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긴 변명
니시카와 미와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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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긴 변명』은 니시카와 미와의 작품으로 일본에서는 영화감독으로서도 인정받고 있는 재능있는 작가이기도 하단다. 작가와 영화감독일을 거의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작가는 직접 쓴 각본을 영화로 만들고 이를 다시 소설로 만들기도 하는데 그동안 선보인 작품들을 보면 국내에서도 유명한 오다리기 조 등의 출연한 <유레루>를 비롯해 <우리 의사 선생님>이 있고 이 작품들은 역시나 원작소설로도 발표되어 영화도 소설도 모두 각 분야에서 여러 상을 수상하고 후보에 오르는 등의 인정을 받게 된다.

 

그런 가운데 선보인 『아주 긴 변명』은 역시나 제153회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자신이 직접 감독을 맡아 동명의 영화로 제작해 토론토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된 바 있다고 한다.

 

운명은 따로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할정도의 커플인 사치오와 나쓰코는 대학 시절 동기였던 인물들로 이후 우연한 기회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되고 결국엔 결혼에 이르게 된다. 결혼 이후 미용사였던 나쓰코의 헌신으로 사치오는 작가로서의 삶에 전념하게 되는데 결국 그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던듯 사치오는 작가로서 점차 명성을 떨치게 된다.

 

유명 작가가 되어 작품 활동은 물론 여러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어쩌면 그의 유명세는 더해졌다고 볼 수 있을텐데 이제 성공을 거머쥔 그는 나쓰코가 모르는 가운데 출판사 편집자와 적절치 못한 관계도 맺고 있다.

 

이후 나쓰코가 사로로 죽게 되지만 사치오는 세간의 이목을 생각하며 여느 보통의 남편같지 않게 오열하지도 비통해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사치오의 이런 모습에 오히려 충격을 받게 되는 인물이 있었으나 그와 적절치 못한 관계를 맺고 있는 그녀는 사치오가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사치오에게 있어서 자신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유명작가로서 자신을 오래도록 뒷바라지 해온 아내의 죽음은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사치오를 비련의 주인공처럼 비치게 만들었고 이에 대해 사치오도 굳이 부정하지 않은 채 오히려 그들의 인정을 받아들이는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실상 그는 슬픔의 의미 느끼지 못하는, 어쩌면 그 감정을 제대로 깨닫지 못해 스스로도 나오지 않는 눈물에 슬픈 연기를 해야 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함께 떠난 여행에서 사고를 당해 역시나 운명을 달리한 아내의 친구였던 남편인 오미야 요이치의 가족과 만나게 된다.

 

자신과는 극명하게 다른 반응을 보이는 요이치. 그는 아내의 죽음에 오열하고 분노한다. 결국 사치오는 그를 대신해 요이치의 아이들을 돌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점차 아내인 나쓰코의 존재와 그녀의 죽음을 깨닫게 되는데...

 

너무나 당연하게 자신의 곁에 있는 존재의 소중함을 우리는 때론 잊고 살아간다. 어쩌면 사치오에게 있어서 나쓰코 역시도 그런 존재가 아니였을까? 아무 의미가 없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그 슬픔이 크게 와닿는 그런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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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귀영 옮김 / 콤마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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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는 동안에도 문득문득 '만약에...'라는 말로 과거의 어떤 선택의 기로에서 지금처럼이 아닌 놓쳐버린 그때 그것을 떠올린다. 만약 그때 이게 아닌 다른 걸 선택했더라면 내 인생도 지금처럼이 아니라 다르게 변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약간의 후회와 바람이 있는 것이다.

 

바로 그런 순간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가쿠다 미쓰요의 『평범』이다. 책속에는 총 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표면적으로 보자면 사랑 이야기에 관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랑으로 보이는 그 이야기 속에서도 결국엔 다소 지나치게 이야기 하자면 '삶의 기로'에 놓인 사람들이 하나의 선택으로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그려지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인생」은 결혼 8년차 커플인 후미코와 남편 마사토시가 또다른 커플인 고즈에와 에이치로와 함께 그리스 산토리니로 늦은 휴가를 떠난 이야기다. 고즈에와 에이치로는 후미코 커플의 결혼식에서 만난 커플로 각자의 가정이 있는 이른바 부적절한 관계를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다.

