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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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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방금 사이토 미나코씨의 <취미는 독서>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본래 북플에서 사이토 미나코씨의 <문단의 아이돌론>을 보고 싶었는데 도서관에 없어서 대신 <취미는 독서>를 읽었습니다. 어째 <파피용> 리뷰에서 <취미는 독서>리뷰를 쓰고 있는 느낌이네요.

 

 <취미는 독서>라는 책은 저자가 일본의 베스트셀러들에 대해 논평한 책입니다. 베스트셀러가 된 원인을 자기 마음대로 분석하고 비평합니다. 너무 비판적인거 같긴 하지만 제법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비슷한 느낌으로 <파피용>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제가 처음으로 좋아한 작가입니다. 제게 책의, 소설의 재미를 처음으로 알려준 작가입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베스트셀러 작가 중에 한 명입니다. 그런 그를 비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치 과거에 열렬히 사랑했던 여자친구를 비평하는 듯한 기분입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때 소설에 대해, 책에 대해 전혀 몰랐습니다. 책과는 담을 쌓고 살았습니다. 굳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제 세계에 만화책은 있지만 책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누나가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온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아버지들의 아버지>를 우연히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제게 그 소설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SF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소년에게 인류의 기원에 대해 그럴듯하게 서술해주는 작가의 이야기는 지적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뭔가 세상의 비밀을 알게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그 책은 신비와 미스터리를 파헤쳐가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처음으로 책에 빠졌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후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들을 찾아서 읽었습니다. <뇌>,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 <개미>, <나무> 등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궁금해했던 사후세계, 영혼 등의 이야기를 다뤄서 더욱 재밌었습니다.

 

 처음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실망한 것은 <카산드라의 거울>이었습니다. 그 책을 조금 보다가 별 재미가 없어서 그만 읽었습니다. 그 후로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이 나오면 찾아서 읽었습니다. <신>, <제 3인류>를 읽었습니다. 제가 달라진 걸까요? 책을 좋아하게 되면서 수많은 작가들을 만났습니다. 수많은 소설가들을 만나고 수많은 걸작들을 만났습니다. 그런 후에 다시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만나니 너무나 허전했습니다.

 

 그의 소설에는 서사는 있지만 서정은 없습니다. 인물들은 있지만 그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묘사는 없습니다. 인물 간의 대결과 갈등은 있지만 한 인물 내에서의 깊은 고민과 갈등은 없습니다. 인간의 심리를 극히 세밀하게 묘사하는 작가들을 만나고 나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너무 밋밋하게 느껴졌습니다. 인물들이 단편적입니다. 혹은 모두 비슷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뻔한 행동을 하고 뻔한 대사를 하는 뻔한 인물들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제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서 이런 부분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의 소설에는 상상력이 있습니다. 과학이 있고 모험이 있습니다. 인간 세계에 대한 비판과 해학, 풍자도 있습니다.

 

 <파피용>은 인류가 14만여명을 태운 거대한 우주선을 제작해서 1200여년에 걸쳐 다른 항성계로 우주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입니다. 신대륙이 아닌 신행성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입니다. 천 년이 넘는 시간동안 과연 그 우주선 안에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읽었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그 이상이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재미는 있지만 감동은 없다고나 할까요? 정확히 지불한 것만큼 받았지만 왠지 아쉬운 느낌이랄까요? 제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란 작가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 큰 것일까요?

 

 그의 소설이 베스트셀러인 이유는 누구나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은 아닐까요?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기분전환용으로 읽을 수 있는 책.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담긴 책. 거기에 인간 세계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 그런 부분이 독자를 끌어당기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 신간이 기다려지진 않지만 나오면 왠지 습관적으로 읽게 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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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로봇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우리교육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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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 모임의 주제가 '인공지능' 이었고, 책은 <아이, 로봇>이 선정되어서 이 책을 급하게 읽게되었다. 이미 SF 3대 거장인 아이작 아시모프의 여러 책들을 읽어온 터라 믿고 보았다. 전부터 보려고 생각하던차에 좋은 기회였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영화 <아이, 로봇>과 제목은 같지만 내용은 전혀 상관이 없다. 이 소설은 60년 전에 탄생했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미래에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면서 벌어질 헤프닝들을 담고 있다. 지적이고, 모험적이고, 매력적인 아시모프의 사고실험이다. 


