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개
로맹 가리 지음,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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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엔 로맹가리 장편소설이라고 명시했지만,

아무래도 로맹가리의 경험담을 담은 수필로 보는 것이 낫겠다.

 

로맹가리와 진 세버그에게 '셰퍼드'가 한 마리 들어온다.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그 개의 문제는 흑인에 대하여 적대적으로 길들여진 것.

 

그런 개를 조련사 Key-s는 '흰 개'라고 부른다.

 

물론 모르시겠죠. 당연합니다.

이건 흰 개예요.

남부에서 온 개죠.

그곳에선 경찰이 흑인을 체포하는 걸 돕도록 훈련한 개들을 '흰 개'라고 부릅니다.

지극정성을 들인 훈련이죠.(31)

 

이렇게 그 개는 흑인만 보면 온갖 세포를 곤두세우며 짖어대고 공격을 한다.

 

미국 흑인들의 언어 속에 '영혼 soul' 이라는 말이 끼어든 건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영혼 방송국은 흑인을 위한 라디오 방송국이다.

러시아 농노들이 해방될때까지 '영혼'이란 말이 농노들을 가리켰다.

'영혼'은 매매의 단위였다.(108)

 

미국의 흑인 노예들의 삶은 짐승 이하였다.

그들이 '우리도 인간이다'는 이야기를 외치기 시작한 것은 불과 50년 전이다.

진 세버그가 흑인 인권운동에 앞장서면서 로맹가리에게도 운동이 다가선다.

그 기록이 이 책이다.

 

백인 여자가 흑인과 엮어지는 것을 추잡하고 불결하다고 여기던 시대,

진 세버그의 행보는 로맹가리를 멀어지게 만든다.

결국 이 책이 나오고 가리와 세버그는 헤어지고 만다.

 

어쨌든, 이 책을 가디언에서 이렇게 정의했다.

 

똘레랑스를 모욕하는 앵똘레랑스에 대한 로맹가리의 앵똘레랑스

 

똘레랑스란 '약자에 대한 보호' 또는 '관용'의 의미인데,

그런 관용 없음의 사회인 미국 사회에 대하여, 로맹가리가 매섭게 비판했다는 의미다.

 

흑인 개자식은 흑인이기 때문에 개자식이 아니라,

개자식이기 때문에 개자식인 거야.(176)

 

흑인이라는 이유로 핍박받던 시절은 지나갔다.

유럽 어느 나라에서도 흑인 대통령, 수상이 나온 일 없지만, 미국에선 대통령이 나왔다.

물론 오바마는 가난한 집의 자식은 아니지만, 어쨌든 흑인이다.

흑인이기 때문에 개자식이던 시절... 그걸 보고 분노해야했던 로맹가리의 시선은 객관적이다.

 

물론 흑인들이 모두 깨어 있어서 단결한 것은 아니다.

분열되고, 시기 질투에 빠져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그 좌절의 시기, 흑인들의 투쟁은 범죄와 구별되지 않았다.

 

불을 지르고 강간을 하고 살인을 저지르는 모든 흑인 뒤에는 백인들의 범죄가, 우리의 범죄가 있어.

우리는 그들을 더러운 배에 짐 쌓듯 빼곡히 실었고,

쇠사슬에 묶어  공기도 안 통하는 불결한 선창 구석에 처박았어.

그래서 '화물'의 50%는 오는 도중에 죽곤 했고...(185)

 

이렇게 백인들의 반성이 뒤따르던 시대는 68혁명의 격변기였다.

흑인 아이들이 미국을 대신해서 베트남에서 피를 흘리며 유색인종을 살해하던 시기...

반성을 표명하던 진보주의자가 흑인들의 위험에서 자신을 지키려 로맹가리에게 와서 '흰 개'를 달라고 하는 곤혹스런 장면은,

미국의 인종 문제가 얼마나 총체적 난맥상이었던가를 잘 보여준 대목이다.

 

미용 기술을 익혀도, 흑인 미용사에게 머리를 맡기지 않던 시절...

 

그런 이해하기 힘든 시절의 이야기들이 이 책에 가득 씌어있다.

소설이라기 보다, 한 시대의 기록으로서 충실한 작품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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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
신영복.백낙청.조국 외 19인 지음, 하승창 엮음 / 상상너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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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공감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협력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삶의 목적은 <무조건 행복~!>

 

방금 전, 경찰서에서 바빠 죽겠는 형사 둘이 학교를 다녀갔다.

무슨 큰 일이 났는가 싶어서 긴장했는데,

방문 목적이 사뭇 슬프다.

 

얼마전 대구에서 학교폭력 관련 사망사건 관련하여 각 시도 경찰청은 비상인 모양이다.

