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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월 한달은 불량과의 싸움이었다. 4월 5일에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을 보려고 극장으로 갔다. 서울에서 하는 곳은 시네코드 선재 하나 뿐이었다. 한시 반 예매였는데, 극장에 도착해보니 시스템 오류로 시간표가 잘못 나왔다고 한다. 이미 12시 50분에 영화 시작했다고. 이후 이 영화는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세시에 상영 예정이라고 한다. 하아, 볼 수 없는 시간이잖아...;;; 미안하다고 내미는 초대권 두장 들고 돌아왔다. 꽃단장하고 외출했는데...ㅜ.ㅜ


2. 먹통된 키보드를 교체하느라 새로 주문했다. 그런데 도착한 키보드는 숫자 키가 파손되어 있었다. 다연히 개봉하자마자 반품을 하고 같은 업체에서 새로 주문했다. 교환보다 그게 빠를 것 같아서. 그런데 업체가 반송시킨 제품을 나한테 착불로 다시 보냈다. 전후 사정을 기사님께 재설명하고 다시 보내었다. 그리고 받은 키보드는 또! 불량이었다.

(사진 펑!)

 

내 키보드 상태가 이랬다. 이게 얼마나 복장 터지던지... 

결국 이 키보드도 반품했다. 그리고 무선 포기하고 유선으로 구입했다. 책상이 위 아래로 깊어서 줄이 짧다. 불편해서 무선 썼던 건데 또 불량 나올까 봐 그냥 유선으로 안착했다.


3. 컴퓨터를 교체했다. XP로 버티고 있었는데 지원도 중단됐고, 언제 엎어질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컴이어서 결국 바꾸기로 했다. 저 위에 키보드 무선 쓰는 거 아니라고 해준 친구가 조립해 주었다. ssd카드 있다고 했는데 하나 더 사서 남긴 했지만, 뭐 나중에 쓸데가 있겠지. 점심 시간 때 온 거라서 일단 밥부터 먹으러 갔는데, 매장에서 주문을 잘못 받아가서 내 밥만 나오고 친구 게 안 나왔다. 다시 얘기해서 찌개가 나왔는데 그 안에서 너트인지 단추인지, 하여간 쇳조각이 나왔다. 하아, 민망하게시리...;;;;


4. 핸드폰은 3월 19일에 바꿨다. SK기변 care 센터에 전화해서 내 요금제에 맞는 걸로 추천해 달라고 해서 받았다. 그런데 새로 온 핸드폰은 블루투스 이어폰 접촉이 안 좋았다. 잘 될 때는 한 시간 정도 유지하지만 잘 안 될 때는 몇 초 단위로 끊긴다는 것이다. 기존에 쓰던 후진 모토로라 폰도 이러진 않았는데 뭐 이따위야! 3월부터 4월 초까지는 무지 바빴다. 원래 학교는 3월이 가장 바쁜 달이고, 다른 분 업무가 중간에 나한테 넘어와서 그거 행사 치르느라 눈썹 휘날리게 지냈다. 그 행사를 마친 날 위의 저녀석과 연극을 봤다. 이 친구가 갖고 온 블루투스 이어폰은 내 것보다 한 4배 정도 고가의 제품이었는데 소리가 정말 좋았다. 그렇지만 그 블루투스 이어폰으로도 내 폰의 음악을 들으면 죄다 끊겼다. 아, 정말 불량 맞구나. 


5. 삼성 서비스 센터에 간 것은 4월 10일이었다. 직원은 굉장히 불친절했고 자꾸 내 말을 잘라먹어서 불쾌했다. 수리하겠냐, 바꾸겠냐 묻는데 당연히 새걸로 바꿔야지. 개통도 안 한 새물건이 불량품으로 왔는데! 같은 기종(갤럭시 코어 어드밴스)이 없어서 주문하겠다고 했다. 난 새폰을 집으로 배송 받았기 때문에 교체 받는 것도 집으로 가져와서 맞교환하냐고 물으니 내가 직접 와야 하는 거라고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씨, 지들이 불량품 보내놓고는...;;;; 


6. 14일에 새 제품이 도착했다고 전화가 왔다. 센터에 들러달라고. 난 내가 받은 상자 채 바꿔야 하는 줄 알고서 다른 부속품(이어폰, 충전기 등등)을 전혀 안 가져왔으니 수요일에 가겠다고 했다. 직원은 수요일에 출장이 있으니 다른 직원께 맡겨놓겠다고 했다. 그리고 수요일에 갔더니 옆의 자리 직원이 핸드폰만 바꾸는 거라서 다른 부속품은 필요없다고 한다. 아씨, 그럼 월요일에 그렇다고 했어야지. 내가 전화 받았으니 전화기는 갖고 있던 건데...;;;; 


하여간 수요일(16일)에 새 폰을 받아왔다. 대리점에 가서 전화 개통하라고 해서 갔더니 영업 정지 기간이어서 SK지점으로 가라고 한다. 헐! 그때가 이미 6시여서 꼬박 하루 동안은 전화를 쓸 수 없는 거였다. 알다시피 이날은 끔직한 해상 사고가 있던 날이고, 많은 분들이 가족의 목소리를 듣고 싶던, 안부 문자라도 하고 싶은 그런 날 아니었던가. 별수 없이 인터넷 외에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 폰을 들고 집으로 왔다.


7. 다음날 SK지점 미아점에 도착한 것은 5시 40분이었다. 대리점에서 개통 못하니 이리로 가라고 했는데 맞냐고 하니 자기들도 영업정지 기간이어서 못한다고 한다. 헐! 할 수 있는 곳은 처음 내가 전화를 주문했던 sk 기변care 센터였다. 근데 이곳은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야만 연결이 되는 곳이다. 난 전화가 안 되고 있으니 연락할 방법이 없다. 웃긴 게 여긴 유선으로 걸면 전화를 안 받는다. 그래서 미아점 직원 전화로 걸어서 센터와 통화를 했다. 여기서 등록을 위해선 '신분증 사본과, 핸드폰 기종과 일련번호, 그리고 불량품 접수증'을 팩스로 주라고 했다. 난 접수증 받은 게 없다고 하니 그게 없으면 개통이 안 된다고 한다. 이쯤해서 난 굉장히 빡쳐 있었는데, 아무튼 제품을 교환 받은 삼선교점 삼성 센터에 연락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직원이 준 명함에는 삼성 센터 대표 전화번호만 있었다. 삼선교점의 해당 직원까지 안내 받기까지는 무수한 교환, 교환, 교환을 거쳐야 했다. 그리고 내가 있던 곳이 SK지점이니까 기변케어 팩스 번호는 알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모른단다. 헐! (그리고 기변센터는 왜 팩스 번호도 안 가르쳐주고 보내라 그런겨!)그러니 다시 기변케어에 전화해서 팩스 번호를 받아야 했다. 여기도 또 무수한 교환, 교환, 교환을 거쳐 통화를 해야 했다. 어렵게 연결한 직원은 팩스 번호를 문자로 넣어주겠다고 한다. 아니 이보세요! 내가 지금 전화가 안 돼서 왔는데 문자를 어떻게 받습니까!


8. 삼성 서비스 직원은 자신들은 그런 증서가 없다고 한다. sk지점 직원은 자기들은 무수히 받아왔고 그걸 팩스로 보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 직원은 그 증명서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sk직원은 이름은 모른다고 했다. 허얼!

삼성에선 이주 안에 교체했을 때 발급하는 건 있지만, 내가 3주차에 갔고, 그 경우 발급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급기야 두 센터 직원이 옥신각신. 하여간 삼성에서 sk지점으로 뭔가를 보내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6시를 넘겼고, 기변센터는 개통 가능 시간을 넘겼다. 그러니 나의 폰 개통은 다음 날로 미뤄지게 되었다. 기변센터 직원은 내일 개통가능 시간은 9시 30분이며 개통 전에 전화로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아니 이보세요! 전화가 안 되는데 자꾸 어디로 연락을 준다고 하는 겁니까! 개통 시켜놓고 문자를 달라고 했다. 무사히 문자가 도착하면 해결된 걸로 알겠다고. 직원은 알겠다고 했다. 


9. 이틀 연속 버스 환승 시간도 지났고, 열도 받고, 배는 고프고... 큰시스터랑 저녁을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화가 안 되니 연락할 길이 없고, 주변을 찾아봤는데 공중전화도 없고... 언니는 보통 바빠서 밥을 늦게 먹는 편이니 그냥 찾아가기로 했다. 때마침 비도 내리고..ㅜ.ㅜ 비 맞으며 언니네 집에 도착했는데, 오늘 따라 많이 피곤해서 밥을 일찍 먹고 쉬고 있다고....;;;; 그렇지. 인생은 언제나 타이밍이지. 


