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지지난 주의 일이다. '나만의 책 만들기 프로젝트' 연수를 들었다. 15시간짜리 직무연수였는데 자유학기제나 중3 전환기 프로그램이나 동아리 활동 등 다방면으로 활용하기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3일에 걸쳐 나만의 책을 만드는 거였는데, 시간이 짧다 보니 자료 20페이지 정도 준비해 오라고 문자가 왔다. 생각나는 것은 세가지 주제였다. '한복', '뮤지컬', '여행'


작년 가을부터 나는 한복과 사랑에 빠졌고, 한 뮤지컬(곤 투모로우)을 10회 보고 올만큼 흠뻑 취해 있었고, 코앞으로 다가온 홍콩 여행을 앞두고 있던 터였다. 책으로 만든다면 이미지가 큰 부분을 차지할 텐데, 그렇다면 '한복'이 좋을 것이었고, 빠심으로 따진다면 뮤지컬도 못지 않았겠지만, 일단 나는 첫번째 자유여행을 앞두고 있었으므로 가이드북이 필요했다. 야근을 밥먹듯이 하던 지난 일년이어서 반년 전에 비행기 티켓을 구매해 놓았지만 여행책자 한줄도 읽기 힘들었다. 결국 홍콩 편만 다 읽고, '마카오' 편은 비행기 안에서 읽어야 했다. 사실 책보다는 이미 여행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가 더 도움이 되었지만!









다시 한복 이야기.

첫 시도는 5월이었다. 대학로에서 생활한복을 입고 지나가는 한 소녀를 보았고 그날 밤 냉큼 검색을 해서 한복을 주문했다.

일주일 기다려 받은 한복은 내가 생각한 것과 많이 달랐다. 색깔도, 무늬도, 디자인도. 무엇보다도 내가 입어보니 무슨 횟집 알바생처럼 보였다. 이건 아냐!!! 결국 반품했다. 


재도전은 9월에 이뤄졌다. 더더더 많은 사이트들을 섭렵했다. 그리고 발견한 게 다래원!

아무 무늬 없는 흰 저고리 하나와 회색 치마를 주문했다. 흰 저고리는 광목 천 느낌인데 무슨 교복 느낌 나서 역시 반품...;;;;;

신상이었던 회색 치마는 후기가 하나도 없어서 모험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한복 도착한 다음 날이 직장 동료 결혼식이었는데 네이비 블라우스에 한복 치마를 입고 갔다. (스스로) 만족스러웠다.

결혼식장이 명동 우리은행이었는데, 명동역까지 걸어와 보니 거기 한복 샵이 있는 게 아닌가! 꼬레아노였다. 

그날 들어가서 레이스 흰 저고리를 샀다. 아주 고왔다. 그런데 날이 덥다 보니 이 제품은 그로부터 두달 뒤에나 입게 되었는데 큰 결점이 있었다. 총장이 너무 짧은 것이다. (다래원 저고리보다 6.5cm 정도 짧았다.)

팔을 움직이면 가슴 섶이 너무 올라가서 도저히 일상 생활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애석하게도 이 어여쁜 녀석은 어깨치마 속에나 입을 수 있는 옷이 되었다. 


이런 식으로 내 한복이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10월이 되었는데 아직도 더워서, 린넨 소재는 힘이 없어서 속치마가 필요해서, 한복이니까 노리개가 필요해서... 등등등... 

어떤 한복이 내 몸에 맞고, 어떤 한복이 내 마음에 드는지를 찾기까지, 정말 무수한 반품과 교환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는 치마 기장과 저고리 총장, 옷감 소재와 색깔 톤까지 대충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좀 가려졌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얻은 절실한 교훈은 이거였다.


"싸고 좋은 건 없다!"


반품의 향연이 이어지던 어느 날 모니터에 써 붙였다!!! 기억해! 싸고 좋은 건 없어!!!!



싸고 좋은 게 없다 보니 한복 마련을 위한 주머니가 필요했다. 

