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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해보았지.
요리를 해보았지 2
요리를 해보았지 3

꿀 카스테라의 엽기적인 변신(?)을 겪은 이후 빵 만들기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했다.  

오븐 토스터는 일단 겁이 나서 잠시 제쳐두고, 베란다에서 다시 밥통을 옮겨와서 취사 2번을 선택하기로 했다.  

지난 금요일의 선택은 '검은깨 스펀지 케이크' 

 

눈으로 보는 케이크는 늘 맛깔스럽다. 내가 만들어서 그렇게 나오지 않는 게 문제이지만... 

재료에는 늘 10인분이라 적혀 있지만 암만 봐도 3인분... 

 

취사 두 번을 끝내고 뚜껑을 열었을 때의 모습이다. 뭐랄까... 빵이 참 창백하구나. 

 

어찌나 얇은지 10명이 한입씩 먹으면 끝날 것 같은 10인분의 정체다.  

 

가장자리는 좀 도톰하지만 가운데는 무척 얇다. 이유는 알 수 없는 노릇. 책 속 사진보다 검은깨가 커보인다. 그것도 알 수 없는 노릇. 이거 한다고 검은깨 다 썼다. 새로 사야 함.. ㅎㅎㅎ  

맛은 찰떡 느낌이 좀 났다. 쫀득쫀득한 맛. 엄마와 내가 3조각씩 먹고 나중에 태권도 다녀온 세현군이 두 조각을 맛나게 먹었다. 자주 해주마고 약속했다. 후후훗! 

토요일은 6개월 만에 점을 빼고, 나간 김에 영화를 보고 돌아왔더니 저녁 먹을 시간이어서 빵굽기는 패스했다.  

일요일에는 그동안 시식에서 늘 제외되곤 했던 큰 언니를 위해서 빵을 굽기로 했다. 책을 뒤적이고 있으니 긴장하는 울 언니.뭘 찾고 그러냔다. 언니를 위해 준비했어, 기대해! 

 

냄비 모카 스펀지 케이크. 밥통도 오븐토스터도 아닌 냄비를 이용한 빵굽기다.  

집에는 믹스 커피랑 원두 커피밖에 없어서 블랙 커피 믹스를 한 상자 사왔다. 아, 재료비 넘흐 많이 들어...;;;;; 

책에 안내된 대로 바닥 두툼한 냄비에 반죽을 붓고 20분 알람을 시킨 뒤 아주 약한 불에 구웠다. 20분 알람이 울려서 뚜껑을 열어보았는데 맨 윗부분은 아직도 뽀얀 것이 왠지 덜 구운 것 같았다. 그래서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 바닥이 타버렸다. 20분에 칼같이 끌 것을... 아까비...!! 

 

분화구 같은 저 모습은 익었나 싶어 젓가락으로 찔러본 자리. 그밖에 그믐달 같은 저 흔적은 어쩌다 저리 됐는지 모르겠다. 언니가 나름(!) 괜찮다며 잘 먹었다. 이번엔 안 탔냐고? 그럴 리가... 

 

바닥의 잔해다. 조심스럽게 먹지 않으면 저 까만 숯덩어리가 입으로 들어갈지도.... 

저리 급하게 먹고 나는 아이다 보러 성남으로 고고씽. 가는 길이 험해서 도착하니 이미 배가 고파졌음..ㅎㅎ 

그리고 오늘, 뭘 만들까 고민하다가 낙찰 본 것은 요녀석이다.  

아, 그런데 엄니가 어제 오늘 자꾸 빵을 사다 놓으시네. 빵은 내가 만들 수 있는데 말이지...  

혹시 빵 그만 만들라는 무언의 메시지??? 

치우지 말라고 했는데도 어김 없이 밥통은 베란다로 치워져 있고 오늘도 빨래 건조대가 나를 막는구나. 

그렇다고 포기할 줄 알면 오산!

 

초코칲 스펀지 케이크로 낙찰! 지난 주말에 초코칲도 이미 사다 놓았다. 음하하핫! 

열심히 반죽을 만들고 밥통을 꺼내오기 힘드니 오늘은 오븐토스터로 도전하기로 했다. 

지난 주에 꿀 카스테라로 처참한 경험을 했으니 쿠킹 호일로 그릇도 덮고, 일단 10분부터 시작했다. 10분 지나서 안 익은 것 확인하고 5분, 그리고 3분, 다시 5분, 또 5분. 그러니까 총 28분 만에 완성된 거다. 

 

확실히 베이킹파우더가 들어갔을 때는 좀 더 부푸는 것 같다. 배고파서 식힐 생각도 못하고 바로 포크로 떠 먹었다. 얼라, 초코칲이 안 보이네? 어디 갔지???? 가운데를 마구 파들어 가니 그제사 합쳐모여! 있는 초코칲을 발견했다. 왜 사진처럼 고르게 분포가 안 될까???

 

사진은 마치 호빵 같다. 엄니는 뒤늦게 오셔서 저걸 발견하고는 또 그릇 태웠냐고 바로 노발대발! 

아씨, 오늘은 처음으로 하나도 안 탔는데 그러신다. 저건 달콤한 초콜릿이란 말입니다!! 

결국 엄니와 둘이 맛나게 먹었다. 초콜릿을 다 먹고 나니 가장자리만 링처럼 남아서 몇 시간 방치해뒀는데, 한참 식고도 또 식은 다음에 나머지를 먹어보니 완전 맛난 거다. 오홋! 차갑게 식어야 더 맛있어지는 건가 보다. 여태까지는 매번 따뜻할 때 먹는 거야~ 하면서 바로바로 먹었는데 말이다. 

사놓은 재료로는 아몬드가 있는데 내일은 아몬드를 넣어서 구울까, 단호박을 사올까, 크림치즈로 큰 도전을 해볼까... 

나날이 실력이 늘고 있는 것 같은데 엄니는 아직도 밀가루 남았냐고 하신다. 

먄, 엄마! 밀가루 아직도 반이나 남았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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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리를 해보았지 5
    from 그대가, 그대를 2011-04-06 13:02 
    이 녀석은 지난 3월 30일에 만들었었다. 그러니까 벌써 일주일 전!가지고 있는 재료로만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케이크 빵이었다.이제는 숙달이 된 조교마냥 재료 준비도 척척, 동선도 짧아졌고 조리 시간도 단축되었다. 모든 것이 완벽해!!엄마는 자꾸 뭘 또 만드냐고 심기 불편해 하시고 전기 요금 많이 나올 거라고 잔소리를 하시지만 꿋꿋이 완성을 해보았다.짠!좀 그럴싸해 보였다. 후후훗, 예감이 좋은 걸?밥통은 미끄러지듯 잘 빠져나오지만 저 그릇에 하면 버터
 
 
양철나무꾼 2011-03-30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몬드스폰지 케익도 기대해요~^^
밀가루 얼만한거예요?
바닥나면 제게 살짝 귀뜸해 주세요.
이 페이퍼 넘 재밌어서 제가 무한 제공할 의향 있습니다~
(근데 다른 재료비가 만만치 않을텐데...밀가루만???)

마노아 2011-03-30 10:09   좋아요 0 | URL
밀가루 1kg밖에 안 하는데 잘 안 줄어요. 책에서 예시하고 있는 사용량이 100에서 140사이고, 중간중간 핫케이크 가루랑 미숫가루 등을 써서 그런가봐요.^^ㅎㅎㅎ
밀가루 무한 제공까지... 아, 이 시리즈 장수해야겠어요.^^ㅎㅎㅎ

코코죠 2011-03-30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이 페이퍼 시리즈는 보물이에요 보물. 우울할 때 보면 최고 최고! 배고플 때 빵 한조각보다 더한 기쁨을 주죠. 마 파티셰님이 만들어주는 빵 한입만 먹어봤으면! 전 탄 것도 잘 먹는데!

마노아 2011-03-30 10:09   좋아요 0 | URL
오, 마 파티셰로 등극! 제가 이렇게 뭇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하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있어요!
그치만 오즈마님, 탄 것은 되도록 먹지 말아요.(>_<)

bookJourney 2011-03-30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푸하하하하.. 잠이 안 올 정도로 우울모드였는데 마노아님 페이퍼 읽고는 빵 터졌어요. ^^

마노아 2011-03-30 10:09   좋아요 0 | URL
오오, 우울은 멀리 빵 차버려야 해요. 굿모닝입니다. 책세상님.^^

2011-03-30 0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30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Joule 2011-03-30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시리즈 너무 좋아해요. 재미있어요. 읽고 있다 보면 남들이야 뭐라 하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수행자나 장인 뭐 그런 단어가 떠올라요. 재료비 넘흐 많이 든다는 대목이 재미있었고, 엄마가 밥통 베란다로 치워 놓고 자꾸 빵을 사다 나른다는 대목도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

마노아 2011-03-30 10:11   좋아요 0 | URL
한올한올의 이태리 장인을 제가 닮아가는 건가요? ㅎㅎㅎ
엄마의 방해 공작이 날로 심해지고 있어요.
그치만 꿋꿋이 이겨내겠습니다. 필승!!

비로그인 2011-03-30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이 참 창백하구나" ㅋㅋㅋㅋㅋ 아, 이 문장은 그냥 시(詩)로군요^^

마노아 2011-03-30 10:11   좋아요 0 | URL
이렇게 큰 찬사를! ㅋㅋㅋㅋ 민망하여 제 얼굴이 다 창백해지고 있습니다.^^ㅎㅎ

비로그인 2011-03-30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마노아 님의 요리가 참 좋아요. 이상하게도 탄 음식을 좋아하는 저로서는(식빵도 잘 태워먹고 고기도 잘 태워먹고-정말 섭취 한다는 의미임) 저 탄 조각 하나만 달라고 하고픈 마음.

