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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평균 온도가 24도인 곳도 있지만, 내가 있는 곳은 28도다. 어휴, 몇 도 차이냐... 교무실도 덥기는 마찬가지다. 반대편이 급식 조리실이어서 창을 열지 못해 맞바람이 치지 않는다. 바람이 들어오지 않으니 당연히 덥다. 선풍기는 교감샘과 교무부장님 옆에만 있다. ㅎㅎㅎ

 

난 알라딘에서 전에 사은품으로 받은 usb  선풍기로 겨우겨우 버티고 있다. 노트북에서 왼쪽으로 후끈후끈한 바람이 불어와서 이어폰이 그쪽에 놓여 있다가 귀에 꽂히면 뜨끈한 열이 내 귀를 타고 뇌를 자극한다.

 

오늘은, 덥지 않다. 비가 와서 식혀 주었고 바람도 제법 분다. 그런 오늘, 에어컨이 돌고 있다. 아씨, 한참 더울 땐 안 틀어주더니만... 후끈후끈할 때도 안 틀었는데 제습 목적으로 킨 것 같지는 않고...;;;; 하여간 그래서, 춥다. 더위 많이 타는 내가 춥다.

 

이번 주에는 역류성 후두염 약을 바꿨다. 지난 주에 먹은 약이 그다지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바꿔준다고 했는데, 이번 약에는 수면제가 들었나... 졸려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책을 펼쳐놓고 고개가 계속 떨어진다. 팟캐스트 방송을 틀어놓고 끝까지 듣지를 못해서 자꾸 앞으로 되돌렸다. 내일 병원에 가서는 약을 다시 바꿔달라고 해야 할지도...

 

 

 

 

 

 

 

 

 

 

 

 

여름이다. 여름은 봉숭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봉숭아 물을 들였다. 이번엔 변화를 줘서 프렌치 스타일로~

스티커가 중간에 떨어져서 안쪽으로 좀 번지긴 했지만 아무튼 완성했다. 드라마 틀어놓고 기다리면서 두차례 연속으로 들였다. 그래봤자 한 시간 조금 넘게 올려놓았을 뿐인데 제법 색이 진하다. 신기한 자연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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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쟁이 2013-07-18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면에서 보자면 저는 확실히 환경이 좋은곳에서 근무하고 있군요.
저는 아직 가디건을 걸어놨어요. 종종 추워서 입어야 할 때가 있거든요.

마노아 2013-07-18 20:18   좋아요 0 | URL
어저께 가디건 집으로 가져갔는데 오늘 추워서 떨 일이 생길 줄이야!
인생은 그래서 늘 타이밍이 중요해요.^^ㅎㅎㅎ

다락방 2013-07-18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봉숭아물도 프렌치로 가능하군요!

마노아 2013-07-18 20:19   좋아요 0 | URL
혹시 다른 색으로 바꾸고 싶으면 감추기도 편해요~ ^^

saint236 2013-07-18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냥 버티고 있습니다. 도로옆이지만 창문 열어 놓고 바람 통하게 해놓으면서도. 물론 꽤나 시끄럽지요.

마노아 2013-07-18 20:19   좋아요 0 | URL
저는 집이 도로변이라서 먼지 많고 시끄러워요. 하지만 더우니까 창문은 비만 오지 않으면 열어놔요.

BRINY 2013-07-18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봉숭아로 프렌치스타일을 구현하셨군요!
저희는 오후에 겨우 에어컨 틀었어요.

마노아 2013-07-18 20:19   좋아요 0 | URL
5교시 반짝 틀고 바로 껐어요. 저는 6교시에 수업이 있었는데 아해들이 덥다고... 교실에 선풍기가 없어요.ㅠ.ㅠ

감은빛 2013-07-18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둘째는 어린이집에서 왼손 엄지만 들였더라구요.
색깔이 진하게 들지 않아서 별로 였는데,
마노아님 색깔은 무척 진하네요! 예쁘네요!

마노아 2013-07-18 20:20   좋아요 0 | URL
한번 더 들이면 예뻐질 거예요. 집에서 같이 해봐요~ 전 울 엄니 해 드릴려고요.^^

야클 2013-07-1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어컨 팡팡 나오는 사무실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열심히 일해야 겠다는 마음이 새록새록. ^^
힘내세요. 곧 방학이잖아요.

마노아 2013-07-19 07:21   좋아요 0 | URL
제 방이 서향이라서 집은 더 덥다는 게 함정!이라죠. 작년에 실내 온도 38도 찍었어요. 엉엉..ㅜ.ㅜ

_ing 2013-07-20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은이유로 학교에서 곤욕이네요. 냉방병이 다걸렸어요ㅠ

마노아 2013-07-21 09:36   좋아요 0 | URL
울 학교는 엄청 덥지만, 하필 안 더운 날 에어컨을 틀었네요. 무슨 청개구리도 아니고...ㅜ.ㅜ
 

1. 알라딘 14주년 행사가 한참이다. 이벤트 중에 14% 선물이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1만원과 4만원 어치 주문을 하면 응모할 수 있는 거다. 양쪽에서 한 건씩 사야 가능했던 건데, 그걸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금액만 맞추면 되는 줄 알고 책을 잔뜩 질렀다. 그리고 응모권이 생기지 않아서 갸우뚱~ 결국 고객센터에 물어보고 알아차렸다. 설명을 잘못 알아들었구나.ㅜ.ㅜ

응모권을 하나 가지려면 오프 중고 매장을 한 번 다녀와야 한다. 내일 갈까나. 근데 내일도 비가 오겠지? 어휴...;;;;









14% 선물 응모 조건이 되면 내가 갖고 싶은 것은 삼나무 책꽂이다. 집에 하나 있는데 하나 더 갖출 생각.

북 다트를 오래 썼더니 많이 녹슬었다. 저건 나중에 적립금 모아 살 생각이고~ 한동안 에코백에 미쳐서 마구 날뛰었는데, 지난 달 무크지 부록에 잔뜩 실망한 터라 당분간 가방은 좀 참기로 했다. 가문비나무 홀더는 아무 매력이 없고...(먼지 들어갈 것 같아...;;;) 홈즈 북엔드는 며칠 전에 2개 세트 받았다. 최근에 사진 속 빨간 머그컵 이가 나간 걸 발견했다. 누구 소행인지는 알 수 없지만, 덕분에 현재 연필 꽂이가 되었다. 그 바람에 가까이 두고 자주 보기는 한다. ㅎㅎㅎ 텀블러는 탐나지만 일단 삼나무 책꽂이 먼저~


2. 1일에는 신한카드 행사에 맞추어서 책을 잔뜩 질렀는데 일주일이 되도록 주문한 책이 오질 않았다. 고객센터에 문의해 보니 내 책상자가 분실됐단다. 아흐 동동다리~ 곰발님이 어딘가에서 비맞고 있을 거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된 모양..(ㅡ.ㅡ;;;;)


새책은 다시 발송할 수 있지만 섞여 있던 중고 책들이야 어디 그게 되는가. 자동으로 주문 최소가 되었다. 아씨, 그거 품절 책이었는데..ㅜ.ㅜ









3. 책을 와장창 주문하고 돌아섰는데 유홍준 교수님 새책 소식이 들려왔다. 아뿔싸!


