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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벌써 열흘이 지나버렸는데,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김해에 다녀왔다. 지인의 결혼식이었다. 

기차 표를 구하지 못해 버스를 타고 갔는데, 새벽 5시 20분에 출발해서 저녁 9시 20분에 집에 도착했다.

그 먼 거리를 이동하며 달랑 맛없는 김밥 한줄 먹고 온 화딱지 나는 사연은, 슬프니까 생략하자. 

다만 이날의 교훈은, 한번 민폐형 인간은 계속해서 민폐형 인간이라는 것... 새삼 깨달았음...;;;;



(경전철 처음 타봤는데, 구간이 짧아서 곡선으로 달릴 수 있다는 게 무척 신기했다. 시간이 없어서 수로왕릉 못 보고 온 것은 꽤나 아쉬움....)


2. 4시 50분에 기상했던 터라 무척 피곤했지만, 바로 잠들 수는 없었다. 히든싱어 3에 이승환이 나오기로 한 날이니까.

방청하고 온 팬들이 있었음에도 결과는 극비에 부쳐져서 누가 이겼는지 알지 못했다. 예고편에 나온 대로 한 표 차이라니까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승환이 한 표 차이로 이겼거니 했다. 그런데 결과는 반대였다. 그는 한 표 차이로 모창능력자에게 우승을 넘겨주었다. 세상에!


하지만 재밌게도, 하나도 분하지 않았다. 특집으로 편성된 두시간 방송은 아주 재밌었고, 무엇보다도 가수와 팬들의 진정성과 진심이 보였다. 


함께 늙자고 외치는 팬들을 향해, 여전히 젊은 얼굴의 내 가수는 함께, '젊게' 늙자고 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젊게 삽시다. 이대로 함께 늙어 갑시다. 오래오래...




3. 지난 주 월요일 스포츠 시간이었다. 난 피구반을 맡고 있는데 학생 하나가 주웠다며 들고 왔다. 버릴 수가 없었다고.

노란색은 아니었지만, 바로 그 노란리본을 닮은 리본을 나도 어찌할 수가 없어서 들고 와버렸다. 바로 그날 유족들은 인양 대신 수색을 계속하기로 결정했고, 이튿날 황지현양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4. 저녁에는 다이빙 벨을 보았다. 우리동네 독립영화 전용관은 평일에 가면 늘 혼자이기 일쑤였는데 모처럼 관객이 제법 있었다. 영화에서 본 내용들은 대부분 고발뉴스를 통해서 이미 접한 것인데도 재차 삼차 분노가 치솟았다. 한순간, 이렇게 사악한 세상이 이대로 유지되는 게 과연 정의로운 것인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픈 마음을 부여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신해철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아, 망연자실... 


5. 굳이 고백하자면 나는 신해철의 팬이 아니었다. 그의 공연을 본적이 있지만 그건 이승환 보러 갔다가 같은 무대에 선 그를 본 경우였다. 그렇지만 나는 신해철을 좋아했다. 그의 거침 없는 입담도 좋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와 '안녕 프란체스카' 같은 개그도 소화해낼 수 있는 유머 감각도 좋았다. 그 강인해 보이는 사내가 이렇게 일찍, 어이없는 이유로 우리 곁을 떠날 거라곤 짐작하지 못했다. 믿어지지 않는 죽음이었다. 그의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나는 그의 노래를 찾아서 듣는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컴퓨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내가 가사를 다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랬다. 그는 그렇게 우리와 한 시대를 공유한, 90년대를 응답해 주었던 좋은 뮤지션이었다. 아직 할 일도 많은 그가 이렇게 가버린 게 너무 아까웠다. 세상에 나쁜 놈 천지인데, 벌받아 마땅한 놈 투성이인데 왜 이리 아까운 사람이 먼저 가야 하는 걸까, 청소하면서 내내 씩씩거렸다. 



고마웠어요, 해철 씨. 계속 기억할게요. 

6. 세월호 침몰 200일이었던 지난 토요일에는 조계사에 다녀왔다. 내가 자주 들여다 보는 82쿡에서 세월호 기금 모금 2차 바자회가 열렸다. 1차는 소식을 늦게 알아서 못 갔는데, 2차도 행사 당일에 언니가 말해줘서 알게 되었다. 다현양과 함께 셋이서 가보니 사람이 엄청 많았고, 먹거리는 많이 빠졌으며, 커피는 원두가 다 떨어졌다며 잠시 문을 닫는다고 할 정도로 북적였다.

정지영, 이충렬, 방은진 영화 감독과 노희경 작가, 문소리. 장혁, 이선균, 김제동의 애장품들이 경매로 팔렸고, 이철수 박제동 화백의 작품들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조희연 교육감도 오셨다고 들었는데, 이것저것 먹거리 장터 줄 서느라 하나도 못 들음...;;;;; 

아무튼, 자원봉사자들의 수고가 가득한 봉사의 현장이었다. 이날 우리 가족이 사온 것들은 이러하다.


해지스? 헤지스? 사용하지 않은 정품이라며, 오유에서 지원나온 청년이 매대에 올리지도 못하고 득템하시라며 강조하던 가방이었다. 옆에서 언니가 쿡쿡 찔렀다. 저거 잡으라고! 오케이! 4만원에 낙찰. 언니가 생일 선물 땡겨준다며 입금해 주었다. 이게 글케 좋은 거야?? 마침 정장용 가방 사려고 생각하던 참이어서 더 좋았다.


투명병에 든 노랑리본 목걸이는 다현이와 둘이 하나씩 걸었다. 노랑리본 브로치는 엄니 드리려고 샀는데 엄니가 있는 브로치도 안 하신다며 거부하심...;;;; 



노랑리본 귀걸이도 예뻤다. 벽에는 내 님이 고운 턱선을 자랑하고 계심~



저 투명한 병 목걸이, 어쩐지 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또 솟아오르고 있음.

이러다가 대량 주문할지도...;;;


7. 사실은, 영혼이 피폐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까 그건 지난 금요일의 일이었는데, 팟캐스트 고상만의 수사반장 2주치를 이어서 듣다가, 그 사연 속의 기막힌 인생들이 너무 가엾고, 그 고통이 너무 끔찍해서, 멘탈에 과부하가 걸리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지난 MB 정부 때부터 늘 이런 방송만 들어왔던 것이다. 공중파를 믿을 수가 없어서 찾아 듣게 된 시사 방송, 그러다가 가지치게 된 온갖 팟캐스트 방송 속에서는 너무 가엾고 억울하고 기막힌 죽음과 사연이 가득했다. 그걸 기억해 주고, 알아봐 주고, 그렇게 연대해 주어야 하는 게 맞다고 여기며 지내왔는데, 그러다 보니 이놈의 더러운 세상 그냥 콱! 망해버려라-소리가 쉽게 나오는, 그런 마인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고작 방송을 들어주는 것 뿐인데도 이렇게 힘들어한다는 게 또 미안하지만, 그것도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자동 다운되게 설정해 놓았던 많은 방송들을 구독 해지했다. 가끔 몇 가지만 발췌해서 들으리라. 일단은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그래도 아직도 듣고 있는 게 많다. 다 놓지는 못하겠다.











