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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마 전에 친구가 내 증명사진을 보더니 눈이 짝짝이라고 했다. 얘기를 듣고서 사진을 보니 정말로 내 눈은 크기가 달랐다. 왼쪽 눈이 오른쪽 눈보다 더 컸던 것이다. 유독 그 사진이 차이가 많이 나보였던 건 아닐까 싶어 집에 와서 다른 사진들을 보니 역시나 다 눈 크기가 달랐다. 세상에, 이걸 30년 넘게 모르고 살았네. 아무도 말해준 사람이 없었다. 나도 몰랐고. 

(앗, 이미지 업로드가 되네!) 

(사진 펑!)

그래서 생각을 해보니 나는 손가락 길이도 다르다. 왼손은 피아노의 도에서 한 옥타브 위의 미까지 닿지만, 오른손은 레까지 닿는다. 아마 왼손은 주로 반주할 때 사용하니까 더 길어진 게 아닐까 싶다. 발도 분명 크기가 다를 것이다. 구두나 샌들을 신을 때 유독 한쪽이 더 아팠던 것 같다. 지금은 정확히 어느 쪽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오른발을 더 많이 사용했을 테니 왼쪽보다 크려나?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귀걸이를 착용하는데 오른쪽에 끼울 때 더 아픈 것을 느꼈던 것이 생각났다. 왼쪽 귓불보다 오른쪽이 더 두꺼웠다. 어헛, 귀마저! 하고 자세히 보니, 귀를 뚫은 높이가 달랐다. 왼쪽이 좀 더 아래쪽이고 오른쪽 귀가 좀 더 위쪽에 뚫려 있어서 그런 거였다. 아, 이걸 귀 뚫고 10년이 더 지나서야 알아차리다니!! 

2. 지난 주에 만난 친구가 노래를 잘 하냐고 묻기에, 좋아하지만 잘 못한다고 말했다. 문득, 내 노래 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면 어떨까 궁금해졌다. 까마득한 옛적에 노래방에서 녹음된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지만 녹음 상태도 안 좋고 반주 소리가 커서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내 목소리로 울리는 노래는 어떤 느낌일까. 마구마구 궁금해졌다. 

그래서 반주를 틀어놓고 헤드폰을 꼈다. 노래를 부르며 동시에 mp3로 녹음을 했다. 대 여섯 곡을 불러서 녹음을 하고는 엄니와 함께 개봉박두를 했다. 첫 곡이 나오는 순간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숨이 가빠 왔다. 이건 엄마와도 들을 수 없는 수준의 노래였다. 그동안 슈스케나 위탄 등을 보면서 쟤들은 왜 저렇게 노래를 못해... 하고 지적질 해오던 과거를 뼈아프게 반성한다. 그네들의 노래는 천상의 하모니였다. 난, 내 노래는... 아아... 지구가 멸망한다면 함께 사장되어야 마땅한 소음 덩어리였다.  

단 하나 장점이 있다면, 넘흐넘흐 웃겨서, 지독한 우울증에 걸린 사람도 일단 한 번 듣고나면 웃음이 빵 터지지 않을까. 하지만 지인에게 써먹을 수는 없다. 이 노래를 들려주는 순간 관계를 청산해야 할지도...  

그렇다고 내가 앞으로 노래방을 안 간다거나, 설거지를 할 때 노래를 안 부르겠다는 건 아니다. 그건 그거고. 

3. 그런데 그 노래가 너무 강렬했던 탓일까. 간밤에 꿈을 꿨는데 꿈 속에서 음악 전문가에게 내 노래를 들려줄 기회가 생겼다. 앞에 무수한 사람들이 이미 테스트를 받았고, 통과와 탈락의 방으로 나눠져 있었다. 나는 맨 마지막으로 테스트를 받았는데, 하필 내 노래만 앞의 노래들과 다른 노래였다. 들어본 적은 있어도 불러본 적은 없는 노래였고, 무엇보다도 중간에서 자르지 않아 끝까지 불러야 했다. 내가 듣기에도 괴로웠다. 꿈에서 그 전문가는 내게 30점 만점 중 5점을 주었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대략 16~17점? 나는 탈락했다.ㅠ.ㅠ  

 

4. 노래를 녹음하던 날 오랜만에 헤드폰을 사용했다. 몇 달 전에 쿠팡에서 할인받아서 산 줌리드 헤드폰. 그때는 이어폰이 한쪽이 안 들려서 고장난 줄 알고 주문한 거였는데 알고 보니 접촉이 잘 안 되어서 잠시 안 들렸던 것 뿐이다. 그 후 이어폰은 아직도 잘 쓰고 있다. 오랜만에 헤드폰을 쓰고서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다 부르고 났을 때는 턱이 마비가 되고 팔에 쥐가 났다. 뭔 조화래? 하고 헤드폰을 머리에서 치웠더니 잠시 후 증세가 사라졌다. 아씨, 헤드폰이 머리를 너무 조여서 마비가 온 것이었다. 오래 전에 야구 모자를 오래 쓰고 있다가 턱에 마비가 왔던 것과, 강력한 수축성을 자랑하는 머리띠를 하고 있다가 역시나 마비가 왔던 기억이 스물스물... 진정 머리가 큰 것은 죄악일까. 

5. 어제는 수영장에서 고급반 대 중급반의 시합이 있었다. 고급반 샘이 제안한 것인데 상품은 소주 한 박스. 각각 아홉 명의 주자가 나가는데, 고급반에서는 키판 잡고 발차기만 해서 나가고, 중급반인 우리 반은 자유형으로 나가는 거였다. 

우리 측의 첫 번째 주자는 아직도 나를 귀찮게 하는 고삐리 녀석인데 이 친구가 평소 많이 산만하다. 언제나 설명할 때는 잘 안 듣다가 엉뚱하게 나가서 꼭 지적 받고 다시 하라고 말해도 못 알아듣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나가는 그런 녀석. 어제도 그랬다. 1번으로 헤엄쳐서 나가는데 팔돌리기를 하지 않고 발차기만 해서 가는 게 아닌가. 그건 실력이 더 우수한 고급반 선수들에게만 적용된 규칙이었던 것을! 그래서 우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팔 돌리라고 했더니, 중간에 멈춰서버린다. 아, 주먹이 우는 순간이었다. 다음 번 주자가 나였는데 반대편에 도착해서 녀석의 볼을 쭈욱 늘려주었다. 말할 때 제대로 좀 들으라고.  

첫번째 시합은 우리가 이겼다. 아무래도 발차기만 해서는 이기기는 무리. 옆반 샘이 다시 제안했다. 이번에 자기들은 배영으로 갈 테니 우리는 그대로 자유형으로 가라고. 

이번에도 아까 그 고삐리가 1번으로 나가기로 했는데 신호가 떨어지면 나가는 거라고 설명을 하고 있을 때에 그냥 출발해 버렸다. 아직 출발 아니었는데.... 결국 녀석은 끝까지 혼자 갔고, 우린 우리끼리 다시 시합을 시작했다. 덕분에 첫 주자로 나갔다. 건너가서 엉덩이를 차주고 싶었지만, 녀석은 다시 한 번 달려야 했으므로 참았다. 아, 주먹이 우는구나. 녀석이 수영 경력 10년 넘었다고 한 게 거짓말이 아닌가 보다.

두번째 시합은 우리가 약간의 차를 두고 이겼다. 고급반은 우리한테 이겨도 별로 폼 안 나고, 지면 모양 빠지는 시합이었다. 그렇다고 이겨서 아주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진 것보다는 나았다. 그나저나 소주 말고 맥주로 안 되겠습니까아??? 

6. 어제는 로열 패밀리를 보면서 주문 세 번만에 겨우 받을 수 있었던 스크랩북을 정리했다.  

티켓을 정리하고 나니 얼마 전에 샀다가 작아서 낭패를 본 앨범이 비어서 거기에는 엽서를 붙였다. 엽서는 두께가 제법 있어서 일반 비닐 앨범에 넣으면 부피가 너무 커져서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리를 하다 보니 다른 미니 앨범이 또 생각이 났고, 내친 김에 사진을 좀 더 정리했다. 이미 꽉 채워진 앨범들은 그냥 두고, 듬성듬성 사진이 흩어져 있는 것들만 정리를 했다. 이름표까지 붙여 놓으니 마음이 놓이는 걸. 

 

 

7. 빨대를 이용한 팬플룻을 만드려고 어제 버거킹 갔다가 빨대 7개를 들고 왔다. 집에 와서 과학향기를 보며 따라 만드려는 순간, 필요한 빨대의 수는 8개라는 걸 알아차렸다. 아뿔싸! 하나가 모자라구나. 아쉬워라...  

 

 

8. 며칠 전에(왜 이리 며칠 전이 많은가!) 와인바를 다녀왔다. 와인을 마시려고 간 것은 아니고 공연이 있었다. 다섯 손가락의 이두헌이 서래마을에서 운영하는 와인바 피노. 여기서 한 시간 반 분량의 이승환 공연이 있었다. 예매가 무척 힘들었는데 선착순 80명 중 73번째로 예매 성공한 나의 손가락에 경의를! 울 공장장님이 제공해 준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었고, 우리 테이블의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기분 좋다며 맥주를 쏘셔서 맥주도 맛나게 얻어먹었다. 가는 길에 얼마나 헤맸는지, 돌아올 때도 얼마나 헤맸는지는 구차하니 적지 말자. 나는 고속버스 터미널 역에만 가면 꼭 헤맨다.(물론, 거기서만 헤매는 것은 아니지만....) 

