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2월에는 7권의 책과 3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책은 전부 비슷하게 좋았습니다. 전부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약간이나마 더 좋았던 순으로 소개해보겠습니다. 


 
















 

 과학 논픽션소설입니다. 그의 다른 작품이 어서 번역되어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과학자와 과학적 역사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허구를 가미한 소설입니다. 황홀했습니다. 마치 과학자들의 정신 속 혼란과 혼돈을 함께 느끼는 듯했습니다. 확실히 12월 최고의 작품입니다!


















 <양을 쫓는 모험>은 이번이 재독인가 삼독인가 되는데, 어찌 처음 읽을 때에 비해 재미가 덜했습니다. 피곤하고 컨디션이 안좋을 때 읽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요. 아무튼 거듭 읽을수록 새롭게 보이는 점들이 있어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도스토옙스키 형님의 책을 읽었습니다. 전작을 읽으려 했는데 <악령>을 읽으려다 제동이 걸린 후 진도가 잘 안나갔는데 드디어 진도를 뺐습니다. 다음으로 <백야>를 읽고 싶습니다. 


 가난에 대해 참 잘 묘사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서간체도 흥미롭고 좋았습니다. 


















 12월은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로만 채웠습니다.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고 싶어 신간을 구매해서 봤습니다. 개연성이라든지 클리세라든지 약간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가독성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는 작가임은 틀림없었습니다. 킬러의 마지막 한 탕이야기!


















 영화를 좋아해서 정희진씨의 영화에세이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를 읽었습니다. 좋은 영화 소개도 많이 받아서 하나씩 보고 있습니다. 지금껏 읽은 정희진 씨의 책 중에 가장 가볍게 읽은 거 같습니다. 1등으로 소개한 책과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대진운이 좋지 않아 마지막에 소개하게 됐습니다ㅠ 하루키, 토스토옙스키, 스티븐 킹 모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들이라ㅠ 정희진씨를 비롯하여 모두 꾸준히 읽고 싶은 작가들입니다. 



 다음으로 영화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웬즈 데이>를 재밌게 보고 <아담스 패밀리> 애니메이션을 봤습니다. 캐릭터들이 독특하고 매력있어서 재밌게 봤습니다. <웬즈 데이> 시즌 2도 기대가 되고 <아담스 패밀리> 시리즈들도 더 보고 싶습니다. 






 기대가 컸던 작품인데 그만큼 아쉬움도 컸습니다. 예고편을 봤을 때 영상과 음악이 압도적이었어서 꼭 봐야지 했었는데, 막상 보니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티모시 살라메는 기대에 못 미쳤고 테일러 러셀은 은근 매력적이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영화  그 자체로 재밌어야지 은유나 상징, 혹은 배경지식등을 알아야 이해되는 영화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개연성이 떨어지거나 인물들의 행동이나 감정이 이해가 안되고 물음표가 생기면 몰입이 많이 떨어집니다.  






 이 영화도 기대가 컸는데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리메이크 말고 원작 영화를 먼저 보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그래도 맷 리브스 감독의 <더 배트맨>을 좋아해서 그의 작품색을 느낄 수 있는 점은 좋았습니다. 



 

 틈틈이 22년에 봤던 작품들을 월별로 정리해보려합니다. 12월은 소설은 즐겁게 읽었지만 영화는 조금 아쉬웠던 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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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8.5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출연 앤드류 가필드, 리암 리슨, 아담 드라이버, 아사노 타다노부, 시아란 힌즈

 장르 드라마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죵교를 다룬 영화다. 일본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다. 그는 종교인이다. 때문에 이런 깊이있는 종교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영화는 종교, 신앙, 믿음이란 무엇인지에 관한 좋은 질문을 던진다. 종교인이 보기에도 비종교인이 보기에도 불편한 영화다. 하지만 진짜 종교인이라면 이 영화가 깊은 깨달음과 울림, 감동을 주지 않을까?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영화는 17세기 에도 막부의 일본을 무대로 한다. 막부 초기만 해도 환영 받던 선교사와 천주교가 일본이 정치적으로 불안해지면서 철저히 탄압을 받게 된다. 천주교를 믿는 자는 사형에 처해졌다. 천주교를 믿는 자를 밀고하는 자에게는 상금이 내려졌다. 정부에서는 천주교를 탄압하고는 싶지만 납세, 노역 등의 의무를 지닌 백성을 함부로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배교를 강요했다. 예수의 그림을 발로 밟는 자는 살려주고 거부하는 자는 고문을 당하며 죽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역사가 있었다. 조선시대 때 천주교를 박해하고 마찬가지로 믿는 자는 사형에 처해지고 배교하는 자는 살려줬다.


