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정희진의 글쓰기 4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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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정희진 작가의 책을 읽었다. 예전에 정희진 작가의 책을 읽었을 때 좋았던 기억이 남아있기도 했고 영화에 관한 에세이라서 구입해 읽었다. 


 정희진 작가의 책은 단어 하나하나가 무게가 있고 어려웠는데 이 책은 영화 에세이라서 예전 책들에 비해서는 편하게 읽었다.


 보고싶은 영화들을 많이 건졌다. 평소 내가 좋아하고 즐겨보는 영화들은 아니지만 하나같이 좋은 작품들인 거 같다. SF, 액션, 스릴러 같은 자극적인 영화를 좋아하는데 보고 나면 허전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겉은 화려한 데 속이 비어있는 경우다. 정희진씨가 보고 감명받고 사유한 영화들은 모두 속이 꽉 찬 영화들 같았다. 요즘은 그런 영화를 보고 싶고 볼 수 있을 거 같다.


 

 영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정희진 작가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 영화 이야기를 맘 껏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희진 작가는 주위에 그런 친구가 있거나 스승님이 계신 거 같아 부러웠다. 


 지금껏 재밌게 본 영화는 무수히 많다. 강렬한 기억, 인상, 감정을 남긴 작품들도 많다. 그 많은 영화를 하나하나 다 이야기 할 수 없으리라.  


 언젠가 영화 이야기를 맘껏 할 수 있는 상대가 생겼으면 좋겠다. 저녁 어스름이 질 시간에 와인 한 잔을 들고 맛있는 안주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그려진다. 그런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 이번 주말에는 영화를 봐야겠다. 영화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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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6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27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랜만에 정희진 작가의 책을 읽었다. 영화를 좋아하는지라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보고 싶은 영화와 책들을 기록해 본다. 

 















 조지 클루니의 <인 디 에어>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착각이 매우 슬프고 외로운 방식으로 나타나는 장면이 있다. 주인공은 안착을 거부하는 자신과 비슷한 연애관을 가진 줄 알았던 여성을 찾아가는데, 그 여성은 '행복한 가정의 주부'였고 그는 도망치듯 떠난다. -p30


 그가 주연한 <시리아나>, <마이클 클레이튼>, <인 디 에어>를 보길 권한다. 특히 <시리아나>를 강력히 추천한다. 이 영화들에서 그는 반미주의자 혹은 공산주의자이며, 인생의 바닥을 수십 번 치고도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매력적인 루저이며, 패배를 반복하고도 변화할 줄 아는 인간을 연기한다. -p122




 아래는 공감가는 글이다. 


 최근 작고한 철학자 장춘익은 그의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주 인용하게 된다. "오래가는 항의는 아무튼 짜증나는 거야. 내가 잘 돌보고 싶은 아이도 자꾸 울면 짜증나는데, 별로 동의해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자꾸 하면 정말 짜증이 안나겠어? ...... 항의는 내가,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같은 항의가 오래 반복된다는 것은 그렇게 오랫동안 결핍의 상태에 있다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항의 기간이 길어지면 저쪽은 짜증나고 이쪽은 초라하고 비참한 거야. ...... 네가 세상에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흡수하는 것이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이야. ...... 페미니즘9다른 입장도 마찬가지다 -필자)이 네 주장의 설득력을 보증해주는 것이 아니라, 너의 지식이 너의 페미니즘에 설득력을 가져다주는 것이야. 페미니즘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지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어야 사람들이 네 페미니즘도 신뢰한단다." -p53


 


 


 






 이경미 감독, 손예진 주연의 <비밀은 없다>도 한 번 보고 싶다. 감독의 전작 <미쓰 홍당무>를 재밌게 봐서 관심이 간다. 책에서 스포를 당했지만 그래도 재밌지 않을까 싶다.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는 2017년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작품상 후보작이었다. 미국 흑인민권운동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궁금하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신뢰하는 감독이라 그의 첫 영화 <이투마마>도 보고 싶다. 정희진씨는 이 영화를 '황홀했다'고 평했다.