교수님 친필 부채 주는 행사는 세트 도서로 묶어서 주문할 때만 해당된다고 한다.(이것도 고객센터 확인...ㅎㅎㅎ) 

1권, 2권 같이 담아서 주문해도 가격은 같지만 이벤트 제외이니 주문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4.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드디어 완간 소식이다. 현재 예약 판매 받고 있다.


역시나 예상대로 20권 묶어서도 파는구나. 나야 다 갖고 있으니 묶음 도서는 눈이 안 가지만... 작가님 노고에 기립 박수를! 이 책을 즐겨 보기 시작한 지도 어언 십년 세월인가 보다. 재독해도 재밌는 책, 멋진 책이다. 


(작가님, 혹시 현대사 쪽으로도 작업해 보심이... 사실 현대사가 더 흥미롭잖아요. 더 혈압 오르고...;;;;)


5. 수영장을 다시 다니기 시작한 것이 4월이었다. 일년 만에 돌아오니 예전 맴버도 꽤 있었고 뉴페이스도 더러 있었다. 그 중에서 우리 레일에서 가장 먼저 출발하는 1번 아저씨! 훈남이었다. 그리고 우리 레일에서 가장 잘 하는 분은 어떤 언니인데 사실 가장 최상급반에서 운동하던 분이 몇 달 쉬었다면서 우리 레일로 온 경우다. 옆 레일(최상급 반) 사람 없으면 거기 가서 수영 하시는 분이다. 이 언니가 술자리를 좋아해서 자주자주 자리를 만드신다. 회식 하자고 내내 졸라대더니 드디어 회식 날짜를 잡았다. 흠흠, 훈남도 있는데 모처럼 회식 자리 참석해 볼까? 실컷 수영하고 술자리라니, 다이어트엔 천적이지만 그래도 훈남이 있잖아! 뭐 이런 생각을 했더랬다. 지난 주까지.


6. 탈의실에서 만난 예쁜 꼬마 숙녀가 있다. 혼자서 샤워 다 하고 옷 예쁘게 차려 입고 거울을 통해서 제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이 녀석이 어찌나 예쁘던지 말을 걸어 보았다. 열한 살이라고 했다. 엄마 없이 혼자 다 알아서 척척 해내는 게 막 대견해 보였다. 사실 열한 살이면 혼자 샤워하고 옷 갈아입는 거야 아무 문제 없지만, 그냥 내 눈에 무척 예뻐 보였다. 본인도 자기가 예쁜 걸 아는 눈치다.ㅎㅎㅎㅎ 아무튼 이때 이후로 수영장에서 마주칠 때마다 서로 인사한다. 녀석은 나랑 같은 시간 대에 개인 레슨을 받고 있다. 세살 아래 남동생과 함께~


7. 지난 달에 우리 구에서 진행하는 수영 대회가 있었다. 2년에 한번 개최되는데 선생님이 나가보라고 권유하셨다. 내가 잘해서는 아니고, 30대 연령대에서 참가자가 부족했던 것이다. 들어 보니 40대와 50대가 가장 참가자가 많고 젊은 연령대일 수록 참가자가 적다고 한다. 추억도 되고 재미도 있을 것 같아서 나가볼까~ 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참가를 위해서 자기 기록을 재주던 날, 하필 매직이어서 수영장을 못 갔는데, 그날 선수 다 뽑았다고....;;;; 2년 뒤를 기약해 보자. 그때까지 꾸준히 수영을 할 수 있을까나. 


8. 뭐 암튼... 수영 대회는 물 건너 갔지만 즐겁게 다니고 있다. 그리고 회식 날짜가 잡혔다. 오늘이다. 지금 이 시간!

본의 아니게 수영장은 못 갔다. 훈남과 맥주 잔을 기울여 볼까 생각했는데, 6번의 그 꼬맹이가 내가 말한 훈남의 딸이었지 뭔가. 이렇게 큰 딸이 있을 줄이야!(게다가 그 밑에 아들도 하나 더 잇었지...;;;)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남동생 얼굴을 자세히 보니 훈남을 쏙 빼닮았다. 세상 모든 훈남은 품절남이거나, 게이이거나, 아님 그림의 떡!


9. 게이 하니까 생각나는 일이 하나 있다. 지난 주의 일이다. 아니, 지지난 주였던가? 하여간 목이 아파서 한참 고생할 때의 일이다. 나는 개별실에서 따로 수업을 하므로 각 반에서 5명만 따로 데리고 있다. 시험 결과에 따라서 학생들이 바뀌긴 하는데 아무튼 내가 모르는 얼굴들이 더 많다. 그 내가 모르는 얼굴 하나가 굳이 우리 교실(자기네 교실과 건물이 다르고 정 반대 방향)까지 와서 내 얼굴을 보고 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소리. 


"게이처럼 안 생겼는데?"


읭?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불러서 물어봤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내 수업 받는 학생이 교실에 돌아가서 우리 사회 선생님은 게이처럼 생겼다고 했단다. 그래서 궁금해서 구경하러 왔다고. 헐...;;;;;


내가, 어딜 봐서, 게이처럼 생겼단 말인가, 버럭버럭!!!!


말했다는 당사자가 마침 왔길래 사실 확인을 해보니 정말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 게이가 뭔지는 아냐? 하고 물으니 제대로 알고 있다. 더 황당. 이 짜식을 그냥!!!


내가 좀 뼈대가 있긴 하지만 날마다 샤랄라 원피스 입고 다니는 나름 꽃선생(응?)인데 어딜 봐서....ㅜ.ㅜ

남자가 여자 옷 입고 있는 그런 느낌으로 본 걸까??? 하아, 실망스러워....


접힌 부분 펼치기 ▼

 

(펑!)

 

펼친 부분 접기 ▲


10. 지난 주에 만난 친구에게 준 생일 선물이다. 



사진은 좀 안 예쁘게 나왔네. 실물은 좀 더 예쁜 것 같은데. 오랜만에 만들어서 동그랗게 조이는 방법이 생각 안 나 몇 번 풀러야 했다. 꼬박 이틀 동안 만졌는데 요새 눈이 좀 침침하다 느껴진 게 이때였다. 며칠 전에 비즈 한상자를 추가로 발견해서 다시 발동이 걸릴락 말락... 비즈가 한번 판 벌리면 주변이 많이 지저분해지고, 또 퍼즐 맞출 때처럼 다리가 썩는 고통이 종종 찾아오므로 주저하게 된다. 근데 비즈는 또 여름에 어울리는 녀석인지라... 주말인데 그냥 열어볼까? 팔찌 몇 개 만들어 볼까... 시계는 체인이 다 떨어져서 또 만들긴 힘들 것 같고... 샤워 하고 나서도 맘이 변하지 않으면 하나 만들지 뭐~ 빗소리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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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7-13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 제대로 된 책장만 있다면 박시백의 조선왕조 실록 전권 퐉! 꽂아 두고 싶으요~
그나저나 마노아님의 책들은 정말로 어딘석나 비맞고 있는거 였군요, 아이쿠...
곰발님은 글만 잘쓰시는게 아닌듯 ㅎㅎ

마노아 2013-07-13 10:55   좋아요 0 | URL
저는 방에는 공간이 없어서 거실에 꽂혀 있어요. 이미 읽은 책은 거실로, 못 읽은 책은 내 방에~
내 방에 책 쌓을 데가 없어요. 못 읽은 것 천지에요. 그런데도 오프 중고 매장 가서 책 사야 한다는 사명감(?)에 바깥 강수량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곰발님께 신기가 있어요. -_-;;;;;

