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에 둘째 언니한테 들은 얘기다. 친한 어머니들이 알바를 뛰겠다고 공장으로 몰라가셨다 한다. 바지에 주름 잡는 알바였는데 주름 하나당 100원씩이라고 했다. 어머니들은 그날 다섯 시간 동안 열심히 각을 잡고 다림질을 하셨고 그 날 1,600원을 버셨다고 한다. 약값이 더 들었다고...;;;;
2. 어제 큰언니한테 들은 얘기다. 찜질방을 갔는데 어디서 똥냄새가 마구 풍겨왔다고... 이용자들이 마구 항의를 했고 관리자가 와서 헤집고 돌아다녔지만 응가도 보이지 않고 하수구 냄새도 아니란다. 그러다가 범인(?)을 찾아냈다. 어떤 아주머니가 얼굴에 팩을 바르고 계셨는데 그 팩이 '청국장'이었다고 한다. 아, 안구에 습기가 찬다.
3. 월요일의 일이다. 지난 주말에 도착한 1,000피스 퍼즐을 맞추려고 잔뜩 기대 중이었는데 집에 손님이 오셨다. 그 커다란 퍼즐을 맞추려면 큰 상을 펴야 하고 그러려면 안방에서 해야 하는데 이분이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돌아가셨고, 그 다음엔 조카들이 연이어 놀러왔다. 꼭 그날 하고 싶었는데....;;;;
4. 화요일, 그러니까 어제. 지난 주엔가 '쿠팡'에서 오페라 투란도트를 5,000원에 구매했다. C석이라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 4층이라는 좌석의 난점이 있긴 하지만,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는 4층 좌석도 꽤 볼만했다는 게 그 동안의 경험. 그리하여 가는 김에 베르사이유 특별전도 같이 관람하기로 했다.
이 책을 사고 받은 평일 관람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시간 반 정도 예상했는데 한 40분 만에 다 본 것 같다. 아주 크게 기대를 한 건 아니었지만 기대하지 않은 만큼 특별하지 않았다. 하핫...
몇몇 작품은 전시 설명에 오타가 있었고, 설명이 잘못 적혀 있는 것도 있었다. 루이 17세(루이 16세의 둘째 아들)는 10세 때 처형되었다고 적혀 있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도록에도 그렇게 적혀 있다. 루이 샤를(루이 17세)는 병사했는데 말이지...
거울의 방을 아주 조그맣게 재현해 놓았는데 카메라를 들고 가지 않은 게 약간의 아쉬움. 그래도 방학치고는 걱정했던 것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와글와글 전시 관람은 너무 힘들어...;;;
5. 관람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로비에 앉아서 대왕 세종을 잠시 보다가 밥을 먹으러 나갔다. 어찌나 춥던지... 이 동네는 늘 생각하지만 밥도 비싸...;; 산채비빔밥을 먹고 다시 돌아왔다. 7시부터 표 교환인데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다. 방송국에서 촬영도 나왔다. 표를 바꿔서 로비에 더 앉아 있다가 입장했다. 이때부터 컨디션이 급 다운되는 것을 느꼈다. 배가 아팠다. 숨쉬기도 곤란했다. 이제 곧 시작인데 난감했다. 마침내 8시가 되어 불이 꺼졌는데 내 머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징조가 보인다. 양해를 구하고 복도로 나갔다. 그리고 암전.
6. 정신을 차렸을 때는 직원들이 괜찮냐고 마구 묻고 있었다. 또 졸도했구나. 이럴 줄 알았다. 꼭 그럴 것 같았다. 직원들이 나보다 더 분주하다. 한 명은 스팀 타올을 가져오고 한 명은 타이레놀이랑 더운 물을 갖다 주었다. 약 먹자마자 화장실 가서 다 쏟았다. 식은땀이 주르륵, 온몸이 후들후들... 밖에서는 계속 괜찮냐고 묻고, 괜찮으니 가서 일보라고 했는데 가질 않는다. 어휴, 신경 쓰이게...ㅜ.ㅜ 다행히 복도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어서 뺨을 좀 긁히긴 했지만 큰 상처 없었고, 스팀 타올 덕분에 그나마 많이 진정되었다. 보통은 장을 비우고 나면 정신이 빨리 맑아지는데 이번엔 시간이 오래 걸렸다. 급체까지 겸한 것 같다. 오페라가 문제가 아니라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다리에 너무 힘이 없어서 그것도 못하겠다. 정말 재수 없게도 생리통도 겹쳤다. 아, 뭐 이래...ㅜ.ㅜ
7. 오페라는 1막 30분, 인터미션 25분, 2부 40분, 인터미션 22분, 3부 40분이었다. 집에 갈 힘도 없어서 그냥 자리에 앉아 있었다. 2부는 내내 졸았고...;;;; 3부는 아는 노래(공주는 잠 못 이루고) 나온다고 버티고서 봤다. 아... 재미 없어...ㅜ.ㅜ 예전에 책으로 읽었을 때가 훨씬 좋았다.
그러고 보니 오래 전에 본 오페라 '정조 대왕의 꿈'도 내내 졸았던 기억이 난다. 무려 수원까지 가서 봤던 것은 '정조'가 주인공이라는 착각 때문이었다. 그냥 정조가 꿈을 꾸었을 뿐이고 주인공은 류수백인가? 암튼 어느 효자 이야기였다. 역시 내 취향은 뮤지컬 쪽이다. 오페라는....;;;;;
투란도트에서 내 마음에 들었던 배역은 '류'뿐이었는데 드물었던 우리나라 사람이었다. 투란도트는 의상이 마음에 들었고, 칼라프 왕자는 노래가 참 별로였다. 유일하게 아는 노래도 별 감흥 없었음..;;;
8. 타올 반납할 때 괜찮아졌나고 묻는 직원. 정말 친절하다. 민망하긴 했지만 참 고마웠다.
돌아오는 길은 힘들었다. 너무 멀었다. 보통은 집에서 이렇게 멀리서 정신줄 놓아본 적이 없었던 거다.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지하철 두 정거장이었나? 노약자 석에 앉아서 갔다. 충무로까지 가더라도 다시 4호선 갈아탈 때 앉을 자신이 없어서 내려서 버스를 탔다. 다행히 버스는 한적했고 앉아서 갈 수도 있었다. 그렇게 해도 귀가는데 1시간 20분이 걸렸지만.
9. 다리가 너무 아팠다. 이건 생리통 증상인데 끊어질 것처럼 아프다. 산부인과 가긴 싫지만 아무래도 자궁근종 검사를 다시 받아야겠다. 벌써 2년 가까이 지났나보다. 그때 6개월 뒤에 오라고 했는데...ㅜ.ㅜ
보통 2년에 한 번 꼴로 졸도를 했는데, 이번엔 간격이 짧았다. 작년에 5월과 7월에, 그리고 6개월 뒤 또 넘어갔다. 이건 원인을 모른다. 병원에서도 모른다고 했다. 아씨...;;;
10. 밤새 잠 못 이루고 뒤척였다. 2시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6시가 넘도록 잠이 오질 않았다. 허리도 아프고 배도 아프고 무엇보다 다리가 아파서. 아주 환장하는 줄 알았다. 겨우 몇 시간 눈 붙이고 일어났더니 위메프에서 '허리 배' 온찜질 허브팩을 파는 게 아닌가. 밤새 고생한 나로서는 사지 않을 도리가....;;;; 언니를 위해서 어깨 목 온열팩도 추가 구입.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