민생에 뛰어다니기도 바쁜 경찰들이, 학교에서 벌어지는 시시비비까지 어떻게 챙기겠냐만,

암튼 사건이 생기고 나면 경찰서도 시끄러워지니 예방 교육을 해서 나쁠 건 없으렷다.

 

자살률이 문제라고 한다.

인간은 행복하지 못하면, 그런 날들을 견디지 못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도 있는데,

그래서 예부터 가장 큰 공부는, 가장 큰 선생님은

바로 <행복>에 대한 것을 이야기할 때, 그런 선생님으로 치곤 했다.

 

공동체 사회가 무너진 한국에서,

돈이, 또는 편리한 생활이 행복을 가져다줄 것처럼 착각하고 살아온 시기를 지나고 나니,

이제, 잃어버린 <오래된 미래>의 공감을 잃어버린 것이,

그 속에서 이해하고 협력하며 살던 공동체 사회의 삶의 가치가

새삼 아픔으로 다가오는 시기다.

 

꼭 정치만의 문제는 아니다.

온 세계가 <돈의 정치>에 무릎꿇고 있는 시점에서,

<깨어있는 국민의 조직된 힘>이 없는 사회에서 정의는 독재자의 이름에나 붙어 휘날리던 깃발이었던 따름.

 

한국 사회의 희망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작년의 <희망 버스>였고,

서울시의 <박원순>이었다.

국민들의 여망을 등에 입은 <무소속 안철수>의 행보 역시 하나의 희망이다.

 

공감을 짓밟고,

돈을 위해 포크레인으로 국토를 유린하던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의 마음밭은 모래밭처럼 서걱거린다.

 

그래도, 한국의 희망 버스는 타워크레인의 김진숙을 살려 내려오게 했다.

날라리 김여진이 울면서 트윗질한 덕택이다.

정치는 아직도 민주주의 1.0 시대의 버전을 덕지덕지 땜빵하고 있는데,

국민들의 엄지 손가락은 민주주의 3.0의 지도자와 정치가를 바라고 있다.

 

이도 저도 마떵치 않은 저녁

철 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내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조용한 일, 김사인>

 

김진숙의 이름 앞에 '고' 자를 붙이지 않고 내려오게 해서 참 다행이다.

김진숙이 내려와서 '날라리 외부세력' 식으로 인사한 그 말...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그런 것이 새 시대의 공부다. 함께 몸으로 배워야 하는 공부...

진지한 얼굴보단, 웃으면서

당장 결과가 없다고 접기보다는, 끝까지

내 혼자 잘난 생각보다는, 함께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를 위하여, 투쟁~!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이란 책에서 물리학자 프리초프 카프라가 쓴 이야기,

 

나는 해변에 앉아서 파도가 일렁이는 것을 바라보며

내 숨결의 리듬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나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하나의 거대한 우주적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을 돌연 깨달았다...

그때 수많은 입자들이 창조와 파괴의 율동적인 맥박을 되풀이하면서 외계로부터 쏟아져 내려오는

에너지의 폭포를 나는 '보았던 것' 이다.

 

우연히 기의 조합이 이룬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신비로운 것인지,

그 '나'라는 존재가 아무 것도 아닌 주변의 사소한 충돌에 반응하여 신경질내고 사는 것은 아닌지...

나를 둘러싼 거댛나 우주적 춤 속에서,

그 수많은 입자들의 창조와 파괴의 율동적 맥박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부딪치는 다른 '존재'들과의 스파크를 관조할 수 있다면,

삶은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정의...

 

법관으로 재임 중 중립적이었다고 생각한 판결은 나중에 보니 강자에게 기울어진 판결이었고,

재임 중 약자에게 더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한 것은 나중에 보니 중립적이었다.

 

벤자민 카도조라는 미국의 법률가의 말이다.

 

정의란 것은 그런 것이다.

약자에게 유리하게 힘쓰는 것이 정의라고.

 

그렇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늘 선생님이 중립이기를 바라고 말하지만,

사실 아이들도 약자에게 관심가져주는 선생님을 바라는 것이다.

 

2012년 대선 판도에서 안철수에게 가지는 국민의 관심은 더도덜도 말고 그런 단순한 수준의 것이다.

 

이 책에선, 신영복, 백낙청, 오연호, 조국, 김여진 등 쫌 유명한 사람들과 첨 들어보는 이들의 강연을 쉽게 쓴 책이다.

대중 강연이어서 쉽다는 장점과,

짧은 강연이어서 깊이가 없다는 아쉬움을 남기지만,

늘 깨어있는 국민의 정신을 벼리기엔 아쉽지 않은 좋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잘 사는 거... 어렵지 않다.

