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국어사전 - 남녘과 북녘의 초.중등 학생들이 함께 보는
토박이 사전 편찬실 엮음, 윤구병 감수 / 보리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친구의 생일 선물로 친구의 딸을 위한 국어사전을 구입했다. 단행본으로는 내가 구입해본 책 중에서 최고가를 자랑한다. 

국어사전을 오랜만에 펼쳐보았다. 기분이 야릇하다. 언제나 디지털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모처럼 아날로그로 돌아간 기분. 게다가 이것은 '어린이를 위한' 국어사전이 아닌가. 보리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세밀화'가 같이 들어가 있다. 사진을 필요로 하는 것은 사진으로 들어가 있지만 대부분은 직접 그린 그림이다. 그 정성이 놀랍고 고맙다.



제작 기간이 7년 반이었다.  남쪽 어린이와 북쪽 어린이가 함께 볼 수 있는 국어사전을 만들겠다고 각오한 첫 마음이 고맙고 뜨겁다.  일곱차례에 걸쳐 개정된 초등학교 교과서를 모두 찾아서 초등학생들에게 필요한 단어를 모두 실었다고 한다. 그렇게 찾고 찾다 보니 사전의 부피가 무려 1500쪽에 달했다. 여기에 우리나라 산과 들의 동식물과 우리 겨레의 전통문화를 표현한 2,400점의 세밀화가 따라왔다.



부드러운 종이의 질감이 기분을 좋게 하는데, 눈부시지 않은 색감이 더 맘에 든다.  눈을 피로하게 하는 하얀색이 아니라 약간 미색에 가까운 아이보리빛 바탕색을 갖고 있다. 글씨도 작지 않고 강조된 글씨와 첨부한 북한말 표기가 도드라지게 보인다.



'색깔'을 주제로 한 장이다. 칼라로 색을 설명했을 뿐아니라 색깔에 관한 단어들을 정답게 풀어놓았다. 옮겨보면 이렇다.

색깔은 빛깔이라고도 해요. 되쏘는 빛이 색이니까요. '푸르다'는 풀에서 나왔어요. 그래서 '풀이 푸르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들려요. '누르다'는 누리에서 나왔어요. 누리는 옛말로 땅이었대요.(지금은 세상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지만요.) '희다'는 해에서 나왔어요.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에는 '희다'를 '해다'로 썼대요. '붉다'는 불에서 나왔어요. 그러면 '검다'는어디에서 나왔을까요? '검'에서 나왔어요. '검'은 하늘을 가리키는 옛말이에요. 해가 비치기 전 밤하늘을 쳐다보세요. 검지요? 천자문에도 나와 있어요. 하늘은 검이고(검고), 땅은 누리다(누르다)라고요. 색깔을 가리키는 말은 '푸르다, 누르다, 희다, 붉다, 검다' 다섯 가지가 바탕이 되어요. 여기에서 다른 말들이 가지를 많이 쳤어요.


이런 식으로 주제 항목으로 묶은 페이지들이 곧잘 눈에 띈다. 새들을 한꺼번에 세밀화로 모아놓은 장의 그림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양서류와 파충류 친구들도 사진으로 보면 질색팔색할 것 같은데 어쩐지 그림으로 보니 정겨운 느낌이다.  기존에 보리에서 작업한 어린이 도감에서의 누적된 역량이 이런 데에서도 빛을 발하는 듯하다.

편집에 참여한 분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이 많은 단어들의 뜻을 다 어떻게 아느냐고. 수많은 책들을 참고하고, 기존의 연구성과를 반영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감각'을 믿고 작업했다고 했다. 그 말이 참 믿음직스러웠고 근사해 보여서 나는 속으로 되뇌어 보기까지 했다. 나의 감각을 믿는다... 나 자신을 믿는다라고 들려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 맘대로 찾고 싶은 단어들을 가나다 순으로 들춰보았다. 예쁜 단어들이 내게로 쏟아진다.

