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르발 남작의 성
최제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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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꽤 많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부끄럽게도 그중에 한국작가의 책이 그다지 많지 않더군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취향이 한쪽으로 치우치다보니, 그렇게 된것 같아요. 사실 '퀴르발 남작의 성' 역시 제목과 표지 디자인탓에 외국소설로 알고 선택한 책이랍니다. 책을 보고나서야 한국작가라는것을 알았어요.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않았습니다. 꽤 매력적이다는 생각이 들어서인것 같아요. 

그리고 첫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단편소설을 좋아하기도 하고, 환상문학을 좋아하기도 해서인것 같아요. 익숙하지 않은 장소와 시간 그리고 익숙한 인물들을 교묘하게 섞은 그의 작품들이 마음에 들었던것 같아요. 

특히 8편의 단편중에 앞의 3편이 제게 가장 큰 인상을 주었던것 같습니다. 나머지 5편은 나쁘지 않았지만, 앞의 3편이 강한 인상을 주었기에, 기대감이 점점 커졌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크게 만족하지 못했던것 같아요. 하지만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스타일이 무척 마음에 들었던 책이었습니다.  

'퀴르발 남작의 성' 같은 경우엔 서로 다른 전달자를 통해 평범해보일수 있는 이야기가 매력적인 이야기로 탄생되는 과정이 좋았던것 같아요. 이야기를 이렇게도 전달할수 있구나..하는 생각도 하고요. 다른 단편들 역시 각각의 다른 개성으로 읽는데 지루함을 덜어주었던것 같습니다. 물론 몇편은 좀 진부한 느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환상과 현실의 교집합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혹시 다른 책을 출판하지 않았을까?하는 마음에 저자를 살펴보았더니 신인작가더군요. '퀴르발 남작의 성'은 신인 작가로써 꽤 성공적인 출발인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계속 만나고 싶은 작가 목록에 추가해야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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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다 - 우리 시대 전태일을 응원한다
하종강 외 지음, 레디앙, 후마니타스, 삶이보이는창, 철수와영희 기획 / 철수와영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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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게도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내 시대의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했습니다. 너무 진지한것에 대한 부담감도 컸습니다. 그래서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피한다고 현실이 없어지는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래서 천진한 거짓보다는 아무리 진실이 불편하더라도 마주하는 용기를 내어 이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열사의 40주기를 맞아 그의 일대기를 담은 책인줄 알았어요. 그래서 초반에는 좀 어리둥절 했습니다. 읽으면서 '너는 나다'라는 제목의 의미를 이해했다고 할까요.  처음부터 제가 너무 편견과 오해를 가지고 이 책을 바라보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태일'님과 같은 이름을 가지고 우리나라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같은 이름은 아닐지라도 같은 환경 속에서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떠난 40년의 한국의 노동환경과 경제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동안 뉴스나 TV를 통해 듣던 이야기가 아닌 직접 생활속에서 듣는 이야기는 더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노동환경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4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시대의 전태일을 원한다는 것이 왠지 슬프더군요.

40년전의 전태일과 현재의 전태일들을 비교하거나, 만화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고, 그리고 질문과 답을 통해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노동에 대한 설명등은 4개의 출판사들이 기획을 해서인지 각 챕터마다 독특한 콘셉트로 쉽고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혹시 저처럼 전태일님의 일대기 그린책이라 생각하고 이 책을 선택하셨다면 실망하실지 몰라요. 전혀 그런 내용이 아니라 이 책의 부제 '우리시대 전태일을 응원한다'처럼 우리 시대의 전태일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랍니다.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심각한 청년실업에 좀 우울했어요. 40년이 지난 지금 눈에 띄게 크게 변한것은 없다는 현실에 실망스러웠지만, 그 우울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웃는 그들의 모습에 용기를 잃지 않도록 응원해주고 싶은 맘도 커졌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저 혼자 읽기보다는 주위사람들에게 권해서 함께 읽고 싶은 책이였습니다.  

정말 우리 시대의 전태일들을 응원하고 싶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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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시 - 그림자 소년, 소녀를 만나다
팀 보울러 지음, 유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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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보이'가 인연이 되어 알게 된 팀 보울러.  그 후에 '스타 시커'를 읽고 청소년 성장 소설에 관심이 많은 작가이구나..생각했어요. '스쿼시' 역시 성장소설인데, 아직 읽어보지 않은 '프로즌 파이어' 역시 비슷한 류일거라 생각됩니다. 성장 소설이 꽤 많은데, 팀 보울러의 책은 뭔지 모르게 비슷한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좀 식상해진 느낌이랄까요. 

