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면서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필연적이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누구라도 어떤
순간에 실수는 할 수 있다. 물론 의도가 있지 않은, 자신의 의지와도 상관없는 실수나 고통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럴 때 누군가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네가 잘못해서 그런게 아니라'고 말함으로써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어떤 사람은 이미 어쩔 수 없는 문제들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자신에게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가 더 큰 생채기를 내기도 한다.
물론 어떤 잘못에 있어서 스스로의 잘못을 돌아보며 다시는 이런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해나가지 못하고 오롯이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지만 위의 이야기에서처럼 지나치게 스스로를 비난하는 경우에는 그 상황이 더 나아갈
경우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자기혐오'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나에게』의 저자인 안드레아스 크누프의
주장이다.
안드레아스 크누프는 무려 20년간 수십만 명의 사람들을 자기비난의 늪에서 벗어나게 해준
장본인으로 특히 그의 전문 분야는 '무너진 자존감'을 치유하고 회복하는데에서 일가견이 있는 심리회복전문가라고 한다. 지금 자신의 심리치료센터를
설립하기 이전에는 '위기개입(Crisis Intervention) 전문기관'에서 근무하며 정신적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치료하는 역할을 했는데
딱 하나의 요법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에 걸친 방법들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 심리학자'로 불리기도 한단다.
어느 한쪽으로도 지나치지 않고 마음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자존감 회복이란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일 것이다. 비록 실패를 할지라도 이에 대해서 지나치게 부정적인 말로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시 해보자', '앞으로는 잘 할 수 있다'라고 의지를 북돋아주는 것이야말로 자기 회복이 빠른,
어쩌면 이 책을 필요가 없다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 것이다.
책에서는 자기비난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리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이에 대한 궁극적인 목적으로서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숱한 난관에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데 평소 내가 나를 얼마나 무시하고 사랑하지 않으며 윽박지르고 내 탓을 하고 살았나를 깨닫게 해서 놀라웠고 이렇게 하면서도 나는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우리는 매일 스스로를 아프게 한다'는 그 한 문장이 던지는 파장은 실로 상당하다. 남에게
상처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말조심을 하고 행동을 조심하지만 정작 스스로에 대해서는 너무나 등한시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국 다른 존재인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마음의 고통과 상처를 자초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쉽진 않겠지만 그 문제의 원인이 나의 탓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는 사실, 결국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했던 말과 행동이 오히려 어쩌면 나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입히는 행동이 아니였을까 싶어진다.
결국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스스로를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 관리라는 미명 아래 그동안 나를 닥달함으로써 나를 가장 아프게 하고 힘들게 했던 것은 '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나'였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하는 책이여서 만약 지금 지독한 자기 비난, 더 나아가 자기혐오, 낮은 자존감의 상태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라면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나에게』를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