10. 어제 9시 반. 전화는 개통되지 않았다. 한 시간을 더 기다려서 센터에 전화를 하니 신분증 사본이 안 왔다고 한다. 헐헐헐! 나는 어제 분명 신분증을 제출했고, 지들이 팩스 받아서 관련 서류 다 보내겠다고 했는데 신분증 복사 안 해 놓은 것이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신분증 사본은 지금 보내주겠다고 했다. 팩스를 넣어놓고 11시 반에 확인해 보니 아직 개통이 안됐다. 다시 전화했다. 처음 안내했던 직원이 받은 게 아니니 직원은 과정을 몰라 당황하고, 그놈의 본인 확인은 몇 번을 거쳤던지...;;;;


12시 경에 다시 통화를 했는데, 직원 말이 아까 팩스 보내자마자 개통 완료 됐고 내 폰에서 유심 다운 받으면 된다고 한다. 아니 그걸 아까 얘길했어야지. 도대체가 이 모든 과정에서 일을 제대로 하는 직원이 한 명도 없는 것이다. 어이가 마구마구 상실됐었다.


그렇게 힘겹게, 이틀만에 핸드폰을 개통했다. 다시 어플을 깔고, 데이터를 백업하는 중인데, 왓썹만 자꾸 에러다..;;;; 밀렸던 문자가 들어오는데 작년에 근무했던 학교에서 정산이 덜 됐다고 돈 달라는 문자가 와 있다. 하아, 뭐가 이따위야...;;;;;


핸드폰 없는 자유인의 삶도 근사하다고 여기지만, 지금같은 세상에서 핸드폰 없는 생활은 까마득하게 불편하고 위험하다. 이번 사고에서 그래도 마지막 메시지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려고 했던 것처럼...


평소의 나라면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이렇게 불편을 끼칠 수 있는 거냐고 다다다다 장문의 글을 남겼겠지만, 이번만큼은 그럴 수 없었다. 늬들은 일을 잘 못했고, 나는 불편했고 화도 났지만, 귀한 자식을 바다에 묻고 되도 않는 희망고문에 더 큰 절망을 느끼는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를 생각하면 이건 그냥 해프닝일 뿐. 그런데 자기 업무에 대해서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같은 회사 안에서도 서로 소통이 되지 않고 제각각 움직이는 모습이 브레인 없이 우왕좌왕하는 재난본부의 축소판 같다. 씁쓸하다.


지난 나흘, 정말 끔찍한 대한민국이었다. 이렇게 무능하고 이렇게 개념 없고 이렇게 막장일 수가! 무엇을 상상하든 항상 그 이상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헌법개정 과정에 대한 수업을 3회에 걸쳐서 했다. 40여 년 동안 9번의 헌법 개정 과정에서 등장한 독재자들과 그들의 만행에 대한 설명이 당연히 이어졌다. 학생들이 손을 들고 질문을 한다. 


선생님은 좌파예요? 

이 책은 금성인데 이거 믿을 수 있어요? 교학사 출판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지문에 한겨레 신문 기사를 인용했는데 좌빨 신문 아닌가요?


불과 십년도 안 되는 사이에, 교실 현장은 이런 분위기가 되어 있었다. 독재자를 독재자라고 말했을 뿐인데...


작년에 이승환은 봉하마을에 가서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제에 참석해서 노래를 불렀다. 당시 사회자가 꿈이 뭐냐고 질문을 해서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 부분이 방송에서 편집됐다고, 얼마 전 국민 TV에서 말했다. 하하... 정의로운 사람이 되는 게 불순하게 들려서 편집되는 그런 세상을 우리가 살고 있다. 


 

 



이 노래는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면서 만든 곡이다. 가사를 쓸 수 없어서 노래를 먼저 만든 뒤 도종환 시인에게 부탁했고, 시인은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라는 제목을 주셨다.


오늘은 세월호에 탑승했던 꽃다운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며 듣고 있다. 희생된 다른 사람들도 있지만, 가장 어리고, 방송에서 이른대로 선실 안에 있다가 화를 입은 아이들이 가장 밟힐 수밖에 없다.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그럴 수 없어서, 아프고 미안하다. 이런 세상을 살고 있는 어른이어서......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대와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별이 속삭이는 소리로 내게 오는 그대여
꽃이 닿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그대
매일 만나도 다 못 만나는 그대
오직 한번 만나도 다 만나는 그대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대와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그대에게 가는 길 아파도 보이지 않아도
그래도 그대가 길이다 그대가 길이다
아 그대여 희망이여 나의 길이여
그대여 희망이여 내 사랑이여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대와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아 그대여 희망이여 나의 길이여
그대여 희망이여 내 사랑이여
그대여 희망이여 내 사랑이여 그대여 운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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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승환의 새 앨범이 나왔다. 뭐, 여러 번 강조했듯이...^^



첫번째 시디는 교보에서 샀다. 앨범은 주황색과 보라색 두개로 나왔고, 나는 보라색도 갖고 싶어서 알라딘에서 1일 주문할 때 배송 당부 메시지에 주황색 있으니 꼭꼭 보라색으로 보내달라고 글을 남겼다. 랜덤이니까 50 대 50 비율이었지만, 그래도 누군가 센스 있게 보라색을 넣어주길 바랐지만 도착한 앨범은 주황색이었다. 이거 받고 보니 며칠 전 드팩 사이트에서 누군가 알라딘 직원 센스 없다고 버럭했던 게 떠올랐다. 어떤 분이 알라딘에서 앨범 7장 주문했는데 7장 모두 주황색이 왔다고. 누군지 정말 센스 없다...;;; 이분이 화가 나서 알라딘 탈퇴하겠다고 흥분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리플을 달았다. 자신은 예스에서 6장 샀는데 모두 보라색이 왔다고...;;;; 서로 센스 없기가 50보 백보...;;;;; 두 사람은 만나서 물물교환하면 딱 좋게 생겼다.ㅎㅎㅎ

두장 사서 두장 같은 색 걸린 내 경우는 애교로 넘어갈 지경. 덕분에 오프 매장 가서 보라색 하나 더 사야겠다. 반드시 색깔을 맞춰 놓으리!!!


2. 내님의 새 앨범이 나온 덕분에 백만 년만에 시디 플레이어를 꺼냈다. 그동안 음반을 몇 장 샀지만 모두 별 생각 없이 피씨로 들었다. 그러나 내님의 앨범을 어디 조악한 피씨 음질로 들을 것인가! 난 정결한 마음으로 시디피를 꺼내어 잘 닦은 뒤 새 시디를 넣었다. 그러나 전원 불이 안 들어온다. 뭐지? 뭐지? 너무 오래 안 써서 작동이 안 되나? ㅠ.ㅠ


3. 시디를 피씨에 넣고 리핑을 했다. wav로 무손실 음원을 추출해서 핸드폰에 옮겨 넣으려니 지원하지 않는 형식이라고 한다. 이럴 수가! 내 님의 음악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 미니 오디오라도 장만해야 하는 것인가. ㅜ.ㅜ


4. 키보드 망가졌다는 얘길 저번에 했다. 만우절에 도착한 새 키보드는 파손된 채 도착했다. 포장이 너무 허술하다 싶었는데 역시나 망가져 있었다. 반품하고 새로 주문했다. 그 제품이 도착했고 지금은 잘 써진다. 그런데 이번엔 마우스가 좀 마음에 안 든다. 힘이 없고 자꾸 흔들린다. 제기랄....;;;;;


5. 내 피씨는 운영체제가 XP다. 다른 체제는 깔아보려고 해도 번번이 에러가 나서 그냥 엑스피 고수하고 있는데, 4월 중으로 서비스 종료된다고... 어쩌지... 오디오가 문제가 아니라 컴퓨터를 새로 사야 하는 건가... 내 컴이 골동품 수준이긴 하지만...ㅡ.ㅜ


6. 핸드폰을 바꾼지 보름 정도 되었다. 새 폰에서는 블루투스 이어폰이 자꾸 에러가 나서 수시로 끊긴다. 기존에 쓰던 아주 후진 모토로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뭐지... 뭐지.... 내님이 오셔서 나는 아주아주 기쁜데, 도무지 음악 들을 환경이 안 받쳐주는 이 시츄에이션은!!! 뷁!이다. 흥!


7. 칠성 사이다에서 이벤트 응모를 했다. '우리는 ㅇㅇㅇ사이다'라는 타이틀에서 동그라미 안에 들어갈 적당한 문구를 쓰는 거였다. 내가 응모한 건 '우리는 톡톡 튀는 사이다'였다. 사이다 자체도 톡톡 튀는데 친구 사이도 튈 수 있지 않냐며 내심 만족해했다. 그리고 당첨됐다며 만우절에 선물이 왔다. 500ml 사이다 두병.... 선물이 너무 약소해..ㅎㅎㅎ



친구와 내 이름이 새겨져서 왔는데 이름은 지웠다. 코카콜라의 문구 이벤트에 대한 맞대응이었을까? 암튼 사이다보다 배송비가 더 들었을 것으로 보임..ㅎㅎㅎ


8. 우리 동네 조그마한 지역 도서관에 같이 있던 영화관이 드디어 재오픈했다. 3월에 문 연다고 공지한 약속을 지키려고 부랴부랴 문을 열었는데, 그 바람에 직접 가보니 아직 정리도 덜 되었고 페인트 냄새도 심했다. 그래도 확실히 예전보다 넓어졌고, 엘리베이터와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예산을 집행한 티가 났다. 직원들이 뭘 물어보면 대답을 못하는 어리바리함은 여전했지만..ㅎㅎ