 

특히나 고즈에의 경우 대학시절부터 사귄 남자와 결혼을 했는데 그는 결코 가정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다혈질에 폭력적인 남자에 가깝다. 그럼에도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이혼하지 않은 채 지금의 관계를 이어가는 고즈에는 산토리니로 여행을 떠나는 후미코에게 함께 여행을 떠나자며 부탁하고 결국 남편과의 불행한 결혼을 이어가는 고즈에를 안타깝게 생각해 어쩌면 에이치로와의 만남을 은연중에 응원했던 후미코는 마사토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함께 산토리니로 향한다.

 

그렇게 떠난 산토리니에서 고즈에 커플은 어딘가 모르게 자기 부부와는 다른 격정이 느껴진다고 생각하는 후미코다. 고즈에는 지금의 관계가 또다른 인생이라고 표현하고 우연한 기회에 혼자 산토리니에서 시간을 보낸 후미코는 고즈에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

 

「달이 웃는다」는 이제 결혼 6년차에 접어든 야스하루가 아내 후유미가 이혼을 해달라고 하자 어느덧 신혼초의 설렘은 사라졌으나 그래도 순풍만범(順風滿帆)이라 생각했던 하루하루의 생활이 순식간에 엉망진창이 되는 것을 느낀다.

 

제대로된 대화조차 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내가 계속 이혼만을 요구하자 야스하루는 결국 흥신소를 찾아 아내의 뒷조사를 의뢰하고 이를 통해 아내에게 남자가 있음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잘못이 자신에게 있지 않을까 전전긍긍했지만 아내에게 책임이 있음을 깨닫고 우월감까지 느끼지만 그의 생각과는 달리 아내와의 관계는 무엇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다 과음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연히 탄 택시의 여기사가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어린시절 당한 교통사고를 기억하고 그때 자신이 했던 선택을 돌이켜보게 된다. 사고 차량의 차주를 처벌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선택이 불러 왔을지도 모를 결과를 떠올리던 그는 그때를 상기하며 마침내 아내에게 들려줄 자신의 선택을 결정짓게 된다.

 

「오늘도 무사 태평」은 딸과 성실하면서도 가정적인 남편과 살아가는 사토코는 '피요는 오늘도 무사 태평'이라는 블로그를 운영중인 가정주부이자 파트타이머다. 블로그에 거짓을 쓰진 않지만 어느 정도 잘 포장된 이야기로 점차 '레시피, 미식 일반'에서 비교적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어쩌면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의 사토코이지만 그녀가 블로그에 무사 태평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업데이트하면서 마치 사람들에게 행복하다는 것을 어필하고자 하는 데에는 다른 그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정작 자기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나는 행복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주방 도라」는 한때 연인이였던 여자와 결혼하면 어떨까를 생각만 하다가 관계가 끝나버리자 이제는 이런 생각을 하기 전 직장에서 만난 사람과 결혼한 남자의 이야기로 결국 부인과도 이혼을 하고 우연히 듣게 된 전 연인이 오픈했다는 선술집인 '주방 도라'를 찾게 되면서 만약 그때 이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만 하지 말고 결혼했다면 지금쯤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을까를 생각하며 주방 도라를 찾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평범」은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없이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기미코가 어느덧 도쿄에서 유명한 요리 연구가가 된 고등학교 시절 친구인 하루카의 연락을 받고 자신을 만나러 오겠다는 그녀의 이야기에 잔뜩 설레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사실은 하루카가 과거 자신이 사겼던 남자의 존재를 확인하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실망하게 되지만 하루카의 진짜 의도를 듣게 되면서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다.

