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9.5

 감독 아담 맥케이

 출연 크리스찬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

 장르 드라마

 

 2007-2008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리먼브라더스 파산, 세계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아주 좋은 경제 교육 영화이기도 하고, 추악한 금융자본주의의 실체를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역발상 투자를 한 괴짜천재들의 실화를 다룬 모험담이기도 하다.

 

 경제나 금융도 다른 전문분야와 마찬가지로 배경지식이나 관련 용어들에 익숙하지 않으면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때문에 이 영화에선 배우들이 경제 관련지식을 해설해주는 방식을 부분적으로 취했다. 거품 목욕을 하고 있는 금발미녀나 쉐프, 혹은 라스베거스에서 블랙잭을 하고 있는 경제학자를 해설자로 내세워 쉬운 비유나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준다. 영화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적절하고 짤막하게 설명해주고 잘 넘어갔다.

 

 일단 배우진이 굉장히 화려하다. 크리스찬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래트 비트. 주연 조연 할 것 없이 모두 굉장히 연기가 좋았고 인상적이었다. 특히 마크 바움을 연기한 스티브 카렐역활이 좋았고,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도 좋았다. 그리고 이름은 모르겠지만 스티브 카렐의 부하직원으로 나온 짧고 동그란 머리의 아저씨도 연기가 굉장히 좋았다.

 

 금융자본주의의 폐해와 실패를 영상으로 만나보시길 권해드린다. 책으로 알던 지식과 달리 영화를 통해 보는 것아 사뭇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여전히 금융자본주의는 비대하고 탐욕에 눈이 멀어있으며 그 폐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혹시 영화를 보실 분들을 위해 배경지식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2007년-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원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때문이었다. 더 본질적으로는 금융자본주의와 정부의 탐욕과 나태이지만, 일단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이야기하겠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의 주택담보 대출을 뜻한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는 직장이 없거나 소득이 없는 CCC등급의 사람들에게도 마구잡이로 주택담보 대출을 해줬다. 그리고 이러한 담보대출을 묶어서 채권을 만들었다. AAA등급과 CCC등급을 섞어서 겉으로는 안전하게 보이게끔 만들었다. 이것이 채권담보증권 CDO이다. 그리고 무서운 것은 CDO로 구성된 합성 CDO를 만들어서 팔았다. 이렇게 합성상품이 합성상품을 낳고 하나의 CDO가 수백개의 합성 CDO로 둔갑해서 팔려나갔다. 주택가격이 오르는 추세였기때문에 사람들은 대출로 주택을 샀고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로 저렴한 이자를 감수했다. 이자를 못내면 주택을 팔아서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수는 없는 노릇이고 주택시장은 포화상태가 되고 주택가격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이 원리금을 연체하기 시작하고 결국은 은행과 투자은행이 파산하고 그 여파가 세계경제를 뒤흔들었다. 미국에서만 600만명이 집을 잃었다고 한다. 그리고 5조 달러가 증발했다. 달러당 천원을 잡으면 5000조 증발한 것이다.

 

 호러영화보다 무시무시한 실제 과거의 이야기다. 금융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p.s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역시나 모든 문제의 핵심은 사람인 것 같다. 자본주의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사회주의 제도가 아무리 훌륭해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은 모두가 매한가지다. 부정과 부패, 어리석음과 이기주의. 탐욕과 속물성. 권위주의와 맹신이 있는한 어떠한 제도도 결국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마련이다. 물론 이런 위험도 제도나 시스템으로 보완을 할 수 밖에 없지만... 종교나 정치나 경제까지 모두 결국은 사람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인슈타인의 말이 떠오른다. "무한한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우주고 다른 하나는 인간의 어리석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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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굉장히 오랜만에 알라딘 서재에 글을 쓴 것 같다. 겨우 10일만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굉장히 오랜만인 느낌이다. 최근에 읽은 책 <읽다>의 리뷰를 썼다. 그동안 책을 많이 읽었고 써야할 리뷰도 산더미만큼은 아니지만 꽤 쌓여있다. 글쓰기보다 책읽기를 더 좋아하는 탓에 리뷰쓰는 것을 미루고 책을 읽었다. 그리고 최근에 일이 있어서 서울에 다녀와서 바쁘기도 했다.  

