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독서의 해 - 내 인생을 구한 걸작 50권 (그리고 그저 그런 2권)
앤디 밀러 지음, 신소희 옮김 / 책세상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캬~ 오랜만에 만나는 시원한 맥주같은 책이었습니다. 때론 톡쏘고, 때론 달콤하고, 때론 발칙한 매력적인 책을 만났습니다. 저자 앤디 밀러도 앞으로가 기대되고 그의 책이 나온다면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전직 서점 직원, 현직 작가 겸 출판 편집자인 그는 본래 책쟁이였습니다. 하지만, 어느새부턴가 일과 육아에 치여서 책을 멀리하고 통근 열차에서 피로와 스도쿠와 씨름하는 생활을 반복하게 됩니다. '달라지고 싶다' 는 마음이 싹트고 그는 예전부터 읽고 싶던(혹은 읽었다고 뻥쳤던) 걸작들을 읽기 시작합니다. 리스트를 만들고 힘들어도, 어려워도 도통 책이 쓰레기 같아서 던져버리고 싶을 때에도 끝까지 버티며 50권의 걸작을 완주합니다. 그리고 그는 바뀝니다. 사표를 쓰고 작가가 되기로 합니다.


 일 년에 50권. 일주일에 1권,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50p 이상 읽기. 트레이닝은 항상 무언가를 변화시키고 또 성장시킵니다. <원펀맨>이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굉장히 재밌습니다.) 원펀맨은 히어로물입니다. 그런데 기존의 히어로물과 달리 상당히 독특합니다. 보통 만화는 주인공이 악당들과 분투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런데 <원펀맨>의 주인공은 1권부터(1화부터) 무적입니다. 어떤 괴수든지 원펀치 한방이면 끝입니다. 모두가 어떻게 그렇게 강할수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주인공은 이렇게 말합니다. "매일 팔굽혀펴기 100회, 윗몸 일으키기 100회, 스쿼트 100회, 런닝 10km를 빼먹지 않고 한다. 삼시세끼는 꼭 먹는다. 3년간 꾸준히 한다." 


 앤디 밀러는 다시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고전들을, 걸작들을 읽어나갔습니다. 책들이 살아나서 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가 읽은 책은 대부분 소설입니다. <공산당 선언> 외에 몇 권을 빼면 그가 읽은 50권 중 대부분이 소설입니다. 첫번째 책은 <거장과 마르가리타> 였습니다. 그 책이 터닝포인트가 됩니다. 그 책을 읽고 앤디 밀러는 작정하고 책을 읽기로 결심합니다. 이 책은 독서에세이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변화해가는 앤디 밀러의 모습과 책이야기, 일상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앤디 밀러의 괴짜스러움과 유머, 수다가 이 책을 재미있고 풍요롭게 만듭니다. 


 멋진 작가의 탄생과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 좋은 책을 소개받고 시시콜콜한 일상이야기를 듣는 재미. 애서가로써 동병상련과 함께 많은 감정들을 공유했습니다.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 강추합니다. 저도 '위험한 독서의 해'를 보내고 싶습니다.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읽고 있습니다. 1부를 읽었습니다. 미친 소설입니다. (제게 '미친'(crazy)이란 최고의 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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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으로 고전읽기 시작해보겠습니다. 오직 읽고 싶은 고전만 읽겠습니다. 일주일에 1권씩. 작심삼일이 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시작합니다. 당분간은 400p가 넘는 책은 읽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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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평화론
임마누엘 칸트 지음, 박환덕.박열 옮김 / 범우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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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서설
데카르트 지음, 김진욱 옮김 / 범우사 / 2009년 1월
5,900원 → 5,310원(10%할인) / 마일리지 2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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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홍자성 지음, 김성중 옮김 / 홍익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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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인생론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범우사 / 1988년 3월
3,900원 → 3,510원(10%할인) / 마일리지 1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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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동안 꼭 읽어야 할 46권의 교양 고전 - 국부론에서 자본론까지, 니체에서 드러커까지
김정환 옮김, 나루케 마코토 감수 / 예인(플루토북)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가볍게 읽어볼 수 있는 고전에 관한 책입니다. 46권의 고전을 아주 가볍게 집고 넘어가는 책입니다. 고전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고전에 담긴 뜻과 거기에서 배울점들이 간략하게 다뤄집니다.


