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하라의 과학고전 카페 1
이은희 지음 / 글항아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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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또 이은희씨의 저서들을 읽고 있다. 과학책을 읽고 싶을 때 부담없이 손이 가는 작가이다. 그만큼 그녀의 책은 쉽고 깔끔하다. 한 챕터의 길이도 그리 길지 않아서 호흡이 짧은 점도 마음에 든다. 그녀의 책들이 너무 옛날 책들이 많아서 디자인이 이쁘지 않은 점 빼면 나쁘지 않다.

 

 최근에 <하리하라의 과학 블로그>를 읽었고 그 후 이 책 <하리하라의 과학 고전 카페 1>를 읽었다. 책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과학고전들을 소개해주는 책이다. 이런 책들은 보면 좋지만 보고 나면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져서 괴롭다. 책 소개하는 책들은 항상 내게 이런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장대익 교수의 <다윈의 서재>를 읽을 때도 과학 고전을 읽고 싶은 엄청난 욕구에 휩싸였다. 그 중에 몇 권 밖에 읽지 못하긴 했지만. 이번에도 이 책에 나온 과학 고전 중 읽고 싶은 책들을 정리하긴 했다. 하지만 언제 읽을 지는 미지수다. 아마도 조만간 잊혀지지 않을까 싶다. 그냥 부담갖지 말고 과학 고전들을 한 번 훑어봤다는 셈쳐야겠다. 그런 마음으로 <하리하라의 과학 고전 카페 2>도 읽어보고 싶다.

 

 요즘 하리하라의 과학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나는 좀 더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는 다른 책들을 읽을 때도 드는 생각이다. 책 내용 중 거의 대부분을 아는 책들을 읽는 것이 과연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내가 모르는 내용, 신선한 내용이 많은 책을 읽어야 하는 걸까? 너무 독서도 편한 독서만을 쫓는 것은 아닌가 싶다.

 

 요즘은 점점 더 독서를 취미로 생각하는 거 같다. 기분 전환 또는 즐거운 휴식처럼 여기는 거 같다.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뭔가 독서를 통해 나를 발전시키고 지식과 교양을 쌓는 등의 독서를 훨씬 의미있고 중요한 활동으로 여겼다. 지금도 독서는 내게 무엇보다 중요하긴 하지만... 아무튼 요즘 너무 쉬운 책들만 찾아 읽는다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내가 지치고 힘들다는 것일까?

 

 갑자기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되는 리뷰다. 얼른 리뷰를 마쳐야겠다. 과학고전들을 한 번 훑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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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8-08 1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과학 에세이 저자 중엔 강석기라는 분이 계신데 비교적 최신 과학 저널에서 기사를 뽑아 쉽게 풀어쓰시는 방식을 택하시더군요. 최신 정보이니 아는 내용 확인차원 보다는 좀 더 깊이있지 않을까 싶네요.

고양이라디오 2017-08-08 23:25   좋아요 1 | URL
잊고 있었네요^^ 저도 강석기 작가 좋아합니다. 최신간 2권 정도 읽었는데 새로운 정보들이라서 좋았어요. 강석기 작가의 책들을 읽어야겠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어제 올리다만 페이퍼를 다시 올립니다. 아래 소개하는 이 많은 책들을 다 읽을 수는 없겠지만 아무튼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좀 더 시간이 많았고 다양한 관심사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하긴 책을 10권 씩 동시에 읽었으니까요. 요즘은 시간이 없다보니 관심사도 '억제' 되는 거 같습니다. 뭔가 우선순위가 생기는 거죠. 일단 다른 책들은 미뤄두고 칼 세이건의 책을 읽자. 하리하라의 책을 먼저 읽자. 이런 식으로 되는 거 같습니다. 아래의 책들은 좋은 책입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고 싶습니다.

 

 

 

 

 

 

 

 

 

 

 

 

 

 

 

 

 

 미국 부통령을 지냈던 엘 고어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고 다큐멘터리 영화로 아카데미에서 상까지 받았다는 사실은 금시초문이었습니다. <불편한 진실>은 지구 온난화에 대해 다룬 책이고 영화입니다. 330p 정도 밖에 안되네요. 읽어봄직한 분량입니다. 지구 온난화는 분명 인류의 생존을 다투는 중대한 문제이지만 뜨뜨 미지근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당장 그 결과가 눈에 보이고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저자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냄비 속의 개구리' 라고 비유합니다. 냄비 속의 개구리는 물의 온도를 천천히 높이면 그대로 물 속에 있다가 죽습니다. 물의 온도를 빨리 높이면 갑자기 뜨거워져서 냄비 밖으로 뛰쳐나가겠지만 말입니다. 우리 인간들도 어쩌면 정말 '냄비 속의 개구리' 같은 지도 모릅니다. 비단 지구 온난화 문제 뿐만 아니라요. 저역시 마찬가지로 지구 온난화가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하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알게 되면 바뀔까요? 그래서 더 읽어보고 싶습니다.