 

 직장을 옮기게 되었다. 다음 달부터 옮기는데, 앞으로는 지금처럼 책을 많이 못 읽을 것이다. 그게 참 아쉽다. 일반서적보다 전공서적 위주로 봐야할 것 같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아직 읽고 싶은 책이 너무도 많은데... 아무리 읽어도 읽고 싶은 책은 늘어만 가고,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너무 서두르지말고 천천히 가야겠다.

 

 북플을 보다보면 일하시면서 책도 많이 읽으시는 분들이 보인다.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일과 공부와 책, 이 세가지를 잘 병행할 수 있을지. 나는 본래 극단적인 성격이라 하나만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균형을 잘 잡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내가 작가였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원없이 책을 읽을 수 있을텐데. 흠, 작가면 책을 써야되는구나. 책만 읽는 직업은 없나ㅎ? 일도 공부도 책만큼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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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3-05 0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요..책만 읽는 직업..이라..꿈같아요..읽기만 해도 먹고 살만하다면...^^

고양이라디오 2016-03-05 00:30   좋아요 1 | URL
생각해보니 씨알도 안 먹히는 꿈이네요ㅠ 북토피아에서 살고싶네요ㅠㅋ

[그장소] 2016-03-05 00:31   좋아요 1 | URL
저도 피니스아프리카에(꿈의 장서관) ㅡ에서 살고파요!^^

고양이라디오 2016-03-05 10:41   좋아요 1 | URL
꿈의 장서관이란 단어 멋지네요ㅎ

[그장소] 2016-03-05 10:49   좋아요 0 | URL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ㅡ 장미의 이름 중 수도원에 그 장서관 이 피니스아프리카에 ㅡ였죠?! 세상끝의 장서관 이라던가 ㅡ... 모든 책이 다 모이는 곳 ...그러니 꿈의 장서관 맞죠?!^^

비로그인 2016-03-05 08: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도서관에서 사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03-05 10:41   좋아요 1 | URL
저도요ㅠㅠㅋㅋ 여유로운 학창시절에 책 좀 읽을껄 그랬어요. 게임만 했네요ㅠ

[그장소] 2016-03-05 10:51   좋아요 0 | URL
ㅎㅎㅎ도서관을 사시면 ㅡ살게될...지도!^^ (엉성한 라임 놀이..사는 것이 꿈 ㅡ여기에 맞춘 라임..이랄까요?^^ㅋ)

cyrus 2016-03-05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적어도 이삼 일, 길어야 일주일이 지나도록 여기 글을 남기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겁니다. 저도 한때 학업에 집중한다고 거의 한달동안 알라딘 접속을 안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컴퓨터 게임을 했었으면 알라딘에 글을 남기는 일을 다시 하지 못했을 겁니다. 아무리 바빠도 어떻게든 글을 쓰게 되더라고요. ^^

고양이라디오 2016-03-05 10:43   좋아요 0 | URL
네. 몇일 글을 안남기면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아요. 꾸준히 리뷰를 쓰는 습관이 들어서요ㅎ 안쓰면 먼가 숙제가 밀린듯하기도 하고요. 요즘은 바빠서 자꾸 미루게 되네요. 그리고 이왕 쓸 꺼 잘 쓰려는 마음이 있다보니 또 쉽게 글을 못 쓰게 되고 그러네요ㅎㅎ

북다이제스터 2016-03-05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 옮기셔도 잼있고 훌륭한 리뷰 계속 기다리갰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03-05 23:46   좋아요 1 | URL
북다이제스터님 그런 말씀마십시오ㅎ 훌륭한 리뷰라니요. 그런 말씀하시면 더 리뷰쓰기가 두려워집니다ㅠㅋ