 이런 책을 보면, '참 어떻게 이런 고전들을 다 읽었을까?'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개된 고전들은 익히 알려진 유명한 책들이 대부분이고, 처음 들어본 책들도 몇 권 있었습니다. 모두 읽다보면 '흐음, 이런 내용이군. 읽어보고 싶군.' 하며 읽게 됩니다. 세상에는 왜 이렇게 좋은 책, 좋은 영화가 많은 걸까요? 


 많은 양을 상대할때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이고, 둘째는 그냥 무작위로 보는 방법입니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봐야할까요? 뭔가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따라 한 권씩 읽어나간다는게 책을 읽는 것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하지만, 시카고 대학 학생들이나 <위험한 독서의 해>의 저자는 그렇게 고전을 읽었습니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서 하나씩 하나씩, 힘들어도 그만 두고 싶어도. 도저히 이 책은 나랑 안 맞아서 던져버리고 싶을 때도 참고 읽었습니다. 마치 고행하는 수도승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묵묵히요. 


 고전 읽고 싶습니다. 하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책이 고전입니다. 무엇이 두려운 걸까요? 어려울까봐? 지루할까봐? 마치 병목현상처럼 책읽는 속도가 느려질까봐? 가장 큰 이유는 재미도 없는 책을 꼭 읽을 필요가 없어서가 아닐까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꼭 읽어야하는지 왜 읽어야하는지 물어보면 할말이 없습니다. 굳이 안 읽어도 사는데 아무 지장도 없습니다. 그리고 대충 '보이지 않는 손' 어쩌고 저쩌고 아는 내용같습니다. 


 제게 고전에 관한 고정관념, 선입견을 깨준 책은 플라톤의 <국가> 였습니다. 약 600페이지의 두꺼운 책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리려고 하는데 그 엄청난 두께와 무게감에 절로 뒷걸음쳐지더군요. 왠지 지금 물러서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저는 소크라테스를 굉장히 좋아해서 용기를 내서 책을 빌렸습니다. 그리고 읽었습니다.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왜 고전이 고전이라 불리는지요. <국가>는 약 2500년 전에 지어진 책입니다. 하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었습니다. 그 긴긴 시간에 흠짓하나 나지 않고 당당히 서있었습니다. 놀랄만큼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시대를 넘어 지혜가 가득 담긴 책이었습니다. 600페이지를 읽어나갔습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다시 읽어보고 그래도 이해가 안되면 넘어가면서 읽었습니다. <국가>는 다시 읽어보고 싶은 고전 중 하나입니다.  


 모든 고전이 이처럼 재미있고 훌륭하진 않겠지만, 대체로 고전은 훌륭합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지혜가 꿈틀거립니다. 그리고 재밌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재미가 없으면 누가 책을 읽겠습니까? 아무리 고전이라도요. 지적 자극도 커다란 유희 중에 하나입니다. 아마 제가 고전을 멀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읽는데 시간이 오래걸리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고전은 술술 읽히지 않습니다. 정신은 바짝 차리고 집중해서 읽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부분을 다시 읽게 됩니다. 


 <국부론>은 고맙게도 1100 페이지 입니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이면 다른 책 3~5 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과연 <국부론>이 다른책 3~5권 만큼의 가치가 저에게 있을까요?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해야겠습니다. 고전 중에서도 꼭 읽고 싶은 책, 그리고 얇은 책 위주로 읽어가야겠습니다. 읽었다고 말하고 싶은 책이 아닌 진짜 읽고 싶은 책을 찾아서 읽어야겠습니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저도 한 번 리스트를 만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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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6-09-28 2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첫 레포트가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이였는데.. 갑자기 잊었던 그 시절이 생각나네요^^

고양이라디오 2016-09-28 21:06   좋아요 0 | URL
레포트로 <방법서설>을 쓰시다니 대단하십니다ㅎ

북다이제스터 2016-09-28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방법서설 강추 합니다.
제 인생을 바꾼 책 중 한 권입니다.
진짜루요. ^^

고양이라디오 2016-09-28 21:04   좋아요 0 | URL
어디 출판사가 좋나요? 추천부탁드립니다!