이전 영화 종료를 기다리며 문앞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나는 책 읽고 있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검정 사다리와 원탁이 마음에 든다. 의자는 좀 별로...;;;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문 열고 나가니 이런 공간이 나온다. 바깥은 도로 쪽이라 공기는 좀 안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의자에 앉아서 잠시 쉬니 무척 흐뭇했다. 여름엔 아주 시원할 듯. 여기서 맥주 한캔 마시면 딱 좋겠다.ㅎㅎㅎ


9. 수영 선생님이 취미로 축구 동호회를 하시는데, 오늘 시합이 있다며 대타 선생님을 보냈다. 근데 새 선생님이 너무 젊, 아니 어려... 솜털이 보송보송한 게 고등학생 피부를 자랑했지만 아마도 수영 강사로 올 정도면 대학생 정도겠지 싶다. 아이돌 가수 누군가를 닮았는데 그 가수 이름을 모름. 아, 생각났다. 변호인에서 김영애 씨 아들로 나온 배우랑 수상한 그녀에서 나문희 손자로 나온 가수를 적절히 섞은 듯한 얼굴이었다. 본인은 어리고, 회원들은 모두 나이가 많은데 말을 높여야 할지 내려야 할지 고민하는 게 역력해 보였다. 뭘 고민을 해... 서로 존댓말 하면 되지..ㅎㅎㅎ


10. 수영장에서 누나누나 하며 따라붙던 녀석이 몇 개월만에 다시 등록했다. 여전히 2% 부족한 느낌으로. 녀석이 버스 안에서 내 자리 맡아놓고 하도 누나 타령을 해서 다른 자리 아주머니들이 그 누나 얼굴 좀 보자며 작정하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뭐 이런 당황스런 상황이... 버스에 올랐는데 왜 이리 늦게 왔냐며 일제히 나를 원망하심. 녀석이 얼마나 시끄럽게 굴었을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2% 부족한 녀석이 오늘 내게 '2% 부족할 때' 음료수를 주고 갔다. 하하핫...ㅎㅎㅎ


벚꽃엔딩) 수영 다녀오면서 하늘을 보니 비가 온 뒤라 벚꽃이 많이 떨어져서 아쉬웠다. 그래도 어두운 하늘에 하늘하늘 하얀 벚꽃은 여전히 예뻤다.




벚꽃엔딩 노래를 가져오려다가, 그래도 내님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갈아탔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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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14-04-05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반은 사지 않았으나 내님 노래 다 좋아요. ㅎㅎ. 누나라고 부르는 그 총각과는 전혀 희망이 없나요?

마노아 2014-04-05 09:44   좋아요 0 | URL
누나누나 하는 녀석은 이제 겨우 스물 두살이에요. 그리고 아마 여친 있는 걸로 알아요.ㅋㅋㅋ 무슨 갓 태어난 오리가 사람을 보고 엄마처럼 따르듯이 저한테 들러붙네요. 처음엔 징그러웠는데 이젠 귀엽다 하고 있어요.^^ㅎㅎㅎ

마노아 2014-04-05 10:37   좋아요 0 | URL
앙, 다시 해보니 시디피가 돌아가요. 며칠 전에 선을 잘못 꼽은 거였어요. 너무 오랜만이어서요. 토요일이 급! 행복해지네요.^^

수퍼남매맘 2014-04-05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진짜 이승환 씨 팬이네요. 울 신랑도 이번 앨범 좋다고 칭찬하더라구요.

마노아 2014-04-05 11:11   좋아요 0 | URL
우히히힛, 오늘 기분 좋은 댓글들이 달리는 날이군요. 수퍼남매맘님 옆지기님 안목이 훌륭하십니다.ㅎㅎㅎ

다락방 2014-04-0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핸드폰은 어떤걸로 바꿨어요?

마노아 2014-04-05 20:17   좋아요 0 | URL
저 sk에 전화해서 직원이 추천해주는 걸로 바꿨는데 아해들이 막 비웃었어요. 갤럭시 코어 어드밴스라는 이름인데요. 울 언니 말이 이거 효도폰이래요...;;;;;

무스탕 2014-04-06 11:49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글 읽고 찾아보니 역시 부모님 효도폰으로 적당하다는 글이...;;;;

마노아 2014-04-06 16:00   좋아요 0 | URL
시각 장애인을 위한 기능도 들어 있어요. 뭔가 기능이 많기는 한데, 저한테 가장 필요한 기능이 후져서 안습이에요..ㅎㅎㅎ

무스탕 2014-04-06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밤에 집에선 뮤비를 못 보고 지금 사무실 나와서 한쪽귀에만 이어푠 꽂고 뮤비 틀어 봤어요.
봄 분위기 물씬 풍기는 뮤비네요.
맨 끝에 엔딩크레딧이라 하나? 옆으로 자막 흐르는거요.
그거 무심코 보다가 다시 봤더니 실명보다 닉넴으로 처리했네요. 아이고 웃겨라. 편집이 가위손이고 회계가 돈새네야... ^^

마노아 2014-04-06 16:02   좋아요 0 | URL
타이틀곡은 대중적인 곡으로 고른 모양이에요. 저는 앨범 타이틀과 동명인 fall to fly 가 가장 좋거든요. 어제 자기 전에 시디플레이어 틀어놓고 헤드폰으로 듣고 있자니 그 밤이 얼마나 행복하던지요. 지금도 침대 위에 놓았어요. 오늘밤도 들을 거예요.^^
아, 그런데 엔딩크레딧 눈여겨 안 봤는데 다시 찾아봐야겠어요. 재밌네요.^^
 

친구가 출산을 했다. 예정일을 일주일 넘기고도 도무지 아기가 나올 기미가 보이질 않아 유도 분만을 두차례 진행했지만 실패했다. 그래서 결국 제왕절개를 했다. 일주일 가량 지나고 나서 산후조리원으로 옮겼고, 바로 어제 그곳을 방문하기로 했다. 


다현 양은 겨울 방학 내내 아팠다. 장염으로 연말에 고생을 했는데, 그후로도 비염으로 인한 감기로 병원 신세를 계속 졌다. 며칠 전에도 설사가 멎질 않아서 병원 예약을 했는데 간호사가 날짜를 잘못 기록하는 바람에 어제 진료가 오늘로 밀려 있었다. 덕분에 언니는 당일 예약을 하기 위해서 일단 병원으로 출발했고, 학교 다녀온 다현이를 데리러 다시 돌아와야 했다. 이래저래 시간을 많이 잡아 먹으니 친구의 병실로 가기 전에 조카를 데리고 나가기로 했다. 점심을 먹고 다현양을 데리고 버스 정류장에 섰는데, 아뿔싸! 휴대폰을 집에 두고 왔네. 조카를 남겨두고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와서 휴대폰을 챙겼다. 이렇게 맘 급할 때에 부츠는 얼마나 불편한 신발인가! 나오면서도 뒷덜미가 약간 불편한 것이 뭔가 잊은 것 같았다. 하지만 생각나지 않았고 조카가 기다리니 다시 부랴부랴 나와서 버스를 탔다. 그리고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생각났다. 친구 아기 선물과 친구 생일 선물을 몽땅 집에 두고 왔다. 


-다현아, 몇 정거장만 더 가면 엄마가 이 버스에 탈 건데, 다현이 그때까지 혼자 있을 수 있니?

-아니!


음... 그렇구나. 결국 언니가 버스에 타는 걸 확인하고서 내렸다. 그리고 되돌아 가서 선물을 들고 다시 친구의 병실로 고고씽. 아, 용인까지 가는 길은 얼마나 멀었던가. 4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힘들어...;;;;;


신생아들이 나란히 누워 있는 곳 창 너머로 친구는 자기 아기가 누구인지 맞춰보라고 한다. 하하핫, 맞춰볼까 했지만 친구 사진이 떡하니 붙어 있어서 본의아니게 컨닝을 한 셈이 되었다. 그렇지만 아기는 딱 봐도 아빠를 닮아 있었다. 신기해라. 이 놀라운 유전의 법칙!


생김새와 체질, 식성과 성격... 많은 것들이 닮아 간다. 나를 닮은 내 자식을 보는 것은 신비롭고 경이롭기까지 하겠지만, 때로 그 사실이 끔찍할 때도 있다. 엄마 팔자를 닮아가는 딸자식이라든가, 그토록 닮고 싶지 않은 제 아비를 닮아가는 아들이라면...


소설가 박부길은 끔찍한 유년 시절의 기억을 갖고 있다. 아비를 몰랐고, 어미는 집안 어른들에 의해서 집을 떠났다. 아이는 큰아버지 집에서 성장했다. 그리고 큰아버지의 집에는 가까이 가서는 안 되는 금역이 있었다. 그곳에 미치광이 사내가 결박된 채 있었다. 아이에게 손톱깎이 좀 갖다달라고 사정사정을 했던 사나이. 그 한번의 친절이 가져온 후폭풍은 어마어마했다. 박부길의 삶 전체를 휘감고 놓아주지 않는 원죄가 거기서 잉태했다. 그리고 본인도 알지 못하는 사이 아버지의 길을 되밟았다.











