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라인홀트 메스너 지음, 모명숙 옮김 / 황금나침반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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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에 읽은 책 리뷰를 이제야 쓴다. 보통 책을 읽으면 핸드폰 네이버 캘린더에 바로바로 적어놓는데, 이 책은 깜빡 잊고 적어놓지 않아서 잊고 있었다. 지식e 시리즈에서 이 작가와 책을 알게 되어 호기심에 빌려보았다. 이미 시간이 오래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지루했던 기억, 괜찮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일단 다분히 성찰적이고 고백적인 여행에세이라서 긴박감, 박진감, 모험 등의 요소는 없다. 때문에 읽으면서 지루했다. 나쁘진 않았지만, 책을 읽는 목적이나 시기 등이 나와 딱 맞아떨어진 책은 아니었다. 

 저자 라인홀트 메스너는 세계 등반 기록을 갈아치운 세계 최고의 등반가이다.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로 등정하는 등 무수한 세계기록을 가진 분이다. 여기에 뛰어난 글 솜씨까지 가진 분이시다. 

 이 책은 그의 마지막 여행을 담고 있는 에세이이다. 그는 평생을 산악등반에 바쳤고, 잠시 정치인으로 자신이 맡은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다 임기가 끝나는 순간 홀로 고비 사막을 건너는 모험을 떠난다. 

 사막을 홀로 걷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아무도 없고, 오직 보이는 것은 모래와 태양뿐. 거기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자기 자신, 혹은 無일 것이다. 혹은 과거와도 만나고, 후회스러운 기억, 고통스러운 기억들과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주 우연히 사막에서도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사막에서 사는 유목민들, 혹은 상인들. 

 이 책은 노년에 사막을 홀로 걷는 느낌을 잘 알려주는 책이었다. 노년의 고독과 성찰이 담긴 여행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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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하는 국가 - 다치바나 다카시의 일본 사회 진단과 전망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열대림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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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책을 읽었다. 역시나 기분좋은 독서다. 2005-2006년 일본사회의 굵직 굵직한 사회문제들에 대한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글들을 모은 책인데, 우리나라 이야기도 아니고, 이미 10년도 더 지난 일본의 사건들임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라이브도어 사건, 천황론과 대일본제국, 야스쿠니론, 헌법론, 고이즈미 개혁의 진실, 포스트 고이즈미의 미래, 이라크 문제, 미디어론 이렇게 7가지의 주제들을 다룬다. 10년 전의 일본의 총리는 고이즈미였다. 당시에 엄청난 권력을 자랑했던 고이즈미를 분석적이고 비판적으로 다치바나 다카시씨는 바라본다. 우리나라에도 다치바나 다카시씨같은 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고이즈미를 비판하는 것 이상으로 현 정부와 박근혜를 비판할텐데, 책 1권으로는 부족하고 시리즈로 나오지 않을까싶다. 


 단순한 사건들만이 아닌 수준높은 교양도 얻을 수 있었다. 정보뿐만이 아닌 통찰과 식견, 문제의 본질까지 접할 수 있는 귀중한 책이었다. 특히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다카시씨의 비판과, 일본의 헌법개정을 둘러싼 논쟁들도 흥미로웠다. 일본은 평화국가이다. 다른 나라에서 일본의 군대가 참전할 수 없다. 지금도 이 헌법을 가지고 개정해야하느냐 마느냐 일본에서 논쟁이다. 이에 대한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이야기는 흥미롭고다. 