 자, 만약 당신이 신실한 종교인, 혹은 선교사라면 배교를 하면 살 수 있고 배교를 하지 않으면 죽는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배교를 하면 신앙심이 부족한 자이고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배교를 거부하면 신앙심이 깊은 사람일까? 


 감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묻는다. 만약 당신이 선교사이고 당신이 배교를 하면 나머지 사람들도 살려준다면? 정부 입장에서 선교사가 배교를 하면 큰 홍보거리가 된다. 선교사의 순교는 오히려 민중의 신앙심을 부채질할 뿐이다. 그래서 반대의 전략을 쓴다. 선교사가 배교하게 하라.


 작품 속 일본인 관리는 선교사에게 이런 말을 한다.


형식일 뿐이요. 이 모든 게 다 형식일 뿐이요.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을 밟로 밟는 것은 형식에 불과하다. 그림을 밟으면 신앙을 버리는 것일까? 그림을 밟지 않고 목숨을 버리면 진짜 신앙심인 걸까?


 나는 영화를 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종교의 의례 등 많은 것들은 형식에 불과하다면? 진짜 중요한 것은 뭘까? 진짜 중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아닐까? 사랑을 베푸는 것,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 아닐까? 


 만약에 예수 그리스도가 배교를 강요받았다면 어땠을까? 당연히 다른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그림을 밟지 않았을까? 


 실제로 영화 속에서 먼저 배교를 한 선배 선교사는 후배 선교사에게 위처럼 묻는다. '뭣이 중한디?!'


 신앙 때문에 남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혹은 자신과 남을 고통에 처하게 한다면 그 신앙은 누구를 위한 신앙이고 무엇을 위한 신앙일까? 


 고난의 순간 아무리 기도해봤자 소용없다. 돌아오는 건 침묵뿐이다. 신에게 답을 구하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해야 한다. 이미 답은 알고 있지 않은가?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일본의 역사 속으로 들어간듯한 영화였다. 종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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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1-25 1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기독교가 포용의 종교
였을 적에는 호소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대로 지금처럼 배타적인 모습을
띠게 되면, 곧바로 역풍을 맞곤 했
지요.

일본의 위정자들은 신자들을 처형
하는 방식이 다수의 순교자를 낳고
반대급부로 교세가 확장된다는 사
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제들을
겨냥한 배교정책에 방점을 찍지 않
았나 싶습니다.

배교를 거듭하는 기노시타(?)인가
인물이야말로 보통의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의 초상이 아닌가 싶었
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1-26 10:16   좋아요 0 | URL
배교를 거듭하는 인물 키치지로(찾아봤습니다ㅎ)네요ㅎ 키치지로의 이야기도 쓰고 싶었는데 깜빡했습니다. 언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을 쓰고 싶은데 덧붙일 말이 하나도 없네요ㅎ 영화의 주제와 줄거리를 잘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점 6.5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출연 제레미 아이언스, 테레사 러셀, 조엘 그레이, 이안 홈

 장르 드라마, SF, 스릴러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하루키씨의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 영화 <카프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보게 되었다. 요즘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싶은데 번번히 실패한다. 하루키씨의 추천 영화였는데 별 재미는 없었다. 


 카프카랑 나랑은 영 안 맞는 거 같다. 카프카의 <변신>을 이래저래 3번인가 보았다. 처음에 봤을 때는 뭔가 싶었다. '엄청 유명하다고 해서 봤는데 별로 재밌는 소설은 아니네?' 이런 느낌이었다. 그 후로 어찌저찌 볼 일이 있어서 몇 번 더 봤는데 볼 때마다 좀 더 좋긴 했지만 그래도 그리 재밌진 않았다.


