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니바퀴 - 상
존 그리샴 지음, 신현철 옮김 / 북앳북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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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류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바퀴벌레들은 있었답니다. 바퀴벌레는 왜 바퀴벌레라고 이름이 붙었을까요. 바퀴같이 둥글진 않은데. 바퀴처럼 탄탄해 보여서 그런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바퀴는 아무리 무거운 것도 굴릴 수 있는 힘이 있으니까. 톱니바퀴는 어찌할 수 없는, 벗어날 수 없는 족쇄같은 질곡의 인생을 의미합니다. 원래의 제목은 '동업자들'이더군요. 동업자들은 내용을 읽어봐야 알겠지만, 톱니바퀴는 뭔지 그 속에서 그 틈바구니에서 고통받는 존재라는 생각에 더 멋진 원 제목을 뛰어넘은 창작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존 그리샴의 상상력은 무한하지만, 이처럼 감옥 안의 범죄자 집단과, 대통령 후보자까지도 얽어매는 인간의 어리석음 무지하고 겁쟁이인 인간을 그리고 있습니다. 결국 톱니바퀴 속의 인간들은 수억년을 이어온 바퀴벌레보다 그다지 나은 존재도 아닌거죠. 그의 소설은 다 재미있습니다. 단, 연달아 읽으면 재미없고, 몇 년에 한 편씩 읽으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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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무' 아래서
오에 겐자부로 지음, 송현아 옮김, 오에 유카리 그림 / 까치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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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의 작가라고, 장애아의 부모라고 하는 것은 그의 최악의 단점이다. 노벨상을 탈 정도라면, 얼마나 가슴이 문드러지는 고통을 겪고 글을 썼겠으며, 후자는 말로 표현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담담한 말투로 우리에게 다가와 先生이 되어 주었다. 우리에게 선생은 '티처'가 아니다. '티처'는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선생'은 '먼저 태어난 그 자체'이다. 먼저 태어남으로써 나중 태어난 사람을 가르치는 존재. 그의 삶은 일본에서 살아간 보통의 할아버지일 수도 있고, 어찌 보면 행복한 것이기 보다는 불행의 쪽에서 가깝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이 책을 보면, 적어도 그는 지금 행복하다. 아내와 이런 책을 만들 수 있는 것도 행복한 일일게다. 그리고, 이 책이 모든 이를 감동시키는 건 아니고, 다만, 선생이 되고자 하는 어른들에게, 그 쉽지 않은 의혹의 길에 친구가 되어줄 책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노벨 문학을 읽고 싶은 분이나, 문학적 소양을 느끼고 싶어하는 분은 읽으면 실망할 것이지만, 선생이 되고 싶거나, 선생의 길을 가야하는 분이라면 곁에 두고 두고 두고 한번씩 읽어볼 일이다. 왜냐면, 우린 모두 나의 나무에서 침잠했던 그러나 이젠 잊혀진 어린 기억이 있었고, 우리 옆엔 지금도 어린 기억들이 자라나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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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란1 2006-05-08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읽었는데요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은 책이였습니다. 송현아씨는 일본어는 잘하는지는 모르지만 국어는 잘 못하신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읽어내기 힘든 문장이 너무 많았습니다. 호흡이 너무 길다고 느껴지더군요.
 
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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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는 지극히 정상적인 아이처럼 보인다. 그러나, 선생님의 입장에서 보면,토토같은 아이는 참 가르치기 어렵다. 우리나라 교실에도 토토처럼 지극히 정상적인 아이들이 앉아 있다. 그러나, 정상적이길 바랄 때는 정상적인 교육이 있어야 한다. 일반인들은 말한다.
교사가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그러나, 그들은 모른다.어머니의 사랑이 끝이 있는가. 교사의 역할도 끝이 없고, 한계가 없다는 걸. 바라기만 하지 말고, 우리 모두 토토를 보면서, 배우자. 토토의 창의력은 우리 아이들 누구에게나 있다. 그럴 짓밟지 말고 싹을 키우려면 우리 모두가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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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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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카반의 죄수. 시리우스라는 애니머구스. 그리고 해리의 아버지 제임스 포터. 아즈카반을 지키는 디멘터들과 퀴디치 월드컵. 벅빅을 기르는 해그리드. 거꾸로 가는 시계, 투명망토, 호그와트의 비밀지도... 비현실적 요소로 가득한 이 소설은 1, 2권을 뛰어넘어 드디어 우리의 상상적 사고를 비틀기 시작한다. 물론 해리는 악을 물리칠 것이라 예상하면서 첫장부터 읽게 되지만, 아즈카반의 죄수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라는 결론은 이 작품을 충분히 문학적 가치를 갖게 한다.

이 작품을 어른들이 읽으면, 읽을 가치가 없는 시간 낭비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른들은 바둑을 두며, 고스톱을 치며, 술을 마시며, 연속극을 보며 얼마나 시간 낭비를 많이 하는가. 어린이,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도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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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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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가 모우닝 머틀의 도움을 받아 비밀의 방을 찾고, 바실리스크를 처치하게 된다. 이 소설이 갖는 매력은 줄거리가 아니다. 해결되는 과정도 아니다. 인물들이 갖게 하는 의문점들. 덤블도어는 과연 얼마만한 인물인가. 볼드모트는 어떤 마력을 발휘할까. 해그리드는 순수함 그 자체인데,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발휘하는 완벽한 도우미. 그리고 퀴디치의 귀재 해리 포터의 불가사의 한 힘과 우연히 만나게 되는 사건들. 머글들의 세계라는 마법사들이 이해할 수 없는, 우리들의 일상.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들을 조앤 롤링은 생각하고 그 환상적 상상력을 맘껏 펼친다.

이 소설이 지루하게 전개되면 될수록, 다양한 인물들이 엮어 내는 마법의 세상 이야기는 더욱 매력적일 것이다. 소설이 두 권으로 끝나는 것이 참 아쉽다. 우리는 이 소설을 보면서, 얼마나 황당하면서도 풍부한 상상력을 기를 수 있는가. 그 상상력에서 느끼는 즐거움. 읽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해그리드가 기르는 동물들. 황당한 마법과 약초, 변신술, 소환술... 해리포터가 만들어낸 9와 4분의 3 승강장과 호그와트의 그리핀도르, 후플푸프, 슬리데린... 이런 새로운 세계가 우리가 쓰지 않는 언어들이 새로운 의미를 얻게 되는 과정이 그런 사고가 우리 두뇌를 즐겁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두뇌의 활동을 짜증스럽게 불필요하고 무의미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따져 보면 골프는 무슨 의미가 있는 운동이며, 야구 관람은 무슨 의미가 있는 운동일까. 해리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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