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사랑학 수업 -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어떻게 떠나보낼 것인가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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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의 사랑과 연애, 남과여에 관한 책들은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 주목을 한다. 대표적인 책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그리고 최근에 대두된 진화심리학도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 더욱 설득력을 배가시킨다.

 

 이 책은 남자와 여자의 차이보다 남자와 여자의 공통점, 인간으로서의 공통점에 더욱 주목한다.

남자도 여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상처받기 두려워하고, 사랑받고 싶어한다. 이 책은 이제 그만 남녀간에 밀당이나 연애게임은 그만두고 자신을 솔직히 드러내는 그런 사랑을 하자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이 공감했다. 내가 지향하는 연애를 저자가 이야기해줘서 고마웠다.

 

 남녀간의 차이를 주목하는 차별과 편견에 대해서 이 책은 열심히 그 허구성을 폭로한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머리 속에 성차별적 편견이 가득한 사람에게 이 책에 담긴 내용을 실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이 책은 되묻는다. 머리 속에 성차별적 편견이 가득한 사람에게 맞춰서 행동하면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된다고, 당신은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은가?

 

 난 '하버드'가 붙은 책 제목을 참 좋아한다. 일단 손에 들고 어떤 책인지 보게 된다. '하버드'가 붙은 책 중에도 당연히 별로인 책들도 많지만 가끔 이렇게 좋은 책도 만나게 된다. 이 책은 하버드교수가 쓴 책이다. 현재까지 경험상 책 제목에 '하버드'가 붙은 책 중에서 하버드대학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 쓴 책보다 하버드대학과 관련이 많은 사람이 쓴 책이 더 좋은 것 같다. 저자가 하버드대학을 졸업했거나 하버드대학교수인지 확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시고 책을 구입하거나 읽으시길.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이나 품격과 깊이가 드러나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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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기술 - 점수, 마구 올려주는 공부의 법칙
조승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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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생각날 때 한 번씩 보는 책이다. 어쩌면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가장 고마운 책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아마 내가 최초로 읽은 제목이 기억나는 책 중에 하나일 지도 모르겠다.

 

 고3 때 이 책을 읽었고, 마치 심봉사가 눈이 뜨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공부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공부도 기술이라는 것을 알려준 정말 소중한 책이었다.

 

 공부를 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며, 실제로 추천해주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도 큰 도움을 받은 책이다.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공부에 관한 책들을 먼저 읽고 자신만의 공부법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공부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며, 수험생뿐만 아니라 모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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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하다 생긴 일 - 만화 그리는 해부학 교수의 별나고 재미있는 해부학 이야기
정민석 지음 / 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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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로 된 해부학 책이라. 쉽겠는걸? 오산이었다. 아니, 너무 얕잡아 봤었다.

 

 만화라서 좀 더 친숙하고 그림이 있어서 이해도 쉽고 좋다. 하지만, 역시나 책 안에 담긴 정보의 양은 무시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아무리 그래도 역시 해부학은 해부학이었다.

 

 앞부분은 해부학에 관련된 여러 이야기와 에세이 형식이라면, 뒷부분 부록은 본격 해부학학습만화이다. 개인적으로 뒷부분 부록이 훨씬 좋았다. 앞부분은 차마 버티기 힘든 작가님의 7080 유머때문에 솔직히 힘들었다. 하지만 뒤로 가다보니 차츰 유머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속상했다.

 

 이 책 좋다. 재미있다.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재밌다기 보다는 해부학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재미가 있다. 유전학, 발생학, 진화론, 생물학에 이르기까지 잘 버무린 훌륭한 책이었다. 하지만 책 내용을 공부할 생각을 가지고 읽으면 금새 머리가 아프고 지루해 지기도 했다. 가볍게 부담없이 여러번 읽으면 좋을 책. 큰 재미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해부학에 관해서 이보다 쉬운 책이 있을까 싶다. 기본 상식과 교양측면에서 접근하고 읽어도 좋을 듯 하다. 해부학 뿐만아니라 다양한 학문이야기도 함께 연결되어 있어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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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그리스에서 불볕천지 터키까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마쓰무라 에이조 사진 / 문학사상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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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우천염천>의 개정판이다. 개정에 맞춰 여행사진도 수록되어 있다.

 

 하루키의 매력의 끝은 어디인가? 장편소설도 좋고, 단편소설도 좋고, 에세이도 좋고, 여행기도 좋다. 어느것 하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모든 작품이 다 좋다. 정말 손에 잡히는 확실한 행복을 내게 선사해주는 하루키씨가 너무 고맙다.

