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괴테, 파우스트. 


 괴테를 만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위대한 작가, 위대한 고전을 만나는 기쁨에 취해봅니다. 걸그룹빠돌이보다 더욱 빠스럽게 괴테에 빠져봅니다. <다시, 책은 도끼다>의 마지막 장은 <파우스트> 였습니다. 


 <파우스트>는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고전이지만 전혀 읽기에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재밌습니다. <파우스트>는 대화로만 이루어진 한 편의 희곡작품입니다. 마치 연극을 보는듯이 감상했습니다. 마치 시를 듣는듯한, 노래를 듣는듯한 기분으로 감상했습니다. 주옥같은 문장들을 건져올렸습니다. 


 <파우스트>에는 두 명의 주인공이 극을 이끌어 갑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 지혜를 탐구하였으나 말년에 회의에 빠진 노학자와 그 노학자를 향락에 빠뜨리고 타락시키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극을 이끌어갑니다. 


 <파우스트>는 인간 존재의 고전적인 대립을 형상화합니다. 이성과 감성, 지식과 향락, 책과 현실,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금욕주의와 쾌락주의.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의 대비는 마치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과 조르바 같습니다.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의 내기는 역설적입니다. 파우스트가 순간을 향해 "오, 머물러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라고 말하면 메피스토펠레스가 이기는 것입니다. 그런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면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펠레스와의 내기는 져도 인생에 있어서는 이기는 것 아닐까요? 인생의 그런 순간 순간들에 구원이 있는 것 아닐까요? 


 저도 메피스토펠레스와 내기해봐야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에 읽지 못할 책은 없다 - 평범한 대학생을 메이지대 교수로 만든 독서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임해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이토 다카시씨의 독서법 노하우가 담긴 책입니다. 책에 좀 더 쉽게 접근하게 도와주고 독서 습관을 길러주는 책입니다. 책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계시거나 독서초급자? 분들이 읽으시면 좋습니다. 책 소개도 많이 되어 있어서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모르는 분들도 읽으면 좋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어려운 책을 읽다가 혹은 책이 읽기 싫을때 읽으셔도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다독법, 속독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입니다. 독서에 대한 부담감을 낮춰줍니다. 

 사이토 다카시씨의 책은 일정 수준이상의 만족감을 주고, 읽기에도 편합니다. 도서관에서 그의 책이 발견되면 일단 읽고 봅니다. 시간대비 효율이 좋습니다. 읽으면 왠지 힘이 납니다. 제겐 비타민같은 저자입니다. 

 좋은 책을 너무 많이 소개해줘서 조금 화가 났습니다. 이미 읽고 싶은 책이 많은데, 또 그 위에 한 보따리 던져주고 가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는 왜 이렇게 재밌는 책이 많은 걸까요? 언제까지 읽어야 갈증이 채워질까요? 혹시 제 어딘가가 결여되어 있어서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오싹해집니다. 모든 것이 무의미하더라도 그래도 책은 읽고 싶습니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하면 또 어떻습니다. 시시포스보다는 덜 힘들테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은 글들을 옮겨 적다보니 이 책에 별점 3점을 준 것이 후회가 되네요. 별점 3점을 줬지만, 아래의 문장들은 별점 5만점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들은 때때로 저를 감동시킵니다. 그래서 제가 하루키씨를 좋아하는 것이겠죠. 하루키의 글들을 무언가를 깨닫게 해줍니다. 그래서 항상 고맙습니다. 



 















 책 속의 주인공이 소설 속에서 읽은 책입니다. 투르게네프의 <루딘>과 <봄 물결>입니다.


 내가 <루딘>을 읽은 것은 대학생 때였고, 십오 년 전의 일이었다. 십오 년이 지나 배에 붕대를 감은 채 이 책을 읽자, 예전보다도 주인공인 루딘에 대해서 훨씬 더 호의적인 감정이 드는 것이 느껴졌다. 사람은 자신의 결점을 바로잡을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의 성향이란 대략 스물다섯 살까지 정해져버리고, 그 뒤부터는 아무리 노력해도 그 본질을 바꿀 수 없다. 문제는 외부 세계가 그 성향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하느냐 하는 것으로 압축될 뿐이다. 위스키의 취기도 한몫 거들어서, 나는 루딘을 동정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에는 동정심 같은 것을 거의 갖지 않지만, 투르게네프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에게는 금세 동정을 하고 마는 것이다. 심지어 <87지서> 시리즈의 등장인물에게조차 동정심을 느낀다. 아마도 그것은 내 자신의 인간성에 많은 결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점이 많은 인간은 똑같이 결점이 많은 인간에 대해 동정적이 되기 쉬운 것이다. 도스토옙스키 소설의 등장인물이 안고 있는 결점은 가끔 결점으로 생각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결점에 대해 백 퍼센트 동정을 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경우는 그 결점이 너무나도 커서 무감각하게 되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p294~295


