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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1월에 머리에 폭탄을 한 방 맞았고, 그 덕분에 그 주와 그 다음주였던 지난 주에 무척 우울했더랬다. 지난 주 화요일에 야곱과 함께 시사부흥대성회를 가던 날도 꼭 그런 기분이었는데, 그날 야곱이 내게 천사가 되어주었다. 어떤 위로로도 내 기분이 풀릴 것 같지 않았는데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단어가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야곱은 글만 잘 쓰는 게 아니라 말도 잘하는구나!

 

2. 아무튼, 그렇게 해서 화요일 밤에 떡볶기와 맥주 만찬을 즐기며 해피모드가 될 수 있었다. 수요일은 추적추적 비가 내렸고 여의도에 같이 가자고 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혼자라도 가자!하는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역시나 좀 외로운 길. 사람이 너무 많아서 화면도 안 보이지만 소리도 잘 안 들렸다. 몇 번을 자리를 옮기고 옮겨서 마침내는 바닥에 돗자리 깔고 앉을 수 있었다. 앉으면 덜 추울까 싶었지만 역시나 콧물은 고드름이 되는 수준!

 

많은 게스트가 있었는데 정동영 의원이 나왔을 때 야유가 터져나오고, 김선동 의원이 나왔을 때 환성이 터져나와서 좀 의외였다. 정동영 의원이 안티가 많은 것은 알지만 그래도 요즘은 좀 진성성이 보이지 않던가? 다른 건 몰라도 이 때는 김선동 의원이 좀 속상했다. 체루탄이 제대로 터지기라도 해서 뭔가 성과가 있었다면 방법이 후졌더라도 좀 좋게 봐줬을 것도 같은데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서 괜히 아군 전력만 낮춘 것 같아서 말이다. 내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 것일까?

 

나꼼수 4인방의 목소리 중 정봉주 전 의원 목소리가 가장 선명했다. 마이크를 어떻게 쥐느냐에 따라서 들리는 소리가 다른데, 주진우 기자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역시 정봉주 의원이 마이크를 쫌 안다.ㅎㅎㅎ

 

3. 이날 꽁꽁 얼어서 집에 돌아왔는데 엄마가 무슨 얘기를 하시려다가 관두신다. 피곤해서 더 묻지 않았는데 다음날 사정을 알았다. 엄마는 내가 수영도 가지 않고 갑자기 뛰쳐나가길래 속상해서 바람 쐬러 나갔다고 여기신 것이다. 그리고는 큰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애가 담대하지 못하다는 둥, 속상해서 어쩌냐고 하소연을 하셨단다. 하하하....;;;;; 내가 쫌 많이 속상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 길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걸, 엄니가 아직 모르신다.ㅎㅎ

 

4. 요새 한 주 늦는 타이밍으로 보고 있는 드라마는 '천일의 약속'이다. 김수현표 대사는 듣는 사람을 몹시 피곤하게 만드는 힘이 있지만, 배우의 목소리에 따라서 피로도를 낮출 수도 있음을 알아버렸다. 수애의 나직하고 차분한 목소리는 많은 양의 대사를 치고 나와도 그 자체로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김해숙의 재발견을 보여주었는데, 연기 잘하는 것이야 알고 있었지만 특유의 인상 찡그리는 표정이 싫었더랬다. 맡는 배역마다 지지리 고생 많이 하는 엄마의 전형이어서 그것도 싫었다. 그런데 이번에 아주 고상하고 교양 있고 소양 있는 어머니 역을 맡았다. 드라마 속 있는 집 여사님들은 하나 같이 양심도 없고 가식적이어서 그것으로도 참 피곤한데, 그렇지 않은 좋은 어머니 역할이다. 김수현 작가가 만들어 놓았지만, 그걸 잘 소화해 주어서 참 기쁘다. 그나저나 백지영은 대박 드라마 ost만 부르나보다. 잘 부르기도 하지만, 작품을 잘 만나는 운도 대단하다.

 

 

 

 

 

 

 

 

 

5. 드라마에서 수애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선택한 김래원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순애보 그 자체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아무튼 그들은 목숨 걸고 사랑을 하고 있다. 지난 주 목요일에 만난 친구의 오빠는 1월 초에 결혼하기로 식장 예약까지 되어 있었다. 그런데 5년 전에 갑상선암을 앓았던 예비 신부가 병이 재발했음을, 그리고 폐에 전이 되었음을 알려왔다. 그야말로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을 것이다. 결국 결혼식은 깨졌고, 예비 신랑이었던 친구의 오빠는 현재 폐인 모드가 되어서 술로 지새우고 있다 한다. 중매 결혼이었으니 이 정도지, 만약 연애 결혼이었으면 파장이 더 컸을 것 같다. 드라마 속에선 치매 환자하고도 기꺼이 결혼을 하는 그런 순정파 사내가 있지만, 현실에서 그같은 결론은 참 힘들어 보인다. 어느 한쪽을 편들 수도 없는 난처함과 속상함이 있다. 지난 주까지 보았는데 수애가 임신까지 했더만, 참으로 잔인한 운명이다.

 

6. 그나저나 요새 내 안에 자꾸 수애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주에 교무실에서 있었던 일인데, 오전에 먹으려던 약을 오후까지 안 먹었던 게 생각나서 물 한컵 뜨러 일어났다. 교무실 왼쪽 자리였는데 오른쪽 끝에 정수기가 있었다. 컵을 들고 가서 물을 한 컵 시원하게 마시고 자리에 돌아오니 남아있는 내 약들. 아뿔싸, 물을 뜨러 갔는데 물을 마시고 왔구나! 결국 다시 물을 뜨러 갔고 물 두컵 연달아 마셔야 했다.

 

그리고 오늘, 약을 먹고 컵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는데 방금 먹은 약봉지 말고도 뜯어진 약봉지가 하나 더 있다. 얼라? 보아하니 내 철분약인데 이 무슨..... 기억을 더듬어 보니 어제 먹겠다고 약봉지를 뜯어놓고 물만 마신 채 방치해 둔 거였다. 그걸 오늘 알아차린 거다. 하아... 요새 이런 사례가 너무 많아....;;;;

 

얼마 전부터 야곱 덕분에 하게 된 알바가 있는데 며칠 전에 그와 관련해서 어떤 제안을 한 적이 있다. 전화 너머에서 야곱은 우리 책에는 꼭 필요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아깝지만 버려야 한다고 했다.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어서 알았노라며 전화를 끊었는데 왠지 기시감이 든다. 아뿔싸! 약 두 달 전에 이 일과 관련해서 모니터링을 먼저 했을 때도 내가 똑같은 제안을 했고 그때도 야곱은 본질에서 벗어난다며 사양했었던 게 떠오른다. 아, 챙피해 챙피해....;;;;

 

이런 식의 사례는 무지 많지만, 내 안의 수애가 자꾸 커져서 에피소드들을 잊어버렸다. 킁...;;;

 

7. 지난 달에 알라딘이 달력을 2종 내면서 이벤트를 열었다. 포토 리뷰 쓰는 거였는데 적립금 3천원 주는 거던가 그랬다.

마일리지를 천원씩 차감하는 달력인데 나는 서재 달력만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리뷰 쓸 때 비교하면 좋을 것 같아서 두 개 다 구입했는데 바빠서 쓰지 못하는 사이 이벤트가 조기 종료되었다. 흑... 슬프다...ㅜ.ㅜ

 

 

 

8. 그리고 리브로. 지지난 달과 지난 달이었나? 50% 할인 이벤트가 있었다. 구간 도서에 한해서, 이미 할인된 가격의 책들을 다시 50% 할인해 주는 거였으니 할인 폭이 꽤 컸다. 그 바람에 엄청 질렀다는 건 두말 하면 잔소리. 암튼, 그 바람에 리브로 달력도 많이 생겼다. 여기에는 구간 도서를 2만원 이상 사면 3천원 할인해주는 쿠폰이 매달 들어 있다. 하여, 혹시 리브로에서 구간도서를 살 일이 있으신 분은 리플 달아주시면 쿠폰 번호 알려드릴게요. 2명 가능합니다. ㅎㅎㅎ

 

9. 올해도 어김 없이 머그컵 행사 시즌이 돌아왔다. 2일부터 행사 시작한 것은 나름의 홍보 전략일 테지? 신한 카드 소지자들은 대개 1일에 이미 질렀을 테지만, 나처럼 머그컵 행사를 피하지 못하는 인간은 다시 또 주문을 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도착한 머그컵은 노랑색이다. 색을 고르기 위해선 차후 8만원 어치를 더 지를 것인가, 아님 컵 하나로 만족할 것인가 고민해 봐야겠다. 컵이 좀 얇아 보이고 투박한 편이어서 아주 큰 미련은 없지만, 그래도 집착은 남아서 말이지....;;;;

 

그리고 다음 번 주문에는 아마도 이 녀석이 포함될 것이다.