'스쿼시'는 솔직히 읽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팀 보울러의 책을 읽어보고 생각하자 하는 심정으로 선택했는데, 아쉽게도 '스쿼시'를 끝으로 팀 보울러의 책을 읽을것 같지는 않네요. 

주인공 제임스와 아버지의 갈등과 미스터리한 소녀의 등장등으로 초반에는 속도감이 있었는데, 사건의 해결방식이 기존에 읽었던 '리버보이'나 '스타 시커'에 비해 설득력이 부족했던것 같습니다.  아동성착취나 가정폭력에 대해 언급이 되는듯했지만, 왠지 그냥 가출청소년들의 철부지 없는 행동으로 치부되는듯했어요. 

특히 제임스 어머니의 죽음은 납득이 더더욱 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유유부단함과 연약함에 솔직히 제임스에게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더 큰 상처를 주게 되었네요. 최근에 읽었던 '그림자 게임'에서 가장 큰 죄인은 죄를 짓는 자보다는 죄를 방관하는 자라는 글이 생각나네요. 

많은 청소년 성장 소설들을 읽으면서 꽤 공감가는 내용들도 많았는데, 팀 보울러의 성장 소설은 왠지 지나치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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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리에트가 웃는다
엘자 샤브롤 지음, 이상해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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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스토리라인을 보고 왠지 '오만과 편견'의 이미지가 떠올라서 이 책을 읽게 되었어요. 프랑스 오지 마을인 풀리주악에 주민이란곤 10명 남짓 안되고, 80세 이하는 아직 젊은이 취급 받는 마을에 이제 100살하고 며칠을 넘기신 '줄리에트'는 마을에서 최고령 할머니랍니다. 

아무래도 마을의 평균연령대가 70대이다보니, 죽어가고 있는 마을 같았어요. 하지만 어머니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 피에르가 가족을 이루고 싶은 소망에 풀리주악을 떠난겠다는 선언을 하게되고, 그런 피에를 잡기 위해 풀리악 주민들은 그의 피앙세를 만들어주기로 작당하게 되면서 마을에 활기가 띄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읽으면서 나이드신 분들의 고집과 시골 사람들의 특유의 배타적인 삶등이 불편할수 있겠지만, 어느덧 그들의 진심은 바로 보여지는 겉모습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해하게 되고 그저 웃음으로 넘길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실 저는 책 제목의 주인공인 '쥘리에트' 할머니보다, 두더지 할머니로 불리는 '레오니' 할머니의 캐릭터가 더 마음에 끌렸어요. 어딘지 괴팍하고 기괴한 구석이 있다고 하지만, 그녀의 내면은 무엇보다 인간적이고 솔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인것 같아요.

읽는내내 한편의 코미디 영화나 연극을 보는 기분이었어요. 잠깐 '마파도'의 할머니들도 떠오르기도 했구요.^^;; 약간의 과장스러움등이 그래서 더 잘어울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영화나 연극으로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깊은 생각없이 유쾌하게 읽은 책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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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미스 프랭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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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의 책은 쉽게 읽히는데 비해, 쉽게 읽을수 없는 책인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그의 책을 읽고 난 다음에는 리뷰를 쓸때 살짝 고민을 하다가 쓰지 않게 되는것 같습니다. 제가 이야기 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읽고 이 책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남기실거란 생각이 들어서인것 같아요. 

'악마와 미스 프랭'에서는 돈과 권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 악마가 찾아와 마을 사람에게 제안한 이야기는 모두의 귀를 솔깃하게 하지요. 이 책을 읽는 동안 오래전에 보았던 '도그빌'이라는 영화가 떠올랐어요. 

누가봐도 평화로워 보이는 시골 마을에 수수하고 소박하다고 생각했던 시골 사람들이 어떠한 계기(돈과 권력)로 변해가는 모습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소름끼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처음에는 작은 마을 뿐이겠지만, 작은 마을이 모여 큰 마을이 되고, 큰 마을이 모여 도시가 되고 도시가 모여 국가 된다고 생각할때, 그 작은 마을 하나 하나가 그런 생각들을 품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공포 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인간은 선하다라는 '성선설'을 믿고 싶지만, 실재 우리가 겪는 사회를 보자면 '성악설'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다지 크지 않고 가벼운 책으로 몇시간만 투자하면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예요. 읽는 동안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덮을때는 많은 생각을 안겨주다보니 책을 읽었던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을 껴안게 되는 책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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