북다이제스터 2016-09-28 2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부라서 급검색해 봤는데요,
제가 읽은 출판사는 오래되었는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두껍지 않은 방법서설이 부가 및 부록을 포함하지 않아 읽기 좋았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09-28 21:56   좋아요 0 | URL
찾아봐주시고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6-09-29 00:07   좋아요 1 | URL
집에 와서 찾아 봤는데, 어디 있는지
결국 책을 찾지 못했습니다. ㅠㅠ
비록 제가 <방법서설> 내용을 파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긴 하지만,
그걸 떠나서 정말 좋은 책이란걸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09-29 09:00   좋아요 0 | URL
<방법서설>이 좋은 책이란 것은 익히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나저마 <방법서설> 내용이 뭔지 몰라서 무슨 직업에 종사하고 계시는지 모르겠네요ㅎ

syo 2016-09-28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서 소개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에티카를 한 번 추천해 봅니다.

요건 또 제 인생의 책 중 한권이지요 ㅎㅎ

고양이라디오 2016-09-28 22:53   좋아요 0 | URL
<에티카> 추천 감사합니다^^ 인생의 책 생각나실때 한 권씩 던져주세요ㅎ

syo 2016-09-28 23:00   좋아요 1 | URL
강영계 선생님 번역으로 읽으시면 엉엉 우시게 될 수도 있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9-28 23:09   좋아요 0 | URL
잊고 있었는데 번역자까지 추천해주셔 정말 감사드립니다.

북다이제스터 2016-09-28 23:13   좋아요 1 | URL
저도 감사합니다.
저도 스피노자의 <에티카> 꼭 읽어 보겠습니다. ^^

syo 2016-09-28 23:17   좋아요 1 | URL
오해의 소지가 있었습니다. 강영계 선생님 번역이 너무 어렵습니다. 17세기 라틴어를 그대로 살리신걸까요?
다른 번역본을 권합니다. 그래봐야 한 분밖에 더 안계십니다만은.

고양이라디오 2016-09-29 09:00   좋아요 0 | URL
오해할뻔했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ㅎ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북프리쿠키 2016-09-28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플라톤의 국가와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글구 에티카...좋은 추천 감사드립니다. ^^; 읽고 있는 책에 등록시키기가 겁이 나긴 합니다ㅎㅎ몇개월을 달고 있지나 않을까 해서요~

syo 2016-09-28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우연히 북플을 돌아다니다가 고양이라디오님과 쌍둥이들이 여기저기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프로필 사진이 혹시 북플에서 제공하는 거였습니까? 전 고양이라디오 그림이라 고양이라디오님인 줄 알고 있었는데요..... 뭘까요 이 서운함은.

고양이라디오 2016-09-28 23:11   좋아요 1 | URL
사실 고백건데 다중독서술과 함께 다중분신술도 쓰고 있습니다. 제가 본체고 분신들은 다른 아이디로 활동중입니다. 다들 자신이 본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요... 그정도는 눈감아주고 있습니다.

syo 2016-09-28 23:1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세상에! 다 합치면 일 년에 삼천 육백권도 읽으시겠군요.....핵부럽.

고양이라디오 2016-09-29 08:59   좋아요 0 | URL
김병완 작가는 혼자서도 1년에 삼천 육백권을 읽으시는데, 다중분신술을 쓰는데 그정도는 읽어야죠ㅎ

혹시 <나루토> 보셨습니까? 사실 분신들하고 다시 합쳐야 읽은 책이 제 것이 되는데 아직 합체하는 법을 못 익혔습니다. 지금은 서로 연락처도 모르고 지냅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더글러스 애덤스는 제가 꼽는 최고의 코믹 작가 중에 한 명입니다. <마지막 기회라니?>는 꼭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기회라니?>는 더글러스 애덤스가 조류학자?와 함께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찾아다닌 여행에세이입니다. 읽는 내내 배꼽찾다가 마지막에는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더글러스 애덤스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로 코믹SF 장르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의 유머는 최고입니다. 약을 빨지 않고 어떻게 이런 글과 소설을 쓸 수 있는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작년 12월에 1권을 읽고 9개월 만에 2권을 읽었습니다. 1권의 리뷰를 확인해보니 저 이후에는 리뷰가 없네요. 리뷰를 쓰는 사람이 적은건지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적은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둘다 일지도요. 