2013-07-13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13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3-07-14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영대회 출전 권유를 받으시다니, 대단하세요~~

마노아 2013-07-15 09:34   좋아요 0 | URL
20,30대 참가자가 없어서 우리 반 모두 권유 받았어요. 절대 실력 때문이 아니에요. ㅎㅎㅎ
 

1. 감기 기운을 느꼈던 것은 현충일 밤이었다. 낮동안 무척 더워서 허덕였는데 밤이 되어 기온이 떨어지니 춥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 바로 목이 잠겼다. 그래도 설마 오뉴월 감기에 걸리겠냐는 생각으로, 좀 더워서 지친 거겠지... 하고 말았는데, 주말을 넘기면서 기침을 엄청 했고 코피도 엄청 쏟았다. 코 안의 혈관이 터진 것이다. 그리고 월요일에 이비인후과를 갔는데 후두염 진단을 받았다. 목을 쓰지 말란 당부가 있었지만 수업을 하려면 목을 안 쓸 수가 있나. 그 한 주 동안엔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아서 엄청 고생을 했다.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또 억지로 써야 하니 목이 더 상했나보다. 그렇게 한 달 동안 병원을 다니고 있다. 감기 몸살+후두염이었는데 지금은 성대결절 초기 진단까지 받았다. 쉰 목소리는 많이 좋아졌지만 원상복귀는 되지 않았고(병원에선 8주 정도 예상하라고....ㅜ.ㅜ) 침 삼키는 것도 아프다. 초기 3주 동안에는 카페인 먹지 말라고 해서 커피를 먹지 못해 무척 힘들었다.(그게 제일 힘들었다...;;;) 너무 차도가 없는 것 같아서 동네에서 더 유명한(그래서 사람이 많아서 가지 않았던) 병원으로 옮겼는데, 약을 바꾸니 증상이 좀 더 완화되었다. 처음부터 여기 갈 걸...ㅜ.ㅜ 여기선 하루 한잔 정도는 먹어도 좋다고 해서 야호!를 외쳤다. 여름엔 아이스 커피가 짱이지!!


초기에 가장 상태가 악화됐던 건 월요일 밤 때문이었다. 그날은 여태까지 중 가장 더운 날이었는데 내 방 온도는 34도였다. 서향 방이라 여름엔 아주 지독한 방이라는 걸 작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올 여름은 봄 없이 갑자기 닥쳤던 터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날 자다가 지나친 기침으로 깼는데 방 온도가 33도였다. 세상에, 새벽 온도가 33도라니 말이 되는가? 그래서 방문 두개와 창문 두개를 모두 열고 다시 잠들었더니 이번엔 또 추워서 다시 깼다. 더위 먹어서 상태가 더 안 좋아진 것 같다. 이제 막 여름의 시작인데 어쩌누... 그저 건강이 최고! 


이렇게 목이 아픈데, 아파서 목소리 쩍쩍 갈라지는데 일부러 두번씩 물어보고, 못 들은 척하고, 꼭 한박자씩 되묻는 못된 녀석이 있었다. 요즘은 이렇게 '못된' 사람을 주변에서 아주 많이 보고 있다. 왜 그러지? 왜 그럴까? 애써서 착해지진 못하더라도 일부러 못되질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에휴....


하여간, 그렇게 목이 아플 때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한대목이 떠올랐다. 여주인공 혜성이 귀가 어두운 할아버지의 국선 변호사가 된 첫날, 목을 많이 써서 말하는 걸 힘들어 했다. 그러자 눈을 보면 상대방의 마음 속 목소리가 들리는 박수하는 혜성에게 말하지 말고 속으로 생각하라고 한다. 자신이 읽겠다고. 두 사람은 식탁 앞에 마주 앉아 있었는데 여자가 속으로 말을 하면 수하가 그걸 소리내어 대꾸한다. 그렇게 한쪽은 눈으로 말하고 한쪽은 그걸 들어준다. 판타지는 둘째 치고 나도 저렇게 속으로 말하고 싶었다. 목 아파 목 아파 목 아파......


2. 6월 중순 경에 오래만에 지인들을 만났다. 두 언니는 시집 간지 오래고, 한 친구는 곧 결혼한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한 후배는 십여 년 만에 연락이 왔는데 2주 뒤에 결혼을 한다고. 그리고 또 한 친구는 딸 돌잔치가 있다고 알려 왔다. 바야흐로 경조사의 나날이구나. 아흐 동동다리~


3. 지난 주 월요일에는 오리발을 들고 즐겁게 수영장으로 향했다. 오리발 끼고 수영을 하면 확실히 덜 힘들기 때문에 속도 안 맞아서 중간에 가로지르기 안 해도 되고 체력도 덜 소모적이어서 기대가 됐다. 그런데 샤워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깨달아야 했다. 내 가방과 오리발 가방만 들고 오고 수영복이 든 샤워백은 안 가져온 것이다. 아아아.....;;;; 결국 샴푸 동냥으로 샤워만 하고 나와야 했다. 때마침 오리발 안 가져온 아주머니가 계셔서 오리발만 빌려주고 왔다. 운동 삼아 걸어서 왔는데 그 때문에 집에 와서 다시 샤워...;;; 이 무슨 삽질인지...ㅜ.ㅜ


4. 요며칠 읽은 소설과 만화에서는 공교롭게도 비슷한 인물이 등장한다. 이른바 사이코패스!


먼저 읽기 시작한 것은 '이웃집 소녀'였지만 아무래도 분량이 있어서 나중에 컴퓨터 업데이트 후 종료시키는 동안 읽었던 '인 디즈 워즈'를 먼저 마치게 되었다. 처음에 어쩌다가 관심을 갖게 된 건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추천 마법사였는지 어디였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 발간된 것에 팬들이 엄청 열광했다고 하는 것이다. BL물이어서 좀 망설였는데 표지 그림은 무척 흥미로운 편이었다. 그래서 중고 알림 설정해 뒀는데 때마침 알림이 와서 주문을 했다. 내용은 이렇다. 



정신과 전문의 아사노 카츠야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남자가 자신을 감금하고 범하며 ‘사랑해’라는 말을 계속 속삭이는 악몽. 꿈과 현실을 이어주는 연쇄살인범이 카츠야 앞에 나타났을 때 어느새 그 꿈은 현실의 경계를 넘어왔다. 연쇄살인범에게 홀린 카츠야의 운명은!?


책은 두 권짜리 같은데 국내에는 1권만 나왔다. 카츠야는 지독한 악몽 속에서 자신을 강간한 남자를 현실에서 만난다. 그는 정신과 의사고 상대는 연쇄살인범이었다. 수용소 같은 곳에서 상대에게서 정신과 의사의 소견으로 낼만한 어떤 결과를 끌어내야 했는데 대면을 거듭할수록 오히려 말려드는 건 카츠야였다. 그리고 터널 사고로 시내의 경찰들이 모두 투입되어 타츠야는 아파트로 돌아가지 못하고 수용소에서 하룻밤 자게 되는데 이날 정말로 그 사이코패스의 포로로 잡히게 된다. 그리고 1권 끝! 아마도 2권에서는 자신이 꿈에서 겪은 게 현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 연쇄살인범은 남자들을 잡아다가 고문을 하고 신체를 훼손해서 죽여버렸다. 이전의 범죄 장면은 보여주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BL물답게 남자 간의 섹스(여기서는 강간!)가 나오는데 이런 체위가 가능하단 말인가! 싶은 것들이 많아서 쫌 놀랐다. 내가 본 BL 물이란 이마 이치코나 요시나가 후미의 비교적 가벼운 수준이었는데 갑자기 너무 센 수위를 본 것 같다. 살짝 문화충격!










