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1 - 광해군일기 - 경험의 함정에 빠진 군주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1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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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언 4년 전이구나...

암 생각도 없이 토욜 아침, 인터넷을 켰는데...

노 전 대통령 사망 확인... 기사가 떴다.

뭐, 죽을 넘이 죽었구나... 그래. 죽을 때도 됐지... 그랬다.

 

그런데, 아뿔사...

기사를 조금 읽으면서 경악하고, 눈물나고... 불쌍하고... 그랬다.

 

조선왕조실록은... 왕의 생전 기록을 사후에 정리한 책이다.

조선의 27명 왕의 기록 중 25명이 남아있는데(마지막 두 임금은 나랄 말아먹어서 없지)

광해군은 폭군이라서 '일기'로 남겼단다.

 

당연히 거기 적혀있는 내용은,

반정을 일으킨 인조 세력의 음해로 가득할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해군은 멋진 임금으로 기록된 부분이 많다.

 

선조가 겁이 많아 도망을 가는 임금인 데 비해, 광해는 분조를 이끌고 전국을 돌았으며,

망해가는 명에 비해 일어서는 청에 등거리 외교를 펼치려는 노력을 한 것은 인정한다.

 

후반부의 끝없는 옥사와 갈등, 신하들의 대립과 역모는

노 전 대통령을 흔들던 당파들의 시끄러운 잡음과 어쩜 그리 흡사한지...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가신 정치를 펼칠 수도 없던 사람.

자신의 세력은 없고, 마지못해 경선에서 이겨 최고위에 오른 사람.

그분이랑 너무도 흡사한,

선조가 양위하기 싫어해서, 영창대군을 총애하던 시기...

그러가 급서하면서 마지못해 물려준 임금 자리... 광해.

 

자기의 파당이 없으니, 이런저런 세력들의 아귀다툼 사이에서

외로웠던 마음을 토로할 길이 없던 사람들...

 

폭군으로 기록에 남은 광해,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고 공식 발표된 전 대통령.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닐 정도로,

그렇게 주변의 탐욕에 물든 권력자들이 치열하게 아귀다툼을 했을 500년 전이 눈 앞에 선하다.

그이가 가고 없는 이 자리...

아직도 이권을 노리고 다투는 자들로 세상은 먼지가 뿌옇다.

 

오늘 아침,

다시 읽는 광해군일기는 그래서, 마음 한켠 찌르르 아픔을 겪게 한다.

 

-------------------------------------- 사소한 시비

97. 선혜청의 편액이 한자로 적혀있는데, 은혜 혜 惠가 있어야 할 자리에, 오로지 전 專 자가 적혀서 선전청이 되어버림 ㅋ~

166. 지도에서 후금이 '심양(선양)'과 '요양(랴오양)'을 접수한다고 나와있는데,

   원래 '양'은 '북쪽'을 뜻하는 방위이고, '한양'처럼 강물의 북쪽에 있어야 하는데, 두 도시 모두 강물의 남쪽에 그려져 있다.

   이 원리를 적용한다면 지도가 틀린 것처럼 느껴져, 실제 지도를 찾아본 결과는 이렇다. ㅋ~

   모두 강물의 '북쪽'에 위치한 걸 확인했다. ^^

 

 

                       <심양 지도>                            

 

 

                       <요양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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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케스트라 - 리처드 용재 오닐과 함께한 1년의 기적
이보영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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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후, 한국인들의 임금이 오르자 외국인 노동자들을 끌어들였다.

산업연수생이란 이름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외국인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한국을 풍자한,

'사장님, 나빠요~'란 개그도 있었지만~

암튼 이제 20년 정도 된 그들이 한국 사회의 일부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당연히 그들의 자녀들도 한국 사회에 살게 된다.

 

모든 학교의 교육과정에는 '다문화'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이런 언어가 있다는 것은, '차별'이 실재하고 있고 항존한다는 것이다.

혈연공동체를 마치 한국의 장점인 것처럼 외우던 사람들에게,

낯선 이방인들은 가까이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낮은 임금 또는 결혼이주라는 이름으로 팔려오는 여성들의 자녀들은

이 편견 많은 사회에서 한 인격체로 아름답게 성장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런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한 프로젝트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보자는 작업이 있었던 모양이다.

텔레비전에서 볼 기회는 없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읽은 아이들의 성장은 꿈과 같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도 '특활' 시간에 예능 교육을 한다.

전문 강사가 학교로 와서 첼로, 바이올린, 플룻, 클라리넷 등과 성악, 중국노래, 마술, 도예 등을 가르친다.

그래서 아이들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도 있다.

학교 행사때 간혹 몇몇 아이들의 연주로 애국가나 교가를 부르기도 하고...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방과후 교육을 통해 악기를 쉽게 배우고 있는 것 같다.