주몽이 부여에서 탈출할 때 아내 예씨 부인은 임신 중이었다. 태어날 아기가 아들인지 딸인지 주몽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태어날 아이가 아들이라면, 그리하여서 장차 아버지를 찾을 때에 얼굴도 모르는 그들 부자가 서로 알아볼 수 있는 표식 하나를 남기고 길을 떠났다. 이십 년 뒤 아들 유리는 아버지가 남긴 증표를 들고서 고구려로 찾아왔다. 주몽은 아들을 인정했고, 그 아들이 대를 이어 고구려의 2대 임금이 되었다. 아버지의 새 부인 소서노와 그녀의 자녀들은 유리를 인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미 한 세력을 이루고 있던 그녀가 자리를 다툼하지 않고 남쪽으로 떠난 것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 아니었을까.


왕이 된 유리는 자기 세력이 없었다. 나라 밖에는 큰 나라들이 호시탐탐 신생국 고구려를 노렸고, 피를 나누지 않은 형제 역시 이웃 나라의 주인이 되었다. 아버지를 모시던 신하들은 온전히 자기를 왕으로 섬기지 않았다. 어려서 아비 없이 자라며 겪었던 서러움, 강자 앞에 몸을 낮추고 살아남기 위해 전전긍긍해야 했던 긴 시간들이 그에게 드리웠을 트라우마는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그 기억이 그를 모진 아비로 만들었다. 해명태자는 강대국 앞에서 당당했다는 이유로 아비로부터 자결 명령을 받았다. 형님이 죽고 어린 동생이 태자가 되었다. 그리고 어린 임금이 되었다. 어린 임금 무휼은 아버지와 다른 왕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다른 아버지가 되고 싶었을 것이다. 그는 강한 군주가 되었고, 그리하여 그의 이름에는 '대무신왕'이라는 별호가 붙었다. 하지만 강한 군주는 아들이 원한 따뜻한 아버지와 공존하지 못했다. 그 자신도 사랑에 울고 아파했지만 나라를 움직이는 정략적 판단 앞에 아들을 희생제물로 내놓았다. 그것이 호동왕자다. 무휼의 아비 유리왕은 힘 없는 나라를 핑계로 자식을 잡았지만, 무휼은 강한 나라를 핑계로 자식을 잡았다. 그가 가장 닮고 싶지 않아 했던 아버지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김진 작가는 이러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대조적으로 잘 표현했다. 아버지 무휼이 찾으려는 '부도'는 눈에 보이는 강한 나라였다. 그러나 아들 호동이 찾고자 했던 '부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상향이었다. 피흘리는 아버지의 세상이 아닌 평화롭고 따뜻한 세상. 그걸 뮤지컬은 또 극적으로 표현해 냈다.



"저 부도로" -김법래, 고영빈, 조정석, 고미경


무휼 narr) 

무엇을 버렸느냐 네 손으로
너의 무엇을 버렸느냐
왕 될 자의 표식
왕 될 자의 신수

무휼  vocal) 

보아라 이 땅의 눈물을
들어라 바람의 소리를
이 땅을 지키려했던 염원들
그 피눈물을 닦아라

무휼 narr) 

약한 자는 왕위에 올릴 수 없다. 네가 네 스스로 신수를 버렸을 때, 이미 그렇게 결정 된거다

무휼 vocal) 

가리라 원한을 풀으러
가거라 이 칼을 들고서
잃었던 우리의 땅을 찾아라
그 붉은 땅을 향해서 달려라

호동 vocal) 

눈물없이도 이별없이도
사랑하는 세상은
정녕 없는 걸까
나의 부도는
하늘 나무 위
피 흘리지 않아도
평화로운 세상

그런 세상 원하는데

무휼 narr)

세상의 모든 아들들은
아버지의 세계를 넘어
더 커지는 것
세상의 모든 왕들은
앞선 왕의 세계를 넘어
더 커지는 것

왕이 되고프면 목숨을 걸어라

무휼 vocal) 

따르라 태자의 운명을
가거라 저 피묻은 길
주어진 너의 운명 저버리면
네 목숨마저 위험해지리니

호동 vocal)

무얼 원하나 나의 아버지

당신 품은 사랑이 바로 이런 건가
나는 꿈꿨지 하늘 부도를
당신 손을 잡고서 함께 가길
나는 누군가 무얼 꿈꿨나
왕의 자리였던가
하늘 부도인가
나는 가리라 나의 뜻으로
당신 손을 놓고서
푸른 하늘길로
푸른 하늘 저 부도로
푸른 하늘 저 부도로









아들과 불화한 아버지를 찾기는 쉬울 것이다. 그것이 인류의 역사가 아니었을까 싶고... 

아버지와 닮을 뻔한 인생을 제대로 수정한 사람도 분명히 있다. 솔로몬의 위증에서 변호인을 맡았던 간바라 가즈히코가 그랬다. 


제 아버지는-가즈히코가 목소리를 낮췄다.
“알코올중독으로 이성을 잃었고, 그 결과 어머니에게 손을 대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한 행동을 깨닫고 나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두려웠을 겁니다.”
그래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었으며 실은 정식으로 처벌을 받아야 마땅했습니다. 하지만 나약했던 아버지는 견뎌내지 못했습니다. 스스로가 저지른 행동을 견뎌내지 못했어요. 그래도 자기 책임을 제삼자에게 덮어씌우지는 않았습니다. 나약했지만, 그렇게까지 비겁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버지 나름대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죗값을 치렀던 겁니다.”
나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가즈히코는 말했다. 
“잘못을 저질렀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면. 더 늦기 전에.” -599쪽


늦기 전에 멈출 수 있었다면 그건 분명 용기를 낸 것이다. 그것이 양심이건, 예의이건, 혹은 순정이건.









책 이야기를 즐겁게 했다. 손난로는 따뜻했고 카드는 귀여웠다. 문앞에 붙여진 메모는 나름 낭만적이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여기까지다. 

덕분에 가졌다던 용기, 혹은 자신감이 나를 꼭 전리품처럼 느끼게 했다. 

그럴 의도 없었다고 믿지만, 나는 속상하고, 또 아프다.


모진 말을 쓰려고 했는데, 애써 지워냈다. 최소한의 예의와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시간만한 명약이 없다.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처음엔 황당함이었다가,  한동안 노여움이었다가, 그러다가 해프닝이 되고, 언젠가 이것도 하나의 기억이라고 담담해진다면 좋겠다. 


좋은 책에 대한 내 작은 보답은 "유정정애"의 한 구절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반하는 것은 무죄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무죄
그렇지만 좋아해서는 안 될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유죄
내 왕의 적을 믿는 것도 명백한 유죄
하지만 내 왕이 이미 마음 뺏긴 사람이니 우리는 공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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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2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2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2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2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3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3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3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4-02-13 13:40   좋아요 0 | URL
잘 하셨어요. 절판이나 품절 마크 뜨면 꼭 뒤늦게 후회하게 되더라구요.^^
오늘 따뜻한 하루 보내셔요!!

2014-02-14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4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1월은 본의 아니게 뮤지컬을 많이 보게 되었다. 첫 시작은 위키드가 열었다. 작년 어느 때쯤, 충동적으로 예매한 작품이었다. 일년 사이 옥주현에 대한 호불호가 완전히 바뀌어 버렸고, 지난 번 갈라쇼에서 박혜나 버전의 위키드가 그다지 감동이 없었기 때문에 나의 선택은 당연히 옥주현이었다. 그런데 오 갓! 도착해서 보니 박혜나 주연이 아닌가. 응? 출연진 바뀌었나? 알아보니 원래 박혜나란다. 그러니까 그 말은, 내가 예매를 잘못한 거였다. 삽질... 안타까운 삽질..ㅜ.ㅜ 그 옛날 뮤지컬 하루를 오만석 주연으로 예매하고 석달 간 두근두근 기다렸는데, 막상 가보니 최성원 주연이었지. 그날의 황망함이 재연되는 순간이었다. 


박혜나의 엘파바는 옥주현의 아이다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 있고 오버하는 연기. 그래서 캐릭터에 몰입이 안 되고, 주인공의 슬픔과 기쁨에 공감이 가지 않는... 오히려 미운 캐릭터가 됐을 수도 있던 글린다의 김보경이 훨씬 좋았다. 김보경 주연 작품을 여럿 접했지만 이 작품이 본인의 목소리 톤과 가장 잘 어울렸다. 특히 봉을 휘두를 때의 박력이란!


인어공주의 슬픈 엔딩이 안타까워서 디즈니의 인어공주가 나온 것처럼... 오즈의 마법사에서 나쁜 마녀로 낙인 찍힌 서쪽 마녀에게 사실은 이런 사정이 있었다~라는 상상력은 즐겁다. 권교정 작가가 백설공주의 계모에 관한 메르헨~을 썼던 것처럼. 









최근 야곱은 공연 관련 잡지를 교정 봐주고서 뮤지컬 티켓을 선물 받았다. 그리하여 가게 된 첫번째 공연은 '아이 러브 유 비코즈'였다. 대학로였고, 공연도 나쁘지 않았는데, 쓸데 없이 피곤했던 나는 초반에 좀 많이 졸았다. 내 머리가 어찌나 무겁던지...ㅜ.ㅜ


작품에서 가장 좋았던 대목은 주제곡의 가사 한부분이었다. '그래도 사랑해. 아니, 그래서 사랑해.'

이건 마치 신의 사랑처럼 조건이 없고 대가가 없는 일방적 사랑이 아닌가. 

근래에 나는 나의 신앙과 신의 임재와 기타 등등 여러 종교적 고민에 휩싸여 있었다. 