 굉장히 공감가는 글이었습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속 인물들은 결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결점으로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그 인물들은 연민이나 동정의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너무 뛰어나지만 결점을 가진 인간은 왠지 좀처럼 동정하기 어렵습니다. 



















 주인공은 <루딘>을 읽고 스탕달의 <적과 흑>을 읽습니다. 예전에 지인이 스탕달의 <적과 흑>을 추천했었는데, 스탕달도 한 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열린책들과 믿음사 중 어떤 출판사를 선택할 것이냐인데요. 항상 짬뽕이냐 짜장면이냐처럼 두 출판사 중에서 고민할 때가 많습니다. 책은 열린책들이 더 이쁜데 세일즈포인트는 민음사가 많아서 고민됩니다. 조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음이라는 것은 당신도 잘 이해할 수 없는 건가요?"

 "어떤 경우에는." 하고 나는 말했다. "훨씬 나중이 되어서야 그것을 이해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때가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경우도 있었어. 대개의 경우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한채 행동을 해버리게 되고 그것이 모두를 혼란에 빠지게 하는 거야." 

 (중략)

 "하지만 그건 흔적을 남기지. 그리고 그 흔적을 우리는 다시 한 번 더듬을 수 있는 거야.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을 더듬어가듯이."

 "그것은 어디로 이어지나요?"

 "나 자신에게로." 하고 나는 대답했다. "마음이라는 건 그런 거야. 마음이 없으면 어디에도 닿을 수 없어."   -p336


 너무 공감가는 글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알기가 힘든 걸까요? 왜 항상 뒤늦게 깨닫는 걸까요? 


 "하지만 사랑이 없으면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하고 살찐 여자아이는 말했다. "사랑이 없으면 세계는 창 밖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과 같아요. 손으로 만질 수도 없고 냄새를 맡을 수도 없어요. 굉장히 많은 여자를 돈으로 산다고 해도, 오다가다 만난 수많은 여자들과 잔다고 해도, 그런 건 진실이 아니에요. 누구도 당신의 몸을 꼭 끌어안아주지는 않아요." -p421


 누군가가 몸을 꼭 끌어안아주고 누군가의 몸을 꼭 끌어안아주는 것이 사랑이라 정의내려도 되지 않을까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6-09-07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루키의 초기작들은 다 좋아해요~ 이 책도 초기3부작(나와 쥐 연작)보다 어려운 듯도 했지만, 상반된 분위기의 두 세계가 교차되는 게 좋더라고요.
읽은 지 오래 되어 다시 읽고 싶네요~

고양이라디오 2016-09-08 00:03   좋아요 0 | URL
저도 쥐 삼부작 좋아해요^^ 요즘 초기작부터 하루키 장편소설 다시 읽고 있어요^^
 















 기대도 안했는데 너무 좋은 책이라서 놀랐습니다. 제가 얼마나 서비스에 대해서 무지했는지 크게 깨닫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책을 읽었는데, 서비스에 대한 책은 안 읽었던 걸까요? 서비스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모두 읽어보면 좋을 책입니다. 소설의 형식을 통해 디즈니의 서비스 철학에 대해 알려줍니다. 


 "그래요, 물론 클레임은 아닙니다. 단, 불만 사항이 아니라고 해서 고객의 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죠. 고객은 '서비스의 신' 이라서 말이죠."

 

 '서비스.......신?"

 "그래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우리에게 고객의 소리는 '성장할 기회' 를 얻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p37


 서비스의 신은 바로 고객이었습니다. 고객의 소리는 바로 '성장할 기회' 입니다.


 "자신을 위해 만들려 하지 말라.

