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쿠, 9월이 홀딱 지나가버렸네!!!

서둘러 작성해 본다.

8월 달에 생각보다 영화를 많이 본 것은 공사 때문이었다. 몇 주에 걸쳐서 우리 집과 아래 층 전반에 걸쳐서 공사가 진행됐다. 온종일 그 드드드드드 소리를 듣노라면 집에 있을 수가 없어 어디로든 뛰쳐나가야 했다. 어떤 날은 시끄러워서, 어떤 날은 화장실이 급해서 극장으로 달려갔다. 그 결과 보게 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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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출연진이 이미 이 작품의 성격을 절반 이상 말해준 영화였다. 웃기다 싶은 배우들을 세트로 출연시켰다. 오지호는 진지한 연기보다 코믹 쪽이 더 어울리곤 했다. 차태현은 말할 것도 없고.

 

 

 

 

 

 

 

 

 

간서치, 책만 보는 바보 이덕무에게서 연상되는 느낌은 무척 유약한 편인데 이 작품 속 이덕무(차태현)은 무척 적극적이고 노련하며 능글맞기까지 하다. 근데 그게 또 잘 어울린다! 금보다 귀한 권력의 상징' 얼음'을 털기 위해서 서빙고를 노리는 이 패거리들의 한바탕 작전이 재밌게 펼쳐진다. 나름 조선판 오션스 일레븐이다. 조선 제일의 무사 동수 역의 오지호도 고지식하고 올곧은 심지를 지닌 무사 역에 잘 맞았다. 반칙 모르고 뺀질거리는 것 싫어하며 융통성 모르는 성격까지도 말이다.

 

이문식이 특별출연을 했는데 서역에 가보고자 했던 그의 꿈이 무산되었을 때 관객도 같이 안타까웠다. 오우 케이!하며 시원하게 웃던 모습이 애달팠다. 정조 즉위 즈음의 조선 상황을 제법 잘 맞추었고, 실존 인물들과 가상의 인물들도 적절히 섞어냈다. 한마디로 조화의 승리! 그리고 마지막 한방은 송중기가 해냈다.

 

 

아아 이 꽃돌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일찍 나가버린 관객은 보지 못했을 마지막 장면에서 스크린이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 가슴이 뿌듯해지며 작품의 완성도를 괜히 업시키며 어깨 으쓱했다. 이 영화 아직도 상영 중인지 모르겠다. 명절 연휴에 가족이 함께 보기 적당한 영화다.

 

 

★★★★

 

49. 나는 왕이로소이다

 

포스터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설마 하니 이 영화가 코미디일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속았다는 것은 아니다. 주지훈이 세종과 세종 꼭 닮은 천민 덕칠의 1인 2역을 해냈는데, 연기의 깊이는 조금 부족했지만 그렇다고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주 대놓고 코믹을 펼치는데, 태종 역의 박영규가 열 받으면 이단옆차기를 날리는 데서부터 이미 이 영화의 성격은 결정된 것이다. 김수로도, 임원희도 모두 제대로 웃겼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웃겼던 것은 황희 역을 맡은 백윤식 씨의 연기가 아니었나 싶다.

 

생각해 보면, 세종대왕의 업적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이런 게 한 사람이 다 해낼 수 있는 일인가 싶을 만큼. 게다가 인간이 이렇게 완벽할 수는 없는 법! 그를 이렇게 만든 어떤 계기가 있을 거라고 상상해봄직 하다. 영화 속에서 충녕은 세자가 되자마자 궁을 뛰쳐나온다. 도저히 임금이 될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궁궐 담을 넘으려던 자신과 꼭 닮은 얼굴의 덕칠. 그렇게 이들은 왕자와 거지처럼 역할이 바뀌어 서로의 영역으로 뛰어든다. 이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이 세종을 세종답게 만들었다. 덕칠이 뒷간이 급해져서 치르게 된 에피소드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거의 겹친다. 사실 설정도 흡사하다. 완성도를 따지면 광해 쪽이 훨씬 재밌었지만, 이 영화도 유치함을 인정하고 본다면 아주 즐겁게 볼 수 있는 유쾌한 영화다. 결코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 역시,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영화다. 아직도 하고 있다면...

별점은 별 셋 반 정도지만 기분 좋게 반올림 해본다.

 

 

 

 

 

 

 

 

★★★★

 

50. R2B 리턴투베이스

 

이 영화는 정지훈이 군대 가기 전에 찍은 건데 뒤늦게 개봉한 거라고 들었다. 대체 왜 여태 기다렸다가 개봉했는지 모르겠다. 그럴 만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전투기 조종사들의 일과 사랑에 관한 영화다. 많이, 뻔하다. 굳이 죽일 필요까지 없는데 괜히 등장 인물 하나가 죽은 것 같다. 이어서 터질 나름의 '복수'를 위한 조건으로 말이다. 그런데 신참이 왜 거기에 혼자 고립되었는지가 설명되지 않았다. 좀, 성의가 없었다. 북한 내에서 쿠데타가 일어나서 서울을 침공했고, 그 와중에 결혼을 앞둔 군인이 한명 죽었고, 신참 군인은 어쩌다 보니 홀로 고립되었다. 그 후배를 무사히 귀환시키기 위해 설질 나쁘고 안하무인이지만 실력 뛰어난 정지훈이 나선다. 북한은 나름 협력해서 전투기가 들어오는 것을 허락해 주고. 우리에게서 만만한 공공의 적이 북한이라는 설정이 부담스러웠는지 북한 내 군부 쿠데타로 돌려 세웠는데, 뭐 이것도 그렇게 썩 내키지 않는다. 그래도 볼만했던 것은 그 옛날 백야 3.98이던가? 아무튼 전투기 나오는 작품들은 특수효과가 많이 부족했는데, 이 작품은 그런 면에서는 이제 불만이 없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탑건 찍어도 될 만한 기술 갖춘 것 같다. 그렇다고 영화가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

 

51. 이웃 사람

 

강풀 작가의 이웃 사람을 읽으면서 오싹하기도 했고 감동도 받았다. 요즘처럼 흉악 범죄가 날마다 경쟁하듯이 더 엽기적으로 늘어가는 때에 이웃에 연쇄살인마가 살고 있다고 해도 충분히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동안은 강풀 작가의 작품을 영화로 옮겼을 때 원작을 뛰어넘기는커녕 원작의 재미와 감동을 절반도 살리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작품은 원작을 아주 똑같이 옮겼고, 근데 그게 영화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이미 내용 다 알고 보았는데도 긴장감이 가득했고,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에 감탄하면서 보았다. 특히 김윤진의 연기는 눈물을 쏙 빼게 한다. 죽은 아이가 날마다 돌아오는데, 그 아이의 그 외로운 마음을 들여다봐준 어미의 마음이란, 제 배로 낳은 자식이 아니어도 충분히 어머니의 그것이다.

 

영화는 원작과 엔딩만 조금 차이가 난다. 엔딩에서 새롭게 귀신이 된 양반이 버스에 올라타는 장면이 시각적으로 꽤 인상 깊었는데 그걸 다른 걸로 대체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 부분도 찍긴 찍었는데 뺐다고 한 것도 같고... 인터뷰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기억이 왔다갔다 한다. 자신 없으니 패쓰!

명절이라 주차장 문제로 껄끄러웠던 아래층 정육점에서 일부러 고기를 사고, 곱창 냄새를 빨래에 잔뜩 배게 했던 아래층에서는 치약 세트를 들고 왔다. 그렇게 더불어 살아가는 거겠지. 우리 이웃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

 

52. 제이니존스

 

친구와 함께 본 음악 영화다. 친구가 예매를 해서 사실 제목도 모르고 나갔다. 음악 영화는 대체로 실패하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기대가 있었다. '원스' 같은 대박 작품은 아니지만 그냥 잔잔한 재미가 있었다. 전형적인 나쁜 남자였던 주인공이 자기도 몰랐던 딸을 만나면서, 그것도 같이 음악을 하게 되면서 조금 더 좋은 남자로, 좋은 아버지로 변화해 가는 게 좋았다. 관객이 흠뻑 빠질 만큼 노래가 좋지 않았던 것은 좀 아쉽다. 근데 작품에서 나온 것처럼 남자랑 아이가 정말 닮아 보였다. 눈매가 말이다. 신기해라.

