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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중독 - 미국이 군사주의를 차버리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
조엘 안드레아스 지음, 평화네트워크 엮음 / 창해 / 2003년 2월
평점 :
"전쟁중독"이라는 제목 자체는 나를 크게 사로잡지 못했다. 그렇지만 부제를 보는 순간 이 책을 꼭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미국이 군사주의를 차버리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
아마도, 크게 신선하진 않을 거라고 짐작은 했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지도 몰랐다. 그래도, 통계적으로, 눈으로 선명하게 보여주는 '수치'로 나는 그 진상을 알고 싶었다. 비록 한없이 역겹다 할지라도.
"볼링 포 컬럼바인" 을 보았다면 이 책이 더 실감나게 느껴질 것이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국이 얼마만큼 전쟁에 중독되어 있으며, 또 얼마나 절절히 전쟁을 사모하고, 전쟁이 아니면 나에게 죽음을 달라~~라고 외치는 지를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근거는 정부가 공개한 비밀 문서라던가, 언론자료, 논문, 통계학적 수치로 뒷받침한다. 미국이 전쟁을 온리 원츄하는 이유? 한마디로 돈이다! 전쟁 이상으로 돈이 되는 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가진 자는 더 배불리 채우고, 없는 자는 더 배를 곯게 만드는 그 자본주의의 구조를 400%활용하여 증명해낸 것이 바로 전쟁이니까.
책이 쓰여진 때가 시간이 좀 지났으니, 그때로부터 미국의 광적인 전쟁 집착은 더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덜해졌을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나는, 미국이 이토록 다른 나라 사람의 피를 흘려가면서 제 나라의 부와 안녕을 착취할 거라고는 여겼어도, 자국민의 피도 그토록 많이 흘리며 살고 있을 거라고는 짐작 못했다. 임산부의 1/5이 정기검진을 받을 수가 없다니... 자뻑 미국이란 나라가? 빈곤이나 기아 때문에 50분에 한명씩 어린이가 사망을 한다고? 자칭타칭 선진국 미국이?
세상에, 놀랄 노자다. 책을 읽다 보면 미국 내에서도 희생되어지는 가엾은 사람들 때문에 한숨을 아니 지을 수가 없다. 그들 나라에서 군인으로 내몰리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빈곤층이거나 흑인들이다.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용병 출신인데 사회 가장 밑바닥 인생을 살아왔다.-다이아몬드에 집착한 그의 말로를 미국정부와 부시는 죽기 전에 깨달을 수 있을까...;;;;;;) 국민들은 군사비에 지출되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느라 마땅히 받아야 할 복지적 혜택은 꿈도 꿀수 없고, 핵무기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은 그들의 숨통을 조이다 못해 전 세계의 안녕을 위협한다. 단순히 미국 미친XX만 외친다고 끝날 일이 전혀 아닌 것이다.
이 책은 몹시 심각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 심각함을 비틀어 풍자하느라 해학적인 그림과 대사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자리한 무서운 진실엔 치를 떨지 않을 수가 없다.
미국의 전쟁 중독에 희생된 대표적인 나라로는 우리나라도 비켜갈 수가 없으니 정말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작품의 말미에는 독자들을 향한 저자의 질문이 등장한다. 우리 누구에게라도 던질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대답해야 하는 그 질문을 말이다.
전쟁으로 부자가 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 돈을 지불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죽어가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당신이 할 수 있는 뭔가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