가람 '강'의 옛말
공화국(共和國) 국민이 뽑은 대표자가 법에 따라 다스리는 나라.
나래(날개) '날개'의 강원도 사투리. 또는 '날개'를 곱게 이르는 말
동구나무 동네 어귀에 있는 나무
로션(lotion) 살갗을 부드럽고 촉촉하게 가꾸어 주는 화장품. (북. 물크림)<<<북한말 표기
명료하다 뜻이나 내용 들이 뚜렷하다. <<글을 더 간단하고 명료하게 써라.>>
민주주의(民主主義)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고 국민의 뜻에 따라 나라를 다스리고 이끌어 가는 정치 제도나 사상. 참)전제주의.
바빠맞다(북) 형편이나 처지가 몹시 어렵고 급하다. <<얼마나 바빠맞으면 이렇게 추운 날에 땀을 뻘뻘 흘릴까.>>
삭정이 살아 있는 나무에 붙은 채로 말라 죽은 나뭇가지
아름드리 둘레가 한 아름이 넘게 큰 것. <<아름드리 소나무>>
죄받다 지은 죄에 걸맞은 벌을 받게 되다. <<할머니는 귀한 쌀을 버리면 죄받는다고 말씀하셨다.>>
촛불 초에 켠 불. 북)초불.
쾌재 마음먹은 대로 잘되어 만족스럽게 여기는 것. <<선영이랑 같은 반이 되었다는 말에 쾌재를 불렀다.>>
터줏대감 마을이나 단체 같은 데서 가장 오래되어 힘이 있는 사람. <<할아버지는 우리 마을의 터줏대감이시다.>>
품행(品行) 사람의 됨됨이와 행동. <<영경이는 품행이 단정하다.>>
하야(下野)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 하야하다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서 대통령이 하야하고 새 정부가 들어섰다.>>

책 뒤편으로는 부록으로 나라 이름에 대한 설명이 실렸다. 국기가 나오고 국명, 위치, 수도, 언어, 특징들을 기록했다.



조카랑은 나라 이름과 수도 이름을 연결한 노래를 곧잘 부르곤 했는데 우리가 아는 나라와 수도 이름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놀이가 될 것이다.  이 사전을 받아들고 친구와 친구의 예쁜 딸도 나만큼 기뻐해 줄 것을 상상해 본다. 아마 분명히 그럴 것이다.  나도 내 감각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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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6-16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곱고 재밌는 책일 것 같아요. 와- 근데 가격이 정말....T_T

마노아 2008-06-16 20:41   좋아요 0 | URL
가격이 좀 세죠? ^^;; 애정과 관심으로 구입했어요.ㅎㅎㅎ
도서 박람회에서 출간 전에 홍보를 했는데 소비자들 반응이 꽤 좋았대요. 그 자리에서 예약도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별점이 주르륵 다섯 개의 행진이에요^^

무스탕 2008-06-17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탐나네요.. 그런데 가격이... T_T
구입하려면 조금 뒤에 구입해야 겠어요. 오탈자 제대로 정정 되면요 ^^;

마노아 2008-06-17 23:10   좋아요 0 | URL
오탈자가 아니라, 저자 중 한분의 이름이 편집이 아니라 '교열'에 들어가 있어요. 그것만 정정하면 되어요^^ㅎㅎㅎ
책 가격이 진짜 세죠. 애정으로 극복했어요. 하핫!

뽀송이 2008-06-17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사전이 정말 알찬 것 같아요.^^
제작 기간이 7년 반이나 걸렸군요. 거기다가 제가 좋아하는 세밀화까지.^^
초등 아이들이 흥미롭게 사전과 친해질 것 같아요.^^
그렇지만 가격에 급우울.ㅡㅜ ㅋ ㅋ

마노아 2008-06-17 23:10   좋아요 0 | URL
제게 선물 주셨던 분은 38,000원을 제안했는데 출판사에서 45,000원 고수했대요. 사전은 베스트셀러 책같지 않아서 본전을 회수하려면 그래야 했나봐요. 근데 책이 참 좋아서 38,000원에 사려던 사람은 45,000원에도 살 것 같았어요. ^^