 

제이니 존스의 엄마 역은 엘리자베스 슈가 맡았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였던가? 암튼 엘리자베스 슈의 아주 예뻤던 시절을 기억하는데, 지금은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서 처음엔 그녀인줄 알아보지 못했다. 왠지 내가 다 섭섭하다.

 

★★★☆

 

53. 미드나잇 인 파리

 

아, 이 영화 너무 사랑스러웠다. 우디 앨런 감독은 진정 천재가 아닌가 싶다. 헐리웃에서 잘 나가던 작가인 남주인공은 여자 친구와 파리에 여행을 왔다. 여친과 달리 이 남자는 1920년대 파리가 가장 완벽했다고 생각하며 갈 수 없는 그 시대를 동경하고 그리워하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12시 종이 쳤을 때 술에 잔뜩 취해서 자동차 한대를 얻어탔을 뿐인데 그곳은 1920년대의 완벽한 파리가 아니던가. 여기서 그는 흠모하고 존경해 마지 않던 여러 예술가들과 교류하게 된다. 남성미 물씬 풍기는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 부부, 바람둥이 피카소와 달리까지. 재밌는 것은 캐스팅을 기막히게 해서 실제 그들이 살아 돌아온 것처럼 보여준다는 것이다.

 

 

젤다 피츠제럴드 사진까지는 찾아보지 않았다. 이미 스콧 피츠제럴드에서 대박이지 않은가!

 

 

 

 

 

 

 

 

 

 

 

 

 

 

헤밍웨이의 젊었을 적 사진을 서점에서 보고는 깜놀했던 기억이 난다. 수염이 덥수룩한 노년의 그의 모습만 보다가 이렇게 핸썸한 얼굴의 작가를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던 것이다. 작품 속 배우는 좀 느끼해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뭔가 퇴폐적이기도 하고 뭔가 마초적인 모습도 느껴지는데 그게 나름 매력이 있다. 작품에서 남자 주인공에게 결정적인 한 마디를 해주는 반전의 제공자이기도 하다. ㅎㅎㅎ

 

 

 

 

 

 

 

 

 

 

 

 

 

 

 

달리에서 정말 빵 터졌다! 저 동공하며 손가락까지, 모두 달리처럼 보인다. 아, 완전 웃겼다.

 

 

 

 

 

 

 

 

 

 

 

 

 

 

 

피카소 젊었을 적 사진은 못 찾았는데 대충 이미지가 비슷해 보인다. 고집스럽고 완고해 보이는 저 표정 좀 보라지...

 

 

 

 

 

 

 

 

 

 

 

 

 

영화가 90여 분 정도로 무척 짧은 편인데 잠시도 가만 두지 않고 빵빵 터뜨리는 깨알 같은 재미가 있었다. 파리의 그 낭만적인 밤이랑, 비에 젖은 거리의 모습, 이미 떠나온 앞선 시대를 끊임없이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감동과 재미가 어우러진 수작이다. 무엇보다 제작비를 그리 많이 들였을 것 같지 않은데도 완성도가 훌륭하다. 이렇게 로맨틱하고 이렇게 기분 좋은 영화라니! 포스터만 봐도 사랑이 뚝뚝 흐른다. 아, 이 영화 참 좋다. 별 다섯 만점에 별 열 개 주고 싶다.

 

 

★★★★★

 

54. 케빈에 대하여

 

아, 이 영화는 제목을 읽으면서 벌써 마음이 무거워진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자유로운 삶을 즐기던 여행가 에바는 토마토 축제에서 만난 남자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가졌고 결국 출산을 하기에 이르렀다. 하룻밤의 열정에 대한 대가는 가혹했다. 에바가 준비가 안 된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녀의 아이가 지나치게 남달랐다. 아이는 엄마와 단 둘이 있는 동안에는 자지러지게 울었고 아빠가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방긋 웃으며 잘 논다. 당연히 남편은 아내가 유난을 떠는 거라고 생각했다. 아이는 여섯 살이 되기까지 기저귀를 찼다. 대소변을 못 가려서가 아니라 '안' 가렸던 것이다. 엄마를 괴롭히기 위해서. 엄마를 자신 옆에 꼭 붙잡아두기 위해서.

 

아들 케빈은 엄마에게 집착했다. 네가 태어나지 않았을 때가 더 좋았다고 아기 적에 했던 말에 대해서 보복이라도 하듯이 더더더 엄마가 자신에 대해 한탄하게 만들었다. 철저하게 남들 앞에서는 멀쩡한 아들 행세를 하면서. 그 아들의 행각은 엽기적인 가학을 뛰어넘어 돌이킬 수 없는 폭력으로 치달았다. 희대의 살인마가 된 것이다. 또 다시 엄마와 둘만 남게 되었다. 케빈은 엄마가 자신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이렇게 비뚤어진 사랑으로만 엄마를 붙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단순히 애정 결핍이란 이유를 붙이기엔 케빈의 죄가 너무 컸다. 그 뒷수습을 묵묵히 감당해내는 에바의 남은 생이 가엾고 가여웠다.

 

 

케빈 역을 맡은 이즈라 밀러의 창백한 얼굴과 사람을 뚫어볼 것 같은 강렬한 눈빛의 조화가 무서웠다. 이 아이가 저지를 일들이 두려워서 영화를 보는 내내 더 긴장하게 되었다.

 

 

여동생은 정말 사랑스러웠다. 에바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문제가 있어서 케빈이 저렇게 된 것인가 고민을 했지만, 둘째 아이와의 평범한 모녀 관계를 떠올린다면 역시 에바가 아니라 케빈이 문제였다. 아들의 상태가 이렇다는 것을 남편도 모르는데 도대체 누구와 의논을 하며 누구와 이 문제를 풀어갔을 것인가. 그러니 이 영화의 포스터처럼 '너의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이 에바에게는 천형처럼 보인다.

 

 

틸다 스윈튼은 많지 않은 대사 속에서 저 지친 표정으로 영화의 많은 것을 표현해 내었다. 아무리 극이라지만 이 영화를 찍는 동안 연기자 자신도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스릴러 소설에서는 미성년자가 자신이 미성년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죄값을 치르지 않는 것에 대해 종종 언급되고는 한다. 케빈 역시 열여섯 생일을 얼마 앞두고서 범행을 저질렀다. 그리고 이년의 시간이 흘렀고 이제 성인이 되어 교도소로 옮겨가게 되자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두려이 뭔지 케빈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아래 지식e 동영상처럼 그가 바라는 것은 이제 '동정심' 차례일까.

 

에바는 케빈과 거리를 둔다. 버리지도 않지만 집요하게 파고들어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 인내의 시간은 에바에게도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영화는 붉은 색과 파란색을 잘 대비시켜서 에바를 조명한다. 토마토 축제의 붉은 색은 에바에게 원죄와도 같은 시작점이었을지 모른다. 이웃들의 테러로 온 집안이 붉은 페인트로 도배가 되었을 때 묵묵히 닦아내는 장면도 그렇다. 반면 파란색은 다시 출발하려고 애쓰는, 어떻게든 회복하고 싶어하는 에바의 마음을 비쳐준다. 속죄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것이 에바 자신이든, 아들 케빈이든...