 

 함께 볼 책으로 <지구 온난화의 비밀>이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해 다각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책은 스티븐 핀커의 <빈 서판>입니다. 인간의 본성은 '빈 서판' 이 아니라는 내용입니다. 인간에겐 언어 능력, 수학 능력 등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는 소프트 웨어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은 뇌과학의 발달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겟습니다. 스티븐 핀커는 여기저기서 만나 본 작가입니다. <사피엔스의 미래>, <마음의 과학>에서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그의 다른 책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등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빈 서판>을 검색해보니 901p 나 되네요.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도 그정도의 분량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이런. 아무래도 가까운 시일내에 만나보기 힘들 거 같습니다.

 

 

 

 

 

 

 

 

 이미지가 없는 책이다. <통섭>으로 우리나라에 알려진 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 1>이다. 2권은 없는 건가?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리처드 도킨스라던가 다른 과학자들의 악평이 자자해서 왠지 손이 가지 않는 작가다. 유명한 과학저술가고 과학자이다. 최근에 갑자기 집단 진화론을 들고나와 학계에서 굉장히 까였다고 한다. 개미 연구로도 유명한 분이고 최재천 교수의 스승이기도 하다.   

 

 

 

 

 

 

 

 

 

 

 

 

 

 

 

 

 아직 커트 보내거트를 못 만나봤는데. 미국에서 '마크 트웨인 이후 가장 웃기는 작가' 라는 평을 받는다고 하네요. 이 작가의 소설 빨리 읽어보고 싶습니다.

 

 커트 보네거트의 단편 소설 <해리슨 버거론>을 읽고 싶은데 어느 책에 수록되어 있나요?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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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 갔다. 정시몬의 <철학브런치>를 빌리려고 했다. 월요일이라 자료실이 휴관이었다. 가방 속에는 이 책 한 권 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 읽었다. 역시 이은희씨의 책은 좋다. 이 책은 과학고전들을 소개해주는 책이다. 일종의 에피타이저다. 메인 요리를 하나씩 소개해보겠다. 이은희씨는 에피타이저만 먹고 메인 요리는 먹지 않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내게 말했다. 그런 우를 저지를 것만 같다.

 

 일단 책에서 좋았던 구절 하나만 짚고 가자.

 

  이처럼 엄청난 과학 이론을 다른 분야에 적용시킬 경우 일단은 법칙을 훼손시키지 않고 적용이 가능한지를 엄격하게 살핀 뒤 사용해야 하며, 섣부른 과학 이론의 적용은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p150

 

 과학 이론은 다른 분야에 적용시키는 것은 과학자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오류다. 나또한 조심해야겠다. 비유로서는 가능하겠지만 함부로 적용시키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마틴 가드너의 <아담과 이브에게는 배꼽이 있었을까> 이다. 사이비 과학에 대한 폭로를 담은 책이다.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한다. 비판적이고 폭로하는 책들. 그런데 절판이다. 알라딘 강남정에도 없다. 도서관에는 있을까? 아니 그런데 내가 이 책을 정말 볼까? 보고 싶지만 보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아서 아마도 패스~ 그런데 목차를 보니깐 조금 흥미가 더 생긴다. 칼 세이건의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도 비슷한 류의 책이다. 후에 칼 세이건의 책을 보고 더 보고 싶으면 이 책을 봐야겠다. 요새 칼 세이건에 빠져서 그의 책들을 하나씩 읽고 있다.