이 무렵 나를 가장 홀릭하게 만든 건 장홍한복의 향수 치마였다. 

정지용의 시 '향수'가 치마 폭에 새겨져 있는데 무려 그라데이션까지 들어가 있어서 더 깊은 바다 느낌을 준다. 14만원!



저 녀석을 가지려면 저금통을 깨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여겼다. 이런 날을 위해서 내가 수년간 동전을 모아왔지!

먼저 500원짜리만 모아놓은 저금통 뚜껑을 열었다.(원래 열리는 애다) 

한 10만원은 나올 줄 알았는데 저금통이 너무 가벼웠다.

세어보니 32개였다. 16,000원.....

지금 장난하나... 댕기 하나 가격이잖아......;;;;;;;;;;;;;;

생각해 보니 거의 카드를 써서 현금 안 쓰니 동전 생길 일이 별로 없었다. 

500원을 제외한 다른 동전만 모아둔 더 큰 저금통이 있지만... 열지 않았다. 상처 받을까 봐....;;;;;


그래서 또 머리를 굴렸다. 방법이 없나??? 

있다! 생각이 났다! 보험료를 청구하는 거다!

지난 일년 간 너무 바빠서 병원만 다니고 보험 청구를 못했는데 여름에 무릎 MRI 찍어서 꽤 비용이 나왔더랬다.

치료비는 내 건강을 위해서 쓴 거니까 퉁 치고(응?) 그걸로 한복을 사는 거야!


그래서 보험료를 청구했는데 무려 2년 동안 청구가 밀려 있었다. 아, 나 2년 동안 정말 많이 바빴어...ㅜ.ㅜ


그런 식으로 여윳돈이 생기면 모두 한복에 투자했다. 

생일 선물도 친구들이 한복 사라고 돈 입금해 줘서 그걸로 모아서 장만했다. 

한복이 옷만 입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한복에 어울리는 악세사리, 가방, 신발이 그동안 쓰던 것과 다 달라서 풀 코디가 쉽지 않다. 

내 댕기(사은품이었다.)까지는 소화했는데 고무신은 마련하지 않았다. 

사실 아직 예쁜 고무신은 발견 못함. 예쁘면 고려해볼 생각은 있다. ㅎㅎㅎ


덕분에 핸드메이드 페어도 다녀오고, 인사동과 북촌의 한복집도 다녀오고~ 

어제는 이태원 해방촌(다함)도 다녀왔는데 기대에 못 미쳤음!


아, 틈새장도 구입했다. 어깨 허리치마는 꽤 긴데 내가 쓰는 2단 행거에 걸면 치마가 바닥에 끌린다. 

그래서 가로폭 40cm짜리 틈새장을 샀다. 공간 여유만 있으면 더 넓은 걸로 사는 건데 살짝 아쉽!


처음엔 신기하게 보던 직장 동료들이 나중에는 한복 입고 가지 않으면 살짝 서운해 했다. 

그렇게 나홀로 주5일 한복 입기 운동을 하고 있다. 요새는 일반 양장 옷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다래원처럼 제법 물량을 갖추고 판매하는 곳도 있지만, 주문 들어오면 그때부터 바느질 시작하는 업체도 꽤 많았다. 

기다림은 필수! 

주문하고 보름 뒤에 왔던 르벙, 일주일 가까이 기다렸는데 절인 배추에 밀려 기어이 열흘 꽉 채우고 받은 민주화 한복도 있었다. 


종로에 나가면 한복입은 사람 만나기는 아주 쉽다. 고궁 주변에는 대여점도 즐비하다. 보통 4시간 대여에 15,000원 정도 한다.

외국인들도 즐겨 입는다. 어느 순간 생활한복 붐이 일어서 요새는 어딜 방문해도 한복 입은 사람 마주치는 일이 곧잘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무슨 특별한 날이거나, 특별한 일을 하나 궁금해한다. 그냥, 단지 예뻐서 입는다.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 여행 갈 때도 한복 두벌을 챙겨갔다. 



'솔이씨 한복' 저고리와 '꽃닮' 허리치마다. 

