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림보 연극 일지
김한민 지음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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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민 작가의 책들을 요즘 즐겨보고 있다. 이 책은 김한민 작가의 그래픽노블 <카페 림보>를 연극으로 올리는 과정을 기록한 글이다. <카페 림보>를 읽은 것도 아니고, 연극을 관람한 것도 아니지만, 이 책은 그 나름대로 충분히 재미있었다.

 

 자신의 원작을 연극으로 만들면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경험기,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 모두 충분히 잘 전달되었다. 정말 사람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작가이다. 찌릿찌릿한 먼가가 느껴진다. 하고 싶은 것을 한다. 이 단순하고도 아름다운 진리. 예술가가 혹은 어떤 일을 성취하는 사람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마음. 태도.

 

 왜 하고 싶은지 모른다. 이유따위는 상관없다. 이유는 잊은 지 오래다. 간절히 하고 싶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재미있다. 고생스럽다. 왜 하는 지 모르겠다. 그래도 즐겁다. 살아있는 이 느낌.

 

 연극 준비 과정을 물끄러미 지켜보다가 머라도 같이 참여하고 싶은 듯한 충동이 느껴지는 신나는 고군분투 경험기였다. 이제 도서관에서 그의 책은 다 빌려보았다. 나머지 작품들은 사서 보고 싶은 작가다. 그림이 참 강렬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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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2-14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부끄럽게도 `그래픽 노블`이 출판사 이름인줄 알았어요 ㅜㅜ. 그런데 고양이라디오님의 글을 읽으며 검색해보니 만화와 소설의 중간형식 이었군요 ㅎㅎ 한 작가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멋진 일이 또 있을지요. 김한민이라는 작가님은 고양이라디오님 덕분에 처음 듣게된 이름인데도 왠지 궁금해지는 사람입니다 ㅎㅎ

고양이라디오 2015-12-14 22:2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픽 노블`은 김한민 작가때문에 처음 알게됐어요ㅋ
추천하고 싶은 작가예요ㅎ
가볍게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읽고나면 가슴에 먼가가 남는 작가예요ㅎㅎ
 
화성의 인류학자 - 뇌신경과의사가 만난 일곱 명의 기묘한 환자들
올리버 색스 지음, 이은선 옮김 / 바다출판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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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정말 너무나 좋았다. 때문에 그의 다른 책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앞의 책보다는 좋지 않았다. 일단 양에서 밀린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24명인데, <화성의 인류학자>는 7명이다. 앞의 책은 한 명, 한 명에 대한 호흡이 짧아서 더욱 숨가쁘고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은 조금 한 명, 한 명에 대한 호흡이 길다보니, 깊게 한 사람에 대해서 탐구해 들어간 것은 좋았지만, 지루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히피'와 '화성의 인류학자' 부분은 정말 너무나도 좋았다. 나머지 부분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훨씬 좋았다. 올리버 색스는 정말 친절하고 따뜻한 의사이다. 때문에 그의 책이 그토록 빛나는 것이리라. 먼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대할 때에도 그는 한 인간에 대한 존중을 결코 잊지 않는다. 이상한 환자라 생각하고 지나칠 사람에 대해서도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진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에게서 인간성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때로는 실망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깊은 감동을 얻는다. '마지막 히피'와 '화성의 인류학자' 부분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 두 이야기라도 꼭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다. 더이상 새로운 기억을 가질 수 없거나 감정을 가지지 못한 인간도 우리와 똑같은 한 인간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다. 올리버 색스는 정말 인간을 보는 시선을 아니 인간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바꿔주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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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물리학 - 과학은 인간의 일상과 운명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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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치오 가쿠는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미래학자이다. 그리고 과학을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주는 과학대중서를 쓰신다. 이 책 역시 흥미롭고 재미있다. 물리학을 바탕으로 하여 향후 100년, 즉 2100년까지의 미래를 예견해보고 있다. 사실 그의 다른 책들을 통해서도 미래 예견을 많이 접해봤기 때문에, 중복되는 내용들도 있었고, 이미 아는 내용들도 있었지만, 여전히 충격적이었다. 기대도 되지만 두려움도 생긴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속도는 대단히 빠르다. 그리고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지금은 2015년이다. 백년 전을 떠올려보자. 1915년. 3.1 운동이 1919년에 있었다. 1905년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발표되었다. 그 시절에는 컴퓨터도 없었고, 유전공학도 없었다. 핵폭탄도 없었고, 우주선도 없었다. 핸드폰도 없었고 등등 무수히 많은 것들이 없었다. 앞으로의 백년후을 상상해보는 것은 1900년대의 어떤 사람이 2000년대를 상상해보는 것과 같다. 어쩌면 훨씬 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미치오 가쿠는 이 어려운 일을 해내려고 한다. 물리학과 과학기술이라는 쌍검을 들고, 거대한 적과 맞선다. 그가 펼쳐보이는 미래는 컴퓨터의 미래, 인공지능의 미래, 의학의 미래, 나노테크놀로지의 미래, 에너지의 미래, 우주여행의 미래, 부의 미래, 인간의 미래이다. 그의 예측은 상당부분 어긋날 것이다. 그리고 상당부분은 맞을 것이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릴지는 알 수 없다. 어떤 것들은 예상보다 빨리 실현될 수 있고, 어떤 것들은 생각지도 못한 난제에 막혀 더디게 진행될 수도 있다. 어쩌면 2100년이 오기전에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으리라.

