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기타노 다케시씨의 책들 다시 읽었습니다. 북플에 지난 독서기록 알림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추억에도 빠져보고 상기도 됩니다. 이렇게 다시 읽고 싶은 책은 찾아서 다시 보기도 합니다. 좋은 책은 다시 봐도 좋습니다. 




 사람의 머릿속에까지 손을 넣어 들쑤시려 해서는 안 된다. 아무런 논의도 없이 '이것이 도덕입니다'라며 마치 수학의 명제와 같은 논조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잘못된 거다. 아니,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하나의 가치관 혹은 사상을 아이들에게 세뇌시키는 행위다. -p20 


 이 책의 주된 논조가 아닐까 싶습니다. 도덕을 주입시키지 말라.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게 하라. PC주의도 생각이 났습니다. 



 빛나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라고?

 꿈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삶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p70 


 꿈 따위는 이루지 못하더라도 이 세상에 태어나 살다가 죽어 저 세상에 가는 것만도 인생은 대성공이다. 

 나는 늘 마음속 싶이 그렇게 생각한다. 

 제아무리 비싼 와인보다도 목마를 때 냉수 한 잔이 맛있는 법이다.

 어머니가 손수 만든 주먹밥보다 맛있는 음식이 세상엔 없다.

 사치와 행복은 별개다. 검소하게 살더라도 인생의 소중한 기쁨을 전부 만끽할 수 있다. -p72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제 생각도 다케시씨와 같습니다.



 옛날에 비해 세상은 자유로워졌다 할지라도, 한편으로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그 어딘가에 존재하는 전국시대 영주의 속민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 -p97


 전 유튜브라는 영주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제 시간을 세금으로 바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용하는 것들 공짜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공짜가 아닙니다.



 지금의 우리도 유럽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올려다보며 파이프오르간 연주 등을 듣고 있노라면, 어쩌면 하느님이 정말 존재하는 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든다. -p126 

 

 반가운 글이었습니다. 저도 대학생 때 로마의 대성당에 가서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만약 하느님이 계시다면 이곳에 계시겠구나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만큼 경외감, 신성함이 드는 공간이었습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말했다. 

 "양심은 도덕을 만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덕은 여태껏 양심의 '양'자조차 만든 적이 없다." -p138  

 

 다소 과격한 표현이지만 맞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근로가 도덕이라는 주장은 권력자의 편의를 위해 만든 규칙이다.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둘러대고 있지만 결국 권력자 자신은 일하지 않고 사람들을 부려먹기 위해 근로는 도덕이라는 식으로 만든 것이다. -p148 


 도덕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입니다. 도덕은 개인의 이익, 본성과 상충할 때도 있습니다.



 희한하게도 성공하는 연예인들은 예외 없이 인사도 깍듯하고 예의도 잘 갖춘다. 대인 관계도 원만하고 조연출 등에게 건방진 태도를 취하는 경우도 없다. 

 (중략) 연예계뿐 아니라 어느 세계든 성공하는 인간이란 대부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간 사회에서 향상심이 있는 자는 그냥 내버려두어도 도덕적인 사람이 된다. 그러지 않으면 발전할 턱이 없다. -p177 


 성공하는 사람들은 인성을 갖춘 사람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요. 예의와 인성은 사회 생활에 있어 윤활유가 됩니다. 


 

 일본인이 왜 그런 식으로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가 하면, 일본은 사계절이 뚜렷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 읽고 나서, '맞아, 바로 그거야' 하며 무릎은 탁 친 적이 있다. 춘하추동 사계절에 따라 생활이 바뀌기 때문에 마음가짐도 바뀌고 사고도 바뀐다. -p191 


 위 글은 알쏭달쏭합니다.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좋 더 많은 사례, 근거들이 있었으면 합니다. 흥미로운 주장이었습니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렸합니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다양한 종교를 받아들입니다. 



 지구 전체로 보면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다. 

 혹시 다른 별에서 어떤 우주인이 망원경으로 지구를 바라 보기라도 하면 분명 우리 어머니와 똑같이 말할 것이다. 한쪽에서는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는데도 다른 한쪽에서는 미식가니 어쩌고 하면서 거드름을 피우는 놈이 득실거린다. 