이걸 보면서 웃을 수 있을지, 아니면 짜증이 더 날지는, 보고 나서 판단해야겠다.

 

 

 

 

 

 

10. 지난 달에 이벤트로 발급 받은 롯데 포인트 3천 점이 있었다. 사용하지 않으면 12월 초에 회수한다고 해서 7일 날짜로 영화를 예매해 놓았지만 바빠서 영화 시간을 세 차례나 연기했는데도 결국 보지 못하고 취소했다. 그리고 8일 날짜로 다시 브레이킹 던 1편을 예매했다.

 

목요일에는 낮에 약속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헤어져서 내가 예매한 시간이 2시간 이상 붕 떴다. 6시에 극장에 도착해서 8시 40분 표를 6시 20분 표로 바꿔달라고 했다. 직원 분이 친절하게 예매 취소를 해주고 재예매를 진행했는데 또 다시 8시 40분 표를 끊은 것이다. 해서 다시 취소하고 예매를 하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전광판에서 보았던 6시 20분 표는 금요일 시간표였다. 목요일 당일 표와 금요일 시간표가 함께 제시된다고...(제기랄!)

 

해서 다시 예매해도 8시 40분인데, 내 표는 이미 취소되었고, 난 포인트도 쓰지 못했고, 할인도 받지 못했고! 어쨌든 시간을 죽이긴 싫어서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영화를 골랐다. '오싹한 연애'. 우리 동네 극장에선 평일 주말 구분없이 7천원인 것을, 천원 더 주고 예매하고, 게다가 할인도 못 받고... 히잉.... 아무튼, 영화를 보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무서웠고,  기대보다 더 재밌었고 애틋했다. 난 이민기가 참 좋더라. 태릉선수촌 시절부터 눈에 띄었다. 손예진이 연상이라는 게 너무 각인되어서 몰입을 방해했지만, 아무튼 참 예쁘더라. 어휴....!!!

 

극장에서 쓰지 못한 포인트는 결국 귀가하면서 롯데 슈퍼에 들러 다이소표 털바지 하나 샀다. 포인트 회수되기 전에 쓰기, 참 힘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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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12-10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떤 핵폭탄인지 철렁, 내안의 수애~~~ 어쩐지 동감하고픈.

1~10까지 쓰고도 번호가 모자라 못 쓴 삽질이 또 궁금해져요.ㅋㅋ

마노아 2011-12-10 23:32   좋아요 0 | URL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여서 차마 할 수가 없었어요.
내 안의 수애가 자꾸 자라나서 큰일인데 떼어낼 수가 없어요. 너무 사랑하나봐요..;;;;
삽질 이야기는 다음 편에 또 이어서 하겠습니다.ㅎㅎㅎ

BRINY 2011-12-10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이미 공짜 달력과 머그컵이 생겨서, 적립금 차감해야하는 알라딘 달력은 패스요~
작년에는 알라딘 달력이 넘쳐서 고민이었기 때문에, 적립금 차감하는 제도가 차라리 나을지도 몰라요.

마노아 2011-12-10 23:32   좋아요 0 | URL
이벤트 사라질 줄 알았으면 달력 하나만 사는 건데 그랬어요. 크흑..;;;;
올해도 머그컵 생긴 것도 있고 제가 산 것도 있는데 알라딘 머그컵의 유혹을 비켜가질 못했답니다...;;;

프레이야 2011-12-10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소소한 일상 이야기 늘 좋아요.
저도 요새 수애가 제 속에 자라고 있어서 깜짝깜짝 놀래요.
글쎄 며칠 전엔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시동도 안 끄고 그냥 극장 들어가 `고양이 춤` 보고 나온 거에요.
차는 그동안 계속 부릉대고 있었구요. ㅠㅠ
김해숙은 정말 연기 좋더군요. 인간적이고 고상하고 지적인 분위기도 잘 어울렸어요.
`오싹한 연애` 꽤 괜찮았어요.^^

마노아 2011-12-10 23:33   좋아요 0 | URL
으윽, 프레이야님의 수애가 조금 더 난감하군요!
덕분에 영화 보고 나와서도 차가 따뜻했겠어요...;;;;;
김해숙씨의 안정된 연기 좋았고, 오싹한 연애도 좋았어요.
히힛, 봐야 할 영화가 참 많아요.^^

2011-12-10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10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1-12-11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달에 사무실에서 알바하면서 같이 알바하는 알바2가 (물론 알바1은 탕이 ^^) `요즘 수애가 나랑 똑같아` 라고 말하니 알바 3이 `달라요. 얼굴이 틀리잖아요` 라고 한 방에 쥑이더군요. ㅎㅎㅎ
저 위에 책꽂이에 자리 잡은 `삐약이 엄마` 는 보고싶은데 구입하긴 쫌 아까운듯 싶어서 도서관에 신청했더니 선정됐어요. 곧 연락이 올거에요 :)

마노아 2011-12-11 16:45   좋아요 0 | URL
저도 감히 수애와 얼굴을 비교하지 않습니다. 그저 내 안에 있을 뿐..ㅋㅋㅋ
삐약이 엄마 저도 궁금한데 실물부터 먼저 보려고 해요. 책방에 가서 살펴보고 살 것인지, 기다렸다가 가격 떨어지면 살 것인지를 정할 거예요. 그림책은 페이지가 적은데 가격은 단행본과 비슷해서 아무래도 한 번씩은 더 생각하게 되어요.^^;;;

마녀고양이 2011-12-12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오싹한 연애 보러갈거예요, 잼난다면서요!
그리고 머그컵을 받기 위해 책도 주문했다지요... 흐흐.
이미 알라딘 달력은 세개 확보... 으흐흐.

그런데, 전 슬퍼서 `천일~` 못 보겠어요. 솔직히 브레인의 신하균 마성에서 허우적대느라,,
오늘 하균하균이 또 나오네요, 행복~

헙! 작게 볼 때는 소녀 사진인줄 알았더니, 마노아님 대문 보니 마노아님이군요.
이렇게!! 이쁘실 수가 있단 말입니까........ 너무 곱당~

마노아 2011-12-12 16:50   좋아요 0 | URL
머그컵을 하나 받았는데 다음 번 주문에서 색깔 안 겹치고 받을 수 있을지 지금 긴장하고 있어요.ㅎㅎㅎ
저는 알라딘 달력 두 개에 리브로 달력 무려 네 개..ㅎㅎㅎ

지난 주 천일의 약속을 오늘 보았는데 보다가 울었어요.
어휴, 정말 너무 슬퍼요. 슬플 걸 알고 보아도 눈물을 막을 수가 없네요.

으하하핫, 사진 잘 나왔나요? 무료 인화권이 생겨서 오늘 사진 신청했어요.
사진 찍히는 거 너무 좋아해요.ㅎㅎㅎㅎ
 

1. 지난 17일에 강화 냄비가 하루 특가였다. 

작년에 웬디양님 구매자 평을 보고서는 다시 특가 세일하면 사야지! 했는데 특가는 다시 잡히지 않았고 1년이 흘렀다. 새벽에 출근 전에 특가 세일하는 것을 보고는 출근해서 주문해야지~ 해놓고는 바쁜 와중에 잊어버렸다. 다시 또 일년을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 11번가에서 주문해서 지난 주말에 받았다. 그런데 지금 보니 다음주 월요일에 알라딘에서 다시 특가 세일이 잡혀 있다. 너와 나의 연은 알라딘에서 이뤄질 수가 없는 모양이구나! 

