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127
존 버닝햄 지음, 조세현 옮김 / 비룡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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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박기범의 <<문제아>>에서는 문제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문제아>>와 통하는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못된 에드와르도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가 되기까지 사람들이 한 일이란, 그를 꾸중한 것에서 벗어나 칭찬한 것 밖에 없다는 것. 긍정적인 칭찬은 아이를 얼마나 격려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잘 이야기 해 주는 그림책이었다.

아이를 밀었는데 그 때 마침 전등이 위에서 떨어져 아이를 다치지 않게 해 주었고, 집안의 잡동사니를 밖으로 던져 버렸는데, 그 때 마침 바깥에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구호물품 모으는 수레가 놓여 있어 마음씨 좋은 아이가 되었고...

선이라는 것은 그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지만, 아직 도덕성이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과정과 아울러 결과도 좋아야지 선이라는 인식이 있을 것이다. 결국 에드와르도가 행한 것은 결과로 인해 선이 되어 버렸는데... 항상 느끼지만, 존버닝햄의 동화는 생각을 깊이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어른들에게 이야기 하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 주어 그들의 긍정적인 발전을 도와 주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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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 빌리 비룡소의 그림동화 166
앤서니 브라운 지음,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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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빌리는 걱정 많은 아이다. 모자 때문에, 신발 때문에, 구름 때문에, 비와 커다란 새 때문데... 한없이 걱정이다.

할머니 댁에서 잠을 자는 날은 걱정이 더 늘어난다. 그런 빌리에게 할머니는 걱정인형을 주시며 너의 걱정을 잠 들기 전에 이 걱정 인형에게 다 이야기 하고는 베개 아래에 넣어 두고 자라고 말씀 하신다. 그리하여 빌리는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런데, 또 얼마 후 자신의 걱정 때문에 걱정하느라 잠을 못 잘 걱정인형이 걱정이 되는 거다.

그래서 생각 해 낸 것이... 걱정인형을 위한 걱정인형 만들기!^^

걱정인형은 중앙아메리카의 과테말라에서 시작되어 지금은 널리 퍼져 있는 상태라고 한다.

나의 걱정을 대신 해 줄 걱정인형이라. 참 재미있는 생각이다. 정말로 아이들이 이 인형으로 인해 많은 위안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해서 해결 될 일 같으면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고 엄마는 항상 말씀 하셨다. 해결 되지 않을 일 같으면 걱정해도 소용없다고 하셨다. 하지만, 내 생각에도 나는 걱정이 좀 많은 편인 것 같은데... 오늘 나도 걱정인형을 만들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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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 조선 시대를 담은 타임캡슐 신나는 교과서 체험학습 10
신병주 지음, 김영수.김순남 그림 / 스쿨김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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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페이지에는 유네스코에서 인정한 세계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 세게무형유산이 사진과 함께 잘 소개 되어 있네요. 4학년 교과서에 나오지요. 이렇게 보니 또 새롭군요.

일단 정리 한 번 하고요.

세계문화유산-종묘, 수원화성, 창덕궁, 고창화순강화 고인돌유적,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장경판전, 경주역사유적지구

세계기록유산-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직지심체요절, 훈민정음

세계무형유산-종묘제례와 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

조선의 역사를 오늘날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해 얼마나 철저하게 기록되고 보관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먼저, 27대 왕 중에서 일제강점기에 일제에 의해 씌여진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은 제외된다는 사실도 알았고요, 왕조차도 사관이 써 놓은 사초를 함부로 볼수 없었기에 사관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자긍심이 무척 대단했다는 것, 대학자 정약용이 사관에 임명되었던 기록이 그러한 사실을 적어 두는 책인 <<한권록>>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 초초, 중초, 정초의 단계를 거쳐 실록이 완성된다는 것과 초초와 중초는 세검정에서 세초(씻기)를 하여 말려 다시 종이를 재활용했다는 사실도 알려주네요. 전쟁으로 인해 유실 될 뻔한 실록을 지키기 위해 애쓴 오희길, 손홍록, 안의 같은 분께 감사를 드려야겠고요. 실록이 보관되어 있는 사고에 한 번 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정족산 전등사, 적상산 안국사, 태백산 각화사, 오대산 월정사를 찾아 보면 된대요.) 책이 상하지 않도록 신경 쓴 뛰어난 보관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 되어 있어요. 두 번 쓰인 실록도 있다네요.(현종실록과 현종개수실록, 경종실록과 경종수정실록, 선조실록과 선조수정실록-당파간의 이해관계 때문이었다죠.) 그리고 실록에 실려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몇 가지 소개 되어 있어요.(홍길동, 의녀 장금, 코끼리 이야기, 독도 이야기, 청계천 공사 이야기, 자연재해 이야기...) 또 연산군과 광해군은 실록대신 일기라고 씌여져 있고, 단종은 일기라는 제목이 붙었다가 이후 다시 실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이 일(사냥하다 말에서 떨어진 일)은 기록하지 말아라고 하라." 했다가 그 말까지 기록으로 남긴 태종과 아버지의 태종실록을 보려다 거절당한 세종의 이야기도 있군요.