 

 

 

9. 어째 오늘의 이야기가 하나도 없구나. 오전에는 울적했는데 엄니가 해주신 부추전을 먹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인생은 맛있어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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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벌 2011-04-28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머리가 아파서 모자를 못 쓴답니다. 저 역시 충분히 머리가 크거든요. 제 소원 중 하나가 야구 모자 쓰고 미니스커트에 흰 티를 입는건데.. 집에 야구모자는 네개가 있답니다. 그 중 아무것도 제 두통을 낫게 하진 못 했어요. 슬픕니다. 지갑에서 예전~ 예전에 봤던 영화표를 발견했어요. 마노아님 처럼 모아볼가? 한 3초간 생각했나봐요. 지금은 쓰레기통에 있습니다. 저는 그냥. 가슴에 담을게요. 마음에 드는 것만. ㅡㅡ;;;;;

마노아 2011-04-28 20:48   좋아요 0 | URL
저두요. 게다가 사각 턱이라서 큰 사이즈의 야구모자라도 일단 쓰면 안 어울려요. 상콤하게 야구모자를 쓰고 싶어효!!
영화표는 올 3월부터 모으기로 결심했어요. 그 전에는 인상깊었던 영화 몇 장만 갖고 있었는데, 이젠 본 영화도 잘 떠오르지를 않아서 표를 모으기로 했어요. 가슴에 담는 것이 왜 이리 힘들까요..ㅜ.ㅜ

꿈꾸는섬 2011-04-28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저 엄청 웃으며 읽었어요. 대체 어머니와 들을 수 없을 정도의 노래는 어떤걸까요? 또 수영장의 고삐리 어째 그리 산마할까요? ㅎㅎㅎㅎ
저도 오늘 아침에 부추전해서 아이들 먹이고, 저녁에 고추 썰어넣어 남편에게 주었어요. 부추전 너무 맛있어요.ㅎㅎ

마노아 2011-04-29 12:38   좋아요 0 | URL
엄마 앞에서도 보여줄 수 없는 부끄러움이라는 게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정말 민망하더라구요. 엄니가 듣다가 나가버리셨어요. ㅜ.ㅜ

전 김치전보다 부추전이 더 좋아요. 쑥 부침개도 좋구요~ 그치만 해물전은 힘들어요. 오징어 땜시롱...ㅜ.ㅜ

turnleft 2011-04-29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에는 노래방 같이 가자고 해 봐야겠어요 :)

마노아 2011-04-29 12:39   좋아요 0 | URL
겁이 없군요! '충격과 공포'를 맛볼 수 있습니다. ㅎㅎㅎ

무스탕 2011-04-29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귀에 뚤린 구멍도 미묘하게 높이 차이가 있어요 -_- 그래도 다시 뚫는다거나 더 뚫을 생각을 안하고 살지요.
마노아님의 꿈은 참 리얼할때가 많아요. 어쩜 저렇게 구체적으로 꿈을 꾸실까..? ㅎㅎㅎ
다음에는 노래방 같이 가자고 해 봐야겠어요 :) 2

마노아 2011-04-29 12:40   좋아요 0 | URL
높이 차이가 크지 않아서 다시 뚫으면 괜히 구멍만 흉할 것 같아요.
뚫으려면 다른 데다 뚫어야죠. 그치만 더 뚫고 싶지는 않아요.

과거 고딩 시절 앞에서 노래 부르다가 노래 중간에 애들이 박수를 쳐버린 것은 그만 부르고 들어오란 의미였다는 걸 이제사 깨달았어요..털썩...ㅜ.ㅜ

마녀고양이 2011-04-29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이 아닌 사람이 더 흔치 않을걸요?
그리고 노래방 녹음, 저도 제 노래 녹음해서 들었는데, 저두 결심했죠,
다시는 녹음하지 않겠다고. 그냥 노래만 부르겠다고... 흐흐.
이제는 수영의 초보를 확실하게 벗어나, 전문가로......... 너무 부럽습니다.
그리고 스크랩북 드디어 도착했군요. 위에 스크랩한 멋진 사진들 구경하고 내려왔습니다.

마노아님,,, 스크랩북 보면서요, 진짜 상큼하다, 그리고 진짜 여유있다고 부러워했습니다.
결론. 오늘은 이모저모 많이 부러워하고 갑니다. ㅋ

마노아 2011-04-29 23:26   좋아요 0 | URL
아핫, 저만 그런 게 아니군요! 모두가 짝눈이라고 생각하니 다소 위안이 됩니다.^^;;;
오늘 엄니께서 자신의 목소리도 녹음해 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시금 얼굴이 빨개졌어요.
아, 민망한 순간을 잊기 어려워요.ㅜ.ㅜ
수영은 초보 딱지만 떼었어요. 여전히 자유영 하면 숨차서 죽을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물도 더럽더만, 물도 엄청 먹었어요. 어휴...ㅜ.ㅜ
제가 요새 일이 없어서 시간이 많아 이것저것 많이 하고 있어요.
애는 쓰고 있는데 사실 속은 만싱창이랍니다.
그러니 너무 부러워하지 않으셔도 되어요.^^;;;

버벌 2011-04-29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토요일. 그러니까 내일 콘서트에 갑니다. 출연진이 드렁큰타이거, 윤미래, 제국의 아이들, W&Whale 그리고 이승환. 이네요 ㅎㅎㅎ 개인적으로 Whale을 보러가는 거지만 이승환도 잘 보고 오겠습니다.

마노아 2011-04-29 23:50   좋아요 0 | URL
뷰민라 가시는 거예요? 비가 많이 오는데 행사 계속 진행하나봐요.
이승환은 일요일에 출연해요. 저는 그래서 일요일에 간답니다.
내일 출연진도 참 좋으네요. 많이 즐기고 오셔요.^^

버벌 2011-04-30 23:35   좋아요 0 | URL
뷰민라? 그건 아닌것 같습니다. 카드회사에서 하는 홍보성 콘서트인데 팀장님이 주셨어요. 자신은 가지 않는다고. 웨일 보러 갔다왔어요. 움. 이승환님을 정말 생전에 처음으로 뵜어요. 역시나 황제답게 마무리를 장식. 버뜨. ㅠㅠ 뒤에 있는 약속때문에 두곡정도를 못 듣고 나왔어요. 아쉽 아쉽.

마노아 2011-04-30 23:44   좋아요 0 | URL
아핫, 신한카드 행사를 다녀오셨군요.
죄송해요. 서울 행사만 생각했어요.^^;;;;
버벌님 광주에 사시는군요.
거긴 비 안 왔어요?
울 공장장님이 비를 몰고 다니는 분인지라 행사만 나가면 비가 오더라구요.ㅋㅋㅋ
두 곡이 뭘까 궁금하네요. 제가 다 아쉬워요.^^
 

1. 퍼즐을 완성하고 나니 찾아오는 이 여유라니! 걸려있던 거미줄 다 떼어내고 서재 대 청소중이다. ㅎㅎ 

2. 그 사이 주문을 몇 건 했다. 아주 웃기게 되어버린... 

시작은 이거였다. 

티켓 보관용 앨범을 작년에 구입했었는데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티켓을 모두 접어서 넣어야 했다. 올초에 이승환 공연 티켓만 따로 분리해서 스크랩 북에 옮겼고, 나머지 다른 티켓들도 스크랩 하기로 결심하고 저 녀석을 샀는데 생각보다 많이 작았다.  

엽서나 사진 4x6 사이즈 정도인지라 어떤 티켓은 세로로 붙여놓으면 여백이 크고, 또 어떤 티켓은 그 공간을 넘어서서 밖으로 튀어나와버렸다.  

결정적으로 수납공간이 너무 부족해서 정리하지 못한 티켓이 더 많았다. 

 

 

그래서 보다 큰 곳에 깔끔하게 정리하려고 이 녀석을 구입했다. 

저 접착식 앨범 red를 포함해서 5만원 어치 주문을 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상품이 오질 않았다. 조회해 보니 저 녀석 수급이 힘들었나 보다. 

그러더니 며칠 뒤 품절이라며 저걸 뺀 나머지만 보내고, 차액은 환불하겠다는 메일이 왔다.  

상품 정보로 들어가 보니 빨강은 품절이고 오렌지 색깔만 남았다. 

그래서 나는 다른 책들을 또 더해서 오렌지 색깔을 재주문했다. 

그런데 역시 또 오질 않는다. 그리고 며칠 지나자 또 다시 날아온 메일은 품절이니 나머지만 보내고 환불하겠다는 알림 메시지. 

허헛, 뭐 이런 경우가....-_-;;;; 

상품을 찾아보니 이것도 뜬다. 

내지 색만 바꾸고 가격을 천원 올렸나보다. 애초에 품절이라고 정확히 공시되었더라면 이렇게 번거롭게 되지 않았을 것을... 

다음 번 주문에 이 녀석으로 재주문하려고 한다. 오기가 있지! 

요녀석은 크기가 커보이니, 맨 처음에 잘못 산 앨범에 붙인 티켓을 다시 옮기고, 그 녀석은 사진이나 엽서를 붙여야겠다. 티켓은 얇아서 속으로 꺼지니 폼이 안 난다. 두꺼운 것을 붙여야 해... 

사실 요건은 전화로 나한테 물어봤으면 레드 대신 오렌지로 보내달라고 했을 것이고, 그것도 품절이라고 말을 했으면 훨씬 쉽고 빠르게 정리가 되었을 텐데 자동 시스템으로 인한 부작용인 셈이다.  

3. 하지만 저 녀석을 빼고도 아직도 상품준비중으로 뜨는 것은 흑집사 때문이다. 

내가 두번째 주문을 넣었던 날이 흑집사 11권이 나온 날인데 주문을 마치고 보니 출시일이 연기되고 말았다. 앨범과 주문 책이 같이 걸림돌이 되어서 다른 책도 못 오고 있는 실정. 현재 흑집사는 출시된 것으로 잡히는데 아직 상품준비중이다. 오늘밤 지나면 출고 완료로 뜨겠지...;;;;; 

셜록 2권은 예약판매중. 아직 이미지가 뜨질 않네. 날짜도 많이 남았는데 저걸 포함시키면 또 주문이 산으로 갈지도..ㅎㅎㅎ 

3. 며칠 전 수영장에서 샤워마치고 옷을 갈아입는데 뒤에 있던 어느 아주머니가 나더러 다짜고짜 체중계에 올라가 보라고 하셨다. 난 잘못 들었나 싶어 네??하고 되물었다. 아주머니는 저울이 이상하다고, 한 번 올라가보라고 재차 말씀하신다.  
싫은데요?
아줌니 왈, 자기 체중이 이렇게 나올 리가 없다고, 이거 망가진 것 같다고, 괜찮으니 한 번 올라가 보라고...
아니 이 아줌마가! 괜찮긴 뭐가 괜찮아....ㅜ.ㅜ
결국 내 옆에 계시던 다른 아주머니가 문제의 그 아줌니께 살 찐 것 같다고, 저울 멀쩡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하아... 나도 그 저울이 망가진 거였다면 좋았겠다고요....ㅡ.ㅜ 

4. 며칠 전에는 늦도록 술을 마셨는데,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하는데 전날 그렇게 술을 마셔본 것은 처음이어서 좀 긴장이 됐다. 새벽 한 시 반 경 잠이 들어서 6시에 번쩍 눈을 떴는데, 생각 외로 너무 멀쩡했다. 나의 술 경력은 무척 짧아서 마실 때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날 마신 술도 제법 먹을만 했지만, 그래도 나는 역시 레페 브라운이 그리워... 