 카프카의 소설들을 여러차례 시도해봤지만 번번히 초반부를 넘기지 못했다. <소송>, <성> 등을 도전해봤지만 별 재미를 못 느껴 어느 새 다른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카프카를 읽지 못하는 것인가ㅠ


 물론 꼭 카프카를 읽을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책이 있고, 내가 읽고 싶은 책도 수없이 많다. 하지만 하루키라던가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카프카에 대해, 혹은 그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높이 평가하는 것을 볼 때 마다 두 눈만 꿈뻑꿈뻑하고 있는 게 싫다. 나도 맞장구 치면서 공감하고 싶고 카프카의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껴보고 싶다. 


 카프카! 언젠간 읽고 말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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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1-25 1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감하는 바입니다.

저도 카프카는 <소송>하고
<변신> 정도만 읽었답니다.

유시민 선생의 말을 따라
지금의 인연이 아니라면 굳이
억지로 읽거나 그러지 않고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날을
기다려 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1-26 10:17   좋아요 0 | URL
네, 아직은 인연이 아닌가 봐요. 훗날 좋은 인연으로 만나길 고대해봅니다ㅎ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3-01-26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프카랑 맞는 사람은 별로 없을거 같습니다 ㅋ 전 <소송>은 좋았는데 <성>은 좀어렵더라구요 ㅋ

고양이라디오 2023-01-26 13:55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 저만 안 맞는 게 아니었나보군요ㅎ

담에 도전하면 <소송>을 먼저 도전해봐야겠네요ㅎ
 















 2016년 출간 후에 읽고 6년 반 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이 책 표지로 된 알라딘 노트가 있어서(지금도 다이어리로 쓰고 있습니다) 6년 반이나 지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재독이지만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래서 첫번째로 읽었을 때보다 좋았겠거니 생각했지만 예전에 이 책을 읽고 쓴 리뷰와 페이퍼를 보니 또 그런 것도 아닌 거 같습니다. 첫번째로 읽었을 때도 분명 감동받았고 좋았던 거 같습니다. 


 이 책은 하루키 씨의 에세이 입니다. 소설가로서의 하루키씨의 삶과 생각들이 담겨 있습니다. 하루키씨의 독자나 소설가를 지망하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하루키를 아시는 분들 대부분은 아시다시피 그는 30살의 어느 날 야구장에서 불현듯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떠한 습작이나 훈련도 없이 처음으로 쓴 소설이 군조 신인상에 당선되어 문학이란 링 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링에서 40년이 넘게 굳건히 버티고 있습니다. 하루키씨의 말에 의하면 링 위에 오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초반에 반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시간 링 위에서 버티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여전히 달리고 있는 그가 자랑스럽고 존경스럽습니다.


 어떻게 어떠한 훈련이나 연습없이 그는 갑자기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요? 역시나 엄청난 다독이 있었습니다. 


 다만 책 읽기는 예전부터 좋아해서 상당히 열심히 책을 손에 들었습니다. 중고등학교를 통틀어 나만큼 대량의 책을 읽은 사람은 주위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음악도 좋아해서 쏟아붓듯이 다양한 음악을 들었습니다. -p39  


 당연한 이야기지만 작가 중에 다독가가 아닌 사람은 드뭅니다. 책을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나는 작가가 되겠구나, 혹은 될 수 밖에 없겠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아니면 하루키씨처럼 어느 날 갑자기 불편듯 소설을 써야겠다 결심하거나 무언가를 무척이나 쓰고 싶어 어쩔 수 없이 소설가가 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작품을 써낸 시점에는 틀림없이 그보다 더 잘 쓰는 건 나로서는 못 했을 것이다, 라고 기본적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그 시점에 전력을 다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쏟아붓고 싶은 만큼 긴 시간을 쏟아부었고, 내가 가진 에너지를 아낌없이 투입해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말하자면 '총력전'을 온 힘을 다해 치른 것입니다. 그러한 '모조리 쏟아부었다'는 실감이 지금도 내게 남아 있습니다. 적어도 장편소설에 있어서는 청탁을 받아서 쓴 적도 없고 마감에 쫓겨서 쓴 일도 없습니다.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싶은 때에 쓰고 싶은 만큼 썼습니다. 그것만은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그 부분은 이렇게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라고 후회하는 일은 일단 없습니다. -p165 