여러 가지 정보를 잘 소개 받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들려 줄 재미있는 이야기들 몇 가지 건지게 해 준 참 유익한 책이네요. 책은 얇지만, 왠지 손이 잘 가지 않았는데, 이제 교과서 체험학습 시리즈에 차례차례 손을 뻗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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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쟁이 왕털이 사계절 저학년문고 40
김나무 지음, 윤봉선 그림 / 사계절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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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으니 애기 아빠는 "필요악"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도 틀린 말은 아닌 듯합니다. 아주 어린 시절에 어디선가 '하얀 거짓말'이라는 것에 대해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꼭 필요한 거짓말이 있다는 겁니다. 가령 6*25 당시 집에 숨어 있는 아빠를 찾아서 공산당원들이 집에 들이닥쳤을 경우 아이가 "우리 아빠 다락에 숨어 있어요."하고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는 "우리 아빠 어제 산 속으로 들어 갔어요."라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글을 읽고 어린 시절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거짓말이라는 것에서 서로를 살릴 수 있는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것도 있구나. 하는 것을 생각했던 충격(!)이 아련한 기억으로 되살아납니다. 

한동안 작은 아이의 말바꾸기에 무척 염려스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그 거짓말이라는 것이 남을 해치는 큰 것은 아니지만, 자기가 잘못 해 놓고, 누나가 그랬다는 식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나 뭐 쏟아놓고 누가 그랬냐면 자기는 안 그랬다고 하는 경우... 모르고 그런 것은 야단 안 친다고 실수 한 것을 무조건 감추려 하지 말라고 아무리 이야기 해도 네 살 아이가 알아듣기는 힘들었나 봅니다. 이제 다섯 살을 넘어서면서 엄마의 걱정과는 달리 아이는 많이 좋아졌고, 이제는 거짓말이라는 것에 대한 감을 아주 희미하게나마 잡아 나가는 것 같습니다.

가끔씩 방 안에서 큰 소리로 다투는 소리가 들릴 때가 있습니다. "뻥치지 마래이~" 그리고는 딸 아이가 달려 옵니다. "엄마, 예찬이가 자기가 해 놓고 안 했다고 뻥 쳐~" 그러면 동생도 또 쪼르르 달려 와서는 서툰 말솜씨로 "엄마, 그게 아니고..."하고 이야기 합니다. 큰 아이의 유치원에서 친구들끼리 "뻥치지 마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나 봅니다. 아이들도 뻥치는 것은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오늘도 동생은 제게 달려와 큰소리로 외칩니다. "엄마, 누나가 거짓말 했어." "무슨 거짓말을 했는데?"라는 제 물음에는 들은 척 하지도 않고 다시 방 안으로 쪼르르 들어가서는 둘이서 놀이에 또 집중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거짓말이라는건지... 아직도 아무 것도 모르고 있는 엄마는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그저 웃기만 합니다.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좋은 거야, 안 좋은 거야?"(이크, 이런 수렴적 발문을 하다니!!!)  두 아이는 모두 입을 모아 이야기 합니다. 안 좋은 거라고! 왜 안 좋은 거냐는 질문에 작은 아이는 "거짓말 하면 코가 길어지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큰 아이는 "자꾸 거짓말 하면 친구들이 안 믿어 주니까"라고 답합니다. 작은 아이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거짓말 해도 코가 길어지지 않는다면 어떨까? 그러면 거짓말을 해도 될까?"하고 물었습니다. "아니!"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나름 아이의 결연한 태도 속에서 큰 것 하나를 기대하고 물었습니다. "왜?" "코가 길어지니까." 크~ 대화의 수준으로 보아 이야기를 계속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 해 보입니다.