내가 엄마에게 갖고 있는 불만 혹은 서러움의 종류는 꽤 많지만, 그 중에서 탑 오브 탑은 왜곡된 신앙관이었다. 

한국 교회에서 흔히 목격하게 되는 십일조 감사헌금 많이 해야 복받는다고 믿는 기복신앙도 질렸지만, 그보다 더 나빴던 것은 하나님의 존재 근원을 '사랑'이 아닌 '징계'와, '질투', '분노'의 대상으로 인식시켰다는 점이다. 나의 모든 불행과 불우함의 원인을 세상적으로 살아서, 세상 밖으로 나가서 방탕하게 살았다고 지적해 오셨다. 엄마의 시선으로는 영화 보는 것도 우상 섬기는 것이고 이승환에게 열광하는 것도 우상 숭배고, 친구 만나러 나가는 것도 지극히 세상적인 일이다. 아니, 나더러 수도원에 들어가라는 건가, 무인도에 가서 살라는 건가.....(ㅡㅡ;;;)


나꼼수 이후 내가 열심히 듣고 있는 팟캐스트 방송이 꽤 되었지만, 그 중 나를 가장 자유케 만든 것은 민호기의 헬로우 굿바이 1990이다. 90년대 가요를 중심으로 애정과 입담을 잔뜩 쏟아내는 진행자는 CCM 가수이면서 현직 목사님이시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음악 삼위일체는 이승환, 신해철, 조규찬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아, 내가 받은 정신적 충격이란! 목사님도 개인적 취향이라는 게 있고, 취미 생활도 있는 것인데, 내가 살아왔고 강요받아왔던 세계 안에서는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뒤늦게, 1999년도에 처음으로 접했던 이승환의 콘서트에서 내가 받았던 문화 충격과 감동이 되살아 났다. 맞아. 그렇게 살아도 되는 거였어. 즐거워도 되는 거고 좋아해도 되는 거였지. 그걸로 내가 죄책감 가질 일이 아니었지. 이걸 머리로는 아는데, 내 마음에도 죄의식 없이 인정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지났던가. 공연이라도 한번 볼라치면 며칠 연속 악몽을 꾸던 가엾고 한심한 내가 떠올랐다. 엄마도 엄마였지만, 내가 공연 갈 때마다 미리 감시하고서 엄마한테 홀랑 일러바치던 둘째 시스터의 만행도 함께 떠오르는구나...(ㅡㅡ+++)


구성애의 아우성을 듣고 주철환 피디도 해방감을 느꼈다고 했다. 청소년 시절 다락방에서 몰래 자위하던 것이 오래오래 죄책감으로 남았다고. 심지어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고 나이를 한참 더 먹은 뒤까지도. 그런데 아우성을 듣고 나서 자신의 행위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지 죄의식 가질 일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내게 민호기의 헬로우 굿바이 방송이 그랬다. 방송 자체도 아주 재밌었지만, 나에게 오랜 죄의식을 벗어나게 해주어서, 괜찮다고 토닥여 준 것 같아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다시 신앙으로 돌아가서,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것은 '그래도 사랑해'가 아니라 '그래서 사랑해'라는 것. 뮤지컬을 보고 나오면서 그걸 다시 되짚게 되었다. 상기시켜준 나의 야곱에게 고마움의 포옹을 전한다. 









이기적 유전자나 만들어진 신을 사두고 읽지 못했다. 궁금해서 샀는데, 두꺼워서 읽을 엄두가...;;;; 게다가 다소 겁도 나긴 했다. 안 그래도 흔들리는 내 신앙이 더 무너져 내릴까 봐. 이깟 책에 무너질 신앙이면 애초에 기반이 없는 거겠지. 조금은 더 용기가 났다. 뭐, 그렇다고 당장 읽겠다는 건 아니지만 암튼! 부활논쟁은 얇아서 조금 더 읽을 마음이 생겼다. 아직 구매 전이지만 조만간 장바구니로 갈 듯. 


세번째 뮤지컬도 역시 야곱과 함께 보았다. 카.르.멘.

사실 지난해 연말에 류정한 차지연 콤비로 이미 본 작품이다. 이번엔 신성록, 바다 주연으로 보았는데, 두 배우의 케미만 따진다면 신성록-바다 쪽이 낫다. 신성록도 류정한처럼 안 어울렸지만, 적어도 차지연보다는 바다가 카르멘 역에 더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연기의 문제가 아니라 색깔의 문제다. 똑같이 집시 역할이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에스메랄다 역을 맡았던 바다도 사실 별로였기 때문이다. 


신성록은 몬테크리스토 때는 노래가 무척 좋았는데 이번에는 영... 이건 배우보다 작품과 캐릭터가 별로여서 그런 것 같다. 류정한 때도 그리 느꼈으니 말이다. 게다가 신성록은 요새 별그대에서 소시오패스 역으로 혼연일체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라 순정남자 호세 역을 하기엔 관객들이 몰입하기 힘들었다. 저러다가 카르멘 목을 조를 것만 같아...;;;;;


내가 워낙 기대치를 낮춰놨기 때문에 야곱은 1막을 그런대로 괜찮게 보았더랬다. 그렇지만 2막 끝까지 다 보고 나오더니 역시 아쉬움이 크다며 혀를 차버렸다. 그러게 내말이...ㅜ.ㅜ 요새는 아크로바틱을 워낙 많이 사용하지만, 카르멘에서는 서커스 장면이 나오니 역시 필요하긴 하지만, 필요해서 썼다기 보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소재를 가져온 느낌을 주었다. 주객이 전도된. 작품의 내용과 노래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곁다리로 변죽만 올린 모양새다. 창작 뮤지컬인데 굳이 외국 작품을 소재로 한 것도 아쉽고, 건질 노래도 없고, 내용은 더 형편 없고... 여러모로 규모와 배우 동원한 것에 비해서 실망스러웠다. 한번 했던 실망이니 더 보탤 것도 없었지만.










카르멘을 보고 온 다음 날은 설 전날이었다. 이렇다 할 음식을 많이 하지 않는 집이지만 전 부치기는 꼬박꼬박 했는데, 엄니 어깨 상태를 고려해서 이번엔 제발 한접시만 사다 먹고 하지 말자고 했지만! 기어이 엄니는 전을 부치기로 결심하셨다. 그나마 뜯어말려서 동그랑땡은 냉동식품으로 사왔다. 정말 모양다리 없는 (오양맛살과 파가 전부인) 산적과 동태전, 그리고 냉동 동그랑땡을 전기 프라이팬에서 부쳤다.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자세상 피곤하기도 했고, 전날부터 몸살이 오는지 상태가 메롱이었다. 하지만 알라딘 B님이 못 가게 되었다며 가겠냐고 물어온 '맨 오브 라만차'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후다닥 기름 냄새를 빼고서 외출했다. 전날과 비슷한 기온이었지만 바람이 불어서 많이 추웠다. 그러나 출연 배우가 조승우라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추위 따위!!!


조승우의 공연은 방송으로만 보았지 라이브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아우, 역시 명불허전! 정말, 정말 좋았다. B님 고마워요!(>_<)

맨 오브 라만차는 이미 검증된 작품이고, 나 역시 류정한 전관 공연으로 이미 관람해본 작품이어서 새삼 놀랄 것도 없건만, 감동이 사무치는 작품이었고 열연이었다. 조승우 이외의 캐릭터도 다 훌륭했다. 김선영은 그냥 그랬지만...^^


류정한과 조승우가 더블 캐스팅이라면, 나의 애정도로 보건대 류정한 표를 사겠지만.... 정성화와 조승우의 더블 캐스팅이라면 나는 기꺼이 조승우 표를 사리라(매진만 아니라면!). 정성화 미안!









맨 오브 라만차의 감동이 식기도 전에 그 다음 날, 그러니까 설날에도 뮤지컬을 보게 되었다. 야곱에게 온 표가 분산되어 있지 않고 날짜가 모두 몰려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보게 된 작품은 '해를 품은 달'이다.

원작은 훌륭했지만 드라마가 워낙 욕을 먹었으므로, 뮤지컬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 그리고 작년 초연 당시 주인공이 김다현이었는데, 그 무렵 '아르센 루팡'으로 엄청시리 실망을 했으므로 해품달에 대한 기대도 내려놓았더랬다. 이번에는 전동석, 정재은, 조휘 주연이었는데, 전동석은 엘리자벳의 토드 역할이 별로였기 때문에 역시 기대치가 내려가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대박! 아, 1월에 뮤지컬만 다섯 편을 보았는데 그중 가장 재밌었다. 심지어 전날 본 맨 오브 라만차보다도!


그리하여 내린 결론. 작품 감상의 가장 큰 방해 요소는 '기대치'인가 보다. 맨 오브 라만차보다 더 잘만든 작품이라고 말하긴 어려운데, 기대치가 아예 없던 상태에서 뜻밖에 작품이 괜찮다 보니 즐거움이 마구 상승했다.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은 무대가 깊어서 층을 만들기도 좋고, 동작이 큰 군무를 연출하기에도 아주 적당하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만큼 옛스러운 느낌의 무대를 만들었지만 촌스럽지도 않고 세련되게 연출했으며, 의상도 예뻤더랬다.(관복에 허리띠만 둘렀어도 더 좋았겠는데 펑퍼짐하게 입혀 놔서 살짝 엔지!) 무엇보다 노래가 좋았다. 특히 연우 역을 맡은 배우의 목소리가 아주 고왔는데, 오버스러웠던 훤의 연기와 노래의 단점을 잘 덮어주었다. 전동석은 키가 186이나 되는데, 정재은은 아주 자그마해서 품에 안기니 그림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었다. 음, 좋아좋아. 