 

 

 

 

 

 

 

 

 

케빈(으로 대변되는 사람)에 대하여 얘기하는 것은 몹시 조심스럽다. 이런 소시오패스, 혹은 사이코패스가 결코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세상 일에는 인과 관계라는 것이 성립하는 편이지만, 이렇게 설명될 수 없는 사회악도 분명 존재한다. 얼핏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가 떠오른다. 참 어렵고 무서운 세상이다.

 

 

★★★★★

 

55. 대학살의 신 

 

로만 폴란스키 감독에 조디 포스터, 케이트 윈슬렛, 크리스토프 왈츠 주연이다. 남은 한 명은 케빈에 대하여에서 아버지로 나왔던 존C. 라일리다. 프랑켄슈터인처럼 생겼는데 여기저기 많이 나온다.ㅎㅎ

 

제목이 어마어마해서 인상적인데, 그것 말고도 익숙하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몇 해 전에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이미 접했었다. 영화를 보니 확실히 생각이 났다. 연극에서도 문제의 가식덩어리 '꽃'이 나왔고 그 부분에서 막 웃었던 게 떠올랐다. 이 영화는 짧다. 90분 내내 네 명의 주인공이 거실에서 내내 말싸움을 벌인다. 처음엔 아이들이 싸웠고, 그래서 가해 학생 부모가 사과를 하러 왔고, 그러다가 언쟁이 심해지면서 어른 싸움으로 변해가는 게 내용의 전부다. 그 과정에서 지적이고 매너 좋고 교양 있고 성격 좋았던 이들이 지독한 독설가에 진상의 진상으로 거듭난다. 사실은 이쪽이 본모습이었달까. 아니, 두 모습 다 이들의 진정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표면에 내세웠든, 속으로 감추었든.

 

아무튼 제작비라고는 배우들의 출연료 외에는 별로 쓴 게 없을 것 같은 영화인데 그럼에도 충분히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해 주었다. 근데 배우들은 저 다다다다 대사 외우기 안 힘들었나 모르겠다.

 

★★★★★

 

영화는 이렇게 8편을 보았다. 중간에 내셔널지오그래픽전을 예매했었는데 광복절 전까지 봐야 하는 티켓이어서 시간이 맞질 않아 취소를 했다. 그 전시회는 아직도 진행중이지만 작년에도 보고 왔으니 굳이 다시 챙겨보고 싶지는 않다. 사진전은 취소했지만 '한번 더 회고전'을 보았으니 아쉬울 일은 전혀 아니다. 이번에도 나는 무한 앵콜을 자랑한 '빠데이'는 티켓을 쥐지 못했다. 이날 공연에서 이승환은 본공연에서 27곡을 불렀고, 앵콜로 22곡을 추가로 더 불렀다고 한다. 세상에... 다녀온 사람들 좋겠다.ㅜ.ㅜ  

 

 

 

 

선곡 리스트

 

좋은 날
나는 나일 뿐
내게
내가 바라는 나
그가 그 녈 만났을 때
애원
첫 날의 약속
그대는 모릅니다
너에게만 반응해
사랑하나요
푸른 아침 상념
체념을 위한 미련
오글송
너의 기억
참 쓰다
마지막 인사
외면
이 노래

A/S
크리스마스 위시즈
못말리는 봉팔이
루머
WARNING
소통의 오류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개미혁명

ENCORE
1.나는
내 생애 최고의 여자
2.제리제리고고
덩크슛
3.세가지 소원
화려하지 않은 고백
4.물어본다
심장병
5.퀴즈쇼
멋있게 사는 거야
6.dear son
너를 향한 마음
7.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착한 내 친구
8.완벽한 추억
슈퍼히어로
9.단독 전쟁
붉은 낙타
10.하찮은 사랑

11.그냥 그런 이야기
이별기술자

그리고 세현군 피아노 연주회 참석한 것이 나름 문화 생활이면 문화 생활이다. 연주는 3분 안에 끝났지만 참가자가 워낙 많았으니까. 당시 참가상으로 받은 연두색 프라이팬에 계란 프라이 잘 해먹고 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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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8월의 문화생활을 정리했다. 그리고 이제 9월의 문화생활을 정리할 차례다. 하하하...;;;;


바람과함께사라지다, 김주호, 차태현, 오지호, 민효린, 성동일, 신정근, 고창석, 송종호, 이채영, 천보근, 김향기, 남경읍, 이문식, 이덕무, 정약용, 백동수, 정조, 얼음, 코믹, 사극, 오션스일레븐, 서빙고, 서자, 나는왕이로소이다, 장규성, 주지훈, 백윤식, 변희봉, 박영규, 임원희, 이하늬, 백도빈, 김수로, 세종, 세종대왕, 1인2역, 왕자와거지, 충녕대군, 양녕대군, 황희, 코미디, R2B, 리턴투베이스, 김동원, 정지훈, 유준상, 신세경, 김성수, 이하나, 이종석, 조성하, 오달수, 정석원, 공군, 전투기, 북한, 탑건, F15, 피스아이, 골든이글FA50, 이웃사람, 김휘, 강풀, 김윤진, 마동석, 김새론, 김성균, 임하룡, 도지한, 장영남, 천호진, 김정태, 정인기, 차광수, 만화원작, 이웃, 제이니존스, 데이비드M.로젠탈, 아비게일브레스린, 알레산드로니볼라, 엘리자베스슈, 브리터니스노우, 피터스토메어, 조엘무어, 데이빗리스미스, 프랭크월리, 음악영화, 로드무비, 미드나잇인파리, 우디알렌, 오웬윌슨, 마리옹꼬띠아르, 레이첼맥아담스, 애드리언브로디, 칼라브루니, 케시베이츠, 마으클쉰, 알리슨필, 톰히들스턴, 코리스톨, 레아세이두, 커트풀러, 게드엘마레, 미미케네디, 니나아리안다, 데이빗로우, 릴미르크, 다니엘런드, 귀욤고익스, 미셀빌레모, 티에리한시세, 마르시알디폰조보, 안드리안드밴, 케네스에델슨, 서지배그더사리언, 톰코르디에, 오드리프류롯, 마리소나콘드, 소니아롤랜드, 로렌트스필보겔, 로랑클라렛, 사바로로브, 카린바나스, 올리비에라보르딘, 마리안느바슬레, 파리, 헤밍웨이, 피카소, 피츠제럴드, 달리, TS엘리엇, 거트루드스타인, 린램지, 틸다스윈튼, 이즈라밀러, 소시오패스, 모성, 스티븐소더버그, 오렌지상, 케빈에대하여, 대학살의신, 로만폴란스키, 조디포스터, 케이트윈슬렛, 크리스토프왈츠, 존C왈츠, 연극원작, 고품격막장코미디, 애들싸움, 어른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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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jinkang 2023-05-21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지? 심하다.
 

읽다가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다 읽고 나서 보니 어느 권에서 찍었는지 못 찾고 있다. 그래서 리뷰 대신 간단하게 페이퍼로 사진을 올려 본다. 한새의 얼굴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충동에서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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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에서 고3으로 넘어갈 때의 하다다. 그리고 진홍이는 고1에서 고2로 넘어간 모습이다. 훅 커버렸다. 하다는 성숙해졌고, 머리카락이 많이 길어졌다. 진홍이는 키가 훌쩍 자라버려서 한새보다 더 커버렸다.(한새 키가 186이고, 폭풍 성장하기 전 진홍이 키가 176이었다. 정말 순정만화스런 설정!)

 

하다의 눈망울이 아주 부담스러웠는데, 머리 길고 성숙해진 얼굴에서는 저 눈망울이 잘 어울렸다.

 

 

 

 

책속 표지를 보는 즐거움을 무시할 수 없다. 화랑 김유신을 그린 것이다. 선덕여왕 방영할 당시였나보다. 작가님이 삘 받아서 나온 낭장 이미지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결의에 찬 모습(게다가 예쁜 화장빨까지!)

