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민주화운동 이야기 - 만화 현대사
이치석 지음, 서민호 그림 / 알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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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은 초등학교 6학년 사회에서부터 '민주화 운동'에 대하여 배운다.
그렇지만 사회 교과서는 여전히 보수적이어서 민주화 운동을 '사건의 순서'로 암기하게 만든다.
결국 아이들이 민주화 운동을 통해 배우는 것은 사건들이 많아 짜증나는 일뿐인 것이다.

이 책은 민주화 운동 기념 사업회에서 그린 만화다.
6학년 사회를 준비하는 셈치고 초등학교 5,6학년 학급 문고로 적당하다.

그리고 노무현이나 유시민도 이런 책을 좀 읽었으면 좋겠다.
자기들이 군사 독재 시절의 피해자이기도 하면서, 정권을 잡은 지금은 '박정희의 경제적 성공 찬양'에 앞서기만 한다.

과연 박정희가 훌륭해서 경제를 일으켜 세운 것인가?
암만 미국넘들이 만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왔지만, 그렇게밖에 보는 눈이 없나?

미국은 2차대전 이후 지금까지 동아시아 전쟁을 일본에 담당시키려고 획책해왔다.
여기에 한국의 가난은 필연적으로 부담스러운 것이었기때문에 한국의 경제 발전에 일조해 주었을 따름이다. 물론 한국 민중의 희생과 노력은 불가피한 것이었지만...
한국 민중의 희생과 교육의 힘으로 대한민국이 일어섰다는 신화는 일부만 진실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교육 신화는 '개인의 영달을 위한 출세만을 위한 학습'이었지, 결코 공동체 사회를 살리기 위한 교육 시스템의 정립이라고 볼 수 없다.
결국 국가가 생긴 지 60년도 안 되어 세계에서 가장 경쟁적이고 비인간적인 교육 제도를 정착시키지 않았는가 말이다.

지금의 교육에 공교육은 없다.
공교육이란, 사회의 운영을 위하여 민주 시민을 기르려고 공적인 자금을 투입하여 시키는 교육이다. 지금 학교 교육과 유아 교육, 대학 교육까지의 모든 것들은 사교육이다.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도 적긴 하지만, 모두가 개인의 돈벌이를 위하여 하는 공부 아닌가? 그러니 의사되어 돈만 벌려고 하는 것이지.

민주화 운동은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다.
민주화 운동은 이 땅에서 가장 비참한 것이었고,
죽은 사람은 편하게 저세상으로 갔지만, 남은 가족들은 간첩 새끼란 명목으로 꼬마들이 새끼줄로 모가지를 매어 끌고 다니는 수모를 겪으며 살아 남은 일이었다.

광주에서 머리통이 터지도록 곤봉을 내리찍은 일이 민주화 운동의 과정이었고,
공수특전단의 대검(30센티의 이 칼을 본 사람은 감히 대들 수 없다.)에 상해당한 양심들은 오월의 더위에 썩어가며 시름했으리라.

아직도 이 땅에는 국가 보안법이 형형하게 살아있다.
그렇지만 마치 민주화된 국가인 양 착각하며 오로지 돈벌이를 위한 '사교육'에 올인하고 있다.
올인의 결과는 횡재 아니면 모라토리엄이다.
한국의 올인의 결과는 횡재로 보이진 않는다. 후자에 가깝다.

노무현 정권은 국민들이 만들어준 국회를 배신하고 국가 보안법 폐지에 실패했다.
이 사건 하나만으로도 노무현 정권은 비민주적 정권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화... 공공성 확보...
아직 민주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 땅에선 공공이란 없다.
그런데, 헌법 제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란 말도 안되는 정체를 내세운다.
거짓을 가르치는 자들은 반드시 후환이 있다.
대한 민국은 '민주' 국가도 '공화'국도 아니다. 아직은...
민주를 향해, 공화를 향해... 가야 하는데, 맨날 국익이란 망령으로, 실제 국익에 도움도 되지 않는 것들을 실천한다.

이라크에 미군을 파병하면 미국의 국익에는 반드시 도움이 된다. 한국은?