 

「어딘가에 있을 너에게」는 남편과의 이혼 후 입양한 고양이를 잃어버린 니와코라는 여자가 자신의 고양이를 발견했다는 전화를 통해 만나게 된 아이라는 여성과의 만남이 그려진다. 아이는 사고로 아들을 잃었다. 그 대상은 다르지만 둘은 상실의 고통을 공감하는 사람들로 만약 그들이 다른 인생을 선택했다면에 대한 이야기는 앞선 다섯 가지의 이야기와 함께 '만약', '다른 선택', '다른 삶'이라는 세 가지의 요소가 그려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삶의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순간보다 그 반대의 경우에 우리는 어쩌면 만약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야기들을 그려냄으로써 오히려 역설적이게도 지금 이 순간 순간들을 후회없도록 살아야 겠다고 마음 먹게 만드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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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생애
이승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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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생애』는 이승우 작가가 5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말 그대로 '사랑이 뭐길래'라는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이승우 작가는 지난 1981년 『에리직톤의 초상』을 통해서 등단한 이래로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을 통해서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이 그려진다.

 

책에는 세 명의 남녀가 등장한다. 마치 세상 모든 평범한 사랑의 축소판 같은 이야기로 형배, 그의 대학 후배인 선희, 여기에 영석까지. 이들의 관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씩 맞물려 있다. 먼저 선희는 과거 형배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했었다. 그리고 형배는 이 당시 선희의 고백을 거절했고 이에 그녀는 가까스로 마음을 정리하게 된다.

 

그러나 선희의 고백으로부터 3년 가까이 지난 즈음 형배는 소위 뒷북치듯 그 사랑을 깨닫게 되고 이제는 오히려 그가 선희에게 고백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가장 좋은 상황은 선희가 형배에게 고백했을 때 형배도 그녀를 사랑해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으로 맺어진다면 좋았겠지만 애초에 그런 상황은 벗어난 셈이다. 게다가 여기에 영석이 등장한다. 뒤늦게 선희에게 고백하는 형배, 지극히 의도된 사랑 고백으로 인해 오히려 선희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영석, 그런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선희. 완전히 끝나버렸다면 다행이였을테지만 뒤늦게 자기 멋대로 고백하고 어찌됐든 연결의 고리를 이어가는 선희와 형배의 모습에서 강한 질투심을 느끼게 되는 영석, 그리고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영석에게 질린 선희는 그를 떠나게 된다.

 

참으로 엇갈린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다. 사랑이 결코 쉬울수는 없겠지만 지나치게 무겁게 생각한 사랑은 오히려 사랑할 기회를 뺏어가버리고 믿음이 부족한 사랑은 또 상처로 돌아온다. 어찌보면 너무나 평범한 사랑 이야기, 엇갈리고 그 과정에서 고통받는 평범한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어디에나 있음직한, 엇갈린 사랑이 한없이 안타까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모르게 '사랑이 원래 그래'라고 주억거리게 되는 그런 이야기여서 제목처럼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이지만 진짜 이야기는 마치 인간에게 기생하며 살아있는 사랑의 생애와 본질을 만나게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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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 이 문장이 당신에게 닿기를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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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책 제목 때문이였을 것이다.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도 못했고 책 내용이 어떠한지도 알지 못한 채 왠지 눈길을 끄는, 그래서 읽지 않고도 못 배길것 같은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 바로 최갑수 작가의 『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이였다. 우연한 그 만남이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았고 이후로는 작가님의 이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더랬다.

 

그리고 이렇게 신작도서인『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을 읽게 되었고 제목에 이끌려 첫만남을 가졌던 그 책과 닮은 듯한 분위기가 묘하게도 글과 사진에 빠져들게 한다.