 

 

 

 

불과 일년 전에는 걸그룹 동시 캐스팅되는 수모(?)를 겪었던 커플인데, 이젠 누가 봐도 달달한 러브 커플로 보이게 되었다. 여자처럼 보이던 진홍이가 머리를 짧게 자르고 수컷의 향기를 자랑하고 있다. 그치만 저 머리 스타일은 한새의 머리 스타일을 따라한 것! 여전히 신경전 중!

 

 

옷 갈아입고 있을 때 하다가 노크 없이 벌컥 들어서는 바람에 노출된 장면이다. 작가님의 애정을 담뿍 받아 아주 뽀샤시하게 그려졌다.

 

 

뭐든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한새의 표정은 때로 얄미울 정도로 느긋하다. 과거와 미래를 내다보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그런 신적 능력을 가졌으니 사실 무리도 아닌 표정이긴 하다.

 

 

어떻게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인연을 자각하던 날의 모습이다. 한겨울에 온몸이 타들어가는 고통에 맨발로 저리 뛰쳐나온 한새를 하다가 발견했다. 눈오는 날을 같이 보내자고 한 남자친구가 아웃 오브 안중이 되어버린 순간이다.

 

 

마음의 한쪽을 베어버리고 새출발을 하기 위해서 머리를 잘라버린 하다다. 아, 안 어울려..ㅜ.ㅜ 머리 삔 꽂은 한새가 더 예쁘다. 쿨럭...;;;;

 

 

9권 표지 그림이다. 내가 망또에 약한 편이라서 마음이 또 왈랑왈랑 거려서 찍어보았다. 야수와 미녀가 문득 떠올랐다. 린다 헤밀튼과 연기했던 야수가 그리 잘 생겼다고 하던데 실물은 보질 못했다. 검색하면 나오려나??

 

 

천사와 악마라고 해야 할까. 설정 무척 잘 어울린다. 뒤집어서 하다가 악마 복장을 하고 한새가 천사 복장을 해도 예쁠 것 같다. 호호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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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어 나란히 강의실에 앉아 있는 모습을 뭇 학생들이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는 장면인데, 어째 내눈도 꼭 닮아가고 있다. 이후 힘든 시간이 쭈우욱 펼쳐지긴 했지만, 어쨌든 이때만 해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하다였다.

 

 

 

 

 

 

 

 

 

 

 

 

 

 

 

 

 

한눈에 반하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는데, 그후로 꽤 오랜 시간이 흘러, 지금도 그게 가능할까 싶은 의심이 든다. 스무살 어릴 때나 가능했던 이야기가 아닌가 하고. 그렇게 생각하면 무척 슬퍼지긴 하는데, 그래도 현실은 무시할 수 없는 법!

 

작가님의 블로그를 검색해 보니 새 작품이 연재 중이다. 8월부터 연재에 들어갔는데 제목이 '네가 있던 미래에선'이다. 아, 제목 멋있다.

 

뭔가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4회분 연재가 되어서 곧 단행본 작업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잔뜩 기대가 된다. 애정 충만한 이때에 바로바로 만나고 싶다. 훗!

 

 

(작가님 블로그에서 퍼온 그림 : http://blog.naver.com/comicre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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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9-24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컷의 향기라니..어휴, 마노아님도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12-09-24 11:44   좋아요 0 | URL
제가 저 단어를 쓸 때 다락방님을 떠올렸다는 것 알랑가요, 모를랑가요.^^ㅎㅎㅎㅎㅎ

무스탕 2012-09-25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마노아님도 참..... ^/////^

제가 이러면 사기라고 하실렁가요? ㅋㅋㅋㅋ

마노아 2012-09-25 21:00   좋아요 0 | URL
아이 참, 정말이에요? (>_<)ㅋㅋㅋ
 

오오오, 8월의 마지막 날이다. 역시나 급한 마음으로 7월에 본 영화 정리하기!

 

 

접힌 부분 펼치기 ▼

 

42. 연가시

 

김명민 주연이라는 것과, 뭘 봐도 재밌다고 말하지 않는 둘째 언니가 재밌다고 말한 것이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렇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그냥 그랬다는 것! 무섭게 퍼져나가는 감염에 대해선 컨페젼에서 더 공포스럽게, 더 실감나게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조금 비교가 되었다. 김명민이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긴 하지만 이 작품에서 보여준 연기는 좀 뻔했지 싶다. 오히려 아내 역할을 맡은 문정희의 연기가 더 실감 났다.

 

 

이 영화 보고 온 날 내 왼쪽 어깨에 못보던 벌레가 앉아 있었다. 엄마더러 잡아달라고 하면서 뭔냐고 하니 귀뚜라미 새끼 같다고 해서 완전 깜놀했다. 곱등이가 내 주변에 있을 것만 같아서...;;;;

 

암튼, 영화 보고 나서 어느 학자의 인터뷰를 보니, 연가시는 1급수에서만 살기 때문에 영화처럼 한강에서는 못 산다고, 그리고 저렇게 사람 몸에 기생이 가능하려면 귀뚜라미 같은 종류로만 한 100년 내리 먹어야 가능할 거라고, 그러니 영화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고... 휴우... 다행이네..;;;;

 

★★★☆

 

43. 나는 공무원이다

 

그러니까 이날은 갑작스럽게 생긴 오전 회의 때문에 오후 출근 시간까지 붕 떠버려서, 한정거장 뒤에 있는 김포cgv에 가서 급히 보고 온 영화다. 윤제문이야 워낙 연기 잘하는 배우이고 음악 영화라 하니까 역시 기대가 좀 있긴 했는데, 영화는 많이 심심하다. 유머는 크게 웃기지 않고, 음악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감동 코드도 크게 와닿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많이 아쉽다.

 

김별에서 송하윤으로 이름을 바꾼 이 배우는 긴 머리보다 짧은 머리(유령의 쪼린 감자)가 더 예뻐보인다.

 

 

★★☆

 

44.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마르께스의 이름값으로 역시 기대치가 조금 있었던 영화다. 이 영화를 무척 힘들게 봤다. 나는 공무원이다를 점심 때 보고, 저녁에 방학식 하고서 시간이 남아서 보게 되었는데, 하루에 두편은 무리였다. 보다가 엄청 졸았다. 그래서 이 할아버지가 왜 사랑에 빠졌는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고...;;;; 이 여자의 어디가 대체 열네살로 보인다는 건지 당최 인정하기 어렵고...;;;;;

 

 

그래도 채플린의 딸이라는 이 노배우의 연기는 인상 깊었다. 얼굴에서 채플린이 보인다.

 

 

 

 

 

 

 

 

 

 

 

내가 읽은 마르께스의 책은 '꿈을 빌려드립니다'가 고작이고, 읽지 못하고 꽂혀만 있는 백년의 고독이 있고, 그리고 현재 사고 싶어 근질거리는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 있다. 몇 주 동안 날마다 책을 팔아서 카드값 메꾸는 상황에서 그분은 감히 부르지 않으려고 조심 중이지만, 이미 편의점에 택배 와 있다는 문자는 도착해 있을 뿐이고.... 쿨럭!  책을 사야 책을 팔지... 에헴!

 

★★★☆

 

45. 백자의 사람, 조선의 흙이 되다

 

일제 강점기가 배경인데 일본 사람으로 조선에서 헌신한 사람이 소재라고 하니 궁금한 게 당연했다. 매우 매력적인 소재였지만,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영화도 그닥 큰 재미를 주진 못했다. 재미도 어설프고 감동은 더 어설프고...

 

 

내가 예매할 때 평점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벤트 응모하면서도 이러다가 유일 신청자로 당첨되는 것 아냐? 했는데, 정말 당첨됐다. 유일 예매자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첨되어서 CD와 책을 받았다.

 

선물은 고마운데, 내게 흥미를 주진 못해서 바로 중고샵으로 직행했다. 미안하다. 요새 궁해서 그랬다. ㅎㅎㅎ

 

간송 전형필 선생님을 주연으로 한 영화를 안 만들어지나 모르겠다. 이 사람보다 더 극적으로 나올 것 같은데 말이다.

