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에게 묻는 20가지 질문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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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사에 대한 집착으로 사직해서 로마인을 영원한 애인으로 삼은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인 이야기'를 꿰뚫는 참고서를 출간했다.1년에 한 권씩 나오는 로마인 이야기는 읽으면서 잊어버리는 것이 수두룩 했는데, 이 질문들과 대답을 읽으면서 세계사 공부를 하듯이 로마사의 요점과 정리로 요약되어 있다. 시험에 잘 나오는 점들은 키 워드로 묶여 있기도 하고. 애정이 이렇게 재미로 엮이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로마인들의 다신교 사상이 남긴 팍스 로마나의 평화, 보편주의와, 악의 축인 팍스 아메리카나와 기독교의 편협한 이기주의의 비교는 답답하던 가슴을 시원하게 털어 주었다. 고마워요, 시오노 나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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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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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소설은 우리에겐 좀 낯선 프라하의 봄 시절을 배경으로 토마스, 테레사, 사비나, 프란츠의 사랑과 성을 이야기하고 있다.역사의 격동기에 소외당하고 무시 당하기 쉬운 인간의 개인적 삶이 얼마나 허전한 것인가. 얼마나 가볍게 느껴 지는가를 화두로 소설을 전개하고 있다.작가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에 따라 어떤 잔인함이나 아름다움도 세월이 가면 그림자로 남는다는 것을 시인하면서도, 우리 존재의 가벼움, 인생의 덧없음, 그리고 반복적이면서도 반복되지 않는 삶에 대하여 저항감을 느끼고 있는 듯 하다.밀란 쿤데라의 아래 말은 책을 덮고 나서도 자꾸 머리를 휘감는다.

'마술처럼 신비스런 것은 필연이 아니고 우연이다. 사랑이 잊을 수 없는 것이 되자면 처음 순간부터 우연들이 사랑 위에 내려앉아 있어야 한다. 마치 성자 프란츠 폰아시시의 어깨 위에 내려앉은 새들처럼.' 우리 존재의 삶은 정말 보잘것 없고 가벼울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 삶 자체가 가벼울 수있을까.우린 하루 하루를 이렇게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데...우연히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이 역사를 이룬다는 것을 믿고 사는데...역사의 규정은 무겁고, 우리의 삶의 편린은 가벼운 것.체코와 슬로바키아가 나뉘어 평화롭게 살아가듯,
역사의 규정만이 무겁고 우리의 삶은 가볍지만은 않다.오히려 우리의 하루 하루가 정말 의미잇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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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윤석인 지음 / 오늘의책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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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때 이해인 수녀님의 글에 침잠했던 시절이 있었다.폭풍과 같던 격정의 청년기, 그 어둡고 불안하던 시절에 환한 해살 비친 앞마당 꽃밭을 가꾸던 누님같은 수녀님의 진솔한 글들은 내 마음의 불안을 거두어 주기도 하는 듯 했다.그러다 스물 안팎의 시절엔 마르크스와 엥겔스, 그들의 사회주의와 한국 경제, 세계 경제, 힘의 논리와 사회주의, 끝없는 시위와 주의 주장, 결국 패배하고 다시 울다가 일어서 승리하고, 다시 패배하고... 사회주의 는 무너져도 뭔가 희망은 있어야 하는데박노해씨는 노동 해방을 이름으로 삼았으면서,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했고, 김지하는 생명의 사상을 부르짖었다.세상이 격동하고, 삶과 죽음이 희비가 엇갈리고 의미조차 불투명할 때, 역시 세상에는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대통령 당선자는 1면에서 갖은 행보를 보이는데, 현재의 대통령은 레임덕의 심한 덫에 걸려 헤매는 모습이 안쓰럽다.윤석인 수녀님의 치열한 삶에 대한 갈구와 노력이 사랑스런 책이었다. 누군들 좌절하지 않았으랴. 그러나 수천, 수만의 사람이 좌절할 때 주변의 한 두 사람의 힘으로 일어선 꿋꿋한 손들을 본다.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오체가 있고, 윤석인 수녀님의 그림이 있다.수녀님의 인제에 대한 소묘를 보면 눈물이 난다.얼마나 앉고 걷고 뛰고 약동하며 소용돌이치는 동작들이 그리웠으면 그리도 열심히 그려봤을까.이젠 조용히 하느님과 조응하며 살고 있을까.아님 아직도 왜 저를 이런 그릇에 주셨느냐고 원망하실까.수녀님, 열심히 생활하세요.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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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0 -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0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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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교 시절, 영어 사전을 a부터 외우고 하던 어리석던 풍경이 있었다. 사전 a에 보면 Rome was not built a day.란 구절이 등장한다.그러면, 로마만 하루에 안 이뤄지나, 우리 나라도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데... 투덜투덜 했고,간혹 아무 역사관 없는 사람들이 쓴 글들이 국어 책에 등장했는데 로마는 그 자신의 부패와 사치, 낭비, 쾌락의 추구로 인하여 자멸하고 말았다.. 운운하는 글들이 있었다.그러나, 시오노 나나미가 보여준 로마의 역사는 그렇지많은 않았다.로마. 그 시작은 보잘것 없어도, 팍스로마나의 영광은 장대하였다. 그리고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정점으로 하는 로마의 영웅들, 또한 케이스 바이 케이스의 귀재들인 로마의 숱한 법들, 그러나 우리 나라가 죽어도 못 따라 갈
융통성(그리스 문화에 대한 융화), 공공적인 노블리스 오블리제 .결국은 기독교 세상에 짓밟혀 로마는 쾌락과 환락의 망할 놈들로 기록되고 말았지만, 시오노 나나미는 무슨무슨 박사도, 학자도 아니면서정말 로마 매니어로써 우리를 '로사모'(로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로 일어서게 한다.아름다운 세뇌의 힘이여, 사랑스런 시오노 나나미.정말 고마움을 깊이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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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하루 빛깔있는책들 - 불교문화 123
돈연 지음 / 대원사 / 199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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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의 제일 경치 좋은 곳에 가면 군 부대와 사찰이 있다는 말이 있다.우리 나라의 사찰, 즉 절은 종교 단체만이 아닌 문화 유적이 되어 있어, 종교와 상관 없이도, 국사 시간에 절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수학 여행이면 절로 떠나기도 한다.절마다 있는 대웅전이며 법고, 범종, 목어(이 책에 나오는 운판이 뭔지는 모르겠다.) 등을 보고 이것들이 무엇을 뜻하는 건지 잘 알지 못하면서 지나치곤 했다.그리고 식당에 자주 붙여 놓은 '관자재 보살....'운운하는 반야심경도 이 책에 보면 쉽게 풀이 되어 있다.절에 가서 감로수 한 잔 마시면서도감사하며 합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고마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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