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기옥이란 캣과 원기옥의 합성어이다. 물론 내가 만든 단어다. 원기옥이란 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기술이름으로 여러 사람의 힘을 모아서 거대한 힘을 만드는 기술이름이다. 그러니깐 캣기옥이란 단어는 캣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힘을 모으고 도움을 받고 싶은 나의 소망을 드러내는 단어이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떠나간 것 같다. 도움이 필요한데, 쓸데없는 이야기로 시작해버렸다. 아무튼 나는 도움이 필요하다.

 

 앞서 쓴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라는 리뷰에서 밝혔듯이 최근에 어떤 분과 동물의 권리에 대한 논쟁이 있었고, 결과는 무승부? 혹은 협상결렬로 끝났다. 다른 생각은 결국 다른 생각으로 남는 걸까? 생각에 옳고 그름은 없는 걸까? 빌어먹을 상대주의! "너도 옳고 나도 옳아. 생각이 다를 뿐이야. 끝" 보편적 합의란 없는 걸까? 설득하지도 못했으며, 설득당하지도 않았다. '동물의 권리에 대한 문제는 이성의 문제가 아닌 감성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야기를 재구성해보자면, '캣맘'에 대한 토론이 있었고, 동물의 권리에 대한 토론으로 넘어왔다. 나의 입장은 '모든 동물은 거의 평등하다.' 이며 '동물의 생명과 권리는 지켜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와 반대되는 사람의 입장은 '동물보다 인간이 우월하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의 생명이나 권리에 대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선택은 인간의 몫이다.' 라는 입장이다. 흠, 글로 써보니 맞는 이야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 '저건 아니야!' 라고 맘 속에서는 강한 반발이 일어난다.

 

 구체적인 예로 들어가서 나눈 이야기는, 도심 속에서 고양이문제이다. 나와 반대되는 입장의 사람을 줄여서 '반캣군'이라고 하자. 반캣군의 주장은 이렇다.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인간이 방해를 받거나 다른 불편을 겪는다면, 적극적으로 그 지역의 고양이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던지, 개체수 조절을 위해서 중절수술을 하거나 안락사시켜야 된다는 주장이다. 나는 인간이 고양이를 마음대로 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으며, 고양이가 일부 인간에게는 불편을 줄 수 있지만, 일부 인간들에게는 행복을 줄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며 고양이를 보기만해도 행복하다!)

 그러면서 나는 이런 비유를 들었다. "만약에 지구에 지구인보다 강하고 우월한 외계인들이 와서 지구인을 함부로 죽이거나 몰살시켜도 되냐?" 고 물었다. 본래 내 계획은 어떤 종이 다른 종보다 힘이 우월하다고 해서 함부로 생명을 해치면 안된다는 주장을 하려고 했는데, 반캣군의 답변은 "그렇다." 였다. (제길, 실패다...) 그리고 현재 인간이 다른 동물들을 그렇게 대하고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먹기 위해서 동물을 죽이나 유희적 사냥이나 다른 목적으로 동물을 죽이나 똑같은 것이라 이야기했다. 나는 절대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고 반론을 펼치려 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랬다. 우리는 이미 살기위해서 어쩔 수 없이 동물을 먹는 것이 아니다. 이미 채식만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동물을 먹으면서 동물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니, 이 얼마나 모순인가?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소, 돼지, 닭, 오리 등 고기를 엄청나게 먹어 왔고 먹고 있으며 앞으로도 먹을 것이다. 그러면서 고양이는 죽이면 안된다는 둥 고양이의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돼지나 닭들이 들으면 분명 엄청 서운할 것이다. '저는요?' 하고 반문한다면 할 말이 없다. 물론, 유희적으로 동물을 죽이는 것과 식용을 목적으로 동물을 죽이는 것은 다르다고 여러 논리로 반박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심미적, 감정적으로 둘은 분명 다른 것일 테지만, 정말로 본질적으로 다른 것일까? 하는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속으로는 "그건 미친 생각이야!" 라고 감정적으로 느끼고 있었지만, 이성적, 논리적으로는 반박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얻고 싶었고, 세계적인 생명윤리철학자 피터 싱어의 책을 보게 된 것이다. 아쉽게도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란 책은 이론적 이야기가 아닌 헨리 스피라라는 동물해방운동가의 삶을 다룬 평전이었다. (물론 이론적 이야기가 없어서 아쉬울 뿐이지 아주 훌륭하고 좋은 책이었다.)