 
2. 문학동네 장바구니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책이 도착했다. 

무거운 책이 싫었던 나는 모두 반양장으로 골랐는데 이렇게 다섯권이다.  

그런데 이벤트에 응모하고나서 무심코 책장을 올려보니 떡하니 '더블린 사람들'이 있는 것이 아닌가. 호곡! 있는 책을 갖고 싶다고 러브러브 페이퍼를 썼구나!  

아무튼, 이벤트에 당선이 되었고, 저 책들을 받게 된 나는 중복된 더블린 사람들을 두고 고민했다. 출판사가 달랐다면 비교하는 재미라도 있을 테지만 정확히 같은 책이니까 중고샵에 되팔기로 결심했다. 마침 계약 기간 만료가 다가왔고, 그 말은 내가 책을 열심히 팔아야 할 때가 왔다는 의미! 그래서 문학동네로부터 발송 문자를 받고나서 책을 팔겠다고 신청해 놓았는데, 도착한 책 상자에는 '더블린 사람들'만 없었다. 아뿔싸! 다섯 권 다 주는 게 아니라 랜덤인가? 스스로의 삽질을 다시 자학하며 반성모드로 돌입했는데, 문득 착오가 아닐까 싶어 고객센터에 문의를 넣었다. 역시나, 문학동네에서 포장하면서 한 권이 누락된 것이다. 후후후훗, 삽질을 만회... 했나?  

3. 머니볼을 본 게 19일이었으니까, 이것도 일주일이 지났구나. 대한극장에서 마지막 마일리지를 털어먹고 바이바이 할 생각에 조조를 예매했다. 10시 반이었는데, 전날 피곤에 지쳐 12시도 전에 곯아 떨어졌던 나는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영화 시작하고 약 2분 뒤에 입장했다. 다행히 좌석이 중앙 통로 바로 뒷줄이라 다른 사람 시야를 가리거나 불편하게 이동하지 않고 바로 착석이 가능했는데 내 자리에 어떤 할아버지가 앉아 계시고, 할아버지 왼쪽에는 할머니가, 그리고 오른쪽 빈 자리에는 할머니의 핸드백이 놓여 있었다. 내 자리는 할아버지가 앉은 정 가운데 좌석이지만 그 옆에 앉는다고 뭐 크게 문제가 되겠는가. 그래서 가방만 치워달라고 하니까 싫다는 것이다. 헐! 그래서 정중히 말씀드렸다. 할아버지 앉아 계신 자리가 제 자리라고. 그랬더니 다른 자리 많으니 다른 데 가서 앉으라신다. 그러니까 지금 이 옆자리에 앉겠다는 거잖아요? 가방만 치워주세요. 하니, 가방을 슬그머니 치워주신다. 배낭도 아니고 '핸드백'이라 아주 작았는데 그것 치우는 것조차 왜 싫다고 하신 것일까? 남의 자리에 앉아서는..;;;;  

4. 원래 이달 9일에 알라딘에 중고팔기를 신청해 두었는데 19일이 되도록 책 가지러 오질 않았다. 그래서 취소하고 다시 신청했더니 그 다음날 바로 가져갔다. 그 과정에서 새로 '팔기' 등록을 하니 며칠 사이에 십원 단위로 떨어지던 금액은 모두 절삭하고 금액이 깎여버렸다. 오, 뭔가 얍삽해...;;;;;

5. 이건 10월 15일에 찍은 사진이니 더더더 오래 되었다. 

 

여름 시계는 줄만 만들어 보았는데 몸체까지 만든 건 처음이었고, 그 덕분에 어설퍼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끊어졌다. 결국 다시 만들었는데 사진이 흔들려서 다시 만든 사진은 패쓰! 

6. 일요일에 나가수를 시청하게 되면 내 안에서 창작본능이 마구 끓어올라, 자꾸 비즈든 뭐든 만지게 된다. 이번에... 라고 하지만 역시 2주 정도 지났다. 새롭게 도전한 것은 머리핀이다. 

 

앞머리가 많이 자라서 눈을 찌르게 된지 어언 2주. 머리를 다시 볶을 것인가, 계속 기를 것인가 고민 중이었다. 앞가르마였는데 옆가르마 타서 삔 하나 찔러주고, 꽁지 머리를 묶어두는 게 요즘의 나의 스타일. 그때 옆머리 찔러주는 용도로 제작했다. 쉽게 해보겠다고 글루건으로 붙인 녀석들은 모조리 다 뜯어져서 낚싯줄로 다시 엮어줘야 했다. 쉽게 가려다가 꼭 두 번씩 가게 되곤 한다. 

7. 오늘 수영 선생님이 나더러 뭐 안 좋은 일 있냐고 하신다. 네? 하니 살 빠진 것 같다고... 음, 반가운 얘기여야 하지만 전혀 빠지지 않았는데 빠져보인다고 하니 이건 얼굴 축났다는 의미 같고, 이젠 그게 반갑지 않다. 근데 이 이야기를 한 바퀴 돌고 올 때마다 하신다. 어쩌라고...;;;; 남자 선생님인데 나보다 체격도 왜소하고 키도 작으시다(물론, 머리도 작다...;;;). 나더러 뼈대가 커서 부럽다고 자꾸 그러시네. 아씨, 내가 뼈대 있는 집안 자손인 게 맞긴 하지만, 나로서는 반가운 얘기가 아닌 것을...;;;;  

8. 멀리 다니던 학교 일이 끝나고 잠시 쉴 뻔 했는데 다른 번외의 일을 잠시 맡게 되었다. 야곱의 덕이 크다. 해보지 않았던 종류의 일인지라 무척 헤매고 있는 중이지만 배우면서 열심히 하는 수밖에. 그러다보니 자꾸 일이 밀려서 서재 마실도 잘 못 다니고 있다. 글도 거의 패쓰패쓰, 댓글도 패쓰패쓰.  

9. 학교를 정리하고, 다시 다른 학교 일을 구하는 과정에서 몹시 힘든 일이 있었다. 차마 설명하기는 곤란하고, 말하자니 더 서글픈 그런 이야기. 스트레스가 좀 많았고, 수영 선생님이 얼굴 축나 보인다고 느꼈다면 그건 스트레스 때문일 것이다. 통 웃어지지가 않는 날들이다.  

10. 내일은 김용민 피디 시사부흥회에 당첨되어서 다녀올 예정이다. 야곱과 함께. 이곳에 가면 좀 웃을 일이 있지 않을까? 물론, 웃으면서 뼈아플 일이 많을 것 같지만. 

최근에 책이 많이 나왔는데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도 아직 읽지를 못해서 이 책들은 주문도 못 넣었다. 시사부흥회 다녀와서 차차 읽어볼 생각이다.  

근데 동대문 구민회관, 찾아가는 게 너무 복잡하다. 나와 야곱은 모두 길치....;;;;  

 

 

4-1. 주말 동안에 시세이도 폼 클린징에 대한 예찬을 접하고서 나도 주문을 하나 넣었더랬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추가로 주문할 책이 생겼는데 아직 상품준비 중이어서 취소하고 재주문을 넣었다.  알고 봤더니 하루 특가 화장품이었던지 그새 가격이 올랐다. 하아, 폼클린징은 취소하고 다른 책들을 구겨 넣었다. 삽질을 고이 접어 나빌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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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11-30 0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쁜 와중이라 삽질도 약했군요.^^
나도 정신없이 바쁘고 스트레스 팍팍 받는 중이라 알라딘 서재마실도 글도 뜸해요.
나는 뭔가 맞추기 위해 거짓을 만들거나 꼼수를 부리는게 체질적으로 싫어요.ㅠㅠ

마노아 2011-11-30 09:53   좋아요 0 | URL
차마 쓸 수 없는 몇몇 삽질은 패쓰했어요. 그래도 많이 양호해졌어요.^^;;;
순오기님도 체질에 맞지 않는 일 마무리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세요.
행정 일은 정직하게 해도 참 피곤하게 만들어요...;;;;

무스탕 2011-11-29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94, 총 504504 방문

저 강화 냄비는 울 엄니가 몇 년전에 구입해서 잘 사용하고 있어요. 집에서 군고구마 구워먹기 완전 짱이에요! 엄니는 저 냄비 안에 작은 조약돌들을 넣어 돌 위에 고구마를 넣고 구우시더라구요. 바로 철판에 놓는것보다 나은가봐요.
머리핀 이쁘요!! 시계도 이쁘요!! 저런 시계 차고 나가면 다 보여달라 하겠어요. 근데 시계를 두른 손목이 요만해 보여요. 저 굵기의 손목으론 수영하기 힘들어요. 째끔만 늘리세요 ^^

BRINY 2011-11-29 12:18   좋아요 0 | URL
오호~ 저도 조약돌을 어디서 구해봐야겠어요! 철판이 잘 타고 검댕이 잘 안벗겨지거든요.