여름엔 더워서 과연 한복을 입고 다닐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는데, 아무튼 봄이 무르익을 때까지는 나의 한복 사랑이 식을 것 같지 않다. 요새는 기승전 한복이다! 


여행(이라고 쓰고 '삽질'이라고 읽는) 이야기도 써야 하는데 언제 또 짬이 날지... 

알라딘에 페이퍼 쓰는 게 백만 년 같다. 어색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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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7-01-20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 한복에 꽂혔군요.

마노아 2017-01-21 01:55   좋아요 0 | URL
제대로 꽂혔어요. 도통 빠져나와지질 않네요.^^;;;;

꿈꾸는섬 2017-01-20 0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너무 예뻐요.
한복 사랑이 절로 생기는 페이퍼에요.
폭풍검색 들어가야겠어요.

마노아 2017-01-21 01:56   좋아요 0 | URL
헤헤헷, 한복 전도사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마침 설날도 다가오네요. 우리 같이 설빔 장만해요~ ^^

세실 2017-01-20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한복 사랑이라니...참으로 예쁘네요.
선글라스랑도 잘 어울려요.
세련미가 느껴지는걸요^^

마노아 2017-01-21 01:56   좋아요 0 | URL
요새 생활한복은 캐주얼하게 나와서 구분 안 될 때도 많더라구요.
여행지에서도 딱 두명이 한복 아는 척했어요. ㅎㅎㅎㅎ

다락방 2017-01-20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 좋은데요?!! 예뻐요!!

마노아 2017-01-21 01:57   좋아요 0 | URL
역시 누군가가 찍어줘야 좀 더 잘 나오나 봅니다. 셀카는 영...ㅎㅎㅎㅎ

비연 2017-01-20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오랜만요! 한복 치마가 색깔도 곱고 이쁘네요~

마노아 2017-01-21 01:57   좋아요 0 | URL
비연님 오랜만이죠~ 한복이 주문하고 나면 꼭 더 예쁜 게 나와서 큰일이에요. ㅎㅎㅎ

아무개 2017-01-20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셨습니까?
마지막 사진 진짜 잘 나왔어요!

삽집 페이퍼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마노아 2017-01-21 01:57   좋아요 0 | URL
삽질은 늘 일상이죠. 오늘도 지하철 한정거장 더 갔는데 반대편 플랫폼이 카드 찍고 내리는 데라서 직원한테 열어달라고 부탁....;;;;;

보슬비 2017-01-21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활속 한복 너무 이뻐요. 참 곱습니다. 저도 홍콩여행계회인데 다녀오셔서 좋은정보 올려주세요~~^^

마노아 2017-01-21 01:58   좋아요 1 | URL
생활한복이여 널리널리 퍼져라~~
헤헤헷, 저 홍콩 여행 지난 주에 다녀왔어요~ 질문 주시면 아는 데로 답해 드릴게용~

보슬비 2017-01-25 22:40   좋아요 0 | URL
다녀오실때 홍콩 날씨는 어떠셨어요? 마카오 페리 한국에서 예약하는게 좋을까요?
그리고 다녀오신곳중에 이곳은 절대추천이라는곳이 있으면 꼬옥 알려주세요~~ ㅎㅎ

마노아 2017-01-27 23:41   좋아요 1 | URL
홍콩 날씨는 굉장히 애매해요. 아침 저녁 쌀쌀하고 낮에 해뜨면 더워요.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 보면 반팔 입은 사람과 털코트 입은 사람이 나란히 지나가요.
지하철에 에어컨 나오고요. 얇은 긴팔 입고 가디건이랑 스카프 정도 필요할듯요.
특히 저는 숙소가 잘 때 춥더라구요. 잠옷을 따뜻하게 준비하면 좋겠어요.

마카오 페리는 한국에서 미리 예매애서 갔어요. 그런데 돌아올 때 길이 막혀서 배가 이미 출발했지 뭐예요. 그래서 셩완으로 급히 표 바꿔서 그쪽에서 놀고 지하철 타고 침사추이로 돌아갔어요.