마노아 2011-03-30 10:12   좋아요 0 | URL
아아, 오즈마님과 마찬가지로 탄 음식은 안돼요! 하지만 고기가 타면, 그건 좀 고민해야겠어요.(>_<)
새까맣게 탄 빵을 잘 포장해서 부산까지 보낸다고 생각하면... 아아, 이건 정말 엽기예요..ㅜ.ㅜ

비로그인 2011-03-30 15:04   좋아요 0 | URL
뭘요,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푸후훗

마노아 2011-03-30 15:24   좋아요 0 | URL
섬세한 Jude님과 까맣게 탄 조각은 안 어울리지만, Jude님이 섭취하신다고 하니 왜 저는 까만 조각도 비타민처럼 느껴질까요.^^ㅎㅎㅎ

다락방 2011-03-3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은 내가 만들 수 있는데 말이지...

아, 마노아님. 진짜 완전 사랑합니다. 이 시리즈는 대박이에요. 책 냅시다. ㅎㅎㅎㅎㅎ 누군가 우울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시리즈를 보여주고 싶어요. 이래도 안웃을래, 하고 말이지요. 하하하하. 어머님이 자꾸 빵 사오시는데 왜 저는 어머님을 응원하고 싶을까요? 마노아님의 어머님께 롤케익 좀 보내드리고 싶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 게다가 그런데도 굴하지 않고 계속 빵을 만드시는 마노아님! 위에 쥴님 댓글처럼 장인정신이 보입니다, 마노아님.
저 흥분해서 댓글치다가 지금 막 '모나미'님이라고 칠 뻔했어요. 지우고 다시 마노아님으로. ㅎㅎ

마노아 2011-03-30 10:13   좋아요 0 | URL
알라딘 서재 생활 만5년 동안에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은 처음 받아봅니다.ㅋㅋㅋㅋ
엄마가 빵도 사놓으시고 떡도 사놓으시고 배고플 틈을 안 주시려고 하네요.
그렇지만 간식은 언젠가 떨어지기 마련이고 배는 늘 고픈 법!
저는 굴하지 않아요. ㅎㅎㅎㅎ
이상, 모나미에서 마노아로 승격한 마 파티셰 장인이었습니다.ㅋㅋㅋㅋ

후애(厚愛) 2011-03-30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이 만드신 빵 먹고싶어요~!!
언젠가는 먹을 수 있겠지요^^

마노아 2011-03-30 10:45   좋아요 0 | URL
이번 서울 나들이에는 같은하늘님이 밥통 케이크를 먼저 선보이시겠지요?
제가 비법을 전수받아서 나중에 선뵈여 드려야겠어요.ㅋㅋㅋ

섬사이 2011-03-3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의 빵 만들기 페이퍼, 너무 재미있어요.
달처럼 창백한 빵, 그 맛이 어땠을지 정말 궁금하구요.
그림책 <구름빵> 이후, 가장 끌리는 빵이에요.
<창백한 달빵>.. ^^

마노아 2011-03-30 10:46   좋아요 0 | URL
아, 구름빵 이후 가장 끌리는 창백한 달빵! 최고의 찬사이십니다.^^ㅎㅎㅎ
기분이 붕 떠서 구름빵처럼 내려오질 못하고 있어요.^0^

Mephistopheles 2011-03-3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날 어머님이 양푼 가득 수제비를 하시면서 '자 이제 밀가루따윈 존재하지 않아..므하하하' 하시면
아마도 이제 빵은 그만..의 압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마노아 2011-03-30 12:33   좋아요 0 | URL
음하하핫! 수제비용 밀가루 중력분은 1kg 이상 있습니다.
제가 쓰는 밀가루는 박력분인지라..ㅋㅋㅋㅋ

레와 2011-03-30 15:17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하하하..;;;;;;;

마노아 2011-03-30 15:2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11-03-30 22:21   좋아요 0 | URL
음..그래서 마노아님이 만드신 빵이 박력! 이 넘치는군요...

마노아 2011-03-31 01:15   좋아요 0 | URL
강력한 식감을 원했지만 박력에서 그쳤어요. 그래도 그게 어디예요. ㅋㅋㅋ

순오기 2011-03-30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시리즈 페이퍼에 상품담기를 해주세요~ 무슨 책인지 덩달아 궁금해요.
그리고 먼저 올린 페이퍼도 먼댓글이나 바로가기 주소 넣어주세요~~~~ 무한리필로 보게요.ㅋㅋ
굿세어라 금순아, 가 아니라 굿세어라 마노아님~~~~~~~^^

마노아 2011-03-30 12:34   좋아요 0 | URL
오, 방금 상품 추가했어요. 그래봤자 여전히 밥통 케이크지만요.
책을 좀 바꿔볼까요? 보다 다양한 요리에 도전하는 겁니다.ㅎㅎㅎ
먼댓글도 추가했어요. 이런 건 역시 달인의 코치가 필요해요.^^

Kitty 2011-03-3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또 올라왔다 ㅋㅋㅋㅋ
즐찾되어있는 그 어떤 요리 파워블로그보다 유익해요! ㅋㅋㅋ 아 진짜 창백하구나는 걸작 ㅋㅋㅋㅋ

마노아 2011-03-30 13:59   좋아요 0 | URL
저 창백한 밀가루 덩어리를 걸작으로 평가해주는 키티님이 근사해요.^^ㅎㅎㅎ

like 2011-03-30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이킹 도전기 재밌게 보고있어요^^
근데 오븐 토스터기에서 구울때 윗부분 호일은 바로 덮지말고, 익어가는 중간쯤 먹음직한 갈색이 나면 덮어주세요!
그러면 색깔이 예쁘게 나올꺼에요.

원래 스펀지케이크는 일반 오븐으로 굽기에도 까다로운 녀석이에요...

마노아 2011-03-30 15:25   좋아요 0 | URL
아아아앗! 오늘의 케이크 이미 굽기 시작했어요.
어제도 오늘도 시작하면서 호일로 덮었는데 중간부터 했어야 했군요.
지난 번에도 그 얘기 해주셨는데 그넘의 꿀 카스테라가 5분 만에 홀랑 타버려서 무서워 일찍 덮었어요.
다음 도전기 때는 꼭 중간부터 덮을게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스펀지 케이크가 원래 까다로운 녀석이군요? 훗! 나 때문만은 아니란 걸 알아서 참 기뻐요.^^ㅎㅎㅎ

레와 2011-03-30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짱! ♡

마노아 2011-03-30 15:25   좋아요 0 | URL
에헤헤헷, 베시시(^_______^*)

낮에나온반달 2011-03-30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님이 책에 나오는 그런 근사한 빵을 척척 만들어내는 날이 올까
느무느무 두려워요.
빵 터지는 페이퍼가 그냥 빵 만드는 페이퍼가 되면
슬플 것 같아서..

밀가루는 양철댁 님이 맡겠다 하시니, 저는 그럼 설탕? 버터? 뭐가 필요하세요?
이 페이퍼의 무한질주를 위해서라면.

마노아 2011-03-30 17:55   좋아요 0 | URL
빵 만드는 페이퍼가 아니라 빵 터지는 페이퍼를 저도 지향하지만,
실력이 일취월장 할까 봐 두려워요.^^ㅎㅎㅎ
아하하핫, 버터는 아직도 2/3가 남았어요. 설탕이 좀 더 빨리 사라지는 것 같아요.
허니 파우더는 한봉다리 다 썼어요. 무한질주, 도전하겠습니다!!

꿈꾸는섬 2011-03-30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마노아님 대단하세요.^^
저도 언젠가 도전하고 싶은데 마노아님의 레시피를 보면서 빵 터졌어요.ㅎㅎ

마노아 2011-03-31 01:15   좋아요 0 | URL
빵 터지는 빵만들기, 계속 도전하겠음돠.^^ㅎㅎㅎㅎ
 

어제의 칭찬에 고무되어, 오늘은 좀 더 그럴싸한 것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꿀 카스테라! 그런데 카스테라는 계란 흰자가 3개들어가는데 노른자는 6개가 들어간다. 그리고 냉장고에는 계란이 다섯 개만 있었다. 또 다시 슈퍼로 총총총~  핫케이크 가루를 지난 번에는 500g을 샀는데 이번엔 업그레이드 해서 1kg으로 고르고, 우유도 2개 고르고, 계란도 한 판 바구니에 담았다. 크림치즈를 사고 싶었는데 없다고 하시네. 이 슈퍼는 유통기한이 짧은 녀석들은 대체로 취급하지 않나 보다. 이건 제과점 가면 파나??? 그나저나 영수증을 보고 또 파르르~ 너무 비싸, 너무 비싸....;;;;;; 

집에 와서 손 많이 가는 카스테라보다 간단해 보이는 미숫가루 머랭을 먼저 만들기로 했다.  요기에는 계란 흰자만 3개 들어가니 꿀 카스테라와 계란 짝도 맞다. 

 

사진에서 보면 매우 걸쭉한 상태가 되어서 짤주머니에 담아 짜내는데, 나는 짤주머니도 없지만 설탕 대신 허니 파우더를 써서 그런지 무척 묽었다. 사실 요 일주일 동안 해본 모든 반죽이 다 질었다. 그래서 프라이팬에 한 숟가락씩 옮겼지만 나중에 모두 합체가 되어서 빈대떡처럼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 그래서 결국 뒤집은 다음에 뒤집개로 잘랐다. 그래서 이런 모양이 나왔다. 