이웃집 소녀는 더 충격적이다. 한 소녀를 감금하고 학대해서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사이코패스가 나오는데, 그녀는 그 학살과 폭력의 전 과정에 자신의 세 아들을 참여시켰고, 심지어 이웃 아이들까지 공범자로 만들었다. 이 작품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사건의 개요에 작가가 살을 붙인 거라고 여겼다. 그렇지 않고는 이렇게 잔인할 수 없다고 여겼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실제 사건은 소설보다 더 끔찍했다. 오히려 소설은 독자를 고려해서 사건을 좀 더 순화시켰다는 것이다. 세.상.에.... 


미친놈이 많은 세상인 건 아는데, 그 미친놈이 점점 많아진다는 게 끔찍하다. 고현정 주연의 '여왕의 교실'이라는 드라마에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같은 반 친구를 어떻게 왕따시키고 괴롭히는지를 아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고현정이 분한 마선생(일명 마녀!) 캐릭터는 다분히 드라마적이지만, 아이들은 어떨까 싶다. 현실은 이보다 더 교묘하고 더 잔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무섭고, 무서운 일이다. 이 끔찍한 폭력들 사이에는 '방관자'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내가 아니니까, 내가 끼지 않으면 내가 희생자가 될까 봐 침묵의 카르텔을 맺거나 아니면 적극적인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왕따 가해자들 중에는 과거 왕따 희생자들이 많다고 했다. 다시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떠올랐다. 


주인공 장혜성(이보영)은 10년 전 살인 사건의 목격자가 되어 증언을 했다. 그때 동시에 목격을 했던 친구(서도연 검사)는 함께 증언하기로 한 약속을 깨고 법정에서 도망쳤다. 그 바람에 홀로 증언을 한 혜성은 그때의 원한으로 민준국의 표적이 되고, 민준국은 혜성의 엄마를 죽여버린다. 민준국은 사건을 사고사로 교묘하게 위장을 했고, 혜성은 서도연 검사를 찾아가 증거를 위장해서라도 놈을 유죄 판결 받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때 내가 아닌 네가 증언했다면 지금 유가족은 네가 되어 있을 거라고...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니까 누가 어떤 피해를 입건 눈감고 귀닫고 입 다물고 살란 얘기는 아닌데, 올바르게 산다는 건 참으로 많은 용기와 희생을 요구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용기만 필요하면 그나마 좋겠는데 혹시 어떤 대가까지 치러야 한다면 그건 쉽게 나설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어휴, 어렵다.


5. 어제는 친구와 영화 '감시자들'을 보기로 해서 명동으로 나갔다. 명동역에 막 도착했을 때 일본인 관광객 둘이 영어로 길을 물어왔다. 롯데 면세점을 찾고 있다고. 롯데 면세점이라... 바로 앞에 롯데 영플라자가 있고, 그 옆에 롯데 명품관, 그 옆이 롯데 본점이던가? 본점에 있겠지 싶어서 넥스트 넥스트 빌딩~이라고 말해 주었다. 영어 표현은 모르겠고, 위치는 맞게 설명해 줬나 모르겠다. 아무튼, 영화를 보았는데 여기서 정우성은 모처럼 악역을 맡았다. 그가 연기한 제임스(이름이 나오지 않아서 몰랐는데 자막에 그렇게 뜨더라!)는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다. 돈을 받고 의뢰받은 일들을 처리하는데 은행도 털고 증권거래서도 털 예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방해가 되거나 위협이 된다고 여기면 눈하나 깜박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무서운 인물이었다. 연속으로 사이코패스에 사악한 인물들이 나오는 작품을 보니 무척 피곤하다. 한편으로는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질까 싶어 범죄심리학에 관한 책이 궁금해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눈과 마음을 정화시키기 위해 따뜻하고 아름다운 책을 좀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6. 요새 팟캐스트로 이이제이를 열심히 듣고 있다. 예전에 한번 듣다가 너무 시끄럽고 욕설도 많아서 중간에 듣다 말았는데, 현대사를 많이 다루고 있어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듣기로 했다. 초반에 앞서 지적한 것들이 좀 거슬렸는데 차차 그 부분도 순화가 되었고, 일단 무엇보다도 내용이 재밌고 유익했다. 물론 우리의 현대사를 다루다 보니 혈압이 상승하는 건 어쩔 수 없는데, 아프다고 피할 수 있는 역사는 아니니 감수하고 잘 듣고 있다. 40회 이상 진행된 걸로 알고 있는데 현재 30회 정도 분량을 들었다. 방송도 대따 긴 편인데 주구장창 귀에 꽂고 살고 있다. 그 바람에 이어폰 하나가 고장 났다. 엄마 핸드폰 바꿀 때 받은 이어폰인데 내가 아작 냄..;;;; 


7.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다. 어쩌다가 광복절 얘기가 나왔는데 얘들이 광복절이 언제인지 모르는 것이다. 농담하는 건가 싶어서 차례로 물어봤는데 다섯 명 중 아무도 대답을 못했다. 딱 한명이 대답했는데 "삼일절인가요?"라고 말해서 나를 식겁시켰다. 아, 미치고 팔짝 뛰겠다. 이런 수준이다. 우리 반에 온 아이들이 성적이 많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어 교실에서 수업하는 선생님께도 물어봤더니 그쪽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 언제나 현실은 소설보다 공포스럽다니까. 얼마 전 서울대에선 수능 시험에서 근현대사 필수로 보던 걸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역사 교육을 확대하기 위해서 폐지한다는 모순적 발언에 실소가 나왔더랬다. 나라 꼴이 참...;;;;


8. 요새 눈이 좀 침침하다. 시력이 떨어진 건지, 근래에 염증으로 많이 아프고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눈이 건조해서 인공눈물을 한방울씩 쓰곤 하는데, 약이 남아 있어서 안과를 좀처럼 가지 않았는데 조만간 한번 다냐와야겠다. 


9. 본격적인 장마인가 보다. 기상예보를 보니 계속 비소식이다. 지난 달에 친구 생일 선물로 우산을 주었는데, 예쁜 장우산들이 많아서 가볍지만 튼튼한, 그리고 예쁜 장우산이 갖고 싶어졌다. 그런

데 쎄씨 7월호 부록이 장우산이지 뭔가! 장우산을 택배로 배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지 싶지만 내일쯤 이 책을 주문하리라. 











10. 그나저나... 7월 1일에 주문한 내 책은 왜 아직도 오지 않는 것일까? 예약도서가 포함되어 있어서 일부러 부분배송을 시켰는데 통 소식이 없다. 미배송 신고를 했지만 주말이 끼어서인지 답변도 없고... 내 책은 비오는 이 거리 어디에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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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7-08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보다 더 무서운 현실, 공감합니다~~ ㅠ
장마가 시작됐네요, 건강한 여름나기를 목표로 잘 건너보게요.^^

마노아 2013-07-08 12:54   좋아요 0 | URL
오늘 천둥소리에 푸른 번개까지, 서라운드 쾅쾅 찍어내는 장마비가 왔어요.
그런데 지금은 또 소강 상태네요. 언제 다시 올지 몰라 불안하네요. 장화 신고 왔어야 했는데 운동화 신고 왔거든요.
건강한 여름! 반드시 지켜야 할 과제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8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님의 책은 비 맞고 있을 겁니다.