피크 트램 재밌었는데, 표 사는 줄이 아주 기니까 이건 공항 도착해서 미리 표를 사는 게 좋아요. 저희는 편도로 표 사고, 내려올 때는 미니버스 탔어요. 이 편이 저렴해요.
공항에서 유심칩 샀는데 일행 중 적어도 둘은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편할 듯해요. 저희는 저만 사용해서 기동성이 좀 떨어지더라구요.

마카오에서 웡치케이 맛있게 먹었어요. 육포거리도 간식 맛나게 먹었구요.
저녁은 베네시안 호텔에서 포르투갈 레스토랑 마데이라 갔는데 맛났어요.
여긴 호텔이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오더라구요.^^

몽콕 야시장도 재밌었어요. 흥정 필수구요. 떠나기 전날 쇼핑한다고 많이 돌아다녔는데 넘 피곤해서 발 맛사지 받았어요. 우리 돈으로 30분에 9천원 정도 줬는데 받길 잘한 것 같아요. 피로 회복에 도움 많이 됐어용.

연휴 때 여행 가시나봐요. 재미나게 다녀오셔요^^

보슬비 2017-01-29 21:58   좋아요 0 | URL
2월 중순쯤 다녀올 예정이예요. 피크 트램을 공항에서 살수 있어요? 몰랐던 정보인데 잘 활용할께요. 유심말고 포켓와이파이 살까했는데 고민해봐야겠네요. 정보 자세히 알려줘서 감사해요~~^^ 준비하는동안 궁금한거 또 여쭤볼께요~~^^

단발머리 2017-01-23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한복도 마노아님도 너무 예뻐요. 셀카 기술이 안 따라주는게 아쉽지만 그건 그냥 타고난 미모로 극복하는걸로~~ㅎㅎ

마노아 2017-01-25 00:17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반가워요~ 제 셀카 기술은 여전히 그대로이지만 여전히 열심히 찍고 있습니다. ㅎㅎㅎㅎ
내일도 한복 곱게 차려 입고 외출할래요.^^

서니데이 2017-01-26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세요.
새해엔 소망하시는 일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노아 2017-01-27 23:34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의 설날도 해피해피하길 기원할게요~
지난 한 해 고생 많으셨어요. 우리 올 한해는 더 멋지게 더 아름답게 보내도록 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용^^

2017-01-26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7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는 나의 뮤지컬 파트너와 함께 명성황후를 보러 갔다. 원래의 계획은 명성황후를 보고 예술의 전당에서 하고 있는 전시회를 하나 보는 거였다. 제나 할러웨이와 가우디전 중에서 먼저 끝나는 제나를 볼 생각이었는데 이틀 전에 마음이 바꼈다. 티몬에서 맨 오브 라만차 40% 할인하는 게 아닌가. 우린 둘다 류정한 배우를 아주 좋아하고 있었고, 언니는 집이 진주이기 때문에 라만차 보러 서울을 한번 더 오느니 하루에 두 탕 뛰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명성황후 보고 바쁘게 신도림으로 이동해서 라만차를 보는 게 우리의 계획!


뮤지컬 명성황후는 사실 기대하지 않았다. 역사왜곡적 느낌이 강하다는 평을 들어왔고, 그녀가 비극적으로 죽었기 때문에 안쓰러움을 느낄 뿐, 역사적 평가는 엄연히 손을 들어줄 수 없으므로. 그래도 좋아하는 신영숙 배우가 주연을 맡아서 뭔가 우정의 느낌으로 보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 좌석은 B석. ㅎㅎㅎ


내 앞에는 모녀가 앉았는데 이 엄마가 자꾸 고개를 앞으로 빼는 것이다. 사실 4층은 고개 앞으로 내밀어도 무대가 보일 거리가 아니다. 우린 망원경 들고 갔으므로 멀어도 상관 없었지만 망원경 없이 4층은 그냥 노래만 들어야지 별 수 없다. 하여간 이 어머니가 자꾸 무대를 가리는 거다. 뮤지컬 공연장들이 하나같이 앞뒤 간격이 너무 좁아서 앞 사람이 등받이에서 머리를 떼는 순간 뒷사람은 시야를 가리게 된다. 시작할 때 내가 등받이에 붙여 앉아 달라고 사정을 설명했는데도 자꾸 앞으로 숙여서 화면의 1/3을 가려주신다. 아흐 동동다리...