마노아 2011-11-30 09:54   좋아요 0 | URL
앗, 언제 50만이 넘었지? 넘기 며칠 전에 곧 되겠구나 했는데 훌쩍 넘었네요. ㅎㅎㅎ
앙, 강화냄비 사고서 아직 개시도 못했어요.
엄니가 어제 고구마를 사오셨으니 조만간 먹지 싶어요.
조약돌! 좋은 팁이에요. 저도 꼭 활용해 보겠습니다.
제가 뼈대 있는 가문 자손인지라 뼈다귀들이 굵어요. 특히 어깨가...;;;;
사진은 용케 좀 가느다랗게 보이네요. ㅋㅋㅋ

무스탕 2011-11-30 18:36   좋아요 0 | URL
자잘하고 동글동글한 애들보다 손바닥정도 두께에 넙적한 애들을 골라보세요. 빈 틈을 채워주는 애들만 자잘한 애들이면 되어요. 우리 냄비엔 지금 손바닥 만한 애들이 넷, 미니쉘만한 애들이 넷이에요 :)

마노아 2011-12-01 01:24   좋아요 0 | URL
집에 와보니 이미 고구마가 완성되어 있었어요. 호박 고구마라서 그런지 아주 자그마한 것이 밤톨 만했어요. 조약돌 얘기를 아직 못했는데 내일 해야겠어요. 크기 조언도 고마워요. 우리 집에 그런 돌들이 있었던 것도 같은데 찾아봐야겠어요. 손바닥만한 것과 미니쉘! 아주 적절한 표현이에요.^^

전호인 2011-11-29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엣지넘치는 시계입니다.^^
수영강사님이 혹시 마노아님에게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ㅋㅋ
요즘 통 운동을 못하고 있다보니 중부지방이 참으로 비옥하기 이를데 없습니다.ㅠㅠ

마노아 2011-11-30 09:55   좋아요 0 | URL
하하핫, 어제 차고 나와서 칭찬 받았어요. 유후~
수영강사샘이 저보다 많이 어리십니다. 막내 동생뻘이에요. ㅋㅋㅋ
그분도 제가 많이 누나라는 것 아십니다.;;;;;
운동을 해도 중부지방은 늘 비옥해요. 거름이 필요가 없어요....ㅜ.ㅜ

희망찬샘 2011-12-01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으면 안 될 것 같은데 마지막에서 웃음이 나와 버렸어용~

마노아 2011-12-02 10:45   좋아요 0 | URL
주먹 대신 웃음을 부르는 삽질이라 다행이에요.^^ㅎㅎㅎ
 

오늘부터 신청이에요. 

길벗어린이 달력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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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紫霞) 2011-11-22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개인회원은 벌써 끝났어요!

마노아 2011-11-22 22:54   좋아요 0 | URL
제가 신청할 때만 해도 1200장 남아 있었는데 순식간에 끝나버렸네요!

책가방 2011-11-22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대머리가 아닌게 정말 신기해요.
공짜 달력 받으려고 길벗 홈페이지 가입했습니당..ㅋㅋ
어린이 달력이 예쁘잖아요..^^
전 아까아까 오전에 신청했습니다.
마노아님~~~ 고마워요..^^

마노아 2011-11-22 22:55   좋아요 0 | URL
달력이 오고 가야 한 해가 저물고 새로 시작되는 느낌이 나지요.
발빠르게 잘 움직이셨어요.^^

2011-11-22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2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1-11-22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페이퍼에 단 두 줄 적고 추천을 많이 받는 재주는?! ㅎㅎㅎㅎㅎㅎㅎ

마노아 2011-11-22 22:57   좋아요 0 | URL
마치 무임승차한 기분이랄까요.^^ㅎㅎㅎ

전호인 2011-11-22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청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ㅋㅋ

마노아 2011-11-22 22:57   좋아요 0 | URL
이미 품절이라고 하네요.^^

순오기 2011-11-23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개인회원이 아니라 도서관으로 신청할 수 있어요.
룰루랄라~~~~~~했는데, 23일 10시부터 신청할 수 있대요.
난 10시면 도서관봉사자 교육받는 중인데 어쩌라고~~~~~ ㅠㅠ

마노아 2011-11-23 23:25   좋아요 0 | URL
이 시간에도 많이 남아있네요. 무사히 신청하셨죠? ^^
 

1. 지난주 금요일이었다. 평소처럼 퇴근하자마자 밥을 대충 챙겨먹고 수영 가방을 싸들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샤워를 마치고 수영복을 입으려는데 아뿔싸! 수영복을 집에 두고 갔다. 수건이나 로션, 오리발 등을 안 가져 간 적은 있어도 수영복을 아니 가져가다니! 풀장에 들어갈 방법이 없다. 하여, 샤워만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순환버스를 타려면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걸어갔다. 40분을 걸었는데도 집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버스 타고 돌아갔다. 털썩! 

2. 지난 토요일에는 오랜 모임의 정모가 있었다. 우리가 사랑해 마지 않는 배우 초은준의 생일 정모다.  

  

(이렇게 생겼다!)

그의 생일은 11월 7일이지만, 우린 11월의 첫번째 주 토요일에 모인다. 

 

시샵언니는 그의 아이폰4 케이스에 딸내미 사진을 인쇄해서 우리 모임에서 만든 리뷰북과 함께 중국으로 보냈더랬다. 금요일 마감시간에 보낸 국제 택배가 월요일에 도착했다능! 서울에서 보내도 금요일 마감 시간에 부치면 화요일에 도착하는데... 빠르다! 우리의 배우님은 모처럼 센수를 발휘해서 자신의 블로그에 인증샷도 올려주었다. 그치만 모셔두는지 쓰지는 않고 있다. 시샵언니는 보관용과 사용용으로 두개 보낼 걸 그랬나? 하고 있다.ㅎㅎㅎ 멀티방에서 시작해서 홍대 와이프씨에서 맛있는 떡볶이를 먹었는데 우린 모두 길치들이라 다시 찾아가라면 못 갈 것 같다. 그리고 3차로 또 카페로 가서 나중엔 밤샘 모임까지 이어졌는데, 나는 2차까지만 참여하고 나왔다. 저질 체력이라 졸려서 혼이 나서 말이지...  

3. 월요일엔 수영장에서 받은 키가 유난히 줄이 조여서 아팠다. 보통 발목에 걸어두곤 했는데, 이날은 다이빙대 아래다가 두고는 나중에 찾아갈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평소처럼 강습 끝나고 휙 올라가버린 나는 샤워를 다 마치고 나서야 키가 아래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아, 난감하다.   내려가려면 이 젖은 수영복을 다시 입어야 한단 말인가! 다행히 직원분께 마스타 키를 빌려서 사물함을 열고, 옷을 꿰어 입은 다음에 내려가서 키를 찾아왔다. 옷 다 입고 내려가는 것도 몹시 꽃팔린 일이었다. 하아....;;; 

4. 어제는 수능보던 날. 감독이 없던 나는 쉬는 날이었다. 엄니는 모처럼 바깥 바람을 쐬고 싶다고 하셨고 온천에 가자고 하셨다. 요새 일거리가 없어서 한가하던 큰언니도 수원 집에서 수요일에 미리 올라와 운전을 하기로 했다. 둘째 조카 다현양이 유치원을 건너뛰고 따라붙었다. 엄니는 포천이 더 머냐, 대전이 더 머냐고 하셔서 우린 당연히 포천이 가깝지 않냐고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포천으로 길을 잡았다. 엄니는 약 10년 전에 포천 일동 제일 유황 온천에 다녀왔던 얘기를 하시며 그곳 물이 좋다고 적극 추천하셨다. 그런데 포천이 생각보다 멀더라. 네비에 찍힌 km가 60이 넘는다. 설마, 정말 대전이 더 가까웠던 것 아닐까? 하여간 출발! 길은 막히지 않았지만 아주 약간 길실수를 했다. 네비가 반응이 느려서 턴하라고 말 떨어질 때 이미 턴할 곳을 지나치곤 한다. 네비도 나처럼 길치다.  

