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 이승환

만든이 : 드팩 이성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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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11-11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아 이쁘지요? *_*
이번 대회에서 연아스핀 다 돌고 몸을 세우는데 인상을 그야말로 빡- 쓰더라구요.
아이구.. 연아가 아픈가 보다. 힘든가 보다..
티비 보면서 내 속이 다 아프더라구요 ;ㅁ;
울 연아 제가 사는 군포 시민이에요~ ^^*

마노아 2008-11-11 12:24   좋아요 0 | URL
국민 여동생이에요. 온 국민이 응원하는^^
전 대회 영상을 못 봤는데 부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네요.
군포 시민 연아! 근데 해외에서 더 오래 사는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08-11-11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연아 씨는 제 누나입니다.이쁘고 재주 많은 여자는 모두 제 누나입니다.

마노아 2008-11-11 17:25   좋아요 0 | URL
아이 참, 저는 국민여동생이라고 했는데 노이에자이트님께는 국민 누나군요! ^^

픽팍 2008-11-11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연아 동영상을 주말 내내 돌려 보며 침을 흘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ㅋㅋ
이상한 의미가 아니라 정말 동작 하나하나가 예술이라 눈물이 나더군요.
사실 저는 전부터 동계 올림픽 같은 거 하면 해외 선수들이 하는 거 자주 보았었는데 그 때랑 비교해도 연아는 정말 차원이 다른 것 같아요. 아시아 선수들은 피겨에서 맥을 못추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덧 세계 랭킹 1,2,3위가 다 아시아인들이네요. 미셸 콴은 중국인이라도 미국계니깐 아시아라고 하기는좀 무리가 있으니까요 ㅋ

마노아 2008-11-12 08:20   좋아요 0 | URL
참 아름답더라구요. 연아양은 어린데도 표현해내는 깊이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뭐랄까. 정말 즐겁게 하는 느낌이구요. 다른 스포츠는 아무래도 힘드니까 인상을 쓰거나 땀 뻘뻘 흘리는 장면이 나오기 마련인데, 피겨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꽤나 우아하지요. 연아양 화이팅이에요^^
 

파란여우님 올려주신 페이퍼의 노래를 집에 와서야 감상이 가능했다.
많이 유명한 노래인 듯한데, 나로서는 처음 듣는 노래였다.
무심히 듣다가 어느 순간, 와락 눈물이 났다.

모르겠다. 어쩌다가 그런 감성을 내비쳤는지.

그냥, 아릿하고 또 비릿했다.
노래를 어찌 찾아야 할지 몰라 여우님 페이퍼에서 재생시켜놓고 녹음했다..;;;

반복해서 들으면서 가사를 찾아봤다. 가사는 더 예술이었다.

아, 시월의 마지막 날에 이런 명곡을 만나다니, 나의 시월은 축복이다!

검색해 보니 악보도 있다. 한 번 쳐봐야지!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 밖에 앉은 바람 한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 밖에 앉은 바람 한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꺼야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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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8-10-31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과 마노아님 커플 탄생인가요? ㅎㅎ

마노아 2008-10-31 22:49   좋아요 0 | URL
호곡, 제가 공개 프로포즈한 건가요???

2008-11-01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01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8-11-01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이거 추천하고!


아 완전 부끄러워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08-11-01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왜 연애하는 기분이야..ㅋㅋ)

마노아 2008-11-01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죠? ^^ㅎㅎㅎ

메르헨 2008-11-01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그렇게 되는거군요...^^
시월의 어느 멋진날은 또 과거가 되었다는...^^

마노아 2008-11-01 14:27   좋아요 0 | URL
지금 또 이 노래 듣고 있으니까 울 언니가 뭐라 하네요. 시월 다 지나서 듣는다고... 뒷북의 여왕이에요^^ㅎㅎㅎ
 

그제는 계절 옷을 정리하느라 무려 5시간을 소비했고, 어제는 한 달 여 전에 끝내지 못한 가게 정리 후 들어선 온갖 잡기에 대한 재정리를 또 5시간 동안 착수(?)하였다.

그래서 부랴부랴 저녁 먹고 출발했을 때는 도착 예상 시간을 30분 정도 넘겨야 했었다.

그러니까 내가 가려던 곳은 KBS홀. 제 14회 한국 뮤지컬 대상 시상식.