 어쩜 그리도 천박할까. -p199  

 

 참 도덕의 경계른 어렵습니다. 세계 각국의 굶주리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제대로 즐길 수도 기뻐할 수도 없습니다. 동물을 생각하면 육식도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인식도 한 번쯤은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삶을 생각한다는 말과 같다. 옛사람에게 근성이 있었던 것은 적어도 요즘의 우리보다 자신의 죽음에 대해 자주 고민했기 때문일 테다. 무사도는 곧 죽음이라는 말은 죽음을 각오하는 마음이 삶으로 단단하게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간파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현대인은 그와 정반대되는 삶을 영위하고 있다. -p201 


 '메멘토 모리', '내가 죽는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는 라틴어입니다. 저도 좋아하는 경구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죽음과 유리되어 있습니다. 죽는다는 사실은 변함없는 진리인데 부조리로 생각합니다. 자신의 죽음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면서 삶을 살아가야겠습니다. 




 다케시씨의 생각들에 공감하며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의 다른 책들도 이어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도서관에서 한 권 빌리고 두 권은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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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1-19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미있을 것 같은데 절판이네요. 개인 중고로 팔아도 넘 비싸고.
근데 2권이 있었나요? 전 못 봤는데...

고양이라디오 2024-11-20 13:25   좋아요 1 | URL
아 죄송해요ㅎㅎ 한 권, 두 권으로 수정했습니다. 책들이 거의 절판이고 중고책은 비싸고 그렇더라고요. 도서관에도 잘 없고.
 
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도덕주의자 - 우리는 왜 도덕적으로 살기를 강요받는가
기타노 다케시 지음, 오경순 옮김 / MBC C&I(MBC프로덕션)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오래 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었다. 다시 읽어도 역시 좋다. 현재 절판되었다. 중고책은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나는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다.


 기타노 다케시는 코미디언으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대학교를 중퇴하고 시작했다. 어찌어찌 최고의 코미디언이 됐고 배우, 영화감독이 되었다. 감독으로 명성을 날려 영화제 수상과 함께 세계 평단의 갈채를 받았다.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는 안봤는데 봐봐야겠다.


 이 책은 다케시씨의 에세이다. 도덕에 관한 생각을 담고 있다. 요즘 유발 하라리의 책들을 보고 있는데 다케시씨의 생각도 유발 하라리씨의 통찰과 통한다. 도덕은 결국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이다. 환경이 달라지면 도덕도 달라진다. 과거의 도덕과 오늘날의 도덕은 다르다. 하지만 아직도 도덕책에서는 과거의 도덕만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은 도덕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하고 헛된 도덕 교육만 받고 있다. 왜 착한 일을 해야하는지, 왜 남의 것을 훔치면 안되는지 아이들이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은 교육이 아닐까라고 다케시씨는 말한다. 아이들에게도 거짓보다는 진실을 알려주고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게끔 하는 것이 진짜 교육일 것이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후광효과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가 참 똑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가 영화감독으로 세계적인 상까지 받아서 그를 천재라고 이미 생각했기 때문일수도 있다. 어쨌든 그의 글은 그의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자신의 머리로 생각해서 쓴 글들이다. 곳곳에서 박식함이 보였고 그도 아마 독서가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다케시씨의 책들을 계속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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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발 하라리가 어린이를 위해 쓴 책이다. 내가 어린이일 때도 이런 좋은 책들이 있었겠지? 만약 내가 초등학생일 때 이 책을 읽었다면 얼마나 충격이었을지 궁금하다. 성인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옛날 옛적에 플로레스섬에는 정말로 작은 인간이 살았어. 이 고대 인간은 키가 1미터 정도였고, 몸무게는 25킬로그램쯤 나갔지. 그래도 그들은 도구를 만들어 사용했고, 작은 코끼리를 사냥하기도 했어. -p29


 안타깝지만 플로레스인들도 모두 멸종해버렸다. 그래도 최근 과거를 돌아보면 아메리카대륙,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을 개척했을 때 원주민들이 멸망까진 하지 않았는데, 왜 과거의 인류 아종들은 멸종해버렸을까? 한 명도 남김없이. 사피엔스와 유전자가 섞이면서 소멸한 것은 아니었을까? 소멸한 것도 결국 멸종인가 흠.