눈만 감지 않고, 앞을 잘 보고 가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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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2-10-1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은 걷는자의 것이다>를 토요일에 도서관에서 읽으면서 혼자 찔찔 울었어요. 제가 울만한 내용이 있을꺼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기에 갑자기 터진 눈물보를 어찌하지 못하고 .... ㅠ..ㅠ(가을이라 그런가요...흠흠)




글샘 2012-10-17 09:59   좋아요 0 | URL
원래 눈물보는 기약도없이 터지는 거 아닌가요? ^^ 아직 감상적이시구만 ㅋ~
 
의자놀이 -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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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락' 껴안지 않으면, 다음 죽음은 내 차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특히, 정혜신 원장의 상담 중에 나오는 트라우마를 읽을 땐, 심장이 터질 듯 했다.

그 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고... 사람들은 환호했다.

축구는 잘 했다. 그렇지만... 쌍용 사람들도 과연... 웃을 수 있었을까?

 

내가 이상한 건가?

나만 이상한 거야?

그런 거야?

 

이 책에서 쌍용차와 '축구'가 겹치는 대목이 있다.

정말 기분 지랄같다.

 

농성자의 아내가 두 아이를 남기고 죽었다.

그날도 사측은 선무방송을 했다. 불법이니 집으로 가라고...

조합원들이 애원했다. 오늘 하루만은... 제발 오늘 하루만은 애도하자고...

글쎄.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회사는 그날따라 흥겨운 노래를 밤새 틀어댔다.

조합원들은 미칠 것 같았던 그날 밤의 음악을 기억한다.

그것은 '오 필승 코리아!'였다.(119)

 

안철수 현상... 아무 것도 검증되지 않은, 정치가도 아닌 안철수에게 사람들이 쏠리는 이유는?

1. 한나라당의 미친 짓으로 인한 극도의 혐오

2. 바꿔야 하겠는데, 민주당의 멍청함에 대한 불신의 표현

이런 거다.

 

민주당은 용산, 노 전대통령 사망 사건(경찰이 조사하지 않은 곳도 많음), 쌍용차,

촛불집회와 소고기 수입, 광우병 재발, 미디어법, 4대강 완전 썩은 사건, 한미 FTA, 한일군사협정,

박그네와 정봉주에 대한 법적용의 불법, 나경원과 남편의 부정, 그리고...

나는꼼수다가 제기한... 가카의 '땅, 철도, 공항, 회사 기타 등등', 10.26 선거 부정 개입에 대한 불법에 대한 '저항'에서 완전 병신이었다.

 

이 사회는 참 불행한 곳이다.

정치가 없는 곳이어서, '인간 사이의 갈등 조정'이 일어나지 않는다.

무조건 약자를 팬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사랑했던 노 전 대통령때도, 약자는 맞고 살았다.

그래도 노 전 대통령이 인간적인 건, 패서 죽으면... 사과했다.

이 현 대통령은 태워 죽어도... 감옥에 넣고, 감추고... 사과는 1년 뒤에나 운차니가 무릎꿇는 걸로 때웠다.

참 부도덕한 정권이다.

 

국민이 용산에 대해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면

쌍용자동차 사태도 없었을 것이다.

용산 참사는 국가에게 '이렇게 진압해도 된다.'는 몹쓸 교훈을 심어줬다.('두 개의 문' 중에서)

 

08년 촛불은 패배했다. 바로 직후, 용산은 더 크게 죽었다.

용산 참사는 민주주의란 원래 없었단 걸 보여주는 '증명'이었다.

그 후... 전 대통령이 죽고, 09년의 '광주'는 '쌍용'에서 재현되었다.

국가의 <공수부대>는 자본의 <용역부대>로 재편되어 현실화 되었을 뿐.

 

광주 이후... 시름시름 죽어간 사람들, 병원에서 앓을 수밖에 없던 사람들... 이야기를

작년에 '오월애'란 영화를 통해 재점검했다.

광주는... 아직도 <사태>다. 민주화운동...은 쥐뿔도 아니다. 아직도 사람들은 광주를 쉬쉬한다.

국가 수반이란 새끼가 참석하지도 않는 기념식 따위... 잊힌지 오래다.

이제, 32년이 지나서 <26년>을 6년만에 영화화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광주의 민주주의는 <지각>하여 천천히 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말로만 '민주화항쟁'이라고 하기엔, <광주사태>의 피떡진 기억이 너무도 형형한지 모른다.

 

2646명의 해고자가 난 이후, 22명이 병들어 죽고, 화가 나 죽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그랬다.

그날...

그 햇볕 뜨겁던 '인간 사냥'의 그날...

흘렀던 뜨거운 눈물이... 이 책을 읽는데, 다시 줄줄 흘러내렸다.

주체할 수 없이 뜨거운 눈물이...

 

'슬픔'이 '기쁨'에게...

