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에 읽은 책인데 이제서야 페이퍼를 쓴다. 예전에 페이퍼를 쓰다가 날아간 후로 미뤄두다 이제야 쓴다. 셰릴 샌드버그는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였다. 최근 기사에서는 그녀가 페이스북을 떠났다고 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으로 손꼽히지만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은 거 같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어쨌든 이 책의 셰릴 샌드버그는 본받을 만하고 배울만하고 존경할만한 분이었다. 좋은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관리자에게는 빈자리를 충원하기 위해 지원자 전원을 세심하게 검토할 시간이 거의 없다. 과묵한 사람을 설득해 빈자리에 지원하게 할 시간은 더더욱 없다. 따라서 기회는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사람이 쥐게 마련이다. -p60


 저자는 여성들이 상급직에 오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하는 성향을 꼽는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시스코의 기술담당 최고책임자인 패드마스리 워리어는 "과거에 범한 실수에서 터득한 가장 중요한 교훈은 무엇인가요?" 라는 <허핑턴 포스트>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일을 막 시작했을 때는 '그것은 내가 전공한 분야가 아니야' 또는 '그 분야에 대해 잘 몰라' 라고 생각해서 많은 기회를 놓쳤어요. 뒤돌아 보면, 빨리 배우고 신속하게 기여하는 능력이 중요했는데도 말입니다. 다음에 어떤 일을 추진할지 모색해봐도 자신에게 꼭 맞는 일을 찾을 수는 없을 겁니다. 자신에게 완벽하게 들어맞는 기회를 노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회를 잡고 그 기회를 자신에게 맞춰야 합니다.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배우는 능력입니다." -ㅔ61


 격하게 공감된다. 내가 모르는 분야라고 기회를 놓치지 말고 새로운 배움의 기회로 삼는게 중요하다. 



 나는 누구나 장기적인 꿈을 가져야 한다고 믿으며, 누구나 18개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2년은 너무 길고 1년은 너무 짧은 것 같아서 18개월이라고 했지만, 정확하게 18개월일 필요는 없다.) (중략)


 첫째, 무엇보다도 내가 이끄는 팀이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운다. (중략)

 둘째, 18개월 동안 새로운 기술을 익힌다는 좀 더 개인적인 목표를 세운다.   -p96


 나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봐야겠다. 팀의 목표와 개인적 목표.



 나는 자기 관점(내 진실)과 남의 관점(남의 진실)이 존재한다고 인정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화의 출발점이라고 프레드에게 배웠다. 단 하나의 절대적 진실은 없으므로 자신이 진실을 말한다고 믿으면 남의 입을 막는 셈이 된다. 누구나 자기 관점에서 상황을 볼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비로소 위협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자기 견해를 말할 수 있다. 이때 일인칭인 '나'를 사용하면 더욱 건설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다음의 두 가지 표현을 비교해보자. "당신은 내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군요." "내가 최근에 이메일을 네 통이나 보냈는데 답장을 못 받아서 실망했어요. 당신이 내 제안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그런가요?" 전자처럼 말한다면 즉각적으로 "그렇지 않아요!" 라는 방어적인 반응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후자와 같은 표현은 상대방이 단박에 부정하기 힘들다. 전자는 견해 차이를 유발하는 반면에 후자는 토론을 자극한다. 나는 후자의 관점을 유지하며 대화할 수 있기를 원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어려운 일이라 계속 노력하고 있다. -p126~127


 참 좋은 팁입니다. 일인칭 나를 사용해서 나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식으로 대화를 해야겠다. 상대방을 판단하고 비판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하면 상대방이 위협적이고 방어적으로 반응할 것이다. 


 

 현재 미국 여성의 24%만이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성 평등을 믿는 사람' 이라고 정의하면 여기에 동의하는 여성은 65%까지 늘어난다. 이는 여성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며, 큰 발전이다.

 

 나도 페미니스트를 위와 같은 정의로 여기면 동의한다. 예전에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를 읽고 나도 페미니스트라 생각했다. 저자의 이야기가 공감되고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나도 부정적인 감정부터 앞선다. 극단적이고 잘못된 페미니스트들에 노출되서 그런 거 같다. 


