 

웃기게 생겼지만... 맛은 좋았다. ㅎㅎㅎ 미숫가루로 만든 거라서 영양도 좋아 보이고, 비교적 손도 덜 간 편이다. 엄니가 세 쪽, 내가 두쪽, 나중에 온 세현군이 두쪽을 먹었다. 늦게 오는 사람은 먹을 차례가 오지 않는다. 

미숫가루 머랭의 나름(!) 성공에 어깨가 들썩이며 꿀 카스테라에 도전했다. 견본은 이렇게 생겼다. 

 

얼마나 아름다운 자태이던가! 나는 시키는 대로 충실히 반죽을 만들었다. 물론, 체를 두 번 치라고 했는데 귀찮아서 한 번 치기는 했지만 그것 때문에 내 빵이 제대로 안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시키는 대로 안 한 게 더 있기는 하다. 다른 때는 '박력분'이라고 재료에 나오는데 이 녀석은 '우리 밀가루'로 나오지 뭔가. 혼란이 왔다. 그건 또 뭐지??? 우리밀가루는 박력분인가, 중력분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쿠키나 케이크는 박력분, 빵은 중력분을 쓴단다. 우리집 곰표 중력분의 사용 예시는 부침개, 수제비, 칼국수, 만두였다. 그 중력분이 '우리밀가루'가 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검색을 더 해보니 카스테라는 박력분으로 만든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그래, 부드러운 빵이니 케이크 만든다 생각하고 박력분을 쓰자! 결심했다.  

그리하여 열심히 반죽을 만들어서 오븐토스터를 살짝 예열하고, 어제의 그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아 15분으로 설정해 두었다. 그리고 설거지를 하려고 앞치마를 두르고 수세미를 몇 번 돌렸을 즈음 갑자기 타는 냄새가 나지 뭔가! 급 당황하여 돌아보니 새까맣게 표면이 탔다. 오븐 토스터 가동한지 5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급 패닉 상태! 

 

안쪽은 당연히 하나도 안 익었고, 재료를 버리기 아까워서 위쪽의 탄 부분만 걷어냈다. 처참하게 개수대로 떨어진 빵의 윗가죽 부분이다.  

다시 한 번 오븐토스터를 돌렸다. 이번엔 5분으로 설정. 설거지도 못하고 내내 지켜봤다. 위쪽만 또 노랗게 익어가는 것이 아닌가. 어제는 밥통에서 실패해서 오븐토스터로 옮겼지만 오늘은 그 반대다. 오븐토스터에서 실패해서 밥통으로 옮기기로 결심했다.  

문제는 또 밥통이다. 어제 취사 5분 만에 보온으로 돌아가는 밥통 때문에 오븐토스터로 옮기지 않았던가. 그래서 지난 주말에 처음 시도했던 우리집 식혜 만들기용 커다란 밥통을 다시 꺼내기로 결심했다. 이제 쓸일 없어질 것 같아서 베란다로 옮겨진 녀석. 그런데 복병이 있다. 우리집 베란다는 아주 좁고 기다란데, 밥통과 문 사이에 건조대가 있고 거기에 빨래가 한 가득. 빨래 다 걷기 전에는 건너편으로 지나갈 수가 없다. 아, 가지가지 장벽도 많다. 그래서 어제 나한테 '밥통같으니!' 욕을 집어 먹은 작은 보온밥통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일단 하나 가득 차 있는 밥을 다른 냄비로 이사시키고 버터를 바른 뒤 안쪽은 설익고 위쪽은 타기 직전인 카스테라 반죽을 옮겼다. 나름의 순환을 위해 마구 휘저어서 조금 섞어 주었지만 비쥬얼만 더 흉해질 뿐.  

취사 버튼을 누르고 다시 설거지에 돌입. 이번에도 5분 만에 보온으로 넘어간다. 아씨, 나더러 어쩌라는 겨! 

그래서 집게로 고정시켜서 강제로 '취사' 상태로 만들었다. 다시 설거지에 돌입. 10분이 채 안 되어서 또 타는 냄새 작렬! 

오, 갓!! 

 

밥통을 열었을 때의 모습이 저랬다. 나는 고구마 에일리언이 나를 노려보는 줄 알았다. 누구냐, 넌! 

쟁반에다 엎으니 요모습! 

 

엄마 보시기 전에 얼른 다시 뒤집었다. 

 

누가 너를 꿀 카스테라로 여기겠니. 내가 만들었지만 참 한심하게 생겼구나...ㅜ.ㅜ 

부엌의 탄내가 장난이 아니다. 엄니가 심각하게 물으셨다.  

"밀가루 아직도 많이 남았니?"  

큰언니는 출근하면서 내게 그런 말을 했었지. 너 잘 때 밀가루 몰래 버리고 오겠다고...   

그렇지만 말이다. 저래 보여도... 맛은 있었단 말이다...ㅜ.ㅜ 

휴우...  재료의 힘이랄까. 

그러자 울 둘째 언니가 그런 말을 하였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훌쩍...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어제는 괜찮았던 오븐토스터가 오늘은 왜 그리 빨리 태워먹었는지... 혹시 꿀 때문인가? 꿀 성분이 금방 타버리게 되어 있나? 어제의 초콜릿처럼??? 

오븐토스터도 안 되고, 밥통도 안 되고... 이러다 나 밥통까지 사는 거 아니야? 

알라딘에서 하루 특가로 쿠쿠를 팔면 맘이 동할지도 모르겠다.  

오늘 하루 특가로 설정된 1000피스 퍼즐은 내가 제안한 게 채택된 거다. 고무되어서 몇 개 더 추천했는데 그 후 메일을 안 읽더라는....;;;; 밥솥도 추천 메일을 보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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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리를 해보았지 4
    from 그대가, 그대를 2011-03-30 12:31 
    꿀 카스테라의 엽기적인 변신(?)을 겪은 이후 빵 만들기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했다.오븐 토스터는 일단 겁이 나서 잠시 제쳐두고, 베란다에서 다시 밥통을 옮겨와서 취사 2번을 선택하기로 했다.지난 금요일의 선택은 '검은깨 스펀지 케이크'눈으로 보는 케이크는 늘 맛깔스럽다. 내가 만들어서 그렇게 나오지 않는 게 문제이지만...재료에는 늘 10인분이라 적혀 있지만 암만 봐도 3인분...취사 두 번을 끝내고 뚜껑을 열었을 때의 모습이다. 뭐랄까... 빵이
 
 
Mephistopheles 2011-03-25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우리밀 꽥! 카스테라를 만드셨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노아 2011-03-25 01:15   좋아요 0 | URL
작명에 재능이 좋으신 메피님! 우리밀 꽥! 카스테라 맞습니다. 우리밀 없어서 박력분 꽥! 카스테라가 되긴 했지만요.ㅎㅎㅎ

순오기 2011-03-25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3탄~~~~ 역시 웃지 않을 수없는 마노아님의 빵 만들기 도전기.ㅋㅋ
자~ 이제 한번의 실패는 성공에 한발 다가선 거라고요!!
모양은 그래도 맛은 좋았다~~~~~ 재료의 힘과 마노아님의 정성과 손맛이겠죠.^^

마노아 2011-03-25 01:16   좋아요 0 | URL
좀 전에 울 언니가 퇴근하면서 보더니 이 '똥'같이 생긴 건 뭐냐고...ㅜ.ㅜ
출근할 때 밀가루 들고 출근하겠다네요. ㅎㅎㅎㅎ
저 심각하게 밥통 검색하고 왔다니까요. 어쨌든 재료가 있는 한 도전은 이어집니다. 쭈우욱!!!

다락방 2011-03-25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구마 에일리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아침부터 진짜 완전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

마노아 2011-03-25 10:56   좋아요 0 | URL
고구마는 아니 들어갔지만 색깔이 딱 고구마 색깔이었어요.
너무 자주 했나봐요. 오늘은 좀 쉴까, 과감하게 다른 걸 도전할까 고민 중이에요.^^ㅎㅎㅎ

무스탕 2011-03-2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구마 에일리언... ㅋㅋㅋ 지금 마노아님네 가족분들은 모두 마노아님의 마루타? =3=3=3
정말 다음엔 '밥통 샀어요~' 하는 글 적으실듯 싶어요 ^^

마노아 2011-03-25 10:57   좋아요 0 | URL
잘 된 건 순식간에 사라지니 없냐고 묻고, 잘 안 된 것만 남아 있으니 타박 받고 그래요.
밥통, 정말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요.^^ㅎㅎㅎ

낮에나온반달 2011-03-25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탄을 기대하는 1人^^

마노아 2011-03-25 12:43   좋아요 0 | URL
아, 고무되네요.^^ㅎㅎㅎㅎ

레와 2011-03-25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요 나 좀 크게 웃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님,
제 댓글 바로 위에 마노아님 댓글보고 또 퐝 터졌어요.
고무되시면 안될거 같은데, 또 응원해드리고 싶고.. (뭐래!)
크크크크크크

마노아 2011-03-25 13:52   좋아요 0 | URL
제가 좌절도 빨리 하고 재도전도 빠르고... 하여간 단순해요.ㅎㅎㅎ
사실 지금도 책 뒤적이면서 오늘은 뭘 할까? 막 이러고 있었어요. 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3-25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풋..
웃으면 안되는 걸까요? ㅎ

마노아 2011-03-25 15:02   좋아요 0 | URL
웃어요! 웃지 않고 심각해지면 제가 심각해질 거예요.ㅎㅎㅎ

... 2011-03-25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의 칭찬에 고무되어" ==> 여러분! 이제 마노아님을 그만 고무시킵시다!!!! =3=3=3=3=3=3 (나, 어쩐지 마노아님 가족들로부터 칭찬받을듯 하다....)