북다이제스터 2016-03-06 21:15   좋아요 0 | URL
직장 옮겨 자주 뵙지 못한다는 말씀에 아쉬워 남긴 글입니다. ^^
그럼에도 자주 뵙고 싶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03-07 16:03   좋아요 0 | URL
북다이제스터님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읽고 리뷰를 써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왜 읽는가? 책을 읽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이유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다른 사람들은 왜 책을 읽는지, 어떤 책을 읽는지, 어떻게 읽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 책은 굉장히 읽고 싶었던 책이다. 책이 애용하는 도서관에 없어서 못 읽고 있었는데 다른 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되었다. 나는 요즘 책을 별로 사지 않는다. 주로 소장하고 싶은 책과 전공도서 위주로 사려고 하다보니 대부분의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다. 때문에 보고 싶은 책들을 이렇게 오랜시간 후에 읽게 되는 경우도 있다.

 

 김영하작가의 <말하다>를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었다. 김연수작가의 <소설가의 일>만큼이나 좋았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문학이야기는 정말 재미있다. <말하다>를 읽고 김영하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읽었는데, 에세이 보다 별로였다. 매우 빠르게 읽히고 전반적으로 좋긴 했는데, 먼가 결말의 반전과 함께 책이 끝나버리는 느낌이었다.

 

 <읽다>는 오로라^^님의 리뷰를 보고 난 후 무척이나 있고 싶었었다. 오르한 파묵이라는 작가가 이야기한 '중심부 찾기'라는 개념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소설가는 소설 속에 '중심부'를 숨겨 두고 독자는 책을 읽으면서 그 중심부를 찾아간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런 중심부가 없는 소설들도 있다. <마담 보바리> 라던가, <롤리타>는 작가가 그런 '중심부찾기'를 거부하고 소설 그 자체, 이야기중심의 소설을 썼다. 진부한 교훈은 접어두고 소설 속 인물, 대화, 상황을 즐기고 음미할 수 있는 소설을 썼다.

 

 나는 개인적으로 소설에 '중심부'가 있든, 없든 모두다 좋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중심부'를 찾지 못해서 헤매도 좋고, '중심부'를 발견해서 기뻐해도 좋고, '중심부'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소설을 즐기는 것도 좋아한다.

 

 <이방인>과 <좀머씨 이야기>는 중심부를 찾지 못하고 헤맸던 소설들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은 '중심부'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즐겁게 읽었다. 하지만 재독을 하게 되니 '중심부'를 발견하는 기쁨들도 누릴 수 있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중심부를 발견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중심부가 미로인 경우이다. <죄와 벌>은 죄와 벌의 문제, 신앙과 구원의 문제, 정의의 문제 등의 중심부를 발견했는데, 그 중심부가 너무 크고 깊은 문제여서 오히려 중심부에서 헤매게 되었다. 하지만 <죄와벌>은 소설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도 재미있었다.

 

 최근에 읽고 있는 스티븐 킹의 <언더 더 돔>도 '중심부' 가 조금 보이긴 하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고 읽어도 너무도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책이다. 왜 스티븐 킹이 베스터 셀러 작가인지 알게 되었다. 그의 책은 처음 읽어보았는데, 벌써 팬이 되었다. 그리고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라는 책을 읽고 재미있는 소설이란 어떤 것인지도 알게 되었다. 나는 플롯 중심보다 스토리 중심의 소설을 훨씬 좋아하는 것 같다. 작가가 미리 전체적인 플롯을 짜고 이야기를 만든 것보다 등장인물과 초반의 이야기만 설정해 놓고 이야기를 만들어 간 것을 더 좋아한다. 스티븐 킹과 무라카미 하루키는 후자이다. 소설을 쓰면서 등장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이끌어 나간다. 결말을 미리 계획해 놓고 소설을 쓰지 않는다.

