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애의 경호관 세트 - 전2권
carbo(도효원) 지음 / 청어람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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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포함

 

때이른 대선과 이후의 국정 현황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사람들의 시선은 청와대에 쏠려 있는 요즘이다. 그런 와중에 『영애의 경호관』을 읽게 되어 조금 더 흥미로웠던게 아닐까 싶다.

 

이야기는 과거 어떤 기억으로 인해 영애임에도 신분을 숨긴 채 살아가는 강현석 대통령의 무남독녀이자 영애인 강조국과 그런 조국을 상대로 역시나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접근하게 된 NIS(국가정보원)의 대테러 1팀 소속의 김민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설이라는 이름으로 개명까지 한 채 자신의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조국은 스스로만 모를 뿐 사고로 돌아가셨다고만 알고 있는 외할아버지가 남긴 핵무길 개발과 관련한 중요한 연결 고리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뛰어난 두뇌를 가졌던 조국의 평범하지 못했던 모습에 대통령 내외는 걱정을 하지만 외할어버지인 이박사는 그녀의 특별한 능력을 자신의 연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한다. 그렇게 주변에서는 알게모르게 조국은 할아버지가 이뤄가던 연구를 마치 카메라로 찍듯이 기억 속에 간직한다.

 

그러다 갑작스런 사고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조국은 청와대가 아닌 회사 근처의 아파트에서 생활한다. 민준은 처음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이 영애를 지키는 목적으로 그녀의 회사에 위장취업을 하게 되지만 과거 이 박사를 죽이고 그의 연구 자료를 훔치려던 사람들이 다시 활동을 시작한것 같다는 판단에 그들보다 먼저 사라진 그 자료를 찾아내고자 조국 주변을 멤돌게 된다.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경호관으로서의 역할과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을 하는 민준은 사실 과거의 상처를 간직한 인물로 자신의 친아버지는 조국의 할아버지를 지키려다 희생된 인물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인연의 다리로 이어져 왔고 마치 운명처럼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진다. 영애와 경호관이라는 특수한 인물관계의 설정이 이야기에 흥미를 북돋우는게 사실이며 조국와 민준이 지닌 각자의 직업적 특성도, 특히 민준의 직업적인 현실이 비교적 잘 그려져서도 재미있었던 책이다.

 

로맨스 소설이지만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내용일수도 있지만 중간중간 두 사람의 달달한 모습도 좋았다. 다만, 애정신이 좀더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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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 - 할 말은 하고 사는 사노 요코식 공감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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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라고 말하긴 쉬워도 막상 그러라고 하면 쉽진 않을 것이다. 이는 어쩌면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일본인도 별반 다르지 않을것 같은데 특히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어릴 때부터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안으로 참아내기를 강요받다시피 하면서 자랐고 커서도 참아야 한다는 또는 당당히 'NO'라고 말한다는 것은 은연중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을 연상케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세대차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이전까지 아니여서 참고 그렇게 말하고 싶어도 속으로 삭힌 채 살아 온 세대에게 당당히 아닌건 아니라고 말하는 세대는 낯설면서도 한편으로는 버릇없다고 여겨질지도 모른다.

 

물론 단번에 변화되지는 않을 것이고 진짜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노력할 필요는 분명 있어 보인다.

 

그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사는 게 뭐라고』『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등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사노 요코는 자기 멋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남들의 비위를 맞추지 않고 나답게 사는 인생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분의 이야기는 어딘가 모르게 연륜이 느껴진다. 소위 세월의 내공이 느껴지는 글들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마냥 어른이 되지는 않는 것처럼 삶에서 깨달은 바를 통해서 스스로를 단련시켜나가고 또 그렇게 성숙해져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글에서 느낄 수 있는것 같은데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에서는 제목만큼이나 솔직담백한, 그렇지만 당당하기 그지없는 사노 요코식 인생기가 펼쳐진다.

 