 

(가다가 창밖으로 보이던 풍경. 빈 논에 저 하얀 물체의 정체는 뭘까? 월동준비? 펼치면 비닐하우스 되나???)

5. 포천에 도착하니 두시간 정도 지났다. 그런데 10km만 더 가면 산정호수가 있단다. 이미 단풍이 다 져서 눈요기가 필요했던 우리는 조금 더 가서 호수를 보기로 했다. 그런데 네비가 도착했다며 종료를 알렸을 때에도 우리 주변에 호수는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사람도 없어서 물어볼 데도 없고, 주변을 빙글빙글 돌다가 결국 온천으로 되돌아왔다. 하아, 왕복 20km를 날렸다. 그리고 한 시간이 또 지났다.  

6. 그리고 온천이라고 불리는 그곳에 들어갔는데, 건물이 너무 낡았더랬다. 내부 정경은 아무리 좋게 보아주어도 동네 목욕탕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기미가 이상해서 엄니가 물어보고 오니, 경기가 안 좋아져서 예전처럼 온천을 못하고 거의 목욕탕 수준으로 남았더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하아, 찜질방도 아니고 그냥 일반 목욕탕... 그것도 약 20년 전 분위기의 목욕탕을 가기 위해 우리 식구 3시간을 달려왔어...ㅜ.ㅜ 

너무 기가 막혀서 미친 듯이 웃고 말았다. 얼굴이 땡길 만큼. 황당해서 화를 낼 수도 없고, 배꼽 잡고 웃었다. 

7. 그렇게 머나먼 목욕을 하고 나오니 당연히 기운이 딸릴 터! 포천에 왔으니 이동갈비를 먹어야 했지만, 언니가 전날 갈비를 먹었다고 해서 쌈밥을 먹기로 했다. 목욕탕 바로 옆집으로 들어갔는데 주문을 하고 나니 사장님이 당황해 하신다. 그리고 어딘가로 미친 듯이 전화를! 

알고 봤더니 요리를 해야 할 부인이 핸드폰을 두고 좀 전에 어딘가를 갔다고 한다. 10분 이상 전화통을 붙드시더니 음식 준비가 안 되어서 죄송하다며 그만 나가달라고...;;;; 

하아, 날 잡았다. 대체 왜 이러는겨...;;;; 그분은 왜 핸드폰을 두고 갔으며, 이 사장이라는 양반은 마누라 없으면 음식점 하면서 음식도 못 내오는가... 정말 너무하심...;;;; 

결국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이러다가 고속도로 타겠다고 투덜거릴 즈음 극적으로 쌈밥집 발견,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하아, 힘들다... 카메라는 풀 충전시켜 왔지만 한 장도 못 찍었다. 그런데 아쉽지도 않아...;;;;;

8. 오늘은 알라딘에서 2012달력 광고가 떴다. 2011 달력은 별로 예쁘지 않아서 지름신 강림을 다소 막을 수 있었는데 이번 것은 예쁘다! 

그래서 장바구니에 담겨있던 책들을 빼고 채우고 씨름을 해서 5만원 어치 주문을 넣었다. 추가 선물이 많다. 뭐 이렇게 고르는 게 많지? 여차여차 클릭클릭을 했고, 아까 출고완료 문자를 받았다. 그런데 메일을 확인하다가 아뿔싸! 

텀블러는 선택하는 순간 마일리지 2천점 자동차감이란다. 그냥 주는 건줄 알았다. 알았으면 안 골랐을 텐데... 스텐도 아니고... 플라스틱 텀블러는 집에 넘치는데...ㅜ.ㅜ 아, 어제의 삽질보다 오늘의 텀블러 삽질이 더 가슴아프다. 훌쩍.... 

9. 언니가 독립한지 석달이 조금 넘었다. 요새 물건이 없어서 거래가 전혀 없다는 언니. 몹시 자금난에 시달리더니 끝내 오피스텔을 내놓았다고 한다. 오피스텔이 나가는 순간 다시 집으로 들어오는 거다. 하아... 이게 가장 슬프다..ㅜ.ㅜ 

10. 몇 주전에는 토요일에 춘천까지 결혼식을 다녀왔고, 이주 연속 근무하는 토요일이었고, 다시 오랜만에 놀토가 돌아왔는데 약속이 생겼다. 토요일의 단잠을 포기해도 좋을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러 내일 나갈 것이다. 아, 두근거려( ^^)( ^^)  

덧) 내님의 자기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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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1-11-11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택근무(?)로 일을 하다 말고, 마노아님 이야기를 보고 로그인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요즘은 저도 삽질의 연속이기에 웃으면서도 마음이 살짝 아프다는... ;;
저어기 있는 하얀 둥글이는 볏짚을 싸놓은 거라고 알고 있어요. 곤포 사일리지라고 부르고, 사료로도 쓰고 퇴비로도 쓰고 양송이버섯 배지로도 쓴대요. (의좋은 형제에 나오는 낟가리는 이제 볼 수가 없더라구요.)
이번 주말은 삽질 없이 평안하게 보내시길~~ 저는 다시 일하러 총총.

마노아 2011-11-12 23:17   좋아요 0 | URL
오오, 저것은 볏짚을 싸놓은 거군요. 저것 자체로 사료가 된다니 신기하네요.
오늘의 삽질은 명동에서 길을 잃고 잠시 헤맨 것 정도로 평소보다 소박했어요.
이 정도는 삽질 축에도 못 껴요.^^ㅎㅎㅎ
주말 내내 바쁘신 건가요? 일 마무리 짓고 많이많이 쉬셔용~

무스탕 2011-11-12 23:45   좋아요 0 | URL
소가 먹지요 ^^ 소 키우는 목장은 겨울에 저거 없으면 큰일납니다. 재작년까지 저희 시댁에도 가을에 추수하면 논에서 저 짚단 다 집으로 싣고 오셨어요. 소랑 송아지랑 여섯마리까지 키우셨었거든요.
저도 양송이버섯 배지로 쓰인다는건 첨 알았어요 +_+

마노아 2011-11-13 14:34   좋아요 0 | URL
맞다, 맞다. 소는 초식동물이죠.ㅎㅎㅎ
근데 양송이 버섯 '배지'는 뭔가요? 사전 찾아보니 배양액... 이런 말이 나오는데 퇴비의 의미일까요?
서울 촌뜨기 티가 또 나고 말았어요.;;;;

pjy 2011-11-11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영복없이 방문해서 단순샤워후 귀가는 뭐, 흔한일 아닙니까?ㅋㅋ 1시간을 넘게 쌍둥이를 업고지고 걸!었!는!데!!! 이미 다른 걸로 바뀐 음식점앞에서 땀뻘뻘ㅠ.ㅠ 허무하던 저의 최근 삽질이 떠오릅니다~ 맛집과 함께 온천도 조사가 필요한거죠! 전 나름 자주 다닌다고 생각하는 온양온천 전화번호가 있습니다! 시설은 70년대 목욕탕 같이 쪼매나도 내실이 알찬 물좋은 목욕탕이거든요~ 혹시 그새 없어졌을까봐 출발전에 꼭 확인연락해요^^;

오스피텔 나가면 컴백홈하실 언니~ 정말 가장 안습이군요-_-; 이제와서 도루, 단독거주 "방"도 없어지는건가요?

