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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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이 끼친 해악이 있다.유홍준이 본의 아니게 소개한 많은 문화 유산들이 20세기의 어리석은 답사객에 의해서 파손되고 훼손되었다는 것이다.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을 세 시간 만에 읽으면서, 정말 개운하게 한 편의 강의를 듣는 느낌이었다. 원화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작은 흑백 사진에 보조선을 긋는 편집방식이라든지, 부분부분의 그림을 페이지마다 삽입시킨 방식은 새로운 비쥬얼 세기의 책의 양식을 선도할만 하다 하겠다.그리고 오주석의 독특한 강의 방식, 어렵지 않게 정리해 가면서 설명하는 것도 책 읽기에 즐거움을 심어 주었다.우리 그림과 우리 문화,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한 사랑과 자랑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텔레비전을 보면, 2003년 2월 발생한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 등에 따라, 우리 나라는 원래 그렇지 뭐, 우리 나라가 제대로 하는 게 뭐 있나 이런 자기 비하적 문구가 만연하고 있다.그러나, 우리의 것을 우리는 다 빼앗겨 일본의 대학박물관에, 천황가의 진열장에, 프랑스에, 독일에 다 빼앗기고, 정신마저 혼미해져서 깨어진 사금파리 몇 조각에 우리 혼을 담는 서글픈 현실을 딛고 이겨낼 수 있도록, 김홍도의 그림이 훌륭하지만, 그 풍속화가 우리 그림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우리가 아는 많은 것들이 편견이고, 잘못된 생각이고, 우리의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입된 것들이란 것그는 국수주의자가 아니다.우리의 것을 연구했기 때문에, 우리 것이 소중함을 깨달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정말 우리의 말, 우리의 정신, 우리를 사랑할 수 있는 미래가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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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잉게보르크 바하만 지음, 김재혁 옮김 / 자연사랑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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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게보르크 바하만은 우리 나라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시인이자 소설가인데, 십 몇 년 전에 이문열이란 작가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제목의 소설을 발표해서 어떤 시집인지 궁금해서 구입해 읽게 되었다.잉게보르크 바하만이란 여류 작가의 편력을 읽어 보니, 독일에서는 꽤나 아려진 작가인 듯 했다.그러나, 사실 이 시집을 읽으면서는 별다른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바하만이 살았던 시대 자체가 세계대전으로 인한 삶과 죽음 사이의 인간 실존의 문제를 중시하던 무게있는 시대였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고민들과는 좀 괴리를 느낄 수 밖에 없엇다.그러나 그 시대나 지금이나 세상은 냉정하고, 차가운 현실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고, 2003년 현재도 전쟁이 기류는 차갑게 지구를 둘러싼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했던 것은 가녀린 희망을 용기를 주려는 외침이 아니었을까.정말 추락하는 것들이 날개가 있을까.그녀 자신이 크게 자신있게 대답하진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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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 - 드림북스 7
플라톤 / 홍신문화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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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부처, 공자, 소크라테스를 세계 사대 성인이라 부른다. 그 시초가 누구였든, 이 네 분의 철학은 깊이가 대단한 것이다.우리나라에 이 중에서 예수가 가장 세력이 클 것이고, 부처는 역사에 비해 세력이 미약하고 불교계의 노력이 적어 보인다. 공자는 우리 나라로 건너 오면서 상당 부분 변질되었고, 결국은 그 단점이 불그러져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까지 하였다.소크라테스는 어떤 종교도, 믿음도 아니다.철학시간에 잠시 등장할 뿐인 소크라테스가 왜 4대 성인에 꼽을까. 그 이유를 우리가 쉽게 파헤칠 수는 없다. 플라톤은 그의 스승이 죽음을 맞기 전의 변명(이 번역이 어색하다, 진술 정도)을 글로 남겼는데, 여기서 그 실마리를 볼 수도 있다.