5. 즐거운 만남을 갖고 헤어질 때는 그 안녕이 무척 아쉬워서 상대를 꼭 포옹하고는 헤어졌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상대가 남자여서, 게다가 품절남이기까지 해서 포옹은 할 수 없었다. 그럴 땐 악수를 하면 되는 거였는데 바부팅이!  

아무튼 반가웠어요. 냉장고를 열 때마다 생각이 날 거예요.ㅋㅋ 

 

6. 술을 마시는 동안에 나는 7ㅏ수다 노래가 계속 나왔더랬다. 이소라를 생각해 보니, 내가 가장 좋아한 앨범은 그녀의 3집 '슬픔과 분노에 관한'이었다. 

내가 갖고 있는 앨범은 3이라는 숫자의 무수한 모자이크로 이소라 얼굴을 만든 재킷인데, 멀리서 봐야만 그녀의 얼굴이 제대로 보인다.  

이 앨범의 슬픔 편에는 믿음, 우리 다시, 내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블루 스카이, 금지된이 담겨 있는데 모두 좋다. 그리고 분노 파트의 curse는 내가 가장 강렬하게 느낀 곡이었다.  

 

 

 

 

C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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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만큼 사랑하고 얼마나 큰 상처가 되면 이렇게 저주의 말이 나올까. 어쩌면 저주를 빙자한 반어법일지도. 아무튼, 늘 자기의 이야기로 가사를 쓰는 이소라. 그녀답다는 생각을 했다. 이 곡은 김태원이 썼는데, 녹음실에서 첫번째 부른 노래로 바로 녹음을 완료했다는 게 이곡이 아닐까. 그 감정으로 두 번 못 부른다고 했다던데... 

7. 어제는 퍼즐의 막바지를 완성하면서 위대한 탄생을 보았다. 6명이 살아남았는데 그 중 세 명이 김태원의 멘티들이다. 세상에, 김태원이 가장 위대한 것 같다. 이은미의 제자는 몽땅 떨어졌는데 가장 날카로운 지적을 많이 했던 이은미였기에 더 씁쓸하다. 그나저나 노지훈 떨어져서 울 D님 어뜩해...;;;; 

8. 오늘은 책의 날이다. 고종석의 발자국에는 이 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4월 23일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다. 이 날을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로 정한 것은 1995년 제28차 유네스코 총회에서다. 유네스코는 그 해 11월에 열린 총회에서 “역사적으로 인류의 지식을 전달하고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존하는데 큰 구실을 해온 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책의 보급이 문화적 전통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이해․관용․대화를 기초로 한 사람들의 행동을 북돋운다는 점을 인정하여, 4월 23일을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로 제정한다”고 결의했다.

4월 23일을 고른 것은 1616년 4월 23일이 스페인 소설가 세르반테스와 영국 시인 셰익스피어가 작고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4월 23일은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수호성인인 성 호르디의 축일이기도 하다. 카탈루냐 지방에는 이 날 남자가 여자에게 장미를 선물하고 여자가 남자에게 책을 선물하는 관습이 있다. 그러니까 책의 날은 두 작가의 기일과 성호르디 축일의 관습이 포개져 선택된 것이다. 

하루에 한 장씩 넘기는 역사 달력에는 세익스피어는 이 날 죽기도 했지만 태어난 날도 같다고 한다. 생일과 사망일이 같은 날이라니... 참 신비로운 사람일세!  

 

9. 책의 날을 기념하여 내게 장미를 선물하는 사람이 없으니, 나는 어제 프리지어를 샀다.(응?) 

뭐, 그건 갖다 붙인 거고... 울적하기도 했고, 부활주일도 겹치기 때문에 겸사겸사 꽃을 샀다. 낯선 동네였기 때문에 꽃집은 찾지 못했고, 행상에서 꽃을 파는 할머니에게서 싱그런 꽃을 샀다. 하루 만에 활짝 핀 것을 보면 별로 싱싱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이 꽃을 들고 들어왔을 때 엄마가 무척 행복해 하셨다. 성전에 갖다 놓으니 봄내가 가득하다.  



 

기왕에 찍어둔 거니, 지난 주에 비오기 전 찍은 벚꽃 사진도 옮겨 본다. 

 

이날은 무척 오랜만에 외출한 거여서 목련꽃은 피는 것도 보지 못했는데 이미 다 져서 땅에 밟혀 있는 것을 보고 무척 속상했었다. 그래도 벚꽃은 다 지기 전에 보아서 참 다행... 

 

맞은 편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찍은 건데, 저게 철쭉인지 진달래인지는 모르겠다. 암튼 봄꽃!! 

10. 기분이 약간 들뜨기도 했지만, 또 그만큼 가라앉기도 해서 약간의 전환이 필요했다. 이런 날은 실컷 웃고, 결국엔 짠한 감동도 줄 것 같은 영화가 제격이다. 그래서 선택한 이 영화. 

좀 이따가 언니랑 보기로 했다. 아, 어쩐지 마무리가 무척 슬픈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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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4-23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씨, 접기 기능을 쓰고 나면 꼭 에러가 남...ㅜ.ㅜ 일단 다녀와서 수정해야겠다...;;;

마노아 2011-04-23 23:14   좋아요 0 | URL
결국 폰트 색깔을 뺐다. 접기기능 안에 폰트에 색을 넣거나 강조를 하면 왜 꼭 아래쪽까지 영향을 주고, 중간 글이 맨 밑으로 빠지는 이탈 현상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자주 발견되는 현상이다.

다락방 2011-04-23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탄생은 정말 얘기하질 말아야지, 저 맥주마시면서 보다가 손진영이 합격이길래 어? 손진영이 붙으면 대체 누가 떨어진다는거지? 하고 당황했더랬어요. 그랬더니 노지훈이....orz
이 건에 대해서는 이미 문자메세지와 카톡으로 지인들과 폭풍분노를 했으므로 더 이상 쓰지는 않겠어요. 열등감으로 똘똘뭉친 남자들이 모두 투표했나봐요. 어우~

나는 내일 혼자 나가서 [세상의 모든 계절]을 볼거에요. 오전에 잠깐 볼일이 있는데 그게 열두시에 끝나요. 영화는 오후 두시고. 그 사이에 이동 시간을 빼면 밥먹을 시간 한시간 가량이 남거든요. 그 시간에 어떤 밥을 먹을까 오늘 하루종일 고민했어요. 그런데 아직까지 답은 떠오르질 않아요. 아우, 저 내일 점심 뭐 먹을까요?

꽃 예쁘네요. 꽃을 사가고 싶었던 마음도 뭔지 알것 같아요.
전 어릴때 꽃다발 받는게 싫었거든요. 너무 쓸모없다고 생각했었어요. 금세 시들어버리고 죽어버리는데 대체 이런걸 왜 주는걸까,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지금은 좀 달라요. 지금은 꽃다발 받아본지가 아주 오래되어서 그런지, 받으면 아주 좋을것 같아요. 만나자마자 내게 꽃을 안겨준다면 일단 그 시작부터 아주 행복해질 것 같아요. 가끔은 꽃다발 받는 상상을 하곤 해요. (음...이 댓글이 더 슬프네요. 마노아님이 언니랑 영화보는 것 보다.)

마노아 2011-04-23 22:57   좋아요 0 | URL
저는 이번에 데이비드 오가 떨어질 줄 알았어요. 김혜리는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엔 잘 불렀다고 여겼는데 떨어졌고요. 이번엔 셰인도 좀 약했는데 붙었고... 대중 다수의 선택은 저랑 잘 안 통하네요.^^;;;
노지훈은 스타성이 워낙 부각되어서 어디든 소속사가 붙을 것 같긴 하지만 위탄에서 계속 보지 못하게 된 것은 꽤 아쉬워요.

세상의 모든 계절 보는군요. 그 영화도 꽤 궁금했어요. 저는 무산일기가 보고 싶었는데 제가 가려던 극장이 오늘은 한 번 밖에 상영을 하질 않아서 시간이 맞질 않았답니다. 조만간 보았으면 해요. 내일은 뭘 먹어야 할까요? 돈까스??? 하핫, 빈약한 상상력이에요...;;;

저도 꽃선물은 참 난감하다고 여겼는데, 꽃이 주는 힘이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어요. 남자한테 마지막으로 꽃을 받아본 기억은 스토커였다는 게 떠오르면서, 갑자기 또 씁쓸해집니다..ㅜ.ㅜ

버벌 2011-04-25 03:44   좋아요 0 | URL
저저. 노지훈 탈락하는 걸 보고 락방님께 카톡하려다 말았어요. 아. 맞다. 카톡 참지 마라고 했는데.....쓰고 나니 생각이.

다락방 2011-04-25 08:11   좋아요 0 | URL
버벌님, 이 여자 또 참았군. 왜이렇게 말을 안들어욧!!

마노아 2011-04-25 09:54   좋아요 0 | URL
참지말아요. 참았다가는 다락방님께 혼이 나요. 참으면 큰일! ㅋㅋㅋ

버벌 2011-04-26 02:19   좋아요 0 | URL
(넙죽) 용서를....... 이눔의 손가락! 이눔의 손가락! 왜 말을 안 들엇!

