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9.5

감독 안국진

출연 이정현, 이해영, 서영화, 명계남, 이준혁

장르 드라마

 

 오랜만에 한국 영화 중 좋은 영화를 만났다. 그리고 이정현이라는 배우를 알게됐다. 이정현은 이 영화로 작년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전주 국제영화제 대상을 받았다.

 

 볼까말까하다가 그리 큰 기대를 안하고 봤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정말 좋았다. (첫 씬의 오토바이씬부터 좋았다. 곧장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아니 사실 영화를 보면서 많이 불편했다. 눈물도 찔끔 흘렸다. 채사장님이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영화나 책을 보라고 했는데 이 영화가 꼭 그랬다. 아니 한국사회 문제점을 다룬 영화는 모두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리라. 이 영화는 미친 한국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이상한 나라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누구나 아는 소설이지만 본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나도 아직 보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한 번 봐야겠다. 볼 책이 너무 많다. 시간은 앞으로 더욱 부족할텐데...ㅠ 이 영화를 보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찾아봤다. 훑어보던 중 이런 좋은 문구가 있었다. 이 영화의 제목과 주제와 관통하는 명문장이라 생각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계산된 광기의 세계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짓인지를 보여준다."

 

 

 정말 명문장이다. 이 글을 쓴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 한국 자본주의 사회는 어쩌면 계산된 광기의 세계가 아닐까? 이 영화의 주인공 '수남이'는 누구보다 열심이다. 쓰리잡을 뛰면서 누구보다 손재주도 좋고 착실히 일한다. 하지만 교육에서 소외되고, 의료에서 소외되고, 노동에서 소외되고, 부동산 집값에서 소외된다. 내집 마련을 위해 일하지만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집값이 뛰는 속도가 더 빠르다. 결국 은행대출로 집을 마련하게 되고, 운좋게 재개발지역에 당첨되어 집값이 오른다. 하지만 주변 동네에서 불평등한 재개발에 반대를 하는 시위가 벌어지니 재개발계획이 무산될 지경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수남'이가 너무나 안쓰러웠다. 이정현은 정말 '수남'이를 완벽하게 연기 해냈고, 복잡한 인간의 심리까지 연기로 드러냈다. 정말 놀라운 연기가 몇몇 있었다. 성실한 사람이 고통받는 나라. 보통 사람들이 살기 힘든 나라. 이상한 나라에서 제정신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안타까운 영화였다.

 

 "불쌍한 사람이 죄를 짓는다." 극중 형사의 대사다. 죄를 짓는 사람도 적고 피해자가 되는 사람도 적은 좀 더 많은 사람이 살만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점 9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조지 클루니, 죠슈 브롤린, 스칼렛 요한슨, 랄프 파인즈, 채닝 테이텀, 틸다 스윈튼

장르 코미디, 드라마

 

 코엔 형제, 잘 모르는 감독이었는데 굉장히 유명하고 작품성이 뛰어난 감독이시다.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 최우수 작품상 등을 수상하는 등 경력도 화려하시다. 그리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감독이시다. 굉장히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코엔 형제 기억해두어야겠다.

 

 영화는 상영시간이 8시 50분 조조와 24시 밖에 없었기 때문에 방금 조조로 보고 왔다. 오랜만에 조조로 영화를 봤다. 상쾌한 아침이다.

 

 요즘 영화는 보고 싶은데 딱히 볼만한 영화는 안보이고, <배트맨 대 슈퍼맨> 볼까 하다가 평이 안좋아서 <헤일 시저>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제법 평이 괜찮고 영화도 재미있어 보였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보는 내내 먼가 훈훈하고 흐뭇한 마음이었다. 옛날 영화를 여러 편 감상하는 듯한 향수도 있고, 고전 영화의 추억과 향수를 불어일으키는 장면들도 많았다. 나는 물론 그 세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공감하면서 볼 수 있었다. 감독의 고전영화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 묻어났다. 