지난 달에 온라인 투표 선착순 500명에 들어 시상식을 갈 수 있게 되었는데(1인당 1매만 주더라. 십만원 후원금 낸 회원은 1인당 2매 줄까?), 오래 기다렸던 것에 비해 갈까말까 고민하면서 출발했다. 일단 너무 피곤했고, 늦게 도착할 게 뻔했고.

그냥 버스 타고 주욱 갔으면 막히긴 했어도 한 번에 바로 가는 건데, 좀 일찍 가보겠다고 지하철 탔다가 여의도에서 어찌나 헤맸던지...ㅜ.ㅜ

결심했다. 앞으론 빨리 가는 길 말고 아는 길로 가자고...(ㅡㅡ;;;)

내가 도착했을 때는 남녀 인기상 시상식 중에서 바다(최성희)가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을 때였다.

중간 길목에서 박시연 인터뷰가 있어서 스텝이 못 지나가게 막아서 막 실랑이 벌이고...;;;;

기대했던 축하 공연은 내 마음의 풍금, 지킬앤 하이드, 그리스, 찰리 브라운 이렇게 네 곡을 들을 수 있었다.

작년도 최우수 주연상을 받았던 류정한과 김선영이 지킬앤 하이드에서 Dangerous Game을 불렀는데, 아 소름돋더라!

그리고 최우수 주연상을 받은 김법래씨는 목소리가 어찌나 울리던지, 사회를 맡은 옥주현 표현처럼 제대로 '목욕탕 목소리'를 보여주었다.

음성도 음성이지만 다들 노래를 너무 잘해서, 그 순간에 든 생각은 가수들의 노래가 너무 '보잘 것 없다'란 느낌까지.(안 그런 가수도 많지만)

무려 한 시간이나 늦게 도착해서 오만석의 김종욱 찾기 공연을 못 본 게 정말 안타까웠다.

이게 알고 보니 스포츠 조선 주최에 문화광광부 후원인지라 반갑지 않은 무대 인사도 들어야 했다. 유인촌이 옛날엔 이렇게 비호감이 아니었는데 말이지...(ㅡㅡ;;)

여자 조연상의 박준면씨는 아현동 마님으로 얼굴을 익힌 배우인데 수상 소감이 인상적이었다.

이분은 자신이 탈 거라고 전혀 예상을 못하고 오셨는데, 막 울면서 얘기하기를, 자기는 너무 뚱뚱하고 못 생겨서 95년 데뷔 당시(명성황후에서 하인 역할) 윤석화 선배님께 자신이 계속 뮤지컬을 할 수 있겠냐고 상담을 했더니 10년만 버텨보고 결정하라고 했단다. 그리고 버텼더니 이런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자신을 예쁘게 낳아준 엄마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그간 설움도 많았을 텐데 끝까지 버텨준 배우에게 박수를! 노래는 직접 못 들어봤는데, 울림을 감안하면 보통 목청이 아닌듯 싶다. 기회되면 무대에서 꼭 만날 수 있기를!

조정석씨는 남자 신인상을 탔는데, 말끔하게 차려입은 모습이 시골학교 초임부임한 총각 선생 이미지 딱이었다. 근데 키높이 구두 신었을까? 키가 몹시 커보였더랬다. 바람의 나라 호동 왕자 역할 할 때에는 맨발로 나와서 별로 크단 인상을 못 받...;;;

여우주연상의 김소현씨는 개인적으로 노래가 별로여서 그닥 아니 좋아했더랬다. 직접 사인도 받은 적이 있지만 공연에 실망한 적이 두어번 있는지라..;;; 마이 페어 레이디는 내가 보지 못했으니 패쓰. 인물은 확실히 좋다는 것도 인정!

예전에 조승우랑 강성효씨 수상할 때 기억이 나는데 그게 벌써 4년 전이구나. 아, 시간 참 빠르지.

 

-------------------------------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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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08-10-21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작년에 갔었는데...
마노아님의 이야길 들으니 꼭 눈으로 보는 느낌이네요.^^
좋은 추억 만드셨네요~~

마노아 2008-10-21 11:15   좋아요 0 | URL
우와, 작년에 가셨군요! 앙, 류정한씨랑 김선영씨랑 진짜 카리스마 짱이었어요. 게다가 섹쉬하기까지!
지킬앤하이드 2차 예매가 언제더라.....;;;

노이에자이트 2008-10-21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다...옥주현...영원한 우리 누나들!!!

마노아 2008-10-21 21:31   좋아요 0 | URL
바다 양은 들어갈 때 나와서 거의 못 봤지만 옥주현 양은 정말 알흠다웠어요. 주홍빛 드레스 멋져부러~
 

꼭 발레하는 것처럼 움직임이 우아하다.