 

 이 책에도 너무나도 아름다운 미문이 있어서, 굉장히 감동스러웠다. 정말 하루키의 글을 읽다보면 순간 나도 이런 멋진 글을 쓰고 싶다는 그런 불같은 욕망이 솟을 때가 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면 당장 죽어도 좋아.' 라는 다소 과격한 생각까지 떠오른다. 생각해보니 너무 과격하다. 오로지 하루키의 글들만이 나에게 그런 생각을 하게끔 한다. 이번이 2번째였다. 첫번째는 아마도 <스프트니크의 연인>이었던 것 같다.

 

 마치 그리스와 터키에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다. 하루키씨는 너무도 생생하게 그리스와 터키의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그 공기까지 그려내서 나의 머릿 속에 어렴풋이 그 전경이 떠오르는 느낌이다. 그리스와 터키 꼭 여행가리라.

 

 아름다운 미문을 담아보며 글을 마친다.

 

 

 

거꾸로 말하면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예상대로 풀리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것, 이상한 것, 기막힌 일들과 조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127p

 

 

 이것으로 우리의 아토스 여행은 드디어 끝이 났다. 우라노폴리스에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제일 먼저 한 것은 타베르나에 들어가 차가운 맥주를 마음껏 마신 것이다. 맥주는 한순간 정신을 잃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그리고 마음 내키는 대로 세속적인 식사를 즐긴다. 생선 수프와 감자튀김, 무사카, 정어리, 오징어, 샐러드를 주문한다. 그리고 차에서 라디오 카세트를 꺼내와 비치보이스를 들으면서 천천히 식사를 한다. 리얼월드다. 이제 누가 곰팡이가 핀 빵 따위를 먹을까 보냐 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이상할 정도로 아토스가 그리워졌다. 사실을 말하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왠지 모르게 그곳이 그립다. 그곳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과 그곳에서 본 풍경과 그곳에서 먹은 것들이 너무나 실감 나게 눈앞에 떠다닌다. 그곳의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조용하고, 농밀한 확신을 갖고 살고 있다. 그곳의 음식은 단순하지만 생생할 정도로 실감 있는 맛으로 가득했다. 고양이조차 곰팡이가 핀 빵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나는 처음에 쓴 것처럼 종교적인 관심이라고는 거의 없는 인간이고 그렇게 쉽사리 사물에 감동을 하지 않는, 굳이 말하자면 회의적인 타입의 인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아토스의 길에서 만난 야생 원숭이처럼 지저분한 수도사로부터 “마음을 바꿔서 정교로 개종을 한 뒤에 오시게” 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일을 묘하게도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물론 내가 정교로 개종하는 일 따위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수도사의 말에는 이상한 설득력이 있었다. 아마 그것은 종교를 운운하는 것보다는 인간의 삶의 방식에 대한 확신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확신이라는 점에서는 전 세계를 찾아봐도 아토스처럼 농밀한 확신에 가득 찬 땅은 아마 없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들에게 그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확신에 가득 찬 리얼 월드인 것이다. 캅소카리비아의 그 고양이에게 곰팡이가 핀 빵은 세상에서 가장 현실적인 것 가운데 하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어느 쪽이 현실 세계인가?

                                                                                                                   -1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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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인터뷰 특강 시리즈 7
공지영 외 지음, 김용민 사회 / 한겨레출판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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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려계인터뷰특강시리즈 7번째. 우리나라에 만연한 1등주의에 대해 이야기한다.

 

 언제나 만족스럽지만, 이번에도 역시 좋았다. 세상에 맞서서 유쾌하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신선했다.

 

 특히 공지영씨의 이야기와 외국인 앤디 비클바움씨와 일본인 마쓰모토 하지메씨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공지영씨는 소설과 영화로는 접해봤지만 이렇게 강연이나 인터뷰로는 아마도 첫만남이였던 것 같다. 공지영씨의 삶과 삶과 문학에 대한 자세를 들을 수 있었다.

 

 앤디 비클바움씨는 정말 웃기는 사람이다. 가짜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속이는 그런 재미난 일들을 벌인다. 예를들면 가짜 삼성홈페이지를 만들어서 강연요청이 들어오면 강연을 나가서  직원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쥐어짜는 법. 노조를 못 만들게 하는 방법. 자본을 세금 안내고 자녀에게 승계하는 비법. 각종 사건 사고를 덮는 방법들을 강연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예를들자면.

 

 일본인 마쓰모토 하지메씨도 참 재미난 분이다. 1등주의 세상에 맞서서 다같이 한가하고 재미나게 세상에 맞서는 법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이다. 아마 이 책의 취지에 가장 알맞는 분이 아닐까 싶다.

 

 자신만의 생각, 자신만의 삶의 방식으로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강연자들이

 너무나도 눈부시게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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