 

 영화의 배경은 영화 제작과 배우들의 뒷이야기다. 영화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사실적이면서도 재미있게 보여준다. 그리고 공산주의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내용이 영화에서 등장하는데 재미있었다. 공산주의를 통해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꼬집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자본주의를 옹호한다. 자본주의의 단점과 장점을 균형있게 보여준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이야기도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예수가 신인지 아닌지에 대한 4가지 종교(유대교, 가톨릭, 기독교, 이슬람)의 우스꽝스러운 대립을 보여주면서도 한 편으로는 예수의 삶과 말씀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의 말씀과 자본주의의 장점을 교모히 연결시키며 작품의 주제의식을 드러냈다. 그 말씀은 "옳은 일을 하라. 그리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하라." 이다. 우리는 어찌보면 자본주의에 착취당하는 노동자이며 시녀지만, 한편으로는 각자의 맡은 역활에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돈에 좌우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을 지키며 살기도 한다. 인간이란 이 모순되는 개념 속에서 어떻게든 균형을 잡아가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몇몇 장면에서 상징적으로 그런 인간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공산주의는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을 간과했다. 우리는 돈을 사랑한다. 결코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영화 속 장면처럼 자신의 이상을 위해 10만 달러(그 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큰 돈이었으리라.)를 남에게 선뜻 내어줄 수 있지만, 그 돈이 바닷 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분명 가슴아픈 일일 것이다. 돈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인간은 돈만을 쫓지는 않는다. 우리 안에서 옳은 일이라고 이야기하는 그 목소리를 따른다. 그것은 양심일 수도 있고, 예술혼이나 장인정신일 수도 있다. 혹은 영화에서 말하는 것 처럼 신의 목소리일 수도 있다.

 

 영화 산업은 지금까지 아주 성공적이다. 어떤 위기를 겪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순조롭게 순항 중이다. 티비가 나오면 영화 산업이 위기를 맡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직까지 오페라와 연극이 무대에 오르는 것을 보면 문화 장르의 생명력은 참으로 질긴 것 같다.

 

 나는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때문에 자본주의의 논리에 종속된 영화들이 아닌, 예술가적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찍는 영화를 많이 보고 싶다. 자본주의와 예술은 서로 변증법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곰곰생각하는발 2016-03-27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헤일 시저 봤습니다. 재미있더군요. 코헨 형제 까방권을 줘야 합니다..
코헨 형제의 << 블러드 심플 >> 이라는 초기 걸작 영화가 있습니다. 기회되시면 보시기 바랍니다..ㅎㅎ

고양이라디오 2016-03-27 17:59   좋아요 0 | URL
예전에 추천해주신 <브라질> 영화 재미있게 봤습니다^^
안그래도 이 감독의 다른 영화도 보고 싶었는데 추천감사합니다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3-27 21:43   좋아요 1 | URL
초저예산, 데뷔작입니다. 돈 없으니 아이디어 가지고 만든 영화인데...
싹수는 딱 보면 안 다고 천재적 재능이 돋보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3-28 12:01   좋아요 0 | URL
기대되네요ㅎㅎ 즐겁게 보고 리뷰 올리겠습니다!!
 
우주에 관한 거의 모든 것 - 빅뱅부터 암흑 에너지까지, 우주를 이해하다
로베르토 트로타 지음, 이지연 옮김, 이충환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빅뱅, 상대성이론, 암흑물질, 힉스입자, 평행우주 등 현대 천체물리학은 보통사람들에게는 너무 낯설고 또 어렵다. 상식에 반하는 지식들이다. 때문에 일반인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도 멀어진다. 우주에 신비에 대한 경외를 모르고 산다.

 

 여기 한 뛰어난 세계적인 과학자 한 분이 우주를 1000개의 일상의 언어로 쉽게 풀어서 설명해냈다. 마치 동화처럼 친숙하게 우주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설명해준다. 어린이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만큼 아주 쉽다. 일상의 언어로만 어려운 개념들을 적절한 비유로 설명해냈다. 쉽지 않은 일을 해냈다.

 

 나또한 이 짧은 책 덕분에 우주에 대한 이해가 한 층 더 깊어졌다. 몰랐던 내용들을 알 수 있었고, 전체적인 흐름도 잡을 수 있었다. 이토록 신비롭고 아름다운 우주를 나도 여러분에게 소개해주고 싶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16-03-25 1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점심 맛있게 드셨습니까 ? ( 뜬금 인사 ㅎㅎ )

고양이라디오 2016-03-25 12:47   좋아요 0 | URL
네ㅎㅎ 방금 막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님도 식사 맛있게 하셨는지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3-25 13:00   좋아요 0 | URL
저는 1일1식주의자입니다. 1식 한 지 1년 정도 됩니다.
점심시간에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채팅을 합니디ㅏ..