 

 요약하자면, '우리가 먹기 위해서 동물을 죽이는 것과 유희를 위해서 동물을 죽이는 것이 정말 본질적으로 다른 것일까?' 라는 것이다. 실험실에서 그리고 식용으로 사육되는 무수히 많은 동물들이 죽어나간다. 끔찍한 환경에서 자라고 죽는다. 죽기위해 산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양의 동물을 인간은 소비하고 있으면서 모순적으로 동물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의 주인공 헨리 스피라는 동물해방운동을 실천하면서 채식으로 돌아섰다. 신념과 실천이 일치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나는 동물을 먹는다. 때문에 내게는 동물의 권리를 말할 자격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극단적인 이분법으로도 보인다. 분명 무수히 많은 경계가 존재할 것이다. 동물을 먹지만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과 동물을 먹고 개나 고양이도 함부로 죽이는 사람은 분명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 둘이 얼마만큼 다를까? 먹히는 동물 입장에서는 그 둘은 똑같이 보이지 않을까? 아니면 오히려 '흥, 나는 먹으면서 개와 고양이만 좋아하는 군' 이라고 오히려 차별하는 사람을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아니면 좀더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그래 나는 먹지만 개와 고양이는 사랑해다오~.' 라고 이야기 할까? 아마도 후자쪽은 아닐 것 같다.

 

 어떤 동물은 죽여도 되고 어떤 동물은 죽이면 안되는 걸까? 우리나라는 개를 먹는다. 이는 프랑스나 서구 사회에서는 때론 경멸과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한다. 하지만, 이 때 우리는 문화상대주의를 내세우며 비난하는 사람들을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불교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육식을 금하는 것을 어리석다고 생각했었다. 왜 동물은 안되고 식물은 되는 것인가? 생명을 해치지 않으려면 동물뿐만아니라 식물의 생명도 해치지 말아야지! 라고 마음 속으로 반문했었다. 그런데 지금 그 비난의화살이 내게로 돌아왔다. 왜 돼지, 소, 닭, 오리, 염소, 양, 말, 물고기 등등은 먹으면서 고양이는 보호해줘야 된다고 생각하는가? 동물의 권리란 인간의 단순한 감정적 선호에 불과한 것인가? 인간과 동물이 평등하다고 했는데, 아마 어느 누구도 인간 한 명의 생명(어느정도 윤리적 인간)과 동물의 한 마리의 생명의 가치를 똑같이 여기지는 않을 것 같다.   

 

 정말 모든 동물은 평등한 것일까? 더 많은 책들을 통해 내가 해결해야 할 숙제인 것 같다.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썼다. 혹시나 이런 긴 글을 읽고 조언을 해주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 철학자 피터 싱어가 쓴 동물운동가 헨리 스피라 평전 불온한 책 2
피터 싱어 지음, 김상우 옮김 / 오월의봄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부터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현재 인문학 모임에 참석 하고 있다. 최근 모임에서 '캣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어서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리고 좌절했다.

 

 나의 견해와 정반대인 사람이 있었다. 음, 자세한 이야기는 페이퍼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여기서 다루기에는 너무 길어질 것 같다. 부디 캣맘, 집사님들 저에게 힘을 주세요!

 

 나는 인간과 동물이 '거의' 평등하다고 생각하고, 동물의 생명과 권리를 소중히 생각하고 지켜줘야한다는 입장이고, 정반대의 입장은 동물은 인간의 소유물이거나 인간이 마음대로 다뤄도 되는 인간보다 열등한 피조물이라는 견해이다. 일단 책이야기를 어서 마무리 짓고 페이퍼로 넘어가야겠다.