그러다가 내가 신경이 쓰였는지 딸내미랑 자리를 바꿔앉았다. 근데 이 딸내미는 보다가 자꾸 일어서 버려서..ㅜ.ㅜ

그리고 애가 자꾸 질문함. 사실 뮤지컬 보기엔 애가 좀 어렸다. 초등 1학년이나 됐을까 싶은 나이.

중간에 문자가 와서 답장까지 한다. '저희가 지금 서울에 있어요. 블라블라블라...' 

그 환한 불빛에 좌우 상하에서 모두 아우성에 눈총을 주어도 끄떡도 않는다. 와, 최강 민폐모녀.

게다가 내 옆에 아저씨가 1막 시작부터 끝까지 부채질 파닥파닥... 좀 덥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쩜 그래..ㅜ.ㅜ


작품도 별로였지만 관람 환경도 최악이었다. 우린 2막은 우리 뒷줄 빈좌석 가서 앉았다. 보통 앞으로 땡겨 앉으면 바로 직원들이 응징 들어오는데 뒤로 가서 그런가? 별 말이 없었다. ㅎㅎㅎ


명성황후가 살해됐을 때 순종은 22세였다. 그런데 순종 역할 배우는 열살도 안 된 어린 아이를 데려다 놓았다. 이 작품은 올해로 20년 된 장수 작품이다. 지난 20년 간 고증 측에도 못 끼는 이런 사소한 것 하나도 수정하지 않고 뭐했을까? 너무 게으른 것 아닌가? 




누군가의 후기를 보니 마지막 곡 '백성들이여 일어나라'가 이 작품의 전부라는 평을 썼던데 공감한다. ㅎㅎㅎ

신영숙 배우는 99년도에 이 작품에서 '손탁' 역할로 데뷔했다. 당시 명성황후 역할을 맡는 게 꿈이었다고 하는데 16년 만에 그 꿈을 이룬 것이다. 나는 신영숙 배우를 2002년 바람의 나라 때부터 봐왔는데 내 생각에 베스트는 모차르트 황금별과 레베카의 덴버스 부인이다. 더블 캐스팅 된 김소현과는 동갑인데 더 나이들어 보여서 살짝 안타깝다. 노래는 훨씬 잘하는 데 인지도가 그보다 낮은 것도 아쉽다. 









다음 뮤지컬을 위해서 이동해야 하는 우리는 커튼콜을 보지 못한 채 바로 지하철 역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신도림 역에서 바로 연결된 디큐브 아트센터로 이동. 푸드코트에서 밥 먹고 스벅에서 프라푸치노를 한잔씩 하기로 했는데, 우리가 탄 엘리베이터가 지하2층에서 안 서고 바로 지하5층으로 내려가는 게 아닌가. 엘리베이터 이상하다고 투덜거린 우리는 다시 지하2층으로 올라갔는데, 문 열리고 보니 우리가 탔던 곳이 보였다. 응?

우리가 지하1층에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온 걸 깜박하고 지하1층으로 착각한 것이다. 아, 덤앤더머가 따로 없네...;;;;


두번째 뮤지컬은 맨 오브 라만차. 라만차를 2012년에 류정한 거로, 2014년에 조승우 걸로, 이번에 다시 류정한 것으로 보게 되었다. 캐스팅은 류정한 돈키호테에 알돈자는 전미도, 산초는 김호영. 