근데 저 녀석! 절대 안 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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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10-11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엽다...기르고 싶은데...옛날 개와 고양이 함께 길렀을 때 진짜 웃겼어요.

마노아 2008-10-11 19:47   좋아요 0 | URL
우와 하이드님처럼 개와 고양이의 동침이군요. 에피소드가 많았을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08-10-12 15:49   좋아요 0 | URL
싸우다가 금세 놀다가,놀다가 싸우다가...싸울 때도 소리만 요란하지 같은 식구라는 생각이 있어서 살벌하게 진짜 싸우진 않았어요.

마노아 2008-10-12 20:45   좋아요 0 | URL
개와 고양이가 사이가 나쁘다는 정설이 아닌가봐요. 같이 길러본 사람들이 이렇게 있는 것을 보면은요^^

무스탕 2008-10-12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가 쥔님하고 놀아주고 계시군요 ^^
고양이도 쥔님도 지칠줄 모르고 즐기고 있네요.
저도 고양이랑 개랑 같이 기른적이 있는데 그때 기른 개는 도사견으로 엄청 컸지요.
그래도 전광석화같은 고냥이의 앞발 공격엔 영락없이 당하더라구요. ㅎㅎ

마노아 2008-10-12 20:46   좋아요 0 | URL
그쵸! 고양이가 놀아'준' 거더라구요^^ㅎㅎㅎ
우와, 도사견마저도 발아래 두고 본 고냥이군요!
 

늑대를 막기 위한 사냥꾼을 둘 만큼 헨티에는 많은 늑대가 살았다고 합니다. 이제는 옛 얘기로 기억될 뿐이지만요.

칭기즈칸의 고향으로 알려진 몽골 동쪽의 헨티산맥 일대는 1992년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어요. 헨티지역은 넓게 펼쳐진 야생화 군락으로도 유명하지요.



이곳은 12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헤를렝강(케룰렌강)은 1000km 넘게 흘러갑니다. 헨티 산맥은 여러 크고 작은 강들이 시작되는 수원지이기도 하지요. 강 주변은 새들에게 이상적인 서식지에요.


8월. 여름의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낮아지고 산 높은 곳은 이미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지요. 날이 추워지면서 집집마다 늑대로 인한 가축의 피해가 심해지고 있어요. 늑대에게 물려죽은 동물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강가에 버린다고 합니다. 몽골인들은 직접 잡은 가축이 아니면 먹지 않거든요. 가까운 곳에 사체를 놓아두면 늑대가 또 올 수 있으므로 마을에서 4km 떨어진 강변까지 가서 송아지를 버렸대요. 촬영팀이 찾아가 보니 이틀이 지났을 뿐인데 이미 앙상한 뼈만 남아있었지요. 

기온이 낮은곳부터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 산 정상에서 아래로 번져가는 단풍을 따라 늑대도 인가 근처로 내려옵니다. 숲속에서 다른 야생 동물을 사냥하는 것보다 유목민들이 기르는 가축을 노리는 게 훨씬 편하다는 걸 녀석들도 알고 있거든요. 해질녘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늑대. 무리 생활을 하는 녀석들은 함께 울부짖으면서 영역을 확인하고 동료들의 결속을 다집니다.  방송에선 늑대 울음소리를 한동안 들려줬는데 여기에 함께 담을 수가 없네요.^^;;;; 

초원의 일과는 이른 새벽부터 시작됩니다. 젖을 짜기 전 반드시 새끼에게 젖을 물리는 유목민들. 자연을 숭배하는 풍습이 하나나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하면 젖을 짜기도 훨씬 수월해지거든요. 일종에 모성애를 이용한 수법이랄까요.

물이 풍부해 초지가 발달한 헨티는 다른 지역보다 소가 많습니다. 방목해 키우기 때문에 종종 늑대의 습격을 받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안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혹독한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하루 한 시가 아쉬운 계절인 이때, 사람에게도 자연에게도 가을은 턱없이 짧기만 하지요.