  나는 큰 꿈을 꾸고, 장애물을 통과해서 길을 만들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라고 여성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여성 각자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즐겁게 노력하기를 희망한다. 또한 남성이 직장과 가정에서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자기 몫을 담당해서 여성을 도와주기를 희망한다. 사회가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의 재능을 활용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가정은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그러한 가정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더 이상 편협한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다. -p256



 과거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경우가 흔했다. 특히 과학, 수학 등 남성이 주류인 분야에서 심했다. 이제는 그런 차별이 점점 터부시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나 또한 사회가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의 재능을 활용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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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3-18 16: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악인과 선인이 대립하는 영화를 볼 때도 악인의 입장에서 보려고 노력하면 조금은 이해가 가더라고요.

고양이라디오 2023-03-22 11:56   좋아요 1 | URL
악인의 입장이 공감가는 영화가 기억에도 오래 남고 좋은 영화같아요ㅎㅎㅎ
 
피가 흐르는 곳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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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0p의 두꺼운 책이지만 즐겁게 술술 읽었다. 스티븐 킹은 여전히 킹이었다. 중편소설 4편이 수록되어 있다. 모두 재밌다.


 훌륭한 작가는 멋진 비유를 쓸 줄 안다. 아래에 좋았던 비유들과 좋았던 문장을 소개했다. 


 첫번째 작품 <해리건 씨의 전화기> 부터 재밌었다. 신비함을 갖춘 부유한 노인과 한 소년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호러 전문 작가답게 으스스한 분위기를 잘 만든다.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가 될 수 있어 생략하겠다. 영화로 제작되어도 재밌을 거 같은 작품이다.  


 두번째 작품은 <척의 일생>이다. 3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작품도 좋았다. 호러와 감동을 동시에 그릴 수 있는 작가 중 킹만한 작가가 또 있을까?


 세번째 작품은 <피가 흐르는 곳에> 이다. 책 중에 가장 긴 작품이었다. 재밌긴 했지만 4작품 중 가장 별로였다. 주인공이 계속 과거 이야기를 해서 전작이 있는 작품인가해서 찾아봤는데 역시나 <미스터 메르세데스> 란 작품과 한 세계관이었다. <미스터 메르세데스>는 추리소설이다.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스티븐 킹은 처음으로 추리소설을 썼는데 에드거 상을 받았다. 나중에 읽어보고 싶은 작품이다. 스티븐 킹의 작품은 영화나 드라마로 많이 제작되었다. 역시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네번째 작품은 <쥐> 였다. 가장 재밌는 작품인 거 같다. 장편소설을 쓰는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스티븐 킹의 작품에는 작가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거 같다. <미저리>도 그렇고 <빌리 서머스>도 그랬다. 작가가 쓰는 소설이 이야기도 재밌어서 읽고 싶어진다.


 다음 스티븐 킹 작품은 탐정 빌 호지스 삼부작을 읽어볼까나.



 p.s 역시나. 수록작 모두 영상화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그리고 내 짐작은 맞았다. 해리건 씨는 그 전화기를 무수히 썼다. 마치 60년 동안 금주하다 시험 삼아 브랜디를 한 모금 마셨다가 거의 하룻밤 새 우아한 알코올중독자로 돌변한 노처녀 고모 같았다. - P50

거짓말은 미끄러운 비탈길과 같고 하나를 하면 두 개를 더 하게 되어 있다.

뉴스업계에는 이런 말이 있죠. 피가 흐르는 곳에 특종이 있다. - P352

‘개가 그 토한 것을 도로 먹는 것같이 미련한 자는 그 미련한 것을 거듭 행하느니라‘ 라는 성경구절이 떠올랐다. - P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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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3-18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만 읽었어요.
탐정, 추리 이런 쪽의 책들이 대체로 재밌는데 제가 읽어야 할 필독서가 많아 뒤로 밀었지요.
너무 재미에 빠져 필독서로 정해 놓은 책들을 읽지 못할 것 같아서요. 시간과 체력이 부족한 게 한, 입니다.ㅋㅋ