김호영 배우는 모처럼 걸맞는 분위기였다. 2007년 바람의 나라에서 전년도에 조정석이 너무나 잘했던 호동왕자를 말아먹는 바람에 내게는 아웃이었던 배우였다. 게다가 이석준의 뮤지컬 이야기쇼에서 연속으로 출연했는데 너무 호들갑을 떨어서 역시나 애정전선에 들어오지 못했는데 까불까불하고 귀여운 산초에는 잘 맞았다. 역시 몸에 맞는 옷이 있는 법

사실 세번째 본 거니까, 내용도 다 알고 노래도 다 아는데, 새삼 감동일 것도 없건만 어이 없이 또 감동 먹고 말았다. 이룰 수 없는 꿈... 이 노래를 2012대선 정국에서 많이 들었다. 그때의 기분이 되살아나서 더 울컥했는지 모르겠다. 노란 포스터가 또 누군가를 연상시키기도... 


오늘은 2005년 초연 때의 류정한 라만차를 유튜브에서 찾아보았다. 우와, 십년 전 젊디 젊은 류돈키의 덜 잦아든 목소리가 눈에 띄었다. 확실히 지금이 더 노련한 목소리로 노련한 노래를 해내는구나. 귀족적인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커튼콜 기립박수까지 마치고 로비에서 사진도 다 찍고 거의 마지막에 우리가 내려왔는데, 엘리베이터가 지하1층에 안 서고 지하5층으로 내려가는 게 아닌가. 이 무슨 아까의 재탕! 엘리베이터가 나란히 세개였는데 두번째 탄 애도 지하1층으로는 안 간다. 세번째도 마찬가지. 겨우 지하3층까지 올라갔는데, 비상구 계단도 안 보인다. 결국 쉐라톤 호텔 쪽으로 건너가서 거기 엘리베이터로 지하철 역 방향으로 나갔다. 엘리베이터랑 궁합이 참 안 맞는 하루였다.ㅡ.ㅡ;;;



국내배우ost는 없고, 프로그램북은 품절, 폰케이스는 내폰이 최신형이 아니어서 맞는 게 없고, 아쉬운대로 냉장고자석 하나 사왔다. 디자인과 색깔이 참 예쁘다.


이 작품이 국내 무대에 오른지 십년이건만 국내배우들의 ost는 여전히 없다. 저작권 문제인가? 10년이 되도록 해결이 안 된?

수입 뮤지컬들은 오리지널이 더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막상 들어보면 우리나라 배우들이 부른 게 더 좋다고 느끼곤 한다. 오늘 여러 버전을 들어봤는데 내가 눈으로 직접 보고 온 배우들의 연기가 더 살아있는 것 같고 느낌도 더 좋다. 무엇보다도 '우리말'의 후광을 무엇으로 대체할까. 그런데 애석하게도 공연실황을 음반으로 만나기가 너무 힘들다. 제발 좀 만들어 달라달라달라!










오늘 뮤지컬지심에 푹 빠져서 예전 티켓북을 찾아보았다. 류배우님 공연을 열다섯 편 정도 본 것 같다. 생각보다 많진 않네. 초기에 갓스펠을 봤던데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ㅠ.ㅠ 클로저 댄 에버는 기억이 나는데 말이다. 정한 오빠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지저스를 했어도 참 좋았을 텐데... 소속사 없이 일을 하면서도 여전히 대형 뮤지컬에 주연을 꿰차는 것도 대단대단. 암튼 난 류지저스를 보고 싶다는 거지. 하지만 볼 수 없으니 은지저스한테 또 마음이 가는 거지... 은 지저스를 막공 때 한 번 더 봐도 되려나? 볼까? 그래도 될까? 좀 찔릴까? 아, 고민고민... 


빵! ▼

 

펑!


(대신...)



이번 주의 주제색은 블루!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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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8-23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도 좌충우돌 마노아님 귀여우심ㅎㅎ 다음에는 류돈키를 봐야겠어요. 국내배우 ost가 안 나왔군요.

마노아 2015-08-24 00:57   좋아요 0 | URL
저의 좌충우돌 삽질이 지인에게도 번지는가 봅니다.^^
류돈키 조동키 모두 좋아요. 아우, 사랑입니다아!!!

