유진이도 미실이 너무 멋지다며 눈물을 글썽이더군요.
암튼 고현정, 너무 멋졌어요.

마노아 2009-11-11 12:32   좋아요 0 | URL
아, 대사들이 다 명대사예요!
"사다함을 연모했던 마음으로 신국을 연모했다.
연모하기에 갖고 싶었을 뿐이야.
합종이라 했느냐? 연합?
덕만, 너는 연모를 나눌 수 있드냐?"
아, 주르륵이었어요. (>_<)

네꼬 2009-11-11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흑. 미실 안녕. 나인제 선덕여왕 그만 볼래. ㅠㅠㅠㅠ

마노아 2009-11-11 22:16   좋아요 0 | URL
얼마 안 남았잖아요. 좀 더 버텨보세요.^^

비로그인 2009-11-1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는 연모를 나눌 수 있느냐? 에서 말문이 막혔습니다.(저 선덕여왕 한 번도 안 본 희귀종)

마노아 2009-11-11 22:16   좋아요 0 | URL
한 번도 보지 못해도 대사가 마음을 치지 않던가요? 드라마까지 봤음 온통 마음이 젖었을 거예요.6^^

Sati 2009-11-11 22:43   좋아요 0 | URL
저는 지나가던 길에 딱 한번 봤는데... 요즘에 제가 회의하다가 무슨 말을 하면 "미실이 한 말 같다" 이러더군요. "흠, (저를 쳐다보며) 폭탄이네." 이 말도 동시에 들어서 욕인줄 알았는데... 칭찬이었나봅니다. ㅎ

마노아 2009-11-11 23:12   좋아요 0 | URL
그렇게 있어 보이는 말을 하시다닛! 뭔가 대단해 보이십니다.^^

무스탕 2009-11-11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만에게 국경에 대한 설명을 하고 신국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 할때 정말 가슴 미어지더군요 ㅠ_ㅠb
정말 미실다운 최후로 마무리를 지어줘서 멋졌어요!!

마노아 2009-11-11 22:16   좋아요 0 | URL
초라하게 죽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진정한 주인공이더라구요.^^

별족 2009-11-11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음, 저는 저렇게 죽을 수 있는 독약은 무엇인지 궁금했다는.

마노아 2009-11-11 22:1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렇게 많이 마셨는데 일각이나 버티다니...^^

별족 2009-11-12 10:58   좋아요 0 | URL
제가 궁금했던 대목을 일각을 버티는 게 아니라, 고통없는 표정입지요.-무슨 영화에서 자살하려는 사람의 여러가지 시도를 보여주었는데, 수면제를 먹고 토하고, 뭐 이런 장면과 연결되어, 독약으로 자살하면, 먹는 건 꿀꺽이지만 먹고나면 바닥을 기면서 온몸을 쥐어뜯고 그런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미실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던가만 했어도, 이해했을 텐데, 너무도 그저 기력이 쇠한 모습일 뿐이어서

마노아 2009-11-12 12:40   좋아요 0 | URL
미간은 좀 찡그렸죠. 독먹은 사람 치곤 약했어도요.
우리 미실의 사회적 체면을 고려해서 덕만이 도착하기 전에 아픈 표정은 다 지었을지도 몰라요. ;;;;

카스피 2009-11-11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선덕 여왕의 제목이 잘못되었지요.야사 혹은 위조의 냄새가 난다는 화랑세기에 나오는 미실을 주인공으로 했으면서도 그녀의 인지도가 없어 우리가 잘아는 선덕여왕으로 대체했으니까요.
사실 선덕 여왕자체도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은데 앞으로 남은 10부작을 어떻게 꾸밀지 모르겠네요.

마노아 2009-11-11 22:18   좋아요 0 | URL
음, 저는 화랑세기를 위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유교적 관점에서 화랑세기를 도통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이 화랑세기를 위작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확실히 제목을 '미실'로 했다면 관심을 덜 받았을 거예요. 선덕여왕으로 하되 중심 축을 두 개로 잡은 건 잘 한 것 같아요. 남은 분량을 잘 마무리 해주었음 좋겠어요.

순오기 2009-11-11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간에 딱 잘려서 두번인가 봤어요.
고현정 2% 부족한 연기, 여기서는 그래도 잘 하는 것 같았어요.

마노아 2009-11-11 23:11   좋아요 0 | URL
처음엔 약간 아쉬웠는데 마무리 즈음해서는 아주 흡족했어요. 브라보예요~

같은하늘 2009-11-12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도 선덕여왕을 보지 못한 1人...
그 시간은 아이가 자는 시간이라 옆에서 책을 읽어줘야 하기에...
고현정의 나아진 연기력과 명대사들을 듣지 못했다니 아쉽다... -.-;;;;

마노아 2009-11-13 00:20   좋아요 0 | URL
아이가 좀 더 일찍 잠들어야 이 시간대 드라마도 볼 수 있을 거예요..ㅜ.ㅜ
미실 어록이 많았는데 검색해 보면 누군가 올려놨을 것 같아요. 저도 찾아서 좀 봐야겠습니다.^^;;;

꿈꾸는섬 2009-11-12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눈물 찔금거리며 봤어요. 미실 너무 멋져요.^^

마노아 2009-11-13 00:21   좋아요 0 | URL
장엄한 죽음이랄까요. 악행도 많이 했는데, '애국'이란 이름으로 다 덮어지는 건 상당히 거시기하긴 하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