 

 아무튼 그러한 동물의 권리에 대한 논쟁때문에 이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피터 싱어란 분이 쓴 평전으로 동물보호운동가였던 헨리 스피라라는 분의 삶을 다루고 있다. 피터 싱어는 윤리철학자로 세계적인 철학자이다. 현재 프린스턴 대학 생명윤리학 석좌교수로 있으며, 2005년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가 쓴 <동물해방>이란 책은 세계적인 동물해방운동의 단초가 되었다. 한마디로 현존하는 동물을 포함한 생명윤리의 아버지시다.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얻고 싶어서 동물, 권리 등으로 알라딘에서 검색해서 피터 싱어를 알게되었고, <동물해방>을 볼까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를 볼까하다가 이 책을 먼저 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얻기 위해서는 <동물해방>을 봤어야 했다. 하지만 이 책도 훌륭했고 좋았다.

 

 이 책의 내용은 앞서 말했듯이, 피터 싱어가 쓴 동물해방운동가 헨리 스피라의 평전이다. 헨리 스피라의 삶을 보여주면서 그의 동물해방운동을 보여준다. 헨리 스피라라는 사람은 매우 독립적이고 유능한 사람이다. 그는 피터싱어의 수업과 책을 통해 자극을 받아서 동물해방운동을 업으로 삼게 되고, 그 이전에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동물해방운동에서 하나, 둘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 본래 힘없는 약자들의 편이었던 그는 그 때의 경험과 지식들을 활용해서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구호뿐이 아닌 효과적인 동물해방운동을 펼쳐나간다.

 

 이 책은 한 사람의 감동적인 일생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동물해방운동의 이야기들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또다른 장점은 바로 헨리 스피라라는 사람이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동물해방운동을 하고 성과를 거두는 방식에 있다. 여러 시민단체나 사회운동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보고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뿐만아니라 모든 사람이 배울 만하다. 그가 일을 계획하고 조직하고 타협하고 성과를 거두는 방식을 보면 참으로 배울점이 많다.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한 진실된 자세또한 정말 귀감으로 삼을만 하다.

 

 정말 멋진 인물 헨리 스피라라는 사람을 소개해주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리미 2015-10-28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피터 싱어의 책이군요. 저는 그의 <죽음의 밥상>을 감명깊게 읽은 기억이 나네요. 그걸 읽고서 채식주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식탁에 고기 반찬을 조금씩 줄여가고 있어요. 관심가는 책이네요!

고양이라디오 2015-10-28 00:39   좋아요 1 | URL
아! <죽음의 밥상>도 읽어보고 싶네요. 저도 최근에 뉴스에서 가공육이 발암물질 1군으로 지정되고 붉은 고기류도 안좋다고 하는 내용도 있었고, 많은 의학서들이 육식보다 채식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줄여나가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소고기라서 어쩔 수 없이... 고기를 워낙 좋아해서 줄여나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ㅠㅠ.

오로라님은 실천해가고 있으시군요. 멋지십니다! 야채에 피토케미칼이라는 미소영양소가 많아서 인체에 좋다고 하내요! 저도 건강과 세계평화를 위해서 육식보다 채식쪽으로 조금씩 바꿔나가렵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소세지나 스팸등의 가공육은 굉장히 멀리하고 있습니다. 오로라님도 가공육은 건강을 위해서 멀리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밤 되세요.
 

http://blog.aladin.co.kr/minumsa/7867401

 

 

안녕하세요. 판미동 출판사 입니다.

신간 도서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 , 가족, 본다는 것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이지만

나에겐 기적 같은 일

월가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 신순규가 전하는

우리가 살면서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것들

시각장애를 넘어 하버드에서 월스트리트까지 스펙보다 더 소중한 삶의 가치를 나누다

미 월가의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 신순규가 바쁜 현대인들에게 일상적인 것들의 소중함을 전하는 에세이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이 판미동에서 출간되었다. 아홉 살에 완전히 시력을 잃은 1급 시각장애인, 하버드와 MIT에서 공부한 명문대 졸업생, JP모건과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에서 20년 넘게 일해 온 베테랑 애널리스트,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공인재무분석사(CFA)이런 거창한 타이틀보다는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빠, 친구, 동료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며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 부단히도 애쓰는 저자가 눈이 보이지 않아서 얻을 수 있었던 삶의 단순한 지혜와 일상에서 느끼는 감동의 순간들을 전한다. 이 놀라운 일상의 기적들을 세상과 나누고 싶어서 지난 3년간 점자 컴퓨터로 써 내려간 뜨거운 진심이 이 책의 페이지 곳곳에 숨 쉬고 있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10월 23일 ~ 10월 30일