마노아 2011-04-26 12:56   좋아요 0 | URL
아, 버벌님 너무 귀여워요. 어제의 카리스마와 오늘의 귀여움이라니...ㅎㅎㅎ

hnine 2011-04-23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기 9번째 내용의 사진, 여의도 아닌가요?
봄날의 프리지아, 참 예뻐요. 마노아님 페이퍼 아니면, 프리지아 생각 한번도 안하고 봄을 보낼 뻔 했어요.
시애틀에서 오신 분께서 주신 냉장고 자석 겸 온도계도 정말 깜찍하고요 ^^

마노아 2011-04-23 22:58   좋아요 0 | URL
우와아, 여의도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요?
대단한 hnine님!
엄마가 장미를 좋아하셔서 장미를 사러 갔던 건데, 봄이니까 프리지아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장미는 저만큼의 향기를 못 뿜어낼 것 같아요.
냉장고 자석 참 깜찍하죠? 이따가 몇 도인지 확인해 봐야겠어요.^^

루쉰P 2011-04-23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번에 다다닥 글이 올라오셔서 ^^ 맨 나중에 올리신 이 글을 보고 있어요. 축하 축하 드디어 퍼즐을 완성하셨군요. ㅋㅋㅋ 대단하심.
수상한 고객들은 저도 참 보고 싶은데 꼭 보시면 리뷰 좀 올려주세요. 전 나중에 볼려구요. 혼자 갈 수는 없잖아요!
하여튼 리뷰만 봐도 수영장도 다니시고 사진도 찍으시고 리뷰도 올리시고 티켓도 정리하시고 오늘은 바쁘신 하루가 되신 듯 해요. 아, 부러워라...

마노아 2011-04-23 23:00   좋아요 0 | URL
꽤 오랜만의 서재질이라 몰아서 글이 올라갔어요. 퍼즐을 완성하고 난 다음의 감격은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정도였답니다.ㅋㅋㅋ
수상한 고객들은 꽤 재밌고 감동적이었어요.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아프지만요.
전 대부분의 영화를 혼자 보고 가끔 가족과 동성 친구들과 봅니다.
난 외롭지 않아요.(불끈!)
수영장은 월수금이고, 티켓 정리는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오늘 하루 바쁘게 보내긴 했어요.
루쉬P님, 주말 즐겁게 보내셔요! ^^

순오기 2011-04-24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앨범만 사놓고 여직 손도 못댔는데... 마노아님은 참 부지런해요.^^
책의 날이라고 알라딘 이벤트도 있던데 지름신을 부르지 않으려고 패쓰했어요.
프리지아~~~~~~ 향기도 진하고 물 속에서 그래로 말려도 좋아요.
영화는 혼자 봐야 제대로 올인할 수 있어요. 토욜 내 이름은 칸...보면서 좀 울었어요.

마노아 2011-04-24 01:35   좋아요 0 | URL
책의 날 이벤트는 트위터랑 페이스북 이벤트만 발견해서 그냥 넘어가게 되었어요.
퍼즐 때문에 여력도 없었지만 차라리 다행인 일이에요. 지름신은 너무 자주 찾아와서 무서워요.;;;;
내 이름은 칸도 무척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아직 보지 못했어요.
눈물을 쏟게 만드는 영화들이 참 많아요...
프리지아를 물 속에서 어떻게 말려요? 젖어 있는 거라서 잘 상상이 안 가요. ^^

순오기 2011-04-24 12:42   좋아요 0 | URL
프리지아는 병에 꽂아둔 채 꽃이 활짝 핀 상태로 마르게 내버려 두라는 말이어요.
나중에 물에 꽂혔던 부분만 잘라내고 마른꽃을 묶어서 벽에 걸어둬도 좋거든요.^^

마노아 2011-04-24 13:01   좋아요 0 | URL
아핫, 그렇게 말리라는 거군요. 지금은 물에 담가져 있는데 좀 지나면 꺼내서 말려야겠어요.
벽에 걸어두면 예쁠 것 같아요.^0^

세실 2011-04-24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켓 보관용 앨범도 구입하시는군요. 굿 아이디어. 제가 갔던 그 많은 티켓들 다 어디로 갔을까요?
가끔은 저를 위해 꽃을 사는 여유도 가져야 하는데 요즘 참 바쁘게 사네요.
그러다보니 꽃을 보고도 느낌이 없어요. ㅠㅠ

마노아 2011-04-24 10:34   좋아요 0 | URL
맨처음 산 티켓용 앨범은 너무 작아서 영화 티켓도 밖으로 삐져나와요. 재활용이 어려운 애물단지랍니다.ㅎㅎㅎ
세실님이 곧 꽃이에요. 화사하게 웃어주세요.
바쁠수록 한 걸음 쉬어가시고요.^^

무스탕 2011-04-24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분홍꽃은 아마도 진달래일거에요. 울동네가 철쭉으로 유명한 동네인데 아직 철쭉이 안폈거든요. 4월 말일부터 1주일동안 철쭉축제가 시작되니 저건 분명 진달래여야해요. 울동네 철쭉이 정신없이 피거들랑 사진찍어서 보여드릴게요. 어마어마하니까 기대하세요 :)
저도 그 많은 티켓들은 어디로 보냈을까요? 아마도 재활용 상자에 넣었다가 99.9%일거에요. 낭만도 없어라.. -_-

마노아 2011-04-24 14:27   좋아요 0 | URL
군포 철쭉 축제 광고를 보았어요. 4월 말에 시작하더라구요. 그러니 무스탕님 말씀대로 진달래가 맞겠네요. 무스탕님 동네로 봄소풍 가야겠어요.^^ㅎㅎㅎ
낭만을 살리려면 수고로움을 견뎌야 해요. 게다가 돈도 많이 들어요. 훌쩍....(>_<)

마녀고양이 2011-04-24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올해는 프리지아를 한번도 안 샀네요.
마노아님의 멋진 사진으로 눈팅하고 넘어가야겠어요.
퍼즐 완성 축하드려요! ^^
그리고..... 냉장고에 붙은 이쁜 자석이 포인트였나요?

그나저나 마노아님을 위해 진짜 멋진 티켓 앨범이 나오기를 바라야겠네요! 그렇게 고생을 시키다니, 원.

마노아 2011-04-24 14:54   좋아요 0 | URL
봄에는 꼭 프리지야를 겪고 지나가야 해요. 눈으로든 향기로든요~
퍼즐을 완성하고 나니 어찌나 스스로 대견하던지 막 자랑하고 싶었어요. 정말 고생스러웠거든요.ㅋㅋㅋ
축하 감사합니다. 냉장고 자석이 포인트 맞아요. 호호홋!
화요일에 주문한 상품들은 아직도 상품준비중이에요.
예약도 풀렸는데 왜 이리 더딘지 모르겠어요. 어휴, 빨리 좀 와라...ㅜ.ㅜ

버벌 2011-04-25 0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티켓을 정리하시는구나. 전 몇번 시도를 했는데 게을러서 ㅡㅡ;;; 이렇게 정리하시는 분들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꽃 예뻐요 ^^

마노아 2011-04-25 09:52   좋아요 0 | URL
티켓은 영화표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에 착안, 버리기 아까웠어요.(>_<)
근데 요새는 기억력 감퇴로 영화표도 모아야 본 영화를 기억할 지경이 되었답니다..;;;;

꿈꾸는섬 2011-04-25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켓 정리용 앨범이 있군요. 퍼즐도 다 맞추셨다니 축하해요.^^
책의 날 기념으로 꽃을 사는 마노아님은 정말 사랑스러우신 분이에요.
전 후리지아 화분에 심었어요.^^

마노아 2011-04-25 13:33   좋아요 0 | URL
티켓 정리용 앨범이 작아서 일반 앨범을 티켓 정리용으로 쓰기로 했어요.
두번이나 제품 품절을 맞고 새로 주문해야 하는데 타이밍이 안 맞네요.
일주일 전에 주문한 건 아직도 상품 준비중이고요..ㅜ.ㅜ
프리지아가 화분에 심겨져 있다면 내년에도 피는 걸까요? 완전 근사해요!
 
요리를 해보았지 6

1000피스 퍼즐을 맞추느라 서재에 거미줄을 치고 말았다. 빵 만들어본지도 꽤 되었다. 

깨찰빵 믹스로 빵을 만든 것은 지난 주 월요일....이었을 것이다.   

믹스로 적당량의 재료가 배합되어 있으니 나는 반죽해서 굽기만 하면 되는 초간단 메뉴! 

하지만 생각보다는 만만치 않았다. 너무 찰져서 반죽할 때 들러붙어서 고생을 했다. 괜히 거품기로 했다. 주걱으로 할 것을... 사용설명서 그림에 거품기가 그려져서 따라했더니만... 남은 믹스는 주걱으로 하리! 

오븐 토스터에 35분 구으라고 되어 있었다. 울집 바늘은 30분이 최대치니까 30분 돌리고 추가로 5분 더 돌릴 셈이었다. 그런데 25분이 못 되어서 타는 냄새가 또 나를 자극하였으니.... 

 

찜질방에서 돌멩이를 구운 것 같은 모양새였다. 저 맨질맨질 까만 껍데기를 어찌 할꼬. 

 

그래도 윗부분을 걷어내면 안은 쫀득쫀득한 깨찰빵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믹스의 힘이지. 

오븐 토스터 시간 맞추기가 참 어렵다. 울집에 있는 모델은 출력이 1100W인데, 그 다음에 출시된 모델은 800이던가, 900이던가... 너무 세서 타기 쉬워서 전력을 좀 낮춘 게 아닐까 싶다. 전기세도 많이 잡아먹게 생겼고... 

하여간 다음 번 믹스는 반죽도 조심, 시간 맞추는 것도 조심조심!! 

내 빵을 한 번도 먹지 않은 큰조카가 좋아하는 깨찰빵! 그렇지만 탔다고 안 먹겠다는 걸, 껍데기 다 발라내고 줬더니 맛있다고 잘 먹는다. 하지만 왠지 씁쓸한 이 기분....-_-;;;; 

그 다음 날이었던 지난 주 화요일은 하루종일 기생수를 보느라 바빴다. 내가 중고 등록한 책이었는데 주문이 들어와서 말이지... 오래 전에 읽고 막상 애장판으로 구입한 다음에는 한 번도 읽지 않았는데, 바로 떠나보내기 아까워서 부랴부랴 다시 읽었다. 역시 좋더라. 괜히 팔았나 싶을 만큼...ㅎㅎ
그런데 이번 주 초였던가? 원어데이에서 40% 세일을 하는데, 그래도 내가 판 책보다 두 배는 비싸더라. 나한테 사가신 분은 횡재!  
 