 반면에 <살인자의 기억법>은 플롯중심의 소설 같았다. 미리 결말을(반전으로) 정해놓고 소설을 맞추어 놓은 것이다. 이런 소설은 그 반전이 너무도 예상 밖이거나 충격적이지 않으면 크게 감흥이 오지 않는다. 영화 <식스센스>를 넘는 반전이 아닌 이상 모두다 식상할 뿐이다.

 

 총 6편으로 구성된 즐거운 문학수업이었다. 소설가의 소설이야기는 언제나 즐겁다. 이 책에 소개된 고전들을 읽어봐야겠다.

 

 독서는 왜 하는가? 세상에는 많은 답이 나와 있습니다. 저 역시 여러 이유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독서는 우리 내면에서 자라나는 오만(휴브리스)과의 투쟁일 겁니다. 저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을 읽으며 '모르면서도 알고 있다고 믿는 오만'과 '우리가 고대로부터 매우 발전했다고 믿는 자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독서는 우리가 굳건하게 믿고 있는 것들을 흔들게 됩니다. 독자라는 존재는 독서라는 위험한 행위를 통해 스스로 제 믿음을 흔들고자 하는 이들입니다. 비평가 해럴드 블룸은 <교양인의 책 읽기>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독서는 자아를 분열시킨다. 즉 자아의 상당 부분이 독서와 함께 산산이 흩어진다. 이는 결코 슬퍼할 일이 아니다."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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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소설 <언더더 돔>과 동명 미드 모두 보신 분 혹시 있으신가요?

둘 다 보고 싶은데... 워낙 방대한 양이라 하나만 볼까해서요.

혹시 보신 분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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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6-02-24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미드만 전부 봤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제게 별로인 미드였습니다. 개연성과 공감성이 무척 낮았습니다. 아무리 SF인걸 감안해도요.
미드 초반 한두 편 보시고 결정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2-24 22:01   좋아요 1 | URL
답변 감사합니다ㅎ
책을 빌려서 읽어봤는데요. 1권 반쯤 읽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네요ㅎ

북다이제스터 2016-02-24 22:13   좋아요 1 | URL
궁금증 유발이 그 미드, 그 책의 최대 장점일 듯 합니다. 즐건 독서 되세요.^^
 
근시사회 - 내일을 팔아 오늘을 사는 충동인류의 미래
폴 로버츠 지음, 김선영 옮김 / 민음사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나 자신을 위해서만 존재한다면 나는 무엇이란 말인가?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란 말인가?"

-고대 랍비 장로 힐렐(본문에서)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말씀이다. 그리고 이 책의 요지이기도 하다. 현대사회는 공익보다는 사익을 우선으로 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도덕적 가치보다는 이(利)를 추구하는 사회가 되었다. 저자는 그렇게 된 원인과 현재 실태를 보여주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리고 행동에 나서야할 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한다.

 

 저자 폴 로버츠는 <석유의 종말>, <식량의 종말>을 집필한 저널리스트이다. <근시사회>의 원제는 <충동사회>라고 한다. 어떤 제목이 더 나은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겨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둘다 좋은 제목이라 생각한다. <충동사회>가 책의 내용과 저자의 의도와 더 적합한 것 같지만, <근시사회>도 내용과 의도에 크게 어긋나지 않고, 제목으로서도 좀 더 근사한 느낌이다.

 

 최근에 사회학 문제를 다룬 책들을 몇 권 봤었다. 오찬호교수의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와 장하성 교수의 <왜 분노해야하는 가>였는데, 이 책은 그 책들 보다 개인적으로 더 만족스러웠고 좋았다. 이 책은 미국사회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한 책이지만, 우리나라에 적용해보아도 전혀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미국사회와 유사하다. 신자유주의, 점점 원자화되어가는 개인, 일그러진 기업윤리, 포퓰리즘(인기에 영햡하는 정치형태)의 정치까지 너무도 유사하다. 때문에 폴 로버츠가 진단과 해결책이 굉장히 공감갔다.