 <아이, 로봇>은 로봇 3원칙을 바탕으로 9가지 단편이 이어진 연작소설집이다. 신문기자인 화자가 로봇심리학의 대가 수잔 캘빈 박사를 인터뷰하면서 여러 로봇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듣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로봇공학 3원칙은 이렇다.


로봇공학의 3원칙
제1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제2원칙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원칙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자신이 로봇공학의 3원칙을 만들긴 했지만 각각의 원칙이 모순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거라는 것또한 내다봤다. 각각의 단편들은 로봇공학의 3원칙이 충돌하는 상황과 그 상황을 해결하는 이야기 위주로 구성되어있다. 문제도 로봇공학의 3원칙때문에 벌어지고,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것도 로봇공학의 3원칙을 이용한다. 


 9가지 단편들이 모두 재미있고 훌륭했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했다. '로봇과 인간의 감정적 교류는 얼마만큼 일어날까?' 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으로 소녀를 사랑한 로봇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을 의심하는 로봇이 등장하는가 하면, 로봇공학의 3원칙의 충돌로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로봇들이 등장한다. 마음을 읽는 로봇이 등장해서 가슴아픈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마음을 읽는 로봇이 있다면... 아마 그 로봇을 구매하지 않는편이 나을 것이다.) 자존심이 강한 로봇이야기도 있다. 대도시 시장이 된 로봇이야기도 있다. 세계를 조율하는 컴퓨터도 등장하며 로봇공학 0원칙을 수립한다. 


 SF 소설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 듬뿍담긴 책이다. 로봇의 심리를 고찰하고, 로봇의 행동원리를 파악하는데 과학의 힘을 빌리는 등장인물들의 추리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로봇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명작 SF 소설이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대포작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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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6-11-01 1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인공지능에 관한 책 읽다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저 윤리의 3원칙에 대해 쓴 말을 읽었는데, 그럼에도 만일 악당들이 로봇에게 스스로를 파괴하라고 요구한다면 모순에 2원칙에 따라 자신을 파괴해야 하고, 그러면 다시 1원칙에 위배되어 모순된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어요. 단편집이었군요. 저는 영화 아이로봇과 뭔가 관계가 있는 줄 알았어요

고양이라디오 2016-11-01 17:47   좋아요 0 | URL
저도 소설이랑 영화랑 관계있는줄 알고 있었어요ㅎ 이 소설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cyrus 2016-11-01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말이 나름 충격적이었던 소설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작품을 연극으로 공연한 장면의 사진을 봤는데요, 로봇의 모습이 조금 무섭게 생겼어요. ㅎㅎㅎ

고양이라디오 2016-11-01 20:16   좋아요 0 | URL
읽은지 한달도 안됐는데 결말이 가물가물합니다ㅠㅠㅋ 다음에 도서관가면 결말부분만 다시 펼쳐봐야겠어요ㅎ

매너나린 2016-11-01 1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선입견이 무서운가 봅니다.영화의 원작인가 싶어 패스하려다 자세히보니 ..아니네요^^

고양이라디오 2016-11-01 20:17   좋아요 1 | URL
다들 동명영화때문에 오해하시나 봅니다ㅎ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에스프레소 노벨라 Espresso Novella 6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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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게 된 테드 창은 명불허전이었다. 현재 최고의 SF 작가라 불리우는 그의 명성에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의 책이 많이 없어서 정말 아쉽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뿐인 것 같다. 이 두 권 꼭 읽어보시길.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단편 소설 모음집이고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는 그리 길지 않은 장편 소설이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는 책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인공지능에 관한 SF 소설이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있기 전에 이 책을 읽었다. 대국 후에 읽었으면 이 책이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SF 소설이지만 이 소설은 굉장히 감성적이다. SF 소설이 아닌 아름다운 문학작품으로 불러도 무방하다. SF 소설 작가들은 자신이 SF라는 장르에 한정된 소설가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SF로 불리울 뿐이다. SF는 미래까지 포괄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더욱 많다. 더욱 풍부한 상상력과 이야기거리, 생각할거리를 제공해준다. 이 소설은 인공지능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좋고 훌륭한 문학작품이다.

