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8.5

감독 크리스 웨지

출연 아만다 사이프리드(MK 목소리), 조쉬 허처슨(노드 목소리), 콜린 파렐(로닌 목소리), 비욘세(타라 여왕 목소리)

장르 애니메이션, 모험

 

 

 재미있었다. 기대보다 훨씬 재미있어서 즐겁게 봤다. 캐틱터들도 각자 개성있고, 감초역활을 하는 달팽이들도 귀여웠다ㅎ

영상도 화려하고 멋지고, 스토리도 지루하지도 않고, 모범적이다. 그리고 참 영리하게 시나리오 잘 짰다는 생각이 드는 점들이 많았다. 특히나 영화 속 부녀관계는 영화에 잘 어울리고 아빠의 역활도 의미있고 컸다. 잘 살렸다.  

 

 영화는 숲 속에 사는 소인들, 혹은 동식물들의 이야기와 그것을 관찰하려고 하는 과학자 아빠, 그리고 그 아빠의 딸, 주인공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신비한 힘에 의해서 작아지는데, 소인들 틈에서 신나는 모험을 펼친다. 숲을 보호하려는 소인집단과 파괴하려는 소인집단 간의 싸움, 거기에 끼여들게 된 주인공. 그리고 그 주인공을 찾는 아빠. 뻔한 구성이지만, 아주 좋은 구성이다. 결말도 역시 뻔하지만, 역시나 좋다. 뻔해도 좋은 것은 좋은 것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뻔한 영화들이 나오는 것이고. 세상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도 했지 않은가. 그리고 헤밍웨이가 말했듯이, 소재나 구성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주제다. 작품 속에서 '진실된 그 무엇' 만 있다면 그 작품은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다.

 

 영화 리뷰를 작성하면서 성우들을 보니 화려해서 깜짝놀랐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조쉬 허처슨이라니. 콜린 파넬과 비욘세라니. 여기서 질문하나. 왜 애니메이션 영화에 이렇게 화려한 성우진이 필요한 걸까? 출연료도 많이 줘야하고, 차라리 전문 성우에게 맡기면 되지 않을까? 해답은 화장품 광고를 화장품 전문가가 나와서 하지 않고, 핸드폰 광고를 엔지니어가 나와서 하지 않는 것과 똑같다. 배우의 이미지와 인기를 사는 것이다. 주연 아만다 사이프리드, 조쉬 허처슨이라고 광고하면, 생각 없던 팬들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영화 국내에서는 국내배우 더빙으로 개봉한 것 같다. 나도 처음에 다운받은 영화는 국내버전 더빙 판이어서 조금 보다가 도저히 어색하고 몰입이 안되서 해외버전으로 다시 다운받아서 봤다. 주연여배우가 한승연이라는 것을 알고 보니, 왠지 여주인공 캐릭터가 말할 때 한승연씨가 생각나고 매치가 안되고 어색해서 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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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10점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마리셀 알바레즈, 에두아드 페르난데즈, 디아리아투 다프, 쳉 태 쉔

장르 드라마

 

 

 안타깝다. 너무나 안타깝다. 내게는 이 영화의 감상을 풀어낼 능력이 없다. 그것이 너무 안타깝다. 표현의 부족, 어휘의 부족. 나는 우주에서 지구를 보아도 그저 '아름답다.' 라는 말로 밖에 표현을 못할 것 같다. 이 영화 무척 '아름답다.'

 

 그래도 이 영화이야기를 하고 싶다. 내적인 이야기가 안되면 외적인 이야기라도, 혹시라도 운 좋으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을 아주 조금은 풀어내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안고서.

 

 하나씩 해보자, 우선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최근작 <레버렌트>의 감독이자, 내가 작년 최고의 영화로 꼽는 <버드맨>, 그리고 보지는 못했지만 <21그램>과 제법 괜찮게 본 <바벨>의 감독이시다. 이 영화로 인해 나는 그의 영화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보고 싶다.

 그리고 우리의 명배우 하비에르 바르뎀. 하... 연기란 이런 것이다. 신들린 것 같은 연기가 아니다. 그저 담담히 모든 감정들을 표현해낸다. 눈빛, 작은 몸짓 하나 만으로도... 과함이 없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부드럽다. 완벽하다. 이 영화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지금까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유일한 스페인배우라고 한다. 나는 이 배우를 알고 있었다. 바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보았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인상적이어서 도저히 잊을 수 없는 배우였다. 정말 소름돋는 연기를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연기로 손꼽고 싶기도 할 만큼. 하비에르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골든글로브를 포함한 8개의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탔다. 한마디로 싹쓸이했다.