 

 이 책은 3부로 나뉘어 있다. 매우 적절한 구성이고 배분이라 생각한다. 1부 나 중심 사회 에서는 우리 사회가 충동 사회가 된 원인에 대해서 밝힌다. 그 원인은 자본주의의 효율성이 개인에게 내면화되어서 개인이 곧 시장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많이' 의 시장논리가 개인의 논리가 되어버렸고, 개인은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변모했다. 때문에 자아실현은 멈춰버렸고 욕망과 불안한 열망만이 가득해졌다. 그리고 그러한 개인의 욕망을 비집고 들어간 것 역시 자본주의였다. 기업은 끊임없이 새롭고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고 광고했고, 금융은 신용카드와 부동산대출로 개인의 욕망을 부채질했다. 스마트폰과 SNS는 그러한 개인의 욕망을 비집고 들어간 좋은 예이다. 우리는 점점 디지털화되어가고 점점 원자화, 파편화되어간다. 점점 더 충동적이 되어가고 근시안적이 되어간다. 공동체로부터 멀어지고 자아에만 몰두하게 된다.

 

 2부 깨진 거울 은 충동 사회의 실태를 고발한다. 개인은 점점 더 나르시스트가 되어간다. 기업은 주주가치를 올리기 위해 기업이윤을 자사주 매입에 쏟아붇고 직원복지와 신기술개발에는 뒷전이다. 그리고 직원을 해고하거나 외국에 외주하고 기계를 도입한다. 점점 더 근시안적인 경영으로 기업의 발전보다는 단기적 수익을 위한 주식을 끌어올리는 경영에만 몰두한다. 의료역시 돈이 되는 질병에만 몰리고 건강보험의 혜택도 부익부 빈익빈이 극심하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지만 7명 중에 1명의 의료보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모든 사회병폐를 해결해야할 주체인 정치조차도 포퓰리즘에 빠져버렸다. 얼마만큼의 선거비용을 쓰느냐가 선거의 당락을 결정짓는다. 정치가는 오로지 선거자금을 모으기 위해 그리고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서만 심혈을 기울이고 그리고 정치는 점점 극우와 극좌로 양극화 되어간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은 바로 자본주의 논리, 그리고 금융의 논리 때문이다. 자본주의 논리는 눈 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근시안적 논리와 충동적 논리를 부추긴다. 정치조차도 금융화되어서 경제논리에 종속되고, 기업과 금융의 로비에 좌우된다. 월가와 거대 은행이 정치권마저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자본주의의 병폐는 소수에게 독점적 이익을 선사하고 다수에게 폐해를 전가한다. 너무 거대해져서 쓰러지면 국가 경제와 국민이 함께 휘청거리기 때문에 국가보조금, 지원금과 여러 혜택들을 받고 있다. 국민들의 월가 시위도 있었지만, 여전히 강대하다.

 

 3부 더 나은 세상을 향하여 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의 해결책을 여러 방면에서 꼼꼼하게 다룬다. 나는 이 점이 가장 좋았다. 그동안 본 책들은 문제점만 늘어놓고 끝내버리거나, 문제점은 9할 정도 다루고 해결책은 1할 정도 다루는 용두사미의 형태였는데, 이 책은 해결책에 대해서 충분한 분량을 다루었다. 저자의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느껴졌다. 사실 책에서 꼭 해결책까지 다뤄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할말은 없다. 하지만, 누구보다 그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한 사람이라면 해결책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문제와 해결책은 단절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어 있다. 문제가 보이면 해결책도 보이기 마련이다. 저자는 자신이 제기한 문제점과 그 실태들에 대해서 다시 꼼꼼하게 하나하나 해결책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그게 나는 무엇보다 좋았고 만족스러웠다. 그동안에 쌓여왔던 불만족이 해결되는 것 같았다.

