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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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밖에 안남았다. 가 아니라 의리밖에 안남았습니다. <고양이>, <문명>에서 <행성>으로 이어집니다. <고양이>, <문명>은 괜찮게 봤는데 <행성1>은 영 별로였습니다. 상황 탓도 좀 있는 거 같습니다. <고양이>, <문명>은 오랫동안 책을 안 보다가 읽어서 재밌게 봤습니다. <행성1>은 하루키의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2>를 재밌게 읽던 중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습니다. 반납일이 다가와서 급하게 읽다보니 더 재미가 없었던 거 같기도 합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소설 초반부에 나름 주연급인 피타고라스라는 고양이가 높은 곳에서 떨어집니다. 떨어지면 무조건 죽는 높이이긴 합니다. 나름 비중있는 캐릭터였는데 너무나 허무하게 죽어서 나중에 깜짝 등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1권 끝날 때까지 소식조차 없습니다. 아마도 진짜로 죽은 거 같습니다. 


 아무튼 예전에는 못 느꼈는데 주인공 고양이 1인칭 시점으로 계속 이야기가 전개되니 지겹기도 하고 단조롭기도 하고. 시리즈 순서로 보면 나름 5번째 작품인데, 똑같은 이야기만 전개되고 변화가 없어서 그런지 더욱 식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여기까지 본 마당에 <행성2>를 안 볼 수가 없어서 빌리긴 했습니다. 의리로 악으로 깡으로 읽고 마무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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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8-02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대단하십니다.

악으로, 깡으로~
문득 옛 생각이 나네요.

전 개미로 반하고 <나무>인가로
손절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08-02 16:59   좋아요 2 | URL
제가 손절을 잘 못합니다ㅠ

한 때 손절하기도 했는데 옛 정을 못 잊어 다시 읽고 있네요ㅎ

mini74 2022-08-03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의리와 옛정 ㅎㅎ 저도 그렇게 읽는 작가님이 계십니다. ㅎㅎ

고양이라디오 2022-08-03 22:43   좋아요 1 | URL
역시 책정은 무섭네요ㅎ
 



 평점 8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 테사 톰슨, 크리스찬 베일, 타이카 와이티티, 맷 데이먼, 크리스 프랫

 장르 액션, 모험, 판타지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킬링타임용.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타이카 와이티티 이 양반 코르그 역이었다니... 감독뿐 아니라 연기도 잘하는 분이다. <토르 4>는 개봉 당시 지인 평과 네이버 평점이 안 좋아서 안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괜찮았다 재밌었다는 평들을 봐서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앞으로 평이나 평점이 안좋아도 보고 싶은 영화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보면 찜찜하기도 하고 어차피 볼 거라면 영화관에 가서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기 전 다소 우려를 했지만 다행히 영화는 재밌었다. <토르 : 라그나로크>와 같은 감독이기 때문에 망쳐봐야 얼마나 망치겠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 재밌지는 않지만 무난하게 재밌었다. 개그도 나쁘진 않고 액션도 나쁘지 않았다. 유치하다는 평도 있으나 뭐 유치한 맛에 보면 그만이다. 유치함에는 충분히 면역이 되어 있다. 난 주성치의 팬이니까.


 역시나 두 배우가 반가웠고 연기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두 배우 나탈리 포트만과 크리스찬 베일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했다. 크리스찬 베일은 역시 제 몫을 하는 배우란 생각이 들었다. 


 카메오로 맷 데이먼이 나와서 재밌었다. 맷 데이먼은 주연급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조연이나 카메오로도 상당히 많은 작품에 출연하는 거 같다. 영화를 보다가 '어라? 맷 데이먼 아니야? 맷 데이먼이 이 영화에도 출연했었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꽤 많다. 