 

 영화 내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사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가 않다. 그저 "일단 보라!" 라고 말하고 싶은 영화이다. 예를들면 최고의 음악을 듣거나, 최고의 명화를 감상하거나, 최고의 음식을 먹었을 때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혹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지 생각해보시라. 그냥 "들어봐.", "가서 봐.", "가서 먹어봐." 이 한 마디면 충분하지 않을까?

 

 이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그저 한 번 보셨으면 좋겠다. 이정도의 감독과 배우, 그리고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준 영화라면 보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이 감독의 팬이시거나 배우의 팬이시라면 이미 보셨겠지만, 혹시나 안보신 분들은 꼭 보시길 추천드린다.

 

 자꾸 걷돌고 있다. 영화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감이 안온다. 그리고 스포가 될까봐, 감상에 오히려 방해가 될까봐 그것이 더욱 두렵다. 명작을 망치고 싶지 않다. 아무튼 앞으로의 글은 영화를 보신 분들에 한해서 이야기를 계속해나가겠다.

 

 일단 제목 '비우티풀' 이란 무슨 뜻일까? 극중에서 주인공의 딸이 주인공에게 '뷰티풀(beautiful)' 의 스펠링을 물어본다. 주인공은 "소리나는 대로야. '비우티풀(biutiful)'" 이라고 알려준다. 왜 감독은 이것을 제목으로 했을까? 나의 생각은 이렇다. 이 영화 속 배경은 바르셀로나이다. 그리고 주인공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들은 밀입국한 세네갈인이거나 중국인이다. 이방인들은 단어의 스펠링에 서툴다. 제목은 이러한 상징적 의미를 가진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비우티풀'과 '뷰티풀'은 얼마나 다른가? '뷰티풀'이라고 쓰는 자국인들과 '비우티풀'이라고 쓰는 이방인들은 얼마나 다른가? 소리나는 대로 쓰는 '비우티풀'이 더 진실된 것은 아닐까?

 

 영화는 진실되고 아름답다. 삶이 진실이고, 아름다운 것처럼. 하지만 주인공의 삶은 진실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누추하고, 더럽고, 힘들다. 요약하면 가난하다. 이혼남에 자식 둘을 키우고 있는 형편이다. 하는 일도 합법적인 일들이 아니고 벌이도 시원찮고 모아놓은 돈도 얼마 없다. 하지만, 그런 삶 속에서도 그는 진실되고 싶고 아름답고 싶어한다.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영화 속 다이아몬드 반지는 주인공에게서 딸로 전달된다. 진실되고 아름다운 것이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그리고 딸로 전승된다.

 주인공은 영화 속에서 암으로 죽어가고 죽는다. 하지만 주인공은 죽고 싶지 않다. 아들과 딸을 남겨놓고 떠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죽기전에 좀 더 진실된 삶을 살고 싶다. 남들을 돕고 싶다. 하지만 죽음은 자비가 없다. 기다려주지도 않는다. 때론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 세금처럼 정확하다. 다가오는 죽음 속, 그리고 혼란스러운 삶 속에서 한 남자의 행보는 비틀거린다.

 

 '비우티풀'의 뜻은 '아름답다'에 '진실하다.'를 더한 것이다. 그것은 이며, 죽음이며, 그리고 이 영화이다. 우리들또한 마찬가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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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인간을 유혹할 수는 있지만 인간이 될 수는 없다
프란츠 카프카 지음 / 솔출판사 / 1998년 1월
평점 :
품절


 책도 얇고 지나가다 카프카가 눈에 띄여서 한 번 읽어본 책인데, 기대에 못 미쳤다. (자랑하던 감식안은?) 카프카는 먼가 더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은 작가인데, 쉽지가 않다. 제목이 너무 멋져서 낚인 것 같다.

 

 이 책은 카프카 노트에 적힌 짧은 글들을 엮은 책이다. 한 번 읽고, 두 번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가끔 미소짓게 하는 글들도 있었지만, 그런 글은 무척 적었다. 난해했다. 그리고 노트에 끄적거진 단상들은 그의 생각과 삶의 맥락이 모두 사라진 글들이기 때문에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예를들어, '육체적 고통 속에서 뻣뻣한 정신을 보다 완화시키기 위해서 내적욕망을 스스럼없이 표출한다.' 이런 글을 읽으면 '도대체 무슨 말이야?' 할 것이다. 실은 추운 방에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의 처지를 표현한 말이다. 한마디로 개소리다.

