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
미나토 카나에 지음, 김미령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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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소설이 있었다.

이언 매큐언의 소설.

 

속죄라는 것이 가능할까?

다시 고민하게 만드는 소설이랄까.

 

1073

 

다시 하나의 숫자가 가슴에 박인다.

그렇게 불가능한 것처럼 이야기하던 세월호 인양을,

박근혜 구속에 관심이 쏠린 이 때 가능해진 것은,

아무래도 정치권의 놀음으로 비친다.

 

속죄하지 않는 인간들이라면,

살 가치가 없다.

살려둘 가치가 없다.

 

'고백'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소설.

각자의 삶이 너무 가슴아픈 소설.

잘 짜여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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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돌아가는 히나 고전부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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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 왕과 서커스를 읽었는데,

학원문 고전부 시리즈는 좀 별로였다.

 

야경은 경찰이란 직업을 통해 느끼게 되는 삶의 아릿한 비명을 듣게 되었고,

왕과 서커스에서는 기자 정신의 함정과 반성을 들었다면,

청춘 고딩들이 등장하는 고전부에서는

호타루와 사토시, 지탄다와 이바라 4명의 경쾌한 이야기들이 단편으로 소개된다.

 

시체가 뒹굴고 피가 튀기는 현장이 아니라,

소소한 생활에서 두뇌의 체조를 하는 듯한 가벼움이 느껴진다.

 

고딩의 시점에서 보이는 아릿함도 있고,

추리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스토리도 있다.

 

빙과 등의 스토리를 먼저 읽었으면 좀 더 재밌었을라나 싶은 소설.

 

미야베미유키의 에도 시리즈가 눈에 잘 들지 않듯이,

호노부의 고전부 학원물도 그닥...

 

추억의 짧은 다섯 생각이라는 추상오단장... 정도라면 만나게 될는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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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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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손에 잡히지 않고 도망다니던 녀석이

어제는 어쩌다 손에 들어와서 시작했는데,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수불석권...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의지의 문제일 터인데,

이런 책은 손에서 책을 뗄 수 없다는 경우라 할까.

 

대책없는 중학생 두 명을 맡은 담임,

아이들에게 담임의 복수는 과연 어떻게 도달할 것인지...

 

인간의 내면은 참으로 사악하고 잔인하다.

그렇지만 그것을 범죄로 표출하는 자들이 있게 마련인데,

그런 아이들 옆에 있는 일은 참 두렵다.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데 내면 묘사도 치밀하고 흥미롭다.

미나토 가나에라는 이름을 기억해 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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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즈 2017-03-22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도 봤는데, 참 충격적이었어요...

글샘 2017-03-29 15:42   좋아요 0 | URL
소제목도 참 잘 붙이는 작가더라구요.
영화도 있군요.
 
왕과 서커스 베루프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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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자칫 내가 옳다는 생각에 빠질 때면  프린트한 사진을 책상에서 꺼내 바라볼 때도 있다.

만일 내게 기자로서 자부할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을 보도한 일이 아니라

이 사진을 보도하지 않았던 일이다.

그 기억을 떠올림으로써나마 아슬아슬하게 누군가의 비극을 서커스로 삼는 실수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529)

 

네팔의 왕가 살인 사건이라는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저널리즘의 역할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왕의 죽음이라는 세계는 이슈가 되어 떠벌이기 쉬운 소재이지만,

진실을 알지 못하면서 주변에서 엮이는 이야기들도 많은 법이다.

그런 것을 '서커스'라고 불렀다.

서커스는 둘러싸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흥미 위주의 오락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고비가 있다는 걸 깨닫고 나면

그 다음은 대개 잘 풀립니다.(333)

 

호텔서 만난 조용한

선승의 이야기다.

 

자기가 처할 일 없는 참극은 더없이 자극적인 오락이야.(228)

 

2001년 9.11 이후, 세계는 무서워졌다.

참극과 오락이 하나가 되어버렸다.

하긴, 그 이전에도 걸프전은 그러했지만...

 

이런 입장에서 저널리즘에 대하여 반성하게 하는 소설이다.

헬조선을 만드는 여러 축 중의 하나가 방송이라는 잡것들이니 할말 없다.

 

신념을 가진 자는 아름다워.

믿는 길에 몸을 던지는 이의 삶은 처연하지.

하지만 도둑에게는 도둑의 신념이 사기꾼에게는 사기꾼의 신념이 있다.

신념을 갖는 것과 그것이 옳고 그름은 별개야.(225)

 

아, 저널리스트들에게 이런 것은 참 중요한 가치일 것이다.

신념을 가진 자의 맹점이라고나 할까.

 

오늘 전직 대통령이 범죄자의 처지로 포토 라인에 서는 날이다.

역사로 보면 불행한 일이지만,

뇌물죄를 처벌하는 법치주의나

죄인은 벌받는다는 민주주의 원칙에선 진일보라 할 수 있다.

구속되고 처벌받아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서 보도해야할 언론이,

신념을 버리고 양시론이나 양비론을 펼칠 경우, 그들은 가짜가 된다.

 

옳고 그름을 버린 신념은 서커스를 좇는 시녀에 불과하니까...

그런 것들을 기레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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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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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호노부의 책은 '왕과 서커스'를 조금 본 정도인데,

이 책을 읽어보니 재미있어 보인다.

 

몇 편의 단편이 있는데,

'야경'의 마무리가 유달리 짠하다.

직업에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주변에서 잔소리와 구박이 심하게 마련인데,

당사자에게는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평범해보이는 사건의 이면에 감추어진 비밀을 들춰보면 삶이란 게 참 짠하다.

 

문지기라는 소설의 기이한 결말이나,

사인숙에서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안도의 한숨 곁을 지나는 당황스러움 같은 것도 소설을 읽는 재미다.

 

석류의 질투는

내가 좋아하는 석류꽃만큼이나 매혹적인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막상 아름다운 열매 속의 시디신 액즙처럼 소름돋는 이야기다.

 

사는 일은

등차수열처럼 나란히 차근차근 전개되지 않는다.

교과서처럼 한 단원이 마치면 다음 단원이 시작되지도 않는다.

 

규칙도 없고 원칙도 없다.

법칙도 없고 그래서 늘 회한으로 가득하다.

그런 이야기를 드려주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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