2008-06-17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17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17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17 2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6-18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사전에 욕심내도록 잘 쓴 리뷰에요.^^

마노아 2008-06-18 01:39   좋아요 0 | URL
어제 이 리뷰 쓰고서 즐찾 하나 줄었어요. 푸훗^^ㅋㅋㅋ

순오기 2008-06-18 20:56   좋아요 0 | URL
그랬어요? ㅎㅎㅎ 다른 출판사 근무하시는 분이었을까? ㅋㅋㅋ

마노아 2008-06-18 21:11   좋아요 0 | URL
으하핫, 그럴까요? 그런데 매번 정치적인 감정을 표현하면 즐찾이 꼭 줄곤 했어요.^^ㅋㅋ
 
눈과 피의 나라 러시아 미술 Art Travel 1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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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신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이 나온 지 얼마 안 되었다고 느껴지는 건,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전시되고 있는 '칸딘스키와 러시아 거장전'을 지난 주에 보고 왔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보고 가면 좀 더 그림을 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열심히 읽었는데, 절반만 읽고 가고 나머지 절반은 다녀와서 읽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온 그림이 이번 서울 전시회에 같이 온 것은 대략 4편 정도로 아주 조금이었지만 전혀 도움이 아니 된 것은 또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지리적으로 굉장히 가까운 편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또 우리 근현대사에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까지 갖고 있는 러시아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라는 나라는 심리적으로 아주 먼 나라라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지리적 가까움을 빌려 '같은 동양'이라는 느낌보다는 '다른 서양'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서쪽으로 치우쳐서 발달했거니와 아무래도 생김새가 지극히 서양적이긴 하지...;;;)

저자 이주헌씨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두 도시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트레티야코프 미술관과 푸슈킨 미술관 그리고 러시아 미술관과 에르미타슈 박물관을 다녀왔다. 저자도 서문에서 밝혔지만 두 도시의 대표격 미술관을 모두 다루느라고 심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소장품이 너무 많은지라 고르는 데에도 여간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서울 전시회는 이 중에서 트레티야코프 미술관과 러시아 미술관의 소장품을 가져온 것이다.)

전시장에서도 느낀 거지만 책을 보면서 감탄한 부분이 '리얼리즘' 미술의 사진을 보는 듯한 형형한 그림과 '풍경화'에서 느껴지는 러시아의 거대한 자연의 웅혼함이었다. 

일랴 레핀의 그림은 특히 인상 깊었는데 초상화 그림에서 유독 도드라졌고, 손의 핏줄이라던가 눈빛의 형형함은 바로 코 앞에 실물을 갖다 놓은 듯한 인상마저도 풍겼다.

옆의 사진은 맨발의 톨스토이인데 대 작가의 일상의 모습을 스케치한 것이다.

맨발은 자연과 하나 되어 정직하고 순수한 삶을 살고자 했던 그의 의지를 엿보게 한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듣고 보니 그렇게 느껴진다. ^^;)

일랴 레핀의 다른 그림으로 '볼가 강에서 배를 끄는 인부들'도 몹시 인상적이었다.

바지선을 직접 몸으로 끌어내는 지친 인부들의 익숙한 얼굴들. 어느 곳에서나 사회 최하층을 차지하는 가난한 노동자들의 신산한 삶이란 안쓰럽기 그지 없다.  그럼에도 제 앞의 생을 놓치지 않고 똑바로 마주하는 '근성'같은 것도 그림 속에서 같이 느껴진다. (이번 서울 전시회에서 이 그림의 초벌 스케치가 걸려 있는데 책 속 그림과 아주 '약간' 다르다.)