 손님이 원하는 것을 알고, 손님을 위해 만드는 것이다."    -p112

 

 이 부분도 저를 크게 가르쳐준 말씀입니다. 저는 그동안 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습니다. 제가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마음에 들면 단골이 되는 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딴데 가시라! 이런 자기 중심적인 마인드였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씨가 재즈바를 한 마인드처럼요. 반 고흐처럼 외곬수적인 마인드였습니다. 결코 남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것을 추구하는 예술가적? 마인드가 제겐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마인드를 서비스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품이나 의료에 있어서는 자신의 것을 추구하되, 기본적인 서비스의 측면에서는 절대적으로 고객이 우선이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음, 뭔가 저도 모순적인 부분이 느껴지고 헷갈리네요. 아무튼 자기자신을 기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을 기쁘게 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누군가는 뭐 그렇게 당연한 것을 깨닫고 그러느냐 하실지 모르지만요...


 "물론 잔머리를 굴리는 손님도 있을지 모르지. 그렇다 해도, 이 가게에 들어온 이상은 우리 손님이야. 오늘 손님이 미래의 단골손님이라고. 게다가 장사란 것은,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있어야 비로소 성립하는 거야." -p147


 이 부분도 제겐 소중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저는 의심이 많습니다. 혼자서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보다가 '그런데, 고객이 혹시 속이면 어떻하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손님을 믿지 못하면 서비스의 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이 책의 "세번째 이야기" 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서비스업이란 성립하지 않습니다. 서비스업 뿐만 아니라 신뢰는 모든 관계에 있어 최우선입니다. 


 도쿄 디즈니랜드는 직원들을 교육할 때 사전에 '매뉴얼에 집착하지 말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걸 최우선 실시하라. 책임은 회사가 진다' 며 권한 위임을 한다고 합니다. 저도 나중에 꼭 저 가르침을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박웅현의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 마지막 강의 때 다룬 도서입니다. 괴테의 책은 과거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어보고 이 책이 처음입니다. <파우스트> 1, 2권을 동시에 샀어야 하는데, 후회스럽습니다. 한 편의 연극을 본 듯한 느낌, 시를 읽은 듯한 느낌입니다. 좋습니다. 주옥같은 고전입니다. 



 주님    그가 지상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네가 무슨 유혹을 하든 말리지 않겠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 


 숨이 막히지 않습니까?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 라니요!!! 이런 멋진 문장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의 아메바같은 기억력으로도요!


 파우스트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파우스트라는 노학자를 메피스토펠레스가 유혹하는 내용입니다. 메피스토펠레스는 악마입니다. 주님과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를 놓고 내기를 합니다. 파우스트를 타락시킬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서요. 메피스토펠레스와 파우스트도 내기를 합니다. 내기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파우스트   나, 한가로이 침상에나 누워 뒹군다면

            당장 파멸해도 좋으리라!

            자네의 감언이설에 속아

            자기도취에 빠지거나

            관능의 쾌락에 농락당한다면, 

            그것은 내게 최후의 날이 될 것이다!

            자, 내기를 하자!


메피스토펠레스    좋습니다!


파우스트     이건 엄숙한 약속이다!

             내가 순간을 향해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라고 말한다면,

             그땐 자네가 날 결박해도 좋아.

             나는 기꺼이 파멸의 길을 걷겠다! 

             그땐 조종이 울려도 좋을 것이요, 

             자넨 내 종살이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시계가 멈추고 바늘이 떨어질 것이며,

             나의 시간은 그것으로 끝나게 되리라!



 파우스트는 근대 정신을 상징하는 학자이며 책 속에 파묻혀 모든 지식을 흡수한 인물입니다. 모든 근원을 하늘과 땅에서 찾으려 하며, 그를 움직이는 것은 향락적인 삶이 아니라 인식에 대한 갈망입니다. 이런! 이제서야 눈치챘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파우스트>에서 모티브를 어느 정도 따온 것이군요.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도 책 속에 파묻힌 인물이며 조르바는 그와 대조적인 자유로운 인물입니다.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도 책 속에 파묻힌 인물이며 메피스토펠레스는 향락적인 악마입니다. 니체가 말한 이성적인 아폴론적 인간과 향락적인 디오니소서적 인간이군요. 이성과 감성. 금욕과 향락. 인간 존재의 영원한 다툼이 아닐까 싶습니다. 혹은 인간 존재 내의 다툼이기도 하고요.   


 과연 파우스트는 순간을 향해 "오, 머물러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라고 말하게 될까요? 2권이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