 

 카프카의 아포리즘들이 개소리라는 것은 아니고, 그만큼 그의 현실 속 상황과 처지, 생각을 모르면 그의 노트에 적은 짧은 상징적이고 함축적인 글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이런, 생각해보니 이는 '시' 와도 유사하다. 내가 시를 잘 안 읽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시를 읽다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맥락이 안 잡히는 시를 읽다 보면,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아, 물론 내가 시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나또한 시를 좋아한다. 학창 시절에 배웠던 시들, 혹은 책에 인용된 시들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시집은 거의 안 읽는다. 읽어보고 싶지만, 나의 시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낮아서 도움 없이는 읽기 힘들기 때문이다.

 

 흠, 시에도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부터 읽어봐야겠다. 혹시 좋은 시집이나, 시에 관한 책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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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 찾기 2016-12-01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카프카를 좋아해서ㅋㅋ 카프카의 모든 책들을 다 ˝찾아˝읽느라고 읽었습니다, 그에 관련된 리뷰들도 가끔ㅋㅋ 그러다보니 이렇게 낯익은 분의 리뷰도 발견하게 되네요ㅋㅋ
솔출판사에서 카프카 책의 대부분을 출간했는 데,, 번역이 아쉽습니다 ^^
잘 읽고 갑니다,,, 카프카의,, 책은 도끼죠ㅋㅋ

고양이라디오 2016-12-01 15:03   좋아요 0 | URL
윽 부끄럽습니다ㅎ;; 다시 제가 쓴 리뷰를 읽어보니, 당시 상황이 짐작가네요. 책은 읽었고 리뷰는 써야겠는데 마땅히 쓸 말이 없어서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네요ㅎㅎ;;

이 책은 번역이 아쉬운 것도 있고 난해해서 아무리 읽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더라고요ㅠㅠ 그나저나 카프카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시네요ㅎㅎ 리뷰까지 찾아 읽으시다니ㅎㅎ 부족한 리뷰라 죄송합니다ㅠ
 
만화로 읽는 부자들의 사회학
미셀 팽송 & 모니크 팽송-샤를로 지음, 마리옹 몽테뉴 그림, 양영란 옮김, 홍세화 해제 / 갈라파고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지겨워져서 신간코너를 기웃기웃하다가 기분전환용으로 집어들어서 읽게 된 책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기대보다 훨씬 괜찮았다. 나의 감식안에 감사를.

 

 사실 이건 굉장히 쓸데없는 이야기인데, 나는 나의 감식안에 굉장히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도 이러한 감식안을 그냥 손에 얻은 것은 아니다.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얻었다. 만화책을 통해서 깨우쳤다.

 중학교 때?부터인가 동네에 하나 둘씩 만화책 대여점이 생겨났다. 원래 그전에도 만화를 좋아했었다. 아버지도 그것을 아셔서 <아이큐점프>를 항상 사다주셨다. 그리고 나는 용돈을 모아서 <드래곤볼>을 샀다. 100원, 200원씩 모아서 <드래곤볼> 단행본을 사서 비닐을 벗겨낼 때 느끼는 만족감과 기대감이란. 아마 그 때부터 나의 책사랑이 시작된 것이었을까?

 

 왠만한 사람들보다 만화를 더 좋아했고, 때문에 많이 보았다고 자부한다. 아마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보다 만화를 많이 본 사람을 쉽게 찾기는 힘들 것이다. 상위 0.1% 안에는 거뜬하게 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무튼 많은 시간을 만화를 보면서 보냈고, 만화대여점에서 보냈다. 당연히 만화대여점에는 만화가 많다. 그 중에서 재미있는 만화를 찾기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깨닫게 되었다. 대충 만화책의 제목과 그림체, 그리고 초반부를 훑어보다 보면 느낌이 '팍' 온다. "재미있겠다." 혹은 "재미없겠네." 마치 탐정처럼 대여점의 만화책들을 둘러보고 검사하면서 재미있는 만화책들을 찾아내서 읽었다. 학원에서 집에 오는 길에 항상 만화대여점에 가서 만화책들을 보고, 혹은 빌려서 집에 가서 읽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내게 재미있는 만화책을 쉽게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손에 넣은 것이다.