마노아 2013-07-08 12:54   좋아요 0 | URL
아아아악! 상상하고 싶지 않아요.(>_<)

Mephistopheles 2013-07-08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료 잘하는 이비인후과의 경우 대부분 꽤나 강력한 항생제가 포함된 처방전을 내린다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지요...^^
(저 쎄씨의 모델은 우리나라 여성분들을 단발머리 광풍으로 몰고 가고 있는 고준희씨가 아닌가요?)

마노아 2013-07-08 12:55   좋아요 0 | URL
첫번째 병원보다 진료비는 400원 싸구요. 약값은 1/3 수준으로 내려갔어요. 한달 동안 치료를 받아서 자연스레 좋아진 것은 모르겠는데 일단은 두번째 병원이 더 마음에 드네요.^^ㅎㅎㅎ
아아, 그런데 저런 머리는 고준희처럼 조막만한 얼굴이나 어울린다는 것이 함정!!!

네꼬 2013-07-0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간만에 누구랑 연락 주고받다 보면 아 결국 경조사 때만 연락 주고받나, 싶다가도 뭐 이렇게라도 연락하는 게 어디야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집에 가만 있는 저도 하루에 두 번씩 샤워한다구요. 그러니 삽질이라 서러워 마셈! ㅎㅎ

마노아 2013-07-08 12:57   좋아요 0 | URL
안 하던 선물이 도착해서 의아해 하자 울 언니 왈, 둘째 임신했나보다! 했는데 정말 딱이더라구요. 몇 번 반복되니 저도 감이 오더군요. 하하핫..;;;;;
오늘 날씨 많이 습해요. 이런 날씨도 샤워 여러 번 하게 만들죠. 어제는 청소하다가 땀으로 목욕했어요. 날이 어찌나 습하던지...
지하철 잘못 내린 삽질도 있었지만 지면 관계상(응?) 생략했어요. 삽질은 뭐 일상이죠. ㅎㅎㅎ

감은빛 2013-07-09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대결절'이라니! 오래전 학원 강사하던 시절 생각이 나네요.
그땐 일주일에 32시간, 하루에 7시간씩 강의를 했는데,
보습학원이라 공부보다는 시간 때우러 오는 아이들이 많았고,
지독히 말 안듣는 소위 말하는 문제아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매 수업마다 소리를 엄청 질러야 했지요.
나중에는 목소리가 안나오더라구요.
주말에 쉬면 조금 나았다가 월요일부터 다시 목이 쉬어버리고,
일주일 내내 목이 아파서 고생하고, 아픈 목으로 또 소리를 지르고 살았어요.

하루 빨리 회복 되시길 바랍니다!

마노아 2013-07-10 00:53   좋아요 0 | URL
어휴, 일주일에 32시간이면 살인적인 스케줄이네요. 저 예전에 일주일에 26시간 수업을 한달 정도 했는데 보약 지어 먹었어요. 기력이 딸려서 못 버티겠더라구요..;;;;;
저도 현재 부진아 지도 중인지라 목소리가 계속 높아지긴 합니다. 오늘도 참다참다 버럭!(ㅡ.ㅜ)
그래도 확실히 이번 주는 목소리가 거의 돌아온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말 많이 하면 전보다 빨리 잠기는 게 아직 원상복귀는 아니지만 차도가 보여서 힘이 납니다.
염려 감사해요. 덕분에 금방 나을 것 같은 기분이에요.^^
 

1. 일주일 전에 친구가 시집을 갔다. 내가 신부 들러리였고 부케도 받기로 했다. 결혼 소식은 3월 말에 들었고, 그 사이사이 우린 몇 차례 만났다. 친구의 신랑을 소개 받은 것은 결혼식 2주 전이었는데 둘 다 청첩장을 들고 나오지 않았다. 이메일로 보낼래? 했더니 우편으로 보내겠다고 했다. 그러라고 말하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도착하질 않아서 연락을 했다. 생각해 보니 예전에 친구가 빌려간 불의 검 애장판을 돌려받아야 하는데 워낙 거리도 멀고 무겁기도 하니 택배로 부치고 청첩장도 끼어서 보내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이다. 친구는 이미 우편으로 청첩장을 보냈다고 했다.

 

"책을 결혼식장으로 들고 가면 좀 그렇지? "

 

 

 

 

 

 

 

 

아니, 장난하나. 거리도 멀고(한 시간 반!) 분명 높은 굽 신고 갈 것이고, 결혼식 당일 정신 머리로 그걸 어떻게 챙기나. 택배로 부치라고 했다. 편의점에 가서 부쳐도 좋고. 비싸지 않냐고 걱정한다. 많이 비싸지 않을 거라고 했다. 알았다고 했고 전화를 끊었다. 며칠 뒤 친구네 집 근처에 볼 일을 만들어도 될 것 같아서 약속을 잡을까 했는데 선약이 있다고 했다. 만나면 그냥 내 배낭에 책을 담아올 생각이었는데 한참 바쁠 때이니 안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내게 보낼 청첩장만 엄마가 실수로 안 보내셨다고, 다음 날(수요일) 다시 보내겠다고 했다. 알았다고 했는데 수요일 저녁 편의점에서 전화를 한 것이다. 택배 보내려면 포장은 자기가 해야 하냐고. 아니, 얘가 계속 장난하나....;;;;;  네가 포장해야 한다고 하니 상자가 마땅치 않다고 한다. 그래서 내일 오전에 우체국으로 가라고 했다. 아니면 금요일까지 청첩장 도착 못 한다고. 책은 나중에 보내도 되지만 청첩장은 결혼식 전에 보내야 한다고. 그랬더니 너무 정신 없어서 그랬다고 우는 소리를 하더니 다음날 보내겠다고 했다.

 

2. 금요일이 되어 고민을 했다. 지난 번 머리를 파마하지 못하고 자르기만 했더니 영 상태가 안 좋았다. 아침에 미용실에 가서 드라이를 하고 가자니 식장이 멀어서 시간 맞추기가 어려웠다. 우리 동네는 모두 10시나 되어야 문을 여는 것이다. 식은 1시였지만 들러리답게 두 시간은 일찍 가줘야 되지 싶어서. 그래 친구는 식장에 몇 시에 도착하나 물어보려고 통화를 했다. 예의 청첩장도 물어보았는데 어제(목요일) 보냈다고 한다. 책은 부내지 않고 청첩만 보냈다고. 어떤 걸로 보냈냐고 물었다. 내 생각에 빠른 등기로 부쳐야 금요일에 올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런데 모른다고 한다. 왜 몰라? 그랬더니 정신 없어서 모르겠다고. 그럼 가격 기억나냐고 물었다. 대략 천몇 백원 나오면 빠른 등기겠거니 싶어서. 근데 가격도 모른다고 했다. 아니 얘가 정말...(ㅡㅡ;;;;)

 

하여간, 그렇게 청첩장은 받지 못하고 토요일이 되어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식장 근처 미용실을 들어갔는데 드라이 비용이 25,000원. 미용실 가서 드라이 받은 게 처음이라서 그렇게 비싼 줄 몰랐다. 우리 동네는 15,000원인데..ㅜ.ㅜ

접힌 부분 펼치기 ▼

 

 (사진 펑!)