 다카시씨는 두 가지 이유에서 헌법개정에 반대한다. 첫째는 당연히 평화수호를 위해 헌법개정에 반대한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로 한 번도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평화국가로써 국제적인 신뢰를 쌓아왔다. 이라크 전쟁에서도 자위대가 파병되었지만, 작전에 참여하지 않고 후방에 머물렀다. 아무튼 그 헌법 조항 덕분에 일본은 아무도 죽이지 않고 자국 국민 아무도 죽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베트남 전쟁 때 미국의 동맹국가 였기 때문에 참전을 했다. 그리고 수많은 전사자와 그의 몇 백, 몇 천배의 민간인을 살육했다. 부끄러운 과거이다. 둘째, 전쟁을 하지 않는 것은 일본 국익에도 이득이다. 전쟁은 돈이 많이 든다. 특히나 전쟁이 장기전이 되면 거기에 들어가는 돈은 천문학적이다. 일본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전쟁 주위에서 군수물자 등의 산업활동을 통해서 막대한 부를 창출해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막대한 부를 획득한 것처럼 일본은 우리나라 남북전쟁때 막대한 경제발전을 이루어냈고, 그 이후로도 일본은 전쟁에 돈과 인력을 낭비하지 않았다. 이는 일본이 맥아더 장군을 속인 멋진 외교전략이었다는 것이다. 마치 표면적으로는 일본은 더이상 전쟁을 할 수 없게 강제된 조약이지만, 그 이면은 전쟁을 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머물면서 이득만을 취하는 아주 실리적인 조약이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국이 파병을 요청해도 일본은 헌법조항을 근거로 거부할 수 있다. 이런 좋은 헌법을 다치바나 다카시씨는 끝까지 지켜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차이점도 많지만 그만큼 유사한 점들도 많다. 일본 사회를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의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다카시씨는 2005-2006년의 일본을 '멸망하는 국가' 가 될수도 있는 분기점에 쳐해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그 때의 일본의 모습이 마치 우리나라의 모습과도 많이 겹친다. 정치, 경제 등의 문제점들을 우리는 일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마지막장의 미디어론에서 다카시씨는 정치가에 의해 좌우되는 언론에 대해 위험성을 경고했는데, 만약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할말을 잃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멸망하고 있다.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정말로 새정치, 새시대가 필요하다. 부패를 척결하고 민주주의 바로 새우지 않으면 멸망의 길로 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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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2016-07-27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네요~

고양이라디오 2016-07-27 13:12   좋아요 0 | URL
추천합니다^^

코코 2016-09-17 0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치바나 다카시를 좋아해서 검색하다 들어왔습니다. 멸망하는 국가는 저도 예전에 읽어보았는데 평화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다카시의 열의를 느낄수 있었네요. 구경 잘 하고 갑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10-26 10:1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기나긴 이별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6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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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레이먼드 챈들러를 무척 만나고 싶었다. 그 이유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레이먼드 챈들러를 자신의 영웅이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덕분에 레이먼드 카버도 만나고, <위대한 개츠비>도 만나고, 에드거 앨런 포우도 만나고, 다양한 소설가와 그들의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이번에 레이먼드 챈들러를 만난 것도 크나큰 수확이었다. 앞으로 그의 필립 말로 시리즈를 모두 보고 싶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글은 읽기 매우 편했다. 655페이지의 두꺼운 책이지만, 술술 책장이 넘어갔다. 어딘지 모르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와 비슷한 느낌이 낫지만 레이먼드 챈들러만의 오리지널리티는 분명 있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무라카미 하루키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글쓰기의 이상으로 챈들러와 도스토옙스키를 한 권에 집어넣는 것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레이먼드 챈들러는 추리소설, 탐정소설로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독자적 세계를 구축했다.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의 시조로 일컬어지며 무라카미 하루키, 스티븐 킹 등 수많은 작가들과 탐정소설에 영향을 끼쳤다. 


 "위대한 미스터리는 캐릭터 그 자체" 라고 챈들러는 말했다. 셜록 홈스를 떠올려보면 절로 고개가 끄떡여진다. 챈들러의 필립 말로 또한 위대한 캐릭터였다. 그를 다시 만나고 싶어서라도 다른 시리즈를 보고 싶다. 필립 말로는 왠지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같은 느낌이 난다. 고독하고, 독자적이다. 그리고 인간적이다. 평범하지만 명석하고 혼자서 거대한 적들에게 맞서는 영웅이다. 그는 권력과 돈, 폭력 앞에서 결코 흔들리거나 굴하지 않는다. 초연하다. 그의 동기는 정의와 진실, 그리고 우정이다. 그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두려운 것이 없다. 신변의 위협이나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그는 당당하고 멋지고 냉소적이고 풍자적이다. 언제나 유머를 잃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강하다. 


 보통 탐정소설에서는 콤비가 등장한다고 한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영화 <투캅스>가 떠오른다. 하지만 챈들러의 소설 속 탐정은 필립 말로 혼자다. 누구와도 콤비를 이루지 않는다. 혼자서 판단하고 행동한다. 하루키 소설 속 주인공들도 그렇다. 