 

 한심하게 읽으셨겠지만, 아무튼 나는 이러한 능력을 손에 넣었고, 이런 능력은 영화나 책에도 적용되었다. 그래서 보통 보고싶은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 실패하지 않는다. 주관적으로 책은 보통 평점 4점 이상의 책들을 읽게 되고, 영화는 8점, 9점 이상의 영화를 보게 된다.

 

 페이퍼에나 써야할 쓸데없는 이야기였다. 죄송합니다.

 

 책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보자. 일단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만화책이고, 제목에서는 알 수 없지만 프랑스책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부부가 만화가와 함께 쓴 책이다. 그 부부는 10~20년 동안 부자들을 연구하고 있는 사회학자이다. 이 책은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는 부자들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 혹은 이해하고 있는가? 부자를 단순히 돈만 많으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생각은 틀렸다. 이 책에서 말하는 부자는 단순한 졸부, 벼락부자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부르주아', '귀족', '명문가'로 이야기되는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부자들도 급이 있다. 그리고 부자들의 세계가 있다. 갑자기 당신이 로또에 당첨되어서 벼락부자가 된다고 해도, 부자들의 공동체에 발을 쉽게 들여놓을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부자들의 자산은 단순히 경제자산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고, 문화, 예술, 교양, 상징, 그리고 인적, 사회적 네트워크 자산까지 모두 포함한 더욱 방대하고 다채로운 자산을 일컫는다. 단순히 돈만 많다고 해서 파티에 초대해주지 않는다. 예술에 대한 교양, 매너, 지적 수준까지 요구되는 것이다.

 영화 <베테랑>이 생각난다. 영화에서 유가인은 완전 싸이코에 꼴통이다. 하지만, 그가 외국인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보여주는 모습은 조금 색다르다.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고, 교양과 위트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유가인이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은 건 아닌 것 같지만, 아무튼 이러한 상류층 사회생활에 걸맞는 교양이 요구 된다. 혹은 좀 더 고전적인 영화로 줄리아 로버츠의 <귀여운 여인> 이나, 앤 해서웨이의 <프린세스 다이어리>를 떠올려보시면 이해가 되실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매우 중요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부자들은 그들만의 '연대의식'을 가지고 상호협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그것도 매우 끈끈하게. 상부상조하고 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오히려 그러한 '연대의식'을 잃어가고 점점 파편화 되고 개인화 되어가면서 서로 싸우기 바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대립과 같이 마르크스가 일깨웠던 정신을 잃고 싸워야 할 상대를 잘못 찾고 있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프롤레탈리아'가 단결해서 '부르주아'들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는데, '프롤레탈리아' 끼리 서로를 헐뜯고 싸우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부르주아' 들은 자기네들끼리 더욱 끈끈히 단결하고 있는데 말이다. 영호남간의 대립, 세대간의 갈등, 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대립에서 대립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마도 가난한 사람들일 것이다. 부자들은 영호남간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 이런 것 없을 것이다. 이런 대립구도 속에서 누가 웃음 짓고 있을 것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주변사람들과의 연대의식을 잊지 말고, 다시 한 번 고취시켜야할 때이다.

 

 이런 의미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회학적 메시지를 던지는 재미있고 좋은 만화책이었다.  

 

 

 "혁명에서 프롤레탈리아가 잃을 것은 쇠사슬뿐이요. 얻을 것은 세계전체다. 만국의 프롤레탈리아여 단결하라!"

 

 마르크스의 이러한 외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유효하다. 죽창을 들고 혁명은 하지는 말고, 아무튼 단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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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6-01-24 2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ㅎㅎ 더불어 재미난 글 잘 읽었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01-24 22:5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 책 가볍게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예나 2016-01-26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야겠어요!

고양이라디오 2016-01-26 18:34   좋아요 0 | URL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ㅎ
 
행복의 기원 -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행복하고 싶은가? 난 당신에게 거래를 제안하는 악마도 신도 요정도 아니다. 행복하고 싶은 사람,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당장 이 책을 집어드시길.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가져왔던 행복에 대한 잘못된 인식, 판단, 선입견, 편견을 말끔하게 해소할 수 있었다. 행복에 관해서 이토록 명료하게 알게 된 것은 처음이다.

 

 나도 행복해지고 싶고, 행복에 관심이 많아서, 행복에 관한 이러저러한 책들을 읽어왔었다. <꾸뻬씨의 행복여행>을 시작으로, 달라이 라마의 <당신은 행복한가>, 저자의 1년 동안의 행복 프로젝트를 담은 책 <무조건 행복할 것>, 행복에 대한 우리의 심리학적 오해를 알려주는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버트런트 러셀의 <행복의 정복>. 그리고 그 외에도 많은 책들에서 행복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해왔고 나는 읽어왔다.