8. 어제는 다시 스포츠 시간. 원래 내 수업이 아닌데 내가 출근하기 이틀 전에 떠안겨진 스포츠 두시간.ㅡ.ㅡ;;;;

아해들은 일년 내내 피구를 하더니 지겨워 죽겠다고 한다. 날도 추워졌다. 내가 생각해도 재미 없어 보였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철물점에 가서 고무줄을 사왔다. 나 어릴 적 한줄에 20원 하던 고무줄은 한줄에 500원이 되어 있었다. 아, 세월 앞에 장사 없는 이 물가!


고무줄은 사왔는데, 문제는 내가 너무 오래 전에 해본 놀이라서 잘 생각이 안 난다는 거였다.

한줄 고무줄은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와 "무찌르자 공산당~"은 생각이 났는데, 이런 노래를 가르쳐줄 수는 없지 않은가.ㅡ.ㅡ;;;;


두줄 고무줄은 에너지는 많이 쏟지만 상대적으로 덜 재밌고, 아해들이 많으니까 적당하지 않았다.

세줄 내지 네줄 고무줄을 하고 싶었는데 가장 적당한 것은 '장난감 기차'였다.

노래는 생각나는데, 놀이 방법이 안 떠올라 고민하던 차,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찾았다.



그래, 생각났어! 저거였지!

하지만, 아해들의 호응을 얻기란 무척 어려웠다. 일단 고무줄 세대가 아닌 이 아이들은 그런 걸 왜 해요? 반응이었다.
한번 해보라며 설득했지만 싫다고 한다. 흥.칫. 피!

그런데 내가 계속해서 빙빙 돌면서 하고 있자니 하나 둘 관심을 보인다. 그러다가 한명씩 서서는 같이 뛰었다.
하지만 똑같이 따라하는 애가 한 명도 없었어...;;;;
훨씬 어려운 아이돌 가수 댄스는 따라하는 애들이... 이런 게 문화 차이고 세대차이겠지...;;;;;

암튼, 그렇게 백만 년 만에 고무줄 놀이를 해봤다. 완전 추억 돋는 놀이였다. 그렇지만 다음 주도 할 수 있을런지....
제기를 준비해 갈까...;;;;;


9. 어제는, 두달 만에 수영장에 갔다. 지난 8월 중순에 아이스 스케이트 타다가 넘어졌고, 그 바람에 상처를 꽤 크게 입었다. 


혐짤 주의 ▼

 


 

펼친 부분 접기 ▲


한의원에 병원을 반복하다가 나중엔 너무 부풀어 올라서 주사기로 피를 뽑아야 했다. 움직이지 말라는 조언대로 9월 한달은 운동을 쉬었다. 10월 한달은 연구수업 준비하느라 쉬었다. 어거지로 연구수업 떠맡은 기막힌 이야기는, 역시 슬프니까 패쓰하자. 이미 지났으니 짐은 내려놓았으니 됐다. 


오랜만에 물에 들어가니 기분은 좋았는데, 숨이 너무 찼다. 마침 어제 날짜로 새로 오신 선생님은 완전 빡세게 돌라 하심. 하아, 힘들어...;;;;;


그렇게 고무줄에 수영까지 하고 나서 집에 왔더니 병났다. 밤에 잠들려고 하니 끙끙 앓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내 몸이 내 몸 같지가 않아...


10. 도서정가제 시행 전에 구간 도서를 장만하느라 분주했었다. 주말에 열심히 주문하고 났더니 2015년 달력이 짠!하고 나왔네. 늘 나오던 달력이겠거니 했는데, 오마나 백희나 작가네! 피터 레빗은 좀 성에 안 찰 거야... 하고 세뇌를 하려 했는데, 아씨... 이것도 예뻐. 책읽는 명화는 말할 것도 없고... 하아, 세가지가 다 예뻐. 너무해. 알라딘 너무해...ㅠ.ㅠ



평소 탁상달력이 그림이나 사진은 뒷면에 있고 스케줄러가 앞쪽에 있어서 그림 못 보는 게 불만이었는데 나란히 앞면에 있어... 내가 원하던 디자인이야. 하아, 장바구니 미어 터진다. 꿰매 써야겠다. 글썽...;;;;



덧글) 책베개 결제 끝났던가?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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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11-05 0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짬으로 안타까운 작별이라 가슴이 미어져요.ㅠ
두루두루 소식 접하고 청주로 달려갈 참입니다~

마노아 2014-11-05 14:48   좋아요 0 | URL
지금 청주에서 모임 갖고 계신가요? 후기 기대할게요.
가버리 사람들이 여럿 밟힙니다.ㅜ.ㅜ

조선인 2014-11-05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땅 별땅은 어때요? 의외로 운동량도 많고 애들도 재미있어 하는 편. 림보놀이나 줄다리기도 의외로 재밌어 하고.

마노아 2014-11-05 14:48   좋아요 0 | URL
하늘땅 별땅은 어떤 놀이죠? 검색해 보겠음돠! 이름만 들어보고 놀이를 모르겠어요.
림보는 고무줄 갖고 같이 해봤어요. 아해들은 유연하더라구요.^^

노란곰 2014-11-05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진기행과 장서의 괴로움(장서.. 이거 이주일만에 받았어요ㅠ)은 있고, 백희나 달력 어제 주문했어요. 그런데 정가제 전에 달력 3종 셋트를 다 받을 것 같은 공포가...ㅎㅎㅎ (여행 준비중이거든요ㅠㅠ)

마노아 2014-11-05 14:49   좋아요 0 | URL
이미 달력 겟하신 분들이 많네요. 저도 냉큼 주문해야겠어요.^^;;;
여행 준비 중이시라니 제가 다 설레네요. 기쁜 마음으로 주문하셔요(응?)

Mephistopheles 2014-11-05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의 페이퍼에 열거하신 수고하시는 분들을 싸잡아

빨갱이 용공세력, 종북좌파라고 근거없이 비방하고 조롱하는

인간들이 있는 한....이 나라는 계속 요모양 요꼴일꺼에요.

그걸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들이 사실 죄질이 제일 나쁘긴하지만요.