 이 책은 영미권의 사람들에게는 초대형 베스트셀러였습니다. TV드라마, 영화, 게임으로 까지 만들어진 하나의 문화였습니다. 더글러스 애덤스는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분명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을겁니다. 저도 늦었지만 안타깝습니다. 따뜻한 심장과 유쾌함, 유머러스함, 거기에 풍부한 과학적 지식을 가진 작가는 흔치 않습니다. 아니 없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 더글러스 애덤스를 잇는 SF작가가 누가 있을까요?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2권을 왜 이렇게 늦게 읽게 되었나하면, 1권을 꽤 재미있게 읽고 연달아 영화를 찾아봤습니다. 영화도 나쁘진 않았지만, 영화가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내용이라고 착각했습니다. 그리고 마치 개그콘서트를 연달아 그것도 같은 회차를 두 번 본듯이 지겨워졌습니다. 그러다 다시 애덤스의 유머가 그리워졌습니다. 도대체가 유머있는 글을 쓰는 작가들이 없습니다. 때문에 저는 유머에 너무 목말랐습니다. 이 책은 제겐 오아시스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이 시리즈를 다시 읽고 싶어진 계기는 <위험한 독서의 해>를 읽고 난 이후입니다. <위험한 독서의 해>의 저자는 더글러스 애덤스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팬입니다. 그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저자와 더글러스 애덤스와의 만남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 부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더글러스 애덤스가 저도 무척이나 그리워졌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어쩌면 2권부터 읽지 않고 남겨놓은 것이 잘한 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작품은 안타깝게도 많지 않으니까요.


 정신없이 우주를 헤매고 시간을 헤매었습니다. 우주의 끝에 자리잡은 레스토랑도 가보고, 200만년 전의 지구에도 불시착했습니다. 무엇보다 압권은 레스토랑의 한 장면입니다. 레스토랑에서 소 한마리가 걸어와서 자신이 오늘의 요리라고 말합니다. 맛있어지기 위해서 운동도 열심히 했다고 자랑합니다. 자신의 어느 부위를 먹을지 말해달라고 합니다. 철학적이면서도 괴기스럽고 독특하면서 유머러스한 한 장면입니다. 결국 소는 인간적인 방법으로 자살을 하겠다고 윙크를 날리며 레스토랑을 걸어나갑니다. 음, 원래 제가 이야기하면 재밌는 내용도 다큐가 되어버립니다. 직접 읽어 보시면 주인공 일행과 소가 나누는 대화는 기막히게 웃기면서 묘하게 풍자적입니다. 


 SF는 싫다. 이상할 것 같아서 싫다. 나랑 안맞을 것 같다. 하시는 분들도 한 번 '범우주적이고 거대한 농담' 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DON'T PANIC (겁먹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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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뉴스를 보니 김영란법이 시행된 후 식당가에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안그래도 자영업자들이 불경기다 살기 힘들다 하는데, 더욱 힘들어질걸 생각하니 걱정이다. 나는 처음에는 김영란법이 참 좋은 취지의 법안이다라고 생각했다. 청탁금지, 금품수수금지. 공무원부패척결. 이보다 좋은 법안이 어디있겠는가? 그리고 어제 뉴스에서 호텔가의 식당들도 손님이 줄었다는 말을 듣고서도 좋은 현상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식당가에도 손님이 줄었다는 뉴스를 들으니 생각이 복잡해진다. 인터뷰하던 식당주인은 "20년 만에 이렇게 손님이 없긴 처음이다. 연말까지 버텨보다 안되면 문을 닫을 생각이다." 라고 말했다. 김영란법으로 인해 누군가는 손해를 보고 희생을 해야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일까? 그리고 김영란 법에 따르면 선생님에게는 커피 한잔도 주면 안된다고 한다. 아니! 커피 한 잔도 안된다니. 무슨 커피에 돈 반 금 반을 타서 드리는 것도 아니고 커피 한잔은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오늘 만화 킹덤 490화를 봤다. 진시황과 조나라 재상 이목의 설전이 주요 내용이었다. 진시황은 7국으로 나뉘어진 혼란기를 끝내고 전쟁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위해 중화통일을 이루고자 한다. 이목은 이에 반대한다. 평화로운 세상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6국을 무력 통일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피를 흘려야 한다. 피로 일궈낸 평화가 피를 흘린 사람들에게는 아무의미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때문에 7국 동맹을 제안한다. 하지만 진시황은 7국 동맹같은 허울좋은 눈속임을 믿지 않는다. 사실 동맹이란 것은 언제나 잠시 뿐인 평화였다. 훗날 누군가 야망을 가진 왕이 나타나면 언제든 상대방 뒤통수를 갈길 수 있다. 진시황은 이런 미봉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조나라 재상 이목에게 '선전포고' 를 한다. 