(해상도는 메롱이다. 게다가 줄이기까지 해서..;;)

이상하게 전에도 느꼈지만 이주헌씨의 책은 '대중적'이라는 찬사를 많이 받음에도 불구하고 나랑은 좀 안 맞았다.  어쩌면 그것이 미술 관련 서적의 특징일지도 모르겠지만 대체로 지루했다. 그래서 그림을 보는 즐거움이 있음에도 읽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내가 바라는 편집이 있다면, '귀족들의 은밀한 삶'처럼 양페이지를 다 차지하는 그림은 펼침메뉴로 책을 만들어서 그림을 펼쳐놓고 넓게 감상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설명도 그 페이지 안에서 끝나거나 단락이 마쳐질 수 있는 기묘한 편집!(사계절 출판사의 생활사 박물관 시리즈처럼 말이다!)을 원한다.  너무 배부른 투정일까?

아무튼 맘에 들었던 그림 몇 장을 더 올려본다.



이반 시쉬킨의 <겨울>

이 책의 제목처럼 '눈'이 온통 덮어버린 자작나무 숲이다.  러시아 하면 겨울이 생각나고 눈이 같이 연상되는 것은 당연하다.
어찌나 아름답고 근사하던지 보고 있으면 진짜로 추위가 느껴지는, 세포를 자극시키는 그림이었다.  춥지만 뭔가 신성한 느낌도 나는, 자연의 울림 같은 것이 묘하게 연상되어지는 그런 그림.

니콜라이 게의 <갈보리>라는 작품이다.  자세히 보면 머리에 가시 면류관을 쓴 것을 알 수 있다.  신의 아들이며 신의 인격화인 예수지만 자신 앞에 놓인 죽음의 잔은 두렵고 무서웠을 것이다.  그 고통과 공포의 순간을 포착한 그림인데 뒤에 있는 죄수의 귀신 같은 얼굴 덕분에 예수의 고통이 더 실감나게 느껴진다.

성화 그림에서 보통 보여지던 '신격화'보다 더 신성해 보이고 은혜(?)롭다고 해야 할까.

러시아의 역사를 보건대 기독교와도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이 역시 일부러 인식하지 않으면 잘 느껴지지 않는 일종의 선입견이다.  책에는 역사화도 많이 있고 종교화도 많이 있었다.

20세기의 추상화는 너무도 어렵고 멀게 느껴지며 사실 '아름다움'조차도 잘 못 느끼겠던데(전시회에서도 마찬가지!) 역사화와 풍경화, 또 초상화는 눈길을 떼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자꾸 전시회 이야기를 해서 민망하지만, 이번 칸딘스키와 러시아 거장전에서의 놀라움 감격은 뜻밖에도 '고흐 전'보다도 더 깊었다.  좀 더 익숙하고 대중적으로 알려진 고흐보다 신선했던 러시아 미술에 호감이 더 간 것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오후에 간 고흐전과 오전에 간 러시아 거장전의 차이도 한 몫 했을 것이다. )

이 책은 두 도시의 네 곳 미술관의 그림들을 '골라서' 자세히 언급해 주었고, 그 과정에서 러시아의 역사도 훑듯이 말해 주었다.(심지어 책 뒤에 러시아 역사 연표도 나온다.) 낯선 지명과 낯선 이름들만큼이나 낯선 러시아의 역사지만, 그림을 통해서 다가가니 좀 더 가깝게 느껴진달까. 아무래도 호감이 상승한다.

힘들게 마친 독서이지만 새해에 만난 러시아 미술과의 감회는 뜻깊다.  모처럼 눈과 마음이 함께 호강했달까. 다음 시리즈는 뉴욕, 런던, 북유럽이라고 하는데 이어지는 이주헌의 예술 여행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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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1-13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일요일 아침, 친절한 마노아샘 덕분에 러시아 미술 감상하고 좋아라~~~~ 나의 로망, 자작나무숲!
미술은 음악과 다르게 책이나 그림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아이들에게 보여줄 명화관련 책들만 보니, 심도있게 다룬 책은 못 보았어요.ㅠㅠ 학고재에서 미술 관련 책들을 잘 만들어주네요~ 감솨^^