 

 어쨌든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다면, 2100년에는 정말 어마어마하고 획기적이고 놀라운 것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 살아있을 수 있다면, 어쩌면 지금 태어난 아이들은 영생을 누릴 수도 있으리라. 더이상 지구만이 우리가 사는 행성이 아닐 수도 있고(달이나 화성에 기지를 세운다거나) 우주여행패키지를 인터파크투어에서 팔게 될지도 모른다.(그때에는 인터파크가 없을 가능성이 높지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오래 살아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소원을 조금이나마 충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왠지 나는 두려움이 앞선다. 우리가 과연 그 기술들을 슬기롭게 사용할 수 있을까? 너무나도 큰 힘들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 같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우리는 점점 신에 가까운 능력들을 가지게 될 것이다.(과거의 사람들이 본다면 분명 신이라 생각하리라.) 생각만으로 물체를 움직이고, 우리가 나을 아이의 유전자를 조절하고, 막대한 에너지를 다루고, 인공지능과 로봇은 점점 똑똑해질 것이다.

 

 이 책은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다. 미치오 가쿠씨는 내가 유일하게 모든 책에 별점 5개를 준 작가인 것 같다. 정말 믿고 볼 수 있는 작가이며, 추천해주고 싶은 작가이다. 이 책도 역시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그의 올해 출간된 책 <마음의 미래>도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은 책이다. 이 책과 함께 미래여행을 떠나보시라. 아마 흥분과 두려움이 함께 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안타까운 일은 사회가 지혜를 모으는 속도보다 과학이 지식을 모으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다."                                                                                                                                    -아이작 아시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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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놓고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많이 있다. 최근에 사서 아직 못 읽은 책들도 많고, 오래전에 사서 내 시야와 관심 밖으로 멀어진 책들도 많다. 하지만, 지금 당장, 격하게 읽고 싶은 책들이 있다. 사지 않을 수 없다. 아, 과연 여기에 나의 자유의지라는 것이 있을까? 내가 책을 사지 않는 것을 과연 선택할 수 있었을까? 단연코 없다. 나는 책을 사도록 이미 결정되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들을 꾸준히 읽고 있다. 이미 읽은 장편소설들을 다시 읽고 있고, 아직 읽지 못한 에세이들을 읽어가고 있다. 거의 모든 에세이를 읽은 것 같다. 마음이 불편해진다. 더이상 새로운 에세이를 읽을 수 없게 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묵시록적으로 반드시. 괜찮다. 에세이를 다 읽으면, 단편소설들을 다시 읽어나가면 된다. 묵시록적 종말은 없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작가가 있기에 든든하다. 바로,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그의 소설들을 읽어나가고 있다. 좋다. 너무나 좋아서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가끔 하루키와 도스토옙스키를 혼자서 비교하곤 한다. 두 소설가는 내게 어떤 의미일까? 우열을 가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 사이에는 취향만이 존재할 뿐이다. 하루키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다. 첫사랑이다. 때문에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스토옙스키는? 그는 위대한 소설가이다. 소설가 중의 소설가이다. 가장 뛰어난 소설가이다. 산으로 비유하자면, 하루키는 우리 동네 뒷산이다. 가장 자주 찾는 곳이며, 수많은 기억이 함께하는 곳이다. 가장 사랑하는 장소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에베레스트산이다. 가장 크고 높다. 나는 에베레스트산을 가장 사랑할 순 없다. 아직 그곳에 가본 적도 없다. 이제 막 베이스캠프에 도착했을 뿐이다.

 이렇게 비유를 들고나니 먼가 부끄럽다. 하지만, 내 느낌을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느낌일 뿐이니 도스토옙스키를 에베레스트산에 비유한 것을 용서해주시기 바란다.) 