4.19 이후 생겼던 한국교원노조로 1500명이 해직되었고,
89년 전국교원노조로 1500명이 해직되었고, 복직되었지만,
아직도 전교조는 마녀 사냥의 필두에 서는 집단이다.

이 나라의 민주화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도 멀다.
그 시작은 이런 책을 읽는 길이리라. 아이들에게 이런 책을 읽히는 일이리라.
아... 그럼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은 오늘도 '공적 기반 확립을 위한 교육' 아닌 '사적인 영달을 위한 교육'에 몰두하고 있을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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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반한 서양미술관 - 르네상스에서 20세기 미술까지 한눈에 반한 미술관
장세현 지음 / 거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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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진주 귀고리 소녀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어 눈을 끈 책이었다.
이 책 밑엔 우리 그림 책도 함께 있어 훑어 보게 되었다.

그림을 시대 별로, 사조 별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홀랑 벗은 그림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저자의 취향이 나와 비슷한 모양이다.
내가 좋아하는 터너의 그림과 프리고나르의 그림들이 눈에 띄어 좋았다.

어린 시절 아이들에게 많은 그림과 색감을 느끼게 해 주는 일은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미술 시간에 미술 선생이 매점에서 사오라고 한 만셀 물감을 들고가지 않고 초등학교 졸업 선물로 받은 모나미 물감 들고갔다고 '준비물 없음'으로 최하점을 받은 기억이 있다.(아마도 그 물감 회사에서 리베이트를 콧물묻은 돈으로 받은 모양이지.)

그 웬수같은 미술 교사 시간에 나는 맨날 웬수같은 모나미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고, 미리 틀찍힌 스케치북 대신 태권브이 스케치북에 직접 그림을 그려서 색칠을 했다. 그건 미술 교육이 아니었다. 아이를 한없이 비참하게 만든 낙인을 찍는 일이었다.

그이가 나중에 어느 공립 중학교 교장으로 정년 퇴임까지 맞게 되는 걸 보고, 한숨만 나왔다. 그런 인간에게서 어떻게 예술의 감동을 배울 수 있단 말인가. 그 인간이 한번은 시민회관에서 프랑스 사진전을 한다고 관람하고 오라고 해서 학교를 마치고 아이들과 갔더니, 누드 사진을 가득 걸어 놔서 낯뜨거워 금세 되돌아 나온 기억도 있다.

요즘에야 그런 엉터리들이 거의 없겠지만, 예술을 보여주는 일은 억압을  풀어주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예술 사조가 자꾸 변하는 일도, 이전의 억압에서 자유로워지려는 경향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시점에서 그림들을 잘 배열한 좋은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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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반한 우리 미술관 - 풍속화에서 사군자까지 우리 옛 그림 100 한눈에 반한 미술관
장세현 지음 / 거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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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림은 그야말로 큐레이터가 필요하다.

가로쓰기 문법에 익숙한 우리 아이들에게 세로 쓰기 시대의 그림을 보여주는 일은, 그림을 읽어줄 필요성을 강화하게 된다.

김홍도의 그림에서 읽을 수 있는 많은 의미들,

김득신의 그림을 보면서 느끼는 재미들과 생동감,

민화의 호랑이와 전래 동화 속의 이야기들의 연계까지...

아이들에게 우리 그림을 보여 주어야 할 이유는 일만 팔천 가지 하고도 몇 가지가 더 되겠지만,
즐겁지 않게도, 서양 그림을 보여주는 그림책은 많은 반면, 한국화를 보여주는 그림책은 드물다.

특히나 아이들에게는 그림을 읽어줄 필요성이 있다.

어른들도 잘 모르는 계절화나 동물화의 의미들을 잘 읽어 주고 있어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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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는 시계 돌개바람 11
발레리 제나티 지음, 김주열 옮김, 프레데릭 리샤르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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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비가 촐촐하게 내렸다. 갑자기 아내가 전화를 하더니 한 잔 하잔다.
피아노 학원도 빼먹고(잘 한다. ㅋㅋ) 삼겹살에 소주를 한 잔 하러 갔다.
아내가 늦는 바람에 서점에서 책을 두 권 봤다.