 

대중 소설 작가라는 작가에 대한 편견 따위는 이 책을 읽는데 장애를 주지 않았다.

'쌍용차'를 이렇게 대중에게 알릴 필요가 있음을 깨달아서 몸으로 뛰어 주었다면,

나의 편견 따위는 별것 아니다. 공지영은 훌륭한 '인간'이 해야할 일을 한 것 같다.

 

자, 이제 다시 온몸으로 싸우지 않으면,

자본의 <캐터필러(탱크의 무한궤도)>가 우리 자식들을 짓밟으러 진군해 올 것이다.

금메달에 희희낙락하고, 프로야구의 홈런에 와~하고 흥분할 때...

자본이란 이름의 <공수부대 용역>은 우리에게 재갈을 물리고 이미 '상황 종료'를 선언할지 모른다.

 

경찰과 사측은 흔들리고 있는 조합원들을 압박하기 위해

단수와 단전을 요청한다.

환자들의 상처에 항생제가 투여되지 않아 상처 부위가 곪고, 약도 공급받지 못했다.

금속노조, 인권단체 등은 성명을 발표하고, 이는 전쟁 포로에게도 하지 않는 비인권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사측의 관점.

일부에서는 공장을 불법 점거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식량 등을제공해야 한다고 하는데,

범법자들에게 인도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117)

 

'기쁨'은 '슬픔'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이 세상은 '슬픔'들 자신 조차도 '슬픔'임을 인식하지 못하게 돌아간다.

<함박눈>을 뿌려서 세상은 하이얗게 덮인 곳이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곳이라고...

'무관심으로 가득한 사랑'과 '메마른 눈물'의 사랑으로 가득한 곳이 되어야 한다고 설교하고 가르친다.

 

자, 이제 '슬픔이 기쁨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

우리도 너희와 동등한 '인간'이어야 겠다고...

슬픔도 '경찰 아닌 군인도 아닌, 용역' 따위에게 '볼트'를 맞아 쓰러져갈 수는 없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함박눈'을 멈추게 하고, 세상은 어떤 곳인지,

얼마나 썩은내 진동하는 곳인지를... 알게 해야 한다.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정호승, 슬픔이 기쁨에게, 부분)

 

전태일이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죽었던 시간이 32년이나 흘렀지만...

아직도 이 땅의 노동자들은 외쳐야 할지 모른다.

 

우리를 제발,

사람을 제발,

기계만큼만 대우해 달라!

우리가 그래도 기계보다는 좀 귀하지 않은가?(130)

 

이 책을 읽고 울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운 사람은,

이런 책보다 올림픽 경기 일정을 더 빠삭하게 외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

 

적어도...

함박눈이 덮여서...

세상이 '기쁨'으로 가득하다고 착각하는 '슬픔'들에게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왜 '무관심한 사랑'과 '흐르지 않는 눈물'로 흘러넘치는 기쁨의 세상이란 역설이,

다시 세상을 '무관심과 메마름'의 세상으로 고착시켜 가는지를...

들려 줘야 한다.

 

그리하여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야 한다...

 

그래서 적어도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던' '그날'을 다시 오게 해선 안 된다.

그날은 '광주 사태'의 그날이기도 하고,

'동학 혁명'의 그날이기도 하다.

 

세상이 온통 신음 소리로 가득하다.

그러나... 아무도 아프지 않다면...

그건 나만 이상한 게 아니라,

세상이 온통 미친 거다.

 

우리를 의자 놀이하며 사람 수보다 적은 의자 둘레를 돌게하는 자들을 향하여,

이제, 그들의 입에 물린 '휘슬'을 빼앗아야 할 때다.

 

이제, 너희 농간에 따라 '의자 놀이'를 더 이상 '기쁜 척하며' 하지 않겠다는 이야길 할 때다.

 

 

그 날 시내 술집과 여관은 여전히 붐볐지만
아무도 그 날의 신음 소리를 듣지 못했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이성복, '그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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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2-08-14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에게도 너에게도 언제든 일어 날수 있는 일.
그래서 더 무서운 일인거 같은데
나는 상관없다는 더 무서운 무관심.

다큐영화, 책등이 관심을 모은다고 해도
어차피 바뀌지 않을꺼라는 절망.




글샘 2012-08-16 07:19   좋아요 0 | URL
그 절망이 이명박을 대통까지 시킨 거죠.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희망을 김진숙한테서 배워야죠...
웃으면서... 끝까지... 투쟁!
 
안철수의 생각 -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
안철수 지음, 제정임 엮음 / 김영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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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참 평범하다.

철수와 영희는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주연배우로 등장할 정도로

고유명사라기보다는 60년대 일반명사로 자리잡았다.

 

철수가 문제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지난 5년간 저지른 패악은 국민을 경악케 하였다.

