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초지로 - 고양이와 집사의 행복한 이별
고이즈미 사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콤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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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인 천만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아마도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이 가장 많을텐데 최근에는 고양이를키우는 주인을 오히려 집사라 표현할 정도로 이제는 단순히 애완동물의 수준을 넘어 한 가족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안녕, 초지로』는 14년 전에 지인으로부터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데려와 키우던 저자가 그중 한 마리인 수컷인 초지로와의 만남과 이별,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담히 그려낸 책이다. 이미 키우고 있던 고양이를 잃은지 반년 뒤의 일이라고 저자는 먼저 운을 뗀다.

 

처음 부부는 암컷 한 마리만 데려올 생각이였다. 수컷을 키운 경험도 없고 두 마리를 동시에 키워 본적도 없었기 때문인데 마치 운명처럼 부부는 첫눈에 얼룩무늬 수컷 한 마리에 반해버렸고 결국 '초지로'와 '라쿠'라는 이름으로 두 마리는 함께 살게 된다.

 

 

생긴 모습만큼이나 너무나 다른 성향을 가진 두 마리는 때로는 투닥거리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잘 지냈고 이는 저자 부부와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점차 네 식구로 변하게 된다. 이후 아들이 태어나고 세 아이를 둔 부모로서 애정을 쏟는 저자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그러다 고양이 만물박사인 친구가 집에 놀러오고 평소 낯을 가리지 않는 초지로가 친구 앞에서 재롱을 피우며 배를 드러내놓고 있던 때에 친구가 초지로의 배를 쓰다듬어 주다가 유선 종양이 의심된다며 병원에 가보길 권하고 수컷이라는 점에서 고민을 하지만 결국 다니던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서 진찰을 받아 본 결과 종양임을 알게 된다.

 

다행히 처음 우려와는 달리 응어리가 생긴 주변만 제거한 후 괜찮아지던 차에 초지로의 몸상태가 다시 나빠지는데 이번에는 변을 제대로 못보며 또 힘들어하는 것이였다. 결국 큰 병원까지 가서 검사한 결과 항문 안에 아주 큰 종양이 발견된다.

 

수술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부부는 집에서 편안하게 살게 하다 보내자고 결심을 굳힌다. 시간이 갈수록 초지로의 몸상태는 점차 나빠지고 저자 역시도 조금씩 초지로와의 헤어짐을 준비해 나간다.

 

갑작스럽게 가슴 아픈 소식을 듣고 언제일지 모를 날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초지로를 돌보는 가운데 죽음을 대비하는 모습들은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렇게 11년 10개월의 시간을 끝으로 초지로는 새벽녘에 마치 평소 편안히 잠이 들듯 떠난다.

 

책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라 이후 그녀가 초지로와의 추억을 어떻게 정리하고 기억하는지, 또 라쿠는 어떠한지 등의 이야기도 들려주는데 초지로와의 헤어짐 이후 유기묘를 데려와 간지로라는 이름을 짓고 함께 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결심도 읽을 수 있어서 담담하지만 가볍지 않았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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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본다 미드나잇 스릴러
클레어 맥킨토시 지음, 공민희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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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본다』는『너를 놓아줄게』를 통해서 화제를 모은 클레어 맥킨토시의 두 번째 소설이다. 사실 전작을 읽어보질 않아서 어떠했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할순 없지만 스토리는 충분히 스릴러 소설로서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이번에 선보이는 두 번째 소설 역시도 그에 못지 않은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의 내용이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여서 더욱 눈길을 끄는데 군중 속에 섞여서 살아가는 듯하지만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누군가가 나를 지켜본다고 해도 나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 수 없을 것이고 실제로 다양한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여성들은 집밖에서 화장실조차 마음대로 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 사람의 사생활이 그 어느 때보다 쉽게 노출될 수 있고 이로 인해서 2차적인 피해까지 우려되는 사례가 거듭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적나라한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여주인공인 조 워커는 마흔살로 현재 남자 친구인 사이먼, 아들 저스틴, 딸 케이티와 함께 런던에서 살아가고 있는 어찌보면 상당히 평범한 여성으로 현재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경리로 일하고 있다.