마노아 2014-11-05 14:50   좋아요 0 | URL
오늘 이승만 수업했는데 이름만 듣고도 혈압이 솟더군요.
다 말해줄 수도 없고, 아니 말할 수도 없는 괴로움...
송곳을 읽기 위해서 심호흡이 필요해요. 대한민국은 무엇을 상상하든 항상 그 이상을 보여줍니다..;;;

하늘바람 2014-11-05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해가 시댁인데 수로왕릉 못 가보았어요

마노아 2014-11-05 14:51   좋아요 0 | URL
다음 기회에 아이들 손잡고 같이 가보셔요. 안 가봤지만 좋을 것 같아요.^^

아무개 2014-11-05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야...체육수업까지 하는거에요?
후아...그학교는 참내..아이구!!!

전 고무줄 놀이 해본 적이 없어서..도움이 ... ㅠ..ㅠ

백희나 달력이 금요일에 옵니다.
그러니까 5만원어치 책 또 샀다는거죠 ㅎㅎ



마노아 2014-11-05 14:52   좋아요 0 | URL
제가 불꽃슛을 날릴 줄 몰라서 애들이 재미 없어 하는 걸까요...;;;;
아아니, 근데 고무줄 놀이 안 해봤습니까?
왕 재밌어요! 우리 애들이 고무줄 놀이는 못해봤어도 고무줄 끊어는 봤다고 하대요. 헐..;;;
백희나 달력이 인기 짱이네요. 일단 벽걸이 달력을 먼저 확보해야죠.^^ㅎㅎㅎ

무스탕 2014-11-05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든싱어 마지막 라운드를 못 보고 잠이 스르르~ 들었더랬지요 ㅠㅠ
지금 마노아님 덕분에 시청(!) 했는데 우와~ 소름!!!!!!!
승환옹을 보면 마노아님이 떠오르는 현상을 `파블로프의 개`에 비교해도 되는건가요? ㅎㅎㅎ

마노아 2014-11-05 14:54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빨간차가 무척 매력적이에요!
저 방송 이후 이승환 신규 팬이 엄청 늘어나서 카페에서 새팬을 많이 보고 있어요.
파블로프의 개~ 우하하핫, 많은 분들이 그러실 것 같아요.
그렇게 친숙해지는 것도 좋습니다.^^

무스탕 2014-11-05 15:02   좋아요 0 | URL
빨간차가 뭔지 아시겠어요? 모르실걸~~~~ ^^
저 차가 그 유명한 `포니2`에요.
70년대 대한민국을 주름잡던 포니2를 대회기간동안 전시한거에요.
근데 저 차가 아직도 현역 뛰는 차라는게 더 기가 막혀요!

마노아 2014-11-05 21:30   좋아요 0 | URL
포니2 알아봤어요! 근데 설마하니 그 차일까 생각했는데 진짜였네요.
우와, 이 차가 현역이라니, 골동품이잖아요! ㅎㅎㅎ

서니데이 2014-11-05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날 히든싱어 이승환편 마지막 곡 시작할 때쯤 운좋게 봤어요.^^ 이전에 알던 곡들이 나와서 좋더라구요. 그날 방청석에서 저 글씨 보면서, 그렇게 함께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것도 참 좋겠다 싶었어요.
고무줄 놀이, 거의 하진 않았는데,(워낙 못해서 끼워줄 수가 없었을거에요.^^;) 그 때, 저 전우의... 노래 처음 듣고 깜짝 놀랬던 기억이 있어요.^^;

마노아 2014-11-07 23:18   좋아요 0 | URL
히든싱어 이번에 선곡도 참 마음에 들었어요.
이번에 음악캠프에서 어.사.그는 무려 8위를 했답니다.
역시 방송의 힘은 대단해요.
전우의~ 노래를 멋도 모르고 불렀었는데, 분단의 아픔이 이렇게 어린이들 놀이에까지 스며 있다는 걸 철들고 알고서 깜짝 놀랐어요. 하긴, 국군의 날 자체가 북으로 밀고 올라간 날짜이니 말 다했지요...;;;;;

조선인 2014-11-06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땅 별땅은 지역마다 이름이 달라서... 왼발 오른발이라고도 하고, 깽깽이 9단이라고도 하고. 바닥에 1부터 9까지 칸을 그려놓은 다음에 1단에서는 1칸을 안 밟고, 2단에서는 2칸을 안 밟고, 감이 안 잡히시려나?

마노아 2014-11-07 23:19   좋아요 0 | URL
아핫, 저는 1단,2단 이렇게 불렀어요. 어릴 때 많이 하고 살았죠. 땅따먹기도 자주 했고, 철봉에서 허수아비 놀이도 하고, 정글짐에서 놀고... 아, 그립네요. 운동장에서 맨 몸으로도 얼마든지 즐거웠던 시절이었어요.(>_<)

2014-11-07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07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4-11-07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든싱어 아직 보지 못했어요. 봐야겠군화. 귀걸이 가지고 싶네요. 전 지금 책베게가 하나 밖에 없어요. 현재 하나 더 올 예정인데 출고 했다고 방금 문자가 찍히네요. 도서정가제. 아 제가 요즘 그 도서정가제때문에.... 때문에..

마노아 2014-11-07 23:20   좋아요 0 | URL
도서정가제가 우리를 아찔아찔하게 해요.
주말이 다가왔으니 또 신용을 빌어 구간을 마구 지르지 싶습니다. 꽂아둘 데도 없는데 말이에요.ㅜ.ㅜ
하지만 달력 받아야죠. 불끈!!

개인주의 2014-12-02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구경 왔다가..^^
바자회날 저는 먹는 것만 사왔어요.
자몽청이 눈앞에서 딱 떨어져서. 대추생강차만 사고.
맛있는 고구마말랭이 둘. 핫바인가 어묵인가. 꼬치.. 그렇게 먹는것만..ㅋㅋ
김밥은 고민하다보니 떨어지고 빵코너는 줄이 너무 길고.
식재료의 질이 아주 좋아보이던데. 아쉬웠어요.
...바자회 끝난지가 언젠데 먹는거에 집착해서 기억을 더듬다니..=_=

제가 어쩌다 보니 안산으로 이사를 왔는데.
길에 노란 걸개들이 아주 많이 걸려있어요.
그 중에 이런 글이 있어요.
`별이 된 아이들이 묻습니다. 지금은 안전한가요?`
...

팔이쿡에서 바자회 해서 노란 잠바 나눠준다던 글을 본 적 있는데
제가 사는 동네에 팔이쿡 인쇄된 노란잠바가 실린 소형트럭이 이삿짐 차를 따라
새집으로 오던 걸 보고 유가족들이 마음이 아파서 이사했구나 싶어서 찡 했습니다...