 <기나긴 이별>은 여러모로 정말 훌륭한 작품이었다. 스토리도 치밀하고, 캐릭터들도 확고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학성이 높다. 문장들이 너무 좋다. 필립 말로의 냉소적이고 위트있는 독설뿐만 아니라, 챈들러의 날카로운 비유나 묘사, 대사들도 너무 좋다. 정말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소설 속 멋진 문장과, 챈들러의 후기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친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한 마디 

 나는 이것을 내가 원하던 대로 썼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그럴 수 있게 됐으니까요. 난 미스터리가 공정하고 명료한지 아닌지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내가 관심을 가진 것은 사람들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기묘하고 타락한 세계, 그리고 정직해지려고 애를 쓰던 어떤 사람이라도 결국에는 어떻게 감상적으로 또는 단순한 바보로 보이게 되는가였습니다. 어떤 스타일로 글을 쓰는데 그것이 계속 모방되고 심지어 표절하는 이까지 있을 때, 마치 나 자신이 나를 흉내 내는 이들을 흉내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따라올 수 없는 곳으로 가야 하지요. 위험은 독자들도 따라올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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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7-27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죠, 아주 좋죠 !

고양이라디오 2016-07-27 13:11   좋아요 0 | URL
네, 아주 좋았습니다!

다락방 2016-07-27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필립 말로 좋아합니다. 꺅 ..>.<
필립 말로 시리즈 다 읽었어요. (으쓱)

그리고 사소한거지만, 첫번째 단락에 챈들러를 카버로 쓰셨어요. ㅎㅎ (오타지적!)

고양이라디오 2016-07-27 14:43   좋아요 0 | URL
오타지적은 항상 감사합니다^^
필립말로 독설 너무 좋아요ㅎㅎ
 


 루소의 <고백록>을 읽어보고 싶은데, 세일즈포인트나 리뷰나 고만고만해서 어떤 출판사를 선택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출판사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짤방이자 조공입니다. 심심하시면 누군지 맞춰보세요ㅎ~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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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6-07-26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백론>은 못 읽어봐서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ㅠ
짤방은 본인 사진이세요? ^^

고양이라디오 2016-07-27 09:29   좋아요 0 | URL
네ㅎ?? 저는 참고로 머리가 짧습니다ㅎ
사진 속 주인공은 양정원이라고 합니다.
 
일러스트 동물 농장
조지 오웰 지음, 장석봉 옮김, 랠프 스테드먼 그림 / 책세상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다시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책세상의 <동물농장>을 읽었습니다. 일단 랠프 스테드먼의 일러스트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부록으로 조지오웰의 서문- 언론의 자유와 우크라이나어판 서문이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동물농장>은 제가 독서 초창기에 접한 고전 중에 하나입니다. 그만큼 접하기 쉽습니다. 우화소설, 풍자소설이기 때문에 어른뿐만아니라 청소년, 어린이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조지 오웰이 서문에서도 밝혔다시피 이 소설은 정치풍자소설입니다. 러시아의 혁명과정과 그 이후를 소설로 다루고 있고, 전체주의와 공산주의의 문제점과 실태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이념 자체는 훌륭했습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모든 사람이 함께 일하고 평등하게 분배한다. 하지만 어딜가나 부패는 스며들기 마련이고, 그리고 권력과 기득권을 잡은 사람들이 스스로 그 권력과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은 역사상 한 번도 없었습니다. 

 

 소설과 일러스트의 조합도 훌륭했고, 무엇보다 언론의 자유에 대해서 말하는 조지오웰의 서문과 <동물농장>에 대한 서문이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조지오웰은 우크라이나판 서문에서 <동물농장>을 쓰게된 개인적, 역사적맥락을 이야기합니다. 왜 그가 '시대의 양심" 이라고 불렸는지 아주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어떤 책도 정치적인 편견으로부터 아주 자유롭지 않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견해 자체도 하나의 정치적 태도이다.《동물 농장》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완전히 의식하고서 정치적 목적과 예술적 목적을 하나로 융합하고자 시도한 최초의 책이었다.”
조지 오웰,〈나는 왜 쓰는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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