당첨자 발표 : 11월 2일(월)

발송 : 11월 3일(화)

2. 모집인원 : 10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필수)

-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7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와 '알라딘' 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http://blog.aladin.co.kr/minumsa/7851728

 

 

 

매주 주말 저녁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교양 역사 토크쇼

「역사저널 그날」의 재미를 온전히 책으로 담았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부터 광해군까지,

한 권으로 끝내는 임진왜란 편,

<역사저널 그날> 4 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출간 기념 서평 이벤트


1.
이벤트 신청 기간
- 2015
10 20 ~ 10 27일까지
-
당첨자 발표 : 10 28 (리뷰 작성 기간 : ~11 15)


2.
모집인원
- 10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 해주세요.(필수)
-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 서평단 응모 링크(https://goo.gl/wiEUIv)를 클릭하여 설문지 작성해주세요.

4. 당첨자 미션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알라딘'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
서평이 등록되지 않는 경우 추후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임사체험 상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윤대석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좋아하는 일본의 지의 거장, 지의 거인, 저널리스트인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책이다. 이 책은 절판이 된 책이고, 도서관에서도 구해보기 힘든 책이라서,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지만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바로! 알라딘에서 품절도서 의뢰하기를 통해서 구입했다. 처음 접해본 서비스였다. '정말 책을 찾아서 줄까?' 라는 기대반, 우려반으로 기다렸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내게 도착했다. 새 책 구입이었음에도 책 품질은 아무래도 조금 낡았지만, 구하기 힘든 책이니 어쩔 수 없으려니 생각했다.

 

 한 때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고 몇몇 책들을 보았었다. 제프리 롱의 <죽음 , 그 후>, 죽음에 관한 세계적 권위자 엘리자베스 쿠블러 로스의 <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있어라>, 그리고 <EBS 다큐프라임 죽음>이란 책들을 보았다. 제프리 롱의 <죽음 , 그 후>는 임사체험에 대해 한 의사가 과학적으로 자료 수집과 분석을 통해 바라본 것들을 담은 책이고, 엘리자베스 쿠블러 로스의 <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있어라>라는 책은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으로, 굉장히 감동적이고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바라볼 수 좋은 있는 책이다. <EBS 다큐프라임 죽음>은 죽음에 대해 포괄적으로 다루긴 했지만, 아무래도 너무 피상적이고, 내용이 깊지가 않다.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한 나의 궁금증, 아니 인류의 궁금증은 현재진행형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져왔지만 아무도 속 시원하게 답을 내려주지 못했다.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한 생각은 물질과 영혼, 그리고 종교에 대한 내세관과도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주제이다. 하지만,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블랙홀을 볼 수는 없으나,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죽음과 그 후의 세계는 결코 볼 수 없지만, 그 존재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게 되는 날이 오진 않을까? 그리고 그 힌트가 임사체험에 혹시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기본적으로 임사체험자들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임사체험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해 나가고 있으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임사체험에 대한 연구들도 소개하고 다루고 있다. 그리고 실제 다치바나 다카시씨가 죽음의 권위자 엘리자베스 쿠블러 로스와의 나눈 인터뷰도 담고 있는데 그 내용은 사뭇 충격적이다. 그 외에도 많은 임사체험 사례들을 소개하고, 임사체험을 경험하고 연구하고 있는 연구자들을 인터뷰한 내용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사실들을 접할 수 있다.

 

 '임사체험? 그건 다 거짓말 혹은 뇌내 망상이야! 비과학적이야!' 라고 무시하며 부정하는 것이 정말 과연 과학적으로 바람직한 태도일까? 현재 과학으로 이해되지도 설명되지도 않는 문제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탐구해나가는 것이 정말 과학적인 태도가 아닐까?