주변의 학원에서 배우는 아이들도 많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해맑은 모습이지만,

나름대로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에게 악기가 들려주는 음색은

다사로운 햇살처럼 상처를 치유해주는 효과를 보여주었을 것이다.

 

자기 덩치만한 첼로가 웅얼거리며 들려주는 두런거림을 통해 상처가 풀어지는 경험도 하게 될 것이고,

울부짖듯 앙칼진 바이올린 소리를 통해 자신의 감추어두었던 마음을 세상에 드러내기도 했을 것이다.

 

"실수 안 하는 법 좀 알려 주세요."

"선생님도 실수 많이 해. 백 번을 연습해도 똑같은 실수를 한단다.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그래서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수하는 거니까, 크게 걱정하지 마.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틀려도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그렇게 실수를 통해 배우고 또 찾는 거란다. 선생님이 지난 인생에서 만들었던 실수들을 선욱이가 보게 된다면 진짜 깜짝 놀랄걸? 선생님도 실수 많이 했거든."

 

자신의 실수를 가르침으로 쓸 수 있는 리처드 용재 오닐 역시

미국 사회에 입양되어간 상처가득한 청소년기를 겪어온 청년이었다.

그에게 삶의 기회를 부여한 사회 미국

모든 사회는 어설프게 마련이다.

인간 자체가 어설픈 존재이므로...

그렇지만, 그 사회가 지향하는 점이 어떻든,

한 인간 한 인간이 지향하는 점도 소중하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도 행복하게 꿈꾸며 살아갈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득 갖게 만드는 뜻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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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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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에나 '지에 대한 사랑', '진리에 대한 탐구'에 애착을 가진 사람은,

그 시대가 고민이었을 게다.

인간은 어느 시대에나 전쟁을 하고 있었고, 그 전쟁의 명분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그 전쟁의 속내는 밥그릇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인류의 가장 뜨겁던 '지적인 시대'

인간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 '지에 대한 사랑 - 곧 철학' 적 사유에 몰두했고,

철학에 따라 '실천'에 몸을 바쳤던 시대가 있었다.

한국의 1980년대가 그랬다.

 

전태일이 예수와도 같은 측은지심으로 제 몸을 불사른 이후,

이 땅에는 끝도 없는 전태일이 태어났고,

광주의 캐터필러 소리는 지식인의 책무를 일깨워 <청춘>을 운동에 바치는 세대가 탄생했다.

 

소위 엘리트 집단이라는 대학생 그룹이 노동운동의 지하로 잠입하여 노조를 결성하였고,

그 결과, 노동자 조직이 독재국가에서는 자라기 힘든 토양을 뚫고 강고한 노조를 탄생시켰다.

 

그 뜨겁던 청춘들이 바친 땀방울은... 그런데,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서, 짓이겨지고 있다.

왕조가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주권국가를 수립하기 전에,

이 땅은 일본 대신 미소 냉전의 피비린내로 3차대전에 버금가는 전쟁터를 지냈고,

미소의 비호 하에 남북대립은 남북의 독재자를 온존케 하는 기제로 작용하게 되었고,

결국 이 땅의 청춘들은, 달콤한 청춘이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기계 아래서 노동에 땀방울을 바쳤고,

취업 준비란 이름으로 땀방울을 흘렸고,

이제 대입 준비란 이름으로 아이들을 죽음의 골로 몰아넣고 있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세계의 경제적 구조 개편에 맞물려 들어가면서,

4.19 이후 거세져 오던 개혁, 개선의 의지가 '자본의 논리'에 무릎꿇는 역사를 눈 앞에서 보게 되고,

선거를 통하여 개혁의 고삐를 잡았다고 착각했던 시절이 꿈같이 지나고,

다시 선거를 통하여 민중의 힘으로 자본가의 권력에 국민 주권을 빼앗긴 현실...

 

이런 현실을 목도하면서,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역시, 유시민이다. 이런 느낌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집어 들었다.

그런데... 일말의 예상과 맞물리듯, 역시나... 기대에 못미치는 실망감도 함께 한다.

 

그렇지만, 나는 유시민을 높게 친다.

그는 이 시대에 드물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자고 화두를 던진 지식인이기 때문이다.

진보당이 가진 가치조차도 권력 다툼에서 무너져 내릴 때,

총선,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은 국민정당으로서의 가치가 퇴색해버렸음이 확인된 이후,

어떤 대안도 없는 우울한 정치가 방향도 없이 좌초되고 있는 시대에,

그렇지만 나날이 우울하든 좌절하든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 하나쯤 던져 주어야 하는 것은 옳다.

 

다만, 화두에 높은 점수를 주었을지언정, 그 대답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는 한계는 크다.