  1957년에 처음 출간된 에드가 모랭의 <스타>는 우상의 역사부터 시작해 현대 사회 대중문화의 정치경제학과 심리학을 다룬 역작이다. -p129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아일랜드 '자주국방'을 다룬 켄 로치 감독 작품이다. 켄 로치 감독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좋았던 기억이 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도 아름다운 영화라고 하니 궁금하다. 



 















 홍석재 감독의 <소셜포비아>도 재밌을 거 같다. 류준열 배우도 나온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들도 보고 싶다. <어느 가족> 외에도 <아무도 모른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 그의 작품들을 만나보고 싶다. 




 내 취향의 작품들은 많지 않았지만 생각해볼 거리를 주거나 진지하고 좋은 작품들을 알게 되어 좋았다. 당분간 영화에 빠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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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7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테일러 러셀, 티모시 살라메, 마크 라이런스, 클로에 세비니

 장르 공포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영화관에서 <본즈 앤 올> 예고편을 봤다. 영상과 음악이 강렬했다. 티모시 살라메도 나오니 왠지 믿음이 갔다.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도 유명한 분이었다. 


 개봉관이 적고 시간이 맞지 않아 미루다가 마침 타이밍이 맞아서 봤다. <본즈 앤 올>을 볼까 <더 메뉴>를 볼까 고민하다 <본즈 앤 올>을 선택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일단 감상을 저해하는 요소가 몇 있었다. 첫번째는 식인이라는 낯설고 잔인한 소재. 이게 컸다. 영화 속에는 남들과는 다르게 식인 충동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자극적이고 강렬한 소재지만 역시 거부감이 들었다. 식인에 대한 딜레마를 말끔히 처리한 거 같지 않다. 둘째, 주인공의 내면의 갈등이 썩 공감이 되지 않았다. 내로남불이라 해야할까? 과거에 자신이 저질렀던 식인(살인)에 대해서는 별 죄책감이 없어 보였는데 갑자기 착한 척하는 게 적응이 되지 않았다. 영화 상에서는 어렸을 때 저질렀던 식인(살인)은 무의식적으로 저지른 거라서 기억이 없는 것처럼 나온다. 하지만 아버지의 증언을 봤을 때 무의식적이었는지 상당히 의심스럽고 나중에 자신의 식인(살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도 크게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않았다. 


 잔인한 소재에 대한 거부감, 주인공의 감정에 대해 몰입이 어려워서 기대에 많이 못 미쳤다. 영상이나 음악도 예고편에서 봤던 만큼 강렬하고 자극적이지 않았다. 예고편이 참 편집을 잘한 거 같다.


 그래도 하나 수확이 있었다면 여주인공 테일러 러셀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극중 18살을 연기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28살인 것을 알게 됐다. 나이를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동안이다. 그녀의 작품을 찾아봐야겠다. 티모시 살라메는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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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7.5

 감독 맷 리브스

 출연 코디 스밋 맥피, 클로이 모레츠, 리처드 젠킨스

 장르 공포, 로맨스, 판타지, 성장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어려운 영화다. 쉽게 규정지을 수 없는 영화다. 선악을 초월한 사랑이야기로 나는 느꼈다. 최근에 영화관에서 본 <본즈 앤 올>이 생각났다. <본즈 앤 올> 보다 괜찮았다.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일단 여기저기서 이 영화에 대해 많이 들어서 어떤 영화인지 궁금했다. 스티븐 킹이 추천한 부분도 컸고 맷 리브스 감독이라는 것도 컸다. 맷 리브스의 최근작 <더 배트맨>이 너무 마음에 쏙 들어서 맷 리브스의 다른 영화들을 모두 찾아보고 싶었다. 이 감독 마음에 든다. 음악을 잘 살린다. 분위기를 잘 살린다. 크지 않지만 묘한 감동을 준다. 잔잔하고 은은한 감동. 다크한 느낌이 좋다. 