 

 

 

 

 

 

 

 

 

 

 

 

 

 

 

 해리 콜린스의 <골렘>을 찾다가 그의 또다른 책 <닥터 골렘>을 발견했다. 오히려 <닥터 골렘> 쪽이 더 끌린다. <골렘>은 과학의 허와 실을 이야기한 책이다. 그렇다면 <닥터 골렘>은 의학의 허와 실을 이야기한 책일터. 골렘은 메타포(은유)이다. 골렘은 인간이 만들었지만 가끔은 인간 말을 안 듣고 문제가 되기도 한다. 과학이나 의학 또한 마찬가지다 인간이 만들었고 점차 그 힘이 강해지고 있지만 가끔씩 문제를 일으킬 때가 있다.  

 

 

 

 

 

 

 

 

 

 

 

 

 

 

 

 하워드 블룸의 <루시퍼 원리>는 기독교에서 악마의 이름으로 사용되는 '루시퍼'를 자연 법칙에 비유, 인류 역사의 전개 과정- 특히 인간의 악과 집단 광기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전쟁 등의 집단 광기로 표현되는 인간의 악한 본성에 대해 고찰하며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정직한 제목의 책이다. 과학과 기술, 그리고 세계사까지 한 번에 훑을 수 있는 빅 히스토리 책같다. 내가 좋아하는 류의 책이다. 평점도 높고 많이 팔린 책이다. 더 기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다. 너무나 유명한 책이고 그래서 더 안 볼 꺼 같은 책이다. DDT 같은 화학물질이 환경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가 밝힌 책이다. 기념비적인 책이며 문장도 아주 좋다고 들었다.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안 볼 꺼 같은 책 중에 하나다.

 

 

 <하리하라의 과학고전 카페 1>은 과학고전을 소개한 책이니 만큼 읽고 싶은 좋은 책들이 즐비했다. 너무 많아서 2편은 다음에 써야겠다. <하리하라의 과학고전 카페 2>를 읽기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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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조건 - 절망을 이기는 철학 - 제자백가
이주희 지음, EBS MEDIA / Mid(엠아이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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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의 조건>은 MID출판사에서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게 된 책이다. MID출판사는 과학전문 출판사인데 이 책은 과학책이 아니다. 철학책이며 제자백가 시대의 대표 철학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토대로 만들어진 책이다. EBS 다큐프라임은 믿을 만한 브랜드다. MID출판사 역시 믿을만한 출판사다. 의외로 굉장히 재밌게 읽었다. 지루할 새 없이 소설책 읽듯이 술술 읽어나갔고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 확장되고 전복되는 경험을 했다. 고대 철학에 대한 저자의 견해와 해석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춘추전국시대는 그야말로 난세였다. 끝없이 이어지는 전쟁. 절망적인 시대였기에 그 절망을 이기기 위한 철학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다양한 생각이 폭발했으며 그 결과가 제자백가라 불린 사상의 난무였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주요한 사상들을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공자와 맹자로 대표되는 유가. 노자와 장자로 도가. 묵자의 묵가. 한비자의 법가. 이 책은 이 네 가지 주요 사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 사상의 핵심을 전달한다. 고전을 인용하고 해석해서 들려준다. 옛 사상가들의 생각을 전해준다. 그들이 어떤 고민을 했고 그 고민에 대한 답으로 어떤 답을 내렸는지 저자는 순차적으로 서술한다. 전쟁이 끊없이 이어지던 춘추전국시대 속에서 각 사상가들은 그러한 시대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사상들을 주장했을까? 한 번 저자의 이야기 속으로 따라가 보자.

 

 공자와 맹자의 유가는 인의예지, 사단칠정이라 불리는 인간의 본성에 주목했다. 인간은 공감능력을 지닌 존재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측은지심이 있다. 만약에 어린 아이가 혼자서 우물 쪽으로 가게 되면 당신은 생각할 틈도 없이 달려가 아이를 구할 것이다. 누구에게 칭찬받기 위해서도 아니고 이득을 바라고 하는 행동도 아니다. 공자와 맹자는 인간의 이런 본성에 주목했다. 그리고 부모 자식간의 사랑에 대해 주목했다. 부모는 아무 보답을 바라지 않고 자식을 사랑한다. 그렇게 사랑을 받고 자란 자식은 그 사랑은 주위에 전파할 수 있다. 이것이 유가 사상의 핵심이다. 인간은 누구나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갈고 닦아 계발하기만 하면 된다.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 또한 마찬가지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진 정치를 펼치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누가 자식과도 같은 백성들을 사지로 내몰겠는가? 어떤가? 이상적이지 않은가? 그렇다. 이상적이다. 너무도 이상적이다. 너무나 이상적이어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공자는 이 이상적인 사상을 펼치기 위해 12년을 떠돌았다. 남들이 아무리 비웃어도 말이다. 그렇게 그의 사상은 2천 5백년을 건너 뛰어 아직도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런 유가 사상을 실천한 왕이 우리에게 있었다. 세종대왕이다. 어떤가? 이상적이지 않은가? 공자와 맹자가 제시단 답은 분명 정답이었다. 하지만 인간이란 존재는 아쉽게도 그리 쉽게 정답을 따르지 못했다. 인간에게 어진 마음이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욕망과 이기심이 있다. 물론 공자와 맹자가 이를 모르지는 않았다. 그들은 노력했지만 왕들은 그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은 더 많은 것을 원했고 가진 것을 포기할 줄 몰랐다. 지금도 이는 마찬가지리라. 