 아무도 누가 아버지이고, 누가 삼촌이고, 누가 이웃인지 구별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거야. 이런 생활 방식은 우리 사촌인 침팬지와 비슷해. 침팬지도 일종의 공동체에서 살아가지. -p91  


 과거 석기시대에는 정말 이랬을까? 다들 친척이라 누가 누구의 자식인지 구별하기 불가능했을까? 그래도 왠지 더 닮은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 친척이라 생각하면 정확히 알긴 힘들었을 거 같다. 



 수렵 채집인은 현대 공장 노동자보다 질 좋고 다양한 음식을 먹었고, 굶거나 병에 걸리는 일도 적었어. 채집인의 뼈를 조사한 고고학자들은 그들이 매우 튼튼하고 건강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어. 그건 그들이 음식을 골고루 먹었기 때문이야. -p115


 수렵 채집인은 건강했다. 오늘날 기준으로 치면 엘리트 운동선수 정도의 신체능력을 보유했다고 한다. 음식을 골고루 먹은 것도 이유지만 각종 전염병에 자주 걸리지 않고 많이 걷고 뛰고 활동적으로 보내서 그랬을 거 같다. 스트레스도 덜 받지 않았을까 싶다. 



 고래가 바다로 돌아간 것은 굉장히 오래 전일이었다. 고래의 조상은 5000만 년 전 몸집이 큰 개와 비슷한 육상 동물이었다. 



 바늘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명 가운데 하나야. -p146  


 바늘의 발명으로 사피엔스는 추운지역까지 뻗어 갈 수 있었고 아프리카에서 시베리아를 넘어 아메리카까지 다다랐다. 



 매머드도 다른 동물과 식물한테 매우 중요한 존재였어. 매머드가 멸종하기 전 북극은 지금보다 더 추웠지만, 그럼에도 지금보다 훨씬 많은 동물과 식물이 살고 있었어. -p158 


 한 종의 멸종은 다른 많은 동식물에 영향을 끼친다. 매머드의 멸종은 북극에 동식물이 없어진 원인이었다.



 마지막으로 남편 이치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유발 하라리 -p169

 

 오타인가 생각했다. 아내 이치크 아냐? 아니면 유발 하라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사의 말인가? 찾아보니 유발 하라리는 동성애자라고 한다. 남편 이치크가 맞다. 그럼 이치크의 남편도 유발 하라리인건가? 둘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반자라고 한다. 멋지다.



 2권을 읽고 있다. 요즘 유발 하라리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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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의 연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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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2년이었던 것 같다. 어느 날 아침 나는 출근길에 버스를 탔다. 그 때는 차가 없어서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 당시 나는 시골에서 일하고 있었다. 내 손에는 <스푸트니크의 연인>이 들려있었다. 버스 안에서 책을 읽었다. 그 때 든 생각은 '아, 이런 아름다운 문장을 쓸 수 있다면 죽어도 좋다.' 라는 생각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오만하고 치기어린 생각이다. 하지만 나는 분명 그 때 그렇게 생각했다. 그 때의 감정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문장이 더할 나위없이 아름다웠다. 10년이 지나 최근 다시 읽었을 때는 그정도는 아니었다. 다행히 죽어도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소설의 내용도 전혀 기억이 안났다. 책을 읽으며 단편적인 몇몇 내용이 기억났을 뿐이다. 전혀 중요하지 않은 몇몇 이야기들만이 흐릿하게 기억에 남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쉽다. 어떤 문장이 그렇게 좋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장을 필사해놓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이 책을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와 함께 읽었다. <작별하지 않는다>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소설이었지만 역시나 내가 사랑하는 소설은 <스푸트니크의 연인>이다. 10년 전 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이 책을 사랑하게 되었다. 


 소설 속 여주인공 스미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르겠다. 언제부터 사랑하게 되었는지. 소설 속 그녀가 갑자기 사라져버렸을 때 그녀가 무사하길, 다시 돌아오길 간절히 바랬다. 