두 아이들과 함께 왕털이 그리기를 해 보았습니다.


우리의 주인공 왕털이의 뻥은 4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다리가 불편한 오른이의 다리를 멀쩡하게 해 준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외로운 왕털이의 친구가 되어 준 오른이에 대해 그 정도는 해 주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물론 자신의 힘이 아닌 (대왕 여우족) 할머니의 도움으로 말이지요.

둘째 거짓말은 잘난척쟁이 나서기 대장 똘망이에게 자신의 굴을 자랑하면서 시작됩니다. 할머니가 만드신 굴에는 멋진 창도 있어 밤하늘의 별도 다 볼수 있고 굴 한가운데는 절대 마르지 않는 개울이 흐르고 황금 물고기도 살고 있으며 어딘가에 대왕 여우족 보물 창고도 있을 거라고 이야기 해 줍니다. 똘망이는 탐험대를 결성하려 하지요.

셋째 거짓말은 주먹대장 한돌이에게 놀림받는 친구 완두를 구해 주기 위해서 완두 아빠가 경찰이니 완두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주먹대장이 완두 아빠는 없다고 하는데, 그 때 하늘 나라에 계셔야 할 완두의 아빠가 경찰복을 입고 짠~하고 나타나게 됩니다. 뻥쟁이 손자를 위기에서 구해주기 위해 줄넘기를 가져다 주려고 학교에 오신 할머니가 둔갑술을 부리신 거지요. 그리고 열심히 생활하면 운동회 때도 와서 아버지 달리기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십니다. 하지만, 먹을 것도 없고 왕털이의 준비물 살 돈도 없어 할머니가 꼬리를 파시는 바람에 더 이상 둔갑할 수 없는 둔갑여우가 되어 운동회 때 오겠다는 약속은 지킬 수 없게 됩니다.

이 모든 '뻥'들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우리의 뻥쟁이는 용기를 내어 진실을 말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애써 만든 친구들을 한꺼번에 잃게 되는 혹독한 댓가를 치르지만요. 할머니도 왕털이를 격려 하시지만, 합창단 모자를 잃어버려 다시 사야 한다고 뻥쳐서는 할머니의 꼬리를 판 돈으로 똘망이에게 얻어 먹은 사탕을 갚아 주느라 또 친구들에게도 사탕을 하나씩 쭉 돌리느라 돈을 다 써버리고 말았다는 네 번째 왕털이의 거짓말에 대한 고백을 들으시고는 뒷다리로 왕털이를 걷어차 버리시네요.

우리의 주인공, 왕털이! 그가 한 거짓말은 몇 개의 선의의 거짓말과 몇 개의 위기모면 거짓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 어린 아이들에게 선의의 거짓말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 시키기는 어려움이 있어 보입니다. 일단 한 가지의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새로운 거짓말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러한 거짓말은 결국 들통나게 마련이며, 자신을 믿을 수 없는 아이로 만들고 만다는 것을 우선 이해하게 해야 할 듯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는 것에는 혹독한 댓가를 치루어야 하며 엄청난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 주어야 겠지요.

겁쟁이 뻥쟁이 왕털이는 이야기의 초반부에서 자신을 놀리는 너구리가 무서워 벌벌 떨었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에서는 여전히 자신을 놀리는 너구리에게 "우리 싸우지 말고 친구 하자."고 말할 줄 아는 용기도 가집니다. 이것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친구들에게 그 잘못을 사과한 용기 덕에 얻은 값진 보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겁쟁이 왕털이가 드디어 먼길 떠날 준비가 되었다고 하니 참 다행입니다.