마노아 2011-03-25 15:55   좋아요 0 | URL
이러다가 '마노아 요리 금지-마요금'이 발족하는 것 아닌가 몰라요.
엄니가 배고프다고 하시기에 내가 빵 만들어줄까? 했더니 대답을 아니 하십니다.ㅎㅎㅎㅎ

춤추는인생. 2011-03-25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저 넘 우울했는데 엄청 웃었어요.^^
고마워요 .ㅎㅎ 오븐사시면 좀더 예쁜 빵 만드실수있을것 같아요.
하지만 빵은 역시 빵집빵이 맛있더라구요 ㅎ

마노아 2011-03-25 18:13   좋아요 0 | URL
다른 이들을 웃게 했다니 제 처참한 요리가 꼭 나쁘지는 않아요.^^ㅎㅎㅎ
이제 빵집을 갈 때마다 좀 더 경외심을 갖기로 했어요.^^

Joule 2011-03-2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를 해보았지, 이거 시리즈로 계속 연재하셔도 좋겠어요. 맞아요. 요리책대로 해서 안 되는 음식 꽤 돼요.

마노아 2011-03-25 18:14   좋아요 0 | URL
오늘도 빵을 만들었지만 비교적 성공(?)한 편이라 웃음 코드가 없네요. 좀 더 분발(?)해야겠어요.
요리책이 미덥지 않지만 그럼에도 좀 더 갖춰볼까 막 생각이 자라고 있답니다.^^

like 2011-03-25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븐토스터에서 구울때, 굽는 중간쯤 윗부분을 은박지로 덮어주면 타는걸 좀 막을 수 있어요.
꿀이나 설탕의 비율이 높은 경우 더 잘탄답니다.

마노아 2011-03-26 00:58   좋아요 0 | URL
오, 역시 꿀이 범인이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안 그래도 까맣게 타들어가는 것 보면서 뚜껑을 덮어야 하나 고민했었어요. 은박지! 다음에 꼭 활용하겠습니다. like님 덕분에 저의 빵굽기가 좀 더 수월해질 것만 같은 기분이에요.^0^

Kitty 2011-03-25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미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왜 지금 봤지 ㅋㅋㅋㅋㅋ 김치찌개 먹다가 모니터에 뿜을 뻔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11-03-26 00:58   좋아요 0 | URL
곳곳에서 모니터의 수난이 이을 뻔했군요. 살아남은 모니터에 위로를 보내요.^^ㅎㅎㅎㅎ

비연 2011-03-25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고구마 에일리언에 커피 뿜었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마노아 2011-03-26 00:59   좋아요 0 | URL
자고 있을 때 고구마 에일리언이 내 목을 감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답니다...;;;;;;;

pjy 2011-03-26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맛은 좋았답니다~ ㅋㅋㅋ 힘내세요~ 언젠가 뚝배기보다 장맛을 알아주는 언니의 포기 코멘트가 나올듯싶습니다 ㅋㅋ

마노아 2011-03-26 22:44   좋아요 0 | URL
이젠 나름 기다리는 지도 몰라요. 오늘은 둘째 언니가 오늘은 왜 암것도 없냐고 물었어요.ㅋㅋㅋ

프레이야 2011-03-26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탄요리의 대가 울마노아님.ㅎㅎㅎ
고구마 에일리언에선 완전 빵 터져요.ㅋ

마노아 2011-03-26 22:45   좋아요 0 | URL
제가 탄생시킨 고구마 에일리언, 그렇지만 다시 보고 싶지 않아요.ㅎㅎㅎ

스파피필름 2011-03-26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고 갑니다. ㅠㅠㅠ
넘 재미있어요. ㅋㅋㅋㅋ

마노아 2011-03-26 22:45   좋아요 0 | URL
제 평생 이렇게 뭇 사람들을 즐겁게 한 적이 있나 싶습니다.^^ㅎㅎㅎ

진주 2011-03-27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억지로 웃기려고 용쓰는 개콘보다 훨~~~~~~~~~ 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
엄마가 보시기 전에 얼른 뒤집었을 마노아님을 생각하니 미친듯이 웃어요ㅋㅋㅋㅋ
빵은........
앞으로
.
.
.
.
.
계속 만드세욧!!

마노아 2011-03-28 01:36   좋아요 0 | URL
헤헷, 웃어주시는 분들의 댓글 덕분에 저도 기쁘게 웃어요.
저 글 쓰고 나서도 두 번 더 만들었어요.
여전히 탄내가 진동을 해요.
그치만, 계속 하겠음돠!!!
 

어제는 딸기 아이스크림과 단팥 머핀에 도전해 보았다.  

슈퍼에 가서 계량컵과 빙수용 팥, 베이킹컵과 생크림, 우유, 플레인 요구르트를 사려는데 이번에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장바구니! 

계량컵은 천원이면 사겠거니 했는데 2,400원. 휴우...;;;; 

생크림은 유통기한이 짧아서 안 갖다 놨다기에 제과점에 갔다. 나는 100g이 필요한데 한 통에 65g 들어 있다고 하네. 

두개 사들고 와서 책에 나와 있는 100g기준을 방정식을 사용해서 130g 기준으로 바꿨다. 

열심히 섞어서 마지막에 딸기잼을 투하하면 되는데 아뿔싸! 딸기잼이 거의 바닥인 거다. 이럴 수가! 

다시 지갑 들고 제과점으로 총총총. 딸기잼 한 통 사와서 아이스크림 만드는 데에 2/3가 들어갔다. 울 동네 슈퍼에선 아이스크림 60% 할인 중인데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벌써 후회되고 있는 중...;;;; 

아이스크림이 어는 와중에 단팥 머핀을 만들기로 했다. 찜통에다 하는 거니 밥통보다 덜 부담이 갔다.  

책에는 5개 분량 기준이어서 곱하기2를 해서 10개 분량으로 반죽을 했다. 없는 것 투성이인 집에 그래도 카놀라유가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이던지! 

문제는 베이킹컵이었다. 베이킹컵이라고 적혀 있는 걸 사오긴 했는데 책에 나오는 것처럼 쿠킹호일 가장자리 테두리가 있질 않아서 힘이 너무 없었다. 반죽을 부으면 반죽 모양대로 막 휘어진다. 덕분에 찜통 아래로 반죽이 새서 냄비 태워 먹음...;;;; 

처음엔 뜨거운 찜통에 집어 넣을 수가 없어서 3개만 구웠고, 그 다음에 6개, 그 다음에 5개를 넣어서 세 차례에 걸쳐 머핀을 만들었다. 

 

아, 이 무슨 못난이 형제들도 아니고.... 왼쪽 첫줄이 첫번째 구운 것들로 가장 말랑말랑했고, 오른쪽에 노릇노릇한 것이 세 번째 구운 녀석들로 아랫 부분이 조금 탔다. 물이 다 말라서 그랬나 보다.  

생김새는 이래도 단팥 효과로 맛은 제법 좋았다. 언니네도 갖다줬는데 팥을 먹지 않는 세현군이 맛있게 먹었다는 문자가 왔다. 음하하핫! 역시 우유와 궁합이 좋았다. 나는 우유 매니아! 

그리고 오늘, 요구르트 스펀지 케이크에 도전했다.  

두번째 해본다고 재료 준비하는 데에 시간이 훨씬 단축되어서 스스로도 깜놀! 

지난 번 첫 도전 때 사용한 밥통은 평소 식혜 만들 때만 쓰는 용도인데 너무 커서 부담스러웠다. 오늘은 압력솥에 한 밥을 옮겨서 보온만 하는 작은 밥통으로 도전! 

반죽을 다 마쳐놓고 밥통에 버터까지 바른 뒤 내용물 투하, 취사 버튼을 눌렀다. 산처럼 쌓인 설거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취사 버튼이 5분 만에 올라가 보온으로 바뀌는 게 아닌가! 이 무슨 날벼락!  

이 밥통은 '취사' 조차도 안 되는 순전히 보온용 밥통이었단 말인가! 버럭! 이런 밥통같으니!! 

분노에 떨며 고무장갑을 벗어던지고 오븐토스터에 넣을 그릇을 급물색했다. 싱크대를 뒤지니 스탠으로 된 납작 둥근 그릇이 있다. 반죽을 이리로 옮기니 그새 아랫 부분은 도톰한 카스테라가 되어 맛난 냄새를 풍긴다. 아흐 통재라~ 제대로 시간 갖춰 만들면 제법 잘 되었을 것 같은데 말이지비.... 

오븐토스터로 옮겼지만, 몇 분을 익혀야 하는지 알 턱이 있나. 일단 30분에 맞춰놓고 설거지 하는 틈틈 노려보았다. 15분 쯤 되니 이젠 타는 냄새가 난다. 오, 이것도 아니었나 봐!! 

 

그릇을 꺼내어 쟁반 위 키친 타올 위로 엎었다. 매끄럽게 빵이 나오질 않았다. 버터를 더 발라야 하나??? 

 

뒤집힌 모양을 다시 엎으니 저렇게 생겼다. 중간에 갈라진 틈은 익었나 싶어 젓가락으로 눌러본 흔적이다.  

서랍을 열어보니 우리집에 빵 자르는 전용 칼도 있네. 계량컵과 계량수저는 안 보이면서...-_-;;;; 

 

냉장고에서 꺼낸 아이스크림이다. 이건 요플레에 딸기잼 섞어서 얼리면 나오는 모양새 아닌가! 

