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들어줘 닥터 별냥 4 고민을 들어줘 닥터 별냥 4
이지음 지음, 문채빈 그림 / 꿈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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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는 언니의 사랑을 듬뿍 받던 고양이였지만 버려져 길냥이 신세가 된다. 별별 초등학교 사서선생님에게 구출되어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많은 이들의 보살핌을 받는다. 보건 선생님에게는 비타민이 되었다가 사서선생님에게는 헤세가 되고 영양사 선생님에게는 고등어가 된다. 에디슨이라 불러주는 뿌웅 선생님까지! 모두의 사랑 속에서 옛 슬픔을 잊어갈 즈음 훌쩍훌쩍 우는 아이를 만난다. 아이는 사랑이를 보더니 울음을 그치고 별냥이라 부른다.

앞선 이야기에서 만난 별냥 박사님의 사연과 한솥밥 먹는 가족이 된 랑랑이의 사연은 고민을 가지고 별난 보건실을 찾는 아이들의 이야기 못지않게 재미있었다.

별냥 박사님과 뇽뇽 간호사, 그리고 삐약이 랑랑이가 있는 별난 보건실은 학교 가기 싫어 병에 걸린 아이들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준다.

아르아르옹 모로모로옹 미이야아옹~!” 주문을 외우면 별난 보건실의 문이 스르르 열리고 아이의 몸은 문 안으로 스르륵 빨려 들어간다.

하던 거 다하고 놀아야 한다는 선생님 말씀 듣느라 열심히 공부했는데 쉬는 시간이 끝나버려 하나도 놀지 못했다고 울어버린 달이. 아프다 해서 보건실 다녀오라고 보냈더니 금방 돌아와서는 가만히 생각해 보니 보건실을 너무 자주 간 거 같아 참아 봐야겠어요하던 별이. 밀어 놓고 민 적 없다며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 친구 때문에 속상해서 한 시간 내내 소리 내어 울던 태양이. 1학년 우리 반 친구들이 별냥 박사님의 별난 보건실에 간다면 어떤 처방전을 받아올까?

무엇이든 잘하고 싶은 아이, 가만히 있기 힘든 아이, 히어로가 되고 싶고 완벽해지고 싶은 아이, 그리고 점점 희미해지는 아이까지. 앞선 이야기들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에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욕조에 종이배를 띄워 주문을 외우자 바다에 도착! 하지만 별난 보건실 가족이 만난 바다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고 바다 생물들은 쓰레기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 바다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별냥 박사님의 마법 처방전도 힘을 쓰지 못한다. 마법의 처방전이 안 나오면 우리가 처방전을 만들면 된다는 랑랑이 의견에 찬성! 일회용품을 아예 안 쓰는 건 어려워도 줄이는 것은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걸 한 번 더 기억해 본다.

학교가 재미없어서 하품을 하느라 턱이 길어지고 있는 아라에게 별냥 박사님은 지루한 걸 열 번만 참고 바라는 걸 상상하면 재미가 따라온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재미는 항상 조금 늦게 도착한다는 말! 너무 근사해서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어 외워두기로 했다.

화내고 짜증내느라 엉덩이에 뿔이 나고 있는 하성이에게는 실망 근육을 만들라는 마법의 주문과 함께 거꾸로 거울을 처방해 준다. 내가 화낼 때 상대의 마음은 어떨지 거꾸로 거울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화를 가라앉힐 수 있을 거다. 엉덩이 뿔도 금방 사라질 거다.

이 책은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와 함께 아이들을 자라게 해준다. 닥터 별냥처럼 나도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보리라. 아이들은 사랑을 먹고 자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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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닥콩닥 버스 꿈터 그림책 9
김서영 지음, 이주안 그림 / 꿈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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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는 많은 자리가 있어요.

하지만 빈 자리가 없어 서서 가야 할 때가 더 많아요.

복잡한 버스에서 자리가 하나 났다면 누가 앉는 것이 좋을까요?

혼자 중심을 잡기 어려운 어린이일까요?

몸이 불편한 사람일까요?

내 앞자리가 나면 얼른 앉고 싶겠지만

나보다 조금 더 힘든 사람은 없나 살펴보면 좋겠어요.