 

 노자와 장자의 도가는 다른 방식의 해법을 들고 나왔다.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헛된 꿈이고 부질없는 짓임을 그들은 잘 알았다. 난세를 바꿀 수 없다면 어떻게야 하는가? 그들은 난세를 등지는 것을 택했다. 장자는 국가로부터 높은 자리를 권유받았지만 자연을 벗삼아 사는 길을 택했다. 난세 속에서는 자신의 목숨을 보장받기 힘들다. 수많은 유능한 인물들이 난세 속에서 죽어나갔다. 남들의 시기와 질투, 모반과 모략 속에서 비참한 최후를 맛봤다. 부와 명예보다 그들은 생명과 자유를 택했다. 그래서 세상의 가치를 비웃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세상의 가치의 허실을 간파했기 때문에 그 속에 들어가지 않았으리라.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명이었으며 다른 이들의 생명이었다. 국가의 이익 추구 때문에 전쟁이 벌어지면 무수한 생명이 사그라진다. 만약에 자신이 국가의 요직에 오른다면 그런 일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들은 난세를 등졌고 세상을 비웃었다. 가치를 허물고 생명과 자유를 즐겼다. 이들의 답은 어떤가? 역시 정답이다. 장자는 결국 난세에도 천수를 누렸다. 지금 현실에서도 이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벗어나 자급자족하며 자연과 벗삼아 사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아둥바둥 살아가는 우리들과 자연과 벗삼아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누가 더 행복하고 누가 더 옳은 삶의 방식을 택한 것일까? 쉽게 결론짓기 어렵다.

 

 묵자의 묵가는 평등한 사랑을 이야기했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라고 말씀 하신 예수님보다 앞서서 말이다.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사랑한다면 이 세상의 모든 갈등은 해소되고 모두가 이웃처럼 살아갈 수 있으리라. 차별을 두지 않는 사랑. 난세에 가장 어울리지 않은 종교적 사랑을 이야기한 묵자. 굉장히 흥미로운 지점이다. 그러면서도 묵자는 지독한 현실주의자였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전쟁을 막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생각하고 병기를 개발했다. 전쟁을 일으키려는 나라에 찾아가서 직접 담판을 짓기도 했다. 차별없는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전쟁병기를 개발하는 묵자의 사상은 참으로 눈물겹다. 철저하게 이상적이면서 철저하게 현실적이었다. 아무리 남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 남이 나를 죽이려고 하면 방어는 해야하지 않겠는가? 소설가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최고의 지성은 두 가지 상반된 생각을 동시에 품으면서도 정상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묵자는 이것을 해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묵가의 사상은 인간의 본성에 어긋났다. 인간은 무차별적인 사랑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의 유전자에는 차별적인 사랑이 각인되어 있다. 자신과 유전자가 유사할수록 더 애정과 사랑을 가지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부모와 자식, 가까운 친척에서부터 사랑은 시작되어 멀어질수록 점점 옅어진다. 묵자가 제시한 해답 역시 옳은 해답이었지만 인간이 따르기엔 역부족이었다.