 

좀 많이 탄 한 조각을 빼고 다섯 조각만 접시에 올렸다. 엄니가 오늘 게 가장 맛있다고 해주셨다. 맛있어야지.. 저게 돈이 얼마치인데..ㅜ.ㅜ 

 

비록 저 책 속 비쥬얼은 따라갈 수 없었지만 오븐토스터로 구울 용기가 조금 솟긴 했다. 밥통으로 하는 것보다 시간이 훨씬 절약된다는 것도 어쩌다가 알게 되어버림.  

 

오늘의 마지막 도전은 바나나 초콜릿. 지난 번에 케이크 만들고 남은 바나나 두 개를 이쑤시개로 예쁘게 찍어서 초콜릿을 붓고 견과류로 장식하는 비교적 쉬운 녀석이었다. 

문제는 초콜릿. '코팅용 초콜릿'을 살 수가 없었다. 마트에 가도 그런 게 있는 줄도 모르고 있고, 인터넷으로 사자니 대용량에 배송비의 압박. 그래서 그냥 가나 초콜릿을 사다가 녹여 붓기로 했다. 중탕으로 녹였는데 초콜릿이 안 녹네. 그래서 불에 직접 녹였더니 초콜릿이 타버렸다. 

 

아씨, 집에서 달고나를 만든 것도 아니고 저 그릇을 어째...ㅜ.ㅜ 

 

그리하여 바나나 초콜릿은 이도저도 아닌 대재앙. 남은 바나나는 그냥 찍어 먹었다.  

설거지는 수영장 다녀와서 해결하기로 함. 부엌에 탄 내가 진동을 한다.  

오늘의 교훈. 빵은 빵집에서 사먹자. 아이스크림은 슈퍼에서 사먹자. 바나나는 초콜릿과 어울릴지 모르지만 어울리게 하려고 노력하지 말자.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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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노아님 빵 만들기 페이퍼 때문에~ ^^
    from 엄마는 독서중 2011-03-23 21:36 
    마노아님의 빵 만들기는 그야말로 파란만장이다.오늘 두번째 페이퍼를 읽으며 엄청 웃었다.ㅋㅋㅋㅋ덕분에 우리집 빵 이야기도 들어보시라고.^^나와 우리 애들은 모두 빵순이다. "밥 먹을래? 빵 먹을래?"물어보면 100% 빵이다. 하지만, 나는 빵을 만들 줄 모른단 말이지.ㅜㅜ우리 애들이 가장 부러운 건 집에서 빵 만들어주는 엄마일지도...내가 돈을 안 벌어도 된다면 제과 제빵 배우기에 도전했을테지만,이 없으면 잇몸이라고... 이웃에 제빵 배우러 다니는 엄마가
  2. 요리를 해보았지 4
    from 그대가, 그대를 2011-03-30 12:32 
    꿀 카스테라의 엽기적인 변신(?)을 겪은 이후 빵 만들기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했다.오븐 토스터는 일단 겁이 나서 잠시 제쳐두고, 베란다에서 다시 밥통을 옮겨와서 취사 2번을 선택하기로 했다.지난 금요일의 선택은 '검은깨 스펀지 케이크'눈으로 보는 케이크는 늘 맛깔스럽다. 내가 만들어서 그렇게 나오지 않는 게 문제이지만...재료에는 늘 10인분이라 적혀 있지만 암만 봐도 3인분...취사 두 번을 끝내고 뚜껑을 열었을 때의 모습이다. 뭐랄까... 빵이
  3. 요리를 해보았지 8-마지막회
    from 그대가, 그대를 2011-05-09 15:17 
    깨찰빵과 핫케이크는 지난 4월 26일에 만들었으니 한참 전이다. 남아있던 믹스 가루를 다 쓰기로 결정, 두 번째 만들어보는 거라고 여유만만한 손동작으로 아주아주 대충 만들었다. 지난 번 만들 때 반죽이 손에 찰싹찰싹 달라붙었던 게 싫어서 그냥 숟가락으로 뚝뚝 떼어서 오븐 토스터의 쟁반 위에 올려놓았다.귀차니즘의 대가는 찬란했다.>> 접힌 부분 펼치기 >>
 
 
무해한모리군 2011-03-23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은 빵집에서 사먹자에 동의 한표 ㅎㅎㅎ

마노아 2011-03-23 21:49   좋아요 0 | URL
빵집이 괜히 동네 세 개씩 있는 게 아니었어요. ㅎㅎㅎ

낮에나온반달 2011-03-23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님의 일상은 어찌 이리 버라이어티한지요.
재미난 파란만장 요리기 잘 읽고 갑니다.
유머집보다 훨 나아요.

마노아 2011-03-23 21:50   좋아요 0 | URL
제가 여러분들께 웃음을 드렸다니 오늘 하루 중 가장 보람 있어요.^^ㅎㅎㅎ

책가방 2011-03-23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진짜 많이 웃고 갑니다.
머핀에 초콜렛으로 눈이랑 코랑 만들어주면 진~~~~~~짜로 웃긴 아이들이 탄생될 것 같아서요..ㅎㅎㅎ
아주 단정한 이미지였는데 요리페이퍼 보는 동안 엉뚱녀로 이미지 굳어버렸답니다...ㅎㅎㅎㅎ
발렌타인이나 화이트데이 즈음에만 파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이소나 마트에서도 중탕용 초콜렛을 팔던데...
마노아님.. 어머님이 그냥 두고 보시는 게 대단하네요..ㅎㅎㅎㅎㅎ

뭐 어쨌든 맛있었으면 그만이죠 뭐..^^

마노아 2011-03-23 21:51   좋아요 0 | URL
짤주머니와 함께 초콜릿으로 장식하는 소박한 꿈이 있는데 이걸 또 사와야 한다는 압박이..ㅎㅎㅎ
다이소에서도 중탕용 초콜릿을 파는군요. 다음에 좀 둘러봐야겠어요.
마트에서 두 번 퇴짜 맞았어요..;;;
울 엄니가 첫날엔 쫓아다니며 말리시더니 며칠 두고 보시더라고요.
근데 오늘 잔뜩 태워서 한소리 들었습니다.^^;;;

순오기 2011-03-23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이쿠~~~~~배야~~~~~~~~~~ 정말 파란만장이군요.
마지막 결론은 맘에 안 들어요.ㅋㅋ
아주 다양한 실패작렬이었으니 이젠 성공할거에요, 다시 한번 도전~~~ 불끈!!
핫케이크는 후라이팬에 도톰하게 구우면 책 속의 스폰지케잌 비슷하게 나와요.^^

마노아 2011-03-23 21:51   좋아요 0 | URL
아이스크림은 가격대비 수지가 너무 안 맞아서 더 이상 안 하기로 했고요.
팥은 케이크 한 번 더 만들만큼 남았어요.
계획했던 도전으로 꿀 카스테라가 있는데 밀가루 남았으니 조만간 다시 도전하려고 해요.
도전의 길은 언제나 험해요.^^ㅎㅎㅎ

무스탕 2011-03-23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밥통같으니라구! 크크크크킄
저도 전문가의 손길을 아주 중요시 여기는 입장이에요. 빵은 빵집에서 ^^

마노아 2011-03-23 21:52   좋아요 0 | URL
정말 왜 밥통같다는 욕이 나왔는지를 깨닫게 해준 시간이었어요.^^ㅎㅎㅎ

세실 2011-03-2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그래도 따끈따끈한 빵은 집에서 만든 것만 가능하다는...
전 저울 사기 아까워서 빵은 아직 도전해보지 않았어요.
맞아 맞아, 빵은 빵집에서! 약은 약사에게!!

마노아 2011-03-23 23:28   좋아요 0 | URL
우리집에 저울도 있는데 어디 들어가 있는지 못 찾고 있어요.ㅎㅎㅎ
빵은 빵집에서, 진료는 의사에게! 오늘 이 구호가 계속 맴돌았어요.^^

hnine 2011-03-24 0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콜렛 중탕하는 것이 쉽지 않은가보더라고요. 저도 한번도 안 해봤어요.
저는 '빵은 빵집에서' 라는 말에 손 안들렵니다 ^^ 저런 단계 없이 처음부터 성공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저는 남들이 제일 쉽다는 쿠키도 아직 자신있게 못만들고 있어요. 원하는 그 바삭한 쿠키가 안되더라고요.
마노아님, 시간있을 때마다 계속 도전해보세요. ^^

마노아 2011-03-24 11:48   좋아요 0 | URL
초콜릿이 가장 쉬울 줄 알았어요. 그냥 녹이면 된다고 여겼죠.
설마하니 사기도 어렵고, 녹지도 않고, 게다가 태울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_<)
실패도 재밌고 제 입맛엔 다 맛있고 은근 매력도 있는데 문제는 재료비가 너무 비싸다는 거예요.
그래서 좀 천천히 해야겠어요. 요새 수입도 없는데 지출의 압박이 너무 거세요.^^;;;

다락방 2011-03-24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노아님! '100g기준을 방정식을 사용해서 130g 기준으로 바꿨'다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 아침에 출근해서 이 페이퍼를 제일 먼저 읽었는데 완전 빵터졌어요. 방정식! 학교때 방정식을 괜히 가르쳐준게 아니군요! 우리나라 교육은 쓸만하다니까요. 방정식이 빵 만드는데 사용될거라고 그 누가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비록 마노아님이 만든 빵들이 다 못생기긴.....했지만, 하하하하, 뭐, 아무렴 어떻습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마노아 2011-03-24 11:49   좋아요 0 | URL
그죠? 저도 방정식이 이럴 때 써먹힐 줄이야! 하면서 놀랐어요. ㅋㅋㅋ
못생긴 빵이 환골탈태하면 제가 다락방님께도 맛 뵈여 줄게요.ㅎㅎㅎ
성형수술급의 대개조가 필요해요. ㅎㅎㅎㅎㅎ