노회찬의 빈자리에 끼어든 안철수를 못마땅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안 정치를 그가 꿈꾸고 있다면, 그 역시 '어떻게 살 것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어 보인다.

물론, 그가 무언가 하려고 든다면, 그의 앞날에 자본의 힘으로 무자비한 태클이 작렬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일과 놀이, 사랑과 연대

 

그는 대구 남자다.

한국에서 가장 가부장적 냄새가 짙은 곳이 그의 유전자를 지배하고 있어 보인다.

그가 말하는 일과 놀이, 사랑과 연대에서 짙게 풍겨나는 '유교적 딜레머'를 감출 수 없다.

그가 '현실 정치'에 발 담그기 전,

그는 '리버럴리스트' 처럼 보였다.

어떤 구속에 얽매이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졌다는 이야기다.

그가 유치해 보이지만, 넥타이를 매지 않고 국회에 들어갔을 때 욕먹던 모습도 그런 면모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같은 족속'이라고 여기던 사람이고, 그 역시 그런 사람이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노당 의원들의 점퍼나 한복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었다.

 

일하고, 놀고, 사랑하고, 연대하자는 말은,

참 아름다운 말이지만,

참 무책임한 말로 보인다.

 

일할 자리를 주지 않는다.

일할 자리를 얻기 위해서 초중고생은 오늘도 부모의 채찍 아래서 세계 최강의 학습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놀 시간과 노는 방법을 배운 적 없다.

노는 것은 죄악처럼 여겨진다. 놀 줄 모르는 민족이다.

자본주의가 다스리기 가장 적합한 민족으로 코드화되고 있다.

사랑? 이 땅에서 사랑은 '꿈'이거나 '불륜'이다.

가정 내 사랑이라는 불가능한 꿈에 대한 유교적 담론에서 아직도 사랑은 어지럽다.

현실은 '오늘 처음 만난 당신이지만, 내 사랑인걸요...'라는데 말이다.

연대? 연대는 '배부른 소리'다.

쌀독에서 인심난다고 했다.

경주 최부잣집의 자본가 마인드가 박통의 영남대학교에 재산을 몰수당한 역사 속에서, 연대는 백일몽인가부다.

 

왜 자살하지 않는가?

 

카뮈가 '자살'만이 참으로 중대한 철학적 문제라고 했단다.

결국, 왜 사는가? 그거 모르면 자살하는 게 옳지 않은가? 이런 냉혹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래. 그래서 한국은 가장 자살 많이 하는 국가가 되었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막막하고 답이 없을 때, 철학적 해답을 내린다. 자살.

 

카르페 디엠? 말은 참 좋지만... 불가능한 현실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나도 아이들에게 희망이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참으로 답답하다.

 

유시민의 질문이 무지 중요한 화두인데 반해,

그의 가족에 대한 무조건적 감싸기는 그 역시 영락없는 일상인임을 보여준다.

아니, 그 역시 이 사회의 상류층의 한 사람에 불과함을 보여주어 씁쓸하다.

 

영어 공부 열심히 해.

아빠가 부지런히 벌어서 영국 유학 보내줄게.

가서 스포츠 마케팅 공부하고 주말마다 프리미어리그 보고, 그렇게 최고의 축구 평론가가 되라!

 

이걸 읽는 순간... 이 작자의 책을 내가 왜 읽었나, 후회했다.

서울대를 다니고 있고, 학생회장도 하고 있는 큰딸에 대해서는 왜 일언반구도 없는 것인지,

그 딸이 외고를 졸업해서 (외국어 고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사회대를 가는 것 자체가 부조리 아닌가?) 대학생이 된 것은,

개인적인 문제일 수 있으나,

적어도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부딪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그가 인간에 대하여 공부하면서 '뇌'에 대하여 늘어 놓은 부분이 많다.

그렇지만, '뇌'에 대해서는 아무리 연구해도 '이론'을 넘어서긴 힘들지 않을까?

인간의 '뇌'에 '거울 뉴런'(자칭 공감 뉴런)이 발달한 신경세포가 있다고 하는데,

인간의 타인의 기쁨이나 고통에도 감응하지만,

타인이 자신과 '같은지 다른지'에 대해서는 0.1초도 안 걸려 전존재적으로 파악한다.

이런 이론들이 인간을 설명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설득할 수는 없어 보인다.

 

인간을 설득할 수 있는 글은, '시대를 앞서가는 정신'이어야 하는 것 아닐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그의 충심을 애도하는 그 끝도 없는 인파가 몰린 것은,

그의 위대함에 보내는 경의보다는 '시대를 앞서가는 정신'에 표하는 경례였던 면이 큰 것 같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에 그같은 인파를 볼 수 없었던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일 수 있겠고...

