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panda78 > 책과 천사 그림


화가도 제목도 모릅니다.  아시는 분, 제게 살짝 알려주세요---- <(_ _)>

 


같은 사람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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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보슬비 > 에델바이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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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보슬비 > 변함없는 귀여움을 간직한 '하늘말나리'

ⓒ2004 김민수
모든 꽃들은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 꼬박 일 년을 준비합니다. 이른 봄에는 풀꽃들이 많이 피고 늦봄에는 나무의 꽃들이 많이 핍니다. 그리고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덩굴식물의 꽃들이 많이 피고 가을에는 국화과의 꽃들이 어우러집니다. 그저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순서가 있는 것이죠. 이러한 순서들을 깜빡 잊고 피어나는 꽃들을 '바보꽃'이라고 합니다.

하늘말나리는 이른 봄에 이파리부터 내는 꽃으로 우산말나리라고도 하는데 기다란 줄기에 이파리가 돌려나면서 있어서 흡사 우산같이 생겨서 얻은 이름입니다. 꽃에 주근깨같은 검은 점들이 박혀있어서 마치 주근깨 투성이의 개구쟁이 얼굴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2004 김민수
이른 봄 새싹을 내고는 여름이 되어서야 꽃을 피우는 하늘말나리, 대부분의 나리꽃 종류가 땅을 향하는데 그들은 하늘을 향합니다. 땅을 보고 있으면 고개 숙이고 있는 모습에서 겸손함을 보게 되고, 하늘을 향하면 하늘을 향하는 대로 이상을 품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이른 봄 중산간 도로변에 핀 꽃들을 바라보다가 하늘말나리의 새싹을 만났습니다. 흡사 얼레지의 이파리같았는데 제주에는 얼레지꽃이 자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얼레지라면 이미 꽃이 피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줄기가 올라오고 꽃몽우리가 맺히고도 꽃을 피우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이젠 꽃이 피었겠지'하며 그 자리에 가보면 그냥 그대로입니다.

ⓒ2004 김민수
그러던 어느 날 기다림에 지쳤을 때 숲 속 한 편에 등잔불을 켜놓은 듯 여름햇살로 한결 짙어진 푸르름 사이로 언뜻 비치는 것이 있었습니다. 불과 이틀 전에만 해도 그렇게 앙다물고 있던 꽃 몽우리를 활짝 열었습니다.

"야, 정말 얼굴 구경하기 힘들다."

다른 나리꽃 종류처럼 땅을 향하지 않고 하늘을 향한 이유가 있는 것만 같습니다. 숲의 나무들도 하늘말나리가 언제 필까 이른 봄부터 기다리고 또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땅을 향해서 피우면 그 예쁜 얼굴을 보지 못하니 나무들이 얼마나 서운해 할까요? 그래서 그 예쁜 얼굴, 기다리던 모든 이들에게 고루고루 보여주려고 하늘을 향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2004 김민수
하늘말나리의 꽃말은 '순결, 변함없는 귀여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두 가지 꽃말 가운데 '변함없는 귀여움'이 더 좋습니다. 주근깨가 가득한 얼굴로 환하게 웃는 모습은 흡사 '말괄량이 삐삐'를 보는 듯 했거든요. 좌충우돌, 기상천외한 행동으로 어른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만드는 말괄량이 삐삐가 밉지 않았습니다.
'변함이 없다'는 것은 두 측면이 있습니다. 그 두 측면 중에서 긍정적인 측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04 김민수
동풍(冬風)이 잦아들기 전
동토(冬土)가 봄을 잉태하고 있던 그 날
긴 겨울을 끝내고 싶어 싹을 내었다.
푸른 싹,
그것은 하나의 상징이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온다는 표식이었다.
그리고
봄의 들녘에서
너는 침묵하고 있었다.
봄의 향연이 끝나갈 무렵부터
너는 다시 기지개를 피며
아주 천천히 일어서고 있었다.
나뭇가지마다 이파리들도 숨을 죽이고
고개를 숙여 너를 바라본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툭!'
나뭇잎에서 떨어진 이슬 한 방울
그 소리에 깜짝 놀라
졸린 눈을 비비고 피어난
변함 없이 귀여운 하늘말나리.
<자작시-하늘말나리>

ⓒ2004 김민수
하늘말나리는 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 참으로 오랜 시간을 침묵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그 침묵은 이어질 침묵이 아니었고, 정지된 침묵이 아니었습니다. 그 안에서 계속되는 생명의 몸부림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니 정중동의 삶이죠. 정중동의 삶, 저는 이것을 느릿느릿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으름으로서가 아닌 느릿느릿, 빨리빨리를 외치며 달려가는 길이 어떤 길인지 돌아볼 틈도 없이 경쟁의 대열에서 뛰어가는 현대인들이 한 번 쯤을 달려가던 길을 멈추고 바라보아야 할 꽃입니다.