고양이라디오 2023-03-22 11:21   좋아요 1 | URL
읽을 책이 너무 많지요ㅠㅋ 시간과 체력은 항상 부족하네요ㅠㅠㅋ

저도 예전에는 재미 위주의 책은 지양했는데, 요즘은 다 내려놓고 재미 위주로 보고 있어요ㅎㅎ
 


 저는 소인배라 자랑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습니다! 얼마만에 당선인지 모르겠습니다. 감개무량합니다. 당선작 적립금이 3만원으로 늘었군요. 언제 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2만원이었는데ㅎ


 한편으로는 글을 잘 썼다기보다 장려상 정도로 생각합니다. 글을 많이 썼으니 수고했다 느낌으로. 그래도 오랜만에 당선되서 기쁩니다. 아래는 제가 당선된 리뷰 링크입니다. 


 https://blog.aladin.co.kr/708700143/14349520

  

 


 













 스티븐 제이 굴드의 <새로운 천년에 대한 질문>을 읽고 쓴 리뷰가 당선됐습니다. 재밌게 읽은 책이고 소개하고 싶은 책이 당선되서 2배로 기쁩니다. 굴드의 책 읽기를 이어가던 중 만난 책이었습니다. 절판되어 중고책으로 구하기도 했고 책을 읽기 전에는 크게 흥미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읽다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빠져들었습니다. 마지막에 반전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급의 반전이었습니다. 짜릿하고 행복하고 놀라운 반전이었습니다. 굴드가 더욱 사랑스러워지는 반전이었습니다.


 숨겨진 보물같은 책이었습니다. 전혀 기대안하고 바닷가에서 조개를 주워서 열어봤는데 진주가 있더라,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제게 이달의당선작까지 안겨준 고마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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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3-13 1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당선 축하드려요. 항상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사하게 잘 읽고 있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3-03-13 18:55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할따름입니다^^

좋은 저녁되세요. 날 쌀쌀하네요. 감기 조심하시고요ㅎ

나와같다면 2023-03-13 1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당선된 것처럼 기쁩니다.
역시 즐거워서 행복해서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일은 당해낼 수가 없는것 같아요.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3-14 12:32   좋아요 2 | URL
나와같다면님 감사합니다^^

말씀처럼 마음에서 우러나서 했던 거 같습니다. 좋아하는 책이라 더 기쁘네요ㅎ

은하수 2023-03-13 2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저도 이 책 리뷰 아주 재밌게 읽었답니다.
저도 새로운 책을 알게된 기쁨이 있었어요~~

고양이라디오 2023-03-14 12:37   좋아요 1 | URL
은하수님 감사합니다^^ 리뷰 재밌게 읽으셨다니 더욱 감사드립니다!ㅎ

transient-guest 2023-03-14 0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 드립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3-14 12:39   좋아요 1 | URL
감사 드립니다!^^

Kletos 2023-03-15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축하드립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3-16 00:1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Kletos님 서재보니 좋은 책이 많더라고요. 읽어보겠습니다ㅎ

페크pek0501 2023-03-18 16: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전, 진심, 많이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일 많으시길...^^

고양이라디오 2023-03-19 17:4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한테는 참 감사하고 기쁜 일이었습니다ㅎ
 
















 에리히 프롬의 책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회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이다. 철학자로도 볼 수 있다.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비판적으로 계승했다. 독서모임 때문에 읽었다. 저자의 오류와 번역의 문제로 읽기가 힘들었다. 비판하고 싶은 부분과 좋았던 부분을 이야기해보겠다.

 


 삶에 대한 사랑은 없고 파괴성만 그득해 부서지고 몰락하거나 몰락하기 직전에 이른 사회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한 가지 사례가 소수의 스페인 사람들에게 권력을 빼앗기고 먼지처럼 흩어져버린 아스텍 부족이다. 혹은 히틀러의 뜻대로 되었다면 집단 자살의 제물이 되고 말았을 나치 독일이 그렇다. 서구는 아직까지 몰락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될 조짐이 보인다. -p24