마노아 2014-12-02 16:36   좋아요 0 | URL
소문이 자자했던 자몽청을 구경만 하셨군요. 저는 병조차도 보지 못했어요.
아주 맛났더라는 소문만 들었네요.^^
여러 자원봉사자들의 정성에 감탄했지요.
다음에 또 바자회 하면 이번엔 일찍 가리라 다짐했네요. ㅎㅎ

아, 안산으로 가셨군요.
정말 되묻게 되네요. 지금은, 안전하냐고......
어제 또 배가 침몰한 사고 소식 들으면서 세월호 아이들이 떠올라 철렁했습니다.

노란잠바는 보지 못했는데 살던 집에서 이사해야만 했던 마음을 헤아려보니 참으로 안타까워요.
그렇게 매순간 떠오르는 얼굴들을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야 할 터이니... 참으로 착잡합니다..ㅜ.ㅜ
 
짜장면 더 주세요! - 중국집 요리사 일과 사람 1
이혜란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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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반없는 수요일의 메뉴. 짜장면은 짰다. 미역국 대신 계란실파국이었으면 더 맛났을 텐데...

처음 먹어 본 회오리 감자는 신세계! 칼로리만 아니면 더 먹고 싶었다. 물론 일인 일개였지만...

초코릿 입힌 베이비슈도 달콤 그 자체♥

과잉 칼로리로 믹스 커피는 패스. 근데 숭늉 마셔서 별 효과 없음. ㅎㅎㅎ

인생은 길고 맛난 것은 많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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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4-09-24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삽입하면 책제목이 곧 페이퍼 제목이 되는 구조구나.

마노아 2014-09-24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은 원본 크기보다 줄어드네. 560*336이고, 클릭하면 1000*600까지는 커진다.

마노아 2014-09-24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너무 어두운데 간단한 보정 기능이 있던가?
 

목요일에는 가족들과 오션월드에 다녀왔다. 가족과 함께 처음 가는 워터파크였고, 실외로는 나도 처음이었다. 내가 가본 거라고는 영등포의 씨랄라가 유일했으니까. 


새벽같이 일어나서 김밥 말아서 셔틀버스 타고 강원도로 향했다. 갈 때는 한시간 20분 걸렸는데 돌아올 때는 2시간 20분 걸렸다. 


버스에 오르고 퍼뜩 생각이 났다. 쓰려고 미리 준비해 두었던 모자를 집에 두고 왔다는 걸.

자외선은 피해야 했으므로 문앞에서 야구모자를 하나 샀다. 흐미, 17,000원이나 하네. 비싸.ㅡ.ㅜ

각오는 했지만 사방팔방 어찌나 비싼 물가를 자랑하던지... 코인 충전한 팔찌에서 빠르고 힘차게 돈이 빠져나갔다. 


흐릴 거라는 예보는 보았지만 비가 올 줄은 몰랐다. 물놀이 시작하자마자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나올 때는 어마어마한 굵기로 비가 내렸다. 그러나 그 비보다 더 슬펐던 것은 방수팩까지 준비했건만 침수되어버린 나의 폰..ㅜ.ㅜ


방수팩은 불량이 아니었다. 다만 언니한테 전화할 생각으로 지퍼락을 닫지 않고 있다가, 너무 추워서 무심코 온탕에 들어갔다가 핸드폰이 꼬르륵 잠겼을 뿐..ㅜ.ㅜ


마침 문자 두개가 와 있었는데 미처 확인을 못했다. 중요한 문자이거나, 기다리는 문자일까 봐 애가 탔다. 

집에 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밥통에 신문지 깔고 보온 상태로 건조시키란다. 누구는 두시간이라고 하고 누구는 24시간이라고 하는데, 오래 뒀다가 더 망가질까 두려워서 2시간 뒤에 꺼냈다. 어찌나 뜨겁던지, 선풍기 앞에 놓고 한참 식힘...;;;;


핸드폰을 켜보니 전원은 들어온다. 급히 문자를 확인해 보니 알라딘 중고책 알림 문자...(....;;;;)

근데 유심 인식을 못한다. 하아, 금요일은 광복절이란 말야..ㅜ.ㅜ

큰조카는 구입한 지 한달 밖에 되지 않은 안경을 잃어버렸고, 언니는 아이폰 충전잭을 잃어버렸다. 

내 폰은, 유심외에는 멀쩡하다는 전제를 해두면, 비교적 저렴한 피해랄까..;;;


물에 잔뜩 젖은 래쉬가드를 빠는데, 유독 형광 주황색이 물빠져서 다른 옷까지 물들어 버렸다. 

언니랑 엄마 옷이 그랬다. 핑크색인 내 옷은 멀쩡. 결국 언니 옷과 엄마 옷은 환불받았다. 

물놀이 한번 다녀왔을 뿐인데, 뭐 이리 피곤한지.....


금요일은 날이 정말 화창했다. 시청 광장도 화창했다. 다행이었다. 전날 비오고 이날 비오지 않아서...



광장에는 약 오만명의 시민들이 모여 있었고, 여러 단체들이 깃발을 세우고 함께 했다. 광장으로 가는 동안 마주친 수많은 파업 노동자들, 연대 시민들과 마주쳤다. 마침 교황님이 오신 때였고, 소외되고 억압받는 많은 사람들이 자그마한 희망의 불씨를 피우고자 기대를 모았다. 강정, 밀양, 쌍용자동차, 씨앤앰 비정규직 등등등... 채 열거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게, 어느 순간 굉장히 복받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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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잠시 고민이 됐었다. 전날의 여파로, 너무 피곤했다. 게다가 아침 일찍 큰씨스터 심부름 하느라고 잠도 부족했고, 래쉬가드 환불 받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더니 좀 쉬고 싶었다. 그럴 때 망설이지 말고 가라고 다그쳐주는 게 바로 우리 카수님! 혼신을 다해 노래하겠다고 한 다짐 그대로 영혼을 다해 노래를 불러주었다. 사랑한다는 말은 사랑하는 여자에게만 하지 팬들에게는 해주지도 않는 초시크한 카수님은, 걱정 많을 팬들을 위해 자신이 이런 행보를 할 수 있는 건 자신감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방송에 못 나가도, 해코지를 당해도, 내 실력이면 어디 가서 굶진 않을 거란 자신감. 멋있고, 힘이 되고, 고마웠다. 기꺼이 깃발이 되어주는 존재!


그랬는데도 대통령께 한마디 하겠다고 했을 때는 나도 모르게 가슴을 쓸어내려....;;;; 대체 대한민국에 표현의 자유라는 게 있기는 한가? 그건 먹는 건가요??



FALL TO FLY


이 노래는 전주만 들어도 늘 울컥하고 만다. 비상을 위한 추락... 우리에게 추락만 있고 비상이 없을까 봐,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없을까 봐, 두려움 속에서, 그럼에도 포기하지 못하는 희망을 잡으려는 마음으로 듣게 된다.