1막에서 어린 세자빈 연우가 저주를 받아 궁에서 나가 살아있되 죽은 목숨으로 사라지는 대목까지 진행을 시켰다. 분량 조절이 살짝 아쉬웠다. 덕분에 2막은 아주 급하게 진행시켜야 해서 마무리가 좀 다급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꽤 만족스러운 창작뮤지컬이 아닌가. 국악도 적절히 조화를 시켰고, 격자무늬 창과 무대 막은 격조가 높았으며, 해를 품어 안는 영상도, 꽃무늬 아롱지는 조명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기본 토대는 원작에서 가져오되, 드라마에서 사용한 장면들도 여럿 가져왔다. 그래서 진지해야 할 때 빵 터져서 웃기긴 했지만... 그 정도야 애교로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 해품달의 주제곡을 린이 불렀는데, 별그대의 주제곡도 린이 불렀네. 린이란 가수는 무척 유머러스한 감각을 지녔지만, 음색은 발라드 맞춤형 같다. 애잔한 느낌으로 노래를 부른다. You're my destiny...









레드문에서 가장 멋졌던 캐릭터는 당연히 사다드였지만, 가장 사랑스러웠던 캐릭터는 데스티노였다. 정식 이름은 데스티노 데스티니. 사다드의 엄마 에스텔라를 사랑했고, 그래서 자신이 존경하던 그녀의 남편을 모함으로 죽게 했고, 그들의 아들 사다드를 미워하지만 동시에 그녀를 떠올리게 해서 제거하지 못했던, 끝내는 그와 함께 일하게 된 데스티노. 


시그너스의 공전주기는 4년이다. 4년에 한번 한살 나이를 먹다니... 이 얼마나 완벽한 시간인가! 2014년이 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달이 후딱 지나갔다.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윤태영을 만나기 위해서 5년을 기다렸던 지화에게 태영이자 시그너스의 태양인 필라르는 루나레나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20년을 기다렸어."

시그너스의 일년이 4년이기 때문에 나온 계산이겠지만... 지구 시간으로 5년이었으니 시그너스 시간으로 일년 남짓이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셈이 더딘 나의 머리를 마구 혼란스럽게 한다.


심각한 정치 팟캐스트 틈 속에서 모처럼 쉬어갈 틈을 준 방송은 탁피디의 여행 수다였다. 여행계의 간증집회. 최근 방송 분에서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온 부부가 출연했다.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호주로 가서, 거기서 워킹 홀리데이를 하고 왔다는 것이다. 1차 산업이 주력이라는 거대한 땅덩어리의 호주. 한반도의 35배 크기이지만, 인구는 남한의 절반도 되지 않는 그런 넓디 넓은 나라에서 사람의 노동은 아주 귀한 자원이다. 도축된 양을 포장하는 작업을 했다는데, 작업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노동자들이 벨을 눌러서 작업을 중지시킨다고 한다. 그러면 수퍼바이저가 사색이 되어서 달려오고, 노동자는 지금 장난하는 거냐!며 드러눕는다고. 후아... 사람 값이 헐값인 대한민국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게 너무 많은 이 나라. 역시 바깥으로 나가봐야 원 안의 사정이 제대로 보이는가 보다. 


하여간, 호주 이야기를 하다 보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떠올랐다. 내게 처음으로 호주라는 나라를 알게 한 나라였지. 어릴 적에는 들장미 소녀 제니도 재밌게 보았다. 캥거루가 뛰어노는 푸른 들판은 들장미 소녀 제니의 낙원 팔목에는 비밀 담긴 의문의 팔찌 땅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웃고 하늘에는 산들바람 속삭이네요 귀여워요 명랑해요 들장미 소녀 토끼랑 타조랑 모두모두 친구 들장미 소녀 사랑스런 제니~


뭐 이런 가사다. 조금 틀렸을지 모르지만 굳이 확인하지는 않겠음. 국내 방영은 조기 종영되었다고 알고 있다. 일본 원작에 따르면 근친혼도 나오고 내용이 결코 아동물이 아니라는 소문을 들었다. 제목부터가 들장미 소녀 캔디의 짝퉁 같은 느낌인데, 그건 한국에서 붙인 제목이겠지?


굿바이 미스터 블랙을 작년에 중고로 팔고는 뒤늦게 후회했다. 새삼 아깝다고 느꼈는데 이럴 수가! 개정판이 나왔다. 두권짜리로! 오, 예! 두권 같이 사면 작가님의 친필 사인 보드 추첨에 응모할 수 있다. 1일은 신한카드 6% 할인 되는 날이기 때문에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결제를 하려는 찰나! 언니의 요청으로 점검 하나 하다가 그만 12시를 넘기고 말았다는 슬픈 이야기...;;;;

뭐, 적립금으로 사면 되지. 최근에 리뷰 대회 상금으로 알사탕 오만원 어치 받았다. 그 전에 알사탕 '10개'도 상품으로 받았는데, 1,000개가 5천원이니까, 10개면.... 50원인가? 알라딘 나한테 상금으로 50원 준 거야? 으하하핫, 완전 빵터졌음. 틀린그림(사실은 다른 그림)찾기로 구색 맞춰서 써먹어야지. 









내친 김에 1월에 본 영화도 몇 편 더 정리해 보자.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제목이 제일 마음에 안 들었다. 영어 발음 그대로 한글로 표기하는 것 참 매력 없다. 월스트리트의 늑대나 월가의 늑대 정로도도 충분했을 텐데. 고스트가 사랑과 영혼이 된 것처럼 더 멋지게 의역할 수도 있고, 아니더라도 한글을 무시하는 것같은 관행은 좀 줄었으면 한다. 영어 발음으로 쓴다고 더 있어 보이지도 않구만...


영화는 1분 모자란 3시간 짜리였다. 워낙 길기 때문에 작정하고 봐야 했고, 실제로 그런 각오로 감상했다. 다행히 평점과 달리 3시간을 앉아 있는 게 힘들지 않았다. 극장에서 난방을 지나치게 해버려서 얼굴이 아주 건조했던 것만 빼고는...


돈을 향해 마친 듯이 달려드는 조던(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그를 비롯한 무수한 사람들의 욕망을 아주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시작부터 끝까지.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훌륭했다. 이제 그만 아카데미도 그의 손을 들어줬으면 한다. 아카데미가 잘생긴 배우에게는 유난히 인색하다는 퉁을 좀 안 들었으면...


마틴 스콜세지와 디카프리오가 함께 만든 작품이 꽤 된다. 왕가위 감독에게 양조위가 그러하듯이.









작품의 실제 주인공인 조던 벨포트는 형기를 마친 뒤 강연회를 돌면서 그 수익금으로 빚 갚는 중이라고... 근데 그걸로 갚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닐 것 같은데...;;;;


수상한 그녀겨울왕국 이야기는 이미 했고, 블라인드 시사회는 개봉하기 전에는 언급하지 말라고 했으니 패쓰!

황정민 주연의 '남자가 사랑할 때'를 보았다. 황정민 표 순애보는 '너는 내 운명'에서 이미 한 번 보았으니 새삼스러울 것 같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색깔이 달랐다. 건달이라는 점에서 '달콤한 인생'과 '신세계'가 떠오르지만 그 작품과도 또 인물이 다르다. 매번 다른 모습으로 연긴 변신을 하는 놀라운 배우다. 그게 악역이건 좋은 역이건 관객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힘이 있다. 오랜만에 들은 이문세 노래도 좋았다. 멜로와 이문세의 목소리는 참 잘 어울리지.









변호인에서 악질 형사 역을 맡은 곽도원은 이 작품에서 황정민의 이발사 형으로 나온다. 입과 마음이 따로 노는, 강퍅해 보이지만 사실은 마음 약한 소시민의 모습을 아주 잘 표현했다. 연기파 배우 참 많구나. 좋아, 좋아!


살면서 일탈이라는 걸 별로 해보지 못했다. 영화 보러 극장 가고, 콘서트 보려 공연장 가는 것도 일탈로 취급되는 집에서 살아온 터라 검은색 매니큐어를 바르는 정도도 내가 해본 제법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탈이라면 일탈이랄까. 김두식은 욕망해도 괜찮아에서 '지랄 총량의 법칙'을 이야기 했다. 


중년 남성의 내면에 남아 있는 소년은 ‘지랄총량의 법칙’으로 알려진 ‘지랄’이기도 하고, ‘에너지’이기도 하며, ‘청춘’이기도 하고, 프로이트가 말하는 ‘이드’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색(色)’, 즉 욕망의 영역에 속한 힘이죠. 10대 중반부터 20대 후반까지 소년은 남성의 내면에서 미친 듯이 춤을 춥니다. 조물주의 설계에 따르자면 바로 그 즈음에 가장 자연스럽게 분출되어야 하는 에너지입니다. 이몽룡과 성춘향이 그랬던 것처럼 주로는 섹스를 통해서 말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습니다. 욕망을 찍어누른 사람만이 성공이란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섹스를 통해 분출되어야 할 에너지는 엉뚱하게도 도서관, 고시원, 영어학원에서 대부분 소비됩니다. 그런 에너지 소비가 ‘건강한’ 것으로 권장되기도 합니다.