 하지만 역시나 과학적 방법론은 한계에 부딪힌다. 과학의 가장 큰 한계이자 어쩌면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주관적 경험'에 대한 회의론적 접근이다.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위해서는 실험으로 입증되어야 하며, 누가 언제 어디서 실험을 하던지 동일한 실험결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주관적 경험은 과학에서 다루기 힘든 영역이다. '내가 어제 신을 만났어.' 라고 그 경험을 이야기 해도 그것은 주관적 경험일 뿐, 입증가능하거나 실험, 관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정말로 신을 만났는지부터 그 신이 정말 신이 맞는지까지, 혹은 실제로 만난 것인지 아니면 만났다고 착각을 하는 것인지, 혹은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착각과 거짓말이 아니라 진실로 신을 만났다고 믿고 있더라도 환각을 본 것은 아닌지. 증거를 댈 수 있는지, 실험과 관찰이 가능한 것인지 등등 수많은 의문이 함께 따라오게 된다. 때문에 변수가 통제된 상황에서의 실험이 과학에서는 필요한 것이다. 과학적으로 회의적으로 보기에 개인의 주관적 경험은 너무도 불충분 증거자료이다. 때문에 임사체험 역시 개인의 주관적 경험이고 아무리 많이 그 자료를 모은다고 해도 임사체험이 사후세계체험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도 없고, 따라서 죽음 이후의 세계, 즉 사후세계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관찰 가능한 영역들은 존재한다. 임사체험을 겪게 되는 사람들의 공통점, 임사체험을 겪은 후에 그 사람들의 변화양태, 임사체험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요소들, 그리고 무엇보다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사례들을 통해서 끊임없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과학적 패러다임은 위협받는다. 예를 들면 임사체험 후 물리적으로 알 수 없고 볼 수 없는 사실에 대해 봤다고 하는 증언이 거기에 해당된다. 임사체험으로 물리적으로 굉장히 먼 곳에 다녀와서 거기서 본 내용을 이야기할 때, 그것이 실제와 일치하면, 그것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사례, 반례가 된다. 하지만 역시나 먼가 찜찜한 것은 사실이다. 혼수상태일 때 어디서 혹시 들은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의식을 회복했을 때 어디서 들을 것은 아닐까? 이런 변수들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100%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100% 통제된 상황에서 실험을 할 수 도 없다. 왜냐하면 임사체험인 것이다! 누가 이런 위험한 시험에 자원을 할 것인가? 갑자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타나토너트>가 생각난다. 학창시절 정말 재미있게 본 SF소설로 바로 임사체험을 실제로 실험을 하면서 사후세계를 탐험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어렵고 위험하고, 그리고 역시나 임사체험을 하고 돌아와도 결국은 개인의 주관적 경험이라는 문제가 남는다. 반복하지만 통제된 상황에서의 물리적으로 절대 알 수 없는 사실을 임사체험에서 알아 낸다면, 강력한 증거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직접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실들을 임사체험을 통해서 보고 와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죽음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리고 사후세계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미스터리의 영역이고 호기심과 궁금증의 대상이다. 수많은 문학작품이 그리고 종교가 이 문제들 다뤄 왔다. 인간의 근원적인 미스터리지만 결코 풀 수 없는 미스터리. 죽으면 모두 답을 알게 되지만, 현세에서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역설적인 의문. 사후세계에 대해 호기심이 있고 탐구해보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자면, 모르겠다. 모르겠다는 것도 하나의 견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물론적으로 생각하면 우리의 의식은 뇌의 화학, 전기적 자극이며, 죽으면 당연히 끝. TV의 전원이 나가면 화면은 꺼진다. 끝. 그 이후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속단할 수 있을까? 만약 영혼이 있다면, 다른 차원, 다른 시공간이 존재한다면? 우리 우주의 대부분은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우주의 95%가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들로 이루어져있다. 이 우주에서 우리가 보고 느끼고 관찰가능한 세계는 단 5%에 불과하다. 우리가 과연 무엇을 확실히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개인적인 바람은 사후세계가 있었으면 좋겠다. 윤회도 천국도 있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런 개인적인 바람, 소망들이 사후세계를 만든 것은 아닐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5-10-26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치나바 다카시의 책이네요, 괜찮은 책이라면 나중에 다시 출간할 수도 있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고양이라디오님, 좋은하루되세요

아침뱃살 2020-03-03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저도 책제목만 보고 ˝또 구름잡는 이야기꾼이 쓴 카더라 이야기 책이겠거니˝ 했는데, 저자를 보고는 신뢰했습니다.
좋은 리뷰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