 

그런 조가 어느 날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신문 광고란에서 한 사진을 보면서 그녀의 삶은 달라진다. 사진 여성은 자신과 아주 잚은 얼굴로 그 어떤 설명도 없이 사진과 전화번호, 인터넷 주소만 있을 뿐이지만 조는 어딘가 모르게 그 광고가 신경 쓰인다. 심지어 매일 광고에는 다른 여성들이 실리고 그들이 범죄의 희생자가 되자 조의 불안은 더욱 커진다.

 

데이트 광고에 실린 자신을 닮은 여성의 사진, 전화번호와 웹사이트 주소. 전화해 본 전화는 받지 않는 번호다. 그리고 매일 달라지는 여성들의 사진, 그리고 다시 본 그녀들은 텔레비전의 아침 뉴스와 신문 1면에서다.

 

범죄의 희생양이 된 그녀들의 이야기는 조의 불안을 부추기고 조는 그날부터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고 또 그녀를 뒤쫓는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무수한 사람들 속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을 하는 사람들은 그 무수한 사람들 속에 노출되지만 정작 자신은 그들을 인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쩌면 이런 불확실함이 오히려 더 불안과 초조를 배가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결국 조는 지구의 치안팀에 있는 켈리 스위프트에게 제보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켈리의 활약은 주목할 만하다.

 

예전에 『인터넷 나라의 앨리스』라는 작품을 읽은적이 있는데 『나는 너를 본다』는 이 책의 어른 버전이자 좀더 진화되었고 동시에 잔혹해진 이야기라는 점에서, 또한 둘 모두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고 어쩌면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저 충격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섭게 느껴지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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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을 걷는 게 좋아,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승민 옮김 / 정은문고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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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을 걷는 게 좋아,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는 간단히 말하자면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소설가인 버지니아 울프의 런던 걷기 예찬론이다. 개인적으로 유럽 여행을 가게 된다면 거리 곳곳을 걸어보고픈 마음이 있어서인지 버지니아 울프는 어떤 이유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을지 궁금해지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에 담긴 여섯 편의 에세이는 그녀가 1931년 후반에 그해 말과 이듬해 12월 사이에 발표한 작품으로 『굿하우스키핑Good Housekeeping』에 기고한 것인데 버지니아 울프의 전반적인 생애나 그녀에 얽힌 이야기들을 생각하면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주제와 내용의 글이 아닐까 싶다.

 

 

행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그 당시의 기록을 따라가며 마치 고증에 충실히 하면서 그 당시 여행자의 상황이나 기분을 상상해보는 즐거움도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면 버지니아 울프가 그녀의 나이 오십 세에 보편적인 독자들을 위해 써낸 런던 걷기 여행을 지금 다시 그대로 해본다면 어떤 느낌일까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책에는 1903년의 런던 지도와 2017년의 런던 지도가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이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런던 부두에서 템즈 강을 오가는 다양한 배들에 대한 이야기, 그 당시 옥스퍼드 거리의 사실적인 풍경 묘사, 국가 소유로 매입해 실제로 위인들이 살았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자 했던 위인들의 집 이야기를 하면서 그 예로서 영국의 비평가인 동시에 역사가였던 토마스 칼라일 일가를 실제 예시로 들어서 소개하기도 한다.

 

그의 집에서 보낸 한 시간이 그의 전기물 전부에서 배울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주장이 흥미로운데 부엌, 방, 집 주변의 풍경 등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현재 배터시 공원과 첼시 사이에 자리한 칼라일 하우스에 가게 된다면 둘러보고 싶을 정도이다.

 

 