남녀 불문하고 다들 비슷한 형편이라 어차피 연애할 상대방도 시간도 공간도 찾기 어렵습니다. 취직, 고시, 유학 준비에 몰두하며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과정에서 젊은이들은 더욱 ‘계’에 속한 인간으로 변해갑니다. 그런 극심한 경쟁을 거쳐서 겨우 결혼할 여유를 갖게 되었을 때, 상대방을 고르는 기준도 ‘색’보다는 ‘계’에 속한 것들입니다. -89쪽


이제 초등6학년에 올라갈 나이가 된 큰 조카는 요새 심심찮게 반항을 한다. 사춘기 그놈이 올 시기다. 이른 녀석들은 이미 맞닥뜨렸겠지만. 부디 너의 지랄 총량이 너무 늦은 시기에 합이 맞춰지지 않고, 적당한 때에 적절히 분산되어서 잘 해소되기를!


나의 일탈답지도 않은 일탈은 엄마 몰래 맥주 마신 것? 그것도 서른 넘어서 가능했으니 일탈의 'ㅇ'도 부끄럽다.



설날 당일에 문을 연 식당이 없었다. 별다방 샌드위치와 커피로 이른 저녁을 먹고, 뮤지컬을 보고 난 뒤 아쉬운 마음을 생맥주로 달랬다. 이날의 첫잔은 아주 시원했다. 그리고 나는 토요일 저녁에 아주 힘없이 집으로 돌아왔고 몇 번은 주저앉을 뻔했다. 편의점에서 휴지 한통을 샀고, 뒤늦게 맥주 한캔 살걸 그랬나 싶었지만 다시 들어가지는 않았다. 길거리에서 마시기엔 좀 추웠으니까. 


그리고 어제도 사실은 술이 필요한 날이었다. 어쩌면 나의 주사를 확인할 수 있는 날이었을 수 있었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 지금 이 시간. 한낮에 술이 땡기네. 속에서 열불이 나서 말이지. 마신다고 재워지지 않을 걸 아니까 굳이 마시지 않는다. 난 늘 내 삶이 평범하기를 원해 왔는데, 평범보다 못한 특별함으로 삶은 나를 놀래켜왔다. 영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것 아니니까 막장 드라마 속 주인공도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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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의 불장난
    from 그대가, 그대를 2016-02-08 01:02 
    2013년도 3월이었다. 출근 첫날 우리 부서 회식이 있었는데, 옆자리에 있던 분이 내게 태어난 생년월일과 시를 물었다. 대답해 주었더니 혼자 막 중얼거리더니 이렇게 얘기해 준다. 자기야, 마흔 넘어서 결혼하는 게 좋아. 연애도 마흔 넘어서 하는 게 낫겠어. 그 전에 만나면 자기한테 안 좋아. 좀 더 기다려. 식구 중에 가시가 있지? 힘들었을 거야.하는 일마다 될듯 될듯 하면서 안 된 적이 많았을 거야. 사주에 파가 꼈어. 태어난 날보다 시가 중요한데,
 
 
다락방 2014-02-03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틀린그림찾기...없어졌어요, 마노아님. 하하하하하.

당장 편의점으로 뛰어가요, 마노아님. 편의점으로 뛰어가서 캔 맥주 하나 사서 편의점에서 마셔요. 그 왜, 사람들 사발면 먹는 매대 있잖아요. 거기에서 창밖을 보며 맥주 마셔요. 안주가 필요하면 새우깡 하나 골라들고요.

Mephistopheles 2014-02-03 15:26   좋아요 1 | URL
새해부터 난독증으로 식겁했습니다. "사발면"을 "시발면"으로 읽고 화들짝 놀랐더라는..

마노아 2016-02-08 02:12   좋아요 0 | URL
아, 그것도 좋군요. 그날은 제가 좀 걷고 싶어서 터덜터덜 걷는데 급 맥주가 땡기더라구요. 다시 들어가기 귀찮아서 안 들어갔는데 다음엔 새우깡과 캔맥주 하나 시도하겠습니다!

틀린 그림 찾기 5일까지 서비스 한대요. 그 전에 알사탕 좀 모아야겠어요.ㅎㅎㅎ

마노아 2014-02-03 15:29   좋아요 1 | URL
메피님! 댓글 이메일이 메피님 게 먼저 왔는데, 내가 언제 사발면을 썼지? 하며 아리송송해 했습니다.^^

아무개 2014-02-03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큼....왠지 마노아님의 주사가 급 궁금해진...
어디...담에 한번 볼까요? ^^:::::

아참.. 그리고 편의점 내에서는 술 못마시게 되있어요.
걍 맥주 한캔 사서 집에서 물잔에 따르고 보리차인냥 마시는 겁니다.
안주는 맥스봉 추천!

마노아 2014-02-03 17:41   좋아요 0 | URL
주사가 나올 만큼 많이 마셔본 적이 없어서 아직까지 확인은 못해봤어요.ㅎㅎㅎ
확인하려면 저녁 먹지 말고 낮술을 마십시다. 저녁 먹고 술마시면 넘 배불러요.

아, 근데 편의점 내에선 술 못 마셔요?? 그렇구나!
지난 번에 받은 미야베 미유키 맥주 잔을 가끔 애용해야겠습니다.
맥주봉도 비치해 둘게요.^^

순오기 2014-02-03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리뷰대회 수상~ 상금과 수상자 수는 엄청 줄었지만, 마노아님은 여전히 수상자라 축하해요!!^^
새해에도 여전히 우리를 즐겁게 하는 문화생활 페이퍼, 좋아요!!

마노아 2014-02-03 17:42   좋아요 1 | URL
이달의 수상작 뽑는 모니터링은 떨어졌어요. 리뷰대회 수상 메일 받고는 상금이 5천원인 줄 알고 알라딘이 많이 어려워졌구나 했어요. 그런데 다시 세보니 오만원이네요. 하하핫^^ㅎㅎㅎ
새해에도 문화생활 정리 페이퍼는 계속 됩니다~

2014-02-03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3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4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4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4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4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3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4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4-02-04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호기 목사 기억해야겠어요. 가끔 이렇게 멋진 목사들이 존재해서 실추된 기독교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회복시켜 주는 듯해요.

마노아 2014-02-05 11:16   좋아요 0 | URL
깨방정 목사님이신데 아주 유쾌하고 재밌어요. 사모님 교통사고 사건마저도...ㅎㅎㅎ
요새는 기독교라고 말하는 것도 주저할 정도로 기독교 이미지가 안 좋지요. 가슴 아픈 일이에요...

ikjung626 2014-02-08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들어진 신> 정말로 좋은 책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그리고 세상에 신은 없습니다. 진화론자이고 무신론자인 저는 마노아님이 어린시절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자라온 것이 무척 맘이 아프네요. <만들어진 신>에서 리차드 도킨스도 기독교의 아이들, 이슬람의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냐고 한탄합니다.

마노아 2014-02-10 11:06   좋아요 0 | URL
책에 대한 추천으로 알아 듣겠습니다. 유신론자 앞에서 신은 없다고 단언하는 것은 '예수 천국 불신 지옥'만큼이나 폭력적으로 들려요. 그렇지만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많은 만행들에 대해서는 저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해서 아는 것도 별로 없고, 공통분모도 그다지 없는 사이에서 함께 얘기 나눌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이었던가. 지극히 이과적인 사람도 소설을 좋아하는 게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다소 신기했다.


돌고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읽고 있었다. 조지 오웰의 1984를 모티브로 했다고만 알고 있었지 달이 두개 생겨버렸다는 얘기는 몰랐다. 우와, 달이 두개라니! 마틴 앤 존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펐던 한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그나저나 달이 두개가 되면... 바닷물은 어떻게 되는 거지? 밀물과 썰물의 폭이 더 커지려나???


해마는 솔로몬의 위증을 읽고 있었다. 강 건너를 보고 온 눈에 대해서 돌고래가 흥미를 가졌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1권은 이미 대출중이었다. 2,3권만 먼저 빌려오고 1권을 기다릴 것인지, 그냥 2권부터 읽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식으로 나왔던 오일러의 공식 eπi +1=0

책은 오래 전에 읽었고 머리 속에서 오일러의 '오'도 남아 있지 않았지만, 이야기의 따뜻함과 감동은 기억한다.  약지의 표본을 사두고 못 읽었는데 같은 작가라는 것도 마침 알게 되었다. 우연히 산 건데 우연히 같은 작가였군!