ⓒ2004 김민수
꽃을 바라보는 사람.
시간이 많아서, 여력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원래 우리들의 삶의 속도라는 것이 꽃도 바라보고, 나무도 바라보고, 들풀도 바라보면서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며 살아갈 수 있는 속도였습니다. 그런데 컨베이어시스템화 된 사회구조는 이 모든 것들을 사치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제 속도로 살아도, 숨차게 달려가도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시간은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많은 족적을 남기지 않아도 제 속도로 살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 세상은 더 행복해 질 것 같습니다.

ⓒ2004 김민수
빠름의 대열에 가세해 있을 때에는 보이지 않았던 꽃들, 그 대열에서 이탈하니 보이기 시작했던 꽃들은 어린 시절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 변함없이 귀여운 모습으로 서있었습니다. 그들을 만나자 행복이라는 것, 삶이란 것의 맛을 조금씩 피부로 느끼게 되었고 빠름의 대열에서 상했던 마음들도 치유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빠름의 대열에서는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것들도 얻게 되었습니다. 평생지기 변하지 않을 좋은 친구를 만났습니다.

곧 휴가철이 다가옵니다.
사람들의 물결에 휩쓸려 '어디 갔다 왔다'는 연례행사가 아닌 영혼의 쉼을 위한 휴가계획을 위해서 서점에 가서 식물도감을 한 권 사는 것도 좋은 일일 것 같습니다. 우리가 눈길을 주려고만 하면 우리와 눈맞춤 해 줄 꽃들이 지천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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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보슬비 > 고난을 통해 더 깊은 향기를 내는 '백합'

ⓒ2004 김민수
봄이 끝나고 여름이 오면 나리꽃 종류들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백합이라는 이름은 중국식 이름이고 본래 우리 나라에서는 나리꽃이라고 불렀답니다. 나리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꽃들 또한 많으니 그런데도 '백합'하면 떠올리는 그 꽃을 소개합니다.

백합을 볼 때마다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 있습니다. 80년대 초 강원도 횡성의 어느 깊은 산 속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밤이 되자 별들이 초롱한 것은 물론이요. 풀벌레들의 노랫소리며,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와 풀내음이 온 천지를 감싸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 가운데 유난히 백합의 향기는 감미로웠습니다. 아침이면 그 향기로운 백합의 아름다운 자태를 꼭 보리라 다짐을 하고 꽃향기에 취해 일어난 새벽 백합 옆에는 가시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하늘거리는 바람을 타고 백합이 흔들리며 가시나무의 가시에 그 어여쁜 꽃잎이 찔려 상했습니다.

'하필이면 백합 옆에 가시나무를 심었을까?'

그러나 이내 꽃을 심은 이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 궁금증이 풀어졌습니다. 가시에 찔리면서 더 깊은 향기를 내기에 일부러 백합 주변에 가시나무를 심은 것이었습니다. '고난의 승화 혹은 고난의 향기가 이렇게 진할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고난을 오히려 깊은 향기로 승화시킨 백합이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또 고난이 삶의 친구와도 같은 것이라고 여기게 됐습니다.

ⓒ2004 김민수
'백합'은 성서에 자주 등장할 뿐만 아니라 찬송시에도 백합을 주제로 한 것들이 많습니다. 부활의 상징은 흰색인데, 부활절이 되면 백합으로 강단을 장식합니다. 예수는 먹고사는 문제에만 너무 집착을 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가 어찌하여 입을 것을 근심하느냐? 들에 핀 백합을 보아라. 수고도 하지 아니하고, 길쌈도 하지 않아도 솔로몬이 입은 옷보다도 고귀하지 아니하냐?"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자발적인 가난, 청빈한 삶을 추구하는 삶이야말로 구도자의 삶일 것입니다. 그런 삶을 추구하며 살아갈 때에 죽음이라는 망령을 죽이는 부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물신주의가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경제논리에 따라 이익이 생긴다면 어떤 일이라도 불사할 각오로 살아가니 맘몬의 노예가 되어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망각하고 살아갑니다. 마치 나침반을 잃은 배가 항해를 하는 듯 위태위태합니다.