마노아 2008-01-13 13:27   좋아요 0 | URL
이주헌씨랑 학고재랑 인연이 깊은가봐요. 50일 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도 학고재에서 출판되었네요.
자작나무는 발음만으로도 참 예뻐요. 저도 미술책은 아이들용 책만 보다가 모처럼 긴 페이지 책을 읽었더니 머리가 아파요^^;;;;

2008-01-13 1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3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8-01-13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열렬한 이주헌씨 팬!! ㅎㅎ 저도 고흐 전시회도 보고싶고 칸딘스키 전시회도 보고싶고 모딜리아니 전시회도 보고싶고... 아 멀어라...마노아님 얘기 듣고 나니 더 가고싶어요. ^^

마노아 2008-01-14 00:58   좋아요 0 | URL
저는 50일 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을 읽다가 중도 하차했어요. 다시 도전해야 해요^^;;;
고흐전 다녀오고 칸딘스키전 다녀오고 다음주에 모딜리아니 전 가려고 해요. 죄송...염장성 발언을^^;;;

2008-01-14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4 1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8-01-14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멋질 것 같아요. 보관함에 넣어둬야겠당^^

마노아 2008-01-14 22:21   좋아요 0 | URL
헤엣, 이 책 매력 있어요^^

딸기 2008-01-15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으로...

마노아 2008-01-15 17:44   좋아요 0 | URL
고고씽^^

딸기 2008-01-18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름신을 부추기는거지!

마노아 2008-01-18 10:25   좋아요 0 | URL
어머, 화들짝! (>_<)
 
지식 e - 시즌 2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2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작년 12월에는 많은 책을 선물 받았는데, 그 중에서 새해의 첫번째 책으로 꼭 읽겠다고 다짐한 게 이 책이었다.  첫 단추를 무지 중요하게 여기는 편인데, 첫 독서가 너무 힘이 들면 한 해 내내 독서가 힘들었었던 옛 기억이 떠올라서다. (그 책은 김훈의 '풍경과 상처'였다. 1월 1일의 독서로는 절대 어울리지 않았다.ㅡ.ㅡ;;;;) 리뷰 자체는 동화책을 먼저 써버렸지만, 새해 첫날 읽기 시작한 책은 지식e 씨즌 2였다. 1편의 화사한 노란색에 비하면 2편의 붉은 색은 강렬하긴 해도 좀 더 진중한 빛깔을 갖고 있는데, 편집이나 구성도 좀 더 차분해진 편이다.

'희, 노, 애, 락' 의 네 가지 주제에 맞게 세분화했고, 1편과 차별성을 둔 게 있다면 '설명'을 좀 더 많이 보탰다는 것이다.  사실 지식채널e의 영상이라는 게 짧으면 4분이고 길면 6분, 평균 5분 분량의 방송이지만 영상에 맞게 글자가 천천히 나오므로, 스크립트로서의 분량은 그닥 길지 않다.  그 영상의 문구들을 다른 설명 없이 나열해 주고, 본 주제의 부연 설명을 뒷장에 양페이지 혹은 그 이상의 분량으로 길게 설명해 놓았다.  아마도 1편을 읽어본 독자들 중에서 '건드려만' 놓고는 깊은 얘기를 하지 않아서 다소 실망했다...라는 평이 나온 까닭에 내려진 처방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시적인 운문성과 리듬감은 떨어졌지만 산문의 느낌으로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는 더해진 느낌이다.  전처럼 참고도서가 소개되긴 했지만 매 주제마다 소개하진 않아서 그 점은 다소 아쉽다.  거기서 발견하는 진주도 꽤 값졌기 때문이다.

1편을 읽을 때에는 책을 먼저 읽고 영상을 나중에 접했는데, 2편은 영상을 먼저 접한 경우도 다수 되었다.  놀랍게도 첫 인상을 중요시하는 까닭인지, 1편은 책이 더 감동스러웠고, 2편은 영상이 더 기억에 남는 편이었다.  아무래도 선 기억에 대한 감정이 깊은 탓일 것이다.