오른이의 아파트 창가에 살던 비둘기가 전해 준 똘망이, 오른이, 완두의 편지는 우리를 가만히 미소짓게 합니다. 작은 여우굴에서도 무언가를 찾을 수 있으리라며 굴탐험대를 만들고 있다는 똘망이와 최강 왼발이 되어 닭싸움에서 최고가 되었다는 오른이, 주먹대장을 돌려차기로 한방에 보내 버리고 말았다는 완두도 왕털이 덕에 새로운 용기를 얻은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재미있게 읽은 이 동화책을 통해 뻥치기에 대해 깊이 생각 해 봅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뻥치는 당찬 아이들보다는 작은 거짓말 하나에도 가슴이 뻥 터질 것 같고, 얼굴이 뻘개지는 그런 진실된 아이들이 이 세상에 가득 넘쳐 나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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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8-26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의 리뷰 당선되셨네요~ 축하 드려요~~

희망찬샘 2008-08-26 23:3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너무 기뻐요. 감사, 감사.
 
달님은 알지요 일공일삼 27
김향이 글, 권문희 그림 / 비룡소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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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비룡소 독후감 쓰기에 참여했다. 학급상을 받아서 도서 100권을 거머쥐게 되었는데. 그래도 재주 부린 곰(곰같은 내 강아지들)이 선물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단체상으로 받았지만, 아이들에게 도서를 2권씩 주기로 했다. 개인상은 못 받았어도 정말 잘 쓴 친구, 열심히 쓴 친구에게는 세 권의 책을 주었다.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 <<모모>> 같은 책은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선물이 되었다. (물론 학급문고에 있지만, 아이들이 모두 이 책을 갖고 싶어 했다. 책을 읽은 아이나 읽지 않은 아이나.) 그렇게 다 주고 나니 저학년용 시리즈 그림동화만 남아 버려 학급문고를 빵빵하게 보충해 보고자 했던 나의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소중한 기억 하나 선물 해 준 듯하여 마음 부자가 되었다.

아이들에게 책을 풀기 전에 미리 10권 정도는 빼 두었다. 꼭 학급문고로 넣고 싶어서. 그래서 남겨진 책 중 하나다. 이 책이.

제목이 너무 낯익어 안 읽어도 읽은 느낌이 드는 책. 이 책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이다. 이 책의 작가인 김향이 선생님이 지으신 <<내 이름은 나답게>>는 슬픔을 가진 아이 이야기지만, 무척이나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무겁다. 이야기들은 그런대로 잘 풀려 나가지만, 어느 분의 리뷰에 쓰여 있는 것처럼 한 가지의 슬픔을 해결한 후 또 다른 슬픔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우리 인생이 그런 것 같다. 끝없이 행복한 사람 없이 사람은 다 가슴 속에 저마다의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아 가는 것이 아닐까. 신은 고통을 주시면서 그 고통을 이겨 낼 힘도 함께 주신다는 말이 무척 멋지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이 있다. 시간 속에서 상처는 옅어지고, 그리고 그 상처들은 새로운 힘을 우리에게 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그러한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송화는 가진 것이 많이 없는 아이다. 시골에서 부모 없이 무당인 할머니와 함께 외롭게 사는 아이. 자신만큼 외로운 개 한 마리를 주웠지만, 할머니는 부정 탄다고 영 싫어 하셔서 맘대로 키울 수도 없다. 친구 영분이는 송화의 처지를 놀리지만, 알고 보면 송화 보다도 더한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가는 아이다. 서로의 처지를 상처내고 미워하기 보다 어루만지고 이해해 나가면서 송화와 영분이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북에 두고 온 할아버지를 그리워 하는 할머니를 보며 이산가족의 슬픔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 볼 수 있고, 술주정꾼 아버지에 대한 영분이의 원망도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하나의 족쇄를 끊어버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부모인지라 영분이의 가슴에는 눈물이 흐른다. 자기를 버리고 간 아버지를 원망하며 술주정뱅이 아버지지만, 아버지가 있는 영분이를 부러워 하는 송화에게도 어느 날 멋지게 아버지가 나타난다. 그리고 새로운 가족을 이루게 된다.

할머니가 벌이는 마지막 통일굿판이 영험하게 작용하여 하루 빨리 통일이 이루어져 할머니의 슬픔을 달래주면 참 좋겠다.

달님은 알겠지? 송화의 마음을, 그리고 할머니의 마음을. 달님은 알겠지! 이 세상사 모든 일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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