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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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우리에겐 좀 낯선 프라하의 봄 시절을 배경으로 토마스, 테레사, 사비나, 프란츠의 사랑과 성을 이야기하고 있다.역사의 격동기에 소외당하고 무시 당하기 쉬운 인간의 개인적 삶이 얼마나 허전한 것인가. 얼마나 가볍게 느껴 지는가를 화두로 소설을 전개하고 있다.작가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에 따라 어떤 잔인함이나 아름다움도 세월이 가면 그림자로 남는다는 것을 시인하면서도, 우리 존재의 가벼움, 인생의 덧없음, 그리고 반복적이면서도 반복되지 않는 삶에 대하여 저항감을 느끼고 있는 듯 하다.밀란 쿤데라의 아래 말은 책을 덮고 나서도 자꾸 머리를 휘감는다.

'마술처럼 신비스런 것은 필연이 아니고 우연이다. 사랑이 잊을 수 없는 것이 되자면 처음 순간부터 우연들이 사랑 위에 내려앉아 있어야 한다. 마치 성자 프란츠 폰아시시의 어깨 위에 내려앉은 새들처럼.' 우리 존재의 삶은 정말 보잘것 없고 가벼울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 삶 자체가 가벼울 수있을까.우린 하루 하루를 이렇게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데...우연히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이 역사를 이룬다는 것을 믿고 사는데...역사의 규정은 무겁고, 우리의 삶의 편린은 가벼운 것.체코와 슬로바키아가 나뉘어 평화롭게 살아가듯,
역사의 규정만이 무겁고 우리의 삶은 가볍지만은 않다.오히려 우리의 하루 하루가 정말 의미잇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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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학교 1 창비아동문고 154
E.데 아미치스 글, 김환영 그림, 이현경 옮김 / 창비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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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학교는 다른 말로 쿠오레라고 한다.원 제목 쿠오레의 뜻은 '마음'을 뜻하는 이탈리아 말로서사랑, 우정, 감동, 열정 등의 뜻도 함께 들어 있다.우리 어른들이 어렸을 때 겪었던가난과 부족의 생활 속에서도 넘쳐났던사람 사는 냄새를 떠올릴 수 있다.물론 요즘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나라에 대한 충성의 강조, 빈부의 격차 등이아이들에겐 조금 낯설게 보일지도 모르지만,헤르만헤세 류의 현실적이지 못한부잣집 귀공자님의 성장소설에 비하여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땀냄새가 배어있는'데미치스의 사랑의 학교'가 창비사에서 세 권으로 발간된 것을정말 기뻐하며 사서 아이에게 읽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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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Blu 냉정과 열정 사이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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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아오이와 준셰이, 그리고 넉넉한 마음의 마빈.오랜 시간을 서로 헤어져 있으면서도잊을수 없는 사람들.그리고 서로 존재의 이유가 되는,그러나 서로를 확인하지 못해 아주 불안해 하는 사람들의 나약함과 섬세한 가슴 떨림.이런 것이 극도로 치밀하게 전개되고 있는 소설이다.혹자는 한편씩 번갈아 가며 읽는 것이 좋다는 이도 있었고,혹자는 한권씩 읽는 것이 좋겠다는 이도 있었다.나는 후자 쪽이다.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오고 가는 연속 소설 방식이 흥미롭긴 하지만,연애하는 마음의 섬세한 묘사는 특징적이다.특히 두 주인공의 만남은어린 왕자의 여우가 말한 관계를 만드는 것처럼인상적이었다.어떤 독자가 아래처럼 썼는데...

주인공들의 서로에 대한 감정이 그랬듯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기는커녕 매번 싸하게 가슴 아프고 그리운 사랑이 있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서로를 아끼는 마음에는 별로 다를 바가 없었는데도 준셰이가 아오이의 행동을 오해함으로써 관계에 금이 가고 아오이는 자존심 내지는 - 상대방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다고 생각해서 느꼈을 법한 - 억울함에서 그냥 이별을 받아들인다. 이 장면은, 사랑하는 사이가 가장 가까운 사이여서 말이 필요없이 자동적으로 서로에게 이해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흔히들 착각하지만, 사실은 서로 끊임없이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만 아름답게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사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여우의 말대로진실한 인간 관계를 맺으려면사랑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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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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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도 아니면서뛰어난 문장 구성력을 통하여 우리에게 그르누이의 삶과 비애를 보여 준다.자기는 뛰어난 후각 소유자이면서도실제로는 인간의 체취가 없는 비정한 어머니의 자식이었던 그르누이.인간 세계의 냉정하고 냉혹한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산에서 혼자 침잠하고 있던 시기의 그르누이는 아주 인간적이다.그러나 그가 다시 산에서 내려와서는 인간 세계의 노리개로 전락하고,결국은 향수의 완성을 위해 치밀한 살인자가 되고 만다.모든 이를 마취시키는 살인 무기를 가진그러나 아무도 그를 살인자인줄 모르는강력한 권력의 소유자를 풍자하는 비판적인 소설그리고, 뛰어난 재미로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가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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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돌 1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성귀수 옮김 / 북앳북스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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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세스를 읽다 보면, 정말 고귀한 영혼을 늘 느끼게 된다. 그 고귀한 영혼에 대한 동경,
이런 걸 <빛의 돌>에서도 그리고 있다. 반면, 고귀한 영혼의 반대편에 사악한, 그리고 그 중간에 평범한 영혼들이 있다. 어찌 보면 사악과 평범과 무지렁이는 같은 족속으로 느껴 진다.

이런 것이 고대 이집트의 세계관이고 인간관이고 신관일 게다. 고대에는 신과 같은 파라오(태양의 아들이던가)가 있고, 진리의 장소에 나오는 장인들은 그 파라오 정신의 구현자일 따름이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역사는 민중이 돌리는 수렛바퀴인데도,늘 앞에 보이는 것은 신성시 되는 신과 제왕이다. 그에 따른 권력에 대한 욕구는 정말 못말리는 본능이 된 지 오래.

자기 위치에서 질서를 자각하면서도, 성실하고 혼을 갖고 사는 길만이 생활인의 철학이리라. 혁명과 뒤집어짐의 몽상을 추구하기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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