이외에도 세인트폴 대성당과 웨스트민스터 사원 등에 대한 이야기나 하원의사당, 크로 부인이라는 런던 토박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6편이라는 비교적 적은 분량의 도서이나 그 당시 런던여행의 일환으로서 이렇게 산책하듯 걸으면서 만나는 런던의 모습은 어땠을지 상상해보게 되고 그때의 지도와 함께 2017년도의 지도에는 이 책에서 소개된 장소들이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이 책을 읽고 버지니아 울프가 이야기한 곳들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거나 비교하며 걸어보고픈 사람들에게는 두 지도의 비교가 인상적일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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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나에게 건네는 말 - My Book
전승환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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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책이라면 가장 중요한 선택 요소가 내용이 좋아야 한다는 것일테지만 최근에 출간되는 책들을 보면 내용과 함께 외양에서도 상당히 우수한 퀄리티를 선보이는, 그 자체로 소장가치를 느끼게 하는 책들이 많다. 『100 : 나에게 건네는 말』도 그런 분위기의 책으로 감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내부 디자인은 자꾸만 책을 들춰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단순히 작가가 쓴 책을 읽기만 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 책을 읽는 독자들이 직접 무엇인가를 해보게 만드는, 그래서 독자의 해봄이 결국 책의 완성으로 이어지게 만들고 이는 곧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책이 되는 경우도 최근 많이 만나볼 수 있는 책들의 한 트렌드이기도 하다.

 

이 책의 경우에는 얼핏보면 명언집 같은 느낌이 들지만 감각적인고 감성적인 사진,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도 있는 감동적인 글귀와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써볼 수 있는 페이지가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책의 내부는 위와 같고 표지는 책정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이보리와 민트색 두 가지가 있다. 전레오(필명) 작가는 SNS 채널 「책 읽어주는 남자」 편집장으로서 매주 100만 명이 넘는 독자들에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달해온 장본인으로 이 책을 통해서는 작가가 특별히 선별한 것으로 알려진 문장 100개가 수록되어 있다.

 

멋진 사진과 좋은 글귀를 함께 감상하면서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마지막 100번째에 적혀 있는 질문을 통해서 스스로가 진짜 자신에게 건네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는것도 좋은 시간이 될것 같다.

 

그래서인지 마치 다이어리로 활용하듯 100일 동안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고 동시에 용기를 북돋아 준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며 솔직한 마음을 담아 써보길 권해주고 싶다. 끝으로 책의 마지막에는 '미처 못다 한 이야기'라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이 또한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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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지금 행복한가요? - 김뻡씨의 행복 여행
김뻡씨(김태준) 지음 / 토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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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지금, 행복한가요?”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마도 많진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정작 개개인의 행복의 질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그래서인지 서점가에 자리한 책을 보면 행복에 관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그만큼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행복에 관심이 있는 행복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행복하냐고 물었을 때 긍정적인 답변을 하기란 쉽지 않아도 행복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답할 것이기에 지금 자신이 행복한가에 대해 묻고 있는 김뻡씨(김태준)의 『당신 지금, 행복한가요?』는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김뻡씨는 왜 지금 행복하지 않은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여행에서 찾고자 한다. 김뻡씨라는 말은 『꾸뻬씨의 행복여행』을 오마주했다고 하는데 그러고 보면 왜 김뺍씨인가 하는 의문은 일단 해소되는 셈이다.

 

이렇게 행복하기 위해, 여행에서 그 방법을 찾고자 직장까지 그만두고 소위 행복지수가 높은 35개국을 선정한다. 사실 35개국이라는 결코 만만치 않은 여행국가에 대한 선정, 그리고 이 여행이 행복하기 위해서라는 답을 찾고자 함이라는 점에서 시간에 쫓기듯 후닥닥 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이는 곧 대장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기에 저자는 대륙별, 계절별로 여행 계획을 세우는 등의 나름대로 치밀한 준비를 거쳐 2016년 5월 15일에 네팔 안나푸르나로 향한다.

 

 

책을 보면 각 나라마다 행복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소개된다. 이를테면 네팔의 행복은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 인도의 행복은 하루하루를 축복처럼 살아간다는 것, 이집트에서의 행복은 양심을 지킬 때 얻을 수 있는 영원한 삶이라고 말한다.

 

이외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복지 국가의 사례도 만나볼 수 있는데 노르웨이의 경우에는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룰 때 행복하다고 말하며 덴마크의 복지에 관한 이야기도 알 수 있다. 그 사이에는 산티아고 순례길도 나오는데 아마도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도 행복과 연관지어 본다면 더욱 의미있을 것이다.

 

읽다보면 35개국의 행복한 이야기가 참 부럽기도 하다. 그러나 그저 부러워하고만 있기 보다는 우리는 과연 행복한 나라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어 줄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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