 

 

★★★☆

 

46. 도둑들

 

 

 

아, 이 영화 정말 오래 기다렸다. 최동훈 감독의 작품은 모두 재밌었다.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 전우치도 두번 봐도 재밌는 영화였다. 뒤늦게 영화 목록을 정리하는 이 시점에서 이 영화는 이미 천만 관객을 훌쩍 넘겨버렸다. 내 생각에 왕의 남자와 괴물은 천만 관객 동원해도 별 불만 없었지만, 실미도랑 태극기 휘날리며와 해운대는 천만까지 볼 영화였나 싶었다. 어줍잖은 신파나 애국심을 강조하는 영화 별로다. 이 영화는 순수하게 오락 영화다. 제법 로맨스가 가미된. 인구 오천만 나라에서 천만이나 같은 영화를 본다는 건 그닥 매력적이지 않지만, 어쨌든 이 영화가 재밌었다는 건 인정! 초반 박물관 터는 장면 10분을 놓친 나로서는 한번 더 보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물론 제값 다주고 보는 건 아깝지만 할인 받는다면 기꺼이 콜!

 

전지현이 섹시하게 나왔다지만, 내 눈에는 김혜수만 보였다. 이 여자 왜 이리 갈수록 아름다운겨!

 

 

 

물에 빠졌다가 건져져서 깨어날 때가 가장 예뻤다. 다분히 영화적 연출이 가미되었지만, 미모는 온전히 그녀의 것! 저런 머리 일반인들이 소화하기는 힘들겠지?

 

연기로는 김해숙 씨가 압권이었다. 제작자(감독의 부인) 인터뷰를 들어보니 김해숙씨를 최고로 쳤는데, 설사 2편이 만들어져도 출연할 수 없으니 괜히 미리 아쉬워해 본다.

 

전우치에서는 도술 부리는 강동원의 와이어 액션이 근사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창으로 뛰어내려 실외기 타고 넘나드는 마카오 박(김윤석)의 와이어가 예술이었다. 영화가 줄 수 있는 대리 만족의 극치를 찍었달까. 아무튼 이 영화 내리기 전에 한 번 더 보고 싶다.

 

 

 

★★★★★

 

47.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이 영화를 보러 가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은 이미 이사 페이퍼 쓰면서 얘기했으니 패쓰! 하여간 우여곡절 끝에 이 영화도 초반 10분을 놓쳤다. 캣우먼 앤 해서웨이가 브루스 웨인의 집을 터는 장면을 놓쳤다. 아까비....

 

영화는 다크나이트보다는 덜 재밌었지만 배트맨 비긴즈보다는 재밌었다. 더 좋았을 이 영화의 재미가 덜했던 것은 잘못된 정부 덕분이었다. 영화의 결말을 잘못 이해한 언니가 내용을 잘못 소개해준 것이다. 스포일러도 화가 나는데, 잘못된 스포일러라니. 그 덕분에 엄한 걱정을 하면서 조마조마하여 영화를 봐야 했다. 과거 식스 센스를 같이 봤던 친구가, 꼬맹이가 귀신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알고 영화를 보다가 마지막에 깜놀한 것과 똑같은 황당함이었다.

 

 

 

좀 더 정면에서 찍은 사진을 못 찾았다. 저 오토바이(?)는 탑승자의 S라인을 심하게 강조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망토 두른 배트맨보다 캣우먼이 탔을 때 더 근사하다.

 

크리스찬 베일은 배트맨 복장을 할 때보다 브루스 웨인일 때가 더 멋있고는 했는데, 나는 아무래도 배트맨으로 변신했을 때는 대역을 여러번 쓴 게 아닐까 생각했다. 눈과 코를 가렸다지만 입매가 좀 달라보여서 말이지...

 

궁금한 것 하나는, 다리 어떻게 한 걸까? 불편한 다리를 한 순간에 고치게 한 그 비법은 무엇??? 그게 과학적으로 가능한 거였나???

 

 

 

 

인셉션 때도 포스터가 꽤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 포스터도 좋다. 건물 끝에서 비치는 하늘의 모양새가 박쥐 모양이다. 어떤 환경미화원은 낙엽을 박쥐 모양으로 모아놨던데... ^^

 

억만 장자 브루스 웨인도 멋지지만,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는 전직 슈퍼 히어로 브루스 웨인도 아주 근사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는 아마 다시 보기 힘들겠지만, 여하튼 한 획을 그은 건 분명하다. 영웅도 고뇌를 해야지 늘 '슈퍼'이기만 하면 매력 없다.  

 

 

 

 

 

 

 

 

 

 

 

★★★★★

 

7월에는 이승환 회고전을 다녀왔고, 뮤지컬 모차르트를 보았고, 영원의 도시 로마전을 다녀왔다. 울 공장장님 공연이야 늘 훌륭하니 강조하면 입 아프고, 뮤지컬 모차르트는 기대치가 없었기 때문에 큰 불만 없이 보고 나왔다. 내 임태경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박은태 주연으로 다녀왔다. 아무래도 노래랑 연기가...ㅎㅎㅎ

 

 

 

임태경 옆의 아해가 참 뽀샤시 하니 예쁘다. 예가 혹시 비스트의 장.... 누군가? 이름 모르겠다.;;;

 

엘리자벳에 비하면 모차르트는 상당히 약한 편인데, 그래도 황태자 루돌프는 기대하는 중!

 

 

 

 

 

 

 

 

 

 

 

 

 

 

 

로마전은 어린이 눈높이로 전시회를 꾸며 놓았다. 적당히 재밌었지만 입장료에 비해서 다소 심심했던 것도 사실!

당시 사용했다던 점토판에 내 이름을 써보았다. 윤동주처럼 흙으로 덮어버리진 못했다. ㅎㅎ

 

동행이 있었다면 옷을 입어보는 체험을 더 다양하게 했을 텐데 살짝 아쉽지만, 사진 한 장 건졌으니 그걸로 만족!

 

아치형 구조물을 만들어 보게 하는 모형이 있었다. 다 만들고 사진 한 장 찍으려고 했는데 무너졌다. 오른쪽 앞의 아치가 내가 만들었다가 무너진 구조물이다. 집 지으면 큰일나겠다.^^

 

 

 

 

 

 

 

 

 

 

 

 

 

펼친 부분 접기 ▲

 

7월에 본 영화와 공연 및 전시회를 정리하고 나니, 곧 8월에 본 것을 정리해야 할 판이다. 밀리지 말자. 제발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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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9-01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둑들,에 전 임달화 김해숙 커플이 참 멋있더라구요ㅎㅎ임달화의 총격장면과 로맨틱한 장렬한 전사^^
마노아님, 바쁘신 중에도 많이 보셨네요.
아, 나는공무원이다,도 기대보다 훨 좋았어요. 윤제문이 연기를 역시 참 잘하는 배우구나 싶었어요.
편안한주말 보내세요.~~~

마노아 2012-09-03 15:13   좋아요 0 | URL
임달화 참 멋졌어요. 사진 올리려고 했는데 깜박하고 빠뜨렸네요. 두 커플 사랑스럽고 장렬했어요.
윤제문은 좋아하는 배우지만 영화는 저한테 안 통한 거 있죠.
벌써 주말 지나고 주초예요. 프레이야님, 좋아하시는 9월이에요! 이 가을을 즐겨 보아요.^^

2012-09-01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03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7월이 모두 지나가기 전에 6월에 본 영화를 정리해야 한다는 나름의 급박함을 갖고 오랜만에 페이퍼를 쓴다. ^^

 

 

 

36. 맨인블랙3

 

MIB3는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본 영화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무척 재밌었다. 1편은 까마득한 옛날에 본 기억이 나는데 2편은 봤는지 안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무튼, 2편을 보았는지와는 별로 상관이 없다. 3편은 앞 작품의 프리퀼에 해당하니까.