무겁죠 무섭죠 그대 앞에 놓인 현실이
배운 것과 달리 깨우침과 달리 점점 달리 가죠
알아요 보여요 끝이 없어 주저앉고픈
일만 하는 나와 얻지 못한 나의 고단한 지금들을
착한 그댄 실패들을 거부할 수 있는 힘이 없어요
곱이곱이 시련마다 선택의 지혜가 쌓이죠
fall to fly 날기 위해 내게 날개가 있다는 걸 알기 위해
닫혀진 문 앞에 언제까지 서성일 거죠
우물쭈물 말고 뛰어보는 거죠 포기의 용기
날아요 날아요 날아올라요
fall to fly 날기 위해 내게 날개가 있다는 걸 알기 위해
견뎌요 ( 거친 바람 달려든대도 ) 맞서요 ( 거센 비에 휩쓸린대도 )
우뚝 솟은 어깻죽지에 ( 푸득거리며 ) 비상의 날개짓 그 날은 오죠
착한 그댄 실패들을 거부할 수 있는 힘이 없어요
곱이곱이 시련마다 선택의 지혜가 쌓이죠
fall to fly
fall to fly 날기 위해 내게 날개가 있다는 걸 알기 위해
fall to fly 날기 위해 내게 날개가 있다는 걸 알기 위해
견뎌요 맞서요 꿈은 이루어질 거예요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준 노란 리본. 옷핀이 너무 약해서 가방에 달고 다녔는데 금세 잃어버렸다. 튼튼한 옷핀으로 갈아타야겠다.



교황님 가슴에도 달려 있던 노란 리본을, 대통령 가슴에서는 보기 힘들었다. 



영화인들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에 동참했다. 고맙다. 이분들은 까방권 획득!



강풀 작가의 메시지도 울림이 크다.




거기 사람이 있었고, 여기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그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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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금요일밤, 지난 일요일에 다쳐서 멍든 타박상이 좀처럼 차도를 보이는 것 같지 않아서, 이제 온찜질을 해볼까~ 하고는 전자렌지에 찜질팩을 돌려서 맛사지를 해줬다. 그리고, 화상 입었...;;;;


엉엉, 넘넘 뜨거워. 멍들어 검어진 부분이 발갛게 익어버렸어ㅜ.ㅜ 닷새나 되었는데 냉찜질을 더 했어야 했단 말인가.ㅜ.ㅜ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토요일 아침에 병원에 들렀다. 대기 시간 40분..ㅡ.ㅡ;;;

하아, 핸드폰이 더 급해서 병원은 월요일에 가기로 하고 나왔다.

수리점에 도착했더니 유심 불량이라며, 이건 통신사 쪽으로 문의하란다.

그래서 가까운 대리점에 갔더니 주말이어서 유심 개통 안 된다고... 월요일에 다시 오라고.....

이럴 줄 알았으면 병원 진료나 받을 것을...;;;

친구 약속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그냥 시내로 나와야 했다. 

엉엉... 다시 이틀을 기다리래.ㅜ.ㅜ

전화 안 되고 문자 안 되고, 그밖의 것만 되는 스맛폰...;;;;;

헛똑똑이 스맛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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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4-08-17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션월드에서는 즐거우셨나여? 저렇게 출혈이 큰데, 즐겁기라도 했어야 할텐데!

오늘 아침에 저도 배우들의 노란 종이로 세월호 특별법 관련해서 올린 뉴스를 봤답니다.
포스팅하려고 했는데, 그건 깜박해버렸네요. 단식으로 하루하루 말라가는 아버님을 보면서 너무 울었어요. ㅠㅠ

함께 사는 사회인데, 맘이 참 아프네요. 그럴수록 홧팅! 그죠?

마노아 2014-08-17 15:03   좋아요 0 | URL
처음 가는 거라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내년에 또 간다면 보다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튼, 자본을 엄청 쓸어넣은 시설인지라 재밌기는 했습니다.ㅜ.ㅜ

배우분들 쓸데없는 벌레들이 달려들어서 많이 물어뜯겠다 싶지만 꿋꿋이 버텨줄 거라 기대해요.
이제 지겹다며 귀닫고 사시는 분들, 저 아픔이 정말 공감이 안 되는 걸까요?
우리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세상을 사는가 날마다 깨달아요.
그래도 세상이 망하길 바랄 수 없으니, 다같이 힘내서 좋은 세상 만들어야죠.

단발머리 2014-08-18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안녕하세요~~ 전 단발머리라고 합니다. 올려주시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까방권 획득하신 영화인들, 강풀 작가님, 마노아님의 님 이승환씨, 그리고 집회에 참석하신 여러분들, 그리고 이런 글을 올려주신 마노아님.... 이 모든 노력이 더해져서 얼른 제대로된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었음 좋겠네요.

저도... 어떻게 도울까, 생각하고 있어요....

마노아 2014-08-19 11:3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단발머리님~ 반갑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단식 중인 김영오 씨는 이제 단식 풀어도 예전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기는 힘들 거라고 하더라구요.ㅜ.ㅜ
기막힌 일이지요. 우리도 어떻게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 봐요. 화이팅입니다아아...ㅜ.ㅜ

하늘바람 2014-08-18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웃다가 공감하다하네요. 핸펀 물에 빠뜨린것도 얼굴에 멍든것도 저랑 비슷해요

마노아 2014-08-19 11:37   좋아요 0 | URL
어이쿠, 하늘바람님도 핸드폰과 함께 멍까지! 고생이 많아요.
저는 핸드폰은 어제 고쳤고, 병원도 다녀왔어요. 지금은 온찜질하고 있답니다. 우리 얼른 회복하도록 해요~
 

어제는 조카들을 데리고 한강 수영장에 다녀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큰조카는 친구들과 놀러 나간다고 했고, 날씨는 꾸물꾸물한 게 비가 올 것 같았다. 야외 수영장 갔는데 비쫄딱 맞으면... 곤란하지. 둘째 조카는 급 실망했다. 이를 어쩌나....


그러고 있을 때 요 페이지를 보았다.


http://m.blog.daum.net/2020wkid/8723









연아양의 아름다운 갈라쇼들을 보고 있자니 은반 위로 당장 날아가야 할 것 같았다. 그래! 아이스 링크 장으로 가는 거야!


그래서 부랴부랴 고대 아이스 링크 장으로 향했다. 물건 반품할 게 있다고 한 언니는 후발대로 오기로 하고 내가 다현양 손잡고 링크장으로 갔다. 다현양은 이번이 세번째 가는 거지만, 나로서는 생애 첫 스케이팅이었다. 와, 완전 긴장 돼!


모르면 물어봤어야 했는데, 몰라서 뭐가 필요한 건지 물어볼 생각도 안 하고 무턱대고 간 게 실수였다.