이 책은 한 15분 읽은 듯 하다.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시계를 꼬마에게 준다.
꼬마는 할머니 시계를 차고 다녀야 하는 것이 정말 싫다.
그렇지만 할아버지 선물이니...
하다가 그만 잃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나서 깜짝 놀라게 큰 티를 내는 아이를 보고 부모는 깜짝 놀라고...
그런데, 사실은 아이들 머릿속에는 어른 찜쪄먹는 성장판이 들어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잊고 산다.

특히나 이 아이의 친구는 어른을 갖고 노는데 도가 튼 아이였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좀 조숙해 보이는 아이가 아이답지 않아 이쁘지 않다.
아이는 아이대로 순수하고 해맑아야 사랑스럽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사실은 그 해맑아 보이는 아이가 가증스런 아이 아닐까 싶은...
조숙해 보이는 아이는 순수해서 그대로 들키고 마는 게 아닌가 싶은...

아이들은 얕잡아볼 수 없는 상대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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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 - 임길택 선생님이 가르친 산골 마을 어린이 시 보리 어린이 22
임길택 엮음, 정지윤 그림 / 보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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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주의자도 아니건만, 전에 드팀전님 이벤트에서 임길택 선생님 책을 얻어 읽은 후로 도서관에 임길택 선생님의 아이들 글과 시집을 신청해서 요즘 읽고 있다.

광산 아이들 글에선 돈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많이 들린다. 광산에선 월급을 받으니 그런 모양이다.
농촌 아이들 글에서도 가난이 묻어나오긴 하지만, 여기선 돈 이야긴 적다.

대신, 힘든 노동을 온 가족이 공유해야 한다는 현실이 두드러진다.
광산에선 아버지만 뼈빠지게 일하다 병을 얻어오곤 했지만,
농촌 아이들도 모내기 철이 되면 못강아지(모 나르는 아이)가 된다.
그래서 어른들이 워리워리~ 하고 부르면 재빨리 모를 날라다 주기도 한다.
'모를 쥐고 갈 때도 개처럼 기어가서 모를 가지고 와 심었다.'는 대목에서 못강아지의 어감이 눈물나게 슬프다.

이렇다보니 공부할 틈이 더욱 없어서, '나는 시험지만 보면은, 여러 조각을 만들어서 태우고 싶다'고 하기도 하고, '시험지는 우리를 가슴 설레이게 한다. .. 그때 나는 막 죽고 싶은 마음이 몇 번이나 들었다...'고 하기도 한다. 이래 저래 시험은 아이들을 옭죈다. 우리 교육과정이 너무 엉망이고 어렵다는 증표다.

아무래도 농촌 아이들 곁에선 황소, 개구리, 토끼, 거미 같은 동물들이 함께 자란다.
오죽하면 쥐조차도 '꼴방쥐/ 보기 싫기 보다는 귀엽고 예쁘다, 나쁘다는 쥐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훔쳐 먹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고 쓴다.
꿩, 반딧불이, 참새... 이런 소재로 도시아이들은 쓸 말이 없다.
'참새처럼 날개를 달고 하늘을 마음껏 날고 싶다.'던 아이들, 지금은 무얼 하고 있을까?

그렇지만 이런 분교에는 아이들을 돌봐줄 선생님들이 드물다.
간혹 오더라도 어서 도회지로 나가려 한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오래오래 있다 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쓰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낚시질을 하다가 천연기념물로 정해진 어름치가 걸리면 스스럼없이 '야, 니 뭐하러 나오나?'하면서 다시 물 속으로 던져 주는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환경 보존'같은 거창한 말은 필요조차 없으리라. 귀하다니까 그저 살려줄 뿐...

아이들의 글은 다 귀하다.
나도 아이들의 귀한 글을 잘 모아두어야겠단 생각을 하지만... 게으름의 소치로 쉽진 않다.
학급 일기도 부지런히 쓰게 하고, 수시로 글쓰기를 시키곤 있지만, 여간해서 그럴싸한 작품 구하기가 쉽지 않다.

교사가 부지런한만큼 아이들은 더 자란다.
임길택 선생님에게서 크게 배운다.
편안히 쉬세요, 임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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