이 책은 버스에서 힘들어 보이는 할머니께 엄마 무릎을 빌려 드리고 싶었던

제자 미키양 덕분에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가치를 알려준 미키양과

약자를 먼저 생각하며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멋진 분들께 이 책을 바칩니다.

 

주위를 살피는 마음이 점점 커다래지는 세상을 상상하며, 희망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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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 - 2024 뉴베리 아너상
에린 보우 지음, 천미나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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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 스포일러를 만나면 반갑지 않다. 최근에 어떤 책을 읽으려 했는데 반 아이가 그 책의 아주 중요한 부분을 이야기하는 바람에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좋지 않았다. 반전의 재미를 느낄 찰나의 즐거움을 빼앗겼다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기대를 가득 안고 이 책을 읽을 누군가에게 이 글이 스포일러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작가도 그 점에 주의하면서 이야기를 중반까지 끌고 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책을 펼치게 되면 사이먼에게 무언가 특별한 일이 있었구나를 짐작해 보게 되지만 구체적인 사건은 중반까지 꽁꽁 숨겨져 있다. 세상에서 잊혀지고 싶었던 사이먼! 오마하 사건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아이. 도대체 오마하 사건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증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사이먼 가족의 새 정착지는 그린 앤 베어잇(Grin and Bear It, 억지로라도 웃으며 견디라는 뜻을 가진 마을이라니!). 이곳에서 아빠는 대성당 버금가는 커다란 성당에서 부제의 일을 맡고, 장례 지도사인 엄마는 도살장의 아들들이라는 장례식장을 사서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마을에 정착하기로 한 진짜 이유는 이곳이 우주 전파 신호를 탐지하기 위해 외계 전파 신호 탐지를 방해할 수 있는 그 어떠한 전파도 방출해서는 안 되는 곳이라는 점이다. 사이먼은 이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사이먼과 얽혀 있는 큰 사건을 검색하거나 만나게 될 인터넷이나 라디오, 텔레비전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라는 것. 사이먼은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없는 이 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려 한다.

사이먼이 꽁꽁 숨기고 싶었던 비밀이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자 그들의 시선에 사이먼은 다시 힘들어진다. 그 눈빛이 호기심인지, 걱정인지 계산해 보기도 전에 사이먼의 호흡이 가빠진다. 친구인 케빈과 아게이트도 사이먼의 비밀을 알게 된다. 드디어 독자도 그 비밀을 알게 될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에 고통스러워하는 사이먼을 어설프게 위로하기 보다 사이먼의 마음을 따라 숨죽여 볼 것. 사이먼이 느끼는 마음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만난다면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5학년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국어 시간에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진 친구를 어떻게 위로하면 좋을지 이야기해 보라던 선생님 말씀에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주변에 그런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그 답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 그런 경험이 많아졌다고 해서 위로를 건네는 말을 세련되게 할 수 있게 되었을까? 여전히 이 문제는 내게 어렵다.

그런데 위로라는 것은 근사한 미사여구를 동원해야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이먼의 친구인 아게이트와 케빈이 알려 준다. 아무렇지 않은 일인 듯 툭 한 마디 건네는 아게이트, 특별한 말을 찾지 못해 거리를 두는 케빈의 모습에서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을 엿보게 된다. 그저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는 친구. 그 친구를 가진 사이먼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은 안심이 된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2024 뉴베리 아너상을 받은 작품이라는 거였다. 얼마나 재미있을까? 얼마나 깊은 감동을 줄까? 반짝반짝 빛나는 부분은 어디일까? 여러 가지가 궁금해졌다. 책이 두꺼워서 보통의 읽기 능력을 가진 어린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중반을 넘기면 이야기의 퍼즐을 맞추는 재미를 느끼게 되고 후반으로 가면 코끝이 찡해짐을 느끼게 된다.

어려움에 처한 사이먼을 걱정하고 위로해 주는 가족이 있고, 관심의 중심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이먼을 위해 온 마을을 시끌벅적하게 만들 사건을 궁리하는 친구가 있다. 게다가 그 친구는 또 다른 상황에서 더욱 심각한 트라우마를 만날 수도 있었던 사이먼의 손을 놓지 않았다. 나도 그런 친구를 가지고 싶다. 함께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되어줄 그런 친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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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에 손가락 하나 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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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인간 우리 그림책 40
안수민 지음, 이지현 그림 / 국민서관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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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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