초원의 대표동물 타르박도 겨울 준비에 한참 바쁩니다. 긴 겨울을 버티기 위한 녀석의 전략은 동면이에요. 엄청난 양의 먹이를 먹으며 지방을 비축하지요. 겨울잠을 자지 않는 생토끼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에요. 겨우내 먹을 수 있도록 많은 풀을 모아야 하거든요.  건초 더미는 굴에서 가까운 데에 둡니다. 눈이 쌓여도 길을 내고 풀을 먹을 수 있어야 하니까요. 문득 울릉도의 우데기 집이 생각나네요^^;;; 

죽음을 찾아다니는 새 독수리. 녀석들이 날던 곳에는 피비린내 가득하지요. 죽어간 것은 송아지였는데 녀석을 해친 것은 늑대로 보입니다. 덤불까지 5,60m를 끌고 간 뒤 배를 채우고 사라졌군요.  자기가 사냥한 먹이에 집착이 강한 늑대는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 촬영팀은 100m 밖에서 잠복촬영을 시도합니다. 5부에서 일지를 보니까 잠복촬영은 인내와의 싸움이더군요. 텐트 안에 혼자 들어가서 하루 온종일 기다리기도 하구요. 그 사이 문을 열 수가 없어서 안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해야 한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모든 생리 욕구를 다....(고생에 묵념을...!)

늑대는 후각과 청각이 예민합니다. 가까이 있는 것엔 청각을, 1,2km 떨어진 곳에는 후각이 민감하게 반응하지요. 걸음 한 걸음 옮길 때에도 조심스러워하는 녀석. 주변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에도 걸음을 멈춥니다. 늑대의 출연에 놀란 까마귀들이 경계음을 냈어요. 잔뜩 겁을 먹은게지요.  늑대에게도 매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에요. 그 와중에도 제 영역표시를 잊지 않는 녀석은 배설물로 확실한 흔적을 남깁니다. 결국 먹이 근처엔 와보지 못하고 숲으로 돌아가버려요. 보통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게 아닙니다. 무리 생활을 하며 강력할 결속력을 자랑하는 게 늑대인데 이 녀석은 왜 혼자일까요?  야생동물 전문가의 얘기로는, 늑대무리는 강력한 순위제 계급사회라고 합니다. 보통 두 번째 순위가 리드를 잡기 위해 대장 늑대한테 도전을 하는데, 도전에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실패하게 되면 무리에서 축출된다고 해요. 이땐 홀로 다니는데 몹시 위험해진다고 합니다. 눈치를 보면서 혼자 먹이를 구해야 하는데 송아지를 노렸던 저 늑대도 그런 케이스겠지요. 고독을 씹으며 살고 있는 늑대를 보니 좀 짠하기도 하네요.

하룻밤 사이 헨티는 눈보라 휘말리는 겨울로 뒤바뀌어 버렸습니다. 9일 간의 맹추위가 9번 계속된다는 몽골의 겨울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법! 시베리아 낙엽송들은 단풍든 잎들을 채 떨어뜨리기 전에 눈으로 뒤덮이고 말았어요.

겨울은 독수리에게도 녹록치 않은 계절입니다. 영하의 날씨 속에 눈이라도 쌓인다면 먹이 찾기가 어려워지지요. 먹잇감이 생겼을 때 최대한 배불리 먹어둬야 해요. 독수리는 번식기 이외에는 늘 무리지어 살기 때문에 다른 동료들의 움직임으로 먹이 있는 곳을 알아차리지요. 하지만 우선권은 역시 힘 있는 놈이 갖기 마련.

11월 말. 검독수리를 만나기 위해 촬영팀은 울기로 이동을 했습니다.  헨티에서 2,000km 이상. 꼬박 5일을 달려가야 하는 먼 길. 몽골의 서쪽 끄트머리 땅이에요. 워낙 먼 데다가 추위까지 더해 유목민들에게 신세를 지며 갈 수밖에 없었지요. 찻잎을 끓인 물에 우유를 넣어 만든 수테채를 건네며 잠시 들러가는 이방인들을 따듯하게 맞아주는 사람들. 유목민들에게 손님은 언제나 그립고 반가운 친구같은 존재입니다. 게르 주인은 자신이 사냥한 붉은 여우 모피를 자랑삼아 보여주기도 했어요. 울기에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의 옷이며 분위기, 그들을 둘러싼 풍경까지 이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몽골의 소수민족 카자흐족이 살고 있는 곳이거든요.  (요즘 '생 배노?몽골'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 책 속에 등장한 몽골 서쪽 끝 카자흐족이 많이 사는 쳉겔마을이 이 근처일 듯 싶네요)

2000여 km에 달하는 거대한 산줄기 알타이. 우리말로는 황금산이라고 합니다. 알타이 지방의 황량한 풍경에는 신비하고 오래된 삶의 흔적이 남아 있었어요. 어렵지 않게 발견되는 알타이의 암각화는 석기 시대부터 이곳에 인류가 살았다는 흔적을 보여주지요. 험준한 알타이 산맥 한자락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카자흐족. 몽골인들과 마찬가지로 유목 생활을 하지만 최근엔 많은 수가 정착해 살아가고 있다 합니다. 몽골인들의 게르와 달리 알록달록 장식된 집안 풍경. 몽골인들은 주로 불교를 믿는데 이들은 이슬람교를 믿고 있지요.