 

 마지막 한비자의 법가는 내가 그동안 오해하고 있었던 사상이다. 흔히 마키아벨리즘으로 묘사되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느낌으로 법가를 봤었다. 아니었다. 법가는 시스템이요 법치주의를 논한 사상이었다. 한비자는 인간의 본성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이를 신뢰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인간을 교화시키려는 다른 사상들과는 달리 한비자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해법을 찾았다. 인간을 믿지 않고 법을 믿었다. 법이란 간단하다. 인간에게 미리 자신에 행동에 대한 결과를 예측하게 해주는 것이다. 좋은 일을 하면 상을 받고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 법은 태양과도 같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하며 뜨겁고 확실해야 한다. 난세에서 군주들이 가장 선호할만한 사상이며 법가를 채택한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한 것은 결코 요행이 아니다. 완벽한 시스템은 없듯이 현재에서도 법치주의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 무전유죄, 유전무죄. 시스템이 완벽해도 그 속에서 직접 일을 하는 자들은 인간이다. 인간이 하는 일이란 항상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며, 권련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 믿을 것은 그 시스템을 개선하고 더 잘 작동하도록 조정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인간을 믿는 것보다 시스템을 믿는 편이 낫다. 하지만 가끔은 그 시스템이 잘못 작동하면 어마어마하게 대규모로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나치의 홀코코스트나 스탈린의 숙청,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그리고 현재 북한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에서 끔찍한 사례들은 비일비재하다.

 

 읽은 책을 이런 식으로 되돌아보기는 오랜만이다. 그만큼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여러분도 춘추전국시대의 난세 속에 뛰어들어 제자백가 사상가들과 함께 해법을 고민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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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7-08-08 0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MID출판사의 EBS 다큐 시리즈를 몇 권 가지고 있습니다. 생명40억년이던가요. <경계>,<멸종>,<짝짓기>모두 재미있었는데...

˝읽은 책을 이런 식으로 되돌아보기는 오랜만이다. 그만큼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여러분도 춘추전국시대의 난세 속에 뛰어들어 제자백가 사상가들과 함께 해법을 고민해보시길.˝ 구절을 꼭 읽어봐야 겠습니다.

공원국의 <춘추전국시대>를 한권씩 모으고 있는데, 이 책을 먼저 읽어야겠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7-08-08 11:46   좋아요 1 | URL
우향님에겐 조금 가벼운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서문부터 해서 구성도 좋았고 뭔가 독자를 자신의 이야기로 끌어들이는 힘이 느껴졌습니다. 고전을 인용하고 해석하는 저자의 견해도 공감이 많이 갔고요^^ 추천드려봅니다ㅎ
 

 

 

 

 

 

 

 

 

 

 

 

 

 

 이제서야 <호모 데우스>에서 좋았던 구절들을 정리한다. 정리하면서 책을 다시 보니 정말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재밌고 좋은 책을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성공은 야망을 낳는다. 인류는 지금까지 이룩한 성취를 딛고 더 과감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전례 없는 수준의 번영, 건강, 평화를 얻은 인류의 다음 목표는,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가치들을 고려할 때, 불멸, 행복, 신성이 될 것이다. 굶주림, 질병,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인 다음에 할 일은 노화와 죽음 그 자체를 극복하는 것이다. 사람들을 극도의 비참함에서 구한 다음에 할 일은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짐승 수준의 생존투쟁에서 인류를 건져올린 다음 할 일은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데우스'로 바꾸는 것이다." -p39

 

 위 문단은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한 글이 아닐까 싶다. 아직은 와닿지 않은 미래지만 언젠가 다가올 미래임이 분명하다.

 

  "상대성이론은 아무도 화나게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의 소중한 믿음 가운데 어떤 것과도 모순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간과 시간이 절대적인지 상대적인지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 만일 당신이 공간과 시간을 구부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마음대로 하라는 식이다. 가서 그것을 구부려라. 내가 무슨 상관인가? 반면 다윈은 우리에게서 영혼을 박탈했다. 당신이 진화른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그것이 영혼은 없다는 이야기임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것은 독실한 그리스도교도와 이슬람교도뿐 아니라 세속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충격적인 이야기이다. 인간은, 비록 분명한 종교적 교의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저마다 일생 동안 변하지 않고 자신이 주어도 그대로인 영원한 개인적 본질을 가졌다고 믿고 싶어 한다." -p149

 

 예전에 팟캐스트 지대넓얕 오프라인 방송에서 한 청중이 독실이님께 이런 질문을 했다. 진화론에 따르면 인류의 조상 유인원에서 점진적으로 현재의 인류가 되었는데 어느 시점에서 영혼이 생겨났느냐는 질문이었다. 이는 위의 문단에서 유발하라리의 "당신이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그것은 영혼은 없다는 이야기임을 알아차릴 것이다." 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독실님은 이 질문에 답변을 하지 못했고 신념으로서 종교를 믿는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다윈은 영혼이 설 자리를 없애버렸다. 그래서 일부 종교인들은 그토록 진화론을 싫어하는 것이 아닐까. 아래는 이와 대한 부연설명 글이다.