 첫 부분부터 눈에 거슬렸다. 그러다보니 처음부터 비판적인 자세로 읽게 됐다. 저자는 아스텍 부족의 몰락의 원인을 삶에 대한 사랑은 없고 파괴성만 그득했기 때문으로 말하고 있다. 아스텍 부족의 몰락은 원인은 스페인의 침략과 전염병 때문이었다. 독서모임에서 이 부분을 지적했는데, 모임장님은 번역의 잘못이라고 해석했다. 몰락한 사회는 아스텍 부족이 아니라 스페인 사람들이라는 이야기였다. 에리히 프롬이 잘못 알았을리 없다는 이야기였다.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 생각한다. 문맥 상으로도 내용 상으로도 몰락한 사회가 스페인 사람들이라는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번역 상의 실수로 보기도 불가능하다. 이걸 가지고 몇 번을 같은 주장을 반복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결국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왜 다른 사람들은 모임장님의 이런 말도 안되는 주장을 반박하지 않고 다들 중립기어를 박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다들 첫 모임이라 어색해서? 아니면 내가 틀린 걸까? 에리히 프롬이 틀릴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하지만 원칙으로서 폭력은 절대로 '인간 본성'의 일부가 아니다. -p29


 원칙으로서가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폭력이 인간 본성이 아니라고 하는 에리히 프롬의 주장도 거슬렸다. 철학자 답게 자기 멋대로 인간 본성을 정의하고 폭력은 인간 본성이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내가 잘못 이해했나 싶어 '원칙으로서' 의 의미를 해석해보려고 앞 뒤를 다시 읽어보고 노력해봐도 설명이 부족하다. 



 실제로 삶을 파괴할 수 있는 기술의 기적을 삶 자체보다 더 좋아한다고 생각할 만한 이유는 참으로 많다. 산업화된 세상에서 핵 군축을 효과적으로 할 수 없는 이유도 삶에서 느끼는 매력이 많이 사라지고, 대신 사물이 경탄의 대상이 되어버렸기 때문 아닐까? -p42~43


 이 부분을 읽으면서 멘탈이 약간 나가버렸다. 핵 군축을 효과적으로 할 수 없는 이유로 삶에서 느끼는 매력이 많이 사라지고, 대신 사물이 경탄의 대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라니. 논리의 비약도 이만한 비약이 있을까 싶다. 물론 인류가 삶에서 느끼는 매력이 많아지면 핵 군축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될 수도 있다만...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저자의 논리대로라면 삶에서 느끼는 매력이 많아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텐데. 식량문제도 해결되고, 성차별도 해결되고, 총기문제도 해결되고, 지구온난화도 해결될텐데.


 이후부터는 그냥 비판할 부분을 표시하지 않았다. 너무 많아서 포기했다. 



 자신을, 자신의 호불호를 타인에게 투영하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의 훈련과 감수성, 매우 높은 객관성이 필요하다. 그에 더해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에겐 바로 그 집중력이 부족하다. 바쁘기 때문에, 동시에 모든 것을 하려고 들기 때문에 우리는 지구 역사상 가장 집중하지 못하는 인간들이 되었다. 라디오를 들으며 신문을 읽는 동시에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또 다른 일을 한다. 실제로는 그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 없다. -p70 


 물론 좋은 부분도 있었다. 저자의 전체적인 논지도 수긍한다. 저자는 불교에도 심취했었다고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지금, 여기에' 와 일맥상통한다. 집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나의 마음은 얼마나 바쁘고 이리저리 헤매는지.


 

 의심할 수 없는 것은 오늘날 인간이 '소비하는 인간', 완전한 소비자가 되기 시작했고, 이런 인간상이 새로운 종교적 비전의 성격을 띤다는 사실이다. 이 비전에서 천국은 모두가 매일 새 물건을 살 수 있는, 바라는 모든 것을 살 수 있고 이웃보다 조금 더 많이 살 수 있는 단 하나의 거대한 백화점이다.-p211


 많은 사람이 상상하는 천국은 바라는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원하는 것, 갖고 싶은 것을 맘껏 살 수 있는 곳. 