 전쟁없는 평화로운 세상 좋다. 하지만 전쟁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전쟁을 한다면, 과연 이는 정당화될 수 있을까? 누군가의 희생으로 일궈낸 평화가 과연 의미있을까? 어쩌면 공리주의적으로 양자택일을 하면 끝없는 7국 간의 전란보다 빠르게 한 나라가 무력으로 통일해서 평화가 찾아오게 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목처럼 이런 양자택일에서 벗어나서 7국 동맹을 맺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현재 세계는 어느정도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물론 이런 평화가 찾아오기까지 몇 천년이 걸렸지만. 그리고 아직도 완전한 평화는 아니지만. 

 도스토옙스키는 <죄와 벌>에서 정확히 이 문제를 다뤘다. 선한 목적을 위한 악한 행동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김영란법은 선한 목적을 위한 선한 행동일까? 그렇다면 그로 인해 식당가가 피해입는 상황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식당주인이라면 그리고 그로 인해 가게 문을 닫아야한다면 뭐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이는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할 사회적 희생일까? 

 엊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를 하면서 대만과 수교를 끊었다. 그로인해 대만과 사업하던 사업체들이 모두 줄부도를 당했다. 이는 모두 개인이 감내해야하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일까? 나도 언젠간 국가정책이나 법률에 의해 어쩔 수 없는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으리라. 뭐, 운이 좋으면 수혜자가 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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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6-09-28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제대로 자리잡기 전이라 그럴겁니다. 본보기로 걸리게 될까봐 일단 몸 사리고 조심하는 경향도 있는거지요.

어제 여자친구랑 저녁에 회 먹으러 갔다가 구청에서 퇴근하신 분들 6명이서 식사하시며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디서 뭐가 튀어나와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내일부터 앞으로 두 세주 정도는 죽은듯 몸 사리고 있어보자고 하시더군요.

식당가만 놓고 보자면, 최종적으로 보면 물론 어느 정도 매출 감소야 자연히 따라오겠지만 두 세달만 지나도 `20년만에 처음` 뭐 이런 수준에서는 깨끗하게 벗어날거라고 저는 봐요.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4:33   좋아요 0 | URL
너무 걱정이 앞섰나봅니다ㅎ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4:44   좋아요 0 | URL
그나저나 syo님 여자친구가 있으시군요. 그동안 syo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그 평가를 철회해야겠습니다. 아 물론 진담, 아니 농담입니다^^ㅎ

syo 2016-09-28 14:54   좋아요 1 | URL
이런 명백하게 센스 있는 댓글은 비밀댓글로 다는 게 아닙니다.