고양이라디오 2016-03-26 22:43   좋아요 0 | URL
다이어트로 일정 기간에 1일 1식하는 사람은 봤는데, 1일 1식으로 생활하시는 분은 처음 뵙네요. 1일 1식하면 살이 빠지거나 하진 않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3-27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엔 하다 그만둘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2달 정도 지나니 생활에 전혀 불편하지 않더랍니다. 1식의 배고픔은 2달을 견디면 싹 가십니다. 몸이 적응한 거죠. 살은 한 9kg 정도 빠졌는데 다른 다이어트와는 달리 살이 급격히 빠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요요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다이어트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3-27 10:43   좋아요 0 | URL
처음 2달 정도에 어지럽거나 피곤하거나 하는 생활에 장애는 없었나요?
제가 아는 친구는 조금 어지러워하는 것 같던데. 물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던 거 같더군요. 1일 1식에 관한 책 추천해주세요. 읽어봐야겠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3-27 17:03   좋아요 1 | URL
책은 안 읽었습니다. 1식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는 장례식장에서였어요. 사촌을 만났는데 몰라보게 몸이 달라진 것입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1식`을 하기로 했다네요.. 그래서 저도 한 것입니다. 빈혈이 있는 분에게는 권장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1식이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전 동의를 못하겠습니다. 여러 가지가 해소가 됩니다. 일단 혈압이 내려갑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혈압이좀 높았는데 이번에 1식 하면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두 번째는 요요가 없습니다. 세 번째는 짜게 먹어도 됩니다. 싱겁게 먹어야 된다고 하는 것은 결국 1일 소금 섭취량 총량이잖아요. 한 끼만 먹으니 굳이 싱겁게 먹을 필요가 없는 겁니다. 돼지 기름 먹어도 됩니다. 왜냐 한 끼만 먹으니까.. 저는 1끼 먹을 때 주로 과식을 했었습니다. 피자 한 판 먹고 치킨 한 마리 먹은 적도 있는데.. 처음에는 굶다보니 과식을 하게 되는데 이게 2,3달 지나면 정상으로 복귀됩니다. 지금은 1식하는데 그나마 한끼도 한 공기 먹으면 얼추 배가 불러서 안 먹게 되더라고요... 육체 노동자가 아니라면 1식 추천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3-27 18:00   좋아요 0 | URL
자세한 설명감사합니다. 저희 어머니께 추천드려야겠네요.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에스프레소 노벨라 Espresso Novella 6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게 된 테드 창은 명불허전이었다. 현재 최고의 SF 작가라 불리우는 그의 명성에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의 책이 많이 없어서 정말 아쉽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뿐인 것 같다. 이 두 권 꼭 읽어보시길.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단편 소설 모음집이고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는 그리 길지 않은 장편 소설이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는 책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인공지능에 관한 SF 소설이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있기 전에 이 책을 읽었다. 대국 후에 읽었으면 이 책이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SF 소설이지만 이 소설은 굉장히 감성적이다. SF 소설이 아닌 아름다운 문학작품으로 불러도 무방하다. SF 소설 작가들은 자신이 SF라는 장르에 한정된 소설가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SF로 불리울 뿐이다. SF는 미래까지 포괄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더욱 많다. 더욱 풍부한 상상력과 이야기거리, 생각할거리를 제공해준다. 이 소설은 인공지능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좋고 훌륭한 문학작품이다.

 

 테드 창은 미래에 벌어질 인공지능과 사람과의 관계를 매우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그리고 아주 아름답게 그려냈다. 마치 SF 영화를 보듯 생생했다.

 

 자의식과 학습능력, 사고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을 우리는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게 될까? 이 소설의 배경은 인공지능이 이제 막 태동하는 과도기적 단계의 시기다. 진화론적 매커니즘으로 인공지능을 구성하고, 어린아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 인공지능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점점 성장해 나간다. 인공지능이란 단어를 빼면 우리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진화론적 매커니즘으로 생겨나서 어린아이부터 시작해서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성장해 나가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점을 우리는 무엇으로 규정해야할 것인가?