 목표는 무엇인가? 나는 수동성을 의식하고 이 수동성이 인간에게 고통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작은 깨달음이다. 다음 걸음은 진정한 활동성의 연습이다. 아마도 그 시작은 한번 가만히 앉아 바라보려는, 들어보려는, 명상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이건 절대 쉬운 과제가 아니다. 말은 정말 쉬워 보인다. 가만히 좀 앉아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답할 것이다. "그게 뭐 특별하다고. 당장이라도 할 수 있어.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래?" 하지만 한번 해보면 당신이 얼마나 쉼 없는 행동의 강제와 분주함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p251


 수동성을 의식하고 능동적이고 활동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해야겠다. 이 부분도 좋았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처음 만난 분이다. 그 때는 굉장히 좋았다. 사랑은 능력이고 기술이라는 깨달음을 줬다. 이번 책은 영 아니었다. 이 책은 미발표 작품을 에리히 프롬의 사후에 엮어서 낸 책이다. <자유로부터의 도피>, <소유냐 존재냐> 한 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 책을 읽고 그에 대한 흥미가 많이 떨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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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3-11 15: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종종 유명한 철학자나 사상가의 유작이나 미발표 원고라고 마케팅을 하며 출간되는 경우가 있는데 미발표의 경우 그럴만한 이유가 있거나 초고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원고에 수정을 가하면 가하는대로 수정자의 해석이 들어가 좋지 않고 날 것 그대로를 출간하면 사실관계가 부정확하거나 심하게는 주요 사상과 배치되기까지 하는 경우가 있어 오히려 원작자에게 누가 되는 것 같아요. ㅠㅠ

고양이라디오 2023-03-11 15:13   좋아요 1 | URL
저도 딱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글들은 초고에 불과하지 않을까, 에리히 프롬이 다시 본다면 수정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을 했습니다.

DYDADDY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transient-guest 2023-03-11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의 문제? 혹은 편집? 뭔가 어색하고 억지스럽게 보이네요. 영어로 된 원서와 비교하시기 전까지는 알 수 없을 듯…

고양이라디오 2023-03-11 15:14   좋아요 2 | URL
아스텍 부족 부분은 번역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ㅎ

전체적으로 번역의 질도 많이 떨어지는 거 같았습니다ㅠ
 
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구픽 콤팩트 에세이 4
듀나 지음 / 구픽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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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영화의 기준은 언제일까? 내게 옛날 영화의 기준은 1980년대와 그 이전의 영화들이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옛날 영화들은 내게는 너무 먼 과거의 영화들이었다. 그 괴리감이 컸다. 1920년대부터 1960~70년대의 영화들을 주로 소개한다. 영화의 역사에 관심이 많거나, 옛날 영화를 예전에 본 사람이거나 아니면 진짜 영화광이 아니라면 이 책에 큰 재미를 못 느끼지 않을까?


 히치콕 외에는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감독이거나 배우들이거나 작품들이었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고 즐겨보긴 하지만 아직 내게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이 책을 보기 전 영화에 대한 이야기나 흥미로운 가십 이야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재밌는 영화들을 이 책을 통해 알아가고 찾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부분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작품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영화의 역사에 대해 초점을 맞춘 책이었다. 그래서 딱히 보고 싶은 영화들이 많이 생기진 않았다. 


 히치콕의 작품들은 봐야지 생각하면서도 아직 못 보고 있다. 은연 중에 흑백영화에 대한 낯섬과 거부감이 있다. 먼저 그것을 극복해야겠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미지와의 조우>도 꼭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작품인데 이 책에 소개 되었다. 타란티노 감독에 대한 챕터도 있었다. <재키 브라운>은 안 본 작품이라 보고 싶다.   


 '사이트 앤 사운드' 라는 리스트를 알게 되었다. 1952년 부터 10년 마다 역대 최고의 영화를 뽑고 있다고 한다. 이 리스트도 보고 싶은 영화 찾을 때 활용해봐야겠다. 혹시나 내 맘에 쏙 드는 걸작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실 크게 기대는 안된다. 예전에 이런 리스트의 영화들을 찾아보다가 크게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난해하거나 재미없거나 그랬다.     


 듀나씨의 책은 아마도 처음인 거 같다. 또 다른 영화에세이인 <남자 주인공에겐 없다>와 <여자 주인공만 모른다>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쿠픽 출판사의 책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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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3-03-11 0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흑백영화에는 컬러에서 볼 수 없는 기교와 연출의 특별함이 있습니다만 이건 좀 acquired taste에 가깝습니다. 저도 강의를 들으면서 하나씩 알아가면서 재미를 느끼게 됐거든요. 영화는 책 만큼이나 수집하고 여러 번 볼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3-11 14:38   좋아요 1 | URL
강의도 들으셨군요! 흑백영화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네요ㅎ

저도 영화 책만큼 좋아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