 

 멋지고 부러웠습니다. 마치 올림픽에 출전하는 운동선수 같은 느낌입니다. 최대한으로 준비를 하고 아낌없이 남김없이 온 힘을 쏟아붓는. 저도 재수 때 전력을 다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때문에 후회가 없습니다. 그리고 제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던 1년 입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한 주가 있습니다. '아, 이번 한 주는 전국의 모든 수험생 중에서 내가 제일 집중해서 열심히 공부했을 거 같다.' 라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오만한 생각이지만 그 때는 분명 그렇게 느꼈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무언가에 온 힘을 다하는 감각을 느껴본지가 너무 오래됐습니다. 하루키씨는 장편 소설을 쓸 때 마다 그런 감각을 느낀다고 하니 너무도 부럽습니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은 똑 부러지게 했다' 는 확실한 실감만 있으면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두려워할 게 없습니다. 그다음은 시간의 손에 맡기면 됩니다. 시간을 소중하게, 신중하게, 예의 바르게 대하는 것은 곧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성을 대할 때와 똑같은 일이지요. -p168


 다시 한 번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시간을 소중하게, 신중하게, 예의 바르게 대해야겠습니다.



 그렇게 글을 쓸 수 있는 내 나름의 고유한 시스템을 나는 오랜 세월을 들여 마련하고 내 나름대로 꼼꼼하고 주의 깊게 정비해가며 소중하게 유지 관리해왔습니다. 먼지를 닦고 기름을 칠하고 녹이 슬지 않게 신경을 썼습니다. 그리고 그 점에 대해서는 한 사람의 작가로서, 보잘것없지만, 자부심을 느낍니다. 개개의 작품의 완성도나 평가에 대해 말하기보다 오히려 그런 전반적인 시스템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게 나로서는 더 즐겁습니다. 이야기를 하는 구체적인 보람도 있습니다. -p170 


 


 












 최근에 <더 시스템>의 페이퍼를 썼습니다. 이 책을 훑어보고 하루키씨의 에세이를 보니 그의 시스템에 관심이 많이 갔습니다. 역시 중요한 건 시스템, 달리 말하면 좋은 습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지속력이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되는가. 


 거기에 대한 내 대답은 단 한 가지, 아주 심플합니다 - 기초 체력이 몸에 배도록 할 것. 다부지고 끈질긴, 피지컬한 힘을 획득할 것. 자신의 몸을 한 편으로 만들 것. -p181   


 모든 것의 기본은 체력, 건강입니다. 이 단순하고 중요한 사실을 잊고 혹은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두고 삽니다. 앞으로는 매일 매일 운동을 하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몸이 좀 안 좋아. 별로 달리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이건 내 인생에서 아무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라고 나 자신에게 되뇌면서, 이래저래 따질 것없이 그냥 달렸습니다. 그 문구는 지금도 나에게 일종의 만트라주문처럼 남아 있습니다. '이건 내 인생에서 아무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라는 것. -p186 

 

 저도 하루키씨 처럼 몸이 안 좋아도 쉬지 않고 운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경험 상 몸이 좋지 않을 때 운동을 하면 감기에 걸리거나 해서 더 몸이 안 좋아져 운동을 더 오래 쉬어야 했던 경험이 많습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도 있으니 함부로 하루키씨를 따라하면 안되겠습니다. 평생 두통이나 소화불량을 경험한 적 없는 하루키씨와 현재 자주 감기, 두통, 소화불량을 겪는 제 몸상태를 똑같이 생각하면 안되겠지요.