 

 우리는 사물과 장소 뿐만아니라 동물과도 감정적 교류를 할 수 있다. 하물며 우리가 인공지능을 어린아이 때부터 보살피고 키운다면 그 감정적 끈끈함은 어느 정도일까? 이 소설은 그 부분을 포착해서 묘사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서 인간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책에 테드 창의 창작노트와 해설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덕분에 테드 창의 의도와 작품에 대해 더욱 잘 알 수 있었다. 테드 창은 인간이나 인공지능에 있어서 경험과 학습, 기억이 가장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영화 <공각기동대>에서도 인간의 기억에 대해서 다룬다. 기억은 우리가 경험하고 학습한 과거의 일부분이다.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한다. 만약 우리가 다른 경험을 해서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정체성도 상당 부분 달라질 것이다. 커다한 경험은 커다란 정체성의 변화를 준다. 우리는 기억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를 규정하는 것은 물질이 아닌 정보이다.  

 

 

인간을 데이터베이스보다 더 가치있는 것으로 만들어주는 모든 특징은 경험의 산물이었다.

조건없는 사랑이라는 개념은 바이너리 디자이너가 고객들에게 팔려는 것 못지 않은 잔상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상대방을 위해 희생을 치르는 것을 의미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 문화
C.P. 스노우 지음, 오영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먼저 이 책의 간략한 소개글을 보자.

 

<두 문화>는 1959년에 5월 7일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전통적인 연례 리드 강연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당시 스노의 강연 제목은 <두 문화와 과학 혁명>이었다. 이 강연의 내용을 1부로 싣고, 2부는 4년 뒤인 1963년의 시점에서 앞의 강연과 관련하여 그때까지 제출된 논평과 반응, 비판들을 지은이가 직접 정리하고 해명하고 추가한 글을 실었다. 또 마지막 3부에는 90년대의 시점에서 스노의 강연을 바라본 스테판 콜리니의 해제가 실려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1959년의 C.P.스노우의 케임브리지 대학 강연을 책으로 엮고, 그에 대한 지은이와 다른이의 해설, 해제를 함께 수록한 책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책이도 하다. 하지만 나쁘진 않았다. 강연 부분만 봤을 때는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뒷부분에서 설명해줘서 좋았다. 조금 지루하긴 했지만.

 

 리드 강연의 내용은 논쟁적이었다. C.P.스노우는 1950년대에 벌써 혹은 처음으로 과학과 인문학이 서로 멀어지고 있으며 이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교육에서 이 둘을 분리해서 교육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시 되는 이야기이다. 아니다. 이것을 아직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수없이 많다. 지금은 학문의 통섭,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을 학계에서 장려하고 중요시하는 분위기이지만,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머나먼 이야기다.

 

 나는 이 책을 다치바나 다카시의 <뇌를 단련하다> 라는 책에서 본 것 같다. 혹은 <도쿄대생의 바보가 되었는가>에서 본 것도 같다. 아무튼 다치바나 다카시는 도쿄대 강의에서 일본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고등학교 때 문과와 이과로 나누어지고 점점 문과는 이과과목을 덜 공부하고, 이과도 문과과목을 덜 공부하면서 그 괴리감이 너무 커졌다는 것이다. 이는 C.P.스노우가 지적한 문제점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산업혁명과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학문은 점점 전문화되었다. 점점 전문화의 영역으로 나아가다보니깐 각 학문간의 거리가 멀어지고 의사소통까지 힘들어졌다. 같은 대학내에서도 물리학자와 생물학자 간의 대화는 줄어들고 어려워졌다. 같은 과학계내에서도 소통이 어려워질 정도이니 과학계와 비과학계 사이의 소통은 오죽했을까. 그리고 그 문제는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

 