 

 테드 창은 미래에 벌어질 인공지능과 사람과의 관계를 매우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그리고 아주 아름답게 그려냈다. 마치 SF 영화를 보듯 생생했다.

 

 자의식과 학습능력, 사고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을 우리는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게 될까? 이 소설의 배경은 인공지능이 이제 막 태동하는 과도기적 단계의 시기다. 진화론적 매커니즘으로 인공지능을 구성하고, 어린아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 인공지능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점점 성장해 나간다. 인공지능이란 단어를 빼면 우리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진화론적 매커니즘으로 생겨나서 어린아이부터 시작해서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성장해 나가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점을 우리는 무엇으로 규정해야할 것인가?

 

 우리는 사물과 장소 뿐만아니라 동물과도 감정적 교류를 할 수 있다. 하물며 우리가 인공지능을 어린아이 때부터 보살피고 키운다면 그 감정적 끈끈함은 어느 정도일까? 이 소설은 그 부분을 포착해서 묘사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서 인간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책에 테드 창의 창작노트와 해설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덕분에 테드 창의 의도와 작품에 대해 더욱 잘 알 수 있었다. 테드 창은 인간이나 인공지능에 있어서 경험과 학습, 기억이 가장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영화 <공각기동대>에서도 인간의 기억에 대해서 다룬다. 기억은 우리가 경험하고 학습한 과거의 일부분이다.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한다. 만약 우리가 다른 경험을 해서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정체성도 상당 부분 달라질 것이다. 커다한 경험은 커다란 정체성의 변화를 준다. 우리는 기억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를 규정하는 것은 물질이 아닌 정보이다.  

 

 

인간을 데이터베이스보다 더 가치있는 것으로 만들어주는 모든 특징은 경험의 산물이었다.

조건없는 사랑이라는 개념은 바이너리 디자이너가 고객들에게 팔려는 것 못지 않은 잔상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상대방을 위해 희생을 치르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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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행복한책읽기 작가선집 1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한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중요한 작품집"(The Magazine of Fantasy and Science Fiction), "스위스 시계처럼 정밀하며, 그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만큼 심오한 걸작들의 향연"(Kirkus Reviews)

-알라딘 책 소개에서 발췌

 

 현존하는 최고의 SF 소설작가라는 타이틀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작가 테드 창. 그의 단편집이다. 대표작 8편이 담겨있으며, 모두 수많은 SF 세계에서 상을 휩쓴 너무도 뛰어난 작품들이다. 휴고상, 네뷸러상을 휩쓴 작가이며 그의 작품들이다.

 

 이제 SF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나로써는 정말 이 책은 황금이자 다이아몬드와 같은 책이었다. 너무도 뛰어나서 끊임없는 찬사가 튀어나왔다. 소름 돋는 깊이였다. 그 깊이는 나의 인식능력을 훨씬 뛰어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재미있다. 너무나 환상적이다. 천재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다.

 

 그는 다작 작가는 아니다. 몇 년에 한 번씩 작품을 발표하는데 발표할 때마다 상이란 상은 모조리 휩쓰는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작가이다.

 

 8편의 단편 소설중 <이해>는 천재적 두뇌를 가지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동안 영화를 통해서 천재적 두뇌를 가지게 되는 사람들을 소재로한 영화를 몇 편 봤었다. 2014년도에 개봉한 최민식과 스칼렛 요한슨의 <루시>를 보고 같은 소재의 영화 <리미트리스>와 <트랜센던스>를 보았다. 모두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실망이었다. 두뇌의 능력을 극대화해서 사용하는데에 비해서 그들의 사고력은 너무나 평범했다. 전혀 천재적인 면모는 찾아볼 수 없고, 극히 평범했다. 특히나 <리미트리스>의 주인공은 정말 끔찍했다. 컨셉은 어마어마하게 똑똑해져서 주식과 사업부자가 되는 내용인데, 그 외에 면에서는 전혀 지성과 천재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멍청하기까지 했다. 예측능력, 사고능력이 전혀 뛰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테드 창의 <이해>의 주인공은 달랐다. 확실히 나를 만족시켜줬다. 너무나 즐거웠다. "그래 이정도는 되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네 인생의 이야기>는 정말 8편 중에 최고였다. 너무나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정말 이런 SF소설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SF 소설이라고 문학성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아주 커다란 착각이다. SF는 하나의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과학적 지식과 상상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을 뿐이지 기본적으로는 소설이다. 테드 창은 너무나 훌륭한 소설가이다. 그리고 완벽한 SF작가이다. 이 <네 인생의 이야기>는 정말로 뛰어났다. 그 구성이 너무도 치밀하고 정교하고 아름답다. 단편소설이 추구하는 완벽성, 완결성을 보여준다.