 

윌 스미스를 보고서 대통령 아저씨가 자기 우유를 마셨다고 울먹이던 꼬마 아가씨가 기억에 남는다. 토미 리 존스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배우는 헐리우드판 올드보이에서 최민식 역할을 맡은 배우라고 한다. 사실 난 두 사람의 배우인 줄 모르고, 토미 리 존스 얼굴을 그래픽으로 주름 지운 줄 알았다. 안면인식장애가 있어서리....;;;

 

아무튼! 제이의 아버지 얘기는 충분히 짐작 가능한 설정이었지만 그래도 참 짠하고 아팠다. 비밀은 언제나 무거운 법!

 

★★★★★

 

37. 차형사

 

돈주고 볼만한 영화는 아니었다. 때마침 6월 중으로 써야만 하는 무료 티켓이 있어서 냉큼 써버렸다. 강지환은 쾌도홍길동과 7급 공무원에서 참 좋았는데 이 영화는 좀... 실제로 살을 찌웠다가 빼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얼굴이 좀 삭아버린 느낌이었다. 그리고 자기 성격과 닮아 있어서 연기하기 편했다는 성유리는, 관객 입장에서는 꽤 불편했다. 그 오버스러운 목소리 톤이 좀 거북해서 말이다. 그게 자기 스타일이랬는데 뭐 어쩌겠냐마는....

 

암튼, 그렇게 아무 기대 없이 선택한 이 영화가 그래도 굳이 보고 싶었던 까닭은 모델 때문이었다.

 

 

 

이수혁은 뿌리 깊은 나무에서 얼굴을 익혔고, 신민철은 잘 모르겠고, 내 관심은 김영광이었다. 이 사람을 이 뮤직비디오에서 봤기 때문이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노래에 꽤 좋아하는 뮤직비디오다. 아주 간단한 설정으로 찍었지만 이미지가 주는 임팩트가 크다. 여기서 김영광이 바닥에 넘어진 채로 주먹으로 땅을 치는 장면이 오래 각인되었다. 마지막에 벽에 부딪혀서 부서진 인형과 그 손가락에서 빛나던 반지도 인상적이다. 상처입어가는 얼굴로 변해가는 우리 공장장님은 말할 것도 없고. 이때만 해도 울 보스의 볼이 꽤 통통했다. 지금은 좀 많이 빠졌다.ㅜ.ㅜ

 

암튼,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마약 밀거래 현장을 덮치기 위해서 런웨이에 침투하게 된 차형사. 2주만에 뚱형사가 몸짱 모델로 변신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건 둘째 치고, 극의 흐름이 개연성이 너무 떨어져서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마지막에 패션쇼 장면은 멋있었다는 것! 그냥 그걸로 만족하고 퉁쳐야 하는 영화였다. 이 영화를 아주 재밌게 봤다는 내 친구한테 내 감상을 차마 말해줄 수는 없었다.

 

 

 

요 장면이 영화의 한 장면인지, 아님 촬영 컷인지 잘 모르겠다. 암튼 서 있기만 해도 다들 그림이 되는구나!

 

 

 

 

 

해신에서 근사한 무사로 나왔던 박정학 씨는 점점 악역만 맡고 있다. 살짝 아쉽다. 얼굴이 너무 각져서 그런가??

 

 

 

 

★★☆

 

38. 더 스토닝

 

이런 영화를 해주는 무비꼴라쥬가 좋다. 이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파키스탄이었던가? 혼인잔치에서 외간 남자를 보고 웃었다는 이유로 다섯 명의 여자가 명예살인을 당했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86년이지만, 21세기에도 여전히 관습이라는 구조 속에서 억울한 여성들이 죽고 있다. 기막힌 일이다. 세상은 얼마나 노여운 일이 많은지...

 

 

 

이란의 한 작은 마을. 이란계 프랑스인 기자가 자동차 고장으로 잠시 마을에 머문다. 그에게 접근한 한 여인은 이 마을에서 하루 전에 자행된 끔찍한 일에 대해서 고발한다. 여인은 전날 투석형으로 사망한 소라야의 이모였다. 소라야의 남편은 툭하면 폭력을 휘두르는 아주 나쁜 놈이었는데 열다섯 어린 여자에게 꽂혀서 아내와 이혼할 건수를 만들려고 눈을 희번득인다. 두 아들마저도 아버지 닮아 가부장적인 구조 속에서 소라야는 두 딸의 생계를 위해서 매를 맞으면서도 남편을 견뎌내고 있었다. 위자료는커녕 아내를 죽여서라도 이혼하고 싶었던 남편은 음모를 꾸미고 가련한 여인 소라야는 마을 사람들이 침묵으로 공인한 음모 속에서 돌에 맞아 죽어간다. 제일 먼저 돌을 던진 이가 그녀의 친정 아버지였다는 점에서 그곳 여인들의 스산한 삶이 한눈에 보인다. 아버지에 이어 남편, 그리고 아들들마저 죄없는 그녀에게 돌을 던진다. 단번에 죽을 수 없고 천천히 죽어간다는 점에서 투석형은 더 잔인하다. 예수님은 죄없는 자들에게 돌을 던지라 했지만, 이곳 사람들은 죄많은 자부터 돌을 던진다. 그것도 죄없는 여인에게.

 

영화는 주제 의식이 명확하지만 그걸 표현하는 데는 아주 노련하지 않았다. 너무 직접적이어서 덜 은밀했달까. 작년에 보았던 '그을린 사랑'과 같은 그런 짙은 농도의 감정적 충만은 다소 부족했지만, 아직도 진행형으로 이어져 오는 '투석형'에 대해서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역할은 톡톡히 해내었다.

 

 

 

 

 

 

 

 

 

★★★★☆

 

39. 두개의 문

 

독립영화를 예매하면 나혼자 보기 일쑤였던 우리 동네 작은 극장. 그 극장이 생긴 이래로 독립영화관에 이렇게 관객이 많았던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이 영화가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하겠다. 으레 피해자의 입장에서 진행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진압군의 이야기를 더 많이 보여주어서 오히려 용산참사의 비극이 더 크게 부각되었다. 누구의 책임이냐는 질문에 진압군이었던 이가 한템포를 쉬고 나서 농성자 때문이라고 대답할 때 관객 모두가 숨을 죽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 일말의 망설임이 생각을 고른 것인지, 혹은 준비된 대답을 하기 위해 머뭇거린 것인지 모르겠다. 강요된 생각이건, 본인의 생각이건 그 한마디에 이 참사의 맨얼굴이 그대로 보인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살릴 수도 있었다. 진압이 아닌 구조였다면.... 참사가 있었던 건물 자리는 이제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고. ㅠ.ㅠ

 

 

 

영화 말미에는 쌍용자동차 투쟁에 관한 부분이 나온다. 이 역시 진행형... 함께 살자고 외쳤던 그들의 구호가 메아리 친다. 용산 cgv에서 이 영화가 상영됐다는 건 그래도 고무적이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함께 촛불을 들었다고 손석희의 시선집중이었던가, 김현정의 뉴스쇼였던가... 암튼 어디서 소식을 들었다. 뉴스를 들으면서 가슴 졸이는 일 말고, 좀 속시원하고 감동적인 그런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에서 뉴스를 시청하는 건 필연적인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

 

 

40. 두 번의 결혼식, 한 번의 장례식

 

 

 

 

 

 

 

요새 나는 꼼수다가 제법 재미가 시들해졌고, 나는 꼽사리다가 좀 더 관심을 끌고 있는 와중에 '나는 딴따라다'까지 꼼수의 재미를 위협하고 있다. 자칭 불세출의 연출가 탁현민과 개그우먼 곽현화, 그리고 커밍아웃한 영화 감독 김조광수가 고정 출연이다. 1회는 조금 지루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무척 재미 있었고, 지난 주에 들었던 오지 탐험을 많이 한 탁재형 피디가 특히 재밌었다. 암튼! 그 방송 덕부네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져버렸다. 평점도 꽤 괜찮았고 말이다. 결론적으로, 영화 제법 재밌었다. 많이 유쾌하고 꽤 슬펐다. 아무래도 장례식이 있으니까. 많이 억압되어 있는 만큼 더 노골적인 게이들의 농염한 농담도 흥미로웠다.