 흥겹고 유쾌하고 의외의 진지함도 갖춘 영화였다. 보길 잘했다. 


 p.s 4시간 분량의 영화를 2시간 10분으로 줄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약간 전개가 빠르고 개연성이 느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오갤 친구들의 비중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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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9

 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호다카, 히나, 스가, 나츠미, 야스이

 장르 애니메이션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킬링타임용.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신카이 마코토는 미야자키 하야오 이후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너의 이름은>은 인생영화였다. <너의 이름은>을 재밌게 보고 앞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은 다 보겠다고 다짐했었다. <날씨의 아이>가 개봉했을 당시 인터넷을 찾아보니 안좋은 평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영화를 안보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쉽다. 악평 몇 개를 보고 섣부른 판단을 하다니. 아무리 좋은 영화에도 1점 짜리 악평은 달릴 수 있다. 남들이 별로인 영화라도 내게는 최고의 작품이 될 수 있다. 평점의 객관적 지표로서 판단 근거가 될 수는 있지만 맹신하지 말자. 


 재밌었다. 역시나 영상미가 좋고 특히 OST가 좋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영상미와 OST.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 거기에 스토리도 좋고 주제의식도 좋다. 놓쳤으면 아쉬울뻔한 영화다. 


 <너의 이름을> 보고 신카이 마코토에 빠져 그의 몇몇 작품들을 봤었다. <초속 5센티미터>는 마지막 최고의 5분을 선사해줬다. 내가 영화에서 본 최고의 5분 이었다. 감정의 카타르시스. 미친듯한 영상과 OST였다. 다른 작품들은 기억이 날듯말듯하다. 나쁘진 않았지만 <너의 이름은>의 감동에 한참 못 미쳤다. 그것에 몇몇 작품을 보다가 말았다. <초속 5센티미터>,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는 추천드리고 싶다. 나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작품들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를 더 보고 싶다. 요즘 <날씨의 아이> OST를 유튜브로 즐겨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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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좋았던 글들을 옮겨본다. 



 시간이 흐른 뒤 돌이켜보면 우리 인생은 참으로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 믿을 수 없이 갑작스러운 우연과 예측 불가능한 굴곡진 전개가 넘쳐난다. 하지만 그것들이 실제로 진행되는 동안에는 대부분 아무리 주의깊게 둘러보아도 불가해한 요소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 눈에는 쉼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 지극히 당연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치에 맞는지 아닌지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드러난다. -p95


 사람들은 자기 비밀을 털어놓은 후 반드시 그 사실을 후회하기 때문이다. -p232



 자신은 가정생활에 적합한 인간이 아니라는 점을 멘시키는 잘 알았다. 아무리 사랑하는 상대일지라도 타인과 일상을 공유할 수는 없다. 그는 매일 고독한 집중력을 필요로 했고, 그 집중력이 누군가의 존재로 인해 흐트러지는 것을 참지 못했다. 누군가와 함께 생활한다면 언젠가 그 사람을 미워하게 될지 모른다. 그 상대가 부모이건, 아내이건, 아이이건. 그는 그것이 무엇보다 두려웠다. 그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p239



 시간이 내 편이 되리라고 믿어야 한다. -p294 



 진실이 사람에게 얼마나 깊은 고독을 가져오는지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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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 죽이기 2 - 전이하는 메타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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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확히 5년 만이다. 한치의 어긋남도 없다. 신기하다. 2017년 7월 29일에 <기사단장 죽이기 2> 리뷰를 썼다. 그리고 오늘 같은 날짜에 리뷰를 쓴다.


 멋진 제목이다. 기사단장 죽이기. 나는 하루키의 문장을 사랑한다. 그의 참신하고 설득력있는 비유들을 사랑한다. 이 소설은 멋진 메타포(은유)와 이데아까지 등장한다. 기사단장은 누구일까? 왜 그를 죽여야 할까?


 (스포일러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이데아로서의 기사단장을 죽인다.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소설 속 저명한 일본화가 아마다 도모히코는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그림을 그린다. 자신의 혼을 담아. 하지만 그 그림을 발표하지 않고 숨겨놓는다. 소설의 주인공이 그 그림을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멘시키라는 상당히 매력적이고 신비한 인물도 등장한다. 그는 때로는 주인공의 조력자이지만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깊은 비밀을 간직한 인물이기도 하다. 