 문과생은 수학과 과학을 잘 모른다. 이과생은 문학,역사 등에 대해 잘 모른다. 나는 다행히도 6차 교육과정의 끝세대였다. 때문에 사회탐구영역과 과학탐구영역을 함께 시험을 봤다. 나는 이과였지만 사회탐구영역도 공부했고, 언어영역도 공부했다. 나는 문과영역 공부도 재미있어서 즐겁게 했다. 하지만 7차로 넘어가면서 이과생들은 수능에서 사회탐구 영역을 시험보지 않게 되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나는 스스로 균형잡힌 뇌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과학과 인문학 모두를 좋아한다. 그리고 현대에서는 이 둘이 분리되지 않는다. 철학자도 진화론을 공부하고(데니얼 데닛), 과학자도 철학, 종교에 대해 많은 것을 안다.(슈뢰딩거, 칼 세이건, 아인슈타인 등). 나는 인문학 모임을 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모임원 중에서 나만 이과생이다. 때문에 이따금씩 문과와 이과생의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내게는 가끔 지적 충격으로 다가온다. 혹은 지적 공포로. 어떤 이는 운동량과 작용과 반작용의 개념을 모르고 있다. 대부분 진화론에 대해서 초등학생 수준 이상을 알고 있지 않다. 사실 진화론은 고등학교 때 배우는 것이 아니라서 이과생들도 잘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진화론은 또한 상당히 어렵고 받아들이기 힘든 개념이다. 진화론에 대해 모르니, 진화심리학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사람이 있다. 물론 진화심리학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진화심리학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진화심리학에 대해 부정적인 것이 이성에 의해 부정적인 것이라면 나도 적극 찬성하지만 감정적인 것이라면 그것은 큰 문제다. '진화론 흐음, 진화심리학 흐음~ 왠지 싫은데?' 이런 식이라면 곤란하다. 왜냐하면 서로 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방면에 잡다한 지식, 상식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백과사전식 지식은 나도 쓸모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문의 기초적인 지식들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현대사회의 교양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지금은 지구가 누구나 둥글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뉴턴식 중력이 무엇인지 안다. 이것은 현대사회의 상식, 즉 교양인 것이다. 시차가 무엇인지 안다. 세계가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하지 않고, 우주가 인간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안다. 나는 현재에는 시차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상식이듯 미래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시간차이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상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비행기를 탈 때 시차를 생각하듯이 먼 미래에는 우주여행을 할 때 시간차이를 당연하게 고려하게 될 것이다. 시간의 흐름도 속도와 중력에 의해서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씨는 인문학보다 과학이 현대사회에서 더 중요한 지식이며 교양이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어느정도는 동의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수학이나 과학을 몰라도 재밌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지적대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채사장의 <지대넓얕> 2권과 <시민의 교양>을 추천해드리고 싶다. 현재사회에 필요한 지식, 상식, 교양이 아주 쉽고 간결하게 잘 정리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시민의 교양>도 최근에 읽었는데, 생각 외로 훌륭했다. 시민에게 꼭 필요한 교양이 담겨있었다. 경제, 정치, 교육분야에 대해 필수적인 교양지식이 닮겨 있다. 제태크 경제 책으로도 훌륭하니 꼭 보시기 바란다.

 

 과학과 인문학 두가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에서도 이 두가지를 균형있게 가르쳤으면 좋겠다. 혹은 한쪽에 치우치더라고 다른 쪽의 기초적인 지식들은 가르쳤으면 좋겠다. 시인의 감성을 가진 과학자와 과학을 노래하는 시인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세상이 조금 더 합리적이 되고, 그리고 인간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은 분명 끝없이 인용될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보고 한번쯤 고민해봐야할 문제를 다루고 있는 고전임에 분명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16-03-21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옛날에는 과학자가 철학자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3-22 10:44   좋아요 0 | URL
지당하신 말씀입니다ㅎ 아이작 아시오프의 책에서 최초의 과학자에 대한 에세이가 있었는데, 뉴턴도 그 당시에는 과학자로 불리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 당시에도 과학이란 용어는 쓰이지 않고 자연철학이란 말이 쓰였다고 하더라고요.

cyrus 2016-03-21 1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노우가 다치바나 다카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 중 하나입니다. 저도 다카시의 《도쿄대상은 왜 바보가 되었는가》를 보고, 스노우를 처음 알았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3-21 19:2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두문화>에서 cyrus님의 리뷰나 페이퍼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