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요일에는 갑작스레 약속을 잡아서 야곱을 만났다. 모니터링 부탁한 원고가 있어서 거기에 대한 코멘트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왕의 투쟁을 몹시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에 읽은 원고는 '선조'에 대한 것이었다. 선조가 받고 있는 부당한(?) 대접에 대한 항변으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 꽤 설득력 있는 것들도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인정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었다. 사놓고 읽지 못한 책 중에 '고종, 죽기로 결심하다'가 있는데 이 책은 고종에 대한 변명이라고 야곱이 얘기해 주었다. 고종과 선조라니, 그럼 인조까지 채우면 조선 시대 가장 욕먹는 임금 3인방이 다 나오겠다며, 제발 인조는 쓰면 안 된다고 우리끼리 웃고 말았다. ㅎㅎㅎ
홍대에서 카레를 먹고 생맥주를 마셨다. 휴대폰도 쓰지 않는 철저한 아날로그적 성향의 야곱이 쿠팡에서 쿠폰 구매했다며 데려간 곳이다. 점점 진화하고 있다고 엄지손가락 세워줬다. 늦게까지 웃고 떠들고 놀다가 아쉬움을 달래며 헤어졌다. 야곱을 만난 날은 12시 이전에 귀가해본 적이 없다. 월요일 댓바람부터 늦게 귀가해서 이번 한주일은 계속 피곤의 연속이다. 오늘은 자고 일어나니 어깨가 너무 아팠는데, 마치 웅크리고 잔 것처럼 뻐근했다. 추웠던 것은 아닌데 그냥 피곤이 누적되어서 그런 것 같다. 목운동 열심히 하고 있다..;;;
2. 화요일에는 또 갑자기 친구가 시사회 당첨됐다고 서울극장으로 불렀다.
친구는 먼저 도착해서 도가니를 보고 있었고, 영화가 끝난 다음 같이 오니기리(지난 금요일에 갔던 곳인데 못 찾아서 한참 헤맨 이야기는 슬프니까 적당히 넘어가자...)를 먹고, 시사회 당첨된 친구가 뒤늦게 도착해서 8시에 착석을 마쳤다. 그런데 8시 15분이 되도록 시작을 하지 않는 게 아닌가. 분명 문제가 생겨서 영화 못 볼 것 같단 얘기를 나누기가 무섭게 웬 여자분이 마이크를 잡았다. 바쁜데 이렇게 오시게 해놓고 정말 죄송한 일이지만 필름에 문제가 생겨서 영화 상영을 못하게 되었노라고... 남아 계실 분에게는 가장 빨리 상영할 수 있는 영화를 틀어줄 것이며, 표를 받고 싶으신 분들은 데스크로 나와서 줄을 서란다.
우린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는데 다시 여자분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간 뒤였다. 지금 바로 '언피니시드' 상영이 가능해졌다고. 이 영화를 볼 것인지, 의뢰인을 볼 것인지를 묻는데, 당연히 사람들은 '의뢰인'을 외쳤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남자가 마이크를 잡더니, '의뢰인'을 보여주면 추가 요금을 영화사에 지불해야 해서 개봉하는 목요일에 (각자 알아서) 보도록 하고 오늘은 언피니시드를 틀어주겠다 한다. 아씨, 그럼 우리에게서 까먹은 35분은 어쩔 건데.... 말을 하지 말던가 괜히 김만 새게 했다. 알아보니 바꿔주는 영화도 '언피니시드'로 날짜만 다르다고 한다. 그럼 또 차비 들여서 오고 밥 먹고 시간을 쓰란 말인가! 고를 수 있는 영화로 컨테이전도 있었는데 아무도 원하지 않아서 우린 결국 언피니시드를 보게 되었다.
다행히 영화는 꽤 괜찮았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 주었다. 이 영화에 대한 언급은 나중에 다시 해봐야겠다.
3. 친구 둘은 예전에 서울 극장에서 무슨 중국 영화를 보려는데 자막이 안 나와서 초대권으로 환불받았다는 얘기를 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예전에 성신여대 cgv에서 중간에 소리가 멈쳐서 환불 받고, 초대권까지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대한극장에서는 7층 상영관에서 볼 때마다 음향이 끊기는데 수년째 고치지도 않고 자기네 영화는 이상 없다고 우기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 본 푸른소금도 소리가 계속 끊겼는데 저~얼대 그럴 리가 없다고 발뺌이다. 아니 가카도 아니고 말이지...;;;; 게다가 오늘 보았던 '컨테이전'은 종로3가 피카디리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자막이 위아래로 계속 흔들렸다. 아, 극장들이 상태가 왜 다 이모양이야...ㅜ.ㅜ
4. 도가니 열풍인데, 이 영화는 엄마와 함께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엄니가 보고 싶단 말을 안 하시네. 내가 두 번이나 운을 뗐는데...;;;;; 의뢰인은 울 언니랑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영화 같이 볼 사람이 죄다 가족뿐이구나...;;;
5. 책들을 빨리 정리해버리는 편이어서 순오기님께 보내드릴 책들이 마땅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같은 책을 두 번 샀던 게 기억이 나서 책을 하나 빼들었다.