프레이야 2015-08-2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 마노아님 모습, 오랜만이에요. 이뻐라. 노란색과 함께 이룰 수 없는 꿈, 그분 생각 납니다

마노아 2015-08-24 00:57   좋아요 0 | URL
노란색의 강렬함이 그리움을 더 보태네요. ㅠㅠㅠ

붉은돼지 2015-08-23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총 맞은 돼지 한 마리....^^;;;)

마노아 2015-08-24 00:58   좋아요 0 | URL
꺄아! 제가 쏜 게 맞습니까아? ^^ㅎㅎㅎ

바람돌이 2015-08-24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미모가 나날이 업그레이드 되시는듯.... 비결이 뭐에요??? ^^

마노아 2015-08-24 00:58   좋아요 0 | URL
비결은, 비결은, 비결은.... 어플입니다! (영업비밀을 발설했어요.>_<)

BRINY 2015-08-28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성황후는 정말이지....주연 신영숙과 김소현이 다 하는 거죠 뭐. 그 두 사람 믿고 보러가는 사람도 많을테구요. 근데 그게 다였습니다. 어찌나 구성이나 노래들이 올드하던지요.

라만차는 몇번을 봐도 마지막에 임파서블 드림 합창 장면에서는 늘 울컥하네요. 웃었다 울었다...

저도 류정한 배우는...분명 그때 42번가를 봤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남습니다. 그때만해도 그저 노래만 좀 잘하는 매력은 없는 배우였나봅니다. 엘리자벳도 OST CD 한곡 듣자마자 꺼버렸어요... 김준수가 딱 제가 상상하던 죽음이었거든요.

마노아 2015-08-29 12:56   좋아요 0 | URL
이런 컨텐츠로 20년을 버틴 게 놀라워요. 이래서 한국에선 천만 관객 영화가 많이 나오는 걸지도...ㅎㅎㅎ

라만차는 참 잘 만든 작품이지요? 다시 보고 다시 봐도 참 좋아요. 한 명의 배우가 여러 얼굴과 목소리를 연기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고요.

류정한 배우를 애정하는데 모든 작품이 최적으로 좋진 않더라구요. 저는 엘리자벳은 박효신이 더 좋았고 레베카는 유준상이 더 좋았답니다. 모차르트는 박은태가, 지킬 앤 하이드는 류정한... 이렇게 회전하네요. 하하핫^^ㅎㅎㅎ
 

 

 

 

 

 

 

 

 

 

 

 

 

 

드디어! 더 킹이 나왔다.

권교정 샘 투병 중이라 홈페이지 들락거릴 때마다 늘 조마조마.

그러다가 소설 출간 소식에 급 화색!

교샘의 작품을 아주 좋아하지만, 그림에서 오는 아쉬움이 없다고는 솔직히 말 못함..ㅎㅎㅎ

예전에 홈페이지에 올려준 콘티를 읽고 무척 놀랐던 적이 있다.

역시 글솜씨가 있기 때문에 만화가를 할 수 있구나 싶었음.

많이 많이 팔려서 필요로 하는 치료 다 받으시고, 어여어여 완치하시길!

킹교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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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5-01-23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다좋다 ㅎㅎㅎ 땡투 누르고~

마노아 2015-01-23 22:06   좋아요 0 | URL
주진우 기자 책과 같이 주문하려고 보니 예약 도서네요. 며칠 차이 안 나니 그냥 받아도 되겠죠? ㅎㅎㅎ

서니데이 2015-01-23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교정님의 새 책이네요. 건강이 좋지 않다고 들어서 그런지 새 책이 나온다는 소식이 반가워요.
마노아님, 이 책 만화인가요, 아님 라이트노벨처럼 일러스트가 있는 소설인가요.^^

마노아 2015-01-23 22:06   좋아요 0 | URL
이책은 소설이에요. 표지만 그린 것 같은데 속에 보너스로 혹시 일러스트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있으면 더 좋고, 없어도 감지덕지에요.^^