 

 

유시민이 앞으로도 계속 지식소매상 역할을 자처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조사, 연구' 해서 다뤄줬으면 좋겠다.

슈테판 츠바이크처럼...

유시민이 가장 인기를 얻었던 거꾸로 읽는 세계사처럼,

다룰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리버럴리즘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너무 큰 화두를 다루려 들거나,

웃자란 국민을 가르칠 들 때는,

현실 정치에서 완패한 경력처럼, 지식소매상으로서도 완패하게 될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의 책 중에서는 그래서 '청춘의 독서'나 '거꾸로 읽는 세계사' 같은 책이 좋아 보인다.

'국가란 무엇인가', '후불제 민주주의', '대한민국 개조론' 같은 것들이 갖는 한계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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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4-29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읽는 내내 뭔가 되게 불편했는데 글샘 님 리뷰 보니까 이거였군요.
뭐 틀린 말은 아닌데 나하고 또는 우리 현실하고는 별로 맞지 않는 소리를 삑삑하고 있다는 느낌.

글샘 2013-04-30 09:34   좋아요 0 | URL
뭐, 이거...라기 보담은... 제 느낌이 그렇다구요. ㅋ~
 
세상을 바꾼 맛 세계사 가로지르기 9
정한진 지음 / 다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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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몇 종류가 있을까?

 

생리학에서 인간이 구분할 수 있는 맛을

단맛, 쓴맛, 신맛, 짠맛의 네 가지로 구분한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우마미'(감칠맛)을 하나 넣어서 다섯 가지라고도 하고,

들척지근한 고춧가루 이름에 7미(시치미 토오가라시)를 넣기도 한다.

 

현대의 서비스 업종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맛'의 전파다.

'맛'의 전파를 위해서 온갖 유전자 조작도 서슴지 않는다.

광우병 소고기처럼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도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정치다.

 

이 책에서는 매운맛까지 넣어서 향신료의 세계도 다루고 있다.

 

맛의 전파는 곧 문명의 전파와 맥을 같이한다.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같이 읽으면 참 재미있을 책이다.

 

토마토를 먹어도 된다고 공개석상에서 먹은 의사 이야기도 재밌고,

감자를 먹지 못하는 식품이라 여겼던 시대 이야기도 재밌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그 재료의 역사를 이해하면 재밌는 요리가 탄생할 수도 있을 듯~

 

spam이 돼지 어깨+햄(shoulder of pork and ham) 에서 나왔단 이야기도 재밌다.

 

그리고, '먹거리'처럼 기형적으로 생긴 말을 '먹을거리'라고 다듬어 써주고 있어서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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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경제학의 거의 모든 것 만화로 보는 교양 시리즈
마이클 굿윈 지음, 김남수 옮김, 댄 E. 버 그림 / 다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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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물질의 흐름을 파악하는 학문인 듯 하다.

그렇지만, 경제학에서 중심에 서는 것은 언제나 사람이다.

주류 경제학을 내세우는 자들이 교묘하게 감추려 드는 애덤 스미스의 이야기들도 있듯이,

가진 사람들은 자기들만 배부른 세상을 행복한 세상이라고 여기게 마련이다.

자기들이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된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한다.

그런 경제학을 필요로 한 것이다.

 

가진 사람들.

특히 미국의 부호들은 어떻게 부호가 되었는가?

그리고 세계화의 틀 속에서 부자들은 어떻게 더 부자가 되었고,

후진국의 가난한 사람들은 어떻게 더 가난에 몸부림치게 되는가.

 

이런 것을 쉽사리 이해하긴 쉽지 않다.

결국, 이런 몰이해가 정치적 무관심이나 쏠림현상으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중학교, 고등학교 경제 학습 시간에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들은,

신문에서 마주하게 되는 리만 브라더스의 몰락과 9.11과 연관성을 짓기 힘들다.

 

이 만화가 시도하는 바는, 대단하다.

경제의 역사를 간결하게 꿰뚫으면서,

인간에게 경제학이란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설파하고 있다.

 

비주류, 소외된 사람들은 월가에서 99%를 위한 경제학을 외치는 시대가 왔다.

경제학 역시 99%가 이해할 수 있어야 그것이 학문일 것이고,

정치 역시 이런 시대적 흐름을 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록 미국에 국한된 경제적 흐름을 중심으로 파악하고 있기는 하지만,

경제라는 흐름은,

결국, 인간의 욕심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고,

그 사이에서 불거지는 갈등들의 원인은 결국 욕심의 갈등임을 알게 된다.

 

복잡한 정치적, 역사적 사건들의 기저에서 흐르고 있는 도도한 경제의 흐름을

이 책은 경쾌한 만화로 설명해 주고 있다.

 

고등학교 문과반 아이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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