ⓒ2004 김민수
에덴동산에 아담과 하와가 살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모든 것을 허락하셨지만 단 하나 에덴동산 중앙에 있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만은 먹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결국 뱀의 꼬임에 넘어가 금단의 열매 선악과를 따먹게 됩니다. 진노하신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에덴동산에서 추방합니다.

이 이야기에 누군가 에덴동산에서 추방될 때 하와가 흘린 눈물이 땅 위에 떨어져 백합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그러니 백합은 어쩌면 에덴동산으로의 복귀를 소망하는 염원을 담은 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의 타락으로 인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 인간과 인간의 책임적인 관계, 신과 인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신과 자신의 분열이 시작됩니다. 이 모든 것들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리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던 이웃들이 바로 우리의 이웃임을 깨달아가는 과정들이 있어여 할 것입니다.

ⓒ2004 김민수
백합은 원예종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원예종이라는 것들도 원래는 야생화였다는 생각을 왜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여기저기 나리꽃들의 소식이 들려오기에, 이른 봄부터 산책길에서 보았던 나리꽃의 근황도 확인할 겸 오랜만에 걷지 않던 길을 산책했습니다. 새순만 보고 참나리꽃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곳에서 만난 것은 하얗게 핀 산백합이었습니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그 곳에서 더욱 화사한 모습으로 피어있는 백합을 보니 우리 사람들이 자연에게 얼마나 몹쓸 짓을 많이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자연의 미가 있는데 억지로 인공의 미를 가미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예쁜 들꽃을 보면 '야, 저 꽃 조화처럼 예쁘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게 들리기도 합니다. 진짜가 가짜에게 밀려난 느낌입니다.

ⓒ2004 김민수
진짜와 가짜의 구별은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현실은 가짜들이 진짜인 것처럼 판을 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도 나도 진짜로 살기보다는 가짜로 살려고 합니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코드가 있다면 무엇일까 생각해 보다가 '겸손'이란 단어를 떠올려 봅니다.

백합은 늘 살포시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향기로움과 순백의 아름다움을 품은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거기에 더해 겸손함까지 담고 있는 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마음으로 그들을 보니 여름이 깊어가면서 시들어 가는 꽃이 안타깝게만 느껴집니다. 그러나 때가 되면 꽃이 피듯이 때가 되면 지는 자연의 순리를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2004 김민수
백합의 꽃말은 '순결, 결백'입니다. 죽음을 상징하는 것이 검은색이라면 부활을 상징하는 것이 흰색이니, 어두운 죽음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소망을 주는 꽃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 봅니다.

이 땅을 위해서 순결한 자신의 목숨을 바친 이들을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애써서 이 땅을 지켜왔는데 지금 이 순간 이 나라는 전쟁에 뛰어들어 돈을 벌겠다고 합니다. 자본의 속성이 아무리 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시키는 것이라고 해도 전쟁을 통해서 국익을 챙기겠다는 발상까지 나오다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외세의 침략과 동족간의 불화로 인해 전쟁의 아픔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뼈아프게 느꼈으면서도 이젠 전쟁주범의 용병이 되어 우리에게 어떤 피해도 준 적이 없는 이들에게 총부리를 겨누겠다고 합니다. 평화, 재건이라는 탈을 쓰고 말입니다.

ⓒ2004 김민수

너의 깊은 향기를 닮고 싶다고 하면서도
나에게 닥쳐오는 고난을 피하려고만 했다
너의 몸이 찢기울 때
더 깊은 향이 난다는 것으로 인해 너의 고난을 기뻐했다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이젠 너의 아픔으로 인해 토해내는
네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던 향기를 기뻐하지 않겠다
차라리
나에게 닥쳐오는 고난을 음미하며
내 안에 얼마나 깊은 향기가 있는지
아니면
온갖 냄새나는 악취만 남았는지 돌아보고 또 돌아보겠다

<자작시-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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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panda78 > 篠崎正喜 Shinozaki Masaki의 그림들

 

 

 

 

 

 

 

 

 

 

 

 

 

 

 

 

 

 

 

 

 

 

 

 

 

 

 

 

 

 

 

 

 

 

 

 

 

 

 

 

 

 

 

 

 

 

 

 

 

 

 

 

 

 

 

 

 

 

 

 

 

 

 

 

저는 마지막 두 그림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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