 

 

 

 

첫번째 사진의 남자는 드라마 '동이'에서 심운택 역할을 했다. 나는 그때도 박용하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도 보는 내내 박용하가 떠올랐다. 안타까운 청춘이지.... 두번째 사진의 여자는 '여섯 개의 시선'에서 장례식장 주차장 매표원으로 나왔더랬다. 무척 중성적으로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레즈비언으로 나온다. 미안하게도 너무 잘 어울려서리..ㅜ.ㅜ 세번째 사진의 여자는 류현경이다. 방자전과 시라노 연애 조작단에서 나왔는데, 이 작품에서 아주 깜찍하고 당차게 나왔다. 캐스팅 무척 잘 된 편이다. 또 한명의 남자 주인공은 내가 아는 바가 없으므로 패쓰!

 

 

 

 

 

 

 

 

 

나는 이 작품을 박희정이 그렸기 때문에 닥치고 구입했는데, 자세히 보이 이 영화가 원작이다. 영화 보고 나서 바로 볼 생각이었는데 사실 그 사이 폭풍 같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아직 비닐도 못 뜯었다. 이 폭풍같은 나날들은 당분간 좀 이어질 전망이다. 발밑에도 최근에 구입한 만화 '벡'이 박스에서도 나오지 못한 채 잠들어 있다. 아무튼 이번 방학에는 보고 싶은 책이다.

 

 

 

★★★★

 

41.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나는 이 영화를 무척 기다린 편이었다. 많은 영웅물들이 있지만 그 중에 제일 좋았던 건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이다. 배트맨은 아주 세련된 갑부라서 마음에 들었고 스파이더맨은 반대로 가난한 고학생이었던 점이 마음에 들었다. 돈이 많건 적건 영웅들은 고뇌했다. 그 고뇌를 깊이있게 연출해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좋았고, 전작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좋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냥 앞의 시리즈의 리메이크에 불과했다. 이야기 구조도 거의 똑같고 결말도 그랬다. 좀 더 청소년용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렇다고 딱히 더 재밌지도 않고 감동적이지도 않고.... 주인공의 비쥬얼이 좀 더 훌륭해졌다는 것 말고는 변화가 없다. 더 잘 생긴 주인공이 나왔다고 해서 더 매력적으로 그려지지도 않고 말이다. 게다가 '헬프'에서 스키터로 나왔던 이 여자 주인공은 여고생으로 나오기엔 좀 나이 들어 보이지 않던가? 포스터는 꽤 공들여 작업한 것 같지만.

 

 

 

 

 

 

맨인블랙3처럼 프리퀼을 기대했던 건 내 착오지만 아무튼 스파이더맨은 많이 아쉽다. 필연적인 대결 구도를 위한 악역 리자드맨은 분장도 허술하고, 2탄을 위한 포석도 너무 뻔했다. 게다가 도마뱀사나이란 이름은 또 어찌나 성의가 없던지... 그래도 조카 세현군이 보면 아주 좋아라 할 것 같은데 녀석은 지난 주말에 이 영화보다 아이패드 게임을 택했다. 이제 그럴 나이인가..ㅜ.ㅜ

 

 

 

 

 

 

 

 

 

 

 

 

 

 

 

 

 

 

 

 

★★★☆

 

그밖에 6월에는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전과 G마켓 콘서트, 그리고 이승환의 회고전을 다녀왔다. 영화보다 더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까맣게 잊고 있었던 티켓이 있다.  7월 말까지 '영원의 도시 로마전'을 다녀와야 한다. 며칠 남지 않았다. 내일은 움직여야지 싶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면 2012년 7월에 본 영화들을 작성해야 할 것이다. 일단 오늘 보고 온 '도둑들'을 광고하고 싶다. 앞에 10분 놓친 게 무척 아쉽다. 한번 더 보고 싶다. 다음주 예매해 놓은 아이맥스 다크나이트 라이즈도 마찬가지. 아, 이삿짐 싸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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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7-26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봤어요.
스파이더맨 보면서 부모 없이 자라는 소년에게 감정이입해서 꽤 눈물이 났어요.ㅜ

이삿짐이라니 집이 이사하는 거에요? 아니면 마노아님만 독립하는 거?

마노아 2012-07-28 09:21   좋아요 0 | URL
스파이더맨 앞서 1.2편을 봤을 때는 많이 짠했는데 이번에는 비교적 덤덤했어요.
독립을 하는 거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애석하게도 그건 아니고요. 윗층으로 이사가요. 어제 윗집이 나갔고 이제 차차 짐을 옮기는 중이랍니다.^^;;;

프레이야 2012-07-26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이사 하세요? 아니면?? 궁금해라.
'도둑들'은 잼났다는 말씀인 거죠? ㅎㅎ 봐야지 하고 있는데 아직이요.
두개의 문과 더스토닝을 놓쳤어요. 기회를 봐야겠어요.
두결한장은 영화 먼저 만화 나중이군요. 영화 먼저 소설 나중도 꽤 있던데 말에요.^^
박희정님 만화라 예쁠 것 같아요.

마노아 2012-07-28 09:22   좋아요 0 | URL
바로 한층 위로 이사하는 건데 장애물이 많았어요. 일단 한숨 돌렸고요.
이제 어마어마한 짐을 옮길 차례예요.
박희정 작가님의 그림이라면 충분히 기대할 만하죠. 어여 비닐을 뜯어야 하는데 말이에요.^^;;;

라로 2012-07-26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파이더맨에 나온 여배우는 좀 늙어보였지요!!ㅎㅎ
저도 그 생각했어요.
그런데 도둑들,,,저도 관심갖고 있었는데,,,보고싶어요.
그런데 계속 이렇게 바쁘셔서 어째요???

라로 2012-07-28 00:14   좋아요 0 | URL
저 오늘 <도둑들>봤는데요 마노아님 놓치신 10분 안까운 장면이에요.
액션이 좋던데,,,다시 보셔야 할 듯요,,,근데 왜 10분씩이나 놓치셨을까 이궁~~.ㅠㅠ

마노아 2012-07-28 09:23   좋아요 0 | URL
오오오, 보고 오셨군요! 초반에 미술관 터는 장면을 놓쳤어요. 이런 영화는 보통 초반 5분 10분에서 기선 제압을 하니까 아주 재밌고 멋졌을 텐데 많이 아쉬워요. 영화가 길긴 하지만 정말 한번 더 보고 싶어요. 우리 혜수 언니가 얼마나 매력적이던지요!!!
 

 

30. '이민자'는 우리 동네 내가 아끼는 극장에서 보았다. 그 극장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아버지 카를로스는 불법 이민자다. 정원사로 일하면서 아들의 공부를 뒷바라지 해주며 더 나은 미래를 소망하고 꿈꾸는 그런 아버지이다. 십대 중반의 아들은 갱두목을 삼촌으로 둔 여자 친구와 어울려 다니면서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말썽만 피우기 일쑤다. 여동생이 힘겹게 모은 돈을 보태어서 트럭을 장만한 카를로스. 그러나 자신에게 선의를 보였던 사내에게 트럭을 도둑 맞고, 그 트럭을 되찾아오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더 힘겨운 일들이 이들 부자를 기다리고 있다. 비록 트럭도 도난 당하고, 불법체류자로 잡혀서 강제 추방까지 당하지만, 이 사연 많은 이야기 속에서 아들은 아버지의 눈물 겨운 부정을 온몸으로 체험한다. 그리고 비록 힘겹게 살지언정 양심을 저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아버지가 남겨준 유산을 가슴에 새긴다.

