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전자책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사실 나역시도 단말기를
사볼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책을 좋아해서(읽는 것만큼이나 소장해서 바라보는 것에서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는 1인이다) 한 두 권씩 두다보니
어느 새 우리 집에서 가장 많은 부피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수준에까지 가다보니 전자책으로 읽으면 좋지 않을까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을 먼저 말해두자면 난 단말기가 없다. 아주
가끔 컴퓨터에 다운받아서 ebook를 보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품절이 되어서 더이상 그 책을 구할 수 없을때인 경우이며 이런 경우도 흔치
않아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이동시에 엄청난 권 수의 책을 다운받아서 단말기에
충전기만 있으면 되니 휴대는 간단할 것이다. 실제로 이런 장점들을 부각하며 처음 전자책이 출시될 때에도 크게 광고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면서 종이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종이책의 위기와 나아가
서점의 존폐 위기가 대두되기도 했었지만 현실은 글쎄다. 여전히 종이책이 좋다는 사람도 있고 전자책이 편하다는 사람도 있고 장단점은 존재하겠으나
종이책의 위기는 오히려 독서인구의 감소로 보는게 더 빠를것 같다.
물론 동네서점의 위기는 분명 있었으나 이는 오히려 대형 온라인
체인 서점의 등장(온라인 서점의 장점) 때문으로 봐야 할것 같고 한편으로 최근에는 다양한 컨셉과 테마로 자기만의 매력을 선보이는 독립서점이
하나의 대안으로 등장하기도 하면서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때 앞으로 서점이라는 공간이 살아남기 위한 한
방법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독립 서점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북숍 스토리』는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젠 켐벨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서점에서 일하며 글을 쓰는데 현재는 런던의 앤티크 서점인 '리핑 얀스'에서 근무하고 있단다.
그녀의 서점 근무는 자연스레 작가의 작품에도 반영되어 지난
2012년에는 서점에서 벌어지는 황당을 일들을 엮은 글인 《서점 손님들이 하는 이상한 말》을 발표했고 2014년에 출간한『북숍 스토리』의
경우에는 전 세계 300개에 이르는 다양한 독립서점들과 서점을 사랑하는 독자, 서점 관계자,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아냄으로써 다시금 화제가
된다.
작가는 서점이 여전히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자신있게
'분명히 그렇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책에는 그에 대한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서점이라는 공간이 지닌 마법 같은 매력, 오롯이
서점이기에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효용을 알려주는데 이와 함께 무려 300 곳이라는 세계 각지의 다양한 서점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책을 좋아하고 서점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북숍 스토리』는 한 권쯤 소장해두고 싶어질 책이라고 생각한다.
300곳이라는 점에서 각 서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필요하다면 이 책에 소개된 리스트를 통해 좀더 다양한 정보 검색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고 책 사이사이에 담겨져
있는 서점에 관련한 흥미로운 추가 정보도 유익할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보고 싶었던 곳은 영국의 헌책마을인 헤이온와이인데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세계의 독립서점 지도를 만들어 나라별(지역별)로 묶어서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정도로 매력적인 곳들이 참 많아
좋았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