무릎 길이 스판 바지를 입고 반팔 롱티를 입고 갔는데, 도착해 보니 열라 추웠다. 아뿔싸! 여기 얼음 천지지!


다현양은 무릎까지 오는 긴 양말 신고 바람막이도 입었건만, 나는 반바지에 반팔티... 게다가 장갑도 없어.ㅜ.ㅜ

장갑 거기서 팔고 있었는데 그것도 몰랐다. 나중에 언니 오고 나서야 급히 장갑 사옴. 목장갑 700원에 팔더라.ㅎㅎ


처음 얼음 위로 나갔을 때 후들후들, 진짜 무서웠다. 그러고 보니 초딩 때 롤러 스케이트 타본 게 다였다. 인라인도 타본 적 없다. 음, 많이 위험해 보이는 걸. 게다가 추워!


다현양은 쌩쌩 달리고, 나는 추위와 공포와 싸우면서 어렵게 한바퀴. 돌다 보니 오른발은 떼어지는데 왼발은 좀처럼 얼음 위에서 떨어지지를 않는다. 아아, 그런데 사람들은 왜들 이렇게 잘 타는겨...


20여 분을 달리고 처음으로 꽈당! 넘어졌다. 아흐 동동다리... 얼음 판 위에서는 더 아프구나. 얼음 짚고 일어나자니 맨 손이 너무 아프다. 우웨에...ㅜ.ㅜ


그리고 다시 20분 뒤 콰당! 이번엔 일어서다가 또 콰당! 몰랐는데, 간식 사온 언니 만나러 나가 보니 무릎에선 피나고 종아리는 다 쓸렸다. 아포라...


장갑 끼고 재무장한 채 들어가보니 이번엔 쉬는 시간이다. 얼음 다지고 있다. 


언니는 춥다고 링크장 밖으로 나가 있고 다현양과 나는 다시 돌았다. 열심히~


속도도 좀 붙고, 왼발도 가끔씩은 뗄 수가 있어서 꽤 기분 좋게 달렸다. 헬멧 아래 머리카락은 땀으로 다 젖어버렸다. 

다음에는 긴옷 제대로 갖춰 입어야지. 오늘은 너무 준비가 부족했어. 

나 초딩 5학년 크리스마스 날 교회 선생님과 처음 롤러 스케이트 타러 여의도 광장 갔었지.

그날 무려 56번 넘어졌는데, 새걸로 입고 간 내복 구멍 났었지.

근데 집에 와서 엄마한테 혼나지는 않았어. 그게 참 신기하지.

인라인은 롤러스케이트보다 더 재밌겠지?

예전에 롤러 스케이트 타고서 춤추던 그룹 있었는데... 야차? 야자? 뭐더라? 

뭐 암튼.......응? 응?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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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너무 많은 생각을 했나 보다. 어느 순간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그런데 이번에 제대로 넘어졌다. 아파서, 너무 아파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세상에, 폐를 다친 것도 아닌데 숨이 안 쉬어져! 어떻게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어질어질해서 앞이 안 보일 지경. 하필 출구에서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지점이어서 거의 한바퀴를 더 돌아야 했다. 


다현아, 너 좀 더 놀고 오렴. 이모는 이제 나갈래. 못 견디겠어...;;;;


나와서 살펴 보니 옷 위로도 혹난 것처럼 부풀어오른 게 느껴진다. 흑흑... 너무 아포...ㅜ.ㅜ


집에 돌아올 때는 폭우가 쏟아졌다. 춥고 아프고, 서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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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보니 허벅지에 엉덩이가 생긴 것처럼 불룩 튀어나왔다. (저거 엉덩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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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영장 가면 가관도 아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마치, 마대 자루 부러지게 매타작 당한 것처럼 생기지 않았는가. 

팔다리도 쑤시는데 멍은 들지 않았다. 시간이 약이겠지? 후시딘은 까진 상처에만 발랐다. 멍 빨리 빼는 약도 있던가??


육지 위에서 하는 운동도, 물 속에서 하는 운동도 모두 힘들겠지만, 얼음 위에서 하는 운동도 보통 일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딱딱하고 애리기까지 하는 얼음 위에서 대체 얼마나 많이 넘어지면서 연습들을 할까. 다들 대단대단...


목요일에는 오션월드 가자고, 조카들이 엄청 기대하고 있는데, 그때까지 멍 안 빠지겠지? 흑... 래쉬가드도 미리 사놨는데...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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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8-12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정녕 허벅지가 지금 이런 상태인겁니까?
약국가면 멍 빨리 빼는 연고 팔아요.
아우..얼마나 아플까 ㅠ..ㅠ

인공빙질은 증말 늠 후져서 논바닥에 꽝꽝 얼려놓고 타는게 진짜 재밌는데
이젠 겨울이 전처럼 춥지않아서 논에 얼리는 스케이트장은 한달도 개장 못하는거 같더라구요.
스케이트든 인라인이든 급 타고 싶어지네요.^^

다락방 2014-08-12 09:24   좋아요 0 | URL
오! 멍 빨리 빼는 연고가 있어요? 처음 알았어요. 아 나도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ㅠㅠ
마노아님, 아무개님 말대로 얼른 약국가서 연고 사다 발라요. 와, 엄청 아프겠다. ㅜㅜ

마노아 2014-08-12 11:41   좋아요 0 | URL
어제 수영샘이 그러는데 병원 가면 주사로 붓기 가라앉게 빼주는 게 있대요.근데 잘 안 해주려 한다고 하네요.
그냥 약국 가서 연고 사야겠어요. 울 언니는 시간 지나면 빠지는데 그냥 냅두라는데, 아무래도 멍이 빨리 빠지면 덜 아프지 않을까 싶어서요.
어릴 때 누가 스케이트를 줬는데 스케이트장 가질 못해서 그냥 맨 바닥에서 신고 놀았어요. 날 다 망가졌죠. 지금 생각해 보면 링크장 별것도 아닌데 그거 한번 가는 게 어려웠네요..;;;;

순오기 2014-08-12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 많이 아프겠어요.ㅜㅜ
멍 빠지는 연고, 나도 오래전에 써 봤어요.
근데 너무 심하게 멍들어서 그랬는지 효능은 못 느꼈어~ 결국 시간이 지나야 해결되더라는.ㅠ
그래도 용감하게 도전한 마노아님 최고!!!
덕분에 연아의 갈라쇼를 즐겼네요~ 감사!^^