 소설의 결말은 열린 결말이다. 그녀가 무사히 돌아왔는지, 아니면 주인공 '나' 의 환상이었는지 알 수 없다. 왠지 나는 그녀가 돌아오지 못한 거 같다는 불안에 휩싸였다. 해피엔딩이 아닌 결말이 싫고 하루키가 미웠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 결말이었다.


 그녀는 정말 돌아왔을까? 


 읽은 지 얼마 안됐지만 다시 읽고 싶은 소설이다. 



 p.s 알라딘 책소개에 이런 글이 있다. "실제로, 제1장의 도입부는 하루키 작품 세계에서 가장 독특하고 농밀한 아름다움을 품은 명문장으로 유명하다." 내가 죽어도 좋다고 생각한 문장이 이 문장이었을까? 초반부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도입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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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4-11-17 0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라님 간만입니다! 제 서재에 남겨주신 화이팅글을 화이팅할 일 다 끝나고 나서야 보고 말았네요 ㅎㅎ휴ㅠㅠㅠ

오랜만에 뵈어도 언제나처럼 여전히 무라카미를 사랑하고 계시는군요! ㅎㅎ

고양이라디오 2024-11-18 10:22   좋아요 0 | URL
syo님 반갑습니다^^! 네 무라카미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네요ㅎㅎ

그동안 고생많으셨습니다. 하고 싶었던 일 맘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연준을 심층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경제교양서입니다. 경제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때는 모기지담보대출이 꾸러미로 묶여 부채담보부증권(CDO)이라는 이름의 금융상품으로 팔렸고, 2013년에는 기업 부채가 꾸러미로 묶여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이라는 이름의 금융상품으로 팔리고 있었다. -p211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은 CDO였습니다. 부실한 모기지대출을 꾸러미로 묶어 파생상품을 만들어 높은 등급의 신용등급을 받고 팔렸습니다. 2013년 이후에는 기업부채가 같은 형태로 팔리고 있습니다. 예전과 다른 점은 연준이 위기 때 CLO를 구입함으로써 최후의 대부업자 역할을 해준다는 것입니다. 경제위기 때 사람들이 패닉에 빠져 CLO를 팔 때 연준이 나서서 사줌으로써 패닉을 막아줍니다. 과연 이런 형태가 계속될 수 있을까요? 연준은 점점 경제구조를 취약하게 그리고 탐욕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렉스노드 경영팀에게 가장 큰 경영 전략은 컨베이어 벨트나 볼 베어링이 아니라 레버리지론, 그리고 주가 상승과 관련이 있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 투자에 돈을 쓴다는 개념은 부채 조달의 새로운 기회가 무궁무진하게 열리면서 흐릿해져 있었다. -p259 


 낮은 금리로 인해 기업들은 값싼 부채를 이용해서 자산을 구입하여 이윤을 올리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회사의 경영 전략은 금융 공학으로 바뀝니다. 



 하지만 ZIRP의 진짜 내기는 애덤스 같은 사람이 부유해질 것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렉스노드 노동자 존 펠트너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냐 아니냐였다. -p259 


 렉스노드 노동자 존 펠트너의 이야기가 가슴아팠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은 제조업 약화로 일자리를 잃고 점점 더 가난해집니다. 미국의 제조업 노동자들의 처지와 분노, 애환이 잘 이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렉스노드의 경영자인 애덤스는 스톡옵션으로 막대한 이득을 챙깁니다. 2010년에는 250만 달러. 2012년에는 870만 달러. 매년 100만 달러 이상을 벌었고 유독 좋았던 해에는 120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그동안 존 펠트너 같은 노동자는 연봉 8만 달러를 시작으로 연봉은 계속 줄어들었고 마침내 정리해고를 당하게 됩니다. 이런 세상이 정말 어쩔 수 없는 세상일까요? 그리고 그동안 렉스노드 회사는 엄청난 부채를 지게 됩니다. 회사의 이득의 대부분은 부채를 값는 데 쓰입니다. 그 기업이 일으킨 부채로 역시나 경영자는 막대한 수익을 올렸을 것입니다. 부채의 짐은 결국 노동자가 지게 되고 부채의 위험을 막기 위해 일반 시민들의 세금이 쓰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지루하게 들리는 기업들이 첨단 금융 공학에 나서서 돈을 빌리고 그 돈으로 자신의 주식을 사들여 주가를 밀어 올렸고 종종 경영진의 더 높은 보수를 정당화했다. 경영진에게 회사의 실제 사업은 점점 덜 중요해졌다. 중요한 것은 부채 시장에 접근하는 것과 상승하는 주가였다. -p266  


 위에 글과 같은 맥락입니다. 뒤에 여러 기업들의 예가 이어집니다. 