그러나... 4.11 총선 결과,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여전하였으나, 민주당 지지자들 역시 여전하였다.

노무현 관장사도 먹히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이 4.11 총선을 이토록 참담한 결과를 낳게 하였나?

그것은 '야당'의 부재였다.

집권 여당의 폭거에 찍~소리도 못한(하긴 대통령이 그 소리 내지 말라 했으니... ㅠㅜ) 야당은 야당이 아니었던 것이다.

천안함 사고 이후,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촛불 집회와 한미 FTA, 미디어법 통과 이후,

4대강 공사와 서울시장선거 청와대 및 한나라당 부정개입 의혹, 대통령의 아들에 대한 부당 증여(퇴임도 하지 않은 대통이 사저를 증여한 세계적 본보기가 된 사례일 것임)에 대한 무조건적 혐의 없음.

용산 철거민들? 서울시장선거 개입한 말단 비서들? 무조건적 졸라 열라 혐의 있음...(무조건 5년 이상!!! 선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시대를 흐름따라 오면서 '바보의 당'은 어떻게 사는지를 민주당은 보여준다.

그리고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10번 박원순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넘겨준다.

그정도면 깊이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했지만, '바보당'은 박원순의 승리를 자기들의 승리라고 착각한다.

국민이 왜 박원순을 믿을 수밖에 없었는지... 아직 모른다.

 

다음 주 드디어 안철수가 '힐링 캠프'에 나간다.

몰상식 여당은 '정치하겠다는 사람이 왜 오락프로에 나가?' 하면서 비웃는다.

거기 젤 첨 나간 여자가 있었는데? 역시 몰상식하다. 그 여자 말도 못하면서 그 프로 1빠였는데~ 문재인에 2빠고.

안철수의 출현에 '바보당' 대선 후보라는 떨거지들은(이 바보 떨거지들은 무시못할 세력이 있다. 한심하지만...) 자기들은 안 부르면서 철수의 등장에 열받았다. 그러니 바보일 수밖에 없다. 박원순의 승리를 보면서도 배우지 못했다면 스스로 배를 가르진 못할망정 좀 처박혀서 사탕이나 빨면 좋으련만, 바보들은 또 민주당 후보 자리를 기호 10번 무소속에게 넘겨줄 준비를 착착 하고 있다. 바보당이 전당대회 하면 뭐하나? 총선에서 참패한 걸 보고도 모르나? 역시 바보는 바보다.

하긴 자기네 정봉주가 잡혀가는데도, 바보들은 멍때리고 있더라. 바보들...

 

이 책에서 철수는 딱, 철수가 하는 이야기 정도만 한다.

어떻게 보면, 노무현 책보다 깊이가 없을 수도 있다.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이 없어 아쉬울 정도다. 하긴 하나 있는 딸을 미국에서 길렀으니 한국 교육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겠다. 기껏 다닌 학교가 부산고, 서울대 의대, 이러니 한국 교육에 대해 모를수밖에...

 

그렇지만 안철수 원장에게 믿음이 가는 것은 많다.

 

그는 상식적이다. 고지식하지 않고, 혼자의 힘을 믿지 않는다.

정치는 많은 부분 자신의 판단이 중요하다. 찬반을 골똘히 듣고 결정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외로운 자리가 대통령의 자리다.

그래서 대통령은 '상식'적인 판단을 내려서 국민의 동의를 등에 업고 살아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초반에 잘 하다가 놓쳐버린 점이 국민의 동의 였다.

애정이 애증으로 변하는 건 순간이다. 한 방에 훅간다.

 

그는 경험이 없다. 정치해본 일이 없다. 그것은 지금 정치가들처럼 '나쁜 경험'으로 가득한 넘들의 험담이다.

'나쁜 경험'도 해본 적이 없어서 그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을 보라. 그가 시장해 본 경험 없지만 잘 하고 있잖은가?

그런 그네아빠는 경험이 있어서 18년간 해처먹었고,

문어대가리는 경험이 많아서 '민주 정의 당'의 이름으로 살육의 피비린내를 풍겼으며,

찍소리 못하는 현직 대통은 경험이 많아서 나라를 말아 먹었나?(음... 이건 쫌 맞다. 현대건설 말아먹고, 서울시 말아먹고...)

 

정의는 같은 출발선, 공정한 규칙, 패자부활의 사회 안전망... 이런 당연한 말이지만,

워낙 한국에 없는 것이어서 눈물겹게 반갑다.

하긴 이런 말들은 유시민, 노무현에게서도 당연히 듣던 거다.

뭐, 읽진 않지만 정희 딸 책에도 뻔하게 나올 말들이지만...

 

재벌 개혁 운운에도 '내부거래 및 편법 상속'은 법적 처리해야 한다는 상식도 반갑다.