2011-03-24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4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1-03-24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하세요. 저는 요리감각이 완전 바닥이라 뭔가를 '시도'라도 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저는 그냥 제과점으로 직행 -_-;;;

마노아 2011-03-24 23:16   좋아요 0 | URL
오늘 시도한 요리의 처참한 실패로 저도 '시도'라는 단어가 참 무색해지긴 했어요...ㅜ.ㅜ

섬사이 2011-03-24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엄청 웃었어요.
사실 우리 아들이 저 콩지케이크 책을 사달라고 해서
사준지 몇 달 되었거든요.
빵 해준다고 큰소리 빵빵 치더니 재료장만에서 헤매다 끝내더라구요,
저더러 방산시장에 가자고 몇 번 했는데, 제가 이리 미루고 저리 미루느라..
저는 워낙 요리랑 친하지 않아서, 마노아님의 도전을 높이 사고는 있어요.
하지만 마노아님 페이퍼를 보고 나니 아들이 해 준다고 해도 말려야지..하는 생각이...^^;;
무엇보다도 '오늘의 교훈'에 깊이, 아주 깊이 공감하고 있어요.

마노아 2011-03-24 23:17   좋아요 0 | URL
요리에 뜻을 둔 아드님이니 좀 더 지원해 주세요. ㅎㅎㅎ
저같은 예는 사례로 적당하지 않습니다.ㅋㅋㅋ
오늘 처참하게 변한 부엌을 생각하면 저도 말리는 것에 한 표를 던질 것도 같지만요...ㅜ.ㅜ

양철나무꾼 2011-03-24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마노아님~~~
"책에 나와 있는 100g기준을 방정식을 사용해서 130g 기준으로 바꿨다."
저도 이부분에서 우리나라 교육의 힘을 새삼 느꼈어요,ㅋ~ㅋ~ㅋ~ㅋ~.

저도 빵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마노아 2011-03-24 23:18   좋아요 0 | URL
제가 배운 수학이 언젠가 써먹을 데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ㅋㅋㅋ
빵 만들기, 너무 힘들어요. 오늘은 이제껏 중 최악이었어요....;;;;;;

하늘바람 2011-03-24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배고파요 넘해요
넘 대단하셔요

마노아 2011-03-24 23:18   좋아요 0 | URL
실패 사례의 연속인 걸요. 뭘...ㅎㅎ
 

하나. 낮에 조카가 내 책상에서 일기를 쓰다가 연필깎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연필 재로 난장판...;;; 

어제 남은 재료로 만든 핫케이크 먹으라고 보내놓고 치우기 시작했다. 재를 닦느라 컴퓨터를 옆으로 밀었는데 아뿔싸! 

거기에 큰 언니가 꼽아두고 간 USB가 책장에 부딪혀서 휘어버렸다. 컴퓨터에 다시 꼽아 보니 인식을 못한다. 어이쿠...ㅜ.ㅜ 

둘. 수영장에 갔다. 옆의 레일의 어느 여학생을 두고 사람들이 수근거린다. 보니까 수영모자 뒤로 붉게 물든 물이 줄줄줄 흐른다. 뭐꼬??? 아마도 염색물인 것 같다고 선생님이 그러신다. 호고곡, 염색을 오늘 했나? 어째 물이 줄줄 저리 흐를꼬. 오늘도 접영하다가 물 엄청 마셨는데... 흑....ㅜ.ㅜ 

셋. 어제 밥통 케이크 만들면서 '나는 가수다'를 시청했다. 이미 녹화가 끝난 거라서 스포가 돌고 있었지만 클릭 안 하고 버텨서 순수하게 감상을 했다. 나는 윤도현의 편곡 버전이 참 좋았고, 박정현도 신선했고 김범수도 좋았다. 정엽의 노래가 가장 지루했고, 백지영은 좋았지만 다소 밋밋하기는 했다. 이소라도 상당히 평범했다. 일단 지난 주에 너무 불성실하게 보여서 감정적으로 이미 감점이 된 상태...;;; 김건모는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지만 마지막 립스틱 퍼포먼스는 솔직히 별로. 본인 스타일이라니 뭐 어쩌랴. 하지만 김건모가 탈락하고 나니 제작진과 가수들이 겪는 공황을 보니 참 거시기 했다. 사실 김건모는 지난 주 가수들이 뽑은 순위에서도 7위였다. 다들 쟁쟁한 가수들이었고, 다들 한 가창력 하는 인물들이었지만 모두들 내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는데 김건모만이 내가 떨어질 리 없다고 여기는 것 같아서 밉상이었다. 자신감과 자만심은 다른 거니까. 그런 자리에서 20년 차 가수를 내세울 거면 아예 나오질 말던가. 진행자로서 이소라의 반응도 좀 그렇고... 하여간 프로가 산으로 갔다. 잘만 진행하면 제법 좋은 프로가 될 법도 했건만...  

넷. 그런 상상을 해봤다. 일곱 명 중에 하나를 탈락시키는 체제가 아니라 일곱명이 대결을 해서 1등을 하면 1등이 빠지는 구조라면 어떨까? 1등을 한 보람이 있어야 하니 제작사에서 공연의 장을 마련하는 거다. 기왕이면 문화적 즐거움에서 소외된 곳에서. 한 시간 분량의 공연을 열어주고 그걸 찍어와서 30분 가량 편집분을 보여주는 거다. 그리고 그가 빠진 자리에 다른 멤버가 한 명 투입. 그럼 누군가는 내내 살아남을 테니, 기본으로 5주를 출연하면 그 출연자는 빠지는 거다. 기왕이면 1등을 해보고 빠지는 게 스스로에게도 영광일 테니 열심히 노래 부를 동기는 되지 않을까. 1등은 못하고 프로에서 내려가는 가수는 공연에서 게스트 하기..ㅎㅎㅎ 뭐, 수영 하면서 이런 상상을 해봤다.  

다섯. 주말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을 연출하는 게 노도철 피디라는 걸 오늘 알았다. 오! 프란체스카와 소울 메이트의 그 작가구나! 종합병원2는 못 봤으니 패쓰. 웃긴 가운데 심금을 울리는 면면이 있던 피디라는 게 떠올랐다. 어떻게 진행될 지 기대... 

여섯. 그 드라마에서 김현주의 삼촌으로 나오는 배우가 박유천의 동생이라는 것도 노도철 피디 인터뷰를 보고서 알았다. 호곡! 형님이 유전자를 독식했나 봐. 그래도 형제라 그런지 꽤 닮았다. 발음은 아주 부담스럽긴 하지만 신인이니 감안해야지... 

일곱. 목감기가 쉬 낫질 않는구나. 내일은 버티지 말고 병원을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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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3-21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파란만장을 보여주는 마노아님의 일상~~~ ^^
요즘 '반짝반짝 빛나는' 두어번 봤는데 관심이 끌려서 챙겨보려고 노력중이에요.
두 어머니의 모성, 특히 고두심 연기에 눈물도 나고....
목감기는 어여 떨치시고....

마노아 2011-03-21 23:19   좋아요 0 | URL
두 어머니의 입장과 두 딸의 입장이 모두 동시에 이해가 되어요.
길용우가 연기하고 있는 아버지 상이 너무 보기 싫어서 화딱지가 나긴 하지만 그래도 애정을 갖고 보고 있어요. 반짝반짝 빛나는 결말로 갔으면 해요.^^
밤이 되니 기침이 더 잦아져서 코코아 한 잔 마셨어요. 커피가 더 마시고 싶었지만 참았네요.
뜨거운 게 들어가니 목이 좀 진정된 것 같아요.^^;;

웽스북스 2011-03-22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형님이 유전자독식 ㅋㅋㅋㅋㅋㅋ 저는 박유천을잘몰라서 박유환만 보는데 귀엽던데요. 저 성대모사도 할수 있어요. ㅋㅋㅋ

마노아 2011-03-22 00:22   좋아요 0 | URL
사극 복장을 벗은 박유천은 별로 눈에 안 띄지만 성균관 스캔들의 박유천은 정말 반짝반짝 빛났어요. 무려 성대모사까지! 빨리 웬디님을 만나러 가야겠어요.^^ㅎㅎㅎ

하늘바람 2011-03-22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짝반짝읕 출판사 배경이 자주 나와 자주 보고자 합니다.
정말 저런데 정말 맞아. 하게 되지요
그런데 밥통 케이크 궁금해요

마노아 2011-03-22 12:36   좋아요 0 | URL
서점에 출판사 얘기가 나오니까 왠지 더 호감이 가요. 알라딘도 협찬이던데 물류창고 촬영지가 알라딘일까요? 굉장히 궁금하네요. 밥통 케이크, 밥통으로 다시 도전하긴 힘들 것 같아요..ㅜ.ㅜ

무해한모리군 2011-03-22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박군은 그러고 보니 닮았네요.
반짝~은 김현주씨가 러브러브 모드에 돌입하면 볼까 생각중이예요 ㅎㅎ

마노아 2011-03-22 12:36   좋아요 0 | URL
누군가와 닮았다고 여겼는데 설마 그 박군일 줄은 몰랐어요.
알고 나니 왠지 더 호감이 가요.ㅎㅎㅎ
러브러브. 드라마는 역시 러브러브가 있어야죠. 김석훈을 볼 때마다 첫사랑이 떠올라요.ㅜ.ㅜ

무해한모리군 2011-03-22 13:56   좋아요 0 | URL
김석훈은 어찌보면 마노아님과도 좀 이미지가 비슷한듯 ㅎㅎㅎ

마노아 2011-03-22 14:11   좋아요 0 | URL
허거걱, 그런가요??? 극중 김석훈은 반듯한 꼴통이던데...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3-23 10:07   좋아요 0 | URL
짙고 선량해보이는 인상이요.
김석훈은 반듯하게 잘 났는데 왠지 크지를 못하는듯해 아쉬워요.