그리하여 수요일에 다시 빵만들기에 도전했다. 이번 주제는 야채가 들어간 카레 머핀. 나름 웰빙 빵 되시겠다. 

 

당근은 좋아하지 않지만 카레를 좋아하는 나. 감자와 당근은 집에 있었는데 쪽파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오이로 대체했다. 난 파보다 오이를 좋아하지.... 이러면서. 

나름 열심히 다졌더니 저 모양새. 엄니가 집에 계셨으면 더 잘게, 더 빠르게 해주셨겠지만 엄니는 출타중. 

 

알고 보니 집에 찜질용 전용 냄비가 있었다. 오목하게 생긴 삼발이 찜질기를 쓰지 않아도 되니 한 그릇에 더 많은 베이킹 컵을 집어 넣을 수 있었다. 오븐 토스터를 이용하지 않고 끓이면 되니 탈 염려도 없고, 그야말로 성공 예감 120%였다. 

 

예정된 시간을 채우고 뚜껑을 열어보니 베이킹 파우더로 적당히 부푼 녀석들이 나를 마주하고 있다. 냄새는 그럭저럭, 카레 향이 나는군! 

 

비쥬얼은 냄비 뚜껑을 열었을 때가 가장 훌륭한 것 같다. 쟁반에 옮겨놓으면 언제나 저리 찌그러져 있다. 미안. 한꺼번에 굽느라고 너무 좁았지? 그래도 맛만 좋으면 된단다! 

중간에 조카 데리고 병원에 다녀오느라고 다 식은 다음에 시식할 수 있었다. 유산지가 잘 떨어지지 않아서 고생스럽게 껍질을 벗기고 한 입을 먹었는데... 그랬는데.... 그랬었는데... 이건... 맛이 좀 아니었다.  

뭐랄까. 딱히 아주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딱히 맛있지도 않은.... 정말 이도 저도 아닌 니맛도 내맛도 아닌 그런 맛! 게다가 카놀라유를 너무 많이 넣었는지 느끼하기까지...;;;;; 

엄니는 카레향이 싫다고 시식을 거부하셨고, 큰 언니는 집에 오자마자 이 토한 것 같이 생긴 건 뭐냐고 한 소리를 했고, 조카들은 모두 보자마자 외면했다. 

그래서 나는 또, 나 혼자, 열심히, 치열하게, 서럽게 저것들을 먹어치워야 했다. 

아, 괴로웠다. 먹어도, 먹어도, 먹어도........ 줄지를 않아.  

사흘째 되던 날 최후의 두 개가 남았을 때, 하나는 둘째 언니가 나에게 지은 죄가 있어서 미안한 마음으로 시식을 했고, 맛은 괜찮네.... 라며 울 것 같은 얼굴로 감상을 이야기했다. 그리고도 남은 하나는, 도저히 도저히 손을 댈 수가 없어 다시 이틀을 방치시켰는데, 어느 순간 엄니가 갖다 버리셨다. 이제 제발 그만 만들라면서 막 화내시고......ㅜ.ㅜ 

너무 의기소침해져서 다음 빵을 만들 엄두가 안 나기도 했지만, 그 후로 열흘 간은 1000피스 퍼즐을 맞추는데 올인해 버려서 빵을 만들지 못했다.  

좀 전에 다시 한 번 밥통 케이크 책을 쭈욱 훑어보았는데 지나치는 엄니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 크림 치즈로 빵 만들려고 파리바게뜨 기프티콘도 사놓았는데....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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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리를 해보았지 8-마지막회
    from 그대가, 그대를 2011-05-09 15:17 
    깨찰빵과 핫케이크는 지난 4월 26일에 만들었으니 한참 전이다. 남아있던 믹스 가루를 다 쓰기로 결정, 두 번째 만들어보는 거라고 여유만만한 손동작으로 아주아주 대충 만들었다. 지난 번 만들 때 반죽이 손에 찰싹찰싹 달라붙었던 게 싫어서 그냥 숟가락으로 뚝뚝 떼어서 오븐 토스터의 쟁반 위에 올려놓았다.귀차니즘의 대가는 찬란했다.>> 접힌 부분 펼치기 >>
 
 
양철나무꾼 2011-04-23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마노아님이다~~~
제가 엄청 느긋해서 영타로 버벅거리는 일은 없는데...막 치다보니 영타인거 있죠.
넘 오랫만이예요, 반가워요~^^
와락~한번 안아봐도 돼죠?

근데 말이죠.
진짜 꿋꿋하세요.
제가 와플메이커 사서 반죽해서 딱 한번 해먹어보고 다시 잘 싸서 보관중이거든요.

저 빵은 보기 좋은 게 먹기도 좋다...해당사항 아니예요?@@

마노아 2011-04-23 17:15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 반가워요, 부비부빗(^^ )( ^^)
저도 방금 급히 치다가 막 오타나서 수정했어요. ㅎㅎㅎ
우리 와락! 한 번 안아보고 시작해용~(응, 뭘??)

아, 저의 꿋꿋함이 흔들릴 뻔한 최대 위기였어요.
지금까지는 흉측해도 맛은 좋았다라는 것으로 버텼는데, 단팥의 단내를 능가하는 능글능글함과 부담스러운 조화였어요. 카레도 좋아하고 감자도 좋아하는데 어찌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ㅜ.ㅜ

다음 빵은 엄니 안 계실 때 도전해야겠어요.ㅋㅋㅋ
그나저나 와플 페이퍼 보고서 와플 기기도 사고 싶다고 침 흘렸어요.^^

순오기 2011-04-24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빵 페이퍼가 반가웠는데~ 맛은 아니었군요.
아마도 야채가 많이 들어가서 그랬지 싶은데...
어머니가 갖다 버리고 화내고~~~~~마노아님의 빵 도전기 최대의 위기로군요.ㅋㅋㅋ

마노아 2011-04-24 01:04   좋아요 0 | URL
아핫, 야채가 너무 많이 들어간 탓이군요. 그 생각은 못했는데 그럴 수 있겠어요.
어휴, 무난한 제 입맛에도 영 아니었답니다.
진정 빵 도전기 최대의 위기예요.^^ㅎㅎㅎ

무스탕 2011-04-24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도구 하나 찾으셨네요. 찜 전용 냄비. 이걸로 뭔가 더 그럴듯한게 탄생할거에요.
깨찰빵은 저도 좋아하는데 저런 믹스가루가 있다니 빵은 빵집에서를 외치는 저도 슬쩍 사볼까 싶은 마음이 드네요. 어느날 갑자기 마음이 동해서 사게 된다면 실험(?)결과를 저도 밝혀 볼게요 ^^

마노아 2011-04-24 14:03   좋아요 0 | URL
찜 전용 냄비는 무척 큰데 이중으로 되어 있어서 설거지가 두 배로 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찜 삼발이보다는 훨씬 편해요.
저도 깨찰빵 믹스가 있는지 몰랐는데 언니가 사다줘서 알았어요.
무스탕님의 활약도 기대해 볼게요.^^

꿈꾸는섬 2011-04-25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기엔 너무 맛있어 보여요. 깨찰빵도 맛있을 것 같구요. 저도 믹스가 있다니 한번 사서 해봐야겠어요.ㅎㅎ

마노아 2011-04-25 13:34   좋아요 0 | URL
하하핫, 위로 감사해요..ㅜ.ㅜ 그치만 저도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머핀이었답니다...;;;;
깨찰빵 믹스는 좋은 선택이 될 거예요.^^ㅎㅎㅎ
 
요리를 해보았지 5

 

지난 목요일의 선택은 단호박 스펀지 케이크!  

단호박을 압력밥솥에 삶아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엄니는 냄비에 물 담으시고 찜통에 찌셨다. 아, 간단한 건데 괜히 고민을 했네.... 

엄니가 잠깐 나가신 사이 중요한 것을 잊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을 몇 분 뒤에 꺼야 하는지 모름... 

10분이면 되나? 15분?? 

 

고민 끝에 꺼내고 보니 단호박은 이미 곤죽이 된 상태. 흠... 뭐, 맛만 좋으면 되지 뭐! 

초록빛깔 껍질과 분리해서 으깼다. 초록 껕집은 잘개 다질 것! 

 

아, 칼질은 어려워. 균일한 크기가 한 개도 없구나! 

 

이번 반죽은 찰기도 있고 뭐랄까. 기분이 굉장히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후후훗!! 

 

재료를 다 넣고 오븐토스터에 넣기 직전의 상태. 보기에도 괜찮은 걸?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전전날 태워먹은 걸 떠올리며 3분만 호일로 덮지 않고 구운 뒤, 바로 쿠킹호일로 덮었다. 그리고 10분, 10분, 7분을 더했는데도 아직도 덜 익는 거다. 그래서 5분을 더 구운 뒤 꺼냈다. 그 사이사이 엄니가 오셔서 자꾸 타지 않겠냐고, 얼른 꺼내보라고 참견을 하셨다. 아이 참, 날 좀 믿어보라니까!! 

 

짠! 완성본이다. 음하하하핫! 드디어 비쥬얼도 쬐까 봐줄만 하게 나오지 않았나? 그야말로 인간승리! 

맛은 어땠을까?? 맛도 아주 훌륭했다! 엄니와 나는 이제껏 중의 최고의 맛이라고 또 자화자찬을 했다.  

단 하나 흠이 있다면, 저 통에서 빵이 분리가 되지 않아서 우아하게 접시에 담아 먹지 못하고, 숟가락으로 퍼먹어야 했다는 것...;;;;; 

흠흠.... 그게 아무리 통을 엎어서 두드려도 위에 단호박만 떨어질 뿐 빵은 안 떨어지더라구....;;; 

이 녀석이 제법 그럴싸 했는지 후원자도 생겼다.  