마노아 2014-08-13 22:02   좋아요 0 | URL
멍 빠지는 연고 어제부터 바르고 있는데, 연고보다 냉찜질이 더 효과를 본 것 같아요.
어제보다 확연히 붓기가 빠졌어요.
붓기가 빠지니 통증도 많이 줄었어요. 근데 멍은 더 진해지고 흉해졌답니다.ㅜ.ㅜ
역시 시간이 답이에요.^^ㅎㅎㅎ
우리 연아는 언제 봐도 예술이에요~ ^^

2014-08-12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13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4-08-12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내가 다 아픈것 같아요. 난 가끔 축구선수들 뻥뻥 나가떨어질때 얼마나 정신이 없을까, 숨도 못 쉴거야.. 그런 생각 하는데 정말 아프죠? 숨 쉬기도 힘들정도로 아프죠? 그래도 또 가겠다 하시니 재미있으셨나봐요 ^^

마노아 2014-08-13 22:03   좋아요 0 | URL
오늘 수영장 갔더니 제 다리가 화제가 되어버려서 아주 민망했답니다. 모두들 왜 그러냐고 궁금들 하셔서리~ ㅎㅎㅎ
지난 일요일에는 정말 아파 죽을 것 같았는데, 그럼에도 다시 가고 싶어용~ 다음에는 복장과 균형을 모두 장착하고 다녀오겠습니다.^^ㅎㅎㅎ
 

지난 화요일에는 안산 합동 분향소에 다녀왔다. 처음 집을 나설 때는 시청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영정사진은 안산에 있으니까, 게다가 쉬는 날이니까 좀 멀리 가도 좋겠다고 여겼다. 고잔 역에서 내려서 셔틀 버스로 갈아타고 눈을 감았다. 몇 분이 지나고 갑자기 온 몸의 힘이 쫙 빠지면서 가위에 눌리는 것처럼 심장에 압박이 느껴져서 눈을 떴다. 그리고 차가 곧 멈췄다. 아마도 심리적인 탓이었겠지만, 정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버렸다. 


쉬는 날이어서 사람들이 무척 많았는데, 한번에 워낙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꽃을 올리고 묵념을 하니 생각만큼 많이 기다린 것 같지는 않다. 앞에 줄이 이동을 하면 한걸음씩 앞쪽으로 이동을 하는데, 그때마다 더 크게 보이는 영정사진이 무겁게 다가왔다. 마치 여고괴담에서 마지막에 최강희 얼굴이 턱턱턱 다가오는 것처럼.


한줄에 한 80개 정도의 영정 사진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무려 4층에 걸쳐 펼쳐져 있는 영정 사진. 

가운데에는 제일 먼저 희생자로 발견되었던 정차웅 군이 보였다. 그렇게 몇 번 뉴스를 타느라고 얼굴을 알고 있던 사진들이 더러 있었다. 마치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죽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 뒤쪽으로 어린 여자 아이가 있었는데, 아마도 엄마가 언니 오빠들 하늘나라 갔다고 말한 것 같았다. 천진한 아이는 이렇게 질문했다.

"하늘 나라 뭐 타고 갔어??"


아아, 아이야... 하늘나라 세월호 타고 갔단다..ㅜ.ㅜ 


아이들이 저 학생증 사진을 찍었을 때 얼마나 멋도 부리고 화장도 좀 하고 예쁘게 찍었을까. 누구라도 그 사진이 영정사진이 될 거라고 예상 못했겠지. 


꽃을 바치고, 두번의 묵념을 하고, 그리고 한바퀴 돌아서 나올 때, 마지막에 교감 선생님 사진이 보였다. 이렇게 끄트머리에서 이 자리를 지키고 계시구나. 너무 아픈 목숨들이다. 하나도 빠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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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2학년 3반 교실이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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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빨간 책방 오프닝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다. 이 계절의 꽃들이 흰색이 많은 것은 푸른 잎들 사이에서 자기를 드러내기 위해서라고. 그런데 지금 보이는 하얀 꽃들은 모두 조화같다고... 내 기분도 꼭 그렇다.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창체 선생님이 학생들과 함께 팝업 카네이션을 만들었다. 가위질 5분 만에 남학생들은 한숨과 함께 못해먹겠다고 두손을 들어버리는 사례 속출. 한 반에 완성시킨 아이가 한 명도 없는 경우도 있었다. 내가 직접 만들어 보니 힘들긴 하더라...;;;;


집에 있던 색지를 사용했는데, 종이가 얇아서 내가 원한 만큼의 효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제법 그럴듯한 팝업 카드가 되었다. 흰색 꽃은 카네이션처럼도 보이고 장미로도 보이고 연꽃으로도 보이지만, 어쨌든 한송이 조화로서 펴놓았다.


혹시 누군가 만들어 보고 싶을지 모르니까 도안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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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웃을 일이 없는 요즘이다. 웃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웃을 일이 당최 없기도 하다. 

오늘 유일하게 나를 빵터지게 한 건 이거였다.


https://twitter.com/ifkorea/status/464991882842370048/photo/1


참 tv조선스럽구나.

그러고 보니 엄마가 입원해 계실 때 병원 로비에 내내 틀어져 있던 게 이 방송이었지.

며칠 전에 엄니가 tv조선 보고 계시길래 얼른 다른 채널로 돌려놨는데, 오늘도 이 방송을 보고 계시길래 버럭했다. 

이런 막장 방송은 보지 마시라고. 제발, 제발 보지 마시라고!


그리고 오늘 가장 진지하게 본 것은 이거였다.


어느 한 강남 좌파의 생각


다시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2번 찍어주겠다고 굳게 약속해놓고 막상 투표장에 가서는 1번 찍고 오셨던 엄니의 배신이 떠올라서 잠깐 또 울컥했다. 박근혜가 당선되면 엄마 딸들은 이땅에서 밥벌어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고, 지금보다 더 힘들어진다고 얘기했는데도 기어이 거기 찍는 이유가 대체 뭘까. 실제로 내 친구 중에 이명박이 되어야 세금 덜 내기 때문에 mb찍었다고 말한 친구가 있었다. 갸야 내야 할 세금이라도 많았다지만 가진 것 암 것도 없는 우리 엄마는 대체 왜! 이런 게 우리 엄마만의 이야기는 물론 아니지만...ㅠㅠ


노무현 대통령의 어버이날 편지를 읽었다. 그분이 가신 그날도 다가오고 있다. 여러모로, 4월과 마찬가지로 잔인한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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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저에게는 큰 절을 두번 하는 날입니다. 한 번은 저를 낳고 길러 주신 저의 부모님께 감사 드리는 절입니다. 또 한번은 저를 대통령으로 낳고 길러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감사 드리는 절입니다. 

저는 경남 김해 산골에서 태어났습니다.
판자 석자를 쓰시는 아버지와 성산이씨셨던 어머니의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세속적으로 보면 저도 크게 성공한 사람이지만 돌이켜 보면 부모님이 많은 것을 주셨기 때문에 오늘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난을 물려주셨지만 남을 돕는 따뜻한 마음도 함께 물려 주신 아버지셨습니다.
매사에 호랑이 같았던 분이지만 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신념도 함께 가르쳐 주신 어머니셨습니다. 