마노아 2011-03-23 15:07   좋아요 0 | URL
좋은 인상이네요. 감사~^^
김석훈은 데뷔 초기에 더 집중을 받고 오래오래 잊혀진 것 같아서 무척 아쉬웠어요.
무려 나의 첫사랑을 닮았는데 자주 볼 수도 없고...(>_<)

레와 2011-03-22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나가수' 1등한 사람이 빠지는거 좋다!!!
이 프로그램 때문에 속이 시끄러웠는데..

마노아님 아이디어가 너무 좋잖아요!! 아웅~
게시판에 올립시다. 이 아이디어 진짜 좋은데..!

마노아 2011-03-22 12:38   좋아요 0 | URL
헤헷,아이디어 좋은가요?
오래 전에 가요톱10에선 1등을 한 가수가 너무 오래하지 못하게 5주 연속하면 빠졌잖아요.
그거 생각이 났어요.

레와님 말씀에 기운을 얻어 게시판에 제안글 올리고 왔어요.
악플이 달릴까 봐 확인은 못하겠어요.
방송국에서 읽어나 줄런지...^^ㅎㅎ

무스탕 2011-03-22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도 어제부터 목이 아프다고 그래서 일단 종합감기약을 먹였어요. 밤 늦게 아프다 그러면 병원도 못가고 오늘도 학교엘 다녀와서나 병원엘 가야하니 응급처치로 종합감기약에 의존해야해요. 마노아님도 얼른 병원 다녀오세요.
갑자기, 노도철과 노홍철의 관계는? 하는 생각이 불현듯... ㅎㅎ

마노아 2011-03-22 14:13   좋아요 0 | URL
오늘은 어제보다 나아져서 다시 또 마음이 하루만 버티면 그냥 감기가 제발로 나가지 않을까??? 막 이런 유혹이 들고 있어요! 종합감기약은 무스탕님 가족의 비상 수호신이에요.^^ㅎㅎㅎ

책가방 2011-03-22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 이외의 음료가 (특히 우유가) 장롱을 비롯한 들고 닦아낼 수 없는 가구 밑으로 들어가는 걸 참을 수 없어하는 저인지라... 애들 어렸을 땐 항상 뚜껑에 빨대가 꽂혀있는 컵을 이용했더랬죠..ㅋ
연필심 가루도 만만찮게 참을 수 없는 걸요. 휴지로 훔쳐내고 지우개로 지워야 할 것 같아요..ㅎㅎ

(나는 가수다)에서 김건모의 처신이 아쉽더군요. 서바이벌인 걸 알고 참여했으면 결과에 깔끔하게 승복하면 될 것을..
재도전의 기회라니.. 제작진의 결정이 장롱 밑으로 들어가 버려서 닦아내지 못한 우유처럼 계속 찝찝할 것 같아요.

이번에 중학생이 된 작은아이도 목감기가 심하게 걸렸어요.
교복 입으면서 신게 된 스타킹에 익숙지 않아서 다리가 시려웠을까요??
목만 아프고 다른 곳은 아프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하고 부지런히 병원 다니고 있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드라마로 만든 줄 알았다는..ㅋ

마노아 2011-03-22 17:29   좋아요 0 | URL
예전에 오뎅국물을 엎어서 장롱밑으로 스며들었던 기억이 스물스물 올라와요. 아, 끔찍했어요...;;;;
연필심 가루 때문에 여러 번 닦아야 했어요. 지우개질까진 못했네요.^^ㅎㅎㅎ

김건모도 아쉽고 이소라도 아쉽고 제작진은 더 아쉽고요.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놓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했는데 많이 미숙해 보였어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것 같고요. 좀 더 두고봐야겠죠. 시청률은 아마 많이 떨어질 것 같아요.ㅎㅎㅎ

요새 목감기가 유행하는 걸까요? 조카도 감기 때문에 어제 열이 높아서 병원 다녀왔거든요. 아무래도 환절기라서 그런가봐요. 우리 다같이 어여어여 다 낫도록 해요.

아핫, 제목이 익숙하다 싶었는데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었군요! ^^

2011-03-22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2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2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2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1-03-23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말도 있더군요. 김건모 이소라 우결 찍으라고...

마노아 2011-03-23 15:06   좋아요 0 | URL
프하하핫ㅎㅎㅎ 네티즌들의 댓글 센스는 정말...ㅎㅎ

2011-03-23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3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러니까, 이 책이 시작이었다. 반값 세일하던 무렵에 케이크를 만들어 보겠다며 사놓고는 기대에 부풀어 장을 봐왔다. 어이쿠, 장바구니 물가 너무 비싸... 케이크를 사먹는 것보다 재료비가 더 많이 드네... 

파프리카를 사려던 게 피망으로 잘못 사오긴 했지만, 아삭한 맛은 뭐 비슷하겠지.  

첫번째 도전은 비교적 간단한 걸로 시작했다.  

 

참치 김밥에서 착안했다고 콩지님이 쓰셨는데 맛도 뭐 비슷했다. 다만 머스타드 소스가 없어서 파파이스에서 가져온 핑거휠레를 뜯었는데 유통기한이 이미 5년 반이나 지나서 패쓰해 버렸을 뿐. 빵집까지 들르기 귀찮아서 슈퍼에서 사온 식빵은 꽤 뻣뻣했지만 그래도 먹어줄 만했다. 시장이 최고의 반찬인지라 엄마와 나는 무척 맛나게 먹었는데 다음날 먹어본 울 큰언니는 느끼하다고 했다. 원래 울 언니 입은 청와대라고 우리끼리 얘기하니까 귀담아 듣지 않으려 했다. (기분은 나빴다.;;;) 

두번째 도전은 샌드위치 만든 날 저녁에 감자 크로켓! 감자를 삶고서 시작해야 하는데 생각해 보니 감자를 삶아본 적이 없구나! 감자 어케 삶지? 압력솥에 삶는 건 알겠는데 물은??? 급 검색에 돌입했는데 다행히 미용실 갔다 오신 어무니 귀가. 순식간에 감자를 삶아주셔서 그거 으깨서 양념하고 마요네즈 넣고 옥수수 넣고 빚어서 빵가루 볶은 것 위에서 굴려 만든 감자 크로켓! 

 

시식해본 울 둘째 언니가 모양이 균일하지 않고 양파가 많이 들어갔다고 뭐라 하심. 역시 기분 나빴음. 엄마와 나만 맛나게 먹음.ㅎㅎㅎ 큰언니는 다음 날 차갑게 식어 샐러드처럼 되어버린 크로켓을 먹었는데 맛있다 함. 흠.. 차가워도 맛있구나!  튀기지 않아서 건강에 괜찮지 않을까? 가끔 해먹어야지.

저기까지가 금요일의 요리들. 토요일에 친구 생일 축하 약속이 있어서 케이크를 굽고 싶었지만 아직은 무리. 별다방 조각 케이크로 대신함. 

오늘 낮에는 핫케이크 믹스를 구워봤다.  

 

저렇게 흉하게 나올 줄이야... 핫케이크가 아니라 호떡 같구나. ;;;; 사진 찍기 전에 절반은 큰언니가 먼저 떼먹었다. 맛 없다고 대놓고 말함.  

이건 믹스로 된 거라서 기본 맛이 있는데 맛이 없다니 흥! 기어이 남은 식빵을 구워 먹는다. 아씨, 그거 기다리다가 마지막에 남은 반죽이 굳어버렸네...;;;; 

내 입맛엔 제법 괜찮았고, 딸기쨈 발라 먹어서 더 맛났다. 우유와 궁합 좋음.

그리고 대망의 둥근 케이크를 만들 차례! 성공하면 조카네 집에도 보내줘야지... 하는 야무진 계획도 갖고 있었음.

그런데 문제가 있다. 아무 의심 없이 우리집에도 밥통이 있다고 여겼는데 콩지님이 말씀하신 밥통은 전기압력밥솥이다. 그러니까 쿠쿠 같은 거. 

울 집은 스텐으로 된 압력 밥솥에 쌀을 얹혀 가스렌지에서 밥을 하고, 그 밥을 전기 밥통으로 옮겨 보온을 한다. 그러니까 압력도 되는 전기 밥솥은 집에 없었던 거다. 이럴 수가! 

제일 중요한 게 밥통인데 밥통이 없다니. 그렇다고 케이크 만들자고 밥통을 살 수는 없잖은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둘째 언니가 오븐 장만하면서 사용하던 걸 준 토스터오븐으로 될 것도 같은데 홈페이지 들어가 보니 예시 음식에 케이크는 없다. 식빵/피자/그라탕 정도만 되어 있다.  

콩지님 책에는 찜기능으로 40분 내지 취사 연속 2번 하라고 되어 있다. 재료비 생각에 포기할 수가 없어 취사 2번을 선택했다.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재료를 준비. 체 치는 게 이럴 게 힘들 줄이야! 