 

언니가 코코아가루와 깨찰빵 믹스를 사다준 것이다. 전전날 내가 코코아가루 없어서 코코아믹스로 빵만든 걸 알아버렸나? 물어보니 우연이었다. 마트 갔다가 생각나서 샀다고. 깨찰빵은 늘 내 빵을 거부하는 큰 조카가 먹는 몇 개 안 되는 빵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기꺼이 만들어 보리! 

금요일은 전날 남긴 빵으로 아침을 때우진 않았지만 식후 디저트로 삼았다. 사실 맛이 좋았던 것은 순수히 '단호박'의 힘이라는 것을 알지만, 어쨌든 안 태웠잖아. ㅎㅎㅎ 

책에서 몇 그램을 쓰라고 나오지만 저울이 없어 눈 대중으로 대충 했다. 전날 쓰고 남은 단호박을 어떻게 사용할까 생각하다가 낙점된 것은 단호박 머핀!

 

모양이 사르르~ 녹도록 예쁘게 생겼다. 하지만 나는 짤주머니가 없으니 저렇게 위에 아이스크림 모양으로 올릴 수는 없는 노릇! 

이번엔 찜통에다 하는 건데 사진처럼 평평한 바닥이 아니라 오목한 모양새라 베이킹컵을 담았을 때 기울어져서 모양이 휘어버린다. 게다가 저번에 쓰고 남은 베이킹컵은 모자라네. 주방을 더 뒤져보니 몇 년은 지났는지 색이 바랜 베이킹컵이 보인다. 쓰지도 않은 새 상자건만 이리 변색이 됐구만. 뭘, 깨끗하게 쓰면 되지.ㅎㅎㅎ 

 

색깔이 꼭 부침개 같다. 단호박이 조금 들어갔다. 껍질과 안쪽 살을 구분하지 않고 썼다.(책에서 시키는대로~) 

때마침 도착한 것은 행복한 음악 선물! 

 

국악방송 개국 10주년 기념 선물을 주는 댓글에 당첨되었다. 처음 가본 사이트였는데 운 좋게 순위 안에 들어서 받았다능... 

정통 아리랑은 듣기 거칠었지만 편곡이 가해진 것들은 무척 좋았다.  

 

15분이 지나서 뚜껑을 열었을 때의 모습이다. 아, 피자빵이나 옥수수빵을 보는 것 같아. 흐뭇흐뭇!! 

 

그리고 두 번째 구운 녀석들. 얘는 20분 가까이 구웠다. 남은 단호박을 다 넣었기 때문에 이쪽이 성분 구성상 더 달 수밖에 없다. 

미적으로도 훌륭해, 자뻑하며 녀석들을 쟁반위로 옮겼다. 그랬더니 이 모양! 

 

아씨, 못난이 13형제가 올망졸망 모여 있네....;;;;;; 

접시에 담으면 좀 나을 지 몰라서 시도해 보기!  

.

 

제기랄, 50보 100보! 고구마 삶아 놓은 것 같다...ㅠ.ㅠ 

내 입엔 전날 만든 단호박 스펀지 케이크가 더 맛있었는데 엄니는 머핀 쪽이 더 맛있다고 하셨다. 둘째 언니도 맛있었다고 문자를 보내왔고, 정체가 수상한 녀석은 먹지 않는 형부도 잘 먹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배고프다던 큰 조카는 여전히 거부했고, 둘째 조카는 먹다가 종이가 씹혀서 집어던졌다는 후문이....;;;;; 

뭐 암튼, 날로 일취월장! 

근데 맛있다고 하시는 울 엄니는 왜 자꾸 밀가루 높이를 체크하시지? 아직도 1/3 남았는데 다 쓴 것 같으니 그만하라고 하신다. 재료를 낭비하면 안 되지 암~ 

금요일에는 수영장을 다녀왔는데 나 없는 사이 식구들이 모두 감자탕을 먹고 옴. 머리까지 자르고 나니 시간은 무려 9시 반이 넘었고, 나는 배고파 죽을 것 같았다. 엄니가 떡국 끓여주신다고 해서 떡볶이를 포기하고 귀가. 

그런데 떡국의 색이 음흉하다. 

 

왜 이렇게 뻘겋지??? 

이 떡은 우리집 아래층에서 방앗간을 하던 사장님 네에서 구입한 거다. 지금은 30미터 아래로 이사를 갔지만 여전히 그 집과 거래하던 중이었다. 엄니 말씀으로는 전날 구입할 때 냉장고에서 꺼내면서 전날 뽑은 떡이라고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한다. 하지만 땟깔로 보아서는 무척 오래된 것이 틀림 없다. 색이 요상했지만 나는 배가 고팠고, 집에 밥은 없었고, 이미 집에 돌아왔고, 떡국은 이미 완성되었고! 결국 모두 내 입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오늘, 저 색을 감추느라 엄니는 저 떡으로 떡볶이를 만드셨다. 미각이 날카로운 큰 언니가 한 개 먹더니 시큼하다고 다 버리라고 했다. 헉스! 그저께 나는 한 그릇을 다 먹었는데....ㅜ.ㅜ 

이제 그 방앗간과는 바이바이 하기로 했다. 수퍼에서 밀가루 섞인 떡을 사는 게 차라리 낫겠소! 

저런 걸로 눈을 어지럽힐 수는 없는 노릇! 

 

수제버거의 찬란한 자태를 어제 보고야 말았다. 앗, 사진이 어둡게 나와서 햄버거는 잘 안 보이네! 

내가 먹어본 가장 비싼 버거다. 치즈를 두른 저 감자 요리를 왠지 내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근자감이 마구 생기려 한다. 저런 감자는 어디서 사지??? 치즈는 피자용 치즈를 사면 되는 건가?? 케찹은 집에 있는데... 

 

그리고 봄에는 이런 잔에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어느 섹시녀의 선물이 나의 오후를 따뜻하게 해주었다. 그 밑의 책은 나를 뜨겁게 만들어 주었지. 역시 봄은 후끈후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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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리를 해보았지 7
    from 그대가, 그대를 2011-04-23 16:51 
    1000피스 퍼즐을 맞추느라 서재에 거미줄을 치고 말았다. 빵 만들어본지도 꽤 되었다.깨찰빵 믹스로 빵을 만든 것은 지난 주 월요일....이었을 것이다.믹스로 적당량의 재료가 배합되어 있으니 나는 반죽해서 굽기만 하면 되는 초간단 메뉴!하지만 생각보다는 만만치 않았다. 너무 찰져서 반죽할 때 들러붙어서 고생을 했다. 괜히 거품기로 했다. 주걱으로 할 것을... 사용설명서 그림에 거품기가 그려져서 따라했더니만... 남은 믹스는 주걱으로 하리!오븐 토스터에
 
 
다락방 2011-04-10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책 제목 좀 봐! 완전 부끄러운 제목이에요! 이런걸 어떻게 페이퍼에 올리는 거에요, 마노아님은! 악악! ㅎㅎ
방앗간 아저씨는 완전 사기치셨네요. 진짜 너무하셨어요. 저런 떡은 그냥 줘도 안되는 건데 심지어 '구입'한거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네요.

그런데 머핀은 왜 꺼내놓고 나니 모양이.. 근데 마노아님 페이퍼에 '제기랄'이 등장하다니. 저 완전 빵 터졌어요. ㅎㅎ

뭐니뭐니해도 이 페이퍼에서 가장 슬픈 건, 빵을 숟가락으로 퍼먹어야 했다는 거에요. 정말 슬퍼요. ㅜㅡ

마노아 2011-04-10 20:06   좋아요 0 | URL
어, 나 방금 다락방님 서재 다녀왔는데 찌찌뽕이에요!
떡집 사장님은 이번에 사모님이셨는데 암튼 두 부부가 독하기가 우리집 아래층 살 때랑 똑같아요. 집주인이랑 싸우고서 이사 나간 건데 손님께 저리 굴면 단골 다 놓치죠...ㅜ.ㅜ
아, 정말 숟가락으로 퍼 먹는 순간 모든 낭만이 다 날아갔어요.
그나저나 봄날엔 저런 책을 읽어줘야 해요. 씨익!

세실 2011-04-10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호박스펀지케익 비주얼 좋아요~~~ 이젠 일취월장 하네요. 호박머핀은? ㅋㅋ
커피잔 짱 귀여워요. 음 책 제목이 요상한데 내용도 그런거?

마노아 2011-04-10 22:28   좋아요 0 | URL
헤헷, 비쥬얼 제법 훈늉해졌죠? ㅎㅎㅎ
귀여운 커피잔에 섹시한 제목의 책이라니, 환상궁합이에요. 아하하핫!
내용은 뭐랄까... 기-승 생략하고 바로 전으로 나가는 초스피드의 책이랍니다. ^^

꿈꾸는섬 2011-04-10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호박스펀지케잌 너무 맛나보여요.^^
마노아님의 요리 실력이 점점 늘고 있는 것 같아요.ㅎㅎ
호박머핀은 너무 귀여워요.ㅎㅎ
색이 변한 떡국을 한그릇 다 비우시고 장은 괜찮으셨나요?

마노아 2011-04-10 22:29   좋아요 0 | URL
재료가 반이라는 생각을 해요.
단호박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샐러드 바에서 단호박 많이 먹겠어요.^^ㅎㅎㅎ
저 떡국을 비운 다음 날, 저는 수제 햄버거와 삼겹살과 치킨과 그밖의 등등을 더 먹었더랬지요.
그 결과 오늘 종일 배부르네요.^^ㅎㅎ

책가방 2011-04-10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잖아 비쥬얼까지 완벽한 페이퍼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단호박 머핀은... 음... 조개구이같이 생겼지만 한입 먹어보고 싶은 걸요.
대충 머그잔에 먹는 제게... 저 커피잔은 너무 탐나요~~~~

마노아 2011-04-10 22:30   좋아요 0 | URL
완벽한 비쥬얼을 선보이게 되면 베이킹에 흥미를 덜 것 같기도 해요.
지금은 약간의 오기가 붙었거든요.^^ㅎㅎㅎ
커피잔에 우유를 담아도 예쁠 것 같아요. 내일은 우유를 먹겠어요!