 

 

참 쉬운것 같아도 동시에 어렵게 느껴지는, 세상 모든 것이 정답 같아도 내가 당사자가 되어버리면 또 세상 어디에도 답이 없는것 같은 아득함이 느껴지는 그런 사랑에 대해, 특히 현재의 사랑보다는 인생의 시간을 함께 해온 듯한 사랑을 회상하는 글들과 어딘가 모르게 애잔함마저 느껴지는 마치 한 사람이 고백이건만 세상 곳곳에서 건져올린것 같은 수많은 사람들의 고백 같은 글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조차 사랑은 나와 함께 하고 있다고 담백하지만 그래서 더 애절한 고백을 전하는 말들... 과연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작가님은 이에 대해 위와 같이 말하고 있다.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말보다는 함께 떠나자는 말을 해야겠다.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일 테니.'(p.215)

 

우리는 사랑에 빠지면 언제 어디서든 그 사람을 생각하게 된다. 그 무엇과도 연결지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맛있는 걸 먹으면 그 사람과 함께 먹고 싶다는 생각, 멋지고 예쁜 것을 보면 함께 보고 싶다는 생각, 좋은 곳을 떠나오면 언제든 꼭 함께 오리라는 생각들 말이다.

 

작가님에게 있어서 여행은 단순히 직업적 소명이 아니라 삶 그 자체와도 같아 보여서, 그런 분이 말하는 '함께 떠나자'는 말은 어쩌면 흘러가는 시간을 오롯이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마다 또다른 말로 표현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속에서는 바로 이 말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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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복도 아래로
로이스 덩컨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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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복도 아래로』는 『나는 당신이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영화화 된 바 있다)』의 로이스 덩컨이 쓴 작품으로 현재 <헝거게임>의 제작사가 영화화를 결정하고 캐스팅까지 마친 상태에서 바르셀로나에서 영화 촬영중으로 내년 상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전체적인 스토리를 보면 영상으로 제작되면 과연 어떤 공포로 다가올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무서워지는 책인데 시작은 한 소녀가 낯선 기숙학교로 떠나면서이다. 키트 고디는 엄마가 재혼을 한 뒤 신혼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자신의 바람과는 달리 따라갈 수 없게 되자 이정표를 찾기도 어려운 시골마을에 위치한 블랙우드 기숙학교로 향하게 된다.

 

결국 가는 내내 마음이 좋지 않은 키트다. 게다가 그런 기분으로 도착한 블랙우드 기숙학교의 첫인상은 절대 편안한 분위기가 아니였다. 겉으로 볼때는 호화스러운 대저택의 외관을 자랑하지만 그속에서 오히려 키트는 악령이 깃들어 있는 듯한 공포를 느낀 것이다. 게다가 기숙학교에서 지내게 되면서 교내에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까지 듣게 되는데...

 

전문적인 기숙학교라기 보다는 어딘가 모르게 가족이나 몇몇 인물들에 의해서 운영되는 듯한 분위기의 블랙우드 기숙학교는 원래 기숙학교라고 하면 떠올리게 되는 폐쇄적인 분위기를 더욱 배가시킨다.

 

학교에서는 자신의 능력에 따른 차별화된 수업을 받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키트를 포함해 루스, 린다, 샌디는 각기 다른 영적인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다. 마치 산자와 죽은자가 공존하는것 같은  블랙우드에서 아이들에게는 없던 재능이 생기는데 이는 본래 자신들의 내면에 자리한 능력이 아니라 죽은 영혼들이 능력이였다.

 

기숙학교가 되기 이전에 화재 사고가 있었던, 오싹함이 느껴지는 블랙우드의 전력도 무섭지만이미 망자가 된 이들이 자신들이 꽃 피우지 못한 능력을 아직 살아있는 소녀들을 통해서 발현하고자 소녀들을 마치 매개체인 동시에 인질처럼 활용한다는 것은 두려움을 자아낸다.

 

이런 상황 속에서 블랙우드를 탈출하는 동시에 친구들까지 구해내려는 키트의 활약은 이야기 전반에 흐르는 기괴한 분위기와 함께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제대로 만든다면 영화가 오히려 훨씬 더 무섭게 그려질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과연 영화를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마저 드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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