이미 접한 내용을 두번째 접했기 때문인지 아무래도 재미와 감동이 조금 못 미친다고 여겼는데, 책을 다 덮을 때가 되니까 그 인상이 너무 서둘렀다는 판단이 들었다. 역시나 별점 다섯 개의 무한 감동이 밀려온다.  어쩌면 그것은 구성의 승리일 수도 있겠다. 희노애락에서 '노'와 '애'가 마지막 파트였다면 얼마나 꿀꿀하게 책을 마무리 했겠는가. '락'을 보면서 좀 더 웃고 좀 더 감동도 받고 하니 기분 좋은 마무리로 시원스러웠다.

자연, 사회, 사람, 예술, 종교, 진실, 문학, 삶... 등등. 지식e의 많은 주제들에 눈을 반짝여 본다. 개인적으로는 수업 자료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나의 얕은 지식의 저변을 넓혀주는 게 참 고맙다.(깊이는 더 수고로운 노력을 가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책의 맨 뒤에는 작가들의 후기(?)도 같이 실렸는데, 어떤 마음으로 작업했는지, 주제와 소재를 찾고 자료를 찾아가는 과정을 짧게 묘사한 부분에서 진한 여운과 감동도 같이 받았다.  부록으로 같이 준 핸드폰 액정 클리너의 노란 e가 예쁘고, 책의 속지까지도 너무 예쁘게 담겨 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영상으로도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다방면은로 독자를 즐겁게 해주는 재주를 가졌다.  모양새 하나까지도 빠지지 않는 요런 센스쟁이!

얼마 전에는 EBS의 '공감' 콘서트에 갈 수 있는 입장권 주는 행사도 했더만 애석하게도 미처 알지 못했다. 알았다면 선물용으로 하나 더 구입했을 텐데.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식. '지식'이라는 말이 관념적인 언어가 되지 않게 애쓰고 노력하는 것은 우리들 독자, 그리고 사회 구성원 모두의 몫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본다.  새해의 첫번째 독서(동화책 빼고. 무시하는 게 아니라..;;;), 반갑다!

엄지의 귀환 에피소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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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8-01-07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 첫권 읽다가 다 못읽었어요.
아직 읽을 힘이 안되나 봐요. 읽는데 맘이 넘 힘들어서 중간에 일단 그만...
그거 다 읽으면 2권을 읽겠죠? ^^

마노아 2008-01-07 22:38   좋아요 0 | URL
전 1권 읽다가 막 울기도 했어요. 어찌나 갑갑하고 먹먹하던지요.
2권은 1권보다 감정 동요가 좀 덜했어요. 다행히(..;;;)^^;;

다락방 2008-01-07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전 지금 2권 읽고 있다가 미친공장,미친소,미쳐버린 먹이사슬, 여기서 부들부들 떨고 멈췄어요.

휴~

마노아 2008-01-07 22:39   좋아요 0 | URL
부들부들의 연속이지요. 전 좀 전에 찌리릿님 올린 유튜브 보면서 또 부들부들했어요.
아이 참 나쁜...@#$%(%^*@*%($#))#@##$%%같은 넘들 얘기가 나와서요..ㅠ.ㅜ

바람돌이 2008-01-07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1권 사놓고 안읽었어요. 워낙에 영상의 이미지가 강렬해서 그런가 의외로 책은 빨리 안들어지네요.

마노아 2008-01-07 23:27   좋아요 0 | URL
올해 3권도 나온대요. 계속 밀리니까 어여 보셔용^^ 근데 확실히 저도 1권에 비해서 2권은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이게 다 슈퍼맨 때문이에요. (응?)

순오기 2008-01-30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멜기님 주소 받아서 선물로 구입해요. 오프에서 정가대로 받으니 한권만 사드리고 알라딘 주문해요.ㅎㅎ 투철한 아줌마의 정신!!