 

펼친 부분 접기 ▲

 

날도 더운데 그냥 확 올려버리고 갔다 올 걸 그랬나. 물론 결혼식장은 아주아주, 동태가 될 정도로 추웠지만.

 

 

손톱 관리 받은 건 작년 초에 이어 두번째인데, 하루도 안 되어서 손톱이 부서졌다. 흑...;;;;

 

결혼식장에 도착해서는 둘 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 생각보다 준비가 오래 걸리지 않았나보다. 친구가 따로 웨딩 촬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디카랑 핸드폰 최고 화질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여기서 내 이름은 제2 카메라.ㅎㅎㅎ

 

 

3. 결혼식 마치고 식사하는 도중에 언니한테 문자가 왔다. 우체국 택배가 왔는데 아주 무겁다고. 아핫! 책을 같이 보냈구나. 근데 책 안 보냈다고 말한 걸 보니 이 친구가 보낸 게 아니구나 싶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아빠가 보내셨다고. 근데 이날도 청첩장은 같이 오지 않았다. 청첩장은 결혼식 마치고 사흘 뒤인 화요일에 도착했다. 270원짜리 우표를 달고서.

 

하.하.하... 버럭! 난 이게 성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청첩장은 기본 아닌가? 청첩장을 잊고 온 2주 전부터 청첩장을 보낼 기회는 아주 많이 있었다. 당연히 바빴겠지만 그래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수년 전에 고등학교 때 절친이 결혼할 때도 비슷했다. 결혼 날짜 잡고 나서 신랑이랑 같이 한번 보자고 여러 번 이야기를 했는데 계속 바쁘다고 미루더니 끝내 보지 못하고 결혼식에 가게 되었다. 그래서 청첩장을 우편으로 보내겠다고 문자를 보낸 것이다. 그때 좀 빈정 상했더랬다. 얼굴 못 보고 부르니 미안하게 됐다며 전화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문자 하나 띡 보내면서 주소를 묻는 게 역시 성의가 없어 보였다.

 

둘째 언니는 늘 청첩장 보내지 않으면 결혼식도 안 가겠다 주의였다. 그런 말을 듣고 지내서 나도 청첩장에 예민하게 구는 것일까?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데 친한 친구였던 만큼 섭섭하다. 친구는 이제 신혼여행에서 돌아왔을 것이다. 찍어둔 사진이 워낙 많아서 폴더 하나를 통째로 만들었다. 이메일로 보내줘야지.

 

4. 며칠 전에는 부채를 사러 인사동에 갔다. 작년에도 접는 부채를 하나 샀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예쁜 부채 고를 마음에 첫번째 가게부터 들러보았다. 매장 바깥쪽 상자 안에 여러 부채가 있었다. 하나를 펴보니 색은 있지만 그림이 없는 무지였다. 하나를 더 펴보니 역시 색만 다른 무지였다. 기왕이면 무늬도 있고 글자도 있는 걸 고르고 싶어서 다른 크기의 부채를 펴봤다. 그러자 매장 안에 있던 사장님이 나오면서 이렇게 말한다. "만지는 것 다 살 거예요?"

 

읭? 누가 만지는 걸 다 사나? 만지면 무르는 과일을 주무른 것도 아니고! 그러더니 나더러 놀러 왔냐고 묻는다. 읭?? 부채 사러 왔다고 하니 찾는 디자인을 말하란다. 자기가 골라 주겠다고. 아니 이 무슨 그지 같은 경우가 다 있지? 언짢아서 나와버리니 뒷통수에 대고 욕을 한다. 되돌아가 따지기라도 했어야 하는데 그냥 돌아온 게 영 찝찝했다.

 

5.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학교에 화장실만 전담해서 청소해 주시는 분이 계시다. 혼자서 그많은 화장실을 담당하시려니 많이 힘드실 것이다. 이분이 내가 3월에 처음 학교 갔을 때 이틀 연속으로 화장실 쓰고 나면 물 꼭 내리라는 당부를 한 적이 있다. 당연히 물 내리고 나왔고 늘 뒷처리 신경 쓰면서 살펴보고 나오는 편이다. 처음 보는 얼굴이어서 당부를 한 것인지, 아니면 누가 쓰고 물을 안 내린 걸 내가 그랬다고 착각을 하신 것인지, 하여간 이틀 연속으로 그리 말씀하셔서 좀 불편했지만 그냥 지나쳤다. 헌데 일주일 전에는 나더러 강사비 얼마 받냐, 일주일에 수업은 몇 시간이나 하냐며 꼬치꼬치 물으신다. 역시 불편했지만 그냥 대답해 드렸다. 궁금하실 수도 있지... 그런데 이날은 화장실 쓰고 나오는데 나더러 화장실 문을 꼭 닫으라고 하신다. 난 이게 좀 납득이 안 갔다. 바깥으로 통하는 문을 닫아두고 안쪽 화장실 문은 열려 있는 게 낫지 않나? 그래야 안에 사람 있는지 없는지도 파악이 되고 환기도 잘 될 것이고. 근데 이분은 늘 바깥쪽 문을 열어두어서 지나가는 사람이 화장실 안쪽이 보이게 만들어둔다. 그러던 분이 안쪽 화장실 문은 꼭 닫으라고, 손 씻는 동안 무려 세번이나 연달아 얘기하는 것이다. 아씨, 대체 왜 이러나! 마가 끼었나. 다들 나한테 왜 이래??? 버럭! 하고 싶었지만 역시 못 하고....;;;; 안쪽 화장실에 어제부터 휴지 없다고 휴지 끼워달란 얘기만 하고 나왔다. 그래놓고 또 어쩐지 미안해져서 신경 쓰이고... 바부팅이.

 

6. 4월부터 시작한 수영장을 열심히 다니고 있다. 여전히 잘 못하지만 그래도 한달에 열 번은 가려고 한다. 생리다 뭐다 해서 몇 차례는 빠지기 마련이지만 되도록 안 빠지려고 한다. 며칠 전에는 수영장에 다녀와서 가방을 정리하다 보니 수영복과 샤워 타울, 그리고 수영모자를 짤순이 속에 두고 온 걸 알아차렸다. 아하하핫....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야...ㅜ.ㅜ

결국 다음 날 아쿠아를 가시는 엄니가 카운터에 부탁해 놓은 것을 찾아다 주셨다. 민망하오...

 

7. 작년 일한 것에 대한 연말 정산을 3주 전(너무 늦잖아!!)에 받았다. 당시 사용하던 급여 통장은 이후 쓰지 않고 있었는데, 이때 돈이 들어오면서 문자로 입금 알림 메시지를 받았다. 그 사용료 20원을 내라고 어제 은행 쪽에서 문자가 왔다. 아, 그랬었지... 하며 20원을 이체했더니 다시금 20원 입금 됐다는 문자가 왔다. 아뿔싸! 다음 달에 알림 서비스 1건에 대한 20원 보내라고 또 문자가 오겠다. 완전 바보. 20원 보내고 그 사용료로 또 20원 낸다...;;;; 은행 들어가서 문자 알림 서비스를 해지했다.