 

 위의 책들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모두 좋은 책들이었고, 의미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행복에 대한 책을 읽어도 아주 잠시 행복에 대해 아는 것 같았지만, 실생활에서 그렇게 행복해지지 않았다. 내 자신의 현재 삶을 객관적으로 판단해보면 분명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잘 살고 있는데, 도무지 행복을 느낄 수가 없었다. 아무리 행복에 대해 생각하고 행복에 대해 알아도 이성으로는 도무지 행복에 도달할 수 없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행복을 도달해야 할 그 무엇, 목표나 목적으로 생각한다. 성공하면 행복하겠지, 돈이 많아지면 행복해지겠지, 미래를 염두해두고 행복을 설계한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된 철학적 관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인간의 유일한 삶의 목적으로, 선으로 인식했다. 행복은 선이다. 좋은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고 목표로 삶아야 할 이상적인 가치, 최고의 가치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했다.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행복을 추구하고 손에 얻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나또한 이상적인 삶의 목표를 행복해지는 것으로 삼았었다. 심신이 건강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가족, 친구들과 함께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삶, 행복한 삶을 꿈꾸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행복한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 느끼는가? 아니었다. 딱히 불행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지만, 머랄까, 최근에 그렇게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끼고 살지는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행복한 아침이군' 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잠자리에 들면서 '행복한 하루였어.' 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나는 행복해지고 싶은데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왜 행복하지 않은걸까?' 나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었다. 아니 모르고 있었다.

 

 ('행복에 대해서,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서 알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이라고 말하면서 이 글을 끝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낚시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용두사미로 글이 끝나는 것 같아서 이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한다. 직접 책을 읽고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밑에 글은 안 읽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밑의 제 글을 읽으시는 것보다 직접 이 책을 읽으시면서 행복을 알아가는 지적여행을 하기실 권해드립니다.)

 

 

 

 이 책은 내가 모르고 있었던 것, 간과하고 있었던 것을 속 시원하게 알려줬다. 행복의 본질을 철학이 아닌 과학으로, 진화론으로 명쾌하게 해답을 줬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인문학 모임에서 '행복이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나눈 적이 있었다. 행복은 감정이다. 이것이 나의 첫번째 결론이었다. 행복이란 감정이고 그렇기 때문에 행복은 느끼는 것이지, 이성을 통해서는 도달할 수 없다. 아무리 '행복해져야지, 행복하고 싶다.' 라고 생각해도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는 없다. 사랑도 감정이다. 사랑하는 감정은 아무리 이성으로 붙잡고, 감추고, 멈추려고 해도 멈출 수 없다. 오히려 더 강해질 뿐이다. 싫어하는 감정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자', '단점이 아닌 장점을 보자.' ,'저 사람을 좋아해야지!' 라고 생각해도 생각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말한다. 행복은 감정이라고, 그리고 진화에 있어서 선택된 '수단' 이라고. 행복은 목적이나 목표가 아닌, 수단이다. 미래지향적인 것이 아닌, 현실에서의 즉각적인 반응이고 감정이다. 우리는 100% 동물이다. 우리는 쾌락은 추구하고 고통은 피해서 DNA를 더 많이 퍼트리기 위해 존재하는 생체기계이다. 때문에 DNA 전달자인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과 번식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생존과 번식은 우리보다 유전자에게 훨씬 중요한 지상과제이다. 우리는 유전자에게 가끔 반항을 해서 생존과 번식에 어긋나는 행동도 하고 때론 오류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유전자가 그것을 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유전자는 생존과 번식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쾌락을 만들었다.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우연히 돌연변이에 의해서 어떠한 개체에게 어떤 행동에 대한 '자극' 이라는 보상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행동은 생존과 번식에 이득이 되는 행동이었다. 예를들면 단 음식을 먹었을 때는 다른 음식보다 더 큰 '자극'이 따라온다. 단 음식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단 음식을 보다 많이 섭취한 개체들은 더 잘 살아남았고, 그렇지 못한 개체들은 불리했다. 유전적으로 단 음식을 더 선호하는 돌연변이들이 그렇지 않은 개체들을 몰아낸 것이다. 이것은 생존경쟁이라 부른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진화적인 이득(단 것을 선호하는)이 역효과를 내고 있기도 한다. 단 음식을 많이 먹고 또 몸에 저장하는 습성때문에 비만이라는 질병이 확산되었다. 우리가 배불리 먹게 된 것은 불과 50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DNA에 새겨져있는 명령어는 50년 보다 훨씬 오래 되었다. 아마 당을 섭취하기 시작한 그 때부터 현재까지 5억 년이란 시간동안 계속 되어왔을 것이다. 