 

 "인간의 영혼은 진화하지 않았고 어느 화창한 날 영광스러운 완전체로 출현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화창한 날은 정확히 언제인가? 인류의 진화를 아무리 자세히 살펴봐도, 그 시점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난감하다. 지금까지 존재한 모든 인간은 남성의 정자가 여성의 난자를 수정시킨 결과로 생겨났다. 영혼을 지닌 최초의 아기가 있었다고 생각해보자. 그 아기는 어머니 아버지와 매우 비슷했다. 아기는 영혼이 있고 부모는 없다는 것만 달랐다. 각막이 부모의 각막보다 조금 더 구부러져 있는 아기가 태어나는 이유는 생물학적 지식으로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다. 아마 어떤 유전자에 일어난 작은 돌연변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영혼의 '영'자도 없는 부모에게서 불멸의 영혼을 지닌 아기가 탄생하는 이유는 생물학으로 설명할 수 없다. 하나의 돌연변이, 또는 여러 개의 돌연변이가 일어난다고 해서 한 동물에게 죽음을 포함한 모든 변화에도 끄덕없는 본질이 생겨날 수 있을까?

 따라서 영혼의 존재는 진화론과 아귀가 맞지 않는다. 진화는 변화를 뜻하며, 영원히 지속되는 실체를 생산하지 못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지닌 것 가운데 인간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것은 유전자이고, 유전자 분자는 '영원한 것'이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 돌연변이 운반체이다. 이런 사실은 영혼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진화론을 거부할 수많은 사람들에게 끔직한 일이다." -p151~152

 

  "그런데 몇십 년, 몇백 년이 지나면 의미의 그물망이 풀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그물망이 만들어진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이런 의미의 그물망들이 생기고 풀리는 것을 지켜보고, 한 시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였던 것이 후손에 이르러 완전히 무의미해진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다." -p207

 

 위 글은 매우 공감가는 글이다. 나또한 역사를 알게 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이 깨닫게 된다.

 

  "허구는 나쁜 것이 아니다. 허구는 꼭 필요하다. 돈, 국가, 기업 같은 허구적 실체에 대한 널리 통용되는 이야기가 없다면 복잡한 인간사회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똑같은 허구적 규칙들을 모두가 믿지 않으면 축구 경기를 할 수 없고, 허구 없이는 시장과 법원의 이점을 누릴 수 없다. 하지만 이야기는 단지 도구일 뿐이다. 이야기가 목표나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단지 허구임을 잊을 때 우리는 실제에 대한 감각을 잃게 되며, 그때 우리는 '기업을 위해 많은 돈을 벌려고' 또는 '국익을 보호하려고' 전쟁을 시작한다. 기업, 돈, 국가는 우리의 상상에만 존재한다. 우리는 우리를 도우라고 그것들을 발명했다. 그런데 왜 그것들을 위해 우리의 생명을 희생하는가?" -p247 

 

 모든 사람의 생명은 하나이다. 생명보다 귀중한 것은 없다. 그런데 어떻게 허구의 개념은 '국가'를 위해 전쟁을 하고 생명을 희생하는가?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마찬가지로,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문화는 새 지식을 찾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이것이 전근대 인류 문명 대부분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과학혁명이 인류를 그런 순진한 확신에서 해방시켰다. 과학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지를 발견한 것이었다.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없는지 깨달았을 때 비로소 인간에게 새 지식을 찾아나설 매우 타당한 이유가 생겼고, 이것은 진보를 향해가는 과학의 길을 열었다." -p295

 

 "과학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지를 발견한 것이었다." 멋진 문장이다. 과학에 대한 더할나위 없는 찬사이다.

 

 

 

 놀란만큼 똑똑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정리를 하면서 책을 훑어봤다.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유발 하라리의 저서가 또 번역되어 출간되어 기쁘다. <극한의 경험> 꼭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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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8-06 04: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번 읽고 말기엔 아까운 책이죠.
리뷰 제목으로 뽑아주신 저 문장도 한번 읽고 넘어가기엔 아까운 문장이고요.

고양이라디오 2017-08-07 00:43   좋아요 0 | URL
hnine 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한 번 더 읽고 싶은 책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