 

 해결책은 우리 스스로가 일단 소비문화에 저항하고 벗어나야 한다. 잠시 스마트폰을 끄고 소셜 네트워크가 아닌 가족, 사회공동체의 화목함을 되찾아야 한다. 현 경제체제가 종착지이고 최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대안 모델을 생각해 봐야한다.(저자는 이를테면 독일이나 싱가포르를 들고 있다). GDP를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무엇을 측정하느냐가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줍니다. 올바로 측정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올바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p308) 

 

 빌 매키번은 '심오한 경제' 라는 개념을 통해 현재 GDP 개념에서 제외되는 세 가지 종류의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경제활동을 구상했다. 그 세가지는 바로 장기적이고 생태적인 지속성, 평등한 소득, 인간적 행복이다. (p309) 

 

 그리고 시장과 금융들을 규제할 수 있는 각종 제도들을 만들고 직원 교육을 장려하고 은행을 쪼개라고 이야기한다. 정치에서는 초당파적인 가치를 우선하고, 전체사회를 위한 중도정치를 지향하자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국민들의 요구라고 결론짓는다. 국민들이 깨어나고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개인이 아닌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핵심이 될 것이다. 공동체가 무너지면 그 폐해 역시 다시 개인에게 돌아온다. 근시안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탐하지 말고, 좀 더 크고 넓게 바라보자. 다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은 분명 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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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 2016-02-24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gdp대신 일종의 도덕성 지표(사회 건전성)를 대안으로 주장하는 거네요?!행복지수가 나올 줄 알았어요

고양이라디오 2016-02-24 13:27   좋아요 1 | URL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행복지수도 대안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ㅎ? 저자는 현재 GDP나 개인소득만을 너무 부각시키고 맹목적으로 쫓고 있는 모습을 비판한 것 같아요. 그런 지표에서는 불평등이나 정치부패 혹은 가족의 화목함, 개인의 만족도 등은 언급되지 않으니까요. 다양한 지표를 측정함으로써 GDP말고도 우리가 추구해야할 다양한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주자는 의미 같아요.

:Dora 2016-02-24 13:53   좋아요 1 | URL
헤레나 노르베르호지? 행복의 경제학에서 GPI란 지수를 말했었는데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가물가물거리네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2-24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탄인가는 쥐디피 대신 hdp 지표로 평가한다고 하죠 ? 행복지수인데, 이 행복지수를 국가 부서가 관리합니다. 설문조사도 하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냐 ? 는 것을 국가 제 1 정책으로 마련한 나라가 부탄인데.... 쥐디피는 형편없지만 행복지수는 월등하다고 합니다. 가장 행복한 국민 중 하나라고 하죠 ?

고양이라디오 2016-02-24 22:00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부탄에서 자체적으로 행복지수를 측정하면 국민 만족도가 굉장히 높게 나온다고 알고 있습니다. GDP만 높고 국민 대다수가 불행한 사회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6-02-24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 경제체계가 종착지도 아니고 최선이 아니라는 말에는 격하게 공감하는데요...
하지만 예컨대 언급한 독일이나 싱가폴은 아닐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독일이나 싱가폴 국민은 행복하지 않은 걸로 넘 유명해서요. ^^

고양이라디오 2016-02-24 21:58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ㅎ? 저는 데안 모델로 북유럽 복지국가를 떠올립니다.

징가 2016-03-03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의미에서 버니 샌더스가 대통령이 되야 되는데 수퍼화요일인 어제 참패 했습니다😭 그래도 경선은 이어간다고 하니 필리버스터 그만둔 민주당 좀 배웠으면

고양이라디오 2016-03-04 23:33   좋아요 0 | URL
버니 샌더스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 미국이 변하고, 그러면 한국도 좀 변할텐데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