 

 설명이 굉장히 미흡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이 책은 아주 논리적이고 순차적으로 이에 대해서 쉽고 명료하게 잘 설명하고 있으니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저자의 글솜씨또한 아주 훌륭해서 읽기에 재미있고 편하다.

 

 이처럼 행복, 즉 '쾌락'은 진화에 의해 선택된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유익한 수단인 것이다. 너무 당연하다고?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생존과 번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제 행복에 대한 질문을 바꿔야 한다. 먹고 자는 것,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것은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 결정적인 조건이 하나있다. 바로 사람이다. 우리는 사회적인 동물이다.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인 것이다. 사냥을 하기위해서도 그리고 외부의 적들에게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도 우리는 다른 사람과 함께하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혼자서는 살 수도 없고 번식을 할 수도 없다. 번식을 하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사람, 다른 성별을 가진 사람이 꼭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에게 배척되고 사회에서 배제되고 고립된다는 것은, 즉 왕따를 당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에게 치명적인 정신적 고통인 것이다. 우리의 뇌는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고통을 구분하지 못한다. 둘 다 뇌에서 똑같은 곳이 자극을 받는다. 왕따를 당한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정신적 고통이고, 충분히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고통인 것이다.

 

 퍼즐조각이 맞춰진다. 행복, 진화, 생존과 번식, 그리고 사람. 어떤 철학자의 말보다, 종교인의 말보다, 심리학자의 말보다 나에게 더 강하게 와닿는 명쾌한 설명이었다. 그리고 내가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 또한 알게 되었다.

 

 

 나는 혼자서 일하고, 혼자서 책을 읽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책을 읽는다. 책이 너무나 읽고 싶고 좋아서 선택한 생활이다. 물론 책을 읽으면 좋고 행복하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것이 항상 있었다. 알고보니 그건 바로 사람이었다. 모든 시간을 책에 투자하다보니 자연스레 사람을 만나지 않게 되었다. 주말은 가족과 함께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도서관에 간다. 물론 내가 아무도 안 만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주 적게 만난다. 때문에 처음에는 굉장히 좋았다. 맘껏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내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그래도 항상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시간은 항상 부족해서 왠만하면 친구와의 약속을 먼저 잡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나는 그렇게 고독과 함께했다. 그리고 내가 왜 행복하지 않은지를 몰랐다.

 

 사실 이것을 깨닫고 알게 되었다고 내 삶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진 않다. 주말에는 가족 혹은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려고 하지만, 이번 주말에도 역시 도서관에 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을 알게되었다. 사람이 그리울 때는 사람을 만날 것. 친구를 더 자주 만나고 통화할 것. 너무도 단순한 진리이지만, 역시나 진리는 단순하다.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그게 바로 최고의 행복이다. 행복은 단순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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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24 1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행복에 대한 책도 많이 봤고 이젠 행복이라면 오히려 지겨워질 정도라 이 책을 선물 받았을 때 한쪽에 집어던져뒀어요 ㅎㅎ
그러다 여기저기에 이 책이 인용된 것을 보고서야 아! 한번 꼭 읽어봐야 할 책이구나 했죠. 아직도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지만... 언젠간 꼭 읽을 책이에요 ㅎㅎ
사피엔스를 읽다보니 왜들 그렇게 진화심리학에 목메는가 이해가 가네요. 행복도 진화에 의해 선택된 수단이군요!

고양이라디오 2016-01-24 19:37   좋아요 0 | URL
저는 팟캐스트에서 장대익 교수님이 2015년 한 해 최고의 책으로 꼽아서 읽게 되었어요ㅎ. 이미 책의 요지를 알고 읽었지만,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진화라는 패러다임은 정말 강력한 사고의 틀인 것 같아요. 저도 앞으로는 진화심리학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ㅎ

프레이야 2016-02-20 2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정운 교수가 최근작에서 언급한 책이라 검색했더니 리뷰가 꽤 많네요.

고양이라디오 2016-02-20 23:12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인문학모임에서 이 책을 다뤘는데, 책 내용을 수긍하고 좋았다는 분들도 있었지만, 공감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