전경련을 '재벌 조합'으로 부르면서 '노동 조합'을 불온시한다고 비꼬는 상식도 멋지다.

공동체의 이익에 기여하면 전경련도 해체할 필요 없다는...

씨바, 삼성은 개혁하면 안 된다는 '장학생 검사' 역시 처리해야 하는데,

이 책에 안 나오는 <고위공직자 수사처>역시 상식적으로 동의하리라.

검찰 개혁 역시 여기서 시작해서 <청와대 변호인단>으로 활동하던 더러운 것들 처리해야 한다.

 

그의 상식 역시 ... <법적 저항>에 부닥칠 것이다.

그래서 상식 뒤에서는 <조직된 시민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껏 몰상식하게 <법>을 등뒤에 업고 불법을 저지르며 '돈과 권력과 세습'을 봉건적으로 누려온 자들과 맞서러면,

통합의 상식으로는 부족하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그가 자꾸 거론하는 <감당할 능력>보다 <감당하겠다는 각오>일는지도 모른다.

어제 어떤 재섭는 사진을 보니 119 장난전화하던 자식이 용감한 녀석들 흉내를 내고 있었다.

몰상식 안에는 용감한 녀석들이 많다.

용감한 녀석들은 법의 정신에 입각하여, 검사도 너그럽다. 니케도 투명 안대를 하고 감싸준다.

이들과 통합적 연합 정부를 꾸릴 정도의 나이브한 생각이라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으면 좋겠다.

누구 말처럼... 정말 더러운 꼴을 더 보고, 막장 정부가 나라를 완전히 말아먹은 다음 대선에서나,

혁명적 대통령을 기대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 있다.

그만큼 그에게 필요한 것은 상식적 토론이 아니라,

<전투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각오>일지 모르는 엄정한 상황이다.

 

그가 집권한다면 물론 독단적이지 않을 것이다.

인재 추천 위원회 등을 가동하겠다는 말은 좋지만...

이 사회는 학벌, 족벌, 재벌 등의 봉건 사회의 연장선이다.

청문회에서 털어 먼지 안 날 '인재'가 과연 흔할까?

그의 <전투>는 지난 질곡의 100년의 부정부패의 <혼>과의 '전쟁'이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노무현이 싸우다 져버린 그 전쟁 말이다.(그 100년 안에는 '동서 냉전'의 참혹한 전쟁과, 제국주의의 혼을 이은 '군사 독재', 그에 세뇌된 계급을 배반하는 민중의 선택들이 가득한 오리무중의 늪 투성이가 가득차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데도 믿음을 갖기 힘들 것이다.)

 

대통령 선거라는 전투는 그래서 어쩌면 낭만적인 한판 싸움이다.

노무현은 이겼으나, 노무현 대통령은 졌다.

안철수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 가득히 안고 이 책을 넘긴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최고, 출산율 최저란 수치로 절망 최고, 희망 최저를 읽고,

사회적 지출 최저, 조세의 사회적 재분배 최저, 불평등 최고를 깨닫고 있는 대통령이 등장하는 일은,

747의 종이비행기가 당연히 허구임을 알면서 그가 권좌에 오르는 일을 보고 있는 우울한 일보다 행복할 것이다.

 

삼송의 불법에 대하여 '정부가 지나치게 기업쪽에 기울어져'있는 현실과,

노동자의 죽음에 대하여 '법치주의는 약한 사람을 돕는 것'임을 상식적으로 이야기하는 대통령을 갖게 된다면,

비록 삼송이 반성하진 않더라도... 국민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삼송이 돈을 준 검찰들은 여전히 국민과 싸울 것이고, 그래서 <고위공직자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나쁜 놈>이 법치에서 이기는 국가는 <몰상식>이 이기고 있는 전쟁이기 때문인데,

과연 안철수의 집권이 싸워나갈 그 길에 다시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들어야 할 촛불이 얼마나 열렬해야할지...

국민의 이름으로 상상해야 할 때이다.

 

강물이 얼마나 세게 흐르는지 알려면 강둑에 앉아 바라만 봐선 안 된다.

양말 벗고, 신발 벗고 들어가봐야 한다.

물살의 세기는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방법이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 경험은 반드시 나중에 도움이 된다.(248)

 

스스로 멘토가 되어 멘티인 학생들에게 들려준 한 대목이다.

이제 거꾸로 자신에게 이 말을 들려주기 바란다.

 

개인의 실패는 나중에 도움이 되지만,

정치판의 실패는 나중을 기약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섣불리 들어간 강물 안에서 온몸으로 느끼며 견디기 힘들 정도로 강적을 만난다면,

그 흐름에 목숨을 앗길 수도 있는 곳이 그곳이다.