수학과 무관했던 작가가 이토록 아름답게 수학을 얘기하는 것이 신기했다. 박민규도 공부해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썼다고 하지 않았던가? 김훈은 자료만 있으면 얼마든지 소설을 쓸 수 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렇게 글을 잘 쓸 수 있는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이디어'만 있다면 술술 글을 써낼 수 있지 않을까? 넝쿨 째 굴러온 당신과 역전의 여왕을 보지 못했지만 내조의 여왕은 보았다. 그러니 박지은 작가가 로맨틱 코미디에 무척 감각적인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아주 재밌게 보고 있는데, 재밌으면 재밌을수록 씁쓸하다. 이건 누가 봐도 '설희'를 베낀 게 아닌가. 드라마 시티헌터는 일본 만화 시티헌터랑 닮은 거라곤 이름밖에 없는데도 사용료를 내지 않았던가. 처음부터 밝히고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 참 아쉽고 안타깝고 화가 난다. 이 생각을 너무 간절히 했나? 간밤 꿈에 강경옥 샘의 신작을 읽었는데, 작품의 1/3이 별그대 사건에 대한 전말과 현재 입장을 밝히는 글이 적혀 있었다. 후우...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넘어가던 시절 이미라 작가의 인어공주를 위하여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소녀 감성을 자극한 대표적인 작품이었다. '푸르매'라는 이름은 심지어 모성애를 자극하기까지! 순정만화의 특징을 그때 알아보았다고 한다. 여자 주인공은 설정상 별로 안 예쁘지만 그림상으로는 아주 예쁜! 뭐 그건 드라마에서도 비슷하지 않은가. 안경 하나 벗고 머리 스타일 조금 바뀌면 여자주인공이 변신을 하지. 물론, 남주인공도 마찬가지다. 남자 주인공은 잘 생기고 공부도 잘하는데 반항아. 그런데 사실 속내를 들여다보니 아주 착하고 착한 사연 많은 캐릭터! 


남학생들은 어떤 작품에 열광했던가. 무수한 명대사를 남겼던 슬램덩크가 있었다. 아, 여태 완결이 안 났다고 여겼는데, 사실은 완결이 났던 거구나. 결말이 너무 시시해서 그게 끝이라고 생각 못했다. 작가는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끝을 냈을까? 뭔가 홧김에 마무리 해버린 느낌이 계속 남는다. 









근래에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는 겨울왕국이었다. 3D로 보려고 벼르던 중이었다.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알게 된 정보로는 뮤지컬 영화였고,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했다. 애니메이션 인어공주가 안타까운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바꾼 것처럼 겨울 왕국도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드는 여왕의 능력을 다른 면에서 지켜본 게 아닐까 짐작했다. 뭐, 짐작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눈의 여왕을 생각하면 언제나 이미라 작가의 '겔다를 찾아서'가 같이 떠오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미라 작가의 작품인데, 사실 그러면서도 한번 밖에 보질 않아서 20여 년 가까이 지나고 나니 시작과 결말만 떠오르고 자세한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 음, 다시 봐야겠다. 어디 꽂혀 있더라??










여왕은 자신의 능력을 조절할 줄 몰랐다. 얼어붙게는 할 수 있었지만 녹일 줄은 몰랐다. 다른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았던 여왕은 스스로 고립되는 길을 택했다. 고립된 여왕은 외로웠지만 동시에 자유로웠다. 그러나 사람들은 찬란한 여름을, 뜨거운 여름을 원했다. 여왕에게서 겨울 대신 여름을, 따뜻한 봄을 끌어내기 위해선 더 큰 도전과 희생, 용기와 사랑이 필요했다. 진정한 사랑만이 얼어붙은 심장을 녹일 수 있다고 했던가. 김강원의 여왕의 기사가 떠오른다. 


나라 이름은 까먹었지만 독일 지명을 썼던 건 분명하다. 작가가 총애하는 언어가 아닐까. 여왕의 나라에는 겨울만 있다. 봄을 불러오려면 여왕이 사랑에 빠져야 한다. 그러나 여왕들은 번번이 사랑에 빠졌지만 그 사랑은 애증으로 변질되고 결국 여왕들은 다시 겨울을 불러들이고 말았다. 그렇게 새 여왕을 찾아야 했던 기사 리이노가 지구의 한 소녀를 데리고 가서 여왕으로 만든다. 그 소녀가 결국 기사 리이노와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 시공간을 뛰어넘어 이세계로 가는 이야기가 참 많다. 그런 세계에 흥미를 갖고 동경하게 되는 게 또 사람의 마음이니까. 도민준 같은 비쥬얼이라면 외계인이라도 상관없을 것 같아.(>_<) 현재 내 휴대폰 바탕화면은 이렇다!



글 없는, 혹은 글이 적은 그림책을 선호한다. 장 자끄 상뻬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의 커다란 판형의 책을 사고서 아껴서 야금야금 들여다 보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 정말 두근거렸는데... 









대사 없는 걸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은 기적'이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바꿔 읽어도 될 책. 목수 요셉의 망치질은 정말 압권이었지! 잘 알려진 책이 아니었는데 용케 읽었구나! 와, 신기했다. 역시 도서관 가까이에서 지내야 해. 모르던 책이 하나 더 있네. 지금도 팔고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좀 오래된 책이군... 









프랑스 작가의 작품이라면, 어느 정도 무게감이 있을 거란 선입견이 생긴다. 프랑스 영화에 대해서 그런 인상을 갖는 것처럼. 물론,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좀 예외? 다소 엽기적인 천재같은 느낌이니까. 노벨문학상 수상 후 관심을 갖게 된 르 클레지오의 작품은 어려웠다고 했다. 음, 난 동화 하나만 읽어서 아는 바가 없네. 그런데 기욤 뮈소는 좀 더 가볍게, 재밌게 읽혔다고. 뭐랄까, 트랜디한 문학? 흠, 맞다. 나도 그런 느낌이었다. 물론, 읽어보지 않아서 정확히 모른다. 내가 갖고 있는 책은 제목이 예뻐서 산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다. 아, 다시 보아도 제목이 참 좋아.










올해 내가 처음 본 영화는 '수상한 그녀'였다. 시사회 당첨으로 언니와 함께 보고 왔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었고 감동적이었다. 보고 난 직후 ost를 검색해 봤는데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금은 나와 있으려나? 극중 심은경이 부른 노래들을 다시 듣고 싶다. 원곡과 함께. 


수상한 그녀는 시종일관 웃겼다가 울렸다가 하다가 마지막 까메오 등장으로 제대로 뻥! 터지게 했다. 흡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정군이 성장해서 송중기가 등장했을 때와 같은 시각적 충격을 준 것이다. 뭐, 홈페이지에 까메오 이름 게시돼 있으니 비밀도 아니지만 여하튼!










미드를 별로 보지 못했다. '번 노티스'는 처음 들어봤다. 오, 그런데 해고 통지서라니! 흡사 사망 예고장 이키가미를 떠올리게 했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르구나. 해직 통보를 받은 전직 스파이의 좌충우돌 코미디. 주인공처럼 모히토를 마시기 위해서 아껴둔다. 그밖에 보스턴 리갈도 처음 들어봤다. 작품에서 보았던 장소가 인상적이어서 가고 싶다는 말에 동의한다. 내가 런던에 가게 된다면 베이커 가 221B와 함께 채링크로스 84번지를 가보고 싶은 것처럼.


스파이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007스카이폴은 정말 재밌었다. 본 시리즈 이후 인기가 떨어지고 있던 제임스 본드를 다시 일으켜주었다고 할까.  생각난 김에 아델이 부른 스카이 폴 주제곡도 다시 한번 들어보았다. 여전히 좋구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아주 어릴 때 읽었다. 그 무렵에 이희재 씨 만화로도 보았다. 연재 잡지가 보물섬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아무튼, 오래도록 그 작품이 멕시코 작품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브라질 작품이었어! 근데 이거 실화였던가???










미야베 미유키의 RPG를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으로 착각했다. 억울했나보다. 직접 들고 올 줄이야.;;; 미미 여사의 작품을 많이 읽지 못했지만 첫충격은 잊히지 않아서 여전히 내게 최고의 작품은 '화차'다. 솔로몬의 위증이 그걸 깰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아닌 것 같다. 


시 ''이 계속 머리 속에 남아 있었는데, 김춘수인지, 김춘추인지 왜 이리 헷갈리는가. 김춘수가 맞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름이 주는 신성한 의미, 역할. 황정음의 오빠 이름은 황훈, 황민이라고 했다. 자녀의 이름으로 '훈민정음'이라는 작품을 만들다니, 그 후 황정음이 더 좋아졌다. 문소리는 아빠 문씨와, 엄마 이씨 사이의 작은 아이라는 의미로 이름이 문소리가 되었다고. 우와, 가족의 끈끈함이 더 느껴진다. 그저 그런 돌림자보다 훨씬 의미 있어 보인다.

엄마는 다시금 기도원 다녀오라고 닥달을 하신다. 기도원의 'ㄱ'도 꺼내지 말라고 했다. 엄니는 혼자 기도원으로 총총히 떠나셨다. 난 오늘 맥주를 마실 거다. 부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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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1 15: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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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1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1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2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녀 이름으로 훈민정음을 만들었다기에.... 불현듯
제 사촌 이름이 세종대왕'입니다. 이름이 그냥 세종대왕'이에요. 네 글자 이름입니다.
둘째는 창조의 불.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고모부, 글구 보면 참 대단한 분입니다.

마노아 2014-01-22 14:22   좋아요 0 | URL
우와, 고모부님의 뚝심이 대단하십니다. 세종대왕도 창조의 불 앞에서 무릎을 꿇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