 

 나는 5만원의 노예이다. 때문에 하루키 책 2권, 도스토옙스키 책 2권을 구입해도 한 권을 더 구입해야 한다. 최근에 장대익교수의 <다윈의 서재>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정말 몹쓸 책이다. 거기에 소개된 책들 대부분이 읽고 싶다. 그 중에 몇 권은 반드시 읽고 싶다. 그 중에 한 권을 주문했다. 제인 구달의 <인간의 그늘에서>. 너무나 기대가 된다. 그리고 장바구니에 있던 제인 구달의 <희망의 이유>(중고)도 함께 주문했다.

 

 항상 책을 사면 하는 생각이지만, 정말 열심히 읽어야겠다. 아마, 이번에 구입한 책 6권이 최고의 구매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하루키와 도스토옙스키, 그리고 제인구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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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3 12: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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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3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3 08: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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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6-01-23 12:47   좋아요 0 | URL
도스토옙스키의 책 정말 재미있고 훌륭하죠ㅎ
<다윈의 서재>도 좋은 과학책이야기가 많아서 좋았습니다ㅎ
즐거운 등반?되세요ㅎ
 
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걷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하드보일드 라이프 스토리
임경선 지음 / 뜨인돌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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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선 작가님 정말 감사합니다. 처음으로 다른 작가가 하루키에 대해서 쓴 책을 읽었다. 사실 그동안 이런 책들은 약간 기피했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작가들이 하루키에 대해 쓴 책들이 여러권 있는데, 그 중 무엇을 읽어야 할 지, 어떤 작가의 책을 읽어야 할 지 알 수 없었고, 굳이 읽고 싶지도 않았다. 내겐 하루키가 쓴 책을 읽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일로 생각되었다.

 

 북플에서 임경선 작가의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의 리뷰를 보았고, 읽고 싶어져서 도서관에서 검색해보았는데 없었다. 대신 이 책을 빌려서 읽게 되었다. 좋았다. 하루키의 책은 거의 다 읽어보아서 하루키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몰랐던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았다. 특히나 그의 어린시절이나 가족사나 부인에 대한 이야기들은 아주 새로웠다. 임경선작가가 무척 고마웠다.

 

 임경선작가님도 나만큼 혹은 그 이상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팬이다. (흠, 왠지 '그 이상'이라고 글을 쓰니 왠지 자존심이 상한다. 응?) 마치 하루키씨의 가벼운 평전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글들도 참 읽기 편하고 좋았다. 하루키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이 느껴져서 더 좋았다. 하루키씨의 팬이라면 이 책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읽고, 하루키의 책이 무척이나 읽고 싶어져서 알라딘에서 구매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도 함께 구매하려고 했는데, 목차를 보니 <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걷다>와 거의 동일한 것 같았다. 개정판이라는 표시는 없는데...어떻게 된 일이지? 로쟈씨의 글을 보니 개정판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발견해서 나에게는 다행이지만 임경선씨에게는 조그마한 불행이었으리라.

 

 공감가는 글들이 많아서 너무 좋았다. 내가 하루키의 글에서 느꼈던 것들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들으니 보다 확실하고 명료해진 느낌이다. 그 글들을 소개하면서 이 리뷰를 마친다.

"경쾌한 느낌 사이로는 내면을 향한 눈이 있고, 주인공은 그러한 눈으로 밖을 무심한 듯 바라본다. 그 점이 압권으로 느껴지는 엄숙한 작품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 거기에는 저자의 심지 있는 인간성도 더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부분을 무엇보다도 높이 평가한다." -<군조> 신인문학상의 심사위원 요시유키 준노스케 심사평, p82

필자: 하루키 씨는 어떤 문장이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하루키: 으음, 다른 모든 사람들과 차별화되면서도 모든 사람들이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리한 리듬이 있고, 친절함이 깊이 녹아 있으며, 유머감각도 있고, 반듯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문장, 쉽게 말하면 심플하고 읽기 쉬운 문장이죠. -p159

하루키: 나의 주인공들을 보면, 늘 뭔가 자신들에게 중요한 것을 찾기 위해 방황하죠. 그가 무엇을 찾느냐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사실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가 더 중요합니다. 주인공은 혼자 외로이 서 있고 그 가운데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시간을 허비하고 가능성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그것이 우리들의 있는 그대로의 삶입니다. 상실감의 그림자 아래에서 산다고나 할까요. 그러나 일단 산다는 것을 선택한 이상, 나의 주인공들이나 우리 모두는 전력을 다해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희망이라 부르고 싶다면, 그건 희망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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