 하루키는 왜 '기사단장 죽이기' 라는 그림을 들춰내야 했을까? 그 그림을 들춰내지 않았더라면 일본의 극우들에게 공격받을 일도 없었을텐데. 


 그 이유는 하루키의 에세이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를 보면 알 수 있다.


P.51


 어쨌거나 아버지의 그 회상은, 군도로 인간을 내려치는 잔인한 광경은, 말할 필요도 없이 내 어린 마음에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하나의 정경으로, 더 나아가 하나의 의사 체험으로, 달리 말하면, 아버지 마음을 오래 짓누르고 있던 것을 - 현대 용어로 하면 트라우마를 - 아들인 내가 부분적으로 계승한 셈이 되리라.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고, 또 역사라는 것도 그렇다. 본질은 '계승' 이라는 행위 또는 의식 속에 있다. 그 내용이 아무리 불쾌하고 외면하고 싶은 것이라 해도, 사람은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역사의 의미가 어디에 있겠는가? 


P.97

 

 역사는 과거의 것이 아니다. 역사는 의식의 안쪽에서 또는 무의식의 안쪽에서, 온기를 지니고 살아있는 피가 되어 흐르다 다음 세대로 옮겨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에 쓰인 것은 개인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가 사는 세계 전체를 구성하는 거대한 이야기의 일부이기도 하다. 

 


 

 소설 속 화가 아마다 도모히코는 빈 유학 당시 제2차 세계대전에 휘말린다.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침략했다. 나치 고관 암살계획을 세웠다 실패하게 된다. 아마다 도모히코는 구사일생으로 일본으로 송환되지만 나머지 멤버들은 모두 살해되었다. 그가 사랑했던 여인도 함께. 

 나치 고관 암살 계획이 있기 전 아마다 도모히코의 동생은 징병되어 난징대학살을 겪고 일본으로 돌아와 자살한다. 그 일이 아마도 아마다 도모히코가 암살 계획에 가담하게 된 원인이 되었으리라. 아마다 도모히코는 실패한 암살 계획을 그림을 통해서 실현시켰다고 유추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기사단장은 나치 고관이 아니라 역사 속 악의 은유로 생각할 수 있다. 히틀러, 나치, 홀로코스트, 난징대학살과 같은. 소설 속 주인공은 이데아로서, 은유로서의 기사단장을 죽임으로서 열린 고리를 닫는다. 역사 속에서 실현됐어야 하지만 실현되지 못한 정의를 실현한다. 


 하루키의 아버지도 중일전쟁 때 징병당해 전쟁을 겪었다. 하루키의 아버지는 난징전에는 참전하지 않았지만 그와 유사한 일들을 경험했고(이를테면 일본인 포로의 목을 베는 일) 그 이야기는 어린 하루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은 어두운 역사를 덮어 버리려 하지만 하루키는 소설을 통해, 이야기를 통해 어두운 역사를 들춰낸다. 

    


"내가 이글에서 쓰고 싶었던 한 가지는,

전쟁이 한 인간의 삶과 정신을 얼마나 크고 깊게 

바꿔놓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_무라카미 하루키

  


 위 글은 에세이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 대한 하루키의 답변이지만 <기사단장 죽이기>에 대한 답변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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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7-30 0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월 29일이 의도된 날짜가 아니라 우연이라시는 거죠?^^ 신기하네요 5년의 시차

고양이라디오 2022-07-30 22:03   좋아요 2 | URL
네ㅎ 예전에 쓴 리뷰를 보고 싶어서 찾아봤는데 우연히 같은 날짜 더라고요^^

5년 후에 또 읽어야겠네요ㅎ

얄라알라 2022-07-30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우연. 좋아요^^

고양이라디오 2022-07-31 10:23   좋아요 0 | URL
저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