 

이제 그의 선택은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의 생각이 <청춘 멘토링>을 넘어서, <대통령의 자질>로 채워진 것으로 본다면 말이다.

그의 주변에서 어떤 구도로 대선에 나서는 것이 가장 뽀대나는 일이며,

'전투'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확실한 것인지를 조율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가 선택을 하고,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은

어쩌면 다시 새로운 <전쟁>에 점화식을 선포하는 일에 다름아닐지 모른다.

그 역시 숱한 <전투>를 겪어야 할 것이며,

국민들은 숱한 <전투>에 발맞추어 촛불을 들거나, 울화를 터뜨려야 할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이렇게 상식적인 성숙한 지성인을 대통령으로 가질 수 있는 국민이라면,

비록 맞아서 울고 있더라도 조금은 행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판도라의 상자' 안에서 나온 온갖 악덕과도 같이, 그 '희망'이라는 넘이 주는 고통 역시 작지 않은 것인줄 알기에,

아픔을 겪더라도 다시 어깨를 겯을 의지를 느끼게 해주기에,

행복하게 살아갈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거란 희망을 주기도 해서,

마음은 무겁지만 기분은 좋다.

 

재밌게... 살고 싶다.

 

---------

엮어읽기

 

오연호 <안철수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

 

따라서 지금 민주통합당은 자신이 5%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안철수만 있으면 이기는 상황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보다는 스스로 50% 부족하기 때문에 안철수 현상을 허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인식해야 한다.

99%의 국민의 힘을 등에 업고 1%의 세상을 바꿔주기를 바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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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07-22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아직 제 생각에는 안철수는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흠집내기 식으로 들먹거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게 결국은 안철수를 정치판으로 불러 들이는 일이라는 것도 모르고 말입니다.

글샘 2012-07-22 14:39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출사표입니다.
힐링캠프에 나오는 일 역시 마찬가지죠.
민주당 후보 누구도 박근혜 대항마론 부족하단 걸 민주당 스스로 알면서 안철수 흠집내는데 나서는 거 보면 바보들 맞습니다.

좋은생각 2012-07-24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철수님은 외유내강.도전과최선을 다하는 삶.남이 기준이 아니라 남이 있든지 없든지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고 자신에게 부끄럽지않게 살아가시는 모습. 이 시대의 멘토. 남이 하고 있으면 불안해서 견디지 못하고 불나방처럼 불에 뛰어드는, 그래서 자신과 아이들을 혹사 시키는 우리에게 일침을 놓아주신다.

글샘 2012-07-24 09:16   좋아요 0 | URL
이제까지 당을 보지 말고 사람과 공약을 보라고 하는 말이 다 거짓말이었거든요.
당뿐이고, 사람도 공약도 다 뻥이었으니 말이죠.
처음으로 제대로 된 의견을 발표하는 사람을 만난 느낌이랄까...
진보 노회찬 씨 공약도 멋진데... 진보당은 집권 의욕이 없다는... 가능성도 없어서 그야말로 공약인...
그래서 사람들이 기대를 거는 거죠. 가능성도 있고, 사람도 멋지고 공약도 있고...

보고싶은건많음 2012-07-27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상식이 제일 무섭습니다. 자기 생각이 완고하고
준비했다하면 틀렷단생각이 들지않는게 제 생각이고
그 결과는 자기와 다르면 비상식적이군요 라는
모순점이 생길거라는게 일단락적으로 제 생각입니다
할꺼란 모습이 뻔히 보이기에 가증스럽기까지 합니다.
자신이 진보라 하면 보수쪽생각을 한번해볼것이고
반대로 될수도있을텐데 뭐 보여지는 바로는 진보쪽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상식으로 포장하는 모습이 좀그렇네요.
다만 더 중요한건 안교수님의 할까 말까
두둥실하게 돌려말하고 결단력이없어보여 실망이큽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무서운건 안철수교수님을 무턱대고
클래스나 주관적생각없이 지지하는 인원이
좀 많은것 같아 20대초반에게 실망을
많이했습니다. 이유도 타당도없는 지지는 실망과 배신감
까지로도 다가올텐데 무튼 이생각 저생각 많이들게하네요

글샘 2012-07-27 12:10   좋아요 0 | URL
자기와 다르면 억압하는 게 몰상식이 한 일이죠.
안철수의 인기는... 몰상식에 식상한 사람들의 혐오감의 표출로 보입니다.
적어도 추악하고 오염된 사람같진 않으니까요.

타당도 없는 지지이긴 하지만, 이미 더럽기로 정평이 난 정치가보다 나을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정도로 국민의 민심을 잃은 정치가들은 진지하게 반성해야하는데, 그걸 또 욕만하고 있으니 지긋지긋해서 안풍은 더 거세질 거 같아요.
 