고양이라디오님의 긍정적인 평가를 회복하기 위해, 오늘 당장 여자친구와 헤어지겠습니다- 뭐 이딴 댓글을 비밀댓글로 다는 거지요.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4:49   좋아요 0 | URL
syo님은 못 이기겠네요ㅎ

2016-09-28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9-28 14: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당장에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그러나 장기적으로 본다면 공짜밥이 사라지고 점점 투명해지게 되면, 사회가 그만큼 밥에 의해 좌우되는게 아니라 공정성에 따르게 된다면 전체적으로는 더 밝아질 것입니다. 구더기 무섭다고 장을 담그지 않으면 장을 못먹거든요.. 우리사회가 이런 홍역을 한번은 거쳐야만 부정에 대해 면역력이 생겨서 더 좋은 사회로 나갈 수 있겠죠...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4:34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피해당사자들(식당주인)들은 악한 사람도 아니고 악한 목적을 가진 사람도 아닌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4분의 1이 자영업자이고 대부분이 골목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창업 후 1년이면 16%가 문을 닫고, 3년이면 60%, 5년이면 70%가 문을 닫습니다. 이미 전쟁터에 내몰린 사람들에게 김영란법은 크나큰 타격으로 다가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사회적으로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어떠한 완충장치나 제도적 마련이 뒷받침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ㅠ

yureka01 2016-09-28 14:37   좋아요 1 | URL
물론이죠..이 역시 깊이 공감되는 부분이예요...

syo 2016-09-28 14: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굳은 돈으로 가족끼리 맛있는거나 많이 많이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4:49   좋아요 0 | URL
크~ 우문현답이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8 14: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도기죠. 과도기 없는 제도 도입은 별로 없었지 싶습니다. 백반집보다는 사실.. 손님 대접하기 좋은 고급 술집이 타격이 크겠죠. 저는 좋은취지라 생각됩니다. 고급 술집과 접대 그리고 성매매로 요약되는 접대문화에 쏟아지는 금액을 생각하면 전 김영란법을 쌍수를 들고 환영합니다 ^^
라디오 님말씀처럼 정착 단계이니 완충장치를 마련하겠지요.. 사실 독일 같은 나라는 선생님에게 커피 한 잔 드리는 것도 법에 적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게 과한 법이 아닙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4:54   좋아요 1 | URL
생각해보니 음지로 흘러들어가는 돈이 상당히 줄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음지로 가지 않은 돈이 양지에서 순환한다면 과도기만 잘 이겨내면 분명 건강한 사회, 더 튼튼한 사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법의 정신과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우리나라의 정문화를 생각했을때 커피 한 잔은 너무 인간미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ㅎ

그나저나 고민있으면 알라딘에 적어야겠군요. 현인들이 등장해서 고민을 해결해주네요. 꼭 알라딘 요술램프같습니다ㅎ

겨울호랑이 2016-09-28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영란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공직자등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이상 매회계년도에 300만원 이상 받으면 처벌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부정한 돈이지하경제로 흘러드는 돈을 막는 것도 주요 목적 중 하나라 생각됩니다. 식당 매출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있겠지만, 제 2의 전두환, 노태우 등의 부정비자금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지켜내야할 법이라 생각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5:23   좋아요 2 | URL
동의합니다. 법이 잘 시행되고 잘 지켜질 수 있길 바랍니다. 분명 법을 피해서 꼼수들이 생겨날 것 같은데, 그때 그때 잘 대처해야합니다.

cyrus 2016-09-28 16: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책의 문제점이 발견되면, 이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를 귀찮게 여겨서 문제점을 외면하는 정치인들 때문에 엄청 피곤할 겁니다. 김영란법을 애초에 반대했던 정치인들은 제도의 문제점만 부각시켜서 이렇게 말하겠죠. “거 봐라, 처음부터 이 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잖아.” 이런 사람들의 말은 무시가 답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7:46   좋아요 1 | URL
저도 김영란법 반대하는 신문사설이 있길래 조금 읽다가 거들떠도 안봤습니다. cyrus 말대로 문제점이 있으면 개선해나가면 되는데, 그 문제점들을 물고 늘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커피 한잔을 조금 물어봤지만, 법의 취지나 정책에 반대하진 않습니다ㅎ

오거서 2016-09-28 17: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자기 입에 들어가는 것들을 자기 돈으로 사 먹어야 하는 겁니다. 남의 지갑을 노린다는 것부터가 부정을 저지르는 것이고 죄악시해야 합니다. 제도를 탓하기 전에 의식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8:37   좋아요 2 | URL
의식도 함께 바꿔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