흥미로운 점은 머리말이 존재하지 않는 책이며 이를 대신해 작가의 자문자답이 소개되니 사노 요코라는 인물과 관련해서도 의미있는 나름의 인터뷰 시간이 될 것 같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걸린 것마냥 주변에서 어떤 말을 하든지 간에 하고 싶은 말도 참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던 우리들에게 이 책은 자신만의 소신과 철학으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당당히 살았던 40대의 사노 요코가 선보이는 산문집으로 어딘가 모르게 시니컬한 분위기지만 그속을 들여다보면 누구보다 삶에 대한 애정을 지녔던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어서 한편 한편 의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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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26
마크 트웨인 지음, 이미정 옮김, 천은실 그림 / 인디고(글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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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은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의 26번째 도서이다. 인디고(글담)에서 선보이는 이 시리즈는 세계적인 명작에 국내 일러스트레이터분들이 작업한 일러스트가 가미된 작품으로 작품 그 자체도 분명 아름다운 고전임에 틀림없으나 작품 안에 들어있는 일러스트가 그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하는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자면 참으로 말썽꾸러기여서 정말 하루도, 아니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을것 같은 톰 소여의 이야기는 역동적인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마치 청개구리처럼 하라는 것보다 하지 말라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이는 아이여서 자칫 문제아처럼 느껴질수도 있으나 마냥 밉지만은 않은 것이 또 뛰어난 모험심과 재치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또래의 아이들이라면 밖에서 뛰어놀아야지라는 말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주는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미시시피 강 근처에 있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살아가는 톰 소여는 에너지가 지나치게 활발해서 함께 사는 이모에겐 골치덩어리지만 그래도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아이이다. 왠지 그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다닐것 같은데 벌로 울타리에 페인트칠을 해야 할 때는 친구들에게 마치 재미있는 놀이인냥 꾀를 내어 오히려 그들이 가진 소중한 것들을 댓가로 받으며 아이들에게 페인트 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하사(?) 해주기도 하니 실로 놀랍기까지 하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솜씨가 대단하다. 그러던 톰이 허클베리와 함께 사람을 살해한 인디언 조가 머프 포터에게 누명을 씌우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서 그동안의 일들이 아이의 놀이나 장난으로 넘길 수 있었다면 이제는 어른들의 세계와 한 발 걸쳐서 모험보다는 다소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톰 역시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보통의 어른들이 생각하는 그런 모습으로 성장해간다. 세상이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그래서 크게 모나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점차 변모해가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볼 때 허클베리는 톰과 아주 닮은듯 하나 또다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둘 사이의 묘한 간극을 드러내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에 실린 모험담이 대부분 실제로 일어난 일이며 그중에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일도 있고 친구들이 겪은 일도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쓰여질 당시의 시대상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책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결코 평범하다고는 할 순 없지만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도 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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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노래
장연정 지음, 신정아 사진 / 인디고(글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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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사람은 어딘가 모르게 센치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것 같다. 지금은 아니지만 학창시절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 라디오를 켜두고 DJ가 감미로운 목소리로 소개하는 그보다 더 감미로운 노래를 들으면 행복해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는 열자고 마음 먹자면 언제든 열기에 부담스럽지 않았을 알량한 자물쇠 하나 채워져 있는 비밀 일기장에 온갖 이야기들을 적으며 소중히 했던 기억... 이또한 밤이 주는 분위기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속에 담긴 글들은 아마 남 보여주기 부끄러운, 다음날 아침 다시 읽어 본다면 분명 그 유치찬란함에 이불킥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 당시 행복했던건 밤과 노래라는 두 요소가 빛어낸 마법같은 시간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처음 『밤과 노래』라는 이 책을 만났을 때도 반가웠고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을까 궁금했던게 사실이다.

 

 

책은 표지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서 마치 무수한 나날들의 밤을 한켠 잘라내 한 권의 책에 담아낸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책 속에 담긴 사진 역시도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는 무수한 밤들의 시간이여서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제목만큼이나 밤의 감수성이 묻어나는 책이나 글귀나 그와 아주 잘 어울리는 선곡된 노래들은 당장에 이 노래들을 듣고 싶게 만든다. 실제로 각각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소개되는 노래는 익숙하고도 낯선 것들인데 해당 노래를 들으면서 그 이야기를 읽는 것은 마치 라디오에서 소개되는 사연을 듣는것 같은 기분이다.

 

그 시절 어찌나 다들 글솜씨가 좋은지, 아니면 밤이기에 그 이야기의 감성이 더 증폭되었는지는 알 순 없지만 사연 끝에 나오는 선곡된 노래는 마치 원래부터 한쌍인것 마냥 참으로 잘 어울렸던 기억이 나는데 이 책은 바로 그런 느낌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묘한 책이자 오래만에 사람을 감성적이기게 만드는 멋진 책을 만나게 된것 같아 행복한 추억에 잠기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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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3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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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문학상은 여러 개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권위있게 여겨지는 문학상은 아마도 대부분이 예측했을 노벨문학상일 것이다. 그래서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가 발표될 때마다 우리나라의 작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고 때로는 의외의 인물이 수상해서 논란을 낳기도 하지만 어찌됐든 수상을 하고 나면 이후로는 서점가에서 그 사람과 관련된 인물도서나 그 작가의 수상작품을 비롯해 다른 작품들까지 하나의 코너가 만들어져 독자들에게 소개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모든 노벨문학상 수상작품을 다 읽어 본 것도 아니고 비교적 근래에 발표된 수상 리스트의 경우에는 관심있게 보고 가급적이면 읽어보려 하지만 그 마저도 열성적이지는 않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노벨문학상에 세 차례나 오른 현대문학의 고전이라 불리는 소위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는 낯설게 느껴졌다.

 

탐미주의라는 어딘가 모르게 엔틱한 느낌마저 드는 이 작품은 웅진지식하우스의 일문학선집 시리즈의 세 번째 도서로 지난 1991년에 이은 개정판이기도 하다.

 

소설 속 주인공인 미조구치는 추남에 말더듬이에다가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이런 것들이 합쳐서 미조구치의 삶은 어릴 때부터 고독했다. 그런 미조구치에게 작은 절의 주지였던 아버지는 자주 금각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는데 세상에 금각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적인 면에서 자신과는 완벽하게 대조를 이루는 금각에 대해 어떤 일체감을 느끼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느껴지고 한편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들어 온 말이기에 어떤 친밀감을 느끼거나 자신에게 있어서는 미의 기준이나 상징처럼 되어버리는 것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기도 하는 대목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러던 중 전쟁이 반발하고 폭격이 쏟아지는데 흥미로운 점은 미조구치는 이 사건을 하나의 계기처럼 생각하고 마치 이 상황 속에서 금각과 자신이 하나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폭격 이후에도 멀쩡한 금각과는 달리 자신은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존재하게 되면서 오히려 미조구치가 느꼈을 상실이나 좌절은 더 크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평생을 미의 절대기준처럼 여겨지는 금각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처지를 누구보다 더 생생하게 느끼는 미조구치에게 금각은 애증의 대상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실제 발생한 금각사의 방화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와 창작된 작품이라는 점을 감아하고 읽는다면 왠지 미조구치의 심리나 행동 변화 등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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