마노아 2011-11-12 23:19   좋아요 0 | URL
아아아, 쌍둥이를 업고 지고 말입니까? pjy님의 체력은 애정으로 단단하군요!
오오오, 그 온양온천 이름과 전화번호 좀 알려주세요.
다음엔 그곳으로 가야겠습니다. 이번 온천은 진정 허무해요...ㅜ.ㅜ
언니 없을 때도 단독 거주 방은 없었지만, 그래도 살만했는데, 이제 절대로 살만하지 않을 거예요. 가슴이 묵직합니다. 흐윽...ㅜ.ㅜ

pjy 2011-11-14 10:39   좋아요 0 | URL
스파랜드나 온천리조트 분위기는 절대 아니고, 물좋은 쪼매난 시골 목욕탕입니다~ 관리사 아줌마솜씨도 좋아요! 마사지도 잘하시고~ 저번엔 아주 큰곳도 가보긴했는데요, 물은 좋은데 정말 사람이 너무 많더라구요-_-; 네이버에 찾아도 잘 나오긴 하지만! 삼보천탕이구요~ 041-545-2056 길찾기도 쉬워요~ 가격은 안올랐으면 3300원^^

마노아 2011-11-15 10:48   좋아요 0 | URL
우왕, 가격이 정말 착하군요. 물론 교통비가 더 들겠지만, 동네 인심이 묻어날 것 같은 이름과 가격이에요. 전화 번호 저장해 두었어요. 기회 되면 저도 찾아가고 싶어요. 삽질이 아니라 물질을 하고 오겠어요. 정보 감사해요.^^

2011-11-11 2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2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2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2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11-12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기다리던 마노아님 삽질 시리즈를 왜 못보고 지나쳤던 것이었던 것이란 말입니까! 흐흣 오늘도 역시, 재밌게 읽고 갑니다. 언니 얘기는 어쩐지 남일같지않아서 안타깝네요. ㅠㅠ

마노아 2011-11-12 23:21   좋아요 0 | URL
아아아, 남일 같지 않단 말입니까? 이심전심! 우리 같이 슬퍼하도록 해요..ㅜ.ㅜ

이진 2011-11-12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케이크가 장난 아닌걸요 ㅎㅎ

이승환님의 당찬 매력에 이소라씨가 정신을 못차리는걸요! ㅋㅋㅋ

마노아 2011-11-12 23:21   좋아요 0 | URL
케이크 이쁘지요? 맛도 좋았어요.ㅎㅎㅎ

울 공장장님의 자기 소개는 '나는 꼼수다'의 정봉주 전 의원 버전의 소개인데 아무도 아는 척을 안 하네요. 저는 많이들 빵 터질 줄 알았거든요.^^ㅎㅎㅎ

순오기 2011-11-12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구경하는 마오아님의 삽질~~~~ 반가워요!^^
논바닥의 하얀 동글이 정체는 책세상님이 잘 설명해주셨네요.
초은준에 이승환~ 이들이 들어차 있는 마노아님 마음자리가 비어야 혼자만의 사랑하는 님이 들어올 듯해요.
어여 비워버리고 마노아님만의 짝을 만나야지~~~~~~ 돌아오는 언니를 어쩔껴!!ㅋㅋ
이승환의 거창한 자기 소개는 미워할 수 없군요.^^

마노아 2011-11-12 23:23   좋아요 0 | URL
오늘 울 언니가 소개팅 안 들어오냐고 묻네요. 네버!라고 대답했어요. 크흑....
님이 생기면 내 마음에 얼마든지 빈자리를 만들 수 있는데 그 놈이 게으른 건지, 제가 박복한 건지, 아직 없어요...(>_<)
돌아오는 언니를 피해서라도 제가 나가야 할 텐데 말입지요.ㅎㅎㅎ

이승환의 거창한 자기 소개는 나는꼼수다를 들어야만 함께 웃을 수 있어요.
관객들은 알아듣고 웃는 것 같았거든요.^^

무스탕 2011-11-12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환의 저 자신감은 마노아님같은 열팬들의 든든한 지원으로 우러나는 진심일거에요. ㅎㅎㅎ

마노아 2011-11-12 23:23   좋아요 0 | URL
우헤헤헷, 저는 저 소개가 모두 진심으로 들리지만, 사실 저건 나꼼수 버전으로 웃으라고 한 자기소개예요. 울 공장장님은 유치하고 재밌는 것 대단히 좋아하거든요.^^ㅎㅎㅎ

이매지 2011-11-12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천에 저희 가족이 자주 가는 온천이 있는데 진작에 추천해드릴껄!
저 케이크 저도 얼마 전에 조각케이크로 먹었는데 맛있더라구요. 헤헤.
언제 같이 먹어요. ㅋㅋㅋ

마노아 2011-11-13 14:34   좋아요 0 | URL
오오오, 거긴 또 어딥니까! 정보를 주세요.
포천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졌지만 만회할지도 몰라요.^^
케이크 예쁘지요? 우리도 다음 기회에 같이 맛난 케이크를 먹도록 해요!!

pjy 2011-11-14 10:44   좋아요 0 | URL
포천온천도 궁금해요! 저도 알려주세요^^; 대중교통으로 가기 쉬운가요? 근처에 갈비집도 소개해주세요ㅋ

이매지 2011-11-17 09:55   좋아요 0 | URL
신북온천이라고 있어요. http://sinbukresort.co.kr/
뭐 동네 대중탕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노천탕을 좋아해서 ㅎㅎㅎ
가시는 방법 등은 홈페이지 참고해보셔요~

마노아 2011-11-17 10:49   좋아요 0 | URL
오, 여기는 워터파크 분위기군요. 홈페이지 사진이 아주 예뻐요.
정보 감사해요. 두 군데는 확보해 두었으니 이제 안심입니다.^^ㅎㅎㅎ

자하(紫霞) 2011-11-13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5만원어치 책 주문했더니 담날 알라딘 달력이 떴드랬죠.아~
송파구 방이동이래...ㅋㅋㅋ
이승환은 정말 말을 재밌게 해요~

마노아 2011-11-13 14:35   좋아요 0 | URL
이벤트는 꼭 나를 비켜가는 머피의 법칙! 정말 안습이에요.
달력이 두 개여서 주문을 두 번 해야 하는 것인가, 지금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울 공장장님의 언변을 받아줄 멘토가 없는 게 아쉬워요. 위대한 탄생에 유희열이 나왔다면 진짜 환상의 조합이었을 텐데...^^

blanca 2011-11-13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옹, 근데 마노아님, 초은준이 누구예요? 승환님은 어쩌고요 ㅋㅋㅋ 앙, 탁상달력 요새 구경 다니는데 알라딘이 또 지름신을....그런데 마노아님이 그 먼 거리를 운전하셨다는 얘기예요? 저는 지금 초보 7개월 째 고속도로는 죽을 때까지 못할 것 같아요 ㅋㅋㅋ 간이 콩알만해서요. 막히면 매일 안도하고 그래요. 텀블러도 탐나고. 저는 알라딘 달력 구경하러 갑니다. 휘리릭~

마노아 2011-11-13 14:54   좋아요 0 | URL
초은준은 중국 배우인데, 울트라 슈퍼 캡쑝 초절정 꽃미남이라고나 할까요.ㅎㅎㅎ
제가 가끔 사진도 올리고 그랬어요.
blanca님을 위해 사진 추가했습니다!!
이승환은 나의 영웅, 초은준은 미모의 이상형이라고나 할까요.
저 면허도 없어요. 운전 못해요. 언니가 교대해줄 사람도 없다고 투덜댔어요.ㅋㅋㅋ
앞으로도 별로 운전은 하고 싶지 않아요.^^

2011-11-13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3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4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5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5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5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weetrain 2011-11-15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정말 인생이 삽질의 연속이에요..
어제는 큰맘먹고 백화점에 갔다가 닫혀 있는 셔터문에 좌절했다죠.ㅠ.ㅠ

요즘 시간 감각도, 날짜 감각도 없어 참 큰일이에요.
(그나저나 투썸플레이스 케익...맛있겠네요. ㅠ.ㅠ)

마노아 2011-11-15 11:56   좋아요 0 | URL
월요일에 백화점이나 도서관, 미술관 등을 가려면 확인해야 해요. 저도 갔다가 헛탕 치고 돌아온 적이 여러번이랍니다.ㅜ.ㅜ
투썸플레이스의 저 케이크는 별로 장식도 없는데 참 식감을 자극하지 않습니까? 츄릅!!
 