 

 나는 고등학교 중반쯤부터 영어 소설을 원문으로 읽었습니다. 딱히 영어가 특기였던 것은 아니지만, 꼭 원어로 소설을 읽고 싶어서 혹은 아직 일본어로 번역되지 않은 소설을 읽고 싶어서 고베 항 근처 헌책방에서 영어 페이퍼백을 한 무더기에 얼마, 라는 식으로 사다가 뜻을 알든 모르든 닥치는 대로 와작와작 난폭하게 읽어댔습니다. 처음에는 아무튼 호기심에서 시작한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익숙해졌다'고 할까, 그다지 저항감 없이 알파벳 책을 읽어냈습니다. -p210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는 무엇 때문에 영어(혹은 특정한 외국어)를 배우려고 하는가'라는 목적의식입니다. 그것이 애매하면 공부는 그냥 '고역' 이 되어버립니다. 내 경우는 목적이 아주 뚜렷했습니다. 아무튼 영어로(원어로) 소설을 읽고 싶다. 우선은 그것뿐입니다. -p212

  

 저는 영어를 잘하고 싶지만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고 애매해서 항상 영어공부를 조금하다 희지부지 됐습니다. 다음에는 확실한 목적의식을 생기면 해야겠습니다. 


 하루키씨는 영어 덕을 많이 봤습니다. 영어실력 덕분에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을 번역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는 미국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그 과정도 상당히 재밌으니 이 책을 읽어보시길.


 

 그와 동시에, 다양한 종류의 책을 샅샅이 읽으면서 시야가 어느 정도 내추럴하게 '상대화' 된 것도 십 대의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 묘사된 온갖 다양한 감정을 거의나 자신의 것으로서 체험하고, 상상 소에서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오고 가면서 온갖 신기한 풍경을 바라보고 온갖 언어를 내 몸속에 통과시키는 것으로 내 시점은 얼마간 복합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즉 현재 내가 서 있는 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것 뿐만이 아니라 조금 떨어진 다른 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나 자신의 모습까지 나름대로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가능해진 것입니다. 

 어떤 일을 자신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아무래도 세계가 부글부글 끓어서 바짝 졸아듭니다. 온몸이 긴장하고 발걸음이 무거워져 자유롭게 움직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시점에서 자신이 선 위치를 바라보게 되면, 바꿔 말해 나 자신이라는 존재를 뭔가 다른 체계에 맡길 수 있게 되면, 세계는 좀 더 입체성과 유연성을 갖기 시작합니다. 이건 인간이 이 세계를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자세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독서를 통해 그것을 배운 것은 나에게는 큰 수확이었습니다. 

 만일 책이라는 게 없었다면, 만일 그토록 많은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내 인생은 아마 지금보다 훨씬 더 썰렁하고 뻑뻑한 모습이 되었을 것입니다. 즉 나에게는 독서라는 행위가 그대로 하나의 큰 학교였습니다. -p226

 

 하루키씨에게 학교보다 훨씬 가치있고 훨씬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또 다른 학교는 독서였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도회지를 벗어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하고 체력 유지를 위해 날마다 달리기를 했습니다. 마음먹고 내 삶을 밑바탕부터 바꿔버린 것입니다. -p226 


 하루키씨는 배수의 진을 쳤습니다. 가게를 팔고 전업작가의 길을 걷기로 합니다. 생활도 싹 바꿨습니다. 역시 대단합니다. 항상 결심만 하고 작심삼일하는 제가 부끄럽습니다. 결심이 흔들릴 때마다 제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작가 하루키씨를 떠올려야겠습니다.


 

 하나의 포지션, 하나의 장소(비유적인 의미에서의 장소)에 안주해서는 창작 의욕의 신선도는 감퇴하고 이윽고 상실됩니다. 나는 다행히 마침 적당한 때에 바람직한 목표, 건전한 야심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는 얘기인지도 모릅니다. -p311


 그 프런티어가 제대로 유효하게 개척될지 어떨지, 나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되풀이하는 것 같지만, 어떤 기치를 목표로 내건다는 것은 멋진 일입니다. 몇 살이 되더라도, 어떤 곳에 있더라도. -p314