서니데이 2015-01-23 22:08   좋아요 0 | URL
쓰신 페이퍼를 읽으면 소설같은데, 상품설명에는 만화쪽으로 나와서요.
책에 권교정님의 일러스트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아직은 예약판매라서 그런지 더 궁금해요.^^

마노아 2015-01-24 13:44   좋아요 1 | URL
만화 출판사라서 그렇게 표기된 걸까요?
얼른 책 받고 확인하고 싶네요.^^

서니데이 2015-01-24 13:45   좋아요 0 | URL
아, 그럴수도 있겠네요^^

마노아 2015-01-24 13:50   좋아요 0 | URL
작가님도 책 나오기 전에 예고(광고? 안내?)에서 소설이라고 명기하셨네요.^^

서니데이 2015-01-24 13:54   좋아요 0 | URL
그럼 소설 맞겠네요, 저는 서점 카테고리에서 봐서요, 설명해주셔서 감사해요^^

BRINY 2015-01-28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님의 오랜 팬으로서 당연히 사야지요.
무엇보다 교님 건강이 회복되어야하는데 말입니다.

마노아 2015-01-28 00:37   좋아요 0 | URL
주말에 주문했는데 같이 주문한 다른 책만 오늘 도착했어요. 담주 정도에는 이 책도 받아볼 수 있겠죠. 교님의 건강 회복을 위하여~
 
그 책, 있어요? - 우리가 사랑하는 그 사람의 그 책
나승현 지음 / 포북(for book) / 201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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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산 이유...
하긴.... 내가 `벡`도 샀구나. 근데 어디 꽂혀 있는지 보이지도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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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4-09-28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로로 찍는 건 전혀 문제가 안 되는구나. 하긴 `회전`기능 있으니까 상관 없겠다.
비공개로 작성했다가 수정해서 공개로 돌렸는데 오류 없음.

마노아 2014-09-28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에서 처음 사진 등록했을 때 서재의 프로필도 같이 바꼈는데, 지금 북플 프로필 사진 바꿨는데 서재 사진은 그대로다.
 

 

 

짜장 컵라면에 이어 간식 셋팅하고 경기 기다립니다. 
1:0 승리 예상
이 글은 성지가 됩니다 ㅋ

* ㅜㅠ 이 글은 전반 26분만에 망글이 되었습니다...


****


라고, 새벽에 공장장님 페북에 올라온 사진.

내 눈엔 배경의 책이 더 돋보이는데!









요기까진 알겠고.... 그 아래 두권은 모르겠다. 마지막 빨간 표지는 '만들어진 신'인가???

하늘색 표지는 뭘까. 지지 않는다는 말...은 표지가 아닌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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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4-06-24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석제 '이 인간이 정말' 아닐까요?

마노아 2014-06-24 08:34   좋아요 0 | URL
오, 폰트랑 색이랑 맞는 것 같아요. 역시 능력자!

하이드 2014-06-24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빨간책 '만들어진 신'은 아닌데, 저런 표지 많고, 뭐, 한글자도 안 보이니 알 수가 없네요 ㅎㅎ

마노아 2014-06-24 08:34   좋아요 0 | URL
뭘까요. 색깔 외에는 단서가 없네요. 궁금한데 말입죠. ㅎㅎㅎ

무스탕 2014-06-24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장장님 페북에 질문을 남겨요. 궁금해 죽갔다구!!! 오랜 팬 하나 살리라구!!!

잘 지내고 계시죠? 오랜만이라 심장이 벌렁벌렁... +_+

마노아 2014-06-24 13:52   좋아요 0 | URL
댓글이 몇백개가 있어서 남겨도 답변 받긴 어려울 것 같아요.
그보다 무스탕님! 넘넘 오랜만이에요. 반가워요. 와락!!!

아무개 2014-06-24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 열대? 막 찍자 찍어~ ㅋㅋ

마노아 2014-06-24 13:52   좋아요 0 | URL
판형이 딱 그쪽인데 말입지요. 아, 궁금해 궁금해...^^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