1. 어제는 품절남의 결혼식에 가기 위해서 아침 일찍부터 분주했다. 상봉역에서 한 시간 이상 경춘선을 타야 했는데, 우리 집에선 상봉역도 멀다는 것! 버스를 타고서 6호선 라인까지 가려고 했는데 지나치게 차가 밀렸다. 기사님께 사정사정해서 중간에서 내려서 지하철을 탔다. 4호선에서 7호선으로 갈아타고 상봉역에 도착하니 춘천행 열차가 이미 와 있었다. 부랴부랴 올랐는데 10분 이상 대기했다가 출발했다. 어찌나 콩나물 시루던지.... 모두들 단풍 구경 가시는지, 장구경 가시는지... 아무튼, 바닥에 주저앉아 다리까지 펴고 커다란 등산가방까지 차지한 인사들.. 참 얄밉더라. 양옆으로 그런 사람 열두 명! 밉다... 

2. 우리가 탄 열차는 급행이었다. 친구와 나는 같은 열차를 탔지만 나는 4-4칸, 친구는 5-4칸. 무슨 견우 직녀도 아닌데 사람이 너무 많아 우린 한 열차 안에서 만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움직일 수가 없어 들고 간 책도 읽을 수 없고, 이어폰도 꽂을 수 없고, 더웠지만 옷을 벗을 수도 없었다. 하긴, 가디건은 가방 안에 있었으니 더 이상 벗을 옷도 없었구나. 고치자. 땀을 닦을 수도 없었다...;;; 우리의 도착지는 백양리 역이었는데, 가평 다음에 강촌에서 내려주는 것이 아닌가. 사실 급행과 완행이 있는 줄도 몰랐던 우리였다. 순식간에 내릴 곳을 지나쳐서 황망한 마음으로 강촌에서 내려서 되돌아갈 열차를 기다렸다. 30분 뒤에 온다. 하아.. 결혼식 시작하고 도착하게 생겼다.  

3. 우여곡절 끝에 백양리 역에 도착했다. 청첩장에는 5분 거리라고 적혀 있다. 셔틀은 보이지 않고, 우린 걷기로 했다. 길은 참 예뻤다. 그치만... 5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고, 15분이 지나고, 한 20분 쯤 걸어서 도착했나보다. 구두 얘기, 내가 했던가? 신기로 결정한 구두가 언젠가 말했던 헐떡이는 구두였다. 전날 일부러 출근할 때 신고 나가서 수선집에 맡겼다. 뒷축에 갑보를 대고, 발바닥에는 깔창을 깔았다. 그래도 컸지만 전처럼 벗겨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안심하고 신었는데 아침에 버스에서 내릴 때 보니 구두 장식이 떨어져서 덜렁거린다. 그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깔창을 깔았던 터라 바닥이 높아져서 발바닥이 배긴다. 물집이 잡혔다. 두시간 동안 내내 서 있어서 발가락에 마비가 왔다. 그리고 다시 하염없이 걷고 있다. 하아... 힘들군하! 도착하니 신랑신부가 하객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정말 끝날 때가 되어서야 도착했다. 어쩜 좋아...;;;;  

4. 신랑과 신부의 오글거리면서 사랑스러운 사진들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예쁘군하! 부럽군하!  

두분, 결혼 축하해요! 지구를 구하고 심지어 우주까지 구한 커플이니 환상의 조합입니다.^^ 

5. 언제 봤는지 잊었지만, 분명히 앉아서 무려 50분이나 졸고 나왔던 영화, 킬러 엘리트! 

그 영화를 예매할 때 응모했던 게 당첨이 되어서 선물이 왔다. 맥스무비를 이용한 지 수년이지만, 응모권이 당첨된 것은 처음이었다. 오, 놀라워라! 게다가 그렇게 졸고 나온 영화에서 이런 행운이!!! 

 

경품은 아이리버 mp3인데 용량은 4기가에 불과하다. 그래도 공짜인데 뭐 어떠랴! 추가로 하코야 생라멘 무료초대권 5장이 들어 있었다. 어제 광화문 점에서 먹어봤는데 우리가 고른 라멘은 지나치게 짰다. 라멘보다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맥주였다. 품절남을 보내는데 송별의 건배를 해야지. 맥주가 시원하면서 썼다. 크흑! 

6. 얼마 전에 쿠팡에서 아이라이너를 70% 할인된 가격에 샀다. 

 

9.000원짜리 아이라이너를 2700원에 팔았는데 15,000원 이상이면 무료배송이었다. 저렇게 고르고 16200원을 지불했다. 

어제 처음으로 앤틱브라운을 써보았고, 오늘은 배드로망스(바이올렛)를 써봤다. 모스 그린이 신비로워 보여 어제 화장 지우기 전에 한 번 써봤는데 심이 뚝! 부러졌다. 근데 아이라이너 뒤꼭지를 돌려도 심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돌리는 제품이 아니었던 것이다. 재질이 플라스틱처럼 보여서 깎을 수도 없고 난감했다. 언니한테 물어보니 혹시 심이 그만큼이 다가 아니냐고, 그래서 싼 것 아니냐고 한다. 아뿔싸! 그런 건가? 나 또 삽질한겨? 충격이 도도히 밀려왔다. 아, 저렇게 많이 샀는데 이 무슨....ㅜ.ㅜ  

그런데 샤프너가 떠올랐다. 같이 사면 200원만 추가하면 되어서 한 자루만 샤프너 포함된 것으로 골랐는데 혹시나 하고 저기에 넣고 돌려보니 플라스틱 재질처럼 보이던 아이라이너가 깎인다. 음하하하핫, 잘못 산 게 아니었구나. 다행이다. 삽질의 재삽질을 했더니 원위치 되었네. 휴우....;;;; 

7. 갑작스럽게 살을 뺐으니 부작용이 없을 리 없다. 눈가에 주름이 생겨서 아이크림을 하나 장만했고, 손톱이 다 부서지고 있는 중인지라 매니큐어로 열심히 감추는 중이다. 그보다 더 힘든 것은 변비인데, 원래 철분약을 먹을 때 변비약이 포함되어 나오지만 그걸로는 당최 화장실 가기가 힘들었다. 매일매일 쾌변을 달고 살던 와중에 복용 약을 바꿨다. 병원에 갈 짬이 안 나서 엄니가 대신 약을 지어 오셨는데, 그 약이 독하다더니 정말 뱃 속에서 천둥이 치는 것이다. 내 장이 이렇게 예민한 녀석이 아닌데 요 며칠 무척 고생했다. 그런데 오늘, 엄니가 고백하신다. 철분약 들어있는 봉지에 변비약이 이미 들어가 있고, 따로 통에 들어있는 변비약은 비상용이란다. 그러니까 엄니가 얘기하는 걸 깜박하시는 바람에 나는 안 그래도 독해진 약을 하루에 두 알씩이나 먹고 있었던 것이다. 하아, 그럼 그렇지.... 엄니 너무 하셨소!!! 

8. 어제 춘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여유가 된다면 간송미술관에 들를 생각이었다. 그런데 6시까지밖에 하질 않으니 애초에 갈 수가 없었던 여정이었다. 어차피 평일에 가지 못하니 다음주 마지막 날보다는 오늘 가는 게 낫겠다 싶어 일단 전화로 문의를 했다. 지금 사람 많냐고 하니 기본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하아, 그래도 가자!  

버스에서 내렸을 때가 3시 10분이 좀 안 되었을 때인데 정류장 아래쪽까지 줄이 서 있다. 책을 읽으면서 기다렸다. 뒷줄의 대학생들이 너무 떠들어서 몰입이 힘들었지만, 꿋꿋이 참으며 책을 다 읽었다.  