프레이야 2011-04-10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커피잔 예뻐요.
당근 넣어 붉은 떡국 특이해요 ㅎㅎ
날로 나아지고 있는 마노아님의 요리^^

마노아 2011-04-10 22:41   좋아요 0 | URL
평소에 당근 안 넣으시는데 저때는 넣으셔서 당근은 왜???하고 질문을 했더랬죠.
색깔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떡의 붉은 색 때문에 다른 건 즐길 여유가 없었어요.
그러고 보니 못해본 음식 중에는 떡국도 있네요. 아유...^^;;;

Mephistopheles 2011-04-11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이번 주제의 요리를 보고 아.."딴"호박 케잌이 탄생하는 것인가..했습니다. 그래도 이번엔 나름대로 선방하신 것 같아요. (케잌 내공이 나날이 늘어가시는 것 같습니다..ㅋㅋ)

마노아 2011-04-11 11:55   좋아요 0 | URL
딴 호박이라굽쇼? ㅋㅋㅋ
아아, 나름대로 선방을 했으디 더 분발하겠음돠. 오늘은 무슨 빵을 도전할 것인가 고민을 좀 해야겠어요.^^ㅎㅎㅎ

순오기 2011-04-11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러다 빵 만들기의 달인이 되겠어요~~~~~~ 오늘은 제법 훌륭해 보여요.ㅋㅋ
예쁜 커피잔으로 봄을 만끽하는 마노아님, 불끈 힘내서 요리를 해 보았지 7을 올려주세요!^^

마노아 2011-04-11 11:56   좋아요 0 | URL
이러다가 제목이 '작품을 만들어보았지'가 되는 게 아닐까요? 아하하핫, 자뻑도 심해지고 있어요.
더 힘내서 7번에 도전하겠습니다!!

2011-04-11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1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섬사이 2011-04-11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믹을 기대하고 왔는데 단호박스펀지케이크가 너무 완벽하잖아요.
그래도 머핀 13형제가 쟁반위에 나란히 줄지어 있는 모습이
나름 가슴 뭉클하게 웃겼어요. ^^

마노아 2011-04-11 13:19   좋아요 0 | URL
큰웃음을 못 드려서 저도 막 섭섭했어요.^^ㅎㅎㅎ
못난이 13형제가 체면치레를 해줬어요.ㅋㅋㅋ

무스탕 2011-04-11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굴의 의지를 가지신 마노아님. 다음 페이퍼에선 똥근, 그릇에서 똑! 떨어진 빵 사진을 올려주실듯 합니다요. ㅎㅎ
머핀 맛있어 보여요. 부담없이(?) 즐길수 있는 외모여서 더 친근해 보이구요 ^^
(짤주머니 없는데 쓸 일이 생기면 비닐 한 귀탱이를 째끔 잘라서 사용하면 안될까요?)

마노아 2011-04-11 15:30   좋아요 0 | URL
다음 빵은 깨찰빵인데 음, 상태가 안 좋아요. 부담을 너무 없앴나봐요...ㅜ.ㅜ
짤주머니는 깍지도 필요해서 만들어 쓰긴 그래요. 마요네즈 통이 딱이지만, 지난 번 샌드위치 만들고 마요네즈 통째로 버렸어요.ㅎㅎㅎ

pjy 2011-04-11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안 태웠잖아. ㅎㅎㅎ 완죤 웃었어요~~ 일취월장하고 있으십니다~~
떡국 한그릇 아무렇지도 않았던거죠?? 저는 옛날에 12명이 닭볶음탕 같이 먹었는데 단 두조각에 민감친구는 응급실에 바로실려가고 순차적으로 3~4일동안 11명이 학교에서 사라지는 동안 혼자 젤 많이 먹고 아무탈없이 멀쩡했었습니다 ㅋㅋ

저도 역시 봄은 후끈후끈이 최고랍니다ㅋ한참 로맨스로 달리고 있지요~~

마노아 2011-04-11 23:18   좋아요 0 | URL
멀쩡해요~ 암씨롱치도 않았어요.^^ㅎㅎㅎ
봄은 후끈후끈! 그러니 책 속 말고 현실속에서도 로맨스를 즐겨야 하지 말입니다....ㅜ.ㅜ

hnine 2011-04-11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베이킹은 저울이 필수랍니다. 잘 계량해서 하시면 정말 잘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마노아 2011-04-11 23:18   좋아요 0 | URL
분명 집에 있는데 못 찾고 있어요. 또 사긴 그래서 말이죵..^^;;;

따라쟁이 2011-04-13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흐. 뭐.. 그저 웃지요.

마노아 2011-04-13 14:21   좋아요 0 | URL
씨익(^_________________^*)

like 2011-04-15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베이킹 전문가가 되셨군요~ㅎㅎ

마노아 2011-04-17 01:23   좋아요 0 | URL
그 다음 판에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또 태웠어요. 엉엉...ㅜ.ㅜ
 
요리를 해보았지 4

이 녀석은 지난 3월 30일에 만들었었다. 그러니까 벌써 일주일 전! 

 

가지고 있는 재료로만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케이크 빵이었다. 

이제는 숙달이 된 조교마냥 재료 준비도 척척, 동선도 짧아졌고 조리 시간도 단축되었다. 모든 것이 완벽해!!  

엄마는 자꾸 뭘 또 만드냐고 심기 불편해 하시고 전기 요금 많이 나올 거라고 잔소리를 하시지만 꿋꿋이 완성을 해보았다.  

짠!

 

좀 그럴싸해 보였다. 후후훗, 예감이 좋은 걸? 

밥통은 미끄러지듯 잘 빠져나오지만 저 그릇에 하면 버터를 발라 놓았어도 잘 안 떨어져 나간다. 어쨌든 젓가락 신공에 힘입어 쟁반으로 낙하! 

 

윽! 바닥면이다. 타지 않았지만 생각지 못한 복병이 발생했다. 팥을 너무 많이 넣은 것이다. 대충 눈짐작으로 넣었는데 그게 과했나보다. 팥은 끈적해서 계량컵으로 옮기기가 거시기해서 숟가락으로 펐는데 그게 이런 문제를 만들 줄이야. 

한입 먹어봤다. 너무.................... 달다! 

아, 팥 좋아하고 단 것도 잘 먹는 나지만, 우유로도 아메리카노로도 극복되지 않은 달달함이라니! 

엄니가 한입 드시고는 젓가락을 내려놓으시고 쓱 방으로 들어가셨다.  

모처럼 언니가 집에 왔을 때에도 빵이 한 가득 남아 있었지만 쳐다도 보질 않는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그그 다음 날도.... 

아! 3박4일 동안 나 혼자 먹느라고 죽도록 고생했다. 입이 너무 달아....  ㅠ.ㅠ

팥떡을 만들고 나서 일주일 가까이 다음 요리에 도전하지 못한 까닭이다.  

엄마는 슬슬 만족감을 느끼셨는지 또 다시 빵을 자꾸 사다 놓으시고, 집에 오는 손님들도 어찌 알았는지 빵만 들고 오시네. 

아씨, 이 분위기 안 좋아, 안 좋아.... 

그리고 어제, 언니네 집에서 빌려온 핸드 믹서를 이제 돌려줄 때가 되지 않았냐고 엄니가 또 운을 떼신다! 

무슨 쏘리! 아직 멀었소!! 

절치부심하는 마음가짐으로 심호흡을 하고 또 다른 요리에 도전했다. 

중간에 엄니랑 조카가 내가 사놓은 부재료들을 야금야금 해치워서 냉장고에 재료가 부족했다.  

크림치즈가 들어간 요구르트 치즈 케이크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재료가 두개 이상 비므로 일단 패쓰! 

슈퍼에 가서 우유와 단호박을 사왔다. 단호박은 어떻게 삶는 건지 모르니 일단 쟁여두고 고른 것은 코코아 브라우니! 

 

아몬드는 한 열흘 전에 부푼 포부를 갖고서 사놓았던 것이다. 마트에 갔는데 제빵 코너에서 30g에 1090원 하는 녀석을 들고 나오는데 입구에 샐러드용으로 50g에 990원하는 녀석을 발견! 미련 없이 둘을 바꿔서 사왔다. 시키는 대로 일단 팬에다가 아몬드를 구웠다. 예쁘게~ 

 

아아, 하지만 예뻐야 할 아몬드는 홀랑 타버리고.... 마음이 아파... 비싼 아몬드!! 

어쨌든 정성을 다해 반죽을 만들었다. 열심히, 여얼씨미~  

최근의 경험에 의하면 오븐 토스터에 구울 때는 대략 30분 정도 걸리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호일로 덮어두면 색이 예쁘게 안 나온다는 조언을 반영! 

일단 10분 맞춰놓고 땡~하고 낭랑한 소리가 울리며 타이머가 꺼지면 호일을 덮기로 했다. 

엄니는 아쿠아로빅 하시러 수영장에 가셨고, 돌아오시면 허기가 져서 내가 만든 빵을 맛나게 드시겠지. 

그런 상상을 하며 설거지를 경쾌히 하고 있을 때였다. 

7분 경과했는데 타는 냄새 또 작렬!  

아아, 이럴 수는 없어!

 

에, 그러니까 왼쪽 사진은 7분 만에 꺼내어서 난감한 표정으로 잠시 노려보았을 때의 상태다. 

군데군데 구멍이 잡힌 부분은 기름 자국인데 반죽이 덜 섞여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한층을 걷어내고 다시 구울까 하다가, 그냥 그 상태로 호일만 덮어서 더 구웠다.  

다 구운 상태에서 탄 부분을 걷어내는 게 더 쉬울 것 같아서 말이지... (결과적으로는 아니었다!) 

그리고 20분이 지나고 나서 꺼낸 것이 오른쪽 사진.  

자연스럽게 갈라진 틈으로 고소한 내가 났다. 그 이름이 뭐더라... 스파케티가 들어 있는 그 빵... 호밀빵?  