 

 영화를 보면서 이 책 '눈물 나무'가 생각났다. 선의가 악의로 되돌아오는 고리에 가족에 대한 사랑이 이유가 되는 서글픈 현실이 안타까웠다. 비단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아주 많이 진행되고 있는 이야기들. 그래도 영화가 주는 희망 한자락이 있어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일어설 수 있어서 기뻤다. 절절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이런 배역, 우리나라에서도 소화할 수 있는 많은 배우들이 있을 것이다. 한국판으로 하나 만들어져도 좋겠다. 이 작품 역시 이탈리아 사회의 제도적 모순과 실업, 빈곤 등의 현실을 그린 1948년작 '자전거 도둑'의 리메이크니까.

 

★★★★★

 

31. 말하는 건축가는 애석하게도 앞에 5분 가량을 놓치고 영화를 보았다. 건축가 고 정기용 씨의 마지막 삶의 여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사랑을 말하고 사회를 말하고 시간을 말하는 건축가가 생의 마지막 단1분도 허투루 쓰지 않고 열정을 담아 자신의 작업을 마무리 짓는다. 사람이 종속되지 않고 자연을 억누르지도 않는 그의 건축 작업은 그의 인생을 솔직하게 담아내었다. 그가 만든 기적의 도서관처럼, 기적과도 같고 선물과도 같은 인생 여정이었다. 일민 미술관에서 있었던 전시회를 보지 못한 게 꽤 아쉽다.

★★★★★

 

 

 

 

 

 

 

32. 코리아는 가정의 달 5월에 엄마와 함께 보기 아주 적합한 영화였다. 조카네 식구들은 어벤져스를 보러 가고 엄마와 나는 코리아를 골랐다. 영화 시작하기 2주 전쯤이었나...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서 '현정화' 선수의 인터뷰를 들었다. 그때 그 기록이 영화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었다.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헤어지면 전화를 할 수도 없고, 편지를 나눌 수도 없는 남과 북의 선수가 맞닥뜨린 이별이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영화는 어느 정도 예상한 만큼의 감동을 주었고, 또 예상했던 정도의 식상함도 보여주었다. 스포츠 영화와 음악 영화는 어느 정도의 감동을 보장하곤 했지만, 국내 스포츠 영화는 '국가대표'를 제외하고는 리얼함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니까 진짜 운동을 하고 경기를 하는 느낌 말이다. 우생순과 코리아가 비슷하게 아쉽다. 배두나의 연기도 좋았지만 제일 눈에 들어온 것은 유순복 역을 맡은 배우 한예리이다. 그녀의 긴장감과 절박함이 전율이 되어 전달되었다. 남북 문제를 소재로 다루면 서러움과 감동이 중첩되곤 하는데, 영화 코리아보다 역시 하지원 주연의 드라마 '더 킹 투하츠'가 백만 배는 더 재밌고 더 뜨거웠다. 연기 잘한다고는 여겼지만 아주 잘한다고는 여기지 않았던 그녀의 연기가 드라마에서 더 빛났다고 생각한다.

 

★★★★

 

33. 내 아내의 모든 것은 류승용 덕분에 살렸다고 본다. 그가 보여준 카사노바 연기는 진지한 코믹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이분은 '활'에서도 만주어를 아주 격정적으로 보여주었는데, 이 작품에서도 각종 다양한 언어들을 맛깔스럽게 표현해 주었다.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오버해 주는 '끼'와 감각은 대체 어떻게 갈고 닦은 것인지... 임수정은 대사가 엄청 빨랐는데 NG가 많이 나지 않았을까 싶다. 초반엔 이선균에 감정이입이 되었는데, 마지막까지 다 보고 나니 그의 대사처럼 그녀의 외로움이 사무치게 느껴졌다. 물론, 외롭다고 모두 저렇게 살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작품에서 이선균의 연기는 좀 아쉬웠다. 화차에서나 이 작품에서나, 연기의 차이를 못 느끼겠다. 목소리가 변화 폭이 많지 않은 편이어서 더 그렇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

 

34. '돈의 맛'은 '하녀'의 후속편 같은 구성을 잡았다. 실제로 작품 속에서 '하녀'를 시청하는 장면이 나오고, 극중 김효진은 하녀의 어린 딸 '나미'와 이름도 같고, 어릴 적 자기 앞에서 자살한 가정부 이야기를 한다. 노골적인 자기 패러디라고 할까. 돈의 맛은 감상자의 평가가 극과 극을 달렸다. 나로서는 어느 정도 포기하는 마음으로 본 탓에 특별히 실망할 것도 없고 특별히 좋았던 것도 없었다. 윤여정의 연기는 늘 인상 깊었고, 김강우의 근육은 일부러 만든 티가 너무 나서 좀 부담스러웠고, 김효진은 연기가 많이 모자랐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김민희는 화차에서 발군의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김효진도 좀 분발하기를! 그래도 맥시 드레스?(이름이 맞나 모르겠다.)를 기막히게 소화한 늘씬한 각선미에는 감탄! 돈의 맛이란 욕망과 치욕의 줄다리기인 것일까. 지나치게 부족한 것도, 지나치게 많은 것도 문제인 것일까. 지나치게 많아본 적이 없어서 장담은 못하겠지만, 아주 많은 돈도 적절히 잘 쓰는 이들도 분명 있을 거라고 본다. 그래야 좀 위로가 되지....

 

★★★☆

 

35. 볼 생각이 없었는데 볼 게 이거 밖에 없어서 본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기대를 전혀 않고 보았음에도 무척 실망스러웠다. 백설공주의 판타지 버전인데, 그렇게 판타지스럽지도 않고, 남길 메시지도 없었으니 말이다. 샤를리즈 테론의 연기력이 좀 아까운 작품이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보여준 연기와 아주 똑같아서 좀 실망! 세상을 구할 영웅으로 묘사되지만, 스노우 화이트가 절대 악 왕비에 대항할 수 있는 조건이나 능력이라는 게, 선왕의 딸이라는 것, 그리고 빼어난 미모를 가졌다는 것 말고 대체 뭐가 있단 말인가. 그녀가 적당히 보여준 용기나 온정 쯤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었다. 여러모로 아쉬움.

 

★★☆

 

5월은 영화보다 뮤지컬이나 전시회 혹은 콘서트 등 다른 문화생활이 더 많았던 달이었다. 그 각각의 내용들은 무척 만족스러웠지만 사이사이 삽질과 불쾌했던 기억들도 공존해 버렸다. 제일 화가 났던 게 블루 스퀘어에서 있었던 목걸이 귀걸이 사건이었는데 한 달 넘게 지나고 나니 이제는 그 기분도 희석되어버렸다. 지난 한주가 아주 고단했는데, 이 기억과 찝찝한 심정도 시간 지나면 분명 해독이 될 테지. 그렇게 생각해야 내가 숨쉬겠다. 영화 감상은 잠시 즐거움을 줄 수 있지만 영혼을 쉬게 해주는 것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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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6-17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주일 편히 쉬고 계신지요?
저랑 4개 겹쳐요.ㅎㅎ
이민자, 정말 괜찮지 않던가요? 뭉클한 게 올라오더군요.
내아내의모든것,은 정말 류승용 때문에 산 거 동감이에요. 류승용은 '천년학'에서부터 좋았어요, 전.^^

마노아 2012-06-17 20:05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반가워요~ 거의 일주일만에 서재질 하고 있어요. ^^
이민자, 아주 먹먹했답니다. 프레이야님 리뷰 쓰셨나봐요. 다시 가서 읽고 와야겠습니다.^^
천년학은 보지 못했는데 급 궁금해져요.^^

2012-06-18 0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8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