 이 글을 보며 저는 요즘 너무 안주하고 있지 않은가 싶었습니다. 바람직한 목표와 건전한 야심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계발서로 독서를 시작해서 그런지 모든 책을 자기계발서로 접근하는 면이 제게는 있습니다. 그래도 배울 점이 있으면 배우는 게 나쁜 건 아니겠지요. 제가 소개한 내용 외에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한 에세이였습니다. 6년 6개월 만에 재독했습니다. 1, 2년에 한 번씩 읽어도 좋을 책 같습니다. 아니면 이 페이퍼 만이라도 1년에 한 번씩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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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읽었던 책을 이제야 정리한다. 좋았던 내용들이 많았다. 다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중요한 내용들, 좋았던 내용들이 많았는데 실천하지 못했다. 아니 아마도 이 책을 읽고 잠시 몇 가지를 실천했지만 꾸준히 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좋았던 내용들을 상기하면서 실천에 옮겨야겠다. 


 자기계발서다. 훌륭한 자기계발서다. 저자는 자신의 성공비결을 설득력있게 이야기한다. 대부분 당연한 것들이다. 중요한 건 지식이 아닌 실천이다. 물론 지식이 선제조건이다. 



 목표는 패배자들을 위한 것이다. 

 당신의 뇌에 마법을 걸려고 하지 마라. 뇌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말랑말랑한 로봇이다.

 성공으로 향하는 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에너지다.

 기술을 하나씩 습득할 때마다 성공 가능성은 두 배가 된다.

 건강에 자유를 더하면 행복이다.

 행운도 일종의 관리가 가능하다.

 연기를 해서라도 수줍음을 정복하라.

 신체를 단련해야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단순화는 평범함을 놀라움으로 변모시킨다.

-p7


 에너지, 건강, 신체 단련에 깊이 공감한다. 내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고 중요한 부분이다. 

 


 일단 '결정'한 사람들은 행동을 취하지만, 마음속에 소망을 간직하는('원하는')사람들은 보통 그 자리에 머물기만 한다.-p89 



 에너지 레벨을 높이는 7가지 비밀

1.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라

2. 단순화 인간 vs 최적화 인간

3. 자세의 중요성

4. 청결함이 에너지에 끼치는 영향

5. 지식으로 두려움을 제거하라. 모르면 물어보라. 

6. 언행을 조심하라

7. 우선순위를 세워라. -p119



 가장 이상적인 이기심은 시간을 들여 운동하고, 올바른 식사를 하고, 탄탄한 경력을 쌓으면서도 가족들,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p120


 이렇게 살면 좋겠다. 운동, 식사에 더 신경쓰고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핵심은 상대방에게 먼저 자기소개를 하고 공통 관심사를 찾을 때까지 질문을 계속 하는 것이 전부다. -p216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어디 사세요?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세요?

 무슨 일 하세요?

 취미나 좋아하는 운동은 있나요?

 어디 여행가실 계획은 있나요?



 대화를 훌륭하게 이어가는 기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질문하라.

 (많이)불평하지 말라.

 따분한 경험(TV프로그램, 식사, 꿈 등)에 대해서는 말하지 마라.

 대화를 독차지하지 말라. 상대방이 말하게 하라.

 한 주제에만 머무르지 말라. 계속 옮겨가라.

 계획을 세우는 건 좋지만 대화는 아니다.

 슬픈 이야기, 특히 아파서 고생했던 얘기는 짧게 하라. 

 

 대화의 본질은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이다.

-p218


 너무 중요한 내용이다. 잊지말자!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끝을 염두에 두고 시작하라(좋은 결과를 상상하라)

 소중한 일을 먼저 하라(우선순위를 설정하라)

 윈윈 전략을 모색하라(너무 욕심부리지 마라)

 먼저 이해하고 다음에 이해시켜라

 시너지를 내라(팀워크를 활용하라)

 끊임없이 쇄신하라(계속 배워라) -p249



 다시 한번 행복의 공식을 요약해 주겠다.

 

 올바른 식사를 하라.

 운동하라.

 충분한 수면을 취하라.

 (설사 믿지는 않더라도) 멋진 미래를 상상하라.

 유연한 스케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을 하라.

 (자신을 다 도운 다음에)다른 사람을 도와라.

 매일 내려야 하는 결정을 일상적인 규칙을 통해 줄여라.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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