몽골인들의 게르와 달리 흙으로 지은 집은 언뜻 우리나라의 온돌을 떠올리게 합니다. 



여우의 앞다리 털로만 만든 겨울모자 부쉬파크마흐. 이 모자 하나 만들어지는데 11마리의 여우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사냥한 여우의 가죽은 시장에 팔거나 집에서 모자로 만들어 씁니다.

사냥을 나가는 날 아침은 식구들 모두가 분주해지지요. 

사람의 다섯 배 이상의 시력을 갖고 있는 검독수리. 맹금류의 사냥 비결은 이 눈에 있습니다. 사냥에는 암놈만 사용한다고 해요. 수컷보다 힘이 세고 훈련에도 빨리 적응하기 때문이지요. 목덜미에 금빛 털 때문에 골든 이글이라 불리는 검독수리는 맹금류 중에 가장 용맹합니다. 우리에서 꺼내올 때는 제일 먼저 눈가리개를 씌우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가축들을 노리기 때문이에요. 



사냥을 시작하기 앞서 눈가리개를 벗겨주자 검독수리는 무서운 속도로 여우를 향해 날아갔다. 녀석은 단숨에 머리를 움켜쥐고 사냥감을 제압하지요. 한쪽 발톱으로 목덜미를 누르고 다른 한쪽으로 주둥이를 눌러 숨통을 조여 가는데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어요.


사냥에 성공한 뒤에는 재빨리 검독수리를 떼어내야 합니다. 가죽이 망가지면 안 되기 때문이지요. 사냥한 여우의 가족은 시장에 내다팔고 고기는 검독수리의 먹이로 써요. 사냥에 나오기 몇 주 전부터 먹이를 주지 않고 굶기는데, 사냥에 성공한 뒤 먹이를 주는 것도 계속되는 훈련의 과정이랍니다. 현지인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몽골의 카자흐족은 옛날부터 검독수리를 길들여 사냥을 하며 살아왔어요. 아이들도 한겨울에 검독수리로 여우를 잡아서 생활합니다. 우리 부족에게 가장 소중한 동물이 검독수리입니다. 몸이 아프거나 병들었을 때 검독수리와 함께 초원에 나가 여기저기 구경하다 보면 몸이 낫는 것 같아요.“

그야말로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검독수리에요. 몽골인들이 말을 그렇게 느끼는 것처럼 말입니다.

촬영팀이 떠날 때가 되자 집에 있는 모든 음식을 내놓고 손님을 대접하는 순박한 사람들. 이웃들까지 모두 모여 떠남을 아쉬워했습니다. 넘치도록 정이 많은 카자흐 사람들. 결국엔 집집마다 들러 대접을 받고서야 마을을 떠날 수 있었지요. 사냥꾼들은 돈버린(? 기타처럼 생겼네요.)이란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습니다. 제목은 크란부르크트. 최고의 검독수리란 뜻이에요. 카자흐족 남자들에게 검독수리란 자부심과 용맹의 상징이지요. 가사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부를 때마다 다르게 부른답니다.  그야말로 느끼는 대로 즉석 작사가 되는 거지요. 자기 검독수리가 최고의 검독수리란 내용의 가사는 모두 같지만요.

척박하고 거친 땅에서 더욱 혹독한 계절을 보내는 생명들. 자연이 그들에게 보내는 시련은 삶을 단련시키는 축복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지요.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영역의 축복이지만, 분명 그들은 자연을 정복하기보다 순응하며 거스르지 않고 어우러져 사는 사람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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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9-17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자흐에도 몽골인들이 살까요?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마노아 2008-09-17 17:43   좋아요 0 | URL
아마 거의 없지 않을까요? 일단 거기는 유목이 안 된다고 하던데요. 십년 전에도 이미 유목민이 거이 사라졌다고 하는 걸 보면 지금은 더 그럴 것 같구요. 유목을 포기한 몽골인이라면 가능할지도요. 샌드위치가 되어버린 카자흐 출신의 유목민들이 좀 안쓰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