어느 분 서재에서 삘 받아 이 책을 구입했는지 모르겠는데, 하여튼 같은 책이 두권이었다. 보름 전에 서문을 읽다가 어려워서 잠시 접어두었는데, 이번에 책을 빼들면서 책상 위에 올려진 책을 내려보며 나의 삽질을 다시 곱씹었다. 그리고 눈을 들었는데, 얼라! 책장에 또 한 권이 있다. 뭐지??? 내 손에 하나, 책상 위에 하나, 그리고 책장에 하나???? 아아아! 그렇다. 나는 같은 책을 무려 세 번이나 산 것이다. 선물하려고 일부러 더 산 책들은 있어도 이렇게 실수로 두번 구입하는 일은 좀처럼 드물었는데, 무려 세 번이나 사다니... 바보 아냐...ㅜ.ㅜ 야곱하고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사고서 바로바로 읽었더라면 다시 사는 일이 없을 텐데, 죄다 쟁여두고 방치하니까 이런 실수를 하는 거다. 하아, 내 탓이오.
6. 어제는 열흘 만에 수영을 갔다. 지난 13개월 동안 연속으로 두 번 빠진 적은 있어도 세 번 빠진 적은 없었는데, 지나치게 많이 빠진 바람에 살도 찌고(흑흑, 요요 무서워!) 수영도 힘들고(몇 살인데 이렇게 힘들어 하냐고 강사샘이 묻기까지.... 샘보다 적어도 다섯 살은 많소!), 왜 빠졌냐는 인사를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모르겠다. 바빠서 그랬다니까 왜 더 묻고 그러셔.... 정말 바빴다니까...;;;;; 콘서트 티켓 예매하고, 영화 시사회 다녀오고 또..... 삽질하느라....;;;;;
7. 지난 일요일에 다녀간 큰언니가 내 가방을 들고 갔다. 언니가 메던 백팩이랑 똑같은 것을 내가 얼마 전에 구입했는데, 언니 가방의 끈이 달랑달랑 거려서 못 쓰게 된 것이다. 최근에 언니로부터 옷을 많이 공수받았기 때문에 기꺼이 가방을 바꿔줬다. 그런데 언니가 가고 나서 보니, 너덜너덜하며 이젠 낡기까지 한 가방을 메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그래서 오늘 다른 가방들을 점찍어뒀다.
요게 원래 내 가방이었고,
후보 1. 13,800원에 배송비가 2,500원 붙는다. 고동색도 있는데 저 색이 더 예뻐보여서 일단 담아놨다. 저걸 '탄색'이라고 하던가?
후보2. 23,700원이고 배송비가 2,500원 붙는다. 장점은 옆쪽에 지퍼가 있어서 가방 열지 않고 물건을 꺼낼 수 있다는 거고, 단점은 뭐 비씨다는 거지. 참고로 내가 언니한테 준 가방은 12,500원에 무료배송이었다.(그나마도 전액 포인트로 샀었지만...)
가방만 보면 큰 것도 같은데, 모델이 깡마른 것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실제 사이즈가 작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후보 3은 19,800원에 무료배송이다.(원래 내 가방을 샀던 곳과 같은 곳이다.)
정장과 캐쥬얼한 옷에 두루 어울릴 가방을 원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용하기 편하고, 기왕이면 가격도 쌌으면 좋겠지만, 그걸 다 만족시키긴 어렵겠다. 셋 다 나름의 장점이 있어서 모두 마음에 든다. 뭐가 좋을까? 내일 중으로 사려고 하는데 말이다...
8. 그러고 보니 지난 주에 고민하던 구두도 아직 못 샀구나. 언니가 호피 무늬 플랫슈즈도 팔던데 그냥 그걸 하나 얻을까? 그렇게 되면 엄마랑 똑같은 구두 신게 된다. 우린 커플 슈즈... 역시 가족과 함께...;;;;;;
9. 오늘 귀가하는 버스 안에서 앉아 있는데, 뒤에서 내려오던 어떤 아줌씨가 팔꿈치로 내 어깨를 찍었다. 아악! 뼈끼리 부딪쳐서 열라 아팠다. 어째 버스만 타면 테러를 당하는지....무섭다.ㅜ.ㅜ
10. 문장 스캐너 C-펜 이야기도 해야 하는데, 졸려서 다음에 해야겠다. 아, 리뷰 밀린 건 언제 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