 호니그 규칙의 핵심은 은행 업계에서 더 위험한 부분과 경제적으로 더 필요한 기업 대출 같은 부분을 분리해서, 위험한 투자를 한 은행이 베팅을 잘못했을 때 전체 시스템을 함께 위험으로 끌고 내려가지 말고 혼자 망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p282 

 

 현명하고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하지만 은행 로비스트들의 활동으로 그의 아이디어는 실현되지 않습니다. 은행은 거대해지고 수많은 기업, 은행과 연계됩니다.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망하게 둘 수 없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의 구제금융에는 일반 시민들의 세금이 쓰입니다. 그리고 연준은 그들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높을 쏟아붓습니다. 은행은 위기를 넘기지만 인플레이션이 오고 화폐가치는 낮아지고 다시 시민들은 가난해집니다. 



 그리고 호니그와 달리 파월은 비판의 어조를 완화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한때 FOMC의 닫힌 회의장에서 자신이 비판했던 정책을 옹호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게 된다. 그때가 파월이 명실공히 권력의 위치로 떠오른 시점이다. -p305 


 제롬 파월로 알고 있었는데 제이 파월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거 같습니다. 현 연준 의장은 제이 파월입니다. 그는 원래 연준의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책을 옹호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게 됩니다. 왜 그의 입장이 바꼈는지 궁금합니다.



 다음 날 아침, 시장은 열리자마자 자유 낙하했다. 다우는 13%가 떨어졌다. 지난 1주일간 폭발력을 쌓아가던 금융위기가 경제 전체를 완전히 집어삼킨 날이 그 월요일이었다. -p366   


 2020년 3월 16일 코로나 시기 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다우가 하루 아침에 13%가 떨어졌습니다. 저도 저 때 주식시장을 보고 있었던 거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지금 저런 일이 떨어지면 솔직히 좀 두려울 거 같습니다. 



 3월 23일에 거대 은행들의 주가가 2월의 가장 높았을 때에 비해 48%가 빠졌다. -p367  

 

 생각해보니 코로나 때 대부분의 주식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은행주만 많이 빠진 게 아닙니다. 전 사실 이런 공황, 폭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때가 돈을 벌 최고의 기회입니다.



 파월의 전임자들, 그리고 은행, 통화정책, 거버넌스와 관련한 전 세계 주요 기관의 고위 인사들 모두가 그가 한 일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그와 동시에 그들은 연준이 지난 몇 개월간 한 일을 되돌리는 데는 몇 년, 어쩌면 몇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도 인정했다. 하지만 그 문제는 내일의 문제로 넘겨졌다. -p395  

 

 그동안 미국은 부채를 천문학적으로 늘려왔습니다. 전례가 없는 수준입니다. 빚으로 빚을 막는 악순환에 빠져 있습니다. 그 대가는 누가 언제 치르게 될까요? 



 미국 인구의 하위 절반은 미국 전체 자산의 겨우 2%를 소유하고 있는 반면 상위 1%는 31%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소득 분포에서 중간에 있는 가구(중위20%)의 순자산 중앙값이 1989년에서 2016년 사이에 겨우 4%밖에 오르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준다. 같은 기간에 상위 20%의 순자산은 두 배가 되었고 상위 1%의 자산은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중산층 수백만 명이 뒤로 밀려났다. -p401      


  부익부 빈익빈. 미국만큼 부익부 빈익빈을 잘 보여주고 가속화되고 있는 나라는 드뭅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결과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 불공정은 최대한 없애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안타깝고 화도 났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실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자산을 보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의 희생양이 됩니다. 


 연준과 미국 경제의 역사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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