우리는 보통 '너 자신을 알라', '악법도 법이다' 외에는 그이 위대함을 모른다.그러나 이 '변명'을 읽다 보면 소크라테스의 '따지는' 방법을 간파할 수 있다. '따지는' 것이 철학의 시초인 것이다. 결국 그는 미움을 사서 죽게 되지만, 민주주의와 배심원제도처럼 어리석은 집단이 따로 있을까. 소크라테스는 '하늘의 일에 머리를 스고 땅 밑의 모든 일을 탐구해서 약한 주장을 억지로 강하게 만든다는 죄목으로 피소된다. 이 변론에서 그는 '무엇인가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에 비해,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므로 내가 더 지혜롭다'는 논지를 편 후, 재물, 지위, 명예에만 마음을 기울이고 정신을 훌륭하게 하는 데는 마음 쓰지 않는 자세의 어리석음을 비판하였고, 이 나라(도시국가 아테네)라는 것은 마치 덩치가 크고 혈통이 좋은 말과 같아서 크기 때문에 오히려 둔하여, 깨어 있으려먼 무언가 따끔한 등에 같은 존재가 있어야 하는데 자신이 그런 필요한 존재라고 역설한다.

그는 자기에게 속해있는 것들에 마음을 쓰기 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마음을 써서 선량하고 사려깊은 사람이 되고, 나라에 속한 것에 마음을 쓰기 보다는 나라 자체에 마음을 쓰도록 본질을 꿰뚫으라고 권고한다. 그리고 죽음에 임해서 죽음을 면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고, 비굴함을 면하기가 훨씬 어렵다고 하였다. 그것은 죽음보다 더 빨리 달리므로.
그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죽은 뒤는 무, 아니면 윤회인데 무와 같은 깊은 잠은 행복한 것이고, 다른 무엇으로 태어나 신과 탐구하는 삶은 더 유익한 것이라고 하여, 죽는 것이 오히려 성가신 일을 면하는 좋은 일이라고 하여 죽음을 회피하지 않은 것이다.우리에게 좀 낯설고, 오히려 오해에 파묻힌 서양의 신화와 철학들이 쉽게 깨달음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사실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는 좀 어려울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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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과 치료 - 아침나라 건강총서 8
도노 도시오 지음 / 아침나라(둥지)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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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시종 느낀 생각은 이 글의 저자인 도노 도시오 님이 평범한 의사가 아니라, 정말 환자를 사랑하는 전문가르는 생각이었다.그 분야의 프로란 이야기다. 어느 책이나 고혈압에 대한 책의 목차는 비슷하다. 처음에는 병리적인 설명이 나오고 나중에는 치료 요법이 소개되고 그 내용도 거의 동일하다. 다만 도노 도시오 님은 고혈압을 지금 당장 치료해야 할 질병이 아니라 평생 관리하여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역시 적게 먹고(특히 염분을), 많이 걷고, 많이 웃는 긍정적 삶이 고혈압의 치료임은 분명하다.스트레스의 연속인 현대인의 삶에 고혈압은 어쩌면 하느님이 주신 은총일지도 모른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 건강을 유지하고, 늘 즐겁게 생활하는 것이 현대인의 삶의 목표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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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구디의 호랑이
R.K나라얀 / 태일출판사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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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소읍, 말구디. 어느 동물원에는 지혜로운 호랑이가 죽음을 앞두고 명상에 잠긴다. 어리석은 시절의 집착과 미망을 뒤어 넘고 스승의 가르침에 다라 진리를 바라보는 호랑이는 책을 읽는 우리의 눈을 틔워 준다.우리는 얼마나 작은 것에 집착해서 큰 것을 잃고 있기 일쑤인가.왜 작은 것에 집착해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으르렁거리며 싸우고만 있을까.우리가 추구하는 권력, 명예, 그리고 돈. 이런 것들의 허망함을 이겨내도록 도와주는 시원한 샘물을 마신 기분이다.사이버 세상에서라도 권력을, 명예를, 돈을 마음껏 누리고 싶은 우리 어리석은 인간에게, 호랑이의 눈을 통해서 말하는 나라얀의 지혜는 현대인의 오만함과 어리석음을 겸손과 지혜의 눈으로 가르치는 바로 그것이다.로또 복권 열풍으로 쇠약해져가기만하는 우리의 심신을 서늘한 죽비 소리로 날카롭게 날이라도 세울 일이다.깨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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