하여간, 뭐 그런 비스무리한 내가 났다. 탄 내가 아니라 말이지. ㅎㅎㅎ 

 

그릇에서 안 떨어져서 거의 긁어내다시피 해서 쟁반으로 투하시킨 녀석이다. 아직 뜨거워서 탄 부분을 걷어내지 못했다. 역시 만들 때 걷어내는 게 더 편리할 뻔했다. 한 입도 먹지 않은 채 사진을 찍은 것인데 벌써 거칠게 입이 지나간 흔적처럼 보인다. 후우...;;;;

놀러와 위대한 탄생 편을 하나 보고 나니 엄니가 귀가하셨다. 역시나 예상대로 허기지시다며 맛있게 드신다.  

내가 생각해도 아몬드가 탄 게 많이 흠이었지만 맛은 이제까지 중 가장 좋았다.  

집에 코코아 믹스가 있어서 코코아 가루를 대신했는데 아무래도 믹스여서 그런지 코코아 색은 나오지 않았다. 정해준 용량보다 더 넣어야 했던 걸까? 

저녁에 귀가한 언니는 왜 자꾸 태우냐고 한소리를 했다. 씨이, 맛도 보지 않고...(ㅡㅡ;;;) 

오늘은 단호박이 땡기는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어제 내가 사용한 달걀이 마지막이었다. 달걀 한 판을 홀랑 다 썼네. 

흐음... 엄니가 장을 언제 보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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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리를 해보았지 6
    from 그대가, 그대를 2011-04-10 19:50 
    지난 목요일의 선택은 단호박 스펀지 케이크!단호박을 압력밥솥에 삶아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엄니는 냄비에 물 담으시고 찜통에 찌셨다. 아, 간단한 건데 괜히 고민을 했네....엄니가 잠깐 나가신 사이 중요한 것을 잊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을 몇 분 뒤에 꺼야 하는지 모름...10분이면 되나? 15분??고민 끝에 꺼내고 보니 단호박은 이미 곤죽이 된 상태. 흠... 뭐, 맛만 좋으면 되지 뭐!초록빛깔 껍질과 분리해서 으깼다. 초록 껕집은 잘개 다질 것!아
  2. 요리를 해보았지 8-마지막회
    from 그대가, 그대를 2011-05-09 15:17 
    깨찰빵과 핫케이크는 지난 4월 26일에 만들었으니 한참 전이다. 남아있던 믹스 가루를 다 쓰기로 결정, 두 번째 만들어보는 거라고 여유만만한 손동작으로 아주아주 대충 만들었다. 지난 번 만들 때 반죽이 손에 찰싹찰싹 달라붙었던 게 싫어서 그냥 숟가락으로 뚝뚝 떼어서 오븐 토스터의 쟁반 위에 올려놓았다.귀차니즘의 대가는 찬란했다.>> 접힌 부분 펼치기 >>
 
 
pjy 2011-04-06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단백 고지방 고칼로리 빵이군요ㅋ 이제 점점 달인의 포스가 풍기는데요~ 실패원인 자가진단도 하시고ㅋㅋ

마노아 2011-04-06 13:22   좋아요 0 | URL
고지방에 고칼로리! 오, 생각해 보지 않은 부분이에요. 파는 빵은 더 고지방에 고칼로리일 거라고 막연히 위안만 삼고 있어요.ㅎㅎㅎ 말뿐 아니라 비쥬얼이 좀 달인이 되어봤음 좋겠어요.(>_<)

다락방 2011-04-0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그그 다음 날도....

이 문장은 마치, 마치, 음, 그러니까 뭐랄까, 마치... 정말이지 죽도록 슬프고 여운있고 쓸쓸한 뒷맛을 남겨주는데요! ㅎㅎㅎㅎ

그런데요 마노아님, 진심으로 저 아몬드 빵..맛이 좋아요? 아 미안해요. 난..난...난 정말 믿을수가 없어요!

마노아 2011-04-06 13:49   좋아요 0 | URL
닽팥 케이크가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아서 진심으로 슬펐어요.
음식을 버리는 건 죄라는 신념을 깨뜨리고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릴까 심각하게 고민을 했지요.
그치만 아몬드 빵은 맛있었어요. 방금도 우유랑 같이 먹고 왔어요!! 진짜예요~!!

섬사이 2011-04-0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팥 스펀지 케이크의 윗면과 코코아 브라우니의 아랫면이 합체한다면
정말 멋진 작품이 되었을 것 같아요. ^^
시중에서 파는 빵에는 아몬드가 저렇게 촘촘히 들어있지 않잖아요?
고소하고 맛있었을 듯..
슬슬 어머님도 마노아님의 베이킹의 세계에 빠져드시는 것 같은 결말이 아주 좋네요. ^^

마노아 2011-04-06 13:51   좋아요 0 | URL
아아, 그렇게 변신합체할 수 있었다면 알흠다운 빵의 자태를 드러냈을 텐데요.
사진에는 아몬드가 윗면에만 놓여 있는데 제 빵에는 무규칙하게 섞여 있었어요.
사진의 단팥은 골고루 섞여 있는데 저의 빵에는 아래층으로 다 몰려 있었고요.
알 수 없는 노릇이에요. (>_<)

차좋아 2011-04-06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시멜로우 들어있는 코코아!! 저거 되게 달던데 ㅋㅋㅋㅋ
맛있어 보여요 마노아님 빵도 만드시고 대단하세요^^

마노아 2011-04-06 15:14   좋아요 0 | URL
코코아 타마시면 엄청 달아요. 그래서 역시 우유 필수! ㅎㅎㅎ
저 비쥬얼에도 맛있어 보인다고 해주시다니, 차좋아님은 진정 너그러우신 분이에요.^^

레와 2011-04-06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무조건 마노아님 편이에요!! 화이팅!!


마노아 2011-04-06 16:09   좋아요 0 | URL
오오오, 또 다시 고무되고 있어요! 불끈!!

비로그인 2011-04-06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점 모양(팥 케이크)과 맛(아몬드 케이크)이 발전하고 있군요! ㅋㅋ 저도 뭐 먹을거라도 찾아봐야겠어요. 꼬르륵~

마노아 2011-04-06 16:22   좋아요 0 | URL
헤헷, 저 모양새로도 배고플 때에는 식감을 자극시키는거군요. ㅎㅎㅎ

무스탕 2011-04-06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고 마노아님의 보조가 되어서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녹화 뜨겠어요! ㅎㅎㅎ

마노아 2011-04-06 21:03   좋아요 0 | URL
냐하하핫! 광영입니다. 부끄부끄...(^^ )( ^^)ㅎㅎㅎ

like 2011-04-06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요리연재에 푹 빠졌어요.
근데, 콩지베이킹책은 절대로 사고 싶지가 않네요...ㅎㅎ
코코아 믹스에는 카카오파우더 보다 설탕과 분유(?)가 더 많이 들어서, 진한 초콜렛색깔이 안났을 꺼에요.
큐원에서 브라우니 믹스 나왔다는데, 한번 해보세요. 큐원에서 나온 갈릭난믹스사서 난을 만들어봤는데, 믹스가 괜찮더라구요.^^

마노아 2011-04-06 21:45   좋아요 0 | URL
콩지님이 보시면 제가 안티 콩지님인 줄 알겠어요.ㅎㅎㅎ
코코아 믹스에 단 성분이 많아서 평소보다 금방 탔나봐요. 어휴, 색도 못 찾고 태우기나 하고..ㅋㅋㅋ
브라우니 믹스도 있군요! 오늘 지난달 슈퍼에서 지른 것들 카드 명세서가 나왔어요. 휴우... 한숨 한 번 쉬고...;;;;
그렇지만 믹스 제품들 흥미 돋아요.(>_<)

카스피 2011-04-06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말 만나보입니다.특히 밤에 보니 더욱더 그렇군요 ㅜ.ㅜ

마노아 2011-04-07 00:10   좋아요 0 | URL
맛나 보인다고 하시니 이제 비쥬얼에도 자심감을 좀 붙여야겠습니다.ㅎㅎㅎ

... 2011-04-06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시리즈를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어느 분야의 장인이 된다는 것은 주변인물들과의 끊임없는 불화조차 이겨나가야 한다는 것! 아아, 엄청나게 교훈적이예요.

마노아 2011-04-07 00:10   좋아요 0 | URL
그래서 장인의 길은 외롭고 외로운가봐요. 뚝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ㅎㅎㅎ

웽스북스 2011-04-07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전 또 밤에 한참을 웃었습니다...ㅋㅋㅋㅋ

마노아 2011-04-07 01:56   좋아요 0 | URL
웃음을 드렸다니, 마이 플레져예요.^^ㅎㅎㅎ

Mephistopheles 2011-04-07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단팥 스펀지 케익을 만드신다는게 다아아아아아안!팥 스펀지 케익을 만드신게군요.
(아 왜 자꾸 한국의 장인 이라는 다큐멘터리가 생각날까요...므흐흐흐흐)

마노아 2011-04-07 02:16   좋아요 0 | URL
아아아악! 글자만 봐도 막 신물이 나요. 다아아아아아안!팥.... 정말 달았어요...ㅜ.ㅜ

순오기 2011-04-08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어제 봤는데 댓글이 늦었어요~~~~
다양한 재료가 등장해도 시커멓게 타는 건 아직 해결이 안되었군요.
그래도 점차 실력이 향상된다는 걸 먹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어요.^^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마노아님의 빵 만들기~ 재료 대주실 분도 있으니 계속되기를!!ㅋㅋ

마노아 2011-04-08 01:39   좋아요 0 | URL
오늘 도전한 단호박 스폰지 케이크는 안 태웠어요. 게다가 비쥬얼도 제법 훌륭했답니다.
조만간 선 보일게요~ ㅎㅎㅎ
오늘 울 둘째 언니가 코코아 가루랑 깨찰빵 믹스 사다줬어요. 정말 재료를 대주는 사람이 있다니까요.
아아, 힘내서 더 열심히 할 테야요. (>_<)

건조기후 2011-04-08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요리하시면서 넘 귀여워지시는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근데 아몬드빵은 진짜 맛있어보여요! (단팥케이크는 음 ;) 전 탄 것도 무지 좋아해서.ㅎ

마노아 2011-04-08 12:46   좋아요 0 | URL
타버린 빵보다 더 못 먹을 맛은 달디단 단팥 케이크. 팥 아직도 남았는데 고민 중이에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