게다가 집에는 계량컵도 없고 계량스푼도 없고... 어이쿠, 그걸 전부 숟가락과 종이컵으로 대충 짐작해서 하는데 오차가 컸나보다. 시키는 대로 했는데 반죽이 너무 묽다. 집에 허니파우더가 있길래 설탕 대신 그걸 넣었는데 당도도 약하다. 흠... 그냥 시키는 대로 할 걸...;;;; 

처음 취사 버튼 누르고 보온으로 넘어가기까지 25분이 걸렸는데 그 다음 취사 버튼을 누르니 15분도 안 되어서 보온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생각났다. 버터 안 발랐구나! 들러붙어 뗄 때 고생하겠다 싶었는데 웬걸.... 

 

일단 뚜껑을 열었는데 부풀어 올라 있어서 화들짝 놀랐고, 간간이 하얗게 밀가루가 뭉쳐 있는 걸 발견하고 충격 먹었다. 왜 저러지??? 냄비 뚜껑을 이용해서 뒤집어 보니 워낙 묽었던 터라 잘 빠져 나온다. 밑면 색깔은 저렇다. 탄줄 알았는데 타진 않았고 색은 좀 자극적! 다시 한 번 뒤집어서 식혔다. 그리고 붓기(?)가 조금 가시고 나서가 세 번째 사진인데 밀가루 뭉친 걸 떼어내니 저렇게 곰보가 되고 말았다.  

엄마가 드셔보고는 너 혼자 다 먹으라고 하심.  

쳇... 바나나 들어가서 내 입엔 먹을만 하더만... 미관상 안 이뻐서 그렇지....;;;; 

때마침 형부가 김치 가지러 오셔서 반 잘라서 락랜락에 담아 보냈다. 둘째 언니가 욕할 게 막 들린다. ㅎㅎㅎ 

어쨌든 내 첫번째 케이크(???)다. 

울집 밥통으로 다시 해도 저 수준일 것 같은데 이를 어쩌지? 아직 재료 많이 남았는데....;;;; 

토스터오븐으로 되든 안 되든 도전해봐??? 

초콜릿 녹이는 중탕기까지 눈도장 찍어놨는데 고민스럽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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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리를 해보았지 4
    from 그대가, 그대를 2011-03-30 12:32 
    꿀 카스테라의 엽기적인 변신(?)을 겪은 이후 빵 만들기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했다.오븐 토스터는 일단 겁이 나서 잠시 제쳐두고, 베란다에서 다시 밥통을 옮겨와서 취사 2번을 선택하기로 했다.지난 금요일의 선택은 '검은깨 스펀지 케이크'눈으로 보는 케이크는 늘 맛깔스럽다. 내가 만들어서 그렇게 나오지 않는 게 문제이지만...재료에는 늘 10인분이라 적혀 있지만 암만 봐도 3인분...취사 두 번을 끝내고 뚜껑을 열었을 때의 모습이다. 뭐랄까... 빵이
 
 
이매지 2011-03-20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요리의 세계에 빠지셨군요!! ㅎㅎ
늘 집에서 뭘 만들 때마다 느끼지만 아 영 비주얼이 안 산단 말이죠 ㅠㅠ
하지만 중요한 건 만드는 과정에서 즐겁고, 어쨌거나 맛나다는 거! ㅎㅎ
저도 먹어보고 싶어요오오오!

마노아 2011-03-20 23:56   좋아요 0 | URL
제 친구도 요새 쿠키 만들고 이런 것에 빠져서 생일 선물로 키티 모양 프라이팬 구웠어요.
어제 대화의 90%는 제과제빵이었답니다.ㅎㅎㅎ
아, 비쥬얼을 멋지게 살리고 싶은데 아직은 능력 밖이네요.
만들고 싶을 때 만들어본 게 중요해요. 내 입엔 다 맛있었는데 식구들 입이 까다로워요.ㅋㅋ

... 2011-03-20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드셔보고는 너 혼자 다 먹으라고 하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11-03-20 23:57   좋아요 0 | URL
냉장고에서 차갑게 식혀서 다시 드리니까 괜찮아졌다~ 하셨어요. 마지못해 대답하신 걸지도 몰라요. ㅋ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3-2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저 신혼 때 생각나요.
그때 요리책은 전부 다 4인분 기준이어서 그걸 보고 만들었는데,
시골 종가집 종손 우리 남편, 한번 밥상에 올라왔던 음식 두번 다시 안 먹어서 엄청 고생했었어요.
그리고 요리학원을 다니고, 지금은 좀 나아졌구요.
요리를 시작할때 가장 중요한 게,계량컵,계량스푼, 계량저울이더라구요~^^

마노아 2011-03-21 13:33   좋아요 0 | URL
한 번 밥상에 올라온 음식을 거부하는 건 울 큰언니와 비슷해요.ㅎㅎㅎ
계량스푼과 계량컵 정도는 갖춰야겠어요.
저울까지 사실은 집에 다 있던 건데 아무도 안 써서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르더라고요...;;;;

순오기 2011-03-21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요, 달인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그만큼 실패도 많이 했다는 거구요.^^
다른 건 몰라도 핫케이크는 잘 할 수 있어요, 약한 불에서 도톰하게 구워야 좋아요~ 스폰지 케잌 같아지거든요.

마노아 2011-03-21 13:34   좋아요 0 | URL
핫케이크는 재료가 제법 남았으니까 다음 번엔 보다 예쁘게 만들리라 결심했어요.
확실히 빵이 냄새가 좋아요. 얼마나 향긋하던지요. 금방 배불러져서 저녁엔 라면을 먹긴 했지만요.ㅎㅎㅎ

다락방 2011-03-21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고 케이크 만들자고 밥통을 살 수는 없잖은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케이크 만들자고 밥통 사요! 난 라디오에서 원두커피 당첨되가지고 커피 메이커 샀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11-03-21 13:35   좋아요 0 | URL
밥통이 너무 비싸요. 울집에 밥통 세 개 있어요.ㅎㅎㅎㅎ
아, 쿠키도 굽고 싶어요. ㅎㅎㅎ

pjy 2011-03-21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해서 옮기고~ 힘듭니다..요새는 전기압력밥솥이 기능이 많지요~~ 케이크 만들자고 밥통 사보세요~ 밥맛도 좋아요 ㅋㅋ

마노아 2011-03-21 13:35   좋아요 0 | URL
스탠 압력 솥에 하는 밥이 가장 맛있다는 게 울 엄니의 철학이라서요.ㅎㅎㅎ
밥통은 시집갈 때나 사지 싶습니다.^^ㅎㅎ

책가방 2011-03-21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혼 때 생각나네요.
요리의 "요"자도 모르고 결혼했는데 어느 날 남편이 저녁에 손님과 함께 퇴근할거라더군요.
그래서 부랴부랴 시장가서 눈에 익은 반찬 몇가지 사고 해물탕집에 냄비 가져가서 끓이기만 하면 먹을 수 있도록 담아왔지요.ㅋ
그렇게 차려진 밥상을 셋이서 먹는데... 아 글쎄 그 손님이 감탄을 하면서 밥을 두 그릇씩이나 먹더라구요.
여기 오니까 경상도 음식맛을 보는구나 하시면서...ㅎㅎㅎㅎ
그땐 전 평택에 살았었고, 경상도 출신이긴 했지만 경상도 음식이라곤 엄마가 보내주신 김치밖에 없었는데..ㅋㅋ

암튼 전 아직도 요리하는 거 싫어해요~~~~^^
그래도 감자크로켓은 은근 해보고 싶어지네요..^^

마노아 2011-03-21 13:36   좋아요 0 | URL
오, 해물탕집에 냄비 가져가서 담아온 아이디어 훌륭해요!
경상도 음식..ㅋㅋㅋ 분위기가 상상됩니다. ^^
감자크로켓이 하고 나서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것 같아요. 책가방님도 해보셔요.^^ㅎㅎ

무스탕 2011-03-21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보다 100배 나으세요. 전 저러거 해 볼 엄두도 못내요. 얼마전에 신랑이 어디서 얻었는지 믹서로 된 호떡 해먹는 재료를 가져왔길래 그거 해 먹는다고 온 집안을 난장판을 만들었어요. 반죽은 질어져서 밀가루도 더 넣고 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반죽 넣고 누르니 터져서 설탕물 흘러나와 시커멓게 타고... -_-;;;

마노아 2011-03-21 17:25   좋아요 0 | URL
호떡 믹스는 핫케이크보다 난이도가 높아 보여요. 압권은 바로 그 설탕물인 거죠.
오늘 남은 믹스로 핫케이크 다 해먹었는데 어제 오늘 합해서 5인분 밖에 안 나오니, 너무 조금 들어 있다고 불만이 커요.^^ㅎㅎ

따라쟁이 2011-03-22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샌드위치를 만들땐 빵을 살짝 구우면 덜 무르고 힘도 더 들어가서 먹기도 편하고 좀더 튼튼한(?) 샌드위치가 되더라구요. ㅎㅎㅎㅎ

사실 말이에요. 마노아님. 저도 핫케이크를 구우면 저렇게 나와요. 그래서 위에 생크림을 부어버려..;;;

마노아 2011-03-22 17:48   좋아요 0 | URL
오, 좋아요! 그 생각을 살짝 했는데 빵집에서 파는 샌드위치는 새하얗던 것을 떠올리며 그만두었어요. 역시 경험이 최고의 스승이에요.^^ㅎㅎㅎ
앙, 핫케이크 나만 저렇게 나온 게 아니었군요. 조금 위로가 되고 있어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