 

8. 올해부턴 기간제 교사도 성과금을 준다고 해서 부푼 마음을 안고 작년에 일한 학교로 전화를 걸었더니 자기네는 해당이 없다고 한다. 교육청 관할이 아니라 학력인정학교여서 그렇다고. 교장 재량이라고. 이런 우라질! 완전 헛물 켰다. 속상해..ㅜ.ㅜ

 

9. 딱 일주일 전에 컴퓨터가 고장 났다. 부팅이 되지 않는 것이다. 하루 기다려봤는데 안전모드로도 접속이 되질 않아서 결국 컴을 밀어냈다. 원래 쓰던 운영 체제 그대로 쓰고 있는데 그 후로 '페이지에 문제가 있습니다'라면서 브라우저 충돌 메시지가 계속 뜬다. 출석 체크해서 받는 포인트도 분명 받았는데 적립이 되어 있질 않고, 알라딘에서는 다들 보인다는 '목차'가 보이질 않고 어제는 입금 통보 알림 서비스 해지하러 은행 사이트 들어갔는데 메뉴도 안 보이는 것이다. 여러모로 난감하다. 익스플로러 7 쓰는데 xp라서 윗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도 안 된다. 일주일 만에 다시 밀어야 할 것 같다. 형부 나 좀 도와줘요...ㅡ.ㅜ

 

10. 요새 일본 잡지 무크지에 홀려버렸다. 당연히 일본 말은 모르고, 잡지는 원래 안 좋아하는데, 부록으로 주는 가방이 탐이 나서였다.

 

 

 

 

 

 

 

 

급 흥분해서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뭘 지를 것인가 마구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언니가 싸늘한 한마디를 던져 주었다.

 

"부록은 부록일 뿐이야."

 

아, 그렇구나. 이성을 찾아야지. 일단 지금 눈독을 들인 건 맨 앞의 두 개다. 쿠폰 할인을 받으려면 같이 주문을 해야되지만, 왠지 그러면 후회할 것 같아 고민하고 있다. 일단 상태를 봐야 계속 주문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겠다. 피츠제럴드 에코백도 마구마구 땡겼는데 하나 있는 100자평이 제동을 걸었다. 사뒀는데 마치 신발주머니 같은 분위기 아닐까? 고민 고민 중... 피츠제럴드 이름만 예뻐~ 검은색은 너무 더워보일까나?

 

마지막의 츄츄는 다현양에게 어떨까 생각 중이다. 근데 요새 만원짜리 가방도 편하게 들고 다닐 만한데 무크지 부록들은 대체로 2만원 선이라서 역시 고민스럽다. 실물을 보거나 후기라도 보이면 참고가 될 텐데 그게 없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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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3-06-08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크지 부록은 책이 부록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ㅎ

마노아 2013-06-08 16:28   좋아요 0 | URL
오, 이것도 명언이군요. 책이 부록이라니! 사실 책은 아웃 오브 안중이었어요. 저한테는 그냥 광고지죠.ㅎㅎ

BRINY 2013-06-09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스포삭 무크지 부록들은 거의 괜찮지 않나요? 전 해마다 사는 편이에요. 올해는 백인백에 도시락용 런치박스(사실은 조금 떨어진 대형마트에서 생치즈를 사올 때 담아오려고)까지 샀어요.

마노아 2013-06-09 01:33   좋아요 0 | URL
레스포삭 훌륭하지요. 브라이니님 산 그 백인백을 저도 사서 언니 선물했는데 잘 쓰고 있어요. 이번에 고민을 했는데 백인백은 있으니 패스했어요. 사실 인터에서 50% 할인해서 8천원대에 판매한다는 소식 듣고 부랴부랴 달려갔지만 이미 품절됐더라구요. 하하하, 이번엔 검은색으로 구입하고 싶었는데 말이에요.^^

다락방 2013-06-09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속상합니다 속상해요.
마노아님은 실물이 훨씬 더 예뻐요 진짜. 물론 사진에서도 마노아님의 장점이 잘 드러나긴 하지만 사진은 마노아님의 미모를 많이 죽이는것 같아요. 사진 밑에 설명 좀 써놔요. 실물은 이것보다 이백배쯤 더 예쁨, 이렇게요.

마노아 2013-06-09 17:03   좋아요 0 | URL
내 사진은 다락방님이 찍어줄 때 가장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우리 조만간 봐요.
프로필 사진 바꿔야겠어요. 다락방님을 만나지 못하니 프로필 사진이 모두 남의 사진이에요. ㅋㅋㅋ

hnine 2013-06-09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까 사진 봤지요 ^^ 좀 비싸더라도, 앞으로 중요한 자리에는 드라이 하고 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주 예뻤거든요.
수영장 한달에 열번 가기가 더 힘들지 않나요? 전 매일 안빠지고 가든지, 아니면 쭉, 그냥 결석해버리는 타입이라서요. 이렇게 극과 극이랍니다 ㅠㅠ

마노아 2013-06-09 23:02   좋아요 0 | URL
헤헷, 미용실 다녀온 티가 났나요? 다행이에요.^^
제가 다니는 강좌는 월수금 주 3회반이에요. 한달 내내 풀로 가더라도 12, 13회 정도? 보통 공휴일이 한차례씩은 끼더라구요. 예전에 친구는 월수금과 화목반을 같이 등록해서 일주일 내내 다녔다던데 확실히 실력이 빠르게 늘었다고 하네요. 저는 영 늘지를 않아요.^^;;;;
 

1. 마지막으로 '살며' 카테고리에 글을 쓴 게 1월이라는 것을 알고 잠시 당황했다. 어이쿠, 시간이 그렇게나 흘러버렸다니...

2월에 살았던 이야기는 2월 문화생활 편에서 살짝 언급했으니 3월로 넘어가 보자.

 

2. 3월 4일에는 언니가 또 사무실을 옮겼다. 동대문으로 이사한지 두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시 이사를 했다. 그러니까 울 언니는 6개월 동안 이사를 세차례나 한 것이다. 모두 우리 자매들의 노동력에 기대어. 아, 나의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다는 것만 고백하자. 많이 아프다. 죽겄다.ㅜ.ㅜ

 

3. 바로 이 옮긴 사무실 화장실에 지난 주에 갇혀버렸다. 언니가 놀러오라고 해서 학교 마치고 갔는데 현관문이 열려있는 것이다. 안 잠겨 있는 상태가 아니라 아예 문이 열려 있었다. 그래서 잠깐 나갔나 싶어 들어가 있었더니 한시간이 다 되도록 소식이 없는 것이다. 해서 전화해 보니 거래처에 가 있다고. 문은 실수로 열어놓았다고 한다. 어휴, 카메라가 보이는 데에 있더만 어쩌려고...ㅜ.ㅜ 그래서 어여 오라고 해놓고 나는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화장실 문이 고장이 나서 밖에서는 열리는데 안에서는 안 열리는 것이었다. 핸드폰도 방에 두고 화장실에 갔는데 이 무슨 난감한 일이... 이 날은 마음이 몹시 안 좋았던 날이어서 안 그래도 신경질이 팍팍 났는데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20분 간 생쇼를 하다가 언니가 돌아와서 열어주는 바람에 나올 수 있었다. 아, 고단해라...