흑산도 하늘길이 청소년판이 따로 있는 줄 몰랐다. 내가 구입한 책은 청소년 판이었다. 아쉬움이 컸는데, 아마 오리지널로 읽었으면 그 빈 자리를 채워주지 않았을까 싶어 또 아쉬웠다. '흑산'을 주문해 놓았기에 미리 읽어보고 싶어 고른 책이었다. 흑산은 오늘 편의점에서 찾아왔다. 표지는 바뀔 예정이라기에 임시 표지일 줄 알았는데 저 그림이 표지가 맞다. 하아... 임시로 걸었던 김훈 사진이 더 낫다. 아무리 '흑산'이라지만 너무 성의없어 보이지 않는가...ㅠ.ㅠ 

기다리고 기다려서 한 시간이 지나니 정문이 보인다. 정문에서 현관까지 들어가는데 다시 40분이 걸렸다. 1시간 40분을 기다리고 전시된 그림을 다 보는 데는 30분이 걸렸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 이상 보기도 힘들었다. 다 보고 나오니 입장할 때보다 더 큰 쾌감이 밀려왔다. 공기가 달라! 

유명한 그림들도 많았고, 처음 접하는 그림들도 많았다. 모두 눈을 호강시켜주는 그림들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고 마음에 남았던 그림은 김득신의 '춘산귀우'였다. 이미지를 못 찾아서 올리지를 못하겠다. 아쉽다. 

신윤복의 화첩은 김홍도의 화첩보다 크기가 커서 보기가 좋았지만 사람이 많아서 감상이 녹록치 않았다.  

장승업의 그림들은 자신만의 색깔이 무척 또렷했다. 굵직한 것이 남성적인 선을 자랑했다. 여지 없이 최민식의 취화선이 떠올랐다. 

미처 알지 못한 김홍도 그림도 꽤 많았다. 이 사람은 정말 다양한 그림들을 그렸구나! 

 

 

 

 

9. 전시장을 나오니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피곤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엄니는 올 때 야채죽을 부탁하셨다. 언니는 원래 내가 외출하면 올 때 맛난 것 사오라고 수시로 전화하고 문자를 한다. 오늘도 그랬다. 엄니의 죽을 사고, 그 옆에 아딸이 있길래 떡볶이 2인분과 순대와 튀김을 샀다. 집에 와보니 두 사람은 이미 콩나물 국밥을 먹었다 한다. 죽은 밤참용이었다고... 하아... 저녁 먹었다고 얘기를 해줬어야지... 지나치게 많이 사서 남았지 않소. 게다가 호떡에 호빵까지 간식도 있구만, 버럭버럭!!!  

10. 그래도 한 주일을 새로 시작하는데 마무리는 아름답게 가야지. 어제 춘천가는 길은 정말 고되었지만, 뜻하지 않게 눈이 호강하는 길목이었다. 단풍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아, 곱구나, 고와! 

 

 

바닥에 떨어진 단풍잎 하나를 주워서 책에 꽂았다. 아직 덜 말랐지만 좀 더 납작하게 마르면 더 운치있을 것 같다. 

 

진정 가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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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23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간송미술관 다녀오셨어요? 전 무시무시한 인파에 대한 소식듣고 포기!

마노아 2011-10-24 13:25   좋아요 0 | URL
전화 문의 때는 2시간에서 3시간 기다려야 한다고 했어요. 그 말에 식겁하고 포기했으면 못 볼 뻔했어요. 어쩌면 전략적으로 더 오래 기다린다고 안내하는 걸까요? ㅎㅎㅎ

다락방 2011-10-23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저 여러가지 이유로 가슴이 시리네요. ㅎㅎㅎㅎㅎ

마노아 2011-10-24 13:25   좋아요 0 | URL
아우, 오늘까지도 시려요. 날씨도 흐려요..;;;;;

hnine 2011-10-24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리버 mp3, 메모리 용량 4G면 부족할까요?
저희 집에 아이팟 사달라고 조르는 글을 A4 용지 두장에 걸쳐 요모 조모 써놓고 쿨쿨 자고 있는 아이가 있습니다 ㅋㅋ
아이팟은 너무 고가이고, 우리 나라 제품도 훌륭하니 아이리버면 모를까 절대 안 사준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중인데요.

(T님 결혼식에 다녀오셨나봐요? ^^)

마노아 2011-10-24 13:26   좋아요 0 | URL
동영상을 사용하기엔 적다고 느꼈어요. 음악만 들으면 충분하지요.
근데 동영상 재생이 되는 기종이던가? 사용설명서를 찬찬히 봐야겠습니다.
A4용지 두장이라니, 적극성에 점수를 주어서 아이리버 제품 하사해 주세요.
아이팟은 제가 사기에도 고가예요..ㅜ.ㅜ

후훗, hnine님이 알아봐주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2011-10-24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24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1-10-24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춘천에 다녀오셨군요. 결혼 축하 잔뜩 해 주고 오셨죠? 신랑 얼굴에 웃음이 가실 틈이 없었죠? ㅎㅎㅎ
아이리버 4기가면 괜찮네요. 전 킹스스피치 예매한게 당첨된적이 있어요. 책하고 CD를 받았지요. 그래서 맥스무비가 그냥 뻥치는 이벤트를 하는게 아니구나 했었지요. ㅋㅋㅋ

마노아 2011-10-24 13:28   좋아요 0 | URL
아아, 얼굴에 행복!이라고 적혀 있어요. 완전 부러웠어요.ㅠㅠ
다들 당첨이 되곤 했군요. 저는 맥스무비 이용한지 진짜 오래됐는데 한 번도 안 되어서 의례적인 응모인가보다 했답니다. ㅎㅎㅎ

메르헨 2011-10-24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노아님께옵서 수고해주셔서 저는 멋진 사진 감상합니다.^^
저도 가고 싶네요. 근데 진짜 사람 많죠?? 으...
저는 지지난주에 합천 해인사 갔다가 밟힐뻔 했다죠.ㅜㅜ

마노아 2011-10-24 13:28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과 저를 헷갈리는 분들이 아직도 종종 계십니다.ㅎㅎㅎ
합천 해인사라면 간송미술관이 댈 게 아니네요. 살아오셔서 다행입니다.^^

pjy 2011-10-2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급행ㅋㅋ 그거 참, 필요할때는 시간맞추기 힘들고 중간역에 내려야되면 기가막히고,,품절남 보러가기 참 힘드네요^^; 아무래도 저는 간송은 도저히 못갈거 같아요@@; 노란 단풍도 이쁘지만 역시 새빨간 단풍이 가을하늘에는 더 멋진거 같아요^^ 단풍보다 돋보이게 베이지색? 옷입는거죠? 마노아님^^

마노아 2011-10-24 13:2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여러모로 품절남이 비쌌답니다.ㅎㅎㅎ
간송은 평일에 움직이기 힘들면 보통 각오로는 가기 힘든 것 같아요.
전 이제껏 평일에만 갔더래서 이렇게 사람 많을 줄 몰랐답니다. 감상이 힘들어요.
오, 단풍보다 돋보이는 깔맞춤의 옷! 제가 추구하지 않았지만 추구한 게 맞나 봅니다.^^ㅎㅎㅎ

메르헨 2011-10-24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제가 이 무슨 정신나간...ㅎㅎㅎㅎ
마노아님이라고 분명 알고 썼는데 우째 지금 보니..무스탕님이라고 써있는지...
아마 댓글 보다가 글 달아서 그런가봐요. 아웅...
저는 그날 해인사->우포늪->서울...
당일치기 했어요. ㅎㅎㅎ

마노아 2011-10-25 13:00   좋아요 0 | URL
으하하핫, 안 그래도 위에 무스탕님 댓글이 있어서 얽혔구나 싶었어요.^^
당일치기로 그 일정을 다 소화하다니, 초인이십니다!!!

이진 2011-10-24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곳에는 벌써 단풍이 피었나보군요...
제가 사는 지역에는 아직도 은행이파리가 파릇파릇하답니다... 전혀 노랑빛과 붉은 빛을 찾아볼 수가 없어요! ㅠ

마노아 2011-10-25 13:01   좋아요 0 | URL
단풍이 무르 익어서 완전 딴세상 같았어요.
서울도 아직은 이런 빛깔이 나지를 않아요.
요며칠 추워지니까 또 금세 바뀔 것 같긴 하지만요.^^

순오기 2011-10-26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가을이 온통 빨갛게 물들었네요.
선암사에선 저런 빨강을 보지 못했는데...

2011-10-26 0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26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