마노아 2008-01-30 02:45   좋아요 0 | URL
조선블로그 주문하기 전에 지식e를 주문하고 싶었어요. 근데 아무래도 봤을 것 같더라구요.
요새 지식e는 알라딘의 훈풍처럼 선물로 오가요. 제가 선물받는 것처럼 막 기쁜 거 있죠^^

순오기 2008-01-30 22:20   좋아요 0 | URL
예, 지식e는 두 권 다 있고 지금 보는 중이에요. 애들은 진즉 다 봤고요. 우리집은 내가 젤 꼴찌에요.^^

마노아 2008-01-31 01:34   좋아요 0 | URL
오늘 집을 발칵 뒤집어서 책상이랑 책장이랑 위치를 다 바꿨어요.(사실은 언니의 강요에 의해..ㅜ.ㅜ)
이게 무려 12시간이 걸렸답니다. 책을 온종일 날랐더니 지금 너무 피곤해요.
아마 자고 일어나면 근육통에 시달릴 것 같아요ㅠ.ㅠ
책 정리하면서 못 본 책이 너무 많아 얼굴이 화끈거렸어요. 으흐흐그... 이래선 안돼요(>_<)

수아빠 2008-06-09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e>에 관한 설문조사로 도움을 받고 싶은데요
http://blog.naver.com/image2two 에 오셔서
내용을 확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북학의 범우문고 145
박제가 지음, 김승일 옮김 / 범우사 / 200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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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샀는지도 기억에 없다. 꽤 오래 전의 일인 듯 싶다. 책이 워낙 얇고 가볍기 때문에 외출할 때 자주 들고 다녔다.  얇지만 글이 빽빽하기 때문에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각주도 많았고 말이다.  가방 속에서 큰 부피와 무게를 자랑하지 않고도 이동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는 도우미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낸 고마운 책이다.

북학파로 알려진 박제가의 책인데, 18세기 조선 지식인으로서 특히 실학자로서의 고민과 염려를 제대로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수레, 배, 벽돌, 기와, 도로, 교량, 소, 말, 나귀, 안장, 구유, 장사꾼, 돈, 통역, 재목, 약, 간장, 도장, 담요, 종이, 활, 밭, 거름, 뽕나무... 등등 아주 다양한 항목들에 대해서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들을 썼다. 또 책에 대한 서문과 평가, 비교 등을 담아냈는데, 굳이 도식화 시키자면 조선에 대한 비판과 냉소, 그리고 중국에 대한 예찬이 그 내용이다.