 

 <지옥은 신의 부재>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소고-다큐멘터리>도 너무나 훌륭하고 재미있었다. <지옥은 신의 부재>는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으며,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소고-다큐멘터리>는 우리사회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다뤘다. 두 편 다 정말 인간의 너무나 복잡한 심리양상을 다룬 단편들로 인간의 모순을 파헤치고, 또 그 모순이 곧 인간임을 보여주는 환상적인 문학작품이다.

 

 이 책 사실 조금 하드SF인 면이 있다. 몇몇 작품은 어렵기도 했다. 하지만, 만약에 이 작품집을 수용할 수 있다면 수용한 만큼 어마어마한 쾌감으로 돌아올 것이다. 최고다. SF 소설을 좋아하시고 관심있으신 분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며, SF입문서로도 추천이며, 그냥 추천이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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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젤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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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하인라인, 아서 클라크와 함께 SF 소설계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아시모프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SF라기 보다는 악마가 등장하는 판타지에 더 가까운 소설이다. 악마가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는 단편들 모음으로 인간에 대한 풍자와 유머가 가득한 책이다. 정말 즐겁게 재미있게 읽었다.

 

 이 작가의 다른 SF소설들을 꼭 읽어보고 싶어질만큼 굉장히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단편소설들의 기본 구성은 이렇다. 조지라는 사내가 있고, 조지라는 사내가 소설 속 청자인 아이작 아시모프에게 악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악마는 2cm의 크기에 불과한 빨간색 악마로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조지의 소원들을 들어준다. 조지의 소원은 자신의 소원이 아닌 주변 사람들을 돕기 위한 소원인데, 이 지점에서 재미가 발생한다. 조지는 주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악마에게 소원을 빌지만, 이상하게도 사사건건 오히려 부작용이 소원을 상회하게 된다. 마치 한 편 한 편이 우스꽝스러운 시트콤을 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단순한 재미가 아닌 인간세계에 대한 풍자가 깃들여져 있어서 더 재미있다. 

 

 이 책은 정말 추천한다. 굉장히 재미있다. 적어도 나는 얼굴에 웃음기가 떠나지 않았다.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웃으며 보내게 해 준 좋은 책이었다. '한 번 SF의 세계로 입문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해주는 좋은 작가이다. 작가의 해박함과 유머러스함이 묻어나는 소설이다. 머리 식힐겸 보기에 이만한 책이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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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2015-08-19 1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 늘 잘 보고있습니당! 깔끔하고 간결해서 너무 보기좋아요ㅎㅎㅎ

고양이라디오 2015-08-19 17:28   좋아요 0 | URL
칭찬 너무도 감사드립니다^^ 저도 긴 글은 왠지 읽기 싫어지더라고요ㅎㅎ 길게 쓸 능력도 안되고요ㅎㅎ

앞으로도 좋은 책을 읽고 열심히 리뷰 남겨야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뭄의 단비같은 댓글 감사드려요~ㅎ

재는재로 2015-08-19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지의 실수때문에 다양하게 소동이 일어나죠 세계멸망을 막기도 하고 조각상을 인간으로 만들어주지만 그부분?이 조각상이 말론 못하겠고 나름 행복한 커플도 교수가 되었는데 농구선수가 되지 못했다고 실망하는 편도 있고 소원을 빌때 엉뚱한 소원을 빈 대가가 ^^ 참 재미있기 재미있더군요

고양이라디오 2015-08-19 17:39   좋아요 0 | URL
네ㅎ 조각상 에피소드도 엄청 재밌었죠ㅎ
흠... 생각해보니 굉장히 슬픈에피소드 같기도하네요ㅠ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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