 원작소설이 있고 동명의 스웨덴 영화가 있다. 내가 본 작품은 미국영화이다. 스웨덴, 미국 영화 둘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고 스웨덴 쪽이 약간 더 평가가 좋다. 그래서 스웨덴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도서관에서 미국 <렛미인> DVD를 발견해서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렛미인'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된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전반부 1시간은 피곤하고 졸린 상태에서 봐서 별 감흥이 없었다. 계속 봐야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제 후반부 1시간을 봤는데 컨디션이 조금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좋았다. 다양한 감정이 자극됐다. 


 인간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살 수 없는 12살 모습의 뱀파이어 소녀가 있다. 평소에는 정상인처럼 보이지만 피에 굶주리거나 피를 보면 이성을 잃는다. 오랜 기간 12살 모습으로 살아왔다. 영화를 보고나서 뱀파이어 소녀는 진짜 소년을 사랑했는가 하는 의구심이 잠깐 들었지만 아마 진짜 사랑이었던 거 같다. 선악을 초월한 사랑이 이루어졌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분명 앞으로 순탄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초반에 뱀파이어 소녀(앞으로 애비라 부르겠다.)의 아버지 뻘 되는 인물이 나온다. 그녀를 돌보고 그녀를 위해 인간을 사냥하고 그녀가 사고를 치면 뒤처리를 한다. 그는 나이가 먹어서 육체적으로도 지치고 정신적으로도 지쳐보인다. 떠돌이 삶, 넉넉치 않은 생활. 그에게 정상적인 사회생활의 모습은 보여지지 않는다. 홀로 자녀를 양육하는 지친 아버지의 모습으로 보인다. 아마도 그는 소년시절 애비와 사랑을 나눈 사람인 거 같다. 애비는 12살 모습 그대로지만 그는 나이를 먹었다. 아마도 애비와 영화의 소년의 미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영화를 보면서 선악, 도덕, 개연성의 관점 등의 안경을 잠시 내려놓았다. 소년, 소녀의 감정에 집중하면서 영화를 보니 훨씬 영화보기 편하고 재밌었다.  


 눈처럼 순수하지만 눈 위의 핏자국처럼 섬뜻하고 서글픈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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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서머스 2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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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재밌게 읽었지만 후반부에서는 몰입도가 떨어졌다. 슬픈 부분에서 전혀 슬프지 않았으니. 요즘 어떤 걸 봐도 예전만큼 재밌거나 예전만큼 몰입되지가 않는다. 


 오랜만에 만나는 스티븐 킹의 작품이었다. 그는 여전히 건재했고 여전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선보였다.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존경스럽다. 영화로 제작되어도 재밌을 거 같다. 


 (스포있습니다)


 책을 다 읽고 생각해보니 굳이 작가로 위장해서 일찍부터 대기했어야 하나 싶다. 처음에 읽을 때도 이 부분이 조금 꺼림칙했다. 다소 작위적이지만 어쨌든 이 부분이 이 소설에서 가장 재미난 부분이다. 작가로 위장한 주인공 빌리는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가 쓴 이야기가 무척 재밌었다. 


 두번째로 흐음 했던 부분은 빌리가 얌살 후 숨어있을 때 우연히 그의 집 앞에 한 소녀가 버려진다는 것이다. 역시 다소 작위적이지만 그 둘의 케미와 우정, 사랑, 모험이 또 재밌기 때문에 그럴 수 있지로 넘어갔다.


 세번째로 흐음 했던 부분은 2번의 복수가 생각보다 손쉽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저격수 출신이지만 근접전도 잘한다구! 적의 경계와 방비는 허술하다구!


  

 약간 개연성과 현실감이 떨어지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충분히 재밌었다. 책에서 손을 떼기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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