 

4. 학교를 옮겼다. 작년보다 더 나쁘랴 싶었지만, 현재 느낌으로는 더 나쁘다. 수준별 수업을 하는데 아해들의 학업 수준이 아주 메롱이다. 작년에는 엄청난 학구열을 가진, 학부모도 졸업한 지 한참 되는 나이 꽉 찬 학생들을 상대로 했었는데, 지금은 정확히 그 반대의 아해들이 학생이다. 아직 적응이 안 되고 있다. 월급은 너무 심각해서, 어쩌면 최초로 내가 먼저 계약을 취소하는 학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편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일단은 조금만 더 버텨보기로 했다. 끄응...

 

5. 채용신체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다녀왔는데, 그 즈음에 이주 동안 턱이 아팠더랬다. 특히나 저녁만 되면 많이 아팠다. 치과 치료를 받게 되면 돈이 많이 깨지겠구나 걱정했는데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었다. 신경성이라고... 그 진단을 받고 나서부터 턱이 안 아팠는데, 어제부터 다시 턱이 아프기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무섭구나...

 

6. 다시 콜레스테롤이 높아져서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무릎이 아프니 헬쓰는 어렵고 역시 정답은 수영이었다. 힘든 거 싫어서 아쿠아 쪽으로 등록하고 싶었지만, 이 놈의 아쿠아는 경쟁자가 너무 많아서 신입 회원이 뚫고 들어갈 수가 없다. 그 옛날 우면산이 무너지던 날 내가 엄니 등록 시키느라 생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일년 만에 다시 수영 강습반을 들어갔다. 일년만에 물에 들어가본 소감은... 아, 죽갔네. 왕복 세바퀴는 거뜬해야 하는데 반바퀴 도착하면 숨차서 멈추게 된다는 거다. 게다가 접영 하다가 양발에 쥐가 나기까지... 아흐 동동다리...  수요일에 첫 수업을 나갔고, 금요일에 두번째 수업을 갔는데, 이날 감기 몸살에 체하기까지 해서 컨디션이 영 아니었다. 샤워하다가 자꾸 욕지기가 올라와서 결국 화장실 가서 다 쏟고 수영은 못했다. 샤워만 하고 집으로 컴백. 그리고 내일은 오리발 타임이다. 아, 다른 회원들에게 진로 방해만 될 것 같아 무서워...ㅜ.ㅜ

 

7. 새 학교는 급식이 훌륭하다. 일단 식대가 다른 학교보다 좀 비싼 편인데, 비싼 값을 하는 것 같다. 문제는 아해들인데, 무상급식의 소중함을 모르는 이 배부른 아해들이 식단으로 나온 '낑깡'을 창밖으로 던지며 놀다가 길 가는 할아버지를 맞히는 사고를 일으켰다. 교감샘 노발대발 하시고 부르르 떠셨는데, 다음날 식단에는 무려 '옥수수'가 들어가 있었다. 담임샘들은 모두 교실에 들어가서 급식지도에 불을 켰고, 그 다음주에 예정되어 있던 '방울 토마토'는 모두 생략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내일의 식단은 '옥수수밥에 감자국, 미트볼케찹조림에 닭가슴살냉채, 단호박찜에 배추겉절이다. 아, 군침 도네. 콜레스테롤 조심해야 하는데....;;;;

 

8. 이승환이 제작한 새 앨범이 있다. 인디 뮤지션인데 이름은 솔튼페이퍼.

몬스터 락쇼와 돌콘에서 노래를 들었는데 실력 빵빵한 친구였다. 음반 예약을 해두었는데 아직 발매가 되지는 않았다. 어여어여 내 손에 들어오기를... 이 앨범 천장 팔리면 이승환도 새 앨범 내겠다고 했는데 얼마 전에 예판 800여 장이라고... 슬프다. 우리 공장장님의 새 앨범은 과연 가능한 것인지...ㅜ.ㅜ

 

이주 전에는 이승환의 돌발 콘서트 '왕년'의 앵콜 공연 예매가 있었다. 공연은 4월 19일 금요일로 '19금'을 표방하여 성인만 입장 가능한 공연으로 설정해 두었는데, 그 바람에 티켓 예매할 때 '성인 인증'이 필요했다. 교무실 후진 노트북으로 성인 인증하다가 튕겨나간 나는 표를 구하지 못했다. 이틀 뒤 취소표를 잡겠다고 새벽녘까지 새로고침을 눌러댔지만 결국 구하지 못했다. 솔튼페이퍼 이벤트에서 내게 표를 구제해 준다면 알라딘을 지금보다 더더더더 사랑할 텐데....(>_<)

 

아무튼 19금은 현재 구하지 못했고, 하루 전날인 18일에는 4.19 전야제로 강북구청 앞에서 공연이 있다. 출연진에 이.승.환! 두둥... 학교에서도 아주 가깝다. 퇴근 후 달려가겠어요. 수영도 없는 날이니 아주 가비얍게 날아가겠어요!!

 

9. 학교 근무 시작하고 이튿날 부서 회식이 있었다. 나랑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앉은 선생님은 무려 '신기'가 있다는 분인데, 이분이 날 보더니 '남자'가 있다고 하신다. 그 남자 대체 어디 있냐고 물으니 무조건 있다고 하신다. 아니 어디 있냐고요! 하니, 내 팔자에 남자가 있기는 한데, 당장은 안 만나는 게 좋다고... 마흔 넘어서 만나야 좋다고. 연애도 그쯤에 하라고. 그 전에 하면 내가 힘들다고 하신다. 헐... 이렇게 실망스러울 데가!! 이분이 신기 있다는 말이 거짓으로 들리지는 않았다. 나를 식겁하게 만드는 사례들이 있었으니까. 연애를 목표로 머리를 길게 길렀는데, 신경질 나니 확 잘라버릴까. 히유....

 

10. 그러고 났는데, 절친 한명이 6월 1일에 시집간다고, 3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알려주었다. 부케 받으라고... 하아... 부케 받고 나 또 3년인지 4년인지 기다려야 하는겨??? 친구는 날짜부터 먼저 잡고 어제 상견례를 가졌다. 잘 끝냈는지는 아직 통화를 못해 봤다. 뭐 잘 했겠지... 날 두고 너마저도 가다니... 이제 주변에 시집 안 간 친구는 몇 명 없다. 친구들아, 나만 두고 가지 마아~ 나랑 같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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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4-0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안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13-04-08 07:51   좋아요 0 | URL
앙, 완전 소중한 친구...ㅋㅋㅋㅋㅋㅋㅋㅋ

순오기 2013-04-08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의 근황에 반가워서 덥석~ ^^

마노아 2013-04-08 07:51   좋아요 0 | URL
덥석! 반가워요, 순오기님! 부비부빗!!!

같은하늘 2013-04-11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저도 설전에 들어오고 오늘에서야 들어온다는...
사는게 뭐 이리도 바쁠까요?
오늘같은 날씨에 잠시후 마미캅 돌러 나가야 하는 슬픈현실~~
춥다......

마노아 2013-04-11 20:47   좋아요 0 | URL
시간이 살같이 빨리 흐르는 게 느껴져요.
그러고도 아직도 뭐가 이렇게 바쁜지....
게다가 날씨도 요지경이에요. 오늘 짓눈깨비 날리더라구요. ㅎㅎㅎ
그저 건강히 살다가 다시 생존신고 하자구요.^^