[eBook]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 아홉 번째 인터뷰 특강, 선택 인터뷰 특강 시리즈 9
김진숙 외 지음, 서해성 사회 / 한겨레출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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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바꿀 수 있는 것도 있고 바꿀 수 없는 것도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운명>이라 한다.

삶에서 <운명>은 꽤나 많은 것을 쥐고 있는데,

열린 사회일수록 운명의 손아귀엔 움켜쥐고 있는 게 상대적으로 적다.

역으로 닫힌 사회에선 운명의 손아귀에 많은 존재들이 명줄을 잡혀 있게 된다.

 

한국 사회는 갈수록 <닫힌 방향>으로 달려가는...

사회의 진보가 <닫힌 사회에서 열린 사회로> 이행되는 것이 자연 법칙으로 믿던 때도 있었는데,

마르크시즘의 낙관론이 심히 훼손되고 부정당한 1990년대 이후,

열역할 제2법칙의 방향조차 뒤바꿔버리려는 듯, 무질서에서 <단일 질서>의 세계로

<열린 사회에서 닫힌 사회로> 무자비하게 걸어가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고 탄식하게 된다.

 

다시 선택의 심판대에 선 2012년.

5년 전, 이명박이란 허술한 후보보다 나은 후보가 없어서, 정말 매력적인 후보가 하나도 없어서...

그 이상한 사람이 대선의 승리자가 된 정말 블랙코미디의 선거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를,

강줄기가 황토흙을 토해내면서 증명하고 있고, 그 강줄기 따라 자전거 없는 자전거 도로들이 웅변하고 있다.

용산에서 타죽고, 쌍용에서 두들겨 맞고는 수십명이 목숨을 버린다.

인간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세상을 참으로 빨리도 당겨 왔다.

오죽하면 전직 대통령조차 의문사하였으나, 모든 의혹을 밝히지 않고 지나가 버렸다.

 

올해의 <선택>을 위한 여섯 명의 특강집.

이 책을 해마다 읽어왔지만, 이번 특강들은 무지 뜨겁고, 재미있다.

가장 뜨거운 이야기는 역시 <김진숙>이고,

뜻밖에 가장 재밌게 읽은 건, <정재승>이다.

상당히 재미있던 건 <정연주>였고,

역시 유익했던 건, <한홍구>였다.

좋았지만 상대적으로 심심했던 건 <조국>과 <홍세화> 정도...

 

불만있다고 세상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욕한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에요.

조직하고 움직여야 세상이 바뀝니다.(김진숙, 67)

 

예링, <권리를 위한 투쟁> 중

법의 목적은 평화이고, 평화를 얻는 수단은 투쟁이다.(조국, 168)

 

미국의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2011년 세계언론 자유도에서,

한국이 '부분자유국가'로 강등되는데,

노태우 때도 '자유국가'였다. 전두환 이래 최악의 언론 탄압이다.(172)

 

스파게티 면 높이 쌓기.

1위 건축가(당근), 2위 CEO와 비서(CEO는 비서 없음 바보) 3위 유치원생(헐~ 역시 사고의 유연함 ㅋ~)

4위 CEO(바보), 5위 변호사(바보보다 못한 입만 산 멍청이) 6위 MBA 학생(장래 바보)

 

사고가 유연해야 한다.

바보라면 비서라도 잘 써야 한다. (남의말 들을 줄 아는, 소통이 필요하다.)

근데, 이 바보들에게 인센티브를 도입했더니... 모오두~~~ 똑같이 바보가 되었다.

욕심은 모든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인센티브 효과를 얻으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정재승, 228)

 

정재승의 이야기는 무지 재밌다.

 

인간은 정말 합리적이지 못한 존재다.

근데 맨날 '나 이거 정말 합리적'으로 생각했다고 생색낸단다. ㅋ~

인간은 늘 충동구매를 한다. 그러니 시장 예측은 빗나가게 마련인 셈.

 

성공한 사람들의 의사 결정법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성실히 모은다.

남들보다 한 템포 앞서 의사결정을 한다.

그리고 그것이 잘못임을 알게 되면, 혹은 새로운 정보가 추가되면, 조정한다. 반복하거나 번복도 한다.

신중하게 한다고 미루는 거... 보통 사람들인데... 바보다. 임팩트가 없다.

 

결론 : 유치원생과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겸손함과 결단력!

 

험한 시대란 건 뭐예요?

청춘들로부터 <선택>이라는 아름다운 말을 빼앗아가버리는 시대.(한홍구, 313)

 

올해 대선의 <선택>은 앞으로 5년이 아니라, 이미 잃어버린 10년을 1970년대 개발독재처럼 되돌려 놓을 것이다.

선택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한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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