'내가 아프면 나보다 더 아픈 사람, 
내가 슬프면 나보다 더 슬픈 사람, 
내가 기쁘면 나보다 더 기쁜 사람,' 

오늘 그 두 분에게 하얀 카네이션을 바칩니다. 

국민 여러분! 대통령의 어버이는 국민입니다. 국회의원의 어버이도 국민입니다. 
한 인간을 대통령으로 국회의원으로 만든 사람은 바로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정치개혁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 마음먹기에 달린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된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이 나라의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군말없이 따라야 하는 지상명령입니다.

여러분의 관심 하나에 이 나라 정치인이 바뀌고 여러분의 결심 하나에 이 나라의 정치는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그 관심과 결심 또한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어버이의 마음을 가지시면 됩니다. 
어버이는 자식을 낳아 놓고 '나 몰라라'하지 않습니다. 잘 하면 칭찬과 격력를 해주고 잘못하면 회초리를 듭니다. 

농부의 마음을 가지시면 됩니다. 농부는 김매기 때가 되면 밭에서 잡초를 뽑아 냅니다. 농부의 뜻에 따르지 않고 선량한 곡식에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라는 국민의 뜻은 무시하고 사리사욕과 잘못된 집단이기주의에 빠지는 일부 정치인. 

개혁하라는 국민 대다수의 뜻은 무시하고 개혁의 발목을 잡고 나라의 앞날을 막으려 하는 일부 정치인. 

나라야 찢어지든 말든 지역감정으로 득을 보려는 일부 정치인. 

전쟁이야 나든 말든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일부 정치인. 

이렇게 국민을 바보로 알고 어린애로 아는 일부 정치인들에게 국민여러분과 제가 할 일이 있습니다. 

제가 할 일은 어떤 저항과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대통령의 의무인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지키는 것입니다. 살아 움직이는 헌법이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하실 일은 어버이의 마음을 가지시고 농부의 마음을 가지시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에게도 어버이의 회초리를 드십시오. 국민여러분의 회초리는 언제든지 기꺼이 맞겠습니다. 아무리 힘없는 국민이 드는 회초리라도 그것이 국익의 회초리라면 기쁜 마음으로 맞고 온 힘을 다해 잘못을 고치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 있는 국민이 드는 회초리라도 개인이나 집단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드는 회초리라면 매를 든 그 또한 국민이기에 맞지 않을 방법은 없지만 결코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너 내 편이 안되면 맞는다'라는 뜻의 회초리라면 아무리 아파도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큰 뜻을 위배하라는 회초리라면 결코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굴복하면 저에게 기대를 걸었던 많은 국민들은 기댈 데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굴복하면 저에게 희망을 걸었던 많은 국민들은 희망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런데 하나 경계해 주실 것이 있습니다. 바로 집단이기주의입니다. 저는 대통령이 되기 전,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권변호사로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힘있는 국민의 목소리보다 힘없는 국민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체질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할 때는 그 누구에게 혹은 어느 한 쪽으로 기울 수 없습니다. 중심을 잡고 오직 국익에 의해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중심을 잃는 순간, 이 나라는 집단과 집단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와 통치는 다릅니다. 비판자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다른 것입니다. 저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익이라는 중심을 잡고 흔들림없이 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꼭 이루고 싶은 희망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이익집단은 있지만 집단이기주의가 없는 대한민국입니다.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국가와 민족 앞에서는 한 발 물러서는 대한민국. 좀 더 가지고 덜 가진 것의 차이는 있지만 서로 돕는 대한민국. 동(東)에 살고 서(西)에 사는 차이는 있지만 서로 사랑하는 대한민국. 바로 화합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입니다. 다른 하나는 세대 차이는 있지만 세대 갈등은 없는 대한민국입니다. 자식은 부모세대가 민주주의를 유보하며 외쳤던 '잘 살아 보세'를 존중하고 부모는 내 아이가 주장하는 '개혁과 사회정의'를 시대의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대한민국. 자식은 부모에게서 경험을 배우고 부모는 자식에게서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배우는 대한민국. 자식은 밝게 자라게 해 준 부모에게 감사하고부모는 자식의 밝은 생각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대한민국. 바로 사랑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 세상을 떠날 때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높은 자리, 많은 돈을 갖지 못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부모님을 한 번 더 찾아뵙지 못한 것, 사랑하는 아이를 한 번 더 안아 주지 못한 것, 사랑하는 가족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스럽답니다. 

저도 IMF 후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전국의 노동자들을 설득하러 다니느라고 어머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일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저의 이 편지가 부모님의 은혜를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 대한민국이라는 가족공동체를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효도 많이 하십시오. 우리 모두의 가슴에 마음으로 빨간 카네이션을 바치며... 


2003년 5월 8일 대한민국 새대통령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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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주기. 알라딘에서 구입할 수 있는 사람 사는 세상 손수건과 티셔츠다. 

사람 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다... 얼마나 뼈에 사무치는 문구던가. 

갈 길이 멀다. 신발끈을 고쳐 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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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5-11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무현의 편지가 유독 다가오네요. 우린 정말 좋은 사람을 잃었어요..

마노아 2014-05-11 07:41   좋아요 0 | URL
국민을 섬길 줄 아는, 국민을 사랑하는 대통령을 잃었지요...ㅠ.ㅠ

blanca 2014-05-11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봐도 울컥하네요. 저 교실. 이게 과연 현실이라니 악몽보다 더 악몽 같아요. 저 아이들을 볼모로 대체 어른들은 뭘 한 건지....

마노아 2014-05-11 12:51   좋아요 0 | URL
정부는, 왜 검찰총장 아들만 찾아준 걸까요... 저런 사진들을 접할 때마다 몇 번이고 마음이 무너져요. 대체 이 나라는 어찌 굴러가는 건지...ㅠ.ㅠ

수퍼남매맘 2014-05-11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텅 빈 교실 보니 또 다시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마노아 2014-05-11 21:05   좋아요 0 | URL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현실입니다. 이 생명들을 다 어찌합니까...ㅜ.ㅜ

paviana 2014-05-12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이 어떤것인지 요즘 조금은 알 거 같아요. 저도 안산 다녀왔습니다. 그 많은 예쁜 아이들. ㅠㅠ 이게 나라냐!!!!

마노아 2014-05-12 13:28   좋아요 0 | URL
오늘 급식지도하면서 애들 식판에 김치를 담아주는데, 그냥 다 내새끼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진짜 자기 자식을, 자기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까요. 정말, 이런 것도 나라냐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