청나라를 오랑캐라고 손가락질 하며 그들의 발달된 문물을 배척하는 시각도 문제가 많지만 저자와 같이 찬양과 숭배로 도배하는 눈길도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대략 다섯 차례 정도 중국을 다녀왔는데, 중국의 전역을 다녀온 것이 아니고, 중국사를 통째로 들여다볼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기에(당대인으로서는 불가능한 관점 말이다.) 그가 보고 온 것만이 모두 다이고 전부인 것처럼 느낄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현대인의 시각으로 본다면 우리 것은 우리 것대로 의미가 있고 또 가치가 있는 것들도 있는데 박제가의 시각을 그대로 보고 있자면 몹시 불편함을 느낀다. 우리 것이어서 나쁘다는 얘기가 듣기 싫어서가 아니라 너무 매도되는 느낌을 받아서이다.  그래서 언젠가 '실학자'들이 백성들의 편은 아니었다는 글을 읽은 기억도 떠오르면서 '북학파', '중상학파'라는 이름에 우리가 너무 피상적인 착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 역시 우리 것은 모두 좋은 문화, 좋은 역사!라는 식의 교육(!) 효과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또 아무래도 책이 워낙 딱딱하고 어려운 단어로 쓰여졌기 때문에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서 갖게 되는 일종의 거리감의 효과일 수도 있겠다. 좀 더 걸러진 2차 저작물이 내 수준에서는 필요하다. 발해고를 읽었을 때에도, 또 열하일기를 읽었을 때에도 그랬지만, 당대로서는 놀라운 저작물들이 현대인인 내가 읽기에는 너무나 난해하고 고역인 읽기가 되어버렸다.  어쩌랴.  나의 무지를 탓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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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1-01 0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처럼 무식한 사람들은 '실학자 = 백성들의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네요. ^^;
마노아님의 글을 볼 때마다 '역시 공부를 해야 해, 공부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마노아 2008-01-01 10:4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제 기억에 그런 관점이었던 것 같아요. 삼일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의 시각은 민중을 아주 무지몽매한 존재로 보았거든요. 실학자들의 입장도 그런 입장으로 묘사했던 것 같은데 책 제목이 생각이 안 나요. 다시 찾아보고 싶은데...;;;; 히힛, 용이랑슬이랑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 탐미의 시대 유행의 발견, 개정판
이지은 지음 / 지안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생일 선물로 받은 책인데 꼬박 일년 지나서 읽고 말았다. 그나마도 리뷰는 거의 한달이 다 지난 시점에서 쓰게 되다니... 그렇지만 몹시 재밌게 읽었고 지적충만감에 포식했던 즐거운 책이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제목에서 '은밀한'이라고 방점을 찍어서 낯간지러운 상상도 좀 해보았지만 그런 기대로는 전혀 충족을 시켜줄 수 없는 책이었다. 나름대로 자극적인 제목을 썼지만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 귀족 문화 미시사' 정도가 이 책의 진짜 정체라고 할 수 있겠다.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의 시간을 훑어보고 있는데, 앞시절부터 전해져온 그림이나 판화, 가구와 같은 오브제에서 그 시절의 역사와 문화, 풍습을 읽어 내려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짐작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는데, 우아할 것 같았던 왕의 식사 풍경이 시장 장터 같은 분위기를 자랑(?)한다던지, 그들의 여행이라는 것이 거의 피난민 수준이었다는 것은 놀랍기도 하면서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그 시절 유럽의 식수라는 게 워낙에 열악했고 목욕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다는 것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저 대단하다는 태양왕 루이 14세도 일생동안 스무 번 남짓만 목욕 횟수를 자랑했고, 그나마 일반인들은 평생동안 단 한 차례도 목욕을 하지 못하고 살았으니, 조선 시대 우리네 민중들은 청결로 치면 꽤나 바람직한 습관을 지녔다고 할 만 했다.

책의 흐름이 시간 순서를 따르고 있고 공간적 배경이 궁궐과 귀족들의 생활상이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역사적 인물들의 등장과 행보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루이 14세와 루이 15세의 애첩, 그리고 너무도 유명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역시나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던 많은 부분들이 착각되어진 부분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는데,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죽어간 왕과 왕비의 모습이 특히나 기억에 오래 남는다.  루이 16세가 악의적 루머에 의해서 조작된 것처럼 멍청한 바보가 아니었고, 마리 앙투아네트 역시 소문처럼 사치에 눈 먼 여자는 아니었다는 사실은 그들의 죽음에 아무 위로가 되지 않을 테지만 조금 더 애도를 표할 수 있는 근거는 될 수 있었다.

책에는 펼침 메뉴로 그림들이 실려 있는데 앞면엔 그저 그림이나 판화가, 뒷면엔 그 디테일의 이름들이 박혀 있다. 오로지를 쓴 것 같은데 특유의 광택 덕분에 몹시 '있어' 보인다는 사실!

그밖에도 당시의 모습을 보여줄 그림 자료를 적극 사용하는데 그것들을 따라 읽노라면 시간이 꽤 걸리지만 절대로 지루할 틈은 없다.





프랑스 혁명기를 거치면서 훌륭한 오브제들이 대다수 파괴되고 불태워지는 비극을 겪게 되었는데, 시대의 요청이라는 절대성을 감안하고서도 충분히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단 프랑스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또 무수한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의 비극을 겪었지만 말이다.

늘 '통사'로서의 역사나 풍습을 들여다보곤 했는데 이렇게 '미시사'로서 프랑스의 몇 세기를 들여다 보니 한결 